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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지구방위합동본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1.14 20:14:42지난 1940년대 말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인 페멕스의 지질학자들은 유카탄반도의 칙술루브 마을에서 지질 탐사를 벌이다가 거대한 원형 지형과 싱크홀을 발견했다. 그들은 유전에만 관심을 갖다 보니 이를 무심코 지나쳐버렸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1980년. 미국 사이언스지에 공룡 멸종이 소행성과의 충돌에 의한 것이라는 물리화학자 루이스 앨버레즈의 획기적인 논문이 실렸다. 당시만 해도 공룡이 화산 폭발 때문에 사라졌 -
[만파식적] 모술댐과 아시리아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1.13 21:37:23구약성경(요나서 1장 1~2절)에 보면 여호와가 나쁜 짓을 많이 한 니네베 사람을 회개시키기 위해 선지자 요나를 보낸다. 요나는 여호와의 부름을 거역하고 도망친다. 니네베는 지금의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로 기원전 612년까지 메소포타미아 일대를 지배한 아시리아의 수도다. 한때 이집트까지 제압한 대제국 아시리아는 피지배민을 잔혹하게 대했다. 저항한 지역의 사람은 씨를 말렸고 항복한 지역도 군주와 귀족은 코에 구멍을 -
[만파식적] '멜론' 가격논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1.12 20:26:19"이 정도 아이디어와 결과물이라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최소 3,000억원 이상은 받았을 것입니다." 지난해 5월 카카오에 626억원에 매각된 '김기사'를 두고 국내의 인수합병(M&A) 전문가가 한 말이다.당시만 해도 '김기사'의 성공적 매각과 관련해 언론에서는 '대박' 혹은 '벤처 신화'라며 추켜세우는 것이 일반적 분위기였다. 국민 모두가 '김기사' 개발자인 박종환씨가 이뤄낸 엄청난 부(富)를 부러워하던 판국이었다. 그럼에 -
[만파식적] 가족 밥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1.11 21:23:34펄떡이는 생선을 잡아 튀기고 돌아서서 닭을 잡는다. 갖가지 채소와 양념을 뒤섞어 쉴 새 없이 돌리는 웍(鍋·중국냄비)이 쏟아내는 요리들. 아름답다 또는 화려하다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것도, 경사가 나 잔치를 여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사랑하는 세 딸과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마련한 아버지의 정성이었다. 1995년 개봉한 홍콩 영화 '음식남녀'의 첫 10여분은 지금도 많은 -
[만파식적] 공룡의 구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1.10 20:20:57호주·뉴질랜드에 서식하는 바우어새(Bower bird)는 부동산에 관심이 무척 많다. 이 새의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는 무기는 화려한 집짓기다. 우선 잔가지를 엮어 높이 1m 남짓의 정자 모양 집을 만들고 주위에 정원까지 꾸민다. 각종 열매와 꽃, 아름다운 빛깔의 돌, 조개껍데기를 달아 집안을 장식하는 것은 기본. 딸기즙으로 벽에 색칠도 한다.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에야 소리를 내 지저귀며 암컷을 유인한다. 요즘으로 치면 집 -
[만파식적] 차르봄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1.07 20:58:40공상과학 영화 '혹성탈출' 시리즈에는 땅속에서 핵폭탄을 마치 신처럼 떠받들며 모여 사는 돌연변이 인간종족이 등장한다. 이들은 침팬지의 공격에 맞서 싸우다 모조리 죽음을 맞는데 영화 속 주인공 테일러는 마지막 수단으로 핵폭탄의 버튼을 눌러 지구라는 별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든다. 그가 모래에 파묻혀 윗부분만 간신히 드러낸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이 혹성이 지구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절규하던 마지막은 지금도 명 -
[만파식적] 카르텔 정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1.06 20:28:06"출판기념회서 책 판매도 못하게 하면서 그들(현역 의원)은 사실상 150쪽짜리를 그냥 돌리면 공정한 게임이 되겠습니까." 4·13총선에 나서는 한 예비후보의 호소가 눈물겹다. 개정 공직선거법이 출판기념회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현역 의원들은 의정보고회와 책자 형식의 의정보고서 살포로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불만이다. 인터넷 검색 창에 '의정보고회'를 쳐봤더니 과연 현역 의원들의 의정보고회가 -
[만파식적] 한탄강 주상절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1.05 20:50:4330만년 전 경기도 연천과 강원도 철원 일대에 용암이 분출했다. 백두산처럼 중심이 뻥 하고 터지는 중심분출이 아니라 땅의 갈라진 틈으로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열하분출'이었다. 어떤 용암은 중력 작용으로 이곳에 흐르던 강 밑에 빠졌고 또 어떤 용암은 내려가기도 전에 식어 굳었다. 미처 입수하지 못한 용암은 높이 30~40m의 절벽이 돼 양안에 병풍처럼 줄지어 시립했고 용케 강 밑까지 들어간 용암은 변화무쌍한 굽이와 세 -
