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십자각] 금융, 통제가 아닌 시스템이 필요하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5.27 17:42:52조선 시대 임금들의 골치를 앓게 한 문제들 중 하나는 고리대였다. 위대한 왕으로 추앙받는 세종·영조도 이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보면 거의 모든 왕들이 백성을 대상으로 한 공채와 사채의 이자에 대해 신하들과 논의하고 왕명을 내린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조선 시대의 이자는 살인적이다. 당시 봄에 쌀을 빌려주고 가을에 되갚는 장리의 경우 금리가 50%에 달했다. 보릿고개에 1냥어치 -
[동십자각] 尹, 기업과 민생경제에 집중해야
산업 기업 2022.05.08 18:09:50“제가 학생 시절이던 1980년 중반, 플라자 합의 전만 해도 전 세계 반도체의 50% 이상을 일본이 장악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30년 남짓 지나 점유율이 0%로 수렴하는 현실을 보면 모골이 송연합니다. 우리 정부가 지금 현금 살포 같은 것을 신경 쓸 때가 아니에요.” 최근 기자와 대화를 나눈 한 노(老)교수가 토로한 말이다. 교수의 지적은 정확하다. 1980년대 미일 반도체 경쟁 국면에서 미국에 완패한 일본은 이후에도 정부의 -
[동십자각] 사모펀드의 보험사 인수가 불안한 이유
증권 정책 2022.05.06 18:03:14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윤종하 부회장은 수년 전 기자에게 자신들의 위상을 이렇게 소개했다. MBK는 동북아 1위 자산운용사로서 한국의 어떤 금융지주나 은행·증권·보험사보다 글로벌 금융 업계에서 높은 순위에 있다고. 그는 업권별 순위 통계를 직접 들고 왔는데 기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의 인식을 바꾸려 했던 듯하다. 윤 부회장의 노력에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은 사모펀드가 금융회사의 주인이 되는 -
[동십자각] 지구도 소비자도 좋아하는 진짜 '친환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5.01 17:23:28지난 한 달간 받은 보도 자료에 유독 많이 등장한 단어가 있으니 바로 ‘환경’이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을 전후해 유통 업계에서는 저마다의 ‘환경 보호 노력’을 담은 다양한 활동을 알리는 데 열을 올렸다. 한 배송 업체는 배달용 종이 상자의 재활용 수익금을 활용해 숲을 조성했고, 어떤 백화점은 재활용 및 생분해 가능한 종이컵을 전국 매장에 도입한다고 했다. 임직원의 쓰레기 줍기, 배달 업체들의 다회용기 사용 활성화 -
[동십자각] 위험을 감수할 자유와 책임 ?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29 17:28:41미국 증시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약세장을 이어가면서 ‘서학개미’들의 동향이 요즘 화제다. 특히 ‘야수의 심장’으로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인 개미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뉴스가 하루가 멀다고 쏟아진다. 그럴 것이 올 들어 서학개미들은 일명 ‘티큐(TQQQ)’로 불리는 ‘울트라프로 QQQ’ ETF를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샀다. 애플 등 미국 기술주를 담고 있는 나스닥100지수가 오르면 3배 수 -
[동십자각] 이대남이 수긍할 병역 공정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24 18:05:19공정성을 따질 때 개개인의 상황과 결부되면 비판을 넘어 곧잘 분노로 돌변한다. 불공정 알레르기는 전 세대에 걸쳐 나타난 현상이지만 균등한 기회를 누리지 못한다고 느끼는 청년 세대가 기성 세대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공정의 예민한 영역 중 하나가 병역이다. 최근 ‘방탄소년단 병역 특례’ 논쟁이 청년층, 특히 ‘이대남’의 감정선을 건드렸다. 병역 특례에 대한 차가운 시선은 단순히 원칙에 대한 집착이라기 -
[동십자각] 치맥 허용에도 썰렁한 야구장
문화·스포츠 문화 2022.04.17 17:27:02정부가 코로나19 전파 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전면 해제 방침을 밝힌 뒤 첫 주말인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이날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다. 선수들은 경기에 열중했고 관중도 열광했지만 썰렁한 관중석은 내내 마음에 걸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이날 잠실야구장을 찾은 관중은 달랑 9737명이었다. 주말 경기로는 상당히 적은 숫자다. 주중 가장 관중이 많은 토요일 기준 -
[동십자각] 죽음마저 소외되는 청년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15 11:19:00“한 달 동안 나에게 연락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나를 언제 찾을지 모르지만 요즘 몸이 많이 안 좋아져서 그냥 이렇게 글이라도 써놓는다. 글이 끝나는 날이 내가 죽는 날일 것이다.” 곁에 아무도 없이 홀로 생을 마친 한 30대 남성의 메모다. 숱한 사건사고 기사를 접하지만 몇일이 지나도 내 머릿속에는 그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이 떠나지 않는다. 고인은 지난 2일 서울 신림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사망한지 한 달여 만에 -
