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 흙수저 市長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5.09 19:27:57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기타 연주를 좋아했다. 박사과정을 마치면 교수가 돼 학생들 앞에서 강의하는 꿈도 꿨다. 하지만 지도교수의 한마디는 27세 이탈리아 청년 노르만 자르코네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실력은 있는데 잘 나가는 든든한 친인척이 없으니 교수 되는 것은 단념해라.” 며칠간 우울증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2010년 9월13일 시실리의 팔레르모국립대 건물 7층 옥상 난간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운 뒤 몸을 던졌다. 절망 -
[만파식적] 하버드大 금녀 클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5.08 19:00:00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를 다룬 영화 ‘소셜네트워크’에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온다. 여자친구 에리카에게 차이자 여학생 외모를 순위로 매기는 사이트로 복수에 나선 하버드생 마크. 사이트가 개설되자 가입자가 폭증, 두 시간 만에 학교서버가 다운될 정도였다. 이 사건 과정에서 마크를 주의 깊게 본 남학생 모임 ‘포셀리언클럽(Porcellian Club)’의 멤버 윙클보그 형제는 그에게 사교사이트를 만들자고 꼬신다. 마침 -
[만파식적] 한국전 영웅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5.03 19:00:00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무공훈장과 대통령표창 등 다섯 개의 큰 상을 받고 미국 버지니아주 국립해병대박물관 옆 야외공원에는 동상도 세워져 있다. 1997년 라이프지 특집호에서 ‘세계 100대 영웅’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덕분이다. 계급은 단지 하사에 불과하지만 링컨 대통령, 테레사 수녀 등이 수상 동기(同期)들이다. 도대체 어떤 위인일까 궁금해한다면 잘못 생각한 것이다. 사람이 아니다. -
[만파식적] 루사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5.02 19:00:16몇 해 전 이란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 예선전의 응원 문제를 놓고 한바탕 외교적 실랑이가 빚어진 적이 있다. 당시 원정 응원단에 참여한 ‘붉은 악마’ 여성 회원들의 경기장 입장을 이란 종교 경찰이 반대하고 나선 탓이다. 외교 채널까지 동원된 우여곡절 끝에 경기 내내 이슬람 복장을 벗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입장이 허용됐고 여성 응원단은 남성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앉아 루사리 대신 태극기를 온몸에 두르고 열띤 응원전 -
[만파식적] 마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5.01 19:00:00‘마션’은 화성에 홀로 남겨진 탐사대원이 화성을 탈출하기까지의 생존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지구에서 7,800만㎞ 떨어져 있는 진짜 화성 대신 요르단에 있는 ‘와디 룸’이라는 사막 지대에서 촬영됐다. 광활하게 펼쳐진 붉은빛 사막에 툭툭 불거져 나온 바위산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곳이 진짜 화성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속았다. 지구에서 찍었는데 화성처럼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화성이 지구와 비슷하다는 뜻 아닐 -
[만파식적] 5월6일의 두 얼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28 19:05:075월6일은 미래의 역사서에 한반도의 남과 북을 극명히 가르는 모습으로 기록될 것이다. 정부는 28일 각의를 열어 다음달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로써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인 8일까지 나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졌다.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살리고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해 4대 고궁과 조선왕릉·수목원이 무료 개방되고 고속도로 통행료도 이날에 한해 면제하기로 했다. 벌써 여행사에 문의가 폭주하고 국내 -
[만파식적] 골프해금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27 19:05:37군부정권의 서슬이 시퍼렀게 살아있던 5공화국 시절 우리나라에는 속칭 ‘대통령 골프’라는 게 있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를 할 때 방해 받지 않기 위해 앞 뒤 홀을 모두 비워둔 것을 일컫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남에게 들키지 않으려 필드에는 잘 나가지 않고 청와대 골프 연습장을 주로 이용하곤 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소리가 나지 않는 ‘용각산 골프’. 모두 골프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생긴 별명들이었다. 얼 -
