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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음주 거부 팔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23 18:15:37‘22’.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음주 사고로 죽은 대학생 수다. 대한보건협회의 통계이니 알려지지 않은 사고를 감안하면 이보다 많지 싶다. 만취 상태에서 몸을 다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2~3월에 술로 인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학회·동아리를 중심으로 오리엔테이션(OT), MT 같은 모임과 술자리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몇 년을 보더라도 ‘술 강권하는 대학문화’ 탓 -
[만파식적] 에르메스 핸드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22 18:41:24지난해 9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뇌물 스캔들이 불거지자 부인 로스마 만소르 여사의 호화 쇼핑이 입방아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스마 여사는 일정한 수입이 없는데도 몇 년 동안 신용카드로 600만달러어치의 물건을 사들였다. 로스마 여사는 영국·미국의 유명 백화점에서 고가 보석류와 명품을 구매했는데 가격이 수천만원대인 에르메스 핸드백만 수십개에 달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국영투자기업인 -
[만파식적] 비운의 베트남 랜드마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21 18:16:41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에펠탑, 부르즈 할리파. 각각 뉴욕과 파리, 두바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들이다. 도시를 넘어 일국의 상징물 같은 명소인 이곳은 관광객이라면 한 번쯤 들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들 정도의 마력이 있다. 가봤더니 별거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래도 가고도 보지 않으면 뭔가 놓쳤다는 허전함은 어쩔 수 없다. 해외 랜드마크 가운데 우리와 인연이 깊은 곳이 더러 있다. 최고층 빌딩건축에 강한 우리 건설업체가 -
[만파식적] 벨라루스의 실업자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20 17:44:10198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브로드스키는 조국 러시아에서 젊은 시절 의미 있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아야 했다. 그의 고향인 레닌그라드의 한 신문이 브로드스키의 시에 대해 ‘외설적이고 반소비에트적 작품’이라는 비판기사를 싣자 당국에서 사회적 유해분자로 몰아 재판에 기소했기 때문이다. 법정에서는 시인이라는 직업의 사회적 기여도와 역할을 놓고 논란이 빚어졌다. 당시 재판관은 “당신을 누 -
[만파식적] 한국인의 인지 오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9 18:00:00수년 전 영국의 한 대학에서 이런 실험을 했다. 휴게실에 음료수를 비치하고 값은 알아서 내도록 작은 상자를 옆에 뒀다. 함께 적어놓은 가격표 위에는 작은 사진도 붙였다. 연구가 진행된 10주 동안 사람의 눈, 꽃 사진이 번갈아 등장했다. 눈은 평범하게 쳐다보는 모습부터 무섭게 째려보는 눈 등 다양했다. 재미있는 것은 실험 기간에 아무도 사진에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았지만 매주 들어오는 금액에는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 -
[만파식적] 항공기 펀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6 18:54:58지난해 11월8일 메리츠종금증권은 1조원 규모의 초대형 항공기 펀드를 출범시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통상 항공기 펀드 설정액이 1,000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매머드 펀드가 탄생한 셈이다. 일본 미즈호증권과 함께 조성한 이 펀드는 GE 계열사인 에이비에이션서비스(GECAS)로부터 항공기 20대를 일괄 매입한 뒤 저비용항공사(LCC)에 임대해 수익을 올리게 된다. 최근 들어 저금리의 장기화와 증시 부진으로 투자처가 마 -
[만파식적] '140년 도시바'의 몰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5 18:29:42140여년 역사의 도시바 본사가 위치한 도쿄도 미나토구 빌딩. 몇 해 전만 해도 이곳 최고층에는 역대 사장을 지냈던 경영진들의 호화로운 사무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도시바 사장들은 4년의 임기가 끝나면 상담역·고문을 맡아 후임 경영진을 감독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이른바 일본 특유의 ‘원정(院政) 시스템’이다. 지난 2000년 사장을 지냈던 니시무라 다이조는 한때 ‘도시바의 천황’으로 불렸을 정도다. 이런 -
[만파식적] 다코타 송유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4 18:52:03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큰 딸 말리아(19)가 지난달 24일 워싱턴에서 목격됐다. 가족이 모두 카리브 해로 퇴임 휴가를 떠나고 홀로 남았던 그가 다코타 송유관 건설 반대집회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다코타 송유관 건설은 지난해 말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로 중단된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말리아의 시위 참석은 워싱턴 정가에 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바로 이날 도널드 트럼프 신임 대통령은 송유관 공사 재개에 대한 행정 -
