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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북한發 말라리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14 19:00:002009년2월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린 기술오락디자인(TED)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하던 빌 게이츠가 갑자기 유리병에 담아온 모기떼를 청중에게 살포했다. “말라리아는 모기를 통해 전염된다. 내가 지금 가져온 모기를 풀어놓겠다”고 말한 직후였다. 그는 깜짝 놀란 청중에게 말라리아 모기가 아니라며 안심시킨 뒤 말라리아를 퇴치하자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게이츠가 평생 사업으로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
[만파식적] 외로운 늑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13 23:02:411996년 1월9일 이른 새벽. 체첸 공화국 지도자 조하르 두다예프의 사위 살만 라두예프가 이끄는 200여명의 무장 군인들이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인근 소도시 키즐랴르의 러시아 공군기지를 기습 공격했다. 기지에 있던 헬기 2대가 순식간에 파괴됐고 기지를 지키던 33명의 러시아 군인들도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들은 철수 작전에 돌입하기 전 들이닥친 러시아군에 의해 퇴로를 차단당했고 주민 1,000여명을 인질로 -
[만파식적] 뮤지컬 ‘해밀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12 19:00:00지난해 6월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10달러 지폐 속 인물을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화폐에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은 오늘날 여성의 역할과 사회적 기여도 등에 걸맞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이 계획은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20달러 지폐 속 인물을 바꾸는 것으로 변경된다. 자칫 사라질 뻔한 10달러 초상화의 주인공은 미국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 미국 지폐에서 역대 대통령이 아닌 인물은 그와 -
[만파식적] 지자체 七去之惡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09 19:00:00넉 달 전 나주시 시장의 부인이 시 사회복지과 여성 공무원 2명을 운전수 겸 수행비서로 각종 행사에 데리고 다녔다는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됐다. 여성 공무원들은 사모님이 호출하면 출장계까지 내고 개인 차량을 운전해 시장 자택으로 가서 사모님을 모시고 이곳저곳 다니는 운전사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들이 시장 부인을 수행한 기간은 약 1년 5개월, 횟수를 합치면 200회에 달했다. 남편의 권력을 믿고 뇌물을 받았다가 구 -
[만파식적] 58년 개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08 19:00:00작가 은희경이 1958년 개띠 동갑내기 4명의 인생 유전을 그린 장편소설 ‘마이너리그’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어디를 가나 사람에 치이는 일은 우리들이 태어날 때부터의 숙명이었다. 우리의 인생은 죽죽 뻗어 가기보다는 그럭저럭 꼬여 들었다. 끊임없이 투덜대면서도 어쨌거나 가족을 부양했고, 그런 틈틈이 겸연쩍어하면서도 모르는 척 자질구레한 죄를 저질렀다.” 인생을 논하며 소주잔 위에 눈물을 뿌리던 별 볼일 없는 -
[만파식적] '애니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07 19:00:00“120년 한국 이민사 중 가장 슬픈 삶을 영위한 이민자는 쿠바의 ‘애니깽’이다.” 쿠바 한인 후예를 돕는 일을 하는 밴쿠버 한인회 이덕일씨의 평가다.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 이민사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선인장의 일종인 애니깽(에네켄)이다. 선박용 로프 재료였던 애니깽 농장으로 팔려가면서 시작된 슬픈 이민사가 그대로 이 지역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상징이 됐다는 설명이다.1905년 사탕수수 농사를 지으 -
[만파식적] 샹그릴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06 18:58:18‘남녀 차별이 없다. 군대도 경찰도 없다. 온대에서 열대까지 모든 기후를 포함하는 지형에서는 온갖 진기한 농작물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사람들은 상냥하고 호기심 있으면서도 예의 바르고 저마다 일을 부지런히 하지만 악착같이 하지는 않는다. 지금껏 봐온 것 가운데 가장 즐거운 공동사회다.’ 영국 작가 제임스 힐턴은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자신의 이상향을 이렇게 표현했다. 중국인에게 무릉도원이 천상의 세계 -
