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닷새째에 접어든 13일, 메달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열기가 한층 더해지고 있다.
한편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뜻밖의’ 일들이 종종 벌어지곤 한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보는 관객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만든 순간들 그리고 정말 ‘뜻밖의 화제’를 몰고 온 사람들의 사연을 서울경제썸이 정리해봤다.
● 하나. 뜻밖의 위기
11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팀이벤트 아이스댄싱 쇼트 댄스에 출전한 한국 국가대표 민유라(23)-알렉산더 겜린(25)조의 경기는 시작 5초 만에 아찔한 위기의 순간을 맞았다. 민유라 선수의 경기 의상 상의 끈이 끊어지고 만 것이다.
하지만 동료 겜린 선수는 경기 내내 “괜찮다, 괜찮다”고 그에게 말해주며 안심시켰고 민유라는 웃음을 잃지 않고 무사히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경기를 진행하면서 끝날 때까지 그의 끊어진 상의를 여며주는 겜린의 완벽한 ‘매너손’은 큰 화제가 됐다.
비록 민유라 조는 10개의 팀 중 9등을 하는 아쉬운 성적에 그쳤지만, 그는 환하게 웃으며 “다음엔 끈을 꿰매고 오겠다”고 말했다.
● 둘. 뜻밖의 고백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참가한 러시아 출신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 선수는 11일 자신의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평소 롤모델이던 한국 김연아 선수의 기록도 깼다. 그런 그가 경기 직후 ‘뜻밖의 고백’을 했다. 그는 다름 아닌 한국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열혈팬이었던 것이다.
메드베데바 선수는 신기록 경신 이후 가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엑소 덕분에 기분이 많이 좋아졌고 경기도 잘 치를 수 있었다”면서 “엑소는 내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 엑소의 모든 멤버가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트위터에는 엑소 공식 팬클럽인 ‘엑소-엘(EXO-L)’이 한국 국기와 함께 적혀있다. 그가 엑소 노래에 맞춰 피겨 스케이팅 연습을 하는 장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셋. 뜻밖의 굴욕 그리고 뜻밖의 한국어 능력자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스벤 크라머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선수 중 한 명이자 ‘빙속 황제’로 불리는 세계적 스타다. 그런 그가 평창에 왔다가 뜻밖의 굴욕을 당했다. 경기장 보안검색대에 걸려 출입을 하지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실은 크라머 선수가 보안이 강화된 일반인 출입구로 들어간 탓에 벌어진 일이었다. 선수용 출입구는 따로 있었다. 그의 얼굴을 잘 알지 못했던 보안요원들과 함께 진땀을 뺐던 그와 그의 스태프는 잠시 뒤 겨우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도 그의 빙속 실력은 완벽했다. 크라머는 11일 남자 5,000미터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에서 6분9초76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한편 그의 ‘뜻밖의 완벽한 한국어 능력’도 화제다. 그는 종종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한국어로 인사를 전하곤 했다. 그는 지난 2016년 3월 세계 올라운드 선수권에서 8번째 정상에 오른 뒤 한국어로 “한국에 계신 팬 여러분들, 올해도 많은 성원과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뜻밖의 찬스’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전세계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했던 ‘뜻밖의 신스틸러’ 그리고 ‘뜻밖의 하드캐리’ 장면까지 모두 모았다. 아래 영상을 통해 모두 만나보자.
평창동계올림픽 ‘뜻밖의’ 순간들 모음 ▲영상보기▲ |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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