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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동침…상하이 공동성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27 08:25:081972년 2월27일 오후7시33분, 중국 상하이 금강대반점. 당초 예정 시간인 오후 5시보다 훨씬 늦게 헨리 키신저 백악관 안보담당 특별보좌관이 나타났다. 2차 대전 이후 지속된 냉전 체제의 일부를 붕괴시킨 미·중 상하이 공동선언이 발표된 순간이다. 미국과 중공(中共)은 견해가 엇갈리는 부문에 대한 입장을 먼저 적시하고 합의 사항을 밝혔다. 공동선언의 핵심은 ‘중공이 중국을 대표하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점. 대만 -
이븐 바투타의 위대한 여행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24 08:01:59이븐 바투타의 위대한 여행 이븐 바투타(Ibn Battuta). 여행가다. 중세 시대에 가장 긴 구간을 걸으며 세상을 글로 남긴 여행가. ‘동방견문록’의 마르코 폴로(Marco Polo, 1254 ~ 1324)보다 조금 후대 사람이다. 출생연도로만 따지면 둘의 시차는 48년. 바투타가 늦다. 마르코 폴로보다 나중에 태어난 바투타는 아프리카 북부와 스페인, 중동, 인도, 중국을 탐사한 저술 ‘여행기’를 남겼다. 동방견문록과 여행기. 둘은 기행문 -
최초의 국채, 건국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23 07:54:261950년 2월23일, 정부가 국채를 발행했다.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발행된 국채의 이름은 건국채(建國債). 조세 수입과 귀속 재산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재정 재원 확충을 위해 1949년 국회에서 제정한 법을 근거로 1억원 규모의 건국채를 시중에 선보였다. 액면가 최소 500원에서 최대 1천만원까지 7종이 발행된 건국채 정식 이름은 오분리건국국채(五分利建國國債). 이자가 연 5%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건국채 1회 발행분은 -
미·중 관계 시작… ‘중국 황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22 09:17:14한파가 기승이던 1784년 2월22일 미국 뉴욕 항. 쾌속 범선 한 척이 얼음이 채 풀리지 않은 항구를 빠져나갔다. 범선의 목적지는 중국. 영국과 싸워 독립을 쟁취한 미국이 동양과 교역로를 뚫기 위한 첫 시도였다. 신생 미국의 경제 여건은 혹독했던 추위만큼이나 얼어붙었던 터. 영국의 무역 보복 탓이다. 미국의 독립을 확약한 파리협정(1783년 9월) 체결 5개월 지난 시점. 영국은 서인도제도 무역 봉쇄를 시작으로 미국의 목을 -
커피하우스에서 영근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21 04:00:001689년 2월21일, 영국 정부의 관보(官報)인 런던 가제트에 이색 광고가 실렸다. ‘고급 시계 5개를 훔쳐 간 도둑을 신고하면 사례하겠다’는 도난 광고였다. 범인의 인상착의와 함께 신고시 상금으로 금화 1 기니(Guinea)를 걸었다. 노동자 임금 상승률을 기준으로 환산한 요즘 가치는 약 1,995파운드(원화 약 286만 원). 특이한 대목은 신고 및 연락 장소를 ‘타워 스트리트에 있는 에드워드 로이드의 커피하우스’로 정했다는 점 -
60년의 통한, CF-105 전투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20 04:00:00‘아예 CF-105가 더 낫다.’ 미국 록히드 마틴사가 개발하던 F-35 전투기의 성능에 의구심이 일기 시작한 지난 2010년, 캐나다에서 나온 주장이다. 일찌감치 F-35 전투기 개발 국제협력 프로그램에 참가한 캐나다에서 왜 이런 혹평이 나왔을까. 하긴 사업 초기인 2006년부터 F-35 무용론이 없지 않았다. 속도가 느리고 작전반경도 짧은 F-35 전투기는 국토가 넓은 캐나다의 작전 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것. 정부의 강행으로 사업은 -
무엇을 위한 화폐개혁이었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7 08:10:27무엇을 위한 화폐개혁이었나559억원→1조원. 한국전쟁 발발 2년 반 동안 한국은행의 화폐발행고 추이다. 전쟁 비용을 대느라 돈을 찍어댄 탓이다. 가진 게 없고 조세 수입도 미미한 판에 정부가 기댈 수 있었던 자금 조달 방법은 대외원조와 국채 발행, 신권 발행 등 세 가지였다. 미국의 원조가 예상을 밑돌고 국채는 제대로 소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는 한국은행에 손을 벌렸다. 한은은 돈을 찍어내 정부에 넘겼다. 당연히 물 -
1804년 트리폴리 해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6 08:45:43해군이 없는 나라. 영국과 싸워 독립을 쟁취한 미국이 그랬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확인된 1785년 육군을 대거 감축하고 해군은 아예 없앴다.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대륙(독립군) 해군이 독립전쟁에서 보유했던 함선은 모두 65척. 영국의 2,208척에 비해서는 턱없이 모자랐다. 동맹인 프랑스 해군의 도움이 있었다지만 대륙 해군은 한 줌의 전력으로 영국과 맞서느라 피도 많이 흘렸다. 종전시 불과 11척이 살아남았다. -
