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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140년 도시바'의 몰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5 18:29:42140여년 역사의 도시바 본사가 위치한 도쿄도 미나토구 빌딩. 몇 해 전만 해도 이곳 최고층에는 역대 사장을 지냈던 경영진들의 호화로운 사무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도시바 사장들은 4년의 임기가 끝나면 상담역·고문을 맡아 후임 경영진을 감독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이른바 일본 특유의 ‘원정(院政) 시스템’이다. 지난 2000년 사장을 지냈던 니시무라 다이조는 한때 ‘도시바의 천황’으로 불렸을 정도다. 이런 -
[만파식적] 다코타 송유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4 18:52:03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큰 딸 말리아(19)가 지난달 24일 워싱턴에서 목격됐다. 가족이 모두 카리브 해로 퇴임 휴가를 떠나고 홀로 남았던 그가 다코타 송유관 건설 반대집회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다코타 송유관 건설은 지난해 말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로 중단된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말리아의 시위 참석은 워싱턴 정가에 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바로 이날 도널드 트럼프 신임 대통령은 송유관 공사 재개에 대한 행정 -
[만파식적] 무슬림 관광객 100만 시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3 18:24:22지난주 말 서울 명동 거리에 히잡을 두른 여성들이 관광버스에서 줄지어 내렸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온 관광객들이었다. 이들은 근처 음식점으로 이동하면서 셀카를 찍고 가이드 설명에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등 여느 관광객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특히 히잡을 머리에 두른 여성들은 긴장은커녕 되레 수다를 떨며 박장대소하기도 했다. 화장품 판매회사 임직원인 이들은 모두 1,154명, 인도네시아에서 온 -
[만파식적] 춤추는 금값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2 18:00:5619세기 미국 서부개척 시대에 광풍이 불던 골드러시는 그리 머지않은 우리 역사에도 등장한다. 1930년대 일제의 수탈 시절 황금광을 좇는 이들이 금맥과 노다지를 캐러 강원도 산천을 휘젓고 다녔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은 하천과 논밭은 물론 남의 묘지까지 파헤쳤다. 29세에 요절한 천재 작가 김유정(1908~1937)은 골드러시에 휩쓸려 한때 금광에 눈이 멀기도 했다. 그의 이런 경험은 두 편의 소설에 등장한다. 김유정이 작 -
[만파식적] '로케팅 소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9 18:47:55지난 2002년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확 잡아끄는 보고서를 하나 내놓았다. 경기 침체로 씀씀이가 줄어든 소비자들이 일반 생활용품은 싼 것을 쓰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한 두 가지 물건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열어 위안을 얻는 ‘작은 사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보스턴컨설팅은 이를 ‘로케팅(rocketing) 소비’라고 불렀다. 이런 소비 패턴은 일본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문학과 연극·영화 -
[만파식적] 마라라고 리조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8 17:47:03미국의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플로리다 끝자락의 키웨스트에서 나 홀로 휴가를 즐기곤 했다. 그는 ‘보석으로 치장된 감옥’이라는 백악관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키웨스트의 ‘리틀 백악관’에서 참모들과 포커 등을 즐긴 것으로 유명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겨울이면 고향인 하와이의 오아후 섬 별장에서 측근들과 골프를 즐기는 바람에 초호화 휴가라는 뒷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래도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
[만파식적] 여론조사 무용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7 18:30:00“데이터는 죽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와 미국 대통령선거 등에 관한 지난해의 주요 선거결과가 예측을 번번이 빗나간 후 나온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탄식이다. 예측도 예측이지만 투표결과에 대한 어떤 설명도 내놓지 못한 데 대해 여론조사를 업(業)으로 하는 전문가들이 현행 방식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내놓은 표현이다. 그래서 프랑스 최대 일간지 ‘르파리지앵’은 최근 격론 끝에 올 4월 치러지는 -
