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치의 후예, 저축은행재단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1.25 03:00:00이탈리아의 은행의 뿌리는 지역사회와 깊은 관계가 있다. 역사적으로 저축은행(Casse di Risparmio, Savings Banks)이나 ‘자비의 산’(Monte di Pietà)과 같은 기관은 지역사회 복지와 사회적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이런 전통은 은행이 현대 금융 기관으로 발전한 이후에도 계속 이어져 왔다. 일반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이 자선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가톨릭 국가로서의 이탈리아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깊은 관련 -
화가 샤갈의 음악 부케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1.23 17:00:00세 번째 밀레니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Palais Garnier)’의 무대를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의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가 채우고 있었다. 이반 피셔(Ivan Fischer·1951~ )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소프라노 나탈리 드세(Natalie Dessay·1965~ )가 투혼으로 부른 밤의 여왕 아리아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 오르고’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은 공연이다. 그리고 무 -
문화국가 이탈리아의 파수꾼, 저축은행 재단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1.12 14:18:47이탈리아의 문화를 대하고 문화재를 다루는 솜씨는 실로 대단하다 수십 세기가 지난 건축물을 복원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남은 건 최대한 다듬어 원형을 살리고, 없어진 부분은 과감하게 지금의 방식으로 ‘오늘’로 메워 넣는다. 역사와 전통으로 먹고사는 나라답게 지속해서 ‘미래의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늘의 문화와 예술이 내일의 전통이 되고 이것이 먹거리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이탈리아는 나 -
김창열에게 '물방울'만 있는 것 아니다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1.03 05:00:0020세기 중반 추상회화의 유행 아래 한국에서도 많은 작가들이 특정한 의미의 제목을 짓지 않고 해석의 여지를 두기 위해 ‘무제’라는 제목을 자주 사용했다. 특별한 의미를 지니거나 이미지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들에게 해석의 권한을 최대한 누리도록 한 의도도 있었다. 김창열의 1969년 전후로 제작된 ‘무제’ 작품들은 작가의 회고에 따르면 “그 세대 딴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하면서도 뭔가 울림이 있을 것 같 -
'조형물' 아닌 '독도 모형' 유감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0.24 12:21:40언제나 말없이 동해를 지키고 있는 독도는 잊을 만하면 소환되는 동네북이다.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상금 13억원을 독도에 기부한다는 ‘가짜뉴스’가 돌기도 했다. 영원한 한국의 땅 독도이건만 정치권에서는 늘상 시끄럽다. 독도를 자기 땅이라 우기는 일본이 새삼 꺼낸 억지 주장때문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우리 영토를 우리 내부에서 “누구 좋으라고”인지 모르겠지만, 스스 -
문인화·채색화 발전시켜 추상화 시도한 '하얀 비둘기'[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0.01 16:40:22여기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바쁜 여인이 있다. 스스로 화가이며, 화가 운보 김기창의 아내, 청각장애인의 아내면서 4남매의 어머니이자 교육자인 박래현이다. 그이는 그 많은 일에 쫓기면서 작업도 열정적으로 수행했다. 그의 나이 40대에 들어선 1961년 전후 박래현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1960년 처음으로 해외를 방문하여 대만, 홍콩, 일본 등에서 전시를 개최하면서 세계로 향한 호기심을 키울 수 있었다. 백양회, 현대작가 -
'셀럽 아티스트'와 '진짜 예술가'는 뭐가 다른가?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09.27 09:27:06요즘 연예인이나 셀럽(유명인사)이 전시를 여는 일이 종종 있다. 여기서 ‘종종’에는 ‘생각보다 많다’라는, 빈도수에 대한 주관적인 관점이 투영돼 있다. 창작의 장르 또한 다양하다. 회화, 퍼포먼스, 미디어아트, 사진 등 다양한 장르로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를 연다. 그리고 그 전시들은 미디어에 쉽고 빠르게 노출되며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셀럽들은 왜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할까? 그들이 생각하는 ‘아트’ -