메인호 폭발의 미스터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5 07:35:21불황과 관세 전쟁, 군함의 원인 모를 침몰. 황색 언론의 왜곡 보도와 전쟁 사주(使嗾). 미국·스페인 전쟁 발발. 19세기 말 미국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 사건들이다. 기폭제는 1898년 쿠바 아바나 항에 정박 중이던 미국 전함 메인호(USS Maine) 폭발 사건. 뚜렷한 물증도 없이 용의자로 지목된 스페인에 미국은 전쟁을 선포했다. 결과는 미국의 압승. 고립주의에 머물던 미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식민지 확보에 뛰어들었 -
이탈리아, 장거리항공 시대를 열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4 04:00:001920년 2월14일, 로마 남서부 센토셀레 공항. 비행기 11대가 차례로 솟아올랐다. 가프로니사(社)의 Ca.3 중(重) 폭격기 4대와 아살도 사(社)의 SVA-9 훈련 겸 정찰기 7대로 이뤄진 편대가 동시 이륙할 때 군중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비행기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모험이었기 때문이다. 편대의 최종 목적지는 일본 도쿄(東京). 제1차 세계대전에서 병기로 활용가치가 입증된 항공기의 가능성을 널리 알리고 기록에도 도전하기 위해 -
근대화·국제화의 고통…콜레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3 08:01:341832년 2월13일, 런던 병원마다 구토와 설사, 탈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런던은 공포에 떨었다. 전형적인 콜레라 감염 증상이었기 때문이다. 콜레라가 러시아와 독일, 프랑스를 휩쓸 때도 영국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섬나라인 영국까지 콜레라균이 바다 건너 전염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1831년 말 잉글랜드 북동부 선덜랜드에 발틱해에서 출항한 선박 편으로 콜레라균이 들어왔다고 보고됐지만 런던은 안전하 -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0 07:36:3336년을 봉직한 회사. 세일즈맨으로 뛰기 힘들어 내근을 신청했는데 받아줄까. 요즘 같으면 어림없는 얘기지만 1940년대 말에는 통할 구석이 있었나 보다. 극작가 아서 밀러(Arthur Miller)가* 쓴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Salesman)’의 도입부에는 62세의 세일즈맨 윌리 로먼이 회사에 내근직을 요청하는 장면이 나온다. 로먼은 지인의 아들인 하워드 사장이 요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믿었다. ‘하워드’라는 이름까지 지어준 -
미운 오리의 변신, B-747 점보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9 08:37:111969년 2월9일 오전11시, 미국 시애틀 북부 에버렛시 보잉사 시험비행장. 잔설이 남아 있는 활주로를 박차고 거대한 기체가 솟구쳤다. 초대형 기체를 보려고 운집한 관객들의 환성과 박수가 터졌다. 아직도 생산라인이 가동되는 보잉747 점보제트기의 첫 비행 순간이다. 고도 610m에서 공항 상공을 선회한 시제기는 고도 4.7㎞까지 올라 눈 덮인 록키 산맥 위를 날았다. 미 공군의 F-86 전투기가 관찰기로 뒤를 따랐다. 1시간 50분 -
‘국가의 탄생’…왜곡과 대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8 08:17:17최초의 스펙터클 대작. 연극을 동영상으로 옮긴 데 불과한 초기 영화의 수준을 끌어올린 영화. 영화사의 분수령. 1915년 2월15일 개봉된 3시간 13분짜리(중간 휴식 포함) 무성영화 ‘국가의 탄생(The Birth of a Nation)’에 대한 찬사다. 촬영과 편집에서도 ‘국가의 탄생’은 기념비적 영화로 평가된다. 원근과 이동 촬영, 교차 편집, 음악 삽입 등의 기술이 처음으로 선보였다. 감독 겸 제작자 데이비드 위크 그리피스는 이 작 -
속으로 멍드는 나라…건륭제의 말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7 10:23:5618세기 후반, 세계 최강국은 어느 나라일까. 장담하기 어렵다. 식민지 개척과 산업혁명을 진행한 유럽 국가들이 성장하고 있었으나 중국도 강성하던 시기였으니까. 중국의 콧대는 높디 높았다. 1793년 통상을 요구하며 열하(熱河)까지 찾아온 영국 사절단에게 중국 황제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은 넓은 땅에서 나오는 물산이 풍부해 부족한 게 아무것도 없다. 교역이 왜 필요한가. 멀리서 찾아온 그대의 충성심을 알았으니 선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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