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색인문학] 화가의 조수 '명작의 조연'이 되다
오피니언 2020.07.02 17:23:24예술가에 대한 중요한 환상 가운데 하나는 예술가가 작품 전체를 온전히 혼자서 만들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미켈란젤로는 그런 환상에 걸맞은 예술가였다. 르네상스의 예술가들은 천장화나 벽화를 그릴 때 공방 시스템으로 작업했다. 넓은 벽에서 덜 중요한 부분, 단순한 작업이 필요한 부분은 조수에게 맡기고 자신은 중요한 부분, 까다로운 부분을 맡았다.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 예배당의 드넓은 천장에 비계를 오르내 -
[오색인문학] 박혁거세 탄생신화 품은 전설의 어머니
오피니언 2020.06.25 17:20:35경주 탑동에 위치한 나정(蘿井)은 신라의 배꼽이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태어난 곳이기 때문이다. ‘삼국사기’는 박혁거세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고허 촌장 소벌공(蘇伐公)이 양록나정(楊麓蘿井) 곁 숲속에서 말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 가서 보니, 말은 보이지 않고 큰 알만 있었다. 알을 쪼개니 어린아이가 나와서 거두어 길렀더니, 10여살 즈음 용모와 재주가 뛰어나고 숙성했다. 육부의 사 -
1919년 일식, 상대성이론을 증명하다 [오색인문학]
오피니언 2020.06.18 05:00:00조선왕조실록에는 해가 달에 가려지는 일식(日食) 현상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나온다.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에는 왕이 소복 차림으로 정전에 나가 일식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며 하늘에 용서를 구하고 재앙을 피하는 의례를 했다. 예를 갖추어야 하니 왕은 일식 예보가 늘 정확하기를 원했다. 세종 때에는 밤에 일어나는 일식, 즉 한반도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나 관측되는 일식에 대해서까지 관심을 가졌을 정도다. 재미있는 -
[오색인문학] 죽음, 두려워말고 맞서라
오피니언 2020.06.11 10:52:48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끔찍한 괴물들 가운데 메두사가 있다. 메두사의 머리카락 한올 한올은 혀를 날름거리는 독사들이고 매서운 눈초리와 마주치는 것들은 모두 돌로 굳어버린다. 여기에서 메두사는 공포의 화신으로 이해된다. 무시무시한 대상을 만날 때 전율이 감돌다가 이내 뻣뻣하게 굳어버리는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상대보다 전투력이 크게 부족하지 않더라도 일단 상대의 시선에 제압당하면 심신이 마비되어 제대로 -
[오색인문학] 히틀러 충성한 獨문인 가르쳤던 부끄러운 국정교과서
사회 사회일반 2020.06.04 10:27:42“울음 우는 아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의 한편 구석에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가을의 햇빛이 떨어져 있을 때. 대체로 가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울음만이 아니고 죽음만이 아니다. 우리 곁에는 슬픔을 불러일으키는 소소한 것들이 하도 많아 한 편의 글을 채우고도 남는다. 슬픔은 차례를 지켜서 오지 않으며 인과관계에 따라 생기지도 않는다. 가슴속 깊이 후벼 드는가 하면 불현듯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어 -
[오색인문학] 집단초상화 실패한 렘브란트 파산의 길로
오피니언 2020.05.21 11:19:02렘브란트 판 레인(Rembrandt van Rijn·1606~1669)은 그가 활동했던 17세기뿐 아니라 모든 시대에 걸쳐 네덜란드 미술을 대표하는 예술가이고, 나아가 예술가의 특정 유형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대중의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고집스럽게 추구한 예술가 유형이다. 렘브란트가 처음부터 외면받았던 것은 아니다. 예술가로서 데뷔한 직후부터 인기가 있었고 찬탄을 받았는데, 어느 시점부터 형편이 나빠진 경우에 속 -
[오색인문학] 정자 뒤 송림에 조선 성리학 수백년 향기가...
오피니언 2020.05.14 17:18:43조선시대의 정자(亭子)는 성리학자의 공부 공간이었다. 성리학의 공부는 중국 송나라 지배층인 사대부의 존재방식이었다. 송나라 사대부는 자신들이 지배층으로 살아가기 위해 기존의 유가와 유교의 논리보다 훨씬 정교한 철학을 만들었다. 그들은 우주론·인식론·존재론 등과 같은 논리를 구축하면서 지배자로 활동할 수 있었다. 공부의 목적은 타고난 본성을 구현하는 데 있었다. 우리나라는 고려 말에 중국의 성리학을 집대성 -
[오색인문학] 정자 뒤 송림엔 성리학 640년의 향기가...
