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가 송진까지 짜낸 까닭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11 07:20:121942년 4월11일, 일본 요코하마. 항구에 기쁨이 넘쳤다. 보르네오산 원유 5,100t을 적재한 유조선이 입항했기 때문이다. 남방의 석유가 일본에 들어오기는 처음. 요코하마 항구뿐 아니라 일본 전역이 들썩였다. ‘내 손으로 마음껏 뽑아 쓰는 원유’는 일본의 오랜 숙원이었기에 반가웠을 수밖에. 일본은 석유 외에도 전쟁 수행에 필수품인 철광석과 고무, 주석 같은 천연자원을 확보했다고 믿었다.태평양전쟁 직전 일본의 에너지 -
또 ‘무당의 경제학’인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10 04:00:001980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경선. 레이건 후보가 경제 공약을 내놓았다. 골자는 감세. ‘적극적인 감세정책을 펼치면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고소득층은 소비를 늘려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요지였다. 논쟁을 야기했지만 레이건의 정책 이론은 새로운 게 아니었다. 이른바 낙수 효과(落水效果·trickle down effect). 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와 투자 확대를 거쳐 저소득층의 소득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1904년 독일 사 -
거함 야마토의 최후와 그 유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07 07:21:32“300척이 넘는 미국 함대와 싸우기 위해 야마토는 일본 최후의 함대로써 전장을 향해 나아갔다/ 편도분만의 연료를 채운 출격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 결사의 출격이었다/ 미국 함대에서 출격한 1,000기를 넘는 함재기의 공격에 지상 최대의 전함은 커다란 폭염을 일으키며 침몰했다/ 야마토의 운명은 바닷속에 잠들 수밖에 없었다. 하늘을 날지 않는 한.”1977년 개봉된 극장용 만화영화 ‘우주전함 야마토’의 시작부 -
1882년 대미 수교…짝사랑 135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06 04:00:00‘미국과 조약을 맺다(朝, 美條約成·조, 미조약성).’ 조선왕조실록 고종 19년 4월6일자 기록이다. 양력으로는 1882년 5월22일. 조미수호통상조약은 조선이 서양과 맺은 첫 근대적 조약이지만 정작 조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배제됐다. 교섭과 문구 작성을 청나라가 도맡고 조선은 조인식에 처음으로 끼었을 뿐이다. 전문과 14개조로 이뤄진 조약이 체결된 직후 제물포 앞바다에서는 미국과 청나라의 군함들이 번갈아 축포 -
토마스 홉스와 독재의 유전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05 04:00:001588년 4월5일, 영국 남서부 맘즈베리의 작은 마을 웨스트포트. 스페인 무적함대가 쳐들어온다는 소식에 놀란 임산부가 아기를 조산했다. 칠삭둥이로 태어난 아기의 이름은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 17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사상가의 한 사람인 홉스는 훗날 자신의 출생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는 나를 공포와 쌍둥이로 낳았다.” 홉스는 4살 때 헤어진 부친의 성격도 물려받았다. 홉스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부친은 -
중국인 배척법, 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04 07:31:30한 사람이 중국인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린 적이 있다. ‘쓰레기’와 ‘성실한 민족.’ 한 입으로 두 얘기를 한 사람은 스탠퍼드 대학 설립자인 릴런드 스탠퍼드(Leland Stanford). 캘리포니아의 사업가 출신 정치인으로 1858년 ‘중국인과 몽골계 인종의 이주 금지법’을 추진할 때는 ‘인종 쓰레기’라고 불렀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거쳐 대륙횡단철도에 투자한 뒤부터는 평가가 극단적으로 바뀌었다. ‘성실하고 근면한 민 -
말 달리자...포니 익스프레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03 04:00:00약 6시간 10분. 미국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LA)까지 여객기로 가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다. 애초에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하는 데는 6개월 걸렸다. 미국인들이 캘리포니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해는 1848년부터. 거대 금광 발견 소식을 타고 1만5,000여 명 남짓하던 캘리포니아 인구는 3년 만에 25만여 명으로 불어났다. 사람들은 어떻게 캘리포니아로 갔을까. 세 가지 수단이 있었다. 첫째는 육로. 산과 강, 사막을 건너는데 6개 -
