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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배우자 공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31 19:00:41지난 2004년 말 국세청 홈페이지가 한때 접속 폭주로 마비된 적이 있다. 국세청이 배우자 공제를 이중으로 받았다며 30만명의 직장인들에게 세금을 추징하고 10%의 가산세를 물린 데 따른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그다음 해에는 10만여명의 직장인들이 세금을 토해내라는 국세청의 통보를 받았다. 배우자의 소득이 100만원을 초과하면 배우자 공제를 받을 수 없는데도 너 나 할 것 없이 부당하게 공제를 받은 혐의였다. 예전에 -
[만파식적] 최초 인류 루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30 19:00:00인류학자인 도널드 조핸슨 박사는 1974년 11월24일 에티오피아 북부 아파르주 하다르 지역에서 화석을 탐사하다가 인간의 것이 확실해 보이는 팔꿈치 뼈 하나를 발견했다. 이어 다리뼈·턱뼈 등을 계속 발굴해 2주 동안 조립하자 키 1.2m, 몸무게 27㎏의 여인이 나타났다. 최초의 인류로 잘 알려진 ‘루시’가 복원된 것이다. 루시의 학명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로 정해졌다. 아파르(afaren -
[만파식적] 돌아온 표범장지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9 18:58:45약 15년 전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눈부신 모래가 펼쳐진 백사장, 1,000년의 애절한 사랑을 품은 할미·할아비 바위, 금빛에서 시작해 황홀한 석류 빛으로 대지를 적시는 해넘이, 어느 것 하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비경이었다. 해당화가 많이 피어 ‘꽃지’라고 한다지만 그보다는 꽃보다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이 맞지 않나 싶다. 하지만 요즘은 그곳에 가지 않는다. 어느 날 -
[만파식적] 한양삼십리 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8 19:00:00“봄날 새벽의 과거 시험장. 어떤 이는 붓을 멈추고 골똘히 생각하고, 다른 이는 책을 펴서 살펴보며, 또 다른 이는 피곤해 행담에 기대 졸고 있다…. 반평생 넘게 이런 곤란함을 겪어 본 자가 이 그림을 대한다면 자신도 모르게 코끝이 시큰해질 것이다.” 조선 후기 과거시험 현장을 생생하게 그린 김홍도의 공원춘효도(貢院春曉圖)를 보고 그의 스승 강세황이 소감을 적은 글이다. 장원급제의 꿈을 안고 전국에서 몰려든 유생들 -
[만파식적] 조강(祖江)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5 19:00:00하류의 강은, 늙은 강이다 /큰 강의 하구 쪽은 흐려진 시간과 닿아 있고 /그 강은 느리게 흘러서 순하게 소멸한다.(김훈의 ‘밥벌이의 지겨움’ 중에서) 바다로 소멸하기 직전의 강을 ‘늙었다’고 한 문인의 표현이 이채롭다. 강원도 태백 등에서 발원해 서쪽으로 흐르는 한강은 그 끝에 이르러서 북에서 흘러온 임진강과 만나(교하·交河) 하나를 이루고 결국 강화도 북쪽 교동도를 거쳐 바다로 사라진다. 김훈의 세설(世說)뿐 -
[만파식적] 제주 돌담의 수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4 19:00:002003년 태풍 매미가 한반도에 상륙했을 때 제주도에 분 바람의 최대 속도는 초속 60m로 기록됐다. 태풍의 초속이 15m면 간판이 떨어지고 40m면 사람이 날아간다. 철탑이 휘어질 수 있는 초속 60m의 태풍이 몰아쳤는데도 제주도에 널려 있는 돌담의 피해가 거의 없었던 것은 파풍효과(破風效果) 덕분이다. 바람이 돌담을 이루는 돌과 돌 사이 구멍으로 통과하면서 잘게 부서져 힘이 약해지는 원리다. 오늘날 큰 건물을 지을 때 가운 -
[만파식적] 편도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3 19:00:00몇 해 전 일본에 출장을 갔을 때 편의점마다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을 먹는 모습을 신기하게 지켜본 적이 있다. 편의점에는 작은 조리실까지 갖춰져 있었고 메뉴도 불고기부터 생선·카레라이스까지 다양해 간편식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중년층들은 아예 도시락을 사 들고 집으로 가서 맥주와 곁들여 먹는 것도 유행이었다. 일본이야 일찍부터 도시락문화에 친숙한데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탓이거니 하면서 남의 -
[만파식적] 전기 도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2 18:35:22디프티 카카르·파하드 무스타파 감독의 2014년 작 다큐멘터리 영화 ‘카티야바즈(Katiyabaaz )’는 인도의 대도시 칸푸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카메라는 빈민가에서 만난 ‘로하’라는 인물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의 직업은 ‘카티야바즈’, 우리말로 하면 ‘전기도둑’이다. 사회 통념상 분명 범법자지만 칸푸르에서만큼은 영웅이다. 전기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 직접 전봇대에 올라가 전선에 쇠갈고리를 달 -
