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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법치주의 사각지대 '파견 시장'
사회 사회일반 2025.02.28 21:35:47“이런 업체가 어떻게 나올 수 있죠.” 지난해 10월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이 부산에 있는 한 파견업 허가 업체의 ‘업적’을 보고 놀라면서 한 말이다. 이 업체는 2023년 하반기 반기 기준으로 1만 3000여 명의 근로자를 파견했다. 단일 업체로는 고용노동부가 파견 사업 현황 통계를 낸 이후 최대였다. 이 숫자는 대부분 영세 업체로 이뤄진 파견업 상황을 보면 불가능하다. 이 업체 한 곳의 파견 인원은 당시 파견 -
[동십자각] 의정갈등 1년, 이제 끝을 보자
문화·스포츠 헬스 2025.02.21 17:52:53“현실에서 만나기 힘든 전공의들을 드라마에서 만나게 생겼네요.” 의정 갈등 여파로 무기한 연기됐던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방영이 4월로 확정됐다는 소식에 한 의료계 인사가 자조 섞인 말을 남겼다. 의대 입학 정원을 단번에 2000명 늘리겠다는 정부 발표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지 1년이 지나도록 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을 꼬집는 표현이다. 올해 1월 치러진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새내기 -
[동십자각] 암초 만난 AI교과서, 이제는 입증의 시간
사회 사회일반 2025.02.16 20:59:51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부가 뜻하지 않던 암초를 만났다. 정부가 재의요구권을 발동해 일단 교과서 지위는 유지하고 있지만 야당이 교과서가 아닌 ‘교육 자료’로 규정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인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재발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AI 교과서 효용성을 놓고 정부와 야당의 입장 차가 크고 탄핵 정국에서 야당이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 정부가 잇따라 재의요구를 한 만큼 AI 교 -
[동십자각] 빛 좋은 개살구된 납품대금연동제
산업 중기·벤처 2025.02.14 18:40:46“납품대금연동제 덕을 봤다는 중소기업 대표를 본 적이 있습니까.” 국내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최근 ‘납품대금연동제가 어떠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두 번 생각하지도 않고 이같이 반문했다. 그는 “납품대금연동제로 추가로 돈을 받았다고 하는 업체는 고사하고 연동제가 적용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는 업체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2023년 10월 시행된 납품대금연동제는 납품가의 -
[동십자각] 딥시크는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1.31 17:40:36올 1월의 어느 주말 저녁 중국 상하이 최대 번화가 난징둥루의 미니소 매장. 계산대에는 쇼핑한 상품을 결제하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섰다. 그중 절반이 한국 MZ 관광객이다. 중국을 찾는 MZ들이 꼭 가보고자 하는 곳이 바로 미니소 매장이다. 미니소는 원래 ‘중국판 다이소’로 알려진 저가 생활용품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지적재산(IP) 디자인 제품 소매점으로 전환했다. 헬로키티로 유명한 산리오, 디즈니 등 거대 IP 홀더들 -
[동십자각] 외면받는 증권앱과 밸류업지수
증권 국내증시 2025.01.24 17:52:48“증권사들이 출시한 앱이 몇 개나 되는지 세어보세요.” 얼마 전 정보기술(IT) 업계에 종사하는 지인이 건넨 말이다. 주요 증권사들의 앱 종류를 살펴보니 한 곳에서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기본으로 계좌 개설, 파생 거래 등 각각의 기능을 분리한 앱이 줄줄이 나왔다. 5점 만점의 평가에 4점을 넘긴 앱은 손에 꼽았고, 1점대 앱도 적잖았다. 일부 앱은 ‘버려진 앱’ ‘오류투성이’라는 악평 일색이었다. 반면 2021년 -
[동십자각] 정치, 금융 발목이나 잡지 마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1.19 17:00:05“최악의 경우 뱅크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을 겁니다.” ‘리빌딩 파이낸스 2025’ 기획 기사 취재를 위해 지난해 12월 찾은 국내 한 시중은행의 동남아 지점 관계자는 ‘만약 한국에서 비상계엄이 그대로 유지됐다면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 것인가’라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정확한 국내 사정을 알기 어려운 현지 고객들 사이에서 ‘한국의 은행은 위험하다’는 불신이 삽시간에 퍼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가정으 -
[동십자각] 떠나는 이가 남긴 데이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1.12 15:22:59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유족들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며 또 다른 고통을 마주했다. 고인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를 확보하지 못해 지인들에게 부고를 제대로 전하지 못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재에 나서며 유족들은 뒤늦게 연락처를 확보했지만 이번 사례는 우리 사회가 디지털 유산 상속 문제를 더는 미룰 수 -
