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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인문학]토기에 푹 빠진 건설인의 지역문화 사랑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9.24 07:00:00세계적 갑부로 억만장자 1위, 3위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60조 원 넘게 기부한 기부왕으로 유명하다. 이들에게 이상적인 본보기는 미국 경제지가 선정한 ‘돈만 아는 억만장자 1위’ 찰스 피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공항 면세점을 창업하면서 40대에 이미 억만장자가 된 그는 돈만 안다는 비난에도 침묵했다. 그러던 지난 1997년 운영하던 면세점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회계장부가 공개되자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돈만 아는 그 -
[오색인문학]'선행 기림비' 지키는 적송…후손들의 일편단심
정치 정치일반 2021.09.17 07:00:00왕조시대든 민주시대든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보호하는 데 있다. 그러나 유사 이래 국가가 국민을 온전히 보호한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조선시대의 지배자 양반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백성을 수탈의 대상으로 삼았다. 국가가 백성을 수탈한 가장 전형적인 방법은 세금 징수이다. 세금은 어느 시대 어떤 정권이든 국가 경영의 필수였기 때문에 당연하지만, 문제는 지나치게 높거나 부당한 부과에 있었다. 백 -
[오색인문학] LP판 닮은 원시행성원반, 태양계 궤도 만들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9.09 10:37:31우리 태양계의 모든 천체는 대략 46억 년 전 먼지와 기체가 모여 이룬 성운이 소용돌이치며 중력으로 뭉쳐진 곳에서 태어났다. 우주 공간의 밀도는 대단히 낮아서 진공에 가까운 상태라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이 광활한 공간 여기저기에는 조금의 물질이 상대적으로 모여 있는 영역이 있다. 그러면 그렇게 모여 있는 입자들이 주변의 또 다른 입자들을 끌어당기고, 그러면 그 집단의 중력이 커져서 또 다른 입자를 더 많이 끌어당 -
[오색인문학] 국수만 파는 맛집엔 '포기의 선택'이 없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9.02 07:05:00뙤약볕 내리꽂는 여름날 정오에는 점심 식사로 시원한 냉면이 어울리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매콤한 비빔국수도 가히 일품이다. 집 근처에 아내와 자주 가던 식당이 있었다. 무척 허름한 곳인데다가 달랑 국수 하나만 팔고 식당 이름이 유치하게도 ‘황금 국수’다. 그런데 그 집 국수를 먹고 나면 생각이 단박에 바뀐다. 황금을 줘도 전혀 아깝지 않다는, 맛의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내 미각 기준에 따르면, 국수의 맛은 -
[오색인문학] 70년 전 우리는 적국 난민도 보듬었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8.26 17:39:461945년 8월 15일, 드디어 끝났다. 영화 속 어떤 장면처럼 “집에 가자! 집에 가자!” 외쳤다. 정말 그랬을까. 돌아갈 집이 과연 있었을까. 꼭 35년, 누군가에게는 너무 길었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짧았다. 식민지 백성들은 그토록 오래 노예의 삶을 견뎌야 할 줄 몰랐다. 침략자들은 그처럼 빨리 주인 자리에서 내쫓길 줄 몰랐다. 해방된 땅으로 향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만주에서, 상하이에서, 시베리아에서, 일본 탄광에서, 인도 -
[오색인문학] 달력, 예술 품은 '명품'이 되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8.19 17:59:071988년 시인 조병화 선생은 전후연(사진) 연미술 회장에 대해 “사람이 세상에 아가로 태어나서 맨 처음 꿈을 꾸는 꿈의 세계에서 전후연은 그림을 그린다. 아가의 꿈속의 말을 사람들은 모른다. 아가의 꿈속의 노래를 사람들은 모른다. 전후연은 그것을 그림으로 통역을 한다. 들리지 않는 깊이에서 투명한 빛 빗속에서 순결한 공기의 살결 속에서…. 전후연은 이 세상 보이는 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라고 썼다. 전 회장은 1951 -
[오색인문학] 250년 마을 지킨 수호목…忍苦의 지혜 일깨워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8.12 17:10:51감나뭇과 갈잎큰키나무인 고욤나무는 잊힌 나무지만 귀한 존재이다. 지난 1970년대만 하더라도 농촌에 고욤나무가 꽤 흔했지만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고욤나무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작은 열매이다. 사람들은 감나무를 접붙일 때 고욤나무를 대목(代木)으로 사용할 뿐 가치를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 고욤나무의 학명(Diospyros lotus L) 중 속명은 감나무의 학명(Diospyros kaki Thunb)과 같다. 고욤나무 -
