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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모란봉악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8 20:53:36해체설이 나돌던 북한의 모란봉악단이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북한-쿠바 수교 55주년을 맞아 평양을 방문한 쿠바 대표단의 축하공연에서 지난 7일 쿠바인이 좋아하는 '관타나메라'와 '카프리섬'을 불러 대표단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모란봉악단은 조선중앙TV에서 사라져 해체설이 나왔으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까지 참석한 국가 행사에 참석함으로써 건재를 과시한 셈이다.모란 -
[만파식적] 경평(京平)축구대항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7 20:31:52경성(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경평(京平) 축구대항전 첫 대회가 열린 1929년 10월8일. 서울 원서동 볼재(공간사옥 자리)에 있는 휘문고보 운동장에는 7,000여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건물을 포함한 휘문고보의 전체 크기가 2만㎡ 정도니까 운동장 면적은 1만㎡를 넘지 않았을 테고 관중석을 높이는 것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수용인원이 7만여명 가까운 서울 월드컵 상암경기장의 크기가 21만6,712㎡인 것과 비교하면 당시 관중 -
[만파식적] 세상을 바꾼 사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6 22:16:43AP통신 기자 제프 와이드너는 중국 비밀경찰들의 눈을 피해 톈안먼 광장이 잘 보이는 호텔 6층 객실 베란다에 섰다. 곧이어 탱크들이 줄지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때 쇼핑백을 든 청년이 천천히 걸어 나오더니 탱크가 지나갈 거리 한가운데 우뚝 섰고 앞서 오던 4대의 탱크도 그 앞에 멈췄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그 순간 와이드너는 연신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함께 있던 미국 유학생에게 필름을 AP통신사에 전해줄 것 -
[만파식적] 부다페스트 난민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3 20:56:462003년 개봉된 미국 영화 '언더월드'는 모두 4편이 만들어질 만큼 인기였다. 이 영화를 보면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지하철역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뉴욕에 다녀온 영화팬이라면 촬영장소가 뉴욕 지하철일 거라는 생각을 할 법하다. 낯이 익기 때문이다. 뉴욕 지하철은 수많은 영화의 배경이 됐던 만큼 그렇게 추론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싶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언더월드'에 등장한 무대는 헝가리 부다페스 -
[만파식적] 중국인의 숫자 사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2 20:48:58한해 1,5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중국 자금성은 800채의 건물과 9,999개의 방을 거느린 세계 최대 궁궐이다. 9,999개의 방은 신의 영역을 의미하는 일만개를 제외하고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수에서 유래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9가 황제의 절대 권력을 상징해왔다. 역대 왕조들은 9가 영원하다는 뜻의 구(久)와 발음이 같다며 영원무궁의 염원을 궁궐 곳곳에 반영해왔다. 명나라 때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
[만파식적] 경제 위기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1 20:13:56경제에 있어 사전 징후나 경고가 없는 위기는 없다. 그런 면에서 한국 경제에서 9월은 의미 있는 달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도 그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신청이 있었던 것도 9월15일이었다. 7·8월 휴가 시즌을 끝내고 시장이 본격 재개되는 9월에 누적된 모순 변수들이 한꺼번에 노출되고 시장 반응도 투매 등 극단적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 -
[만파식적] 일본 항공모함 '가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31 20:02:46윤봉길 의사가 일본 제국 주요 인사들에게 폭탄을 던진 1932년 4월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는 일왕의 생일과 상하이 점령 전승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상하이 점령 전승 기념행사란 1932년 1월28일 중국과 일본 간에 벌어진 무력충돌인 이른바 '상하이 사변'에서의 일본 승리를 기리기 위한 것. 당시 만주 사변을 일으켜 만주를 식민지화하는 데 성공한 일본은 상하이도 같은 식으로 차지하기 위해 일본인 승려가 구타 -