[동십자각] 이중가격제의 역설
증권 종목·투자전략 2025.01.10 18:32:23“이중가격으로 돈을 더 받아도 저희에게 들어오는 게 아니고 배달 수수료로 나가는 겁니다.” 한 프랜차이즈 본사 임원이 기자를 만나 억울하다며 내뱉은 말이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배달 플랫폼에 내야 하는 중개 수수료 부담이 워낙 커지자 울며 겨자 먹기로 이중가격제를 도입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음 달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안’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
[동십자각] 팬들에게 쓰레기를 파는 엔터사
문화·스포츠 문화 2025.01.05 17:20:23K팝 팬들은 나무를 심는다. 스타의 생일이나 데뷔 기념일이 되면 지구 곳곳에 숲을 조성한다. 팬들이 나무 심기에 나선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중심에는 스타가 있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희망하고, 그들이 더 오래 활동하길 바란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입장에서 팬들의 이 같은 행동은 효율적인 마케팅 도구가 된다. 팬들이 나서서 자사 아티스트를 홍보해 주니 이보다 -
[동십자각] 윤석열 늪에 빠진 국민의힘
사회 사회일반 2024.12.29 16:55:16윤석열 대통령이 난데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대한민국을 뒤흔든 지 어느덧 한 달이 흘렀다. 국회로부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넘겨받은 헌법재판소는 탄핵 심판 절차에 착수했다.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통치행위이자 고도의 정치 판단”이라는 윤 대통령의 궤변에도 불구하고 내란죄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정황들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윤 대통령 스스로 안전핀을 뽑은 ‘자폭’ 계엄은 당원으로 몸담고 있는 국민의힘에도 -
[동십자각] 전기차 보조금 급할수록 돌아가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12.22 17:47:08“이렇게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진행해도 되는 건가요.”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내년도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아쉬움을 토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6만 2000여 대로 전체 내수의 10%에 못 미친다. 올해 3000만 원대 보급형 모델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대중화 시대를 열었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 당장 23일 정부와 업계의 비공개 간담회를 놓고도 뒷말이 나온다. 정부는 한 해 보조금 -
[동십자각] '코리아 디스카운트' 대통령 후보 검증해야
증권 정책 2024.12.20 21:51:20“솔직히 말해 한국 주식이 지금 저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죠. 지금 주가가 제값이 맞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기 직전 현 정부가 임기 내내 해소하겠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집요한 질문에 한 금융 당국 관계자가 내놓은 답변이다. 최근 코스피지수의 부진이 외부 요인보다는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산업 대응 부족, 실적 악화 등 경제 자체의 체질 저하에 근거한다는 -
[동십자각] 헌법 공부는 문제풀이용이었나
사회 사회일반 2024.12.13 16:21:35비상 계엄이 선포된 12월 3일 밤, 황급히 국회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 ‘국회가 통제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한 일은 헌법과 계엄법 검색이었다. 어떤 비상상황하에서도 국회와 국회의원은 통제할 수는 없다는 게 상식이지만 혹시나 예외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나라 모든 법은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법 이름만 치면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통해 해당 법의 조문은 물론, 연혁과 시행령까지 단숨에 조회가 가능하다 -
[동십자각] 파리의 위기와 서울의 비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06 17:50:20성숙한 민주주의국가로 알려졌던 두 나라의 정부가 3일과 4일 잇따라 휘청이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 나라는 정상적인 국가 기능이 무너졌고 다른 한 나라는 간신히 버티고 있다. 의회 반대로 62년 만에 내각이 해산된 프랑스와 예상치도 못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 정국에 돌입한 한국 이야기다. 두 나라는 정치체제부터 산업·경제구조에 이르기까지 많은 면이 다르다. 비교가 무리일 수도 있지만 이번 사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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