오피니언 2020.05.14 10:23:57조선 시대의 정자(亭子)는 성리학자의 공부 공간이었다. 성리학의 공부는 중국 송나라 지배층인 사대부의 존재방식이었다. 송나라 사대부는 자신들이 지배층으로 살아가기 위해 기존의 유가와 유교의 논리보다 훨씬 정교한 철학을 만들었다. 그래서 그들은 우주론, 인식론, 존재론 등과 같은 논리를 구축하면서 지배자로 활동할 수 있었다. 공부의 목적은 타고난 본성을 구현하는데 있었다. 우리나라는 고려 말에 중국의 성리학을 -
[오색인문학] '반짝이는 금성' 지동설 증명의 중심에 서다
오피니언 2020.05.07 12:00:00요즘 달 근처에 ‘개밥바라기별’이 아주 밝다. 별명은 그렇지만 엄밀히 말하면 별은 아니다. 태양으로부터 두 번째로 가까운 행성인 금성이다. 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관찰해보면 지금은 오른쪽으로 볼록한 초승달 형태를 하고 있다. 금성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들어오는 ‘내합’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다. 금성은 몇 주에 걸쳐 점점 더 가느다란 초승달 형태가 됐다가 오는 6월 초 내합이 지나고 나면 왼쪽으로 볼록한 -
[오색인문학] 죽음 앞에서 양보·겸손의 미덕을 깨닫다
오피니언 2020.04.23 17:18:21우리는 자본주의 사회, 즉 돈을 통해 거의 모든 것이 교환될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있기에 돈의 전능한 위세는 결코 낯선 풍경이 아니다. 돈은 인간의 능력과 가치를 정확하게 수량화한다. 손쉽게 수적 차별과 위계를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애써 감추고 싶더라도 서로 간의 불평등이 고스란히 폭로될 수밖에 없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가 우리처럼 청바지를 입고 햄버거를 먹는다 해도 그들은 우리와 같지 않다. 그들이 다른 미 -
[오색인문학] 학대받고 짓밟힌 '식민지 어린이' 위로하다
오피니언 2020.04.16 14:54:10어린이를 위한 특별한 날은 전 세계 어디에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달력에 아예 어린이날이 없든가 추석이나 크리스마스로 대신하기 일쑤다. 사회주의권에서는 나치에 학살당한 어린이를 추모하는 뜻에서 국제아동절을 기리고, 일본은 단옷날 풍습에서 유래한 남자아이들의 날을 양력으로 바꿨을 뿐이다. 건국 기념일이나 위인의 생일을 어린이날로 정한 나라도 있고, 3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나라도 있다.어린이날은 언제부터 -
[오색인문학] 구겐하임 만나 '폴록의 추상미술' 열리다
오피니언 2020.04.09 11:25:24“Pas mal(파말).” 무언가 평할 때 프랑스인이 흔히 하는 말이다. “내 작품 어때”라고 물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나쁘지 않군요.” 프랑스인 동료에게 이런 답을 들은 한국인 예술가들은 좋지도 않다는 의미 아니냐며 떨떠름해 하지만 ‘나쁘지 않다’는 나쁘지 않은 표현이다. 추상미술의 대표주자 잭슨 폴록(1912~1956)에게는 더욱더 그랬다. 맥락상 ‘괜찮다’ 정도로 옮길 수 있는 이 말이 그에게는 기폭제가 됐다. 당대의 -
[오색인문학] 400년 세월 견디며 '신령한 성황당' 지키다
오피니언 2020.04.02 17:04:46성황림은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이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질병·재해 등을 막아주는 ‘지킴이’의 전통문화일 뿐 아니라 자연생태를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의 ‘원성 성남리 성황림’은 우리나라 성황림 중에서도 문화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처음 천연기념물을 지정하기 시작했던 지난 1962년에 제93호로 지정됐다. 성황림이 위치한 행정구역인 신림면(神林面)의 이름, 즉 ‘신령 -
[오색인문학] '화려한 죽음' 초신성, 새 별의 탄생 부른다
오피니언 2020.03.26 16:55:41뉴욕·샌프란시스코·파리·밀라노…. 언제나 활기가 넘치고 붐볐던 대도시에 인적이 드물어졌다. 텅 빈 듯한 도시를 햇살만이 채우고 있는 사진 속 풍경. 예년대로라면 연중 늘 북적북적 대도시는 물론 산에도 바닷가에도 따뜻해진 날씨와 봄꽃을 만끽하려는 상춘객으로 그득했을 것이다.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는 인류라는 모집단을 추정하기에 꽤 괜찮은 표본집단을 만날 수 있다. 적어도 키와 -
[오색인문학] 봄이 오는것처럼 사랑은 맹목적으로 온다
오피니언 2020.03.19 16:54:38사랑은 맹목적이다. 맹목적인 사랑이 별도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사랑 자체가 맹목적이다. 맹목(盲目), 이 낱말은 분별력 있는 이성의 눈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이는 왜 나를 사랑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연인들은 이유를 답하기 어려워한다. 성마르게 대충 이유를 말했다가는 오히려 가혹한 추궁을 당하기 십상이다. “내가 늙어 추해지면, 빈털터리가 되면, 치매에 걸리면, …그럼 사랑하지 않을 거야?” 정말 정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