[만파식적] 체르노빌 참사 30주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26 19:00:00한 여인이 죽어가는 남편에게 다가가자 의사가 다급하게 말렸다. “가까이 가면 안 됩니다. 이제 그는 방사선 오염 덩어리입니다.” 하지만 임신 중이었던 여인은 소방대원이었던 남편에게 울며 다가가 입을 맞추고 손을 맞잡았다. 사랑의 대가는 너무 혹독했다. 이 여인은 자신의 건강과 아이의 목숨을 한꺼번에 잃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의 여성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10년 넘게 체르노빌 핵참사 피 -
[만파식적] 에콜페랑디 한국 진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25 18:49:55지난달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특설무대. 기욤 고메즈 프랑스 대통령 수석 셰프 등 프랑스 대표 요리사 12명이 등장하자 환호성이 일었다. 프랑스 유명 셰프를, 그것도 한국에서 한꺼번에 보는 흔치 않은 광경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계기는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행사. 이틀 일정으로 열린 프랑스 미식(美食) 축제, ‘소 프렌치 델리스’에 참석한 것이다.이들의 면면은 다르지만 대부분 동문수학한 사이. -
[만파식적]20대 국회 캐스팅보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24 19:00:00국회에서 법안을 의결할 때 가부동수일 경우 결정권을 쥔 한 표를 의미하는 것이 캐스팅보트(casting vote)다. 의회정치의 역사가 긴 영국도 하원의장은 결정권만 가지며 상원의장은 어느 것도 가지지 않는 등 나라마다 캐스팅보트 인정 여부가 천차만별이다. 우리 헌법 49조에는 국회의장 등 사회권을 가진 사람의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가부 동수의 경우에는 부결된 것으로 한다.이런 사전적·법률적 의미보다 다당제하에서 -
[만파식적]남자의 가사노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21 19:00:00‘태어난 지 이제 7개월 아랫니 두 개가 났다. 어미를 보며 즐거워하고 점점 더 손톱을 잘근잘근 물어뜯는다.’ 조선 시대 문신 이문건의 육아일기 ‘양아록(養兒錄)’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손자의 출생과 성장 과정을 자세히 담은 이 책에는 아이의 울음소리부터 앉기, 씹어 먹기, 걸음마 연습까지 기록돼 현대판 ‘딸바보 아빠’들을 머쓱하게 만들 정도다. 실제로 조선 양반가에서도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아이를 키우고 가사 -
[만파식적] 천연효모빵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20 19:55:04서양에서 지금처럼 먹음직스럽게 부풀어 오른 빵을 처음 만든 주인공은 고대 이집트인이다. 하인리히 야콥의 저서 ‘빵의 역사’를 보면 이집트에서 부풀어 오른 빵이 만들어진 한참 뒤에도 그리스·로마·게르만 등 다른 나라 사람은 빻은 밀가루를 물에 섞어 죽으로 끓여 먹거나 뜨거운 돌에 구워 납작하게 만들어진 빵을 먹었다. 둘의 차이는 부패와 발효의 차이다. 미생물의 유기물 분해라는 과정은 같은데 인간에게 이로우면 -
[만파식적] 화폐 모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19 19:00:00우리나라 최초의 1만원권 발행이 공고된 1972년 4월. 아시아개발은행(ADB)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 준비를 하던 김성환 한국은행 총재가 갑자기 기자실을 찾았다. 석굴암 석가여래좌상(전면)과 불국사(후면)를 모델로 한 1만원권 도안에 대해 기독교계가 크게 반발하자 헐레벌떡 달려온 것. “종교적 관점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 “세계적인 문화재 석굴암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는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틀 뒤 “1만원권의 -
[만파식적] 환율 슈퍼301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18 19:00:13한국이 서울 올림픽준비에 여념이 없던 1988년 당시 미국 의회는 전가의 보도로 일컬어지던 무역법안 301조에 ‘슈퍼(super)’라는 단어를 추가한 ‘슈퍼301조’를 새로 통과시켰다. 슈퍼맨·슈퍼스타·슈퍼화요일…, 무엇이든 앞에 슈퍼라는 단어가 붙으면 강력한 힘을 상징하게 마련인데 슈퍼301조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미통상 마찰하면 누구나 슈퍼301조를 떠올릴 정도로 그 힘은 무시무시했다.슈퍼301조는 외국의 불공정무역 -
[만파식적] 태백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17 19:00:00조선 세조 3년 가을 어느 날 저녁 태백산(太白山)자락인 경북 봉화군 대현리 주민들은 강원도 영월 관아에 일이 있어 가던 길에 백마를 탄 단종을 만났다. 행선지를 묻자 단종은 태백산에 놀러 간다고 했다. 얼마 후 영월에 도착한 주민들은 깜짝 놀랄 소식을 듣게 된다. 그날 낮에 단종이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죽은 단종의 영혼이 말을 타고 태백산에 입산한 것으로 믿었다. 봉화군에 내려오는 비운의 왕 단종에 관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