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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존슨 美 하원의장 리더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23 19:04:481938년 아서 네빌 체임벌린 영국 총리가 체코슬로바키아 수데테란트 지역을 독일에 넘겨주는 내용의 ‘뮌헨 협정’에 서명했을 때만 해도 전쟁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나치 독일은 이내 체코를 병합하더니 9월에는 폴란드를 침공했다. 거짓 평화에 속은 체임벌린이 물러난 뒤 총리로 등극한 윈스턴 처칠은 국난 극복을 위해 제1야당인 노동당과 손을 잡고 노동당 당수 클레멘트 애틀리에게 부총 -
[만파식적] 적도원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22 18:34:35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흐름이 퇴조하는 가운데 최근 JP모건·씨티·뱅크오브아메리카·웰스파고 등 미국 4대 은행이 ‘적도원칙(赤道原則·Equator Principles)’에서 잇따라 탈퇴했다. 이 원칙은 환경 파괴와 인권 유린 등을 유발하는 대형 개발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 금지를 골자로 한 국제 금융권의 자율 협약이다. 2003년 6월 세계은행(WB)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와 10개 금융기관이 미국 워 -
[만파식적] 틱톡 금지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21 19:01:06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달 8일 중국계 기업이 만든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을 깔고 자신의 집무실을 담은 13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그다음 주인 16일 중국 방문 때 만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환심을 사려는 속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숄츠의 ‘틱톡 쇼’는 우방국 미국의 틱톡 규제 흐름과 배치돼 과도한 친중 행보라는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정부는 2020년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강제 매각시키려고 시도한 -
[만파식적] 코아비타시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18 18:59:33좌파인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은 1986년 3월 총선에서 패하자 우파인 자크 시라크를 총리로 임명한다. 의회가 총리 임명동의권과 내각 불신임권을 갖고 있어 국정 안정을 위해 ‘코아비타시옹(Cohabitation·좌우 동거 정부)’ 체제를 택한 것이다. 함께라는 뜻의 ‘co’와 거주라는 뜻의 ‘habitation’이 합해져 만들어진 용어다. 미테랑은 이후 1988년 5월 대선에서 시라크를 누르고 재선한 후 하원 해산과 조기 총 -
[만파식적] 유엔 안보리 개혁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17 19:00:19지난달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은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3개국의 찬성표를 얻고도 부결됐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모두를 포함한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출범한 대북 제재 위반 감시를 위한 전문가 패널은 -
[만파식적] 법조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16 18:59:382011년 10월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판검사 출신이 너무 많이 들어왔다”며 “내년(19대 총선)에는 대폭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23%가량인 39명이 법조인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홍 대표 자신과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핵심 당직자들이 모두 판검사를 지냈다. 한나라당 등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과거부터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 -
[만파식적] 라이선스 라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15 20:10:221923년 인도에서 새로운 보일러법이 통과됐다. 전국의 모든 산업용 보일러를 관청에 등록한 후 매년 주정부 공무원의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그보다 60년 전 캘커타에서 보일러 폭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도입했던 보일러법을 안전을 명분 삼아 한층 강화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보다 명분을 앞세운 보일러법은 지난 100년 가까이 기업들에 손톱 밑 가시 같은 규제로 작용했다. 보일러 담당 공무원들의 수는 -
[만파식적] 더블린 조약
오피니언 사설 2024.04.14 17:50:211990년 6월 15일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 독일·프랑스·그리스·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소속 12개국 대표들이 모였다. 아프리카 등 제3세계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난민 문제를 누가 어떻게 책임지느냐에 대해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12개국 대표들은 ‘더블린 조약’을 체결했다. 무국적자나 제3국 국민이 첫발을 디딘 나라에 난민 신청을 하고 해당 국가가 심사를 책임진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조약이었다. 이 조약은 1997년 -
[만파식적] 새우와 고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11 19:09:34우리 속담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고래처럼 힘센 사람이나 나라끼리 싸우는 통에 아무 상관도 없는 약한 사람이나 나라가 피해를 볼 때 쓰인다. 한자 성어로는 ‘경전하사(鯨戰蝦死)’라고 한다. 청일전쟁·러일전쟁 등으로 우리 국토가 초토화됐던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역사를 전할 때 이 속담이 자주 거론된다. 한국학 전문가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국제관계학 교수가 최근 한국 근 -
[만파식적] 일본제철의 재도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11 01:25:39일본에는 사철(沙鐵)이 풍부하다. 고대 일본에서는 철광석 성분이 섞여 있는 모래인 사철을 제련하는 다타라 제철법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중세 시대에는 고품질의 강철로 일본도가 만들어졌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제철법이 유래한 다타라 제철소다.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은 서양식 제련 기술을 받아들여 제철소 설립과 철광석 광산 개발에 나섰고, 이는 급속한 산업화의 토대가 됐다. -
[만파식적] 격자형 안보 구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9 20:00:512022년 2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에는 중국을 겨냥한 다자간 안보 협력의 신개념이 제시됐다.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한미일 3국 협력 등의 확대·강화 방침을 천명하면서 “강력하고 강화된 상호 의존적 격자 구조(latticework)의 연합”을 강조한 것이다. 이로써 1990년대 컴퓨터 암호화 등 보안 관련 용어로 한정됐 -
[만파식적] ‘의사 선생님’ 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8 20:05:25검사·판사·변호사·회계사·의사 등 ‘사’ 자(字)가 들어가는 직업은 대체로 선망받는 직업에 속한다. 관련 대학 입시나 전문직 시험에 해가 갈수록 지원자들이 몰려들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직종들은 인기만큼 돈도 많이 번다. 국세청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전문직 사업소득(2021년 기준)은 의사가 2억 6900만 원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뒤를 이어 회계사가 1억 1800만 원, 변호사 1억 1500만 원, 변리사 9300만 원 등의 -
[만파식적] 선박 국적 세탁
오피니언 사설 2024.04.07 19:16:42선박도 사람처럼 국적을 갖고 있다. 국제법은 선박이 등록된 나라를 그 배의 국적으로 간주하며 이중국적을 원칙적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 선주는 세금과 규제 부담을 덜면서 선원을 저렴하게 고용할 수 있는 나라를 선택하게 된다. 선주가 편의상 선박 국적을 자국이 아닌 외국에 둘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를 ‘편의치적(便宜置籍)’이라고 한다. 일종의 ‘선박 국적 세탁’이다. 이 제도의 원조 국가는 파나마다. 파나마는 19 -
[만파식적] 佛의 파업 제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4 19:11:05지난해 11월 이탈리아노동총연맹(CGIL)·이탈리아노동조합(UIL)이 정부 예산안에 반발해 하루짜리 총파업을 예고하자 이탈리아 정부가 대중교통 노동자들에 대한 파업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항공을 제외한 운송 부문 노동자들에 대해 파업 당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만 파업을 허용한 것이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교통부 장관은 “노조가 하루 종일 국가를 인질로 삼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만파식적] 달 표준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3 19:15:481884년 10월 미국 워싱턴DC에서 25개국 대표들이 경도의 기준인 ‘본초자오선’을 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국가 간 교류가 확대되는 시대를 맞아 시간 기준을 통일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회의에서는 영국의 그리니치자오선을 기준으로 삼자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영국의 라이벌인 프랑스가 거세게 반발해 표결에 부쳐진 끝에 그리니치평균시(GMT)가 탄생했다. 이후 원자시계를 기반으로 한 ‘협정세계시(UTC)’가 도입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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