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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사라지는 수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1.04 09:22:40‘한국의 슈바이처’로 잘 알려진 장기려 박사가 부산 복음병원에서 일할 때의 일화다. 하루는 병원문을 나서는데 늙은 거지가 구걸을 했다. 옷 구석구석을 한참 뒤적거리다 양복 속 주머니에서 월급으로 받은 수표를 발견한 장 박사는 수표를 거지의 손에 쥐어 주며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수표라는 것인데 은행에 가면 돈으로 바꿔줄 겁니다.” 지난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 샐러리맨들은 장 박사처럼 수표로 월급이나 수 -
[만파식적] '비저너리(visionary) 리더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1.02 18:23:47기원전 334년 봄. 알렉산더 대왕은 세계 정복의 원대한 꿈을 안고 3만7,000명의 병사들과 함께 페르시아 원정에 나섰다. 그가 10여년 동안 2만7,000㎞의 대장정에서 자신보다 4~5배 많은 대군을 잇따라 격파하며 제국을 건설한 원동력은 바로 ‘하나의 인류’라는 원대한 비전과 꿈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인간 존중의 가치를 세계에 전파하자며 부하들을 설득하고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
[만파식적] 관타나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1.01 19:08:14우리 ‘아리랑’과 비슷한 쿠바의 노래가 ‘관타나메라’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등 재즈 악단의 공연으로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관타나메라’의 뜻은 ‘관타나모의 시골아가씨’. 19세기 쿠바의 독립 영웅인 호세 마르티의 ‘소박한 노래’라는 시집에서 가사를 따오고 전통 민요곡조인 이 노래는 지금도 ‘제 2의 국가(國歌)’로 불릴 정도다. 관타나모 출신인 사람의 가난하고 순박한 고향 마을과 사람들에 대한 그리 -
[만파식적] 해맞이 경제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29 18:46:07‘정동진 해맞이 관광 경제효과 한해 최고 7,460억원.’ 강릉의 정동진 해돋이 축제가 시작된 이듬해인 1999년 10월6일 국내 신문 여러 곳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기사에는 당시 강릉대 관광경영학과 정의선 교수가 발표한 논문이 인용됐다. 요지는 정동진 해돋이 행사로 인한 파급효과를 진단해 보니 연간 5,552억~7,460억원에 달한다는 것. 방문객 1인당 소비지출에 관광소비지출 승수를 감안한 규모다. 수만명의 관광객이 몰리 -
[만파식적] '닭실마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28 18:38:14어느 날 신라 탈해왕이 금성 서쪽 숲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리면서 환한 빛으로 가득해 신하를 보내 살피게 했다. 숲에 갔더니 금으로 만든 조그만 궤짝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고 흰 닭이 그 아래에서 울고 있었다. 궤짝 속에는 준수한 용모의 아이가 있었는데 왕은 하늘에서 보냈다며 이름을 알지(閼智)로 짓고 태자로 삼았다고 한다. 그가 바로 경주 김씨의 시조인 알지다. 이 숲은 원래 시림(始林)이라고 하던 것을 알지가 발견 -
[만파식적]'츤데레'현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27 18:30:00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도대체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 신조어다. 대부분 중년들은 인터넷이나 TV에 나오는 신조어를 그때그때 사전 찾듯이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것이 다반사다. 이처럼 익숙지 않은 신조어 중 하나가 ‘츤데레’다. 새침하고 퉁명스러운 모습을 나타내는 일본어 의태어인 ‘츤츤(つんつん)’과 달라붙는 모습을 표현하는 ‘데레데레(でれでれ)’가 합쳐진 말이다.겉으로는 쌀쌀맞아 -
[만파식적] 빈집 보조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26 18:34:52‘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 일본은 ‘빈집 대국’이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빈집 물건을 소개하고 집주인과 입주자 사이에 중개도 하는 ‘빈집 뱅크’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지자체들은 지역 내 빈집 정보를 모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다. 이주 희망자들이 어디서든 빈집 정보를 보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중앙정부까지 나섰다. 국토교통성은 내년에 정부 차원의 ‘빈집·빈 토지 뱅크’를 만 -
[만파식적] ‘007 메모리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25 18:00:00“작전 중 사망하거나 작전이 외부에 노출됐을 경우 국가는 당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이다. 이 명령문은 30초 후에 자동 폭파(삭제)된다.” ‘007’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 등의 첩보영화에 이런 대사가 종종 등장한다. 지령 멘트가 나오고 곧 수행 미션이 담긴 장비가 연소되는 장면은 이들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다. 혹시 주변에 있을지 모르는 적들로부터 스파이의 존재와 본부의 지령을 완벽하게 숨긴다는 설정이다. 새 시 -
