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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버핏의 IT주 기피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23 22:59:36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어느 날 절친 사이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에게 장장 9시간에 걸쳐 MS의 사업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버핏은 그의 얘기를 귀담아듣더니 MS 주식 100주를 매수했다고 한다. 버핏은 훗날 "세상에 게이츠보다 더 나은 스승이 없겠지만 나보다 더 바보 같은 학생도 없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버핏은 라디오도 켜지 못할 만큼 지독한 기계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버 -
[만파식적] '아기공룡 둘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22 21:55:271980년대 후반의 서민과 청소년들의 일상을 재연한 TV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서울의 도봉구 쌍문동이라는 특정 지역에서 벌어지는 따뜻하고 복고적인 에피소드들이 그 시대를 겪은 세대뿐만 아니라 당시를 전혀 체험하지 못한 요즘 10대, 20대들에게까지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는 것이 만화 '아기공룡 둘리'다.같은 지역을 소 -
[만파식적] 방사선 증후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21 20:36:011980년대 인기 드라마 '두 얼굴의 사나이'를 보면 주인공이 방사선에 노출돼 괴력을 지닌 헐크로 바뀐다. 여기 나오는 '방사선=괴력'이라는 전제는 드라마니까 가능한 허구다. 지금은 방사선을 많이 쬐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안다. 하지만 방사선이 막 발견된 1890년대에는 방사선이 괴력까지는 아니더라도 미용이나 정신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그 시절 방사선을 연구한 세계 최초의 여성 노벨상 -
[만파식적] 냉면 전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20 20:11:24"처녀 둘이 한 포장마차 안에서 속삭이듯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밥 대신) 하루에 달걀 여덟 개를 열흘 동안 먹으니까 소화가 잘 안 돼야…겁나게 독한 달걀 방귀가 자꾸 나와…그래도 밥값 아껴서 중학교 들어간 남동생 운동화 사서 보냈어.' 그날 (내가) 먹던 냉면에는 눈물처럼 시큰하고 매운맛이 났다." 소설가 성석제가 산문집 '칼과 황홀'에서 묘사한 냉면은 결코 차가운 음식이 아니었다. 우리 누나들이 달걀로 끼니를 버 -
[만파식적] 여성 유엔 사무총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17 21:19:42얼마 전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의 한 식당에서 열린 유엔 송년모임. 반기문 사무총장이 자신의 일상을 코믹하게 다룬 영상물을 공개했다. 제목은 '유엔 사무총장이 되는 법(How to be a Secretary General)'. 영상 속에서 반 총장의 하루는 분초를 다툴 정도로 바쁘다. 양복을 입은 채 새벽1시 조금 넘어 잠든 그가 새벽3시57분에 '굿모닝' 알람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허겁지겁 사무실로 출근하자마자 산더미처럼 밀려드는 -
[만파식적] 한지의 부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16 21:07:39신라시대 경남 의령군 봉수면의 대동사라는 사찰에 설씨 성을 가진 주지승이 살고 있었다. 어느 봄날 주지승이 절 주변에 많이 나는 닥나무를 냇물에 담가뒀더니 껍질이 물에 풀리면서 삼베 올처럼 섬유질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손으로 주물러 바위 위에 건져놓았더니 바짝 말라붙어 얇은 막처럼 변했고 이를 다듬어 종이처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의령 사람들 사이에 전해 내려오는 우리 한지(韓紙)의 탄생 이야기다. 닥나 -
[만파식적] 정치인 테마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15 20:51:25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 때 증시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관련주들이 급등했던 적이 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인 주자들이 경쟁하면서 관련주들이 하나의 테마주로 묶이며 정치상황에 따라 출렁거리는 바람에 투자자들의 혼선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정치의 저급한 수준과 자본시장의 후진적 속성이 맞물리며 나타난 특유의 왜곡 현상이 바로 '정치인 테마주'다. 총선과 대선 등 정치 이벤트 -
[만파식적] 정조 화성행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14 21:01:411795년 윤2월9일 새벽 창덕궁 돈화문 앞. 정조가 말에 올라 출발을 명하자 1㎞에 달하는 긴 행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열기 위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가 있는 화성에 가는 행차다. 행렬은 숭례문을 거쳐 한강이 흐르는 용산에 도착했다. 강 건너 노량진까지는 배다리(배를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놓고 그 위에 판재를 올려 만든 다리)를 만들어 건넜다. 행차 다섯째 날 화성에서는 성대한 회갑연 -
