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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젓가락질’ 면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06 18:31:022014년 말 어느 이동통신사 2차 면접장. 지원자들이 면접장에 들어서자 임원 한사람이 공 3개씩을 주며 “저글링(juggling)을 해보세요”라고 주문했다. 일순간 지원자들의 얼굴에 당혹감이 묻어났다. 지원자들이 하나둘 허공에 공을 던지기 시작했지만 저글링에 성공한 사람은 없었다. 떨어진 공이 바닥을 굴러다니자 공을 막으려는 사람, 다른 지원자에게 공을 던진 사람 등으로 면접장은 한순간 아수라장이 됐다고 한다.모 전자 -
[만파식적] ‘트위터 정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05 19:03:03“Hello, Twitter! It’s Barack(안녕, 트위터! 나 버락일세).” 지난해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 계정을 열면서 올린 첫 인사말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대통령이 직접 관리하는 유일한 트위터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의 트위터는 불과 4시간 만에 100만명의 팔로어를 돌파하면서 세계 신기록도 갈아치웠다. 오바마는 미국 대통령을 의미하는 ‘POTUS’를 트위터 계정으로 삼아 ‘아빠, 남편, 그리고 미국의 44 -
[만파식적] 27센트짜리 탐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04 18:30:00“은행가를 죽여라.” 월스트리트 금융사에 대한 극단적 적개심을 드러내는 이 표현은 영화 ‘라스트홈’에 나오는 대사다. 미국 플로리다의 건설노동자 데니스 내쉬는 회사부도로 주택담보대출이 연체돼 집이 압류된다. 아들, 홀어머니와 함께 길거리로 나앉게 된 내쉬는 오히려 부동산 브로커에게 1,000가구의 연체자들을 한 달 내 퇴거시키는 일을 제안받는다. 고민하던 그에게 제안자는 “100명 중 한 명만 방주에 타는 거야. -
[만파식적] 석유 감산史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01 18:57:07이스라엘과 이집트·시리아의 4차 중동 전쟁이 한창이던 1973년 10월16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 6개국이 긴급 회동을 가졌다. 발표 내용은 가공할 만한 것이었다. 원유값을 배럴당 2.9달러에서 5.11달러로 올리고 매달 5%씩 감산해 2년 후에는 아예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것. 이스라엘을 지원하던 미국·네덜란드·일본 등에는 수출 중단 조치까지 꺼냈다. 사상 처음 겪는 석유 감산과 수출 중단 조치에 전 세계는 충격에 -
[만파식적] 이임(離任)의 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30 18:30:34지난 1988년 2월 대통령 임기 5년 단임제가 도입된 후 지금까지 장관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남짓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 49명의 평균 재임 기간은 18.9개월로 2년이 채 안 됐고 노무현 정부 때에는 11.4개월에 그쳤다. 이 정부도 별반 다를 게 없다. 개인의 결함이나 능력부족 때문에 단명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정책실패에 따른 문책이나 정략적인 이유로 교체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위 공직자들의 -
[만파식적] 이력서 사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9 18:30:00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홍대입구역과 강남역 근처에는 취업용 이력서 사진으로 유명한 스튜디오가 있다. 이곳은 여느 동네 사진관과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의상을 고를 수 있는 공간과 사진 찍는 장소, 포토숍 구역 등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작업 순서는 이렇다. 손님이 번호표를 뽑아 대기하고 있으면 담당 사진사가 지정되고 사진 촬영에 들어간다. 테스트 컷에 본 촬영까지 여러 장을 찍은 후 포토숍 구역으로 옮겨 사진사 -
[만파식적]타타家 경영권 분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8 18:24:12인도 뭄바이의 말라바르 언덕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된 ‘침묵의 탑(Tower of Silence)’이 있다. 조로아스터교(배화교)의 신자인 파르시(Parsi)족들이 조장(鳥葬)을 치르는 장례식장으로 주변에는 파르시족의 폐쇄적인 공동체가 자리 잡고 있다. 조로아스터교 신도들은 뭄바이에 많이 살고 있는데 이교도와의 결혼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바람에 종족 보존마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인도 최대그룹인 타타 -
[만파식적] 정치인의 말빚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7 18:00:00세수 78세, 법랍 54세로 입적한 법정 스님은 2010년 2월 임종을 한 달가량 앞두고 유언장을 발표한다. “내 이름으로 출판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라.” 이생에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겠다는 ‘절판 선언’이었다. 이후 그의 이름으로 쓰인 모든 책은 회수됐고 지금도 공식적으로 판매되는 서적은 없다. 강원도 산골에서 직접 땔감을 구하고 밭을 일구며 무소유의 삶을 살았던 법정 스님은 법문 -
