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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냐 진화냐, 원숭이 재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21 08:03:201925년의 뜨거운 여름, 미국 테네시주 동부 소도시 데이턴(Dayton). 형사 재판소에서 재판장 존 라울스톤(57세)이 입을 열었다. ‘나의 의사봉은 전 세계로 울려 퍼질 것입니다.’ 판사의 말대로 재판 장면 하나하나가 그 즉시 전 세계로 퍼졌다. 유럽은 물론 중국과 일본도 이 재판을 취재 보도하기 위해 특파원을 보냈다. 재판정에 몰려든 내외신 기자 200명이 송고하는 기사에 미국 국내 전신망은 물론 대서양 해저전신의 사용 -
기회주의자의 프로이센 쿠데타…악마의 탄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20 07:53:191932년 여름 독일. 나치(Nazi·국가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가 활개쳐도 히틀러의 집권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반(反) 나치 진영은 두 가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첫째 파울 폰 힌덴부르크 대통령(당시 85세)의 존재. 비스마르크 시절부터 1차 세계대전까지 각종 전투의 영웅인 힌덴부르크는 1932년 4월 치러진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53.1%를 얻으며 국민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히틀러는 선전했어도 36.7%에 그쳤다. 두 번째는 -
천재의 명품 ‘그레이트 브리튼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19 08:27:28천재공학자의 걸작, ‘그레이트 브리튼호’1843년 7월 19일, 영국 브리스톨 조선소. 길이 98m, 3,675t 증기 철선 그레이트 브리튼(SS Great Britain)호가 템스 강에 떴다. 진수식에 참석한 군중의 환호 속에 빅토리아 영국 여왕의 부군인 앨버트 공작은 ‘이 배가 첨단 기술의 결정판’이라며 추켜세웠다. 그랬다. 우선 배의 모양이 달랐다. 증기 엔진을 달았으면서도 추진 장치가 보이지 않았다. 배의 양옆에 커다란 물레바퀴 같 -
1761년, 운하의 전성시대가 열리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17 07:08:331761년 7월 17일, 영국 중서부 석탄산지인 워슬리와 공업도시 맨체스터 남서부를 연결하는 ‘브리지워터 운하(Bridgewater Canal)’가 뚫렸다. 시공자는 워슬리 영주로 석탄 광산 소유주인 브리지워터 공작. 산업화로 맨체스터 지방의 석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그는 운하 건설에 온 힘을 쏟았다. 프랑스 미디 운하를 견학하고 의회를 설득해 1759년 관련법부터 만들었다. 공사는 당대의 토목 기술자 제임스 블린드리에 -
적폐 구조를 깬 바스티유 감옥 습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14 07:45:231789년 7월 14일 오후 5시 30분. 파리 시민들의 공격을 받던 바스티유 감옥 문이 열렸다. 군중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이유는 두 가지. 왕정과 싸울 화약을 확보하고 정치범을 석방할 요량이었다. 파리 시민과 급조된 부르주아 민병대 1,500명은 교전 끝에 승리를 따냈다. 절대 왕정을 무너뜨린 프랑스 대혁명이 이렇게 시작됐다. 프랑스 대혁명의 이념인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은 인류가 공유하는 보편적 가치로 자리 잡아 -
뉴욕, 징병을 거부하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13 07:33:461863년 7월 13일 오전 10시 30분 뉴욕. 헌병 사령관 집무실로 모여든 500여 군중의 분노가 터졌다. 이미 오전 6시부터 냄비를 두들기는 소음 시위에 나섰던 군중들은 집무실에 돌을 던져 창문을 깨트리고 불까지 질렀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때 뉴욕시 주재 헌병 사령관의 집무실에 불을 지른 이유는 징병 반대. 징병 사무소로 사용되던 헌병 사령관 집무실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징병 사무소를 불태운 군중은 전신선도 끊었다. -
고름과 농양…‘비시 프랑스’의 탄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10 08:20:401940년 7월 10일, 프랑스 중남부 온천 도시 비시(Vichy). 프랑스 의회가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고 표결에 들어갔다. 안건은 필리프 페탱 원수에 대한 ‘신헌법 제정권 부여’. 한 사람에게 행정부는 물론 헌법 개정까지 맡기는 사실상 개헌 투표의 결과는 압도적 찬성이었다. 569명 가운데 찬성 472명, 반대 80명, 기권 17권. 페탱 원수는 즉각 새 헌법을 내놓고 이튿날인 11일 ‘프랑스 국가(French State)’를 선포했다. 1870년 -
수렁에 빠진 일본…노구교 사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07 04:22:531937년 7월 7일 밤 10시 40분, 중국 베이징시 외곽 노구교(루거우차오·盧溝橋). 몇 발의 총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렸다. 마침 중일 양국군의 긴장이 고조된 상태였다. 일본군 1개 대대 병력이 중국 측과 사전 협의도 없이 6일부터 노구교 동북쪽 황무지에서 실탄 사격이 포함된 훈련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총성에 놀란 일본군 중대장은 급히 병사들을 모았으나 이등병 하나가 나타나지 않았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엉뚱한 보고 -