[만파식적] 사우디-이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1.04 20:21:43이란의 청명한 상공에 갑자기 수백 대가 넘는 수호이와 미그 전투기가 나타났다. 이들의 목표는 이란 수도 테헤란 등 10곳의 공군 비행장. 곧이어 융단 폭격이 이뤄졌다. 1980년 9월22일의 일이었다. 이튿날에는 이라크 지상군이 1,300㎞에 달하는 국경선을 뚫고 일제히 밀려들었다. 무려 8년을 끈 이란-이라크 전쟁의 서막이었다.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수니파가 다수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만 국가들은 이라크 지원에 팔을 걷 -
[만파식적] '스마트 반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1.03 21:40:252001~2003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친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관통하는 단어는 '절대 반지(The One Ring)'다. 암흑 군주인 사우론이 세상을 지배하려고 비밀리에 만든 절대 반지. 그는 강력한 힘을 지닌 절대 반지를 이용해 신들을 위협하지만 한순간에 잃어버리고 만다. 이 반지의 행방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추격전과 전쟁이 영화의 줄거리를 이룬다. '반지의 제왕'처럼 반지가 중요한 아이템으로 등장하는 영화와 소설 -
[만파식적] '도(跳)' '희(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31 21:15:20독일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어느 날 실험실에서 물체에 열을 점점 더 가했더니 물체의 색깔이 빨간색에서 노란색으로, 그리고 다시 하얀색으로 바뀌는 현상을 발견했다. 그와 동료들은 빛을 발산하는 원자의 에너지가 연속적 흐름의 형태가 아니라 단계별로 끊어서 내보낸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연이 불연속적인 '양자(量子·quantum)적인 것'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플랑크가 주창한 퀀텀점프(quantu -
[만파식적] 슈퍼엘니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30 20:40:02단군 이래 최대 위기라는 1997년 외환위기는 그해 12월3일 우리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연초부터 매월 이어진 대그룹들의 연쇄 부도로 가뜩이나 흉흉하던 한국 경제에는 그야말로 '결정적 한방'이었다. 때마침 겨울로 접어들었기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스산함이 증폭되면서 심정적으로 어느 해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1997년 겨울(12 -
[만파식적] 비만의 역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29 21:42:4865세 이상 뇌졸중 환자는 뚱뚱할수록 일상생활 회복능력이 빠르다는 연구결과가 29일 나왔다. 한국뇌졸중재활코호트연구단이 2,057명의 뇌졸중 환자를 상대로 분석한 일상생활 회복 속도를 보면 고도비만그룹이 가장 빨랐고 이어 비만·과체중·정상·저체중 그룹 순이었다. 지난 10월에는 김신곤 고려대 교수팀이 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포함된 100만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저체중인 사람의 사망위험률이 과체중의 2.2배에 달 -
[만파식적] '혼술' 고독과 낭만 사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28 20:39:42대학 시절 독특한 행동으로 유명한 동창이 한 명 있었다. 그의 가방 속에는 책이 없었던 적은 있어도 녹색의 소주 두 병 이상이 빠진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의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날이면 언제나 근처 잔디밭에서 혼자 깡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렇게 그의 발길이 머물면 그곳은 어김없이 술자리가 됐다. '혼자 마시는 술(獨酌)은 석 잔을 마시면 위대한 도에 통하고 한 말이면 자연과 합치된다'고 -
[만파식적] 바티칸과 '스타워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27 20:12:56로마 가톨릭의 성지인 바티칸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스타워즈. 언뜻 보기에는 전혀 관련이 없을 듯한 조합이다. 하지만 약 3년 전 사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연관지으면 사정이 다르다. 2005년 4월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에 선출되자 네티즌 사이에 스타워즈와 관련된 패러디가 급속히 퍼졌다. 교황의 강렬한 첫인상 때문이다. 짙은 다크서클과 함께 얼굴 주름 상태, 머리 모양 등이 네티즌의 눈을 사로잡은 것. 새 교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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