[만파식적] 킹메이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4 19:14:55왕(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의 ‘킹메이커’는 언론 용어다. 정당 내 일정 지분을 갖고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이나 대선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력 정치인 내지 막후 실력자로 받아들여진다. 정치학자들은 대체로 현대 한국 정치 특유의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킹메이커의 출현 배경을 고질적인 지역 구도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마치 봉건영주처럼 이 지역에서 표를 얻고 싶으면 ‘나한테 잘 보여야 한다’는 식 -
[만파식적] 회춘의 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3 18:30:00스위스 서부 레만호(湖)의 휴양지 몽트뢰에 가면 최고급 휴양시설을 만날 수 있다. 85년 역사를 가진 ‘라 프레리’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회춘’ 치료. 양의 태아에서 살아 있는 세포를 추출해 사람에게 주사하는 프로그램과 면역 증강, 피부 항산화 치료 등 6일간 치료를 받는데 비용이 무려 2만5,530스위스프랑(약 2,600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 시절 교황이었던 -
[만파식적] 동전없는 사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2 18:30:00지난 2003년 2월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교회에 신용카드 기기가 설치됐다. 헌금을 신용카드로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세계 첫 사례다. 이 교회 목사는 이렇게 배경을 설명했다. “신자 중 상당수가 현찰을 갖고 다니지 않고 신용카드를 쓰는 젊은이들이어서….” 이후 스웨덴에서는 성당이나 교회에서 헌금을 카드로 결제하는 광경이 낯설지 않게 됐다. 지금도 스웨덴은 ‘현금 없는 사회’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힌 -
[만파식적] 메르켈 리더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1 18:28:38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엊그제 임기 중 마지막 방문지인 독일 베를린을 찾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메르켈은 ‘안녕이라고 말하기 참 어렵다’며 안타까워했고 오바마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두 정상은 앞서 독일 주간지에 실린 공동 기고문에서 “세계화 이전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독일인과 미국인이 협력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곧바로 오 -
[만파식적] 독대(獨對)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0 19:05:061,000만 관객이 넘었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는 조선 15대 왕 광해군이 비서실장인 도승지 허균과 독대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래서 독대는 일반에게 글자 그대로 단둘이 만나는 것보다 임금이 다른 사람의 배석 없이 신하와 따로 만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광해’뿐만 아니라 역사를 다룬 TV 드라마나 영화 등 창작물에서 너무 익숙하게 봐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조선 시대에 실제 임금과 독대하는 일은 -
[만파식적] post-truth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17 19:02:251923년 9월 강도 7.9의 대지진으로 도쿄가 아수라장이 되자 일본 정부는 전국에 긴급 전문을 보냈다. ‘조선인이 각지에서 방화하고 도쿄 시내에는 폭탄을 소지하고 석유를 뿌리는 자가 있다. 조선인의 행동을 엄밀히 단속하라’는 내용이었다. 곧이어 일본인들의 대대적인 ‘조선인 사냥’이 이뤄졌다. 한 경찰서에 수용돼 있던 한국인 83명은 기병대 1개 중대가 휘두른 칼에 목숨을 잃었고 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던 38명도 어린아 -
[만파식적] 가명 논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16 18:30:001980년대 노동문학의 새 장을 연 시인 박노해의 본명은 박기평이다. 노해는 ‘노동해방’의 약칭. ‘사사방(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과 대학 새내기의 교양입문서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쓴 이진경은 ‘이것이 진짜 경제학이다’를 줄인 가명이라는 얘기가 있다. 본명은 박태호다.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을 하던 애국지사들 상당수도 가명을 사용했다. 님 웨일스의 ‘아리랑’에 나오는 독립운동가 김산 역시 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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