[오색인문학] 손가락도 훌륭한 천체 관측 도구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8.05 17:18:39어릴 때 일이다. 가족들이 가구를 재배치하면서 작은 서랍장 하나를 두고 테트리스 하듯 최적의 자리를 찾고 있었다. 여기 딱 들어갈 것 같은데 너비가 얼마나 되더라 하길래 나는 재빨리 서랍장의 너비를 재러 갔다. 팔을 벌려 양손 끝을 서랍장의 양 끝에 댄 뒤 최대한 팔을 움직이지 않으려 애쓰며 걸어갔다. 벌린 팔을 보이며 서랍장 너비가 이만큼이라고 했는데, 측량 정보 대신 큰 웃음을 선사하고 말았다. 누가 옆에서 살짝 -
[오색인문학] 雪山·雲海는 바그너만큼 숭고하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7.29 17:31:29마에스트로 친구가 있다. 구자범 지휘자다. 그는 놀라우리만치 박학하고 예술적 감각이 선하며 여린 마음의 소유자다. 그가 지휘봉을 잡고 무대에 설 때의 카리스마는 가히 외경스럽기까지 하다. 한번은 필자가 지리산 산행을 떠나기 전에 그를 만난 적이 있다. 사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다가 그는 바그너 작품에 대해 평하기 시작했다. 바그너를 사상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바그너 작품의 몇몇 부분을 들으면 -
[오색인문학] 혁명의 땅에서 배신 당한 혁명 시인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7.22 17:29:37기울어 가는 나라 양반집 후손으로 태어났다. 3·1운동에 뛰어들었다가 옥고를 치렀다. 일본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저항 작가 대열에 앞장섰다. 서른 살 늦깎이 문학청년이었건만 불꽃처럼 타올랐다. 시·소설·희곡에서 고루 한 권씩 창작집을 내놓았다. 시집 ‘봄 잔디밭 위에’, 소설집 ‘낙동강’, 희곡집 ‘김영일의 사(死)’를 잇달아 출간했다. 그사이 ‘산송장’과 ‘그 전날 밤’을 번역했다. 그러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
[오색인문학] 대기업 박차고 나와 '나눔 미술관' 꿈 일구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7.15 17:21:57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음악과 미술이 한 공간에 존재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 있다. 바로 지덕체 삼위일체의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한 비영리 공익 유중재단에서 운영하는 ‘유중아트센터’다. 이사장은 30대 초반에 멀쩡한 대기업을 다니다 이제는 예술을 함께 나누기 위해 아트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나선 정승우 씨. 그의 철학은 재단의 이름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유중’은 외증조할아버지의 호를 딴 이름이다. 그만큼 외증 -
[오색인문학] 110년전 심은 무궁화는 抗日을 피웠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7.08 21:38:19무궁화는 우리나라 꽃이다. 아욱과의 갈잎떨기나무 무궁화는 꽃을 강조한 이름이다. 무궁화 꽃은 거의 100일 동안 피고 진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무궁화 꽃의 특징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인식이 달랐다. 예컨대 중국에서는 무궁화 꽃의 이 같은 특징을 단명(短命)으로 이해했지만 우리나라는 무궁(無窮)으로 받아들였다. 칼 폰 린네가 붙인 무궁화의 학명(Hibiscus syriacus L)에는 원산지가 시리아로 표기됐지만 인도와 -
[오색인문학] 지름 수천㎞…목성 태풍은 '급'이 다르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7.01 18:03:40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행성이다. 지름도 가장 크거니와 질량은 나머지 일곱 행성의 질량을 모두 더한 것보다 2.5배나 크다. 지구에서 보기에 금성 다음으로 밝은 행성이기도 하다. 그런데 금성은 가장 밝기는 해도 초저녁이나 새벽에 짧고 강한 인상을 남기고 사라져버린다. 반면 목성은 밝기로는 두 번째지만 회합 주기에 따라 밤새 볼 수 있는 때가 많다. 서양에서 목성을 부르는 이름 주피터(Jupiter)가 로마신화 -
[오색인문학] 미지로의 고독한 여행이 걸작 만든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6.24 17:40:12심한 떨림, 마비, 호흡곤란, 시선의 흐트러짐과 같은 징후와 함께 평상시 자기 모습을 뛰어넘는 상태에 진입하는 것을 통상 ‘트랜스(trance)’라고 부른다. 소위 접신 상태다. ‘종교 유전자’에서 니콜라스 웨이드는 트랜스를 어떤 ‘느낌’으로 설명한다. 자기로부터 벗어 나는, 자신 바깥으로 걸어나가는 느낌, 시공간을 초월하고 궁극의 진리를 인식하고 신성과 합일한 느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긍정의 느낌이라고 -
[오색인문학] '문학 소녀'이길 거부한 헌병사령관 맏딸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6.17 17:27:36새해를 맞는 감상을 신문에 냈다. 무엇보다 사랑을 빼놓을 수 없다는 말로 시작해 올해도 사랑의 해가 되기를 꿈꾼다며 글을 맺었다. 마침 1월 1일생이었다. 희망 찬 칼럼이 배달된 바로 그날 새벽에 세상을 등졌다. 거칠 것 없는 31년의 삶이었다. 식민지에서 태어났으나 주눅 들지 않았다. 제국대학 출신 최고위급 친일 경찰이자 해방 직후 헌병 사령관으로 승승장구한 실세의 맏딸이었던 덕분이다. 한국전쟁이 한창일 때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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