조각가의 마지막 콘서트 '에로이카'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09.01 14:52:281973년 3월 이화여대 강당에서는 클라우디오 아바도(Claudio Abbado·1933~2014)가 이끄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첫 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세종문화회관의 전신인 서울시민회관의 화재로 마땅한 공연장이 없어 이화여대에서 연주회가 개최된 것이다. 아바도의 빈 필은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심포니 3번 ‘영웅(Eroica)’과 브람스(Johannes Brahms·1833~1897) 심포니 3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
반성, 창궐하는 비엔날레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08.31 09:04:52지난17일 개막한 부산비엔날레에 이어 창립 30주년을 맞는 광주비엔날레가 9월 8일 개막한다. 국제적 미술 행사인 비엔날레가 같은 나라에서 거의 동시에 2개가 열린다는 것은 아무리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행사라지만 글쎄 조금, 아니 매우 과하다는 생각은 비단 필자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지구상에 비엔날레가 나라마다 도시마다 열리다 보니 이제 그 숫자를 어림짐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대략 300여 개의 비엔날레가 -
베니스의 광주, 광주비엔날레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08.18 10:19:58올해도 어김없이 베니스 비엔날레는 열렸고 필자도 동시대미술(Contemporary Art)의 순례객 대열에 끼어 길을 떠났다. 베니스는 관광객을 줄이겠다고 입도세를 1인당 5유로씩 징수했지만, 되려 방문객은 늘었다 한다. 관광객을 제한한다면서 통상 4개월 하던 비엔날레를 7개월로 늘려 방문객 늘리기에 진심인, 이재에 밝은 ‘베니스 상인’의 후예들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1895년 베니스 비엔날레 창설 후 베니스비엔날레재단 -
오늘의 올림픽은 미래의 우리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08.18 09:32:08안정주의 작품 ‘영원한 친구와 손에 손잡고’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공식주제가 공연 영상을 모아서 재구성한 영상작품이다. 작품명은 서울올림픽의 주제가 ‘손에 손잡고’와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주제가 ‘Amigos Para Siempre’(영원한 친구)의 제목을 조합해 명명했다. 작가는 일상에서 흔히 맞닥뜨리는 영상이미지와 사운드를 채집해 반복과 변형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영상작품으로 만들어왔는 -
김환기의 '우주'는 왜 132억원에 팔렸나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08.15 09:31:132019년 11월, 크리스티(Christie's) 홍콩 경매장에서 한국 미술시장 역사에 길이 남을 경매가 이뤄졌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국내외 미술 관계자들이 숨죽이며 단 하나의 작품을 바라보던 그날을 잊을 수 없다. “8800만 달러(한화 132억원)! 8800만 달러! 프란시스 당신의 손님에게 낙찰됐습니다,” 경매사는 격양된 목소리로 전화로 대리 응찰 중인 프란시스 밸린(Francis Belin·크리스티 아시아 태평양 총괄 사장)을 향해 낙찰 -
카일리 매닝의 바다…알래스카 바다와 서해 바다가 만났다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08.14 10:54:08시원한 파도를 연상케하는 작품들이 무더위에 지친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각 작품마다 역동적인 붓의 흔적에 담긴 은은한 색채들은 구상과 추상 이미지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 그리고, 그 애매모호한 경계는 자욱한 안개가 낀 바다를 연상시키며 묘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마침, 우리나라 서해 바다를 지칭하는 ‘황해 (Yellow Sea)’가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하다. 떠오르는 미국의 스타 작가 카일리 매닝 (Kylie Manning) -
퐁피두와 우리 브랜드 미술관 만들기③ 세계적 미술관, 우리도 만들 수 있다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08.11 09:00:002013년 쯤이었다. 필자는 부산현대미술관 착공 당시 “현재 운영 중인 부산시립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미술관을 짓는다는 것은 잘못”이란 지적을 한 바 있다. 10여 년이 지나 퐁피두 부산을 유치하려는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향후 퐁피두 부산의 건설과 운영 그리고 로열티 등을 추론해보면 건축비 약 1000억원, 연간 운영비 200억 원, 로열티 30~50억 원이 예상된다. 연간 250억원을 부산시립미술관과 -
퐁피두와 우리 브랜드 미술관 만들기② 뻐꾸기 새끼 말고 우리 미술관 돌아보기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08.10 09:12:27프랑스의 국립근대미술관(Musee National d’Art Moderne)인 퐁피두센터 분관을 프랜차이즈처럼 세계 각지에 두는 ‘퐁피두 분관’은 5년마다 계약을 갱신한다. 말라가 퐁피두의 경우 이미 2018년 그리고 2024년 계약을 갱신했다. 이번 10년 장기계약의 내용을 보면 2025~29년까지 말라가는 매년 로열티로 270만 유로(약 40억 6000만 원), 2030년~34년까지는 매년 310만 유로(약 51억 1000만 원)를 지불하기로 했다. 대신 퐁피두는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