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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PX담배
오피니언 사설 2016.04.14 19:00:00“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추풍령아 잘 있거라 우리는 돌진한다/달빛 어린 고개에서 마지막 나누어 피던/화랑 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 6·25전쟁 중 국군이 38선을 넘어 북진할 때 만들어졌다는 군가 ‘전우야 잘 자라’의 한 구절이다. 전쟁터의 절박하고 비장한 분위기를 ‘화랑’이라는 담배 연기에 담아 애잔함을 느끼게 하는 노래다. 예전의 군대생활은 담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군에 들 -
[만파식적] 금배지의 가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13 22:09:15‘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는 속담을 곰곰 생각해보면 평안 감사가 그만큼 좋은 자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 시대에 평안 감사가 있다면 요즘에는 금배지(국회의원)가 있다. 이제껏 금배지가 싫어져서 그만둔 사람이 없는 것을 보면 ‘금배지도 저 싫으면 그만’으로 속담을 바꿔도 될 듯싶다.금배지를 달고 싶어하는 이유는 물론 진짜 금배지에 있지 않다. 금배지는 사실 금배지가 아니라 은배지다. 99% 은으로 제작 -
[만파식적] 엘리트 탈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11 19:20:47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탈북 인사 가운데 가장 고위급이다. 43세의 나이로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에 임명됐고 11년간 최고인민회의 의장직을 수행하는 등 망명 직전까지 최고위층으로 있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김일성 사후 김정일과 갈등하다 1997년 베이징 주재 한국총영사관을 통해 한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이후 북한 체제와 권력을 정면으로 비판해 북한 권력층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눈엣가시’였다.황 전 비서의 망 -
[만파식적] 역사를 바꾼 1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11 09:07:461793년 1월16일 파리 콩코르드 광장은 인파로 가득 찼다. 국민공회에서 반역죄로 유죄를 받은 루이 16세에게 어떤 형이 내려지는가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각 지역 대표들은 처형을 할지 말지를 놓고 연설하는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찬반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온건파인 지롱드파는 처형을 반대했지만 급진적인 몽테뉴파는 즉각적인 처형을 주장했다. 오후8시에 시작한 투표는 자정이 넘어서도 계속됐다. 마침내 나온 결론은 3 -
[만파식적]선거정보 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7 19:00:00“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나, 아니면 커피를 먹어야 하나.”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말이다. 그는 목숨과 커피 사이에서 황당한 고민을 했지만 누구나 잠에서 깨어나면서부터 선택은 시작된다. 버스를 탈까, 전철을 탈까,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늘 선택의 연속이다. 짬짜면과 반반치킨이 만들어진 것도 이런 선택의 고민과 무관하지 않다. 하루에도 수많은 선택이 우리를 기다린다.미국 스워스모어대의 사회행동학 -
[만파식적] 시에스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6 21:00:0010여년 전 그리스에 출장 갔을 때 일이다. 오후2시가 넘은 시각에 아테네국제공항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서는데 오가는 사람이 드물었다. 지나는 길에 보인 집들도 대부분 창문을 닫고 커튼까지 쳐 있어 적막감이 들 정도였다. 우리나라 같으면 사람들로 북적거릴 시간인데도 한적한 것이 의아해 동승한 가이드에게 이유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시에스타(siesta·낮잠) 때문”이라는 것. 말로만 듣던 남유럽의 낮잠 -
[만파식적]구상나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5 19:00:00몇 해 전부터 겨울이면 덕유산 눈꽃 산행에 나서는 재미에 빠져 있다. 해발 1,614m의 향적봉에서 중봉에 이르는 드넓은 구상나무 군락지에 피어 있는 상고대를 보노라면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다. 한겨울에도 진초록 잎새를 뽐내는 구상나무 가지 사이로 피어 있는 화려한 눈꽃은 그야말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마련이다. 구상나무는 한반도 고산지대에만 자생하는 특산종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록수이자 -