[만파식적] 책 읽는 기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22 18:54:22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1만4,000여권의 책을 소장한 개인 도서관을 가장 아낄 만큼 유명한 독서광이다. 그는 어릴 적 마을 도서관이 오늘의 성공을 만들었다고 말하곤 한다. MS가 사내 도서관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임직원들에게 다양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이런 경영철학이 깔려 있을 것이다. MS에 입사하면 가장 먼저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점심 식사에 참석해 도서관 활용법부터 배우는 게 오랜 관 -
[만파식적] 반씨 소보(小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21 18:54:06반(潘)씨는 중국에서 온 ‘도래성(渡來姓)’이다. 기성(거제의 옛 지명)·광주·남평 등 세 본관이 있지만 원류인 시조 반부(潘阜)는 한림학사를 거쳐 이부상서를 지낸 남송시대의 관리였다. 몽골 정벌을 황제에게 간했으나 간신인 가사도(賈似道)의 꾀임으로 죽임이 당연히 예상된 몽골에 사신으로 보내진다. 그러나 원 세조는 그를 아껴 죽이지 않고 벼슬을 제안했으나 그는 사양한다.그 무렵 원나라 수도 대도(大都·베이징)에 -
[만파식적] 위작 열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20 18:31:09추사 김정희의 작품은 걸출함만큼 위작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시중에 유통되는 작품 중 절반, 심지어 70% 이상이 ‘가짜’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선게비불(禪偈非佛)’ ‘승련노인(勝蓮老人)’ ‘검가(劍家)’ 등 주요 전시회에 출품됐던 상당수 작품들이 위작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002년에는 전시됐던 주요 추사 작품 중 진품은 9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48개는 타인의 것이거나 위작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러 -
[만파식적] 화폐개혁 빛과 그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19 18:41:32북한은 2009년 11월30일 구권 100원을 신권 1원으로 교환하는 ‘깜짝’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경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암시장을 폐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역효과만 초래했다. 물가는 10배나 뛰었고 교환하지 못한 돈을 강물에 내다 버리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당계획 재정부장이었던 백남기와 북한의 2인자였던 장성택이 처형당한 이유다. 소련 붕괴도 화폐개혁 실패가 일조했다. 1991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
[만파식적] ‘료칸(旅館)외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18 18:46:08지난 2009년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이색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 장소는 ‘바냐’로 불리는 전통 사우나였고 두 정상은 통역자만 배석시킨 채 허심탄회하게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카자흐스탄으로서는 옛 종주국이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몇몇 정상에게만 행했던 최고의 환대였다. 중앙아시아나 러시아에서는 사우나가 주요 협상장으로 활용될 정도로 돈 -
[만파식적] 북극 얼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15 18:56:35북극곰에게 해빙(海氷 ·바다얼음)은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바다표범 등 겨울철 먹이 사냥도 그렇지만 암수가 만나 번식하고 새끼를 기르는 대부분의 생존활동을 얼음 위에서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TV에서 방영된 ‘북극곰의 눈물’도 여름철에 육지로 나왔다가 바다가 얼지 않아 북극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북극곰에 대한 캐나다 작은 마을의 구조활동을 다루고 있다. 구조는 마취상태의 곰을 헬기로 더 추운 북쪽으로 옮겨놓는 -
[만파식적] 계란 대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2.14 18:35:0913가지 필수비타민과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 있고 고단백질과 항산화제가 들어 있는 완전식품. 70㎈의 열량을 보유하고 있어 체중관리는 물론 뇌 기능 활성화와 임산부 건강에 특히 좋은 보양식. 서민 반찬 계란이다. 한국에서 고아들을 1,000여명이나 돌봐 ‘고아들의 아버지’라고까지 불렸던 일본인 전도사 소다 가이치씨조차 계란이 몸에 좋다는 사실을 알고 아이들 몰래 매일 한 알씩 챙겨 먹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그는 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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