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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시에스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6 21:00:0010여년 전 그리스에 출장 갔을 때 일이다. 오후2시가 넘은 시각에 아테네국제공항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서는데 오가는 사람이 드물었다. 지나는 길에 보인 집들도 대부분 창문을 닫고 커튼까지 쳐 있어 적막감이 들 정도였다. 우리나라 같으면 사람들로 북적거릴 시간인데도 한적한 것이 의아해 동승한 가이드에게 이유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시에스타(siesta·낮잠) 때문”이라는 것. 말로만 듣던 남유럽의 낮잠 -
[만파식적]구상나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5 19:00:00몇 해 전부터 겨울이면 덕유산 눈꽃 산행에 나서는 재미에 빠져 있다. 해발 1,614m의 향적봉에서 중봉에 이르는 드넓은 구상나무 군락지에 피어 있는 상고대를 보노라면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다. 한겨울에도 진초록 잎새를 뽐내는 구상나무 가지 사이로 피어 있는 화려한 눈꽃은 그야말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마련이다. 구상나무는 한반도 고산지대에만 자생하는 특산종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록수이자 -
[만파식적] '식목일의 추억'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4 21:00:00일년 중 4월은 다른 달들에 비해 큰 특징이 없음에도 식목일이 끼어 있어 초등학교 시절에는 공짜로 하루 더 쉬는 여유로움까지 얻기도 했다. 다른 기념일에 비해 상징성이나 의미가 크지 않은 듯한데 공휴일로 쉬기까지 하니까 어린 마음에 더욱 반겼던 것 같다. 그러나 중고교 때에는 정작 공휴일로 쉬기보다 학교와 단체 등이 주최하는 각종 식수(植樹) 기념행사에 끌려다닌 경험이 많다.식목일이 올해로 71주년을 맞이했다. 세 -
[만파식적] 인구 늘리기 작전 실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3 19:00:00요즘 아이를 낳으면 로또 복권 1등은 아니더라도 2등 정도는 당첨된 셈이다. 지원 제도가 잘 정비돼 있는 경남 창녕군을 보자. 창녕군민이 아이를 낳으면 출산장려금(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이상 600만원)을 받는다. 새해 첫 아기를 낳으면 30만원. 다둥이를 낳으면 30만원의 출산축하금이 보너스로 따라온다. 아이가 커 다섯 살이 될 때까지는 매달 20만원의 아동양육수당이 나온다. 5년간 합치면 1,200만원이다. 셋째 -
[만파식적] 흡연경고 그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31 21:00:00지난 2002년 TV 금연광고에 코미디언 이주일이 나왔다. 중절모를 쓴 채 핼쑥한 모습으로 등장한 그에게서 더 이상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연예인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저도 하루 두 갑씩 피웠습니다. 이제는 정말 후회됩니다. 일 년 전에만 끊었어도 말입니다… 흡연은 가정을 파괴합니다. 국민 여러분 담배 끊어야 합니다.” 광고에서 유언과도 같은 경고를 -
[만파식적]생활임금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30 21:00:002007년 정부가 아파트 경비원과 같은 감시·단속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제를 적용하기로 하자 전국에서 아파트 경비원이 잇달아 해고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경비원의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오히려 이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지금도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이런 해고가 반복되면서 경비원들이 나서서 “임금인상을 하지 말라”고 호소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정부가 ‘착한 의도’를 가지고 법 -
[만파식적]여객기 추락 미스터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9 21:00:001994년 3월23일 모스크바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여객기 한 대가 이륙한 지 4시간여 만에 추락했다. 수직으로 떨어진 비행기는 산산조각이 났고 승객과 승무원 75명 모두 사망했다. 당시 여객기는 최신 기종에다 날씨도 양호한 상태. 기장은 900시간 무사고 기록의 베테랑 조종사였으니 사고가 날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테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얼마 뒤 미스터리가 벗겨진다. 어렵사리 -
[만파식적] 곤충요리식당
