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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이임(離任)의 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30 18:30:34지난 1988년 2월 대통령 임기 5년 단임제가 도입된 후 지금까지 장관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남짓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 49명의 평균 재임 기간은 18.9개월로 2년이 채 안 됐고 노무현 정부 때에는 11.4개월에 그쳤다. 이 정부도 별반 다를 게 없다. 개인의 결함이나 능력부족 때문에 단명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정책실패에 따른 문책이나 정략적인 이유로 교체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위 공직자들의 -
[만파식적] 이력서 사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9 18:30:00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홍대입구역과 강남역 근처에는 취업용 이력서 사진으로 유명한 스튜디오가 있다. 이곳은 여느 동네 사진관과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의상을 고를 수 있는 공간과 사진 찍는 장소, 포토숍 구역 등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작업 순서는 이렇다. 손님이 번호표를 뽑아 대기하고 있으면 담당 사진사가 지정되고 사진 촬영에 들어간다. 테스트 컷에 본 촬영까지 여러 장을 찍은 후 포토숍 구역으로 옮겨 사진사 -
[만파식적]타타家 경영권 분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8 18:24:12인도 뭄바이의 말라바르 언덕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된 ‘침묵의 탑(Tower of Silence)’이 있다. 조로아스터교(배화교)의 신자인 파르시(Parsi)족들이 조장(鳥葬)을 치르는 장례식장으로 주변에는 파르시족의 폐쇄적인 공동체가 자리 잡고 있다. 조로아스터교 신도들은 뭄바이에 많이 살고 있는데 이교도와의 결혼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바람에 종족 보존마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인도 최대그룹인 타타 -
[만파식적] 정치인의 말빚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7 18:00:00세수 78세, 법랍 54세로 입적한 법정 스님은 2010년 2월 임종을 한 달가량 앞두고 유언장을 발표한다. “내 이름으로 출판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라.” 이생에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겠다는 ‘절판 선언’이었다. 이후 그의 이름으로 쓰인 모든 책은 회수됐고 지금도 공식적으로 판매되는 서적은 없다. 강원도 산골에서 직접 땔감을 구하고 밭을 일구며 무소유의 삶을 살았던 법정 스님은 법문 -
[만파식적] 킹메이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4 19:14:55왕(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의 ‘킹메이커’는 언론 용어다. 정당 내 일정 지분을 갖고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이나 대선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력 정치인 내지 막후 실력자로 받아들여진다. 정치학자들은 대체로 현대 한국 정치 특유의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킹메이커의 출현 배경을 고질적인 지역 구도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마치 봉건영주처럼 이 지역에서 표를 얻고 싶으면 ‘나한테 잘 보여야 한다’는 식 -
[만파식적] 회춘의 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3 18:30:00스위스 서부 레만호(湖)의 휴양지 몽트뢰에 가면 최고급 휴양시설을 만날 수 있다. 85년 역사를 가진 ‘라 프레리’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회춘’ 치료. 양의 태아에서 살아 있는 세포를 추출해 사람에게 주사하는 프로그램과 면역 증강, 피부 항산화 치료 등 6일간 치료를 받는데 비용이 무려 2만5,530스위스프랑(약 2,600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 시절 교황이었던 -
[만파식적] 동전없는 사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2 18:30:00지난 2003년 2월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교회에 신용카드 기기가 설치됐다. 헌금을 신용카드로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세계 첫 사례다. 이 교회 목사는 이렇게 배경을 설명했다. “신자 중 상당수가 현찰을 갖고 다니지 않고 신용카드를 쓰는 젊은이들이어서….” 이후 스웨덴에서는 성당이나 교회에서 헌금을 카드로 결제하는 광경이 낯설지 않게 됐다. 지금도 스웨덴은 ‘현금 없는 사회’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힌 -