[만파식적] 종자 전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13 21:29:341929년 파란 눈의 서양인 5명이 당나귀를 타고 조선 땅에 나타났다. 이들의 정체는 미국 농무성이 한중일 3국에 파견한 '콩 원정대(정식 명칭은 '도셋-모스 동양농업탐험원정대')' 대원들. 임무는 미국 땅에 적합한 콩의 종자를 찾는 것이었다. 길을 가다가 콩만 보이면 어디서든 사진을 찍고 샘플을 채취했다. 그렇게 80여일간 이 땅에 머물며 수집한 콩이 무려 3,379점이었다. "조선에서 모은 자료와 사진만으로도 훌륭한 책을 -
[만파식적] 리니지의 변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10 20:50:46요즘 온라인 게임의 대세는 미국 라이엇사가 개발한 리그 오브 레전드, 일명 '롤(LOL)'이다. 전 세계 게이머들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의 절대 강자다. 2009년 10월 북미에서 첫선을 보이자마자 일순간에 시장을 평정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대회 롤드컵 결승전에는 4만여명의 게임 마니아가 몰렸을 정도다. 우리나라에도 딱 4년 전인 2011년 12월 소개된 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청소년 자녀의 -
[만파식적] 중국판 아이언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09 21:48:10영화에 등장하는 아이언맨(Iron Man)은 첨단 기술로 무장한 로봇 슈트를 입고 양손의 조절장치를 통해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슈트는 골드 티타늄 합금으로 만들어져 비행 중의 온도 차와 중력을 견뎌내는데 가슴에 장착된 아크 반응로에서는 원자력발전소 12개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인류의 꿈은 영화 속 얘기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스위스의 전직 파일럿 이브 로시는 지난달 두바이 상공에서 -
[만파식적] 안철수의 딜레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08 20:39:59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혁신전당대회를 수용하라는 최후통첩을 한 후 7일부터 행적을 알리지 않은 채 고향인 부산으로 낙향해 잠행하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까지 동조해 문 대표 퇴진을 요구하며 사퇴했으나 문 대표 등 친노 주류 측의 반응은 오히려 "나갈 테면 나가보라"는 식이다. 결국 안 전 대표의 탈당과 동조 탈당 등으로 이어지는 새정연의 분당사태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최후통첩을 하 -
[만파식적] 임진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07 20:13:33파천 반대를 부르짖던 신하도 궁궐 호위를 맡은 갑사도 달아나 따르는 사람은 10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선조가 피난가던 1592년 음력 4월30일의 모습을 '조선왕조실록'은 이렇게 전한다. 이날 새벽부터 피난길에 오른 선조는 파주에서 저녁을 먹다가 한양이 함락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밤중에 다시 짐을 쌌지만 깜깜한 그믐날 폭우까지 겹쳐 지척을 분간할 수 없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이항복은 과거 이이가 -
[만파식적] 추억의 빵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06 20:17:28어릴 적 광화문의 '덕수제과'는 꿈의 공간이었다. 근처에서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를 다니던 형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어머니가 시켜주신 빵을 먹을 때는 세상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달콤한 '소보로'와 단팥빵, 부드러운 크림빵은 짜장면 다음으로 좋아하던 먹거리였다. 어쩌다 아버지가 퇴근길에 빵이라도 사오시면 하나라도 더 먹겠다며 형·누나와 함께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여야 했다. 하지만 이제 -
[만파식적] 차이나 '축구 굴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03 20:44:112011년 7월 시진핑 당시 중국 부주석이 방중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만났을 때 일화다. 손 대표가 한국의 축구 스타 박지성이 사인한 축구공을 선물하자 시 부주석은 이렇게 화답했다. "중국이 월드컵에 나가고 월드컵을 유치하고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것이 내 세 가지 소원이다." 시 주석의 축구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짐작할 만하다. 축구 얘기만 나오면 시 주석은 자신을 '추미(球迷·축구광)'라고 소개하고 집무실에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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