오피니언 사설 2016.03.28 21:00:00중동의 두바이(Dubai)는 아랍어로 메뚜기를 뜻한다.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메뚜기떼로 황폐해진 땅을 묘사한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곤충 가운데 유일하게 메뚜기만 식용을 허용한 이슬람 풍습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이슬람 경전에는 메뚜기가 ‘알라의 군대’이니 먹어도 좋다며 사막 메뚜기떼 식용을 권장하고 있다. 성서에서도 메뚜기를 비롯해 배짱이·귀뚜라미·딱정벌레를 먹을 수 있는 곤충으로 제시하고 있다. -
[만파식적]스위스 신젠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7 21:00:00외환 위기가 한창이었던 1997~1998년 많은 우리 기업이 외국에 팔려 나갔지만 종자·종묘 업계만큼 무더기로 매각된 사례도 드물다. 당시 업계 1위와 3위이던 홍능종묘와 중앙중묘가 멕시코계 세미나스(현 몬산토)에 매각됐고 2위인 서울종묘는 스위스의 노바티스로 넘어갔다. 4위인 청원종묘마저 일본 업체에 넘어가면서 “종자 주권(主權)을 잃어버렸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흘러나올 정도였다.하긴 자본력 있는 외국 기업들이 -
[만파식적]피난수도 부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4 21:00:001953년1월30일 부산 국제시장. 추운 겨울 누군가 내다 버린 연탄재 불씨가 바람을 타고 건물에 옮겨붙었다. 당시 국제시장은 목조건물 12개 동으로 이뤄져 있었으며 피난민들이 지은 판잣집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피난민들이 먹을 식수도 없는데 화재를 진압할 물을 구하기란 불가능했고 결국 불은 국제시장 전체와 신창동·부평동 등 일대를 전소시켰다. 이 화재로 그러잖아도 피난민이 돼 고생하던 사람들은 이재민 -
[만파식적]부자들의 세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3 21:00:00“절약해야 하는 것은 수백만명에 달하는 집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세금은 억만장자들이 더 내야 한다” “부자가 2~3%의 세금을 더 낸다고 가난해지는 일은 절대 없다. 우리가 더 낸 세금으로 국가부채가 줄어든다면 모두가 더 부자가 될 수 있다.” 2011년 8월31일 독일의 시사주간지 ‘디 차이트’에 독일의 내로라하는 억만장자 4명의 인터뷰 내용이 실렸다. 축구단 구단주부터 가수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외친 것은 단 하나 -
[만파식적] 빅배스(big bath)효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2 20:52:59최근 주식시장에서 지난해의 부실 자산을 한꺼번에 회계 처리한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잠재부실이 사라진 만큼 올해에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이른바 '빅배스(big bath) 효과'다. 빅배스란 원래 '목욕을 철저히 해서 몸에서 더러운 것을 없앤다'는 뜻에서 유래한 말로 흔히 경영진의 교체 시기나 정권교체기에 후임자에 의해 행해진다. 새로 부임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전임자 재임 기간에 -
[만파식적] 유대인 파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1 21:06:21미국 내 최대 유대인 로비단체 '미국 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의 연례 총회는 애초 맥이 빠질 거라는 예상이 많았다. 대(對)이란 정책 등을 두고 이스라엘 정부와 껄끄러운 상태이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불참하기로 했기 때문. 조 바이든 부통령·존 케리 국무장관도 나오지 않아 결국 기조연설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맡았다. 하지만 3월1일 뚜껑이 열리자 '역시 유대인'이라는 말이 실감 났다. 행정부 최고 수뇌부 -
[만파식적] 설탕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0 20:28:02설탕은 십자군전쟁을 계기로 서양세계에 알려지면서 워낙 가격이 비싸다 보니 만병통치약으로까지 대접을 받았다. 당시로서는 만성적인 영양 결핍에 시달리던 터라 칼로리가 높고 희귀한 설탕의 효과를 과신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비잔틴제국 황실에서는 설탕에 절인 장미꽃잎을 해열제로 처방했고 유럽에서 페스트가 창궐하자 설탕을 치료제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원기를 돋아주는 단맛을 좋 -
[만파식적] 세컨더리 보이콧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17 21:10:36글로벌 자산순위로 2,000위 훨씬 밖인 마카오의 소형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BDA)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2005년 9월이다. 미국 정부는 이 은행이 북한의 마약, 위조달러, 테러 지원 등 불법 자금세탁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며 수십개 계좌에 있는 북한자금 2,500만달러(약 302억원)를 동결시켰다. 북한은 이에 대항해 6자회담을 교착상태에 빠뜨리며 2006년 10월에는 급기야 첫 핵실험까지 강행하는 등 긴장국면을 조성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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