[동십자각] 정책이 예술강국을 만든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2.04.03 18:02:45“‘아트바젤 리포트’에 한국이 순위를 차지했다고요? 세상에 5위라고요? 이런 날이 오네요.” 미술계에서만 40년 이상 활동해 온 노장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묻고 또다시 물었다. 아트바젤 리포트란 세계 최정상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이 글로벌 금융그룹 UBS와 공동으로 매년 발표하는 ‘아트마켓 리포트’를 가리킨다. 최근 발표된 ‘아트마켓 리포트 2022’에서 지난해 전후 현대미술(Post War & Contemporary Art) 경매시장의 -
[동십자각] ‘게으른 친환경’은 그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01 18:11:41친환경이라는 트렌드가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그린워싱(greenwashing)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그린워싱이란 실제로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데도 친환경인 양하는 상품·마케팅 등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계절마다 디자인을 갈아입고 출시돼 더 많은 소비를 부추기는 텀블러나 에코백이 대표적이다. 텀블러·에코백은 일회용 컵과 비닐봉지·쇼핑백 사용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쓰는 물건들이다. 기업들도 이 -
[동십자각] 치솟는 물가, 소주 한 잔도 버겁다
사회 사회일반 2022.03.20 17:44:41"언제 소주나 한잔 하지." 어느 틈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인사말로 자리 잡은 소주. 오랜 친구와 회포를 푸는 대폿집에서 저무는 태양을 바라보며 기울인 한 잔의 석양주(夕陽酒)가 목 줄기를 타고 넘어가는 순간에도 항상 소주는 서민과 함께했다. 지난 1924년 처음 등장한 진천양조상회의 소주 '진로'의 알코올 도수는 35도였다. 41년이 지난 1965년 정부가 식량 부족을 이유로 양곡을 원료로 한 증류식 소주 생산 -
[동십자각] '세이브코스피'에 기대를 거는 이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25 17:57:39한 장의 사진이 수천 단어의 글보다 당시를 더 잘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2013년 뜨거운 여름 어느 날의 일을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그날 세종문화회관의 한 전시관에서 봤던 로버트 카파의 사진은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문득 사진 한 장이 머리에 떠올랐다. 2004년 2월 삼성전자의 주주총회장. 사회자의 진행에 “이의 있다”고 소리치며 이를 악물고 손을 번쩍 들던 당시 -
[동십자각] 세수 '펑크' 시대의 대통령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2.20 18:08:01다음 달 9일 자정께가 되면 대한민국의 5년을 이끌 차기 대통령이 결정된다. 그는 적어도 몇 달간은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승리감에 도취될 것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소상공인 등에게 약속한 50조~100조 원 지원금 지급도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희열에 취하는 것은 잠시뿐이다. 당장 그가 청와대에 입성하는 순간 “올해 세입이 심상치 않다”는 보고가 올라오기 시작할 것이다. 불과 9년 전 박근혜 정부 출범 때와 -
[동십자각] 기업의 주인은 누구일까
산업 기업 2022.02.04 18:06:22기업의 주인은 누구일까. 대표이사일까, 직원일까, 아니면 주주일까. 최근 국민연금의 주주대표소송을 둘러싼 취재와 논란들은 기자에게 이런 질문을 남겼다. 물론 모두가 기업의 주인이겠지만 현실에서는 ‘오너’로 불리는 대주주가 기업의 주인 행세를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회사의 대주주는 언젠가 떠나는 주주나 직원과 달리 대부분 끝까지 남아 회사를 지키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그 주인 의식이 남의 권리를 침해한 -
[동십자각] 착한 소비자는 착한 기업이 만든다
산업 생활 2022.01.28 19:55:23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경제가 가져온 달갑지 않은 변화 중에는 일회용품 쓰레기 증가도 빼놓을 수 없다. 배달·테이크아웃이 늘면서 일회용 용기, 식기, 포장재의 사용도 폭증했다. 분리수거 배출일에 아파트 한 편에는 택배 박스나 플라스틱 포장재가 산을 이룬다. 커피 전문점도 거리낌 없이 종이컵을 내줬다. 이런 와중에 배달업체들의 작은 시도로 거둔 성과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6월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