[만파식적] 미쓰비시 강제 징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02 19:00:00“개한테도 그런 음식은 안 줍니다. 기름 짜내고 난 썩어서 냄새나는 깻묵을 바닷물에 삶아 먹으라고 줬습니다. 죽지 않게 먹이고 그래도 죽으면 내다 버리고 죽지 않으면 또 일을 시켰습니다.” 지난해 8월14일 대전에서 열린 광복 70돌 행사에서 김한수(98) 할아버지는 미쓰비시 강제징용의 참상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김 할아버지는 1944년 고향인 황해도 연백에서 일본 나가사키 미쓰비시조선소로 끌려갔다. 그는 그곳에서 항 -
[만파식적] 노예지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01 19:01:0050대 이상 세대에 향수를 불러일으킬 ‘뿌리(Roots)’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40년 만에 리메이크돼 다시 한미 안방을 찾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흑인 노예로 처절한 인생을 살았지만 ‘만딩고족 전사’의 긍지를 잃지 않았던 아프리카 노예 쿤타킨테와 그 후손들 이야기다. 1767년 서부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노예 사냥꾼에게 붙잡혀 미국으로 끌려간 쿤타킨테의 수난과 자유를 찾는 여정을 그린 소설을 드라마화한 것으로 저자 알렉 -
[만파식적] 연평도 波市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5.31 19:00:00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매년 11월~2월에는 동중국해에서 월동한 조기 떼가 봄철 산란을 위해 우리나라 서해안을 따라 북상했다. 많게는 수십억 마리에 달했다고 한다. 조기 무리의 이동에 따라 2~3월 흑산도, 3~4월 위도, 5~6월에는 연평도 바다 위에 큰 장이 섰다. 우리나라 3대 조기 파시(波市)다. 특히 산란하기 좋은 장소여서 조기 품질이 뛰어났던 연평도에는 수천 척의 배들이 몰려들어 성시를 이뤘을 정도다. 갑판 위까지 -
[만파식적] ‘제왕 나무’ 朱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5.30 19:18:12전설적인 영웅 로빈후드는 생전에 주목(朱木)으로 만든 활을 즐겨 사용했다. 그런데 충성을 맹세했던 리처드 왕이 죽자 그는 포악한 존 왕으로부터 졸지에 토벌을 당하는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부상을 입은 그는 자신이 쏜 화살이 떨어진 곳에 묻어 달라며 유언을 남겼고 그곳이 바로 주목의 뿌리 근처였다고 한다. 주목을 영어로 활을 뜻하는 ‘yew tree’라고 부르는 것도 주목의 귀한 쓰임새를 짐작하게 만든다.주목은 주로 고 -
[만파식적]'오프 숄더' 패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5.29 19:02:23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무더위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 나흘 연속 30도를 넘는 ‘66년 만의 5월 더위’를 경험한 탓도 크지만 평소에도 수은주가 30도 근방에서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은 지구 전체적으로도 가장 ‘뜨거운 여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올해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까지 전망하는 등 과학자 대부분이 올여름 무더위 -
[만파식적]CEO연봉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5.26 19:00:00AP통신이 25일 내놓은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사람은 온라인 예약 사이트 운영기업인 익스피디아그룹의 다라 코스로샤히 총괄회장으로 9,460만달러(1,116억원)에 달했다. 연봉의 대부분은 실적 상승에 따른 스톡옵션이 차지했다. 이 돈은 어느 정도 되는 걸까. 일봉으로 치면 약 26만달러(3억원)니까 시간당 1만800달러(1,274만원)씩 벌었다. 미국의 올해 최저임금은 -
[만파식적]오바마의 쌀국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5.25 19:00:00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10월 최연충 우루과이 대사는 한국인에게 보내는 개천절 축하 메시지를 위해 호세 무히카 대통령을 방문했다. 그가 찾아간 곳은 수도 몬테비데오 교외의 한적한 곳에 있는 조그마한 집. 세평 남짓한 공간에 짝도 맞지 않는 의자와 낡은 나무 책상이 있는 거실과 부엌·침실이 전부인 곳이었다. 잠시 후 대통령이 직접 손님을 위해 술상을 내왔는데 먹다 남은 위스키 반병과 술잔 대용으로 쓸 밥그릇이 -
[만파식적] 컬러풀 아프리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5.24 19:00:002014년 10월 가이 스콧 잠비아 부통령에게 서방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지병을 앓던 마이클 사타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블랙 아프리카’에서 백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통령에 올랐기 때문이다. 1950~1960년대 가나를 필두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독립 국가들이 줄줄이 탄생했으나 백인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곳은 아직 없다. 다른 나라에 비해 백인 비중이 높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예외이기는 하지만 남아공 역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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