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근
전대근 HY교육 대표
연재 중
교육과 한국경제
3개의 칼럼 #교육
  • 교육과 한국경제
    학업 결과는 전국 평가와 상대 평가 시스템에 의해 서열화됩니다. 14년간 진학 상담을 해온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강남 1등과 지방 1등 모두 학업에 대한 열정이나 의지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자주 느낍니다. 꼴등은 유전자 차이에 의해 결과가 나타날수도 있겠지만, 1등 결과의 차이는 결국 ‘누구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가’, 즉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강남 1등: 치열한 경쟁 속의 강박과 독함 ‘강남의 1등은 완벽한 인프라를 갖춘 환경에서 공부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강남 1등은 높은 경쟁 속에서 끊임없는 강박감을 느끼며, 1등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이들은 종종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학원 시스템은 내신 기출문제를 미리 제작해주는 수준까지 발달해 있으며, 선행 학습이 필요한 과목들은 과외를 통해 보강합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이러한 환경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학습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심리적 부담을 크게 증가시킵니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강남 1등 학생들은 '완벽주의' 경향을 보이며, 이는 자신과 타인에게 높은 기대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때 심한 자책과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또한, '성과 불안(performance anxiety)'이 만연해 시험이나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지속적으로 존재합니다. 이는 종종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으로 이어지며,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흥미를 잃고 무기력함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강남 1등의 현실은 단순한 학업 성과를 넘어 심리적 복잡성과 그로 인한 도전들을 포함합니다. 이들은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견뎌야 하는데 이는 한국 교육 시스템의 복잡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학생들의 심리적 건강을 위한 지원과 균형 있는 학습 환경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입니다. ◇ 지방 1등: 비교와 열등감, 그리고 현실적인 선택 지방 1등 학생들은 종종 ‘우물 안 개구리’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서울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열등감(inferiority complex)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 학생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하지만, 서울의 풍부한 자원과 환경을 갖추지 못한 현실 때문에 스스로를 낮추어 보기도 합니다. 지방에서는 사교육의 비중이 인터넷 강의와 과외에 집중됩니다. 내신 성적은 충분히 잘 유지할 수 있지만, 수능 준비를 위해 인터넷 강의가 필수적입니다. 필요한 과목은 과외를 통해 보강하며, 최근에는 온라인 1:1 과외를 많이 활용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경제적인 효율성(사교육비 절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학습 자원의 질과 양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결국, 지방 1등의 현실은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과 함께 끊임없는 비교를 통한 열등감의 극복을 포함합니다. 이들은 서울의 학생들처럼 풍부한 자원을 갖추지 못했지만, 자신이 처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노력과 의지로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이들의 도전은 다양한 학습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에서 나타나며, 이는 경제적 효율성(사교육비 절감)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학습 자원의 질과 양에서의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을 동반합니다. 현재 공교육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해 만들어진 교육 정책들은 모든 학생과 지역을 일반화해 동일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억 이상을 들여 만들어진 '학교어디가?' 사이트는 강남 1등과 지방 1등을 동일하게 바라보고 합격자 입시 결과를 제공하는데, 실제 제일 많이 활용이 되는 자료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서울과 지방의 중간쯤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실제 해당 부족분을 사교육을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도입 될 고교학점제와 같은 정책에서 인프라와 교사의 수, 양질의 교사가 핵심이 되는 상황에서도 서울이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지방의 사교육비 과열현상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개인별, 지역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이를 위해 3800억원을 들여 선도 교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큰 틀의 변화는 환영할 만하지만 과연 사교육비를 낮출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강남 1등과 지방 1등은 각기 다른 환경과 심리적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학업에 대한 열정과 의지는 비슷합니다. 교육 정책은 이러한 차이점을 고려해 맞춤형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면 강남의 꼴등과 지방의 꼴등도 사교육비 없이 공교육만을 통해 학업은 물론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지역별 맞춤형 접근이 지방교육세, 지방소멸대응기금,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의 자금을 활용해 지방소멸지역에서 실행된다면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고, 모든 학생이 공정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입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4.07.06 09:00:00
    강남 1등과 지방 1등, 과연 무엇이 다를까
  • 교육과 한국경제