독일과 일본의 셈법…오데르-나이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06 08:28:451950년 7월 6일, 폴란드와 동독이 국경 협정을 맺었다. 유제프 치란키에비츠 폴란드 총리와 오토 그로테볼 동독 총리가 서명한 협정의 정식 명칭은 ‘폴란드와 독일 사이에 현존하는 국경을 확정하는 협정’. 줄여서 ‘평화와 우정의 국경협정’이라고 불렀다. 정작 이름과 달리 이 협정은 우정과 신뢰로 맺어지지 않았다. 폴란드는 반겼으나 동독은 소련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동독 입장에서는 내키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협 -
가장 난해하고 중요한 책, ‘프린키피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05 07:48:00가장 난해하고 가장 중요한 책이 여기에 있다. 1687년 7월 5일 출간된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Mathematical Principles of Natural Philosophy).’ 만유인력 발견자로 유명한 과학자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의 대표작이다. 긴 제목을 줄여서 ‘프린키피아(Principia: ‘원리’라는 뜻의 라틴어)’로 부르는 이 책은 정녕 어려울까. 그렇다. 출판 당시부터 난해하기로 악명 높았다. 케임브리지대학의 한 학생이 지나가는 뉴 -
바스티아, ‘법은 조직화한 정의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30 04:00:00에피소드 1. 19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파리 - 마드리드 노선 철도 건설이 논의될 때 이색 제안이 나왔다. 한 의원이 보르도 지역에서 철로 연결을 끊고 틈을 내자고 주장한 것. 승객과 물자가 환승하는 과정에서 보르도 지방의 뱃사공과 운송업자, 호텔이 호황을 누리고 결국은 국민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였다. 지역 이기주의에 근거한 탐욕스러운 제안은 누군가의 신랄한 공격을 받았다.‘보르도가 철로를 끊어 이익을 얻을 -
전쟁과 도로, 아이젠하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29 07:44:221956년 6월 29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연방 고속도로법에 서명했다. 이 법의 골자는 고속도로 41,000 마일(66,000km) 건설. 초기 10년 동안 비용 250억 달러의 지출 도 내용으로 담았다. 당시까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공공사업이었다. 총연장 77,017㎞, 거미줄처럼 촘촘한 오늘날 미국의 ‘주간(州間) 고속도로(Interstates Highway)’ 망이 이 법의 제정으로 깔리기 시작했다. 법 제정에는 어려움이 적지 -
장관도 몰랐던 ‘6·28 조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28 07:50:551982년 6월 28일, 오전. 기업인들이 귀를 의심했다. 정부가 파격적인 경기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골자는 금리 및 세율 인하. 은행의 대출 금리를 14%에서 10%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2.6%에서 8%로 각각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성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33~38%인 법인세율도 20%로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부총리가 밝힌 ‘투자 촉진을 통한 경기 활성화 대책’ 목록에는 정부가 보유한 제일은행, -
전함 포템킨의 실제와 허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27 08:42:591905년 6월 27일 아침 흑해의 무인도 텐드라섬 인근 해상, 러시아 제국 전함 포템킨호. 수병들이 술렁거렸다. 지난밤 100t급 어뢰정 N267 정에서 공급받은 쇠고기가 상했기 때문이다. 흑해 함대의 하계 기동훈련이 시작되기 전까지 일주일 동안 먹을 쇠고기에서 악취가 나고 구더기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몰려든 수병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런 건 돼지도 못 먹어’, ‘더러운 고깃덩어리를 바다에 던져버리자’, ‘일 -
청년 실업·인구 감소…G.I.Bill을 보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22 07:36:10제2차 세계대전의 종반, 미국이 고민에 빠졌다. 승리가 확실해질수록 고민이 깊어졌다. 경제학자들은 ‘전시 경제 호황이 사라지면 또다시 공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쟁 통에 41만 9,400여 명이 전사했어도 미국은 ‘나 홀로 호황’을 톡톡히 누리고 있던 터. 연합국의 병기 공급 기지 역할을 맡아 생산을 극대화한 덕에 경제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졌다. 반면 다른 연합국들은 경제적·사회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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