[만파식적] 사라지는 동물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30 20:59:27아시아 코끼리 '완다'와 '윙키'에게 10년 전 미국 디트로이트 동물원에서의 경험은 악몽의 연속이었다. 드넓은 초원에서 무리 지어 사는 대신 좁디좁은 공간에 갇혀 만성 관절염과 합병증의 고통에 시달렸고 이 때문에 온종일 발에 약봉지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녀야 했다.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가는 게 보통인 디트로이트의 혹한 역시 이 열대 동물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였을 터다. 지난 2005년 4월8일 창살로 된 감옥에 -
[만파식적] 주산·암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27 21:20:05얼마 전 개그맨 유재석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과거 주산학원 열풍이 불 때가 있었다"며 이런 얘기를 했다. "주산을 배우고 싶은 게 아니라 노란 가방이 갖고 싶어 학원을 다녔다. 그 가방을 메고 다니지 않으면 학교에서 소외될 것 같았다". 이 말에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공감하는 중장년층이 많을 듯하다.주산은 1200년께부터 우리나라와 중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널리 사용돼온 계산법이다. 주산을 잘하는 사 -
[만파식적] 5·24 조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26 21:43:095·24 조치는 2010년 5월24일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재 조치를 말한다. 같은 해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북한의 부인과 사죄 거부 등에 대한 대응책이었다.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남북 교역 중단, 대북 신규투자 금지, 대북 지원 사업의 원칙적 보류, 인도적 지원 사전 협의까지를 포괄하는 것으로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지고 있는 대북정책의 기본 기조다.북한은 이에 앞서 2008년부터 중단 -
[만파식적] '제네바 핵합의' 데자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25 21:15:01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타결이 임박했던 지난달 중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내각회의에서 장관들에게 1994년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핵 합의 당시의 영상을 보여줬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합의 직후 "북한은 평화로운 핵기술을 보유하게 되고 한국 등은 북핵 위협에서 보호될 것"이라고 장담하는 장면이었다. 미국의 이란 핵 협상에 반대해온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외교정책의 실패 사례로 북한 핵 문제를 다시 끄 -
[만파식적] 금(金)조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24 20:12:30조선 후기 흑산도에 귀양가 있던 정약전은 그의 저서 '자산어보'에서 조기를 소개하며 '울음소리가 우레처럼 은은하게 서울까지 들려오면 만인이 입맛을 다신다'고 설명했다. 만인이 입맛을 다셨다는 것은 조기가 서민의 밥상에도 올라올 정도로 흔했음을 뜻한다. 지금이야 조기나 조기를 말린 굴비가 명절 때나 구경할 만큼 귀해졌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명태나 꽁치처럼 모두에게 익숙한 생선이었다. 얼마나 만만했으면 옛날 -
[만파식적] 청년 갑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23 21:29:091985년 미국의 여성 잡지 '굿하우스키핑' 2월호는 '최고의 신랑감 50인'을 발표했다. 리스트에 오른 인물의 상당수는 40세 이상. 46세의 중년 배우 워런 비티가 그랬고 53세의 에드워드 케네디도 있었다. 하지만 20~30대이면서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들도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당시 30세)와 테니스 스타 존 매켄로(26)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돈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아 -
[만파식적] 핑크 비아그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20 20:17:03지난 1998년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세상에 나왔을 때 많은 남성이 환호했다. 특히 포르노 업계가 축복 중의 축복이라며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렸다. 남성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비아그라의 글로벌 매출은 연간 13억달러에 이를 정도다. 시알리스 등 유사 상품만 해도 20여종이 시판되고 있다. 비아그라의 등장에 남성들이 들썩인 지 17년 만에 여성들에게도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미국 제약사 스 -
[만파식적] 음서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19 20:55:17고려 시대에는 5품 이상의 관직을 지낸 이들의 자녀에게 과거를 통하지 않아도 벼슬을 내리는 음서제(蔭敍制)가 있었다. 부모의 음공(蔭功)에 따라 자손을 벼슬에 서용(敍用)하는 일종의 특혜제도였다. 처음에는 장자(長子)만 혜택을 받았고 직위도 엄격히 제한했지만 제대로 지켜질 리 만무했다. 문벌귀족들이 압력을 넣다 보니 조정에 동생이나 사위·조카에 이르기까지 친인척으로 가득 찼다. 오죽하면 일정한 범위 내의 친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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