    "인간은 기본적으로 소비하는 존재이며, 이러한 소비는 단순한 필요 충족을 넘어서 사회적 지위와 소속감을 나타내는 행위이다."-토르스텐 베블런(Thorstein Veblen) 대한민국의 교육비 지출 현황에서 사교육비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이유를 단순히 공교육의 문제로만 치부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사교육비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소비 욕구와 관련된 심리적 요인을 깊이 들여다봐야 합니다. 토르스텐 베블런의 ‘소비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소비를 넘어 사회적 지위와 소속감을 표현하기 위해 소비합니다. 이는 명품을 구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교육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23년 우리나라 사교육비 지출은 총 27조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자녀의 학습 성취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부모들이 자녀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혹은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거나 상승시키기 위해 사교육을 필수 소비품으로 여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 4000원으로,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3.6%보다 높은 5.8% 증가한 수치입니다. 사교육비 증가가 단순히 경제적 이유를 넘어서 심리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고소득 가구일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현상은 이론의 타당성을 더욱 뒷받침합니다.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의 가구는 67만 1000원을 사교육에 지출하는 반면, 300만 원 미만의 가구는 18만 3000원을 지출합니다. 이는 단순히 소득 수준의 차이뿐만 아니라, 더 나은 교육을 통해 자녀가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거나 상승시키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한편 공교육에 해당하는 2023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75조 700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10년 32조 2900억 원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로 같은 기간 학령인구는 734만 명에서 531만 2000명으로 감소했습니다. 공교육 재정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공교육의 질적 문제만이 아니라, 부모들의 소비 욕구와 심리적 요인에 의해 사교육이 하나의 필수 소비품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교육 시스템 내에서 사교육비를 지원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합니다. 최근 교육발전특구, 국제화교육특구 등 지방으로 교육 자율권이 이양된 지금이야말로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적기입니다. 지방 정부는 지역별 특성과 필요에 맞춰 사교육비를 공교육 재정에서 지원하는 새로운 모델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몇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공교육 내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사교육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학부모들이 별도의 사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이를 통해 교육의 평등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모든 가구가 소득에 관계없이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사교육비와 공교육 재정의 불균형 문제는 단순히 교육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소비 욕구와 심리적 요인과 깊이 연관돼 있습니다. 소비하는 인간의 본질적 욕구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정책적 접근만이 사교육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모든 학생이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 교육 당국, 그리고 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4.06.16 08:44:41
    사교육비 폭등 시대, 공교육에서 해결책 찾아야
  • 교육과 한국경제
    저출산과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교육비 절감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수십년간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왔다. 2000년대 초반 EBS 수능강의 도입과 방과후 프로그램 시작을 필두로 2010년에는 교육과정 개편, 고교선택제, 교과교실제, 대입 전형간소화 등 여러 방안을 꺼내 대응해 왔지만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학령기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교육 예산 투입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교육비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학령기 인구는 710만명에서 537만명으로 24% 줄었다. 그러나 2020년 기준 가구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1000원으로 2010년 대비 40%나 껑충 뛰었다. 교육부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맞춰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학생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5년까지 AI 디지털 교과서 교사양성을 위해 올해만 381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개별맞춤형 교육방식으로 학생들의 진로를 개발하고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업역량및 진로개발 능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역량을 가진 인재들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글로컬 사업을 통해 성장한 지역대학에 유입되고 지역의 일꾼으로 자리매김해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논리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여러 어려움이 존재한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유럽의 교육 강국들은 최근 학생들의 문해력 하락을 이유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을 철회하고 종이 교과서로 돌아가고 있다. 이런 흐름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추진 중이다. 또한 고교학점제 실현에는 교육인프라와 교사 역량강화 등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교육부의 현정책이 이전과 다른 점은 권한 이양이다. 교육발전특구, 국제화교육특구 등을 지정해 권한을 지역으로 이양하는 것으로 각 지자체들은 지역맞춤형 기획과 아이디어를 활용해 사교육비 절감과 저출산 및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맡게됐다. 만약 성공한다면 권한이양이 잘이루어진 것으로 평가 될 것이며 실패할 경우 지자체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부족했다고 비난받을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사교육비 절감 이라는 본질이 간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권한을 이양받은 지자체가 교육부의 눈치를 보지않고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본질에 집중해 과감하게 이양받은 권한을 실현한다면 대한민국의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난세에 영웅이 나오듯 지자체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사교육비 절감과 저출산 지방소멸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4.06.02 15:35:57
    '역대 최대' 사교육비 해결의 핵심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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