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부동산
최근 부동산 시장의 시세 상승 흐름이 심상치 않다. 서울 아파트 시세가 전고점 대비 95%까지 회복하는 등 얼어 붙었던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돌고 있다. 부동산 시세에 상승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인 금리 역시 연내 미국의 금리 인하 예정으로 부동산 상승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또한 주택 공급 부족 역시 부동산 시장의 상승 원인이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예상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도 몇 달 전과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작년 중순경만 하더라도 아파트 경매의 경우 최초 감정가격에서 2회 유찰된 후 시세 대비 50~60%대에서 입찰을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경우 1회 유찰된 후 시세 대비 70~80%대에서 입찰에 들어가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집값이 더 떨어지면 내 집 마련하겠다고 마음 먹었던 사람들도 다소 반전된 분위기에 이제라도 집을 사야 하는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내 집 마련이 고민이라면 부동산 경매를 이용해서 시세보다 싸게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은 어떨까. 부동산 경매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뭐니 뭐니 해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매수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단돈 1000만원이라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산다면 내 집을 최저가에 사겠다는 꿈보다 더 현실적인 내 집 마련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부동산 경매는 민사집행법에 따라 법원이 재산을 강제로 매각해 현금화하는 절차다. 그래서 법원은 시세보다 싼 가격에 부동산을 매각할 수 있다. 경매절차가 시작되면 시작가격을 먼저 정해야 하기 때문에 곧바로 감정평가를 실시한다. 통상 시세 정도로 경매 시작가격이 정해지지만 시세대로 경매에 입찰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되면 유찰이 되고 가격을 저감해 다시 재입찰에 부쳐치게 된다. 이 때 법원은 시세 대비 20%에서 30% 정도 저감한 가격을 최소 가격으로 제시하며 재입찰을 진행한다. 또 입찰자가 없으면 그 저감된 가격에서 다시 20% 또는 30% 정도를 깎아서 진행한다. 이처럼 유찰을 거듭하는 경우 결과적으로 부동산을 시세 대비 50~60%대로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부동산 경매는 호가방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법원에 비치된 입찰함에 입찰을 원하는 사람들이 마감시간까지 입찰가를 쓴 입찰서를 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러 개의 경매사건을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내가 응찰하는 물건에 몇 명이 입찰했는지, 다른 사람이 얼마를 썼는지 미리 알 수 없다. 마감시간이 지나면 한꺼번에 입찰서가 든 봉투를 열어 최고가 입찰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의 10억원짜리 아파트가 한차례 유찰되어 재경매가 진행되면 시작가가 8억원이다. 그럼 입찰희망자는 8억원 이상의 가격을 마감시간까지 법원에 비치된 입찰표에 적어서 제출하면 된다. 이 때 계약금 명목으로 최소가격인 8억원의 10%인 8000만원을 수표 1장으로 찾아 입찰보증금으로 함께 내야 한다. 최고가를 써내지 않으면 개찰 즉시 돈을 돌려주기 때문에 돈을 떼일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8억원을 써서 낙찰을 받을 수 있지만 9억원을 써서 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낙찰자가 된다. 입찰자가 아무도 없으면 보통 1달 뒤의 날짜로 다음 경매날짜가 지정되는데 부동산을 저렴하게 매입하려면 최소 1번은 유찰된 가격으로 진행되는 아파트 경매물건에 입찰하는 것을 추천한다. 1회 유찰 뒤 낙찰을 받는 경우라도 시세보다 10~30%까지 싸게 낙찰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입찰자 입장에서는 단순 매매보다 충분한 가격 메리트가 있다. 부동산 경매는 직접 뛰어들지 않는 이상 자연스럽게 경험을 하기는 어려운 분야이기에 처음에는 심리적 장벽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경매 경험이 있는 공인중개사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통상 1분 내외로 해당 경매물건의 리스크를 거의 전부 파악할 수 있다. 처음이 어려울 뿐 한 두 번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말이다. 내 집 마련이 목표라면 저점을 잡아 매수한다는 다소 막연한 접근보다는 현재 시세보다 단 돈 1000만원이라도 싸게 사는 걸 목표로 하는 건 어떨까? 이러한 단순한 목표를 가지고 접근한다면 내 집 마련은 막연한 꿈이 아닌 눈 앞에 마주친 가까운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24.06.23 0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