[만파식적] 무슬림 관광객 100만 시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3 18:24:22지난주 말 서울 명동 거리에 히잡을 두른 여성들이 관광버스에서 줄지어 내렸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온 관광객들이었다. 이들은 근처 음식점으로 이동하면서 셀카를 찍고 가이드 설명에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등 여느 관광객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특히 히잡을 머리에 두른 여성들은 긴장은커녕 되레 수다를 떨며 박장대소하기도 했다. 화장품 판매회사 임직원인 이들은 모두 1,154명, 인도네시아에서 온 -
[만파식적] 춤추는 금값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12 18:00:5619세기 미국 서부개척 시대에 광풍이 불던 골드러시는 그리 머지않은 우리 역사에도 등장한다. 1930년대 일제의 수탈 시절 황금광을 좇는 이들이 금맥과 노다지를 캐러 강원도 산천을 휘젓고 다녔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은 하천과 논밭은 물론 남의 묘지까지 파헤쳤다. 29세에 요절한 천재 작가 김유정(1908~1937)은 골드러시에 휩쓸려 한때 금광에 눈이 멀기도 했다. 그의 이런 경험은 두 편의 소설에 등장한다. 김유정이 작 -
[만파식적] '로케팅 소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9 18:47:55지난 2002년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확 잡아끄는 보고서를 하나 내놓았다. 경기 침체로 씀씀이가 줄어든 소비자들이 일반 생활용품은 싼 것을 쓰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한 두 가지 물건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열어 위안을 얻는 ‘작은 사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보스턴컨설팅은 이를 ‘로케팅(rocketing) 소비’라고 불렀다. 이런 소비 패턴은 일본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문학과 연극·영화 -
[만파식적] 마라라고 리조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8 17:47:03미국의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플로리다 끝자락의 키웨스트에서 나 홀로 휴가를 즐기곤 했다. 그는 ‘보석으로 치장된 감옥’이라는 백악관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키웨스트의 ‘리틀 백악관’에서 참모들과 포커 등을 즐긴 것으로 유명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겨울이면 고향인 하와이의 오아후 섬 별장에서 측근들과 골프를 즐기는 바람에 초호화 휴가라는 뒷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래도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
[만파식적] 여론조사 무용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7 18:30:00“데이터는 죽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와 미국 대통령선거 등에 관한 지난해의 주요 선거결과가 예측을 번번이 빗나간 후 나온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탄식이다. 예측도 예측이지만 투표결과에 대한 어떤 설명도 내놓지 못한 데 대해 여론조사를 업(業)으로 하는 전문가들이 현행 방식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내놓은 표현이다. 그래서 프랑스 최대 일간지 ‘르파리지앵’은 최근 격론 끝에 올 4월 치러지는 -
[만파식적] ‘앱팔이’ 은행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6 18:22:54요즘도 지하철역 입구 등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전단을 나눠주는 은행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말끔한 넥타이 차림의 정장이나 깔끔한 유니폼을 입은 남녀 은행원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확 달라진 게 하나 있다. 바로 전단에 적힌 내용이다. 2~3년 전까지는 무슨 무슨 적금이나 펀드 가입을 권유하는 게 대다수였다. 높은 이율을 큼지막하게 인쇄한 전단에 한두 번쯤 눈길을 빼앗긴 직장인들이 -
[만파식적]일본공적연금의 정치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2.05 19:25:57지난 1961년 국민연금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초기만 해도 연금복지사업단을 만들어 복지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연금 가입자에게 주택매입자금과 학자금을 빌려주거나 전국 각지에 휴양시설인 그린피아를 짓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13곳의 그린피아가 경영난에 빠져 원금의 5%도 회수하지 못했고 일부는 중국 업체에 매각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당시 손실액만 따져도 3,800억엔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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