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십자각] 반도체 인재 '의대 쏠림' 언제까지
산업 기업 2023.03.12 17:59:57“길게 볼 때 반도체 회사 직원보다는 의사가 더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원에서 반도체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딴 지인이 최근 고민 끝에 의학전문대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업계 수위를 달리는 한 기업은 그에게 박사 학위를 받고 입사하는 조건으로 2년간 1억 원의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그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그는 박사가 돼 기업에 취직한들 의사처럼 충분한 보 -
[동십자각]박근혜의 중국, 윤석열의 미국
정치 대통령실 2023.03.10 16:39:09윤석열 대통령이 강제징용 문제를 풀었다. 일본 기업의 배상 참여가 빠진, 말 그대로 한국의 대승적 결단이다. 일본을 3·1절에 ‘협력 파트너’로 선언하고 정치적 부담을 지면서까지 과거사 문제를 푼 배경은 역시 미국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11일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연 한미정상회담에서 보듯 문재인 정부의 ‘운전자·균형자’ 같은 헛꿈을 꾸지 않는다. 한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 국가라는 점을 명확 -
[동십자각] 노동 운동은 지금도 왕자병 환자인가
사회 사회일반 2023.03.05 17:45:102004~2005년 노동계가 발칵 뒤집혔다. 당시 박승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수석연구원이 계간 ‘당대비평’에 실은 ‘한국 노동운동 종말인가 재생인가’라는 기고를 두고 뜨거운 실명 논쟁이 펼쳐졌다. 오랜 노동운동가가 노동운동을 ‘왕자병 환자’라고 직격탄을 날린 파장이었다. 당시 글은 정규직과 대기업 근로자 중심인 노동조합의 노동운동에 대한 자성이 담겼다. 박 연구원은 “노동운동은 폭력 운동을 멈추고 해마 -
[동십자각] 용산의 글로벌IB 조급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03 16:29:00“원대한 금융 산업 전략을 만들어 달라.”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초 국내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본부장급 임원들을 불러 모아 ‘금융투자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말이 간담회지 참석자들의 말을 빌리면 사실상 숙제를 받는 자리였다. 금융위는 “대통령이 관심을 두는 사안”이라며 증권사의 해외 진출을 독려했다. 좁다면 좁은 국내 시장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증권 거래나 총액인수(언더라이팅) 주선 -
[동십자각]순진한 정책으론 전세 사기 못 막는다
부동산 건설업계 2023.02.24 17:42:36세상을 그리 오래 산 것은 아니지만 평생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말이 하나 있다. ‘서 있는 자리가 다르면 보이는 풍경도 다르다’는 말이다. 자신이 속한 연령대·성별·조직 더 나아가 사회적 ‘계급’에 따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고 산다. 2021년 6월 광고계 종사자이자 웹툰 작가인 루나파크(홍인혜)가 ‘전세역전’이라는 연재작을 통해 자신이 속절없이 당한 전세 사기 피해를 고백한 적이 있다. -
[동십자각]대통령의 오진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2.19 18:04:25진단이 잘못되니 처방도 맞지 않는다. 오진에 따른 피해는 오롯이 환자 몫이다. 원인을 잘못 짚은 고집쟁이 의사는 요지부동이며 처방전은 남발된다. 여기서 진단을 내린 곳은 대통령실이며 환자는 플랫폼 업체다. 오진과 상관없이 처방을 남발하고 있는 곳은 공정거래위원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시장 왜곡에 대해 제도적으로 국가가 대응해야 한다. 그런 문제는 공정위가 검토하고 있는 -
[동십자각] 볼모로 잡힌 뮤지컬 팬심
문화·스포츠 문화 2023.02.17 17:49:1015만 원. 국내 뮤지컬 업계에서 대극장 공연 VIP석 가격의 암묵적인 상한선으로 통용되던 액수다.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가 시작된 지난해 말부터 이 선이 깨졌다.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VIP석의 티켓 가격을 16만 원으로 올린 게 신호탄이다. 국내 창작 뮤지컬로 올 초 초연한 ‘베토벤’, 해외 출연진의 내한 공연으로 꾸린 ‘캣츠’는 나란히 17만 원이다.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를 원작으로 아시아에서 처음 -
[동십자각] 전속작가 없으면 갤러리도 아니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3.02.12 18:12:59“‘전속 작가’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하는 화랑이 스무 곳이나 된다고요? 열 곳도 겨우 채울까 말까인데, 무슨!” 말 꺼낸 입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얼마 전 2022년 미술 시장을 정리하고 2023년을 전망하고자 공기관이 주최한 미술 전문가들의 비공개 세미나 자리에서 오간 대화다. 맞은편의 모 교수는 “조 기자 너무 너그러운 것 아니냐”면서 “연예 기획사가 아티스트를 위해 투자하듯 전속 작가를 -
