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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생태계 교란 '선박평형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28 19:00:001532년 168명에 불과한 스페인 군대는 8만명에 이르는 잉카군과 만난다. 결과는 스페인군의 대승. 이 전쟁으로 잉카 황제는 체포되고 제국도 생을 마감한다. 어떻게 수만 명의 대제국이 200명도 안 되는 이방인들에게 무릎을 꿇었을까.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를 쓴 재레드 다이아몬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수는 그 이유를 총·균·쇠 세 단어로 요약한다. 스페인 군대가 수적으로 절대 열세였지만 총과 말·쇠 -
[만파식적] 위기의 ‘더 시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27 19:00:3216~17세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해상 무역의 중심지였다. 그 영광의 상징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VOC)는 처음으로 지분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공식적인 주식회사로 성장했다. VOC로 출발한 네덜란드의 주식거래 시스템은 암스테르담을 작은 상업도시에서 유럽의 금융 허브로 성장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암스테르담의 금융 패권은 프랑스와의 전쟁 등으로 다른 나라와의 거래가 끊기면서 막을 내 -
[만파식적] 리튬 전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26 19:00:00볼리비아 남서쪽 해발 3,653m에 자리 잡은 우유니 사막. 면적이 1만2,000㎢ 규모로 세계 최대의 소금사막이자 ‘신의 선물’로 불릴 만큼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관광지이다. 이곳 바닥에는 세계 리튬(lithium) 매장량의 절반에 달하는 500만톤 정도가 염화리튬 상태로 녹아 있다. 우유니 사막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칠레·아르헨티나 등 남미 3국은 세계 리튬 매장량의 80%를 보유해 ‘리튬 트라이앵글’로 불리기도 한다. 리튬 -
[만파식적] 무수단의 두 얼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23 19:00:00무수단은 함경북도 성진시(북한명 김책시) 북쪽 화대군에 위치한 곶 지형의 해안 절벽이다. 신생대에 있었던 칠보산의 화산 폭발 당시 용암이 동남쪽으로 흘러 바다에 이른 현무암 지층이 오랜 세월 동안 바람과 파도의 작용으로 높고 가파른 절벽을 형성하고 있다. 평균 해발이 78m나 되며 북쪽으로 가면 500m까지 높아진다. 절벽 위에서 바라보면 거세게 부딪치는 파도의 모양이 마치 춤추는 것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 무수단( -
[만파식적] 대통령의 구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22 18:47:41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이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미국 대통령 자리를 놓고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던 2008년. 등을 의자에 기댄 채 책상 위에 발을 올리고 전화 인터뷰를 하고 있던 오바마의 구두가 타임지 사진 기자 칼리 셸의 눈에 들어왔다.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양쪽 밑창이 다 닳아 구멍까지 난 구두. 대중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던 이 모습을 찍기 위해 셸은 주저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렇게 탄생한 ‘ -
[만파식적] 구로을 투표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21 18:33:50지금은 환경운동가로 더 잘 알려진 앨 고어는 2000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맞붙었다. 마지막 격전지인 플로리다주의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투표함을 열어보니 부시가 이겼지만 두 후보 간 표차는 1,784표(0.03%)에 불과했다. 플로리다주는 즉각 기계 재개표를 했고 표차는 327표까지 줄어들었다. 이어 수작업 재개표가 진행 -
[만파식적] 사라진 ‘별 헤는 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20 19:18:02‘별 하나에 추억(追憶)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詩)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의 한 구절이다. 식민지의 비극 속에서 꿋꿋이 저항하다가 삶을 마감한 젊은 시인의 시처럼 별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추억이고 희망이다.불행한 천재의 표본인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에 별이 자 -
[만파식적] 지하철 ‘여성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19 18:30:00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란 등 중동 국가를 여행하다 보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하철이나 전철을 이용할 경우다. 여성들이 억압받는 사회로 알고 있었는데 그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여성을 배려하기 위한 여성 전용칸. 이란은 지하철과 전철 모두 여성칸과 남성칸이 나뉘어 있다. UAE도 마찬가지다. 두바이에서 남성이 무심코 지하철 ‘여성칸’에 탔다가는 벌금을 무는 낭패를 당 -