[만파식적] ‘앱팔이’ 은행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6 18:22:54요즘도 지하철역 입구 등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전단을 나눠주는 은행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말끔한 넥타이 차림의 정장이나 깔끔한 유니폼을 입은 남녀 은행원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확 달라진 게 하나 있다. 바로 전단에 적힌 내용이다. 2~3년 전까지는 무슨 무슨 적금이나 펀드 가입을 권유하는 게 대다수였다. 높은 이율을 큼지막하게 인쇄한 전단에 한두 번쯤 눈길을 빼앗긴 직장인들이 -
[만파식적]일본공적연금의 정치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5 19:25:57지난 1961년 국민연금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초기만 해도 연금복지사업단을 만들어 복지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연금 가입자에게 주택매입자금과 학자금을 빌려주거나 전국 각지에 휴양시설인 그린피아를 짓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13곳의 그린피아가 경영난에 빠져 원금의 5%도 회수하지 못했고 일부는 중국 업체에 매각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당시 손실액만 따져도 3,800억엔에 달해 -
[만파식적] 딸네 집, 아들네 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2 18:30:00“딸네 집 자리는 가시방석이라는데 이거라도 깔아야 덜 따끔대지.” 박완서의 소설 ‘살아 있는 날의 시작’에서 시집간 딸네 집으로 들어가는 어머니가 딸에게 그동안 쌈짓돈으로 모은 지폐 다발을 보여주며 한 말이다. 소설은 50대 직장 여성을 화자(話者)로 내세워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돼 있으며 에피소드마다 여성 문제 등 당시의 사회문제 한 가지씩을 제기하고 있다. 동아일보에 연재된 것이 1979~1980년이니까 이제는 4 -
[만파식적] 주부 아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1 18:28:44우리나라에도 유명한 어린이 TV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의 작가 모 윌리엄스. 뉴욕타임스가 ‘21세기 가장 크고 새로운 재능을 가진 인물’로 꼽고 ‘에미상’을 다섯 번이나 거머쥐었던 그였지만 지난 2003년 돌연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후 ‘주부’로 전업했다. 일을 집에서 하고 싶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2살 된 딸 ‘트릭시’와 함께 지내는 것이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고백이다. “내 책에 나 -
[만파식적] 항공로 트래픽 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1.31 18:30:00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 아니라 불과 30년 전만 해도 아무나 비행기를 탈 수 없었다. 1983년 여권 발급제한이 풀리기는 했지만 해외여행을 떠나려면 통장에 200만원이 1년 동안 예금돼 있어야 했다. 당시 돈 200만원은 대학교 1년 치 등록금. 외화 낭비를 막겠다는 취지였다. 봄·가을철 제주행 비행기를 타면 온통 신혼부부 일색이었던 것도 그래서다. 제주에는 늘 정장을 차려입은 신랑과 연분홍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신부로 -
[만파식적] 라면 3억弗 수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1.30 18:11:48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핫 치킨 라면 챌린지(hot chicken ramen challenge)’ 또는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를 치면 라면을 먹고 매워서 쩔쩔매는 외국인들의 동영상이 넘쳐난다. 주로 불닭볶음면·팔도불짬뽕 등 한국산 매운 라면을 먹는 모습을 찍은 것들이다.‘챌린지’라는 단어에서 짐작되듯 매운 라면을 먹는 것은 외국인들에게는 단순한 시식이 아니라 모험이다. “중독성이 강한 한국의 매운맛 -
[만파식적] 다우지수 2만시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1.26 16:48:19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둔 지난 4일(현지시간). 수십명의 반트럼프 시위대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뉴욕 본사 로비를 점거한 채 ‘골드만삭스는 거버먼트삭스(Government Sachs)’라고 쓴 검은 현수막을 흔들며 농성을 벌였다. 트럼프가 골드만삭스 출신 인사들을 정부 요직에 대거 임명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소동을 겪고도 트럼프 당선 이후 주가가 30%나 뛰어오르며 정권 교체의 최대 -
[만파식적] 세뱃돈 스트레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1.25 18:30:002005년 새해 첫날 서울 혜명보육원생 15명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았다.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은 원생들이 세배를 했을 때 전 전 대통령이 세뱃값으로 건넨 돈은 무려 100만원. 김영삼 전 대통령,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원생들에게 각각 30만원씩 준 것과 비교할 때 세 배나 많은 것이었다. ‘역시 통이 크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대통령 재직 당시 뇌물 수수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수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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