[만파식적] 고대도시 알레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1 18:30:00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중심지이자 ‘실크로드’의 종착지인 시리아는 바빌로니아부터 오스만튀르크 시대에 이르기까지 온갖 문화유산이 즐비하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만 6곳에 이른다. 수도 다마스쿠스와 상업도시 알레포는 그리스의 아테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등과 더불어 인류의 가장 오래된 도시로 꼽힌다. 이 중 시리아 북부 해발 400m 고원에 위치한 알레포는 지중해 연안 지역과 동방을 잇는 고대 대상로(隊商 -
[만파식적] 평양의 금수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18 19:00:53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귀순이 알려지면서 한 장의 사진이 주목받았다. 지난해 5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이 세계적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의 런던 공연장인 앨버트 홀을 방문할 때 근접수행하면서 같이 찍힌 태 공사의 옆모습이었다. 이 사진은 태 공사가 탈북 외교관 중 최고위급 인사일 뿐 아니라 김정은 권부의 핵심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줬다.출신성분으로 태 공사는 평양판 ‘금수저’ -
[만파식적] 버핏 vs 소로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17 19:00:00글로벌 금융위기가 투자자들을 대혼란에 몰아넣은 2008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미국 주식을 사라(Buy American)”며 구원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실제로 제너럴일렉트릭(GE)과 골드만삭스를 매입했다. 반면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은 “악마의 시대가 왔다”며 오히려 위기의 장기화를 예언했다. 비판적 낙관과 절망적 비관이라는 두 사람의 장세 진단이 극명하게 엇갈린 순간이었다.버핏과 소 -
[만파식적] 사상 검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16 19:00:001993년 3월19일 판문점. 이른바 ‘비전향 장기수’인 이인모씨는 남한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한 뒤 휠체어에 의지해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가 1952년 빨치산 활동을 한 혐의 등으로 붙잡혀 꼬박 34년간 남한에서 옥살이를 한 것은 전향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상범으로 붙잡힌 좌익수는 2년에 한 번씩 있는 전향심사에 전향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감방에서 나올 수 없었다. 1989년 사회안전법이 폐지되면 -
[만파식적] 올림픽 수영장 인명구조요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15 19:00:0021년 전인 1995년 일본에서 생전 처음 보는 제품이 등장했다. 긴 막대기 끝에 카메라를 달 수 있도록 만든 이 제품의 이름은 ‘셀프 초상화 카메라 거치대’, 지금의 ‘셀카봉’이다. 사용설명서에 ‘연인들이 여행하면서 함께 사진을 찍기 어려울 때 사용할 것’이라는 친절한 글귀도 넣었다. 현재라면 대박 히트를 쳤겠지만 당시에는 전혀 인기가 없었다. 최신 스마트폰이라면 자신이 찍힐 모습을 먼저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
[만파식적]"난 할 수 있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11 19:27:17스포츠는 국민을 울린다. 1998년 US여자오픈을 제패하며 한국 골프의 전성기를 연 박세리의 ‘맨발 투혼’이 대표적이다. 박세리는 1998년 LPGA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공이 물에 빠지자 양말을 벗고 물에 들어가 공을 쳐올렸다. 당시 나이 21세. 이 맨발 투혼은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던 우리 국민에게 커다란 용기를 안겨줬다. 구릿빛으로 물든 다리와 경계를 이룬 하얀 발은 여전히 진한 감동으로 남아 있 -
[만파식적] '곡성 촌놈' 이정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10 18:55:35이정현 신임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본 사람들은 그를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기억한다. 자신에게 온 전화는 반드시 회신하고 기자의 취재수첩보다 더 자세히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과 행적을 적어놓은 수첩과 박 대통령에 관한 한 거침이 없는 답변을 들으면 그의 ‘성심성의’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다. 짙은 호남 억양에다 목소리 톤이 다소 높기는 하지만 늘 정력적인 그는 이를 고향인 곡성에서 시작된 ‘촌놈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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