[만파식적] 메르켈 리더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1 18:28:38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엊그제 임기 중 마지막 방문지인 독일 베를린을 찾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메르켈은 ‘안녕이라고 말하기 참 어렵다’며 안타까워했고 오바마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두 정상은 앞서 독일 주간지에 실린 공동 기고문에서 “세계화 이전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독일인과 미국인이 협력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곧바로 오 -
[만파식적] 독대(獨對)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0 19:05:061,000만 관객이 넘었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는 조선 15대 왕 광해군이 비서실장인 도승지 허균과 독대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래서 독대는 일반에게 글자 그대로 단둘이 만나는 것보다 임금이 다른 사람의 배석 없이 신하와 따로 만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광해’뿐만 아니라 역사를 다룬 TV 드라마나 영화 등 창작물에서 너무 익숙하게 봐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조선 시대에 실제 임금과 독대하는 일은 -
[만파식적] post-truth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17 19:02:251923년 9월 강도 7.9의 대지진으로 도쿄가 아수라장이 되자 일본 정부는 전국에 긴급 전문을 보냈다. ‘조선인이 각지에서 방화하고 도쿄 시내에는 폭탄을 소지하고 석유를 뿌리는 자가 있다. 조선인의 행동을 엄밀히 단속하라’는 내용이었다. 곧이어 일본인들의 대대적인 ‘조선인 사냥’이 이뤄졌다. 한 경찰서에 수용돼 있던 한국인 83명은 기병대 1개 중대가 휘두른 칼에 목숨을 잃었고 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던 38명도 어린아 -
[만파식적] 가명 논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16 18:30:001980년대 노동문학의 새 장을 연 시인 박노해의 본명은 박기평이다. 노해는 ‘노동해방’의 약칭. ‘사사방(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과 대학 새내기의 교양입문서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쓴 이진경은 ‘이것이 진짜 경제학이다’를 줄인 가명이라는 얘기가 있다. 본명은 박태호다.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을 하던 애국지사들 상당수도 가명을 사용했다. 님 웨일스의 ‘아리랑’에 나오는 독립운동가 김산 역시 가명이다 -
[만파식적] 반려동물 부담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15 18:30:0010년여 전인 지난 2006년 4월 여야 의원 16명이 이른바 ‘반려동물 부담금’법을 발의했다. 반려동물을 등록한 사람들에게 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및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이다. 법안 취지는 이렇다. 오물 등이 환경에 악영향을 초래하고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부담금을 매기자는 것이다. 부담금 액수는 1마리당 10만원 수준. 당시 찬성 의 -
[만파식적] 페이스북의 ‘1% 가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14 19:11:54지난해 9월 영국에서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대학 시절 돼지의 목을 갖고 음란한 행동을 했다는 이른바 ‘돼지 게이트’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구었다. 총리실은 처음에는 황당한 얘기라며 논평 자체를 거부했지만 결국 이를 공식 부인해야 하는 군색한 처지에 몰렸다. 이 기사는 하루 만에 아무 증거가 없는 얘기로 드러났지만 이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고 지금도 진실이라고 믿는 -
[만파식적] 래퍼 곡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13 18:23:571974년 백악관 수석인 도널드 럼즈펠드는 미국 워싱턴DC의 한 식당에서 시카고대 교수인 아서 래퍼와 마주한다. 래퍼의 예일대 클래스메이트이며 럼즈펠드 밑에 있던 딕 체니와 함께하는 저녁 자리였다. 30대 초반의 의욕 넘치던 경제학자 래퍼는 세율과 정부 수입에 관한 주장을 펼치다가 냅킨에 종(鐘) 모양 곡선을 그려 설명한다. 이 간단한 곡선이 1980년대 레이거노믹스 감세(減稅) 정책의 이론적 기초가 된 ‘래퍼 곡선’이 -
[만파식적] '내일은 해가 뜬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10 18:50:03미국 남북 전쟁 당시 남부를 배경으로 한 여인의 인생 역정을 담은 1936년의 베스트셀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그러나 이 제목은 원작가인 마가렛 미첼이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 마가렛은 소설의 마지막 문장 ‘그래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Afterall tomorrow is another day)’를 전면에 내세우고 싶어 했다. 하지만 출판사의 반대로 뜻이 꺾였다. 대신 불타는 노을을 바라보며 남긴 스칼릿 오하라의 마지막 독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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