[만파식적] 디즈니랜드의 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16 19:00:00“당신이 어떤 것을 꿈꿀 수 있다면 그것을 실현할 수도 있다. 나의 모든 것이 바로 생쥐 한 마리에서 시작됐음을 기억하라.” 만화 제작자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랜드를 처음 구상할 때 아이도 어른도 모두 행복한 장소를 목표로 꿈과 환상의 세계를 창조하려고 했다. 뛰어난 상상력과 기술력이 어우러진 디즈니랜드는 상상력과 비즈니스가 결합한 대표적 성공사례다. 방문객들은 공주와 왕자로 대접받고 직원들도 ‘상상력을 갖춘 -
[만파식적] 민정경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15 19:00:26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남과 북의 군인들이 마주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매복하던 양측 군인들이 만나 얘기도 하고 담배도 나눠 피우지만 한편으로는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긴장감도 곳곳에서 묻어난다. 이 장면에 등장하는 남측 군인은 최전방 수색대대이고 북측 군인은 ‘민경대’다.DMZ에서 개인화기로 중무장한 양측 군인들이 활동하는 것은 1953년 7월27일 체결된 정전협정에 따른 것이다. 유엔 -
[만파식적]북한發 말라리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14 19:00:002009년2월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린 기술오락디자인(TED)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하던 빌 게이츠가 갑자기 유리병에 담아온 모기떼를 청중에게 살포했다. “말라리아는 모기를 통해 전염된다. 내가 지금 가져온 모기를 풀어놓겠다”고 말한 직후였다. 그는 깜짝 놀란 청중에게 말라리아 모기가 아니라며 안심시킨 뒤 말라리아를 퇴치하자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게이츠가 평생 사업으로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
[만파식적] 외로운 늑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13 23:02:411996년 1월9일 이른 새벽. 체첸 공화국 지도자 조하르 두다예프의 사위 살만 라두예프가 이끄는 200여명의 무장 군인들이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인근 소도시 키즐랴르의 러시아 공군기지를 기습 공격했다. 기지에 있던 헬기 2대가 순식간에 파괴됐고 기지를 지키던 33명의 러시아 군인들도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들은 철수 작전에 돌입하기 전 들이닥친 러시아군에 의해 퇴로를 차단당했고 주민 1,000여명을 인질로 -
[만파식적] 뮤지컬 ‘해밀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12 19:00:00지난해 6월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10달러 지폐 속 인물을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화폐에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은 오늘날 여성의 역할과 사회적 기여도 등에 걸맞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이 계획은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20달러 지폐 속 인물을 바꾸는 것으로 변경된다. 자칫 사라질 뻔한 10달러 초상화의 주인공은 미국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 미국 지폐에서 역대 대통령이 아닌 인물은 그와 -
[만파식적] 지자체 七去之惡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09 19:00:00넉 달 전 나주시 시장의 부인이 시 사회복지과 여성 공무원 2명을 운전수 겸 수행비서로 각종 행사에 데리고 다녔다는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됐다. 여성 공무원들은 사모님이 호출하면 출장계까지 내고 개인 차량을 운전해 시장 자택으로 가서 사모님을 모시고 이곳저곳 다니는 운전사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들이 시장 부인을 수행한 기간은 약 1년 5개월, 횟수를 합치면 200회에 달했다. 남편의 권력을 믿고 뇌물을 받았다가 구 -
[만파식적] 58년 개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6.08 19:00:00작가 은희경이 1958년 개띠 동갑내기 4명의 인생 유전을 그린 장편소설 ‘마이너리그’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어디를 가나 사람에 치이는 일은 우리들이 태어날 때부터의 숙명이었다. 우리의 인생은 죽죽 뻗어 가기보다는 그럭저럭 꼬여 들었다. 끊임없이 투덜대면서도 어쨌거나 가족을 부양했고, 그런 틈틈이 겸연쩍어하면서도 모르는 척 자질구레한 죄를 저질렀다.” 인생을 논하며 소주잔 위에 눈물을 뿌리던 별 볼일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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