[동십자각] '주인 없는 회사'란 없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2.10 18:44:55군대는 늘 춥고 배고프다. 아무리 껴입어도 춥고 많이 먹어도 뒤돌아서면 금세 배가 꺼진다. 그래도 춥고 배고픈 건 견딜 수 있다. 맥락 없이 터져 나오는 선임의 폭력·욕설·얼차려에 비하면 말이다. 20여 년 전 군 복무 시절 내무반에는 ‘계급이 깡패’라고 생각하는 선임들이 넘쳐났다. 전시에 원활한 지휘 통솔을 위해 만든 계급이 후임에게 물리적·정신적 폭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다. 이런 부조리한 현실을 -
[동십자각] 거짓 뉴스가 돈이 되는 사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2.05 17:50:41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가 파급력 강한 검색 포털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물건을 살 때에도 가구를 조립할 때에도 텍스트로 전달하는 한 장의 설명서보다 1분의 영상이 주는 친절함과 직관적인 메시지가 그 매력일 것이다. 기자도 하루 1~2시간가량을 유튜브 시청에 할애할 정도로 애정이 깊다. 하지만 때로는 일부 몰지각한 유튜버 탓에 눈살을 찌푸릴 때가 있다. 최근 원로 배우 박근형이 사망했다는 허위 정보가 유튜브를 -
[동십자각]보톡스, 치료제 그리고 한국
산업 바이오 2023.02.03 14:51:312002년 5월 정치권이 때아닌 ‘보톡스 논쟁'에 휩싸였다.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이던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당 워크숍에서 이마에 보톡스 시술을 받았다고 털어놓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유난히 깊고 진한 이마 주름을 옅어지게 만들려고 보톡스를 맞았는데 썩 마음에 들지 않아 중단했다는 게 당시 보도의 요지였다. 노 후보 반대 진영에서는 “서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거액의 미용 시술을 받느냐 -
[동십자각] K컬처 뒤에는 K스토리가 있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3.01.29 17:54:03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다 옆자리에서 신문을 읽는 사람을 봤다. 직업이 직업인 만큼 반가웠다. 고개를 돌려 그분의 얼굴을 쳐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일흔 이상 돼 보이는 어르신이었다. 다시 한 번 지하철 안을 둘러봤다. 그 공간에서 책이나 신문 등 아날로그 매체를 읽는 사람은 그 어르신과 단둘이었다. 열에 여덞아홉은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었다. 활자를 읽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게임이나 쇼핑을 하거나 SNS를 켜두는 것 -
[동십자각]동물과 공감해야 할 이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1.27 18:02:23번쩍 죄책감이 몰려왔다. 얼마 전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간담회에서다. 발표 자료 화면에는 동물들이 느끼는 감정이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심지어 ‘상황을 통제함으로써 느끼는 성취감’처럼 구체적인 감정까지 확인됐다고 했다. 반려견도 반려묘도 키워보고 그들의 기쁨·분노·즐거움·공포·흥겨움을 어느 정도 안다고 자신했는데 다소 충격적이었다. 반려인만 보고 살았을 반려동물들의 감정을 -
[동십자각] 개미 울리는 부동산 펀드
부동산 간접투자 2023.01.20 17:59:57개인이 펀드에 가입해 대형 오피스 빌딩이나 호텔에 투자하는 붐이 일었던 2017년. 기자는 한 부동산 운용사 관계자로부터 “시장에 나온 부동산 공모펀드의 투자 대상 대부분은 기관투자가들을 한 번 거쳤다가 팔지 못한 물건”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의 말을 좇아 부동산 펀드를 팔았던 운용사에 묻자 “기관을 먼저 거쳤어도 개인이 추구하는 수익률은 기관보다 낮기 때문에 문제 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물론 투자는 -
[동십자각] 맥 못 짚는 지식재산 정책
산업 중기·벤처 2023.01.15 16:41:45미국은 백악관에 대통령 직속 지식재산집행조정관(장관급)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산업재산권과 저작권, 다른 기관에 있는 지식재산권(IP) 관련 정책 조정·집행 기능을 통합한 독립적인 중앙행정 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일본은 경제 재건을 위해 2002년 지재입국을 선언했다. 당시 총리 직속으로 컨트롤타워인 지재전략본부를 설치하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본부장을 맡아 직접 정책을 진두지휘했다.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