금융황제 모건과 해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3.31 04:00:00금융황제 모건과 해적서로 비슷한 모건(Morgan) 두 사람이 있다. 헨리 모건(Henry Morgan)과 존 피어폰트 모건(John Pierpont Morgan). 전자는 17세기 카리브해를 주름잡은 해적, 후자는 미국의 금융산업을 영국과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금융인이다. 둘은 혈통으로도 맺어진 모양이다. 모건 가문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저술가로 평가받는 론 처노의 역저 ‘금융제국 J.P. 모건’을 따라가 보자.‘피어폰트 모건의 호화 -
지우개를 머리에 단 연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3.30 04:00:00지우개를 머리에 단 연필 토머스 에디슨과 어네스트 헤밍웨이, 존 스타인백, 그리고 이어령. 연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발명가 에디슨은 조끼 주머니에 딱 맞는 몽당연필을 애용했다.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단 두 자루의 연필로 소설 한 권을 쓴 적이 있다. 소설 ‘분노의 포도’와 ‘에덴의 동쪽’으로 유명한 존 스타인 백은 ‘장미 꽃잎처럼 섬세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연필로 글을 썼다. 문화평론가 이어 -
콩도르세의 낙관, 가능할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3.28 07:14:06기본 소득 실시와 공교육 강화, 여성 권리 증진, 헌법 개정, 다수결 표결 방식 변경…. 21세기 한국의 대권 주자가 아니라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인 니콜라 콩도르세(Nicolas de Condorcet)가 추구했던 이상이다. 수학자이며 정치인이기도 했던 그는 인종 차별 철폐에도 애썼다. 군중의 생각이 끓는 죽처럼 바뀌던 프랑스 혁명기, 그는 정치인으로서는 성공하지 못한 채 죽었으나 그 생각만큼은 오늘날까지도 인류의 보편 -
워싱턴 벚꽃 축제의 그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3.27 04:00:00해마다 이맘때면 미국의 수도에서 화려한 벚꽃 축제가 열린다. 1912년 일본이 기증한 벚꽃 나무를 옮겨 심은 날을 기념하는 축제다. 미국 동북부의 봄을 알리는 이 축제는 연날리기와 폭죽, 가장행렬 등 다채로운 행사로도 유명하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 150만명이 먹고 자고 즐기는 데 쓰는 돈으로 지역 경제도 짭짤한 수익을 올린다. 정작 눈길이 가는 대목은 따로 있다. 자세히 들여보면 축제의 주인공이 -
세상을 바꾼 시계공의 30년 집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3.24 08:37:13해적과 뉴턴, 제임스 쿡 선장과 빵나무, 그리고 진화론.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난집합 같지만 이들에게는 공통분모가 둘 있다. 해상시계(chronometer)와 영국이라는. 해상시계는 일반 시계와 똑같은 시계지만 경도(傾度·longitude) 측정을 위해 정확도를 극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시계를 지칭한다. 영국 해군은 해상시계를 남들보다 일찍 갖춘 덕에 다른 나라 보물선을 보다 쉽게 털었다. 쿡 선장의 세 차례 세계 일주 항해도 -
뉴턴 연금술과 첼로너의 화폐 위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3.23 07:27:47“자연과 자연법칙이 어둠 속에 묻혀 있을 때, 신이 ‘뉴턴이 있으라!’ 하시니 모든 게 밝아졌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과학자 뉴턴’의 추도식(1727)에서 알렉산더 포프가 읊은 추도사다. 당대의 유명 시인이던 포프는 이 유명한 추도사를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가져왔다. 골목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아무렇게나 부르는 노래에서조차 뉴턴은 칭송의 대상이었다. 영국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최고의 자연과학자로 존경받았다.모두 -
주전소 혁파, 그러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3.22 04:00:00주전소 혁파, 그러나…조선왕조실록 고종 26년(1889년) 3월22일(시헌력·時憲曆 기준) 기사의 일부. ‘돈의 주조는 나라의 큰 정사인데, 그것은 곧 재정의 근원을 넉넉히 하고 백성들이 쓰기에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규격대로 주조하지 못하고 간사하고 거짓된 협잡이 여러 가지로 나타나는 데다가, 하물며 시장에서 물건 값이 날로 더욱 치달아 올라서 장차 어느 지경에 이를지 알 수 없습니다.…(중략)…관리들을 처벌하 -
소련을 일으킨 신경제정책(NEP)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3.21 04:00:001921년 3월21일, 모스크바. 소련 공산당 10차 전인대회가 ‘신경제정책(New Economic Policy)’을 채택했다. 골자는 시장 경제의 부분적 허용. 식량징발제를 폐지하는 대신 현물세를 도입했다. 농민들은 세금을 내고 나머지 잉여 생산물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대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의 국유화 조치도 풀렸다. 대기업과 중공업, 수송, 은행 부문만 국가가 직접 통제하고 나머지 분야는 시장에 맡긴 것이다.사회주의 소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