[만파식적] '식목일의 추억'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4 21:00:00일년 중 4월은 다른 달들에 비해 큰 특징이 없음에도 식목일이 끼어 있어 초등학교 시절에는 공짜로 하루 더 쉬는 여유로움까지 얻기도 했다. 다른 기념일에 비해 상징성이나 의미가 크지 않은 듯한데 공휴일로 쉬기까지 하니까 어린 마음에 더욱 반겼던 것 같다. 그러나 중고교 때에는 정작 공휴일로 쉬기보다 학교와 단체 등이 주최하는 각종 식수(植樹) 기념행사에 끌려다닌 경험이 많다.식목일이 올해로 71주년을 맞이했다. 세 -
[만파식적] 인구 늘리기 작전 실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3 19:00:00요즘 아이를 낳으면 로또 복권 1등은 아니더라도 2등 정도는 당첨된 셈이다. 지원 제도가 잘 정비돼 있는 경남 창녕군을 보자. 창녕군민이 아이를 낳으면 출산장려금(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이상 600만원)을 받는다. 새해 첫 아기를 낳으면 30만원. 다둥이를 낳으면 30만원의 출산축하금이 보너스로 따라온다. 아이가 커 다섯 살이 될 때까지는 매달 20만원의 아동양육수당이 나온다. 5년간 합치면 1,200만원이다. 셋째 -
[만파식적] 흡연경고 그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31 21:00:00지난 2002년 TV 금연광고에 코미디언 이주일이 나왔다. 중절모를 쓴 채 핼쑥한 모습으로 등장한 그에게서 더 이상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연예인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저도 하루 두 갑씩 피웠습니다. 이제는 정말 후회됩니다. 일 년 전에만 끊었어도 말입니다… 흡연은 가정을 파괴합니다. 국민 여러분 담배 끊어야 합니다.” 광고에서 유언과도 같은 경고를 -
[만파식적]생활임금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30 21:00:002007년 정부가 아파트 경비원과 같은 감시·단속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제를 적용하기로 하자 전국에서 아파트 경비원이 잇달아 해고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경비원의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오히려 이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지금도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이런 해고가 반복되면서 경비원들이 나서서 “임금인상을 하지 말라”고 호소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정부가 ‘착한 의도’를 가지고 법 -
[만파식적]여객기 추락 미스터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9 21:00:001994년 3월23일 모스크바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여객기 한 대가 이륙한 지 4시간여 만에 추락했다. 수직으로 떨어진 비행기는 산산조각이 났고 승객과 승무원 75명 모두 사망했다. 당시 여객기는 최신 기종에다 날씨도 양호한 상태. 기장은 900시간 무사고 기록의 베테랑 조종사였으니 사고가 날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테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얼마 뒤 미스터리가 벗겨진다. 어렵사리 -
[만파식적] 곤충요리식당
오피니언 사설 2016.03.28 21:00:00중동의 두바이(Dubai)는 아랍어로 메뚜기를 뜻한다.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메뚜기떼로 황폐해진 땅을 묘사한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곤충 가운데 유일하게 메뚜기만 식용을 허용한 이슬람 풍습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이슬람 경전에는 메뚜기가 ‘알라의 군대’이니 먹어도 좋다며 사막 메뚜기떼 식용을 권장하고 있다. 성서에서도 메뚜기를 비롯해 배짱이·귀뚜라미·딱정벌레를 먹을 수 있는 곤충으로 제시하고 있다. -
[만파식적]스위스 신젠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7 21:00:00외환 위기가 한창이었던 1997~1998년 많은 우리 기업이 외국에 팔려 나갔지만 종자·종묘 업계만큼 무더기로 매각된 사례도 드물다. 당시 업계 1위와 3위이던 홍능종묘와 중앙중묘가 멕시코계 세미나스(현 몬산토)에 매각됐고 2위인 서울종묘는 스위스의 노바티스로 넘어갔다. 4위인 청원종묘마저 일본 업체에 넘어가면서 “종자 주권(主權)을 잃어버렸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흘러나올 정도였다.하긴 자본력 있는 외국 기업들이 -
[만파식적]피난수도 부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4 21:00:001953년1월30일 부산 국제시장. 추운 겨울 누군가 내다 버린 연탄재 불씨가 바람을 타고 건물에 옮겨붙었다. 당시 국제시장은 목조건물 12개 동으로 이뤄져 있었으며 피난민들이 지은 판잣집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피난민들이 먹을 식수도 없는데 화재를 진압할 물을 구하기란 불가능했고 결국 불은 국제시장 전체와 신창동·부평동 등 일대를 전소시켰다. 이 화재로 그러잖아도 피난민이 돼 고생하던 사람들은 이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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