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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로베르 쉬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22 18:04:22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은 모국어를 빼앗기는 슬픔을 생생하게 그린 단편소설로 프랑스 국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학교 괘종시계가 낮 12시를 알리고 프로이센 병사의 나팔 소리가 울려퍼지자 선생님이 말 없이 칠판에 ‘프랑스 만세(Vive La France)!’라고 쓰며 끝맺는 장면은 진한 감동을 준다. 이 소설의 무대가 유럽연합(EU)의 모태가 된 라인강 유역의 알자스 지역이다. 알자스와 로렌 지방은 프랑스와 독일의 영 -
[만파식적] 광영재당(光榮在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21 18:29:011957년 2월 중국의 마오쩌둥 국가주석은 ‘인민 내부의 모순을 올바르게 처리하는 문제에 대하여’라는 연설을 통해 ‘백화제방·백가쟁명(百花齊放·百家爭鳴)’을 역설했다. 온갖 꽃이 같이 피고 서로 다른 많은 학파들이 논쟁을 벌이듯 공산당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을 감내하겠다는 선언이었다. ‘말하는 자에게 죄를 묻지 않는다(言者無罪)’는 다짐도 했다. 지식인들의 거침없는 비판이 시작됐고 급기야 언론 자유와 양당제 -
[만파식적] 어퍼볼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20 18:16:561968년 어퍼볼타(Upper Volta) 등 아프리카 서부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다. 사하라사막의 남쪽 경계를 이루는 사헬 지대를 덮친 가뭄은 5년 동안 이어지면서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프랑스·영국 등 30여 개국에서 식량과 의료품 등 구호물자를 보냈지만 일선 현장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지방 관리들의 부패와 열악한 도로 사정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어퍼볼타는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아프리카 -
[만파식적] 마오안잉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17 17:54:16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10월 7일. 마오쩌둥 중국 주석은 출정을 앞둔 펑더화이 사령관을 부른다. 마오쩌둥은 장남인 마오안잉을 전장에 데려가도록 지시한다. 펑더화이는 결혼한 지 1년밖에 안 된 맏아들을 전쟁터로 보내겠다는 소리에 고개를 저었지만 “내 아들을 보내지 않으면 누가 전쟁터에 간단 말이냐”는 말에 지시를 따른다. 대신 최전선 전투병이 아닌 자신의 러시아어 통역관 역할을 맡겼다. 마오쩌둥은 아내를 -
[만파식적] 제이미 다이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16 18:06:152008년 3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생일 파티 도중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베어스턴스가 파산할 위기에 처했다는 앨런 슈워츠(베어스턴스 사장)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다이먼 회장은 인수 팀을 급파했다. 다이먼은 얼마 안 가 베어스턴스 인수를 결심한다. 이어 9월에는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을 인수해 미국 전역의 소매 금융 네트워크를 확보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승부사의 기질이 발현되는 순간이었다. -
[만파식적] 밈 주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15 17:42:51게임 유통 업체 ‘게임스톱’, 영화관 체인 ‘AMC’, 생활용품 업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 건강 보험사 ‘클로버헬스’. 올 들어 미국에서 주가가 요동친 밈 주식(meme stock)들이다. 밈 주식은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을 말한다. ‘밈’은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펴낸 책 ‘이기적 유전자’에서 -
[만파식적] 뉴 셰퍼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14 18:30:38아마존닷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의 외할아버지는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일하던 우주공학 전문가였다. 베이조스는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로부터 무한한 우주에 대한 얘기를 들으며 우주 비행사가 되는 꿈을 키웠다. 그가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새 천 년이 시작하는 2000년 민간 우주 관광 시대를 열겠다며 우주 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을 세웠다. 블루오리진의 목표는 로켓 발사체를 재활용하는 것이다. 우주 -
[만파식적]네오디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13 20:08:38지난 2019년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시성 간저우시를 방문해 네오디뮴(Nd·Neodymium) 등 희토류를 생산하는 ‘진리(金力)영구자석과기유한공사’를 시찰했다. 이 회사는 네오디뮴으로 고성능 영구자석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의 희토류 대표 주자다. 시 주석은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라며 기술력을 높이라고 주문했다. 눈길을 끈 것은 미중 무역 협상을 이끄는 류허 부총리가 시 주석을 수행하는 장면 -
[만파식적] 탕핑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10 18:02:37“2년 동안 일하지 않았다. 놀기만 했지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난 4월 중국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탕핑이 바로 정의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바닥(平)에 눕는다(?)는 뜻의 ‘탕핑’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최소한의 돈으로 살아가는 요즘 젊은이들의 생활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직장이 없어도 매달 200위안(약 3만 5,000 원)만 있으면 살 수 있다는 그의 탕핑 생활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
[만파식적] 크림반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09 18:38:32러시아는 18세기 무렵 표트르 대제가 등장한 후 서구화에 성공해 강대국으로 부상한다. 러시아는 세력 확장을 위해 얼지 않는 부동항을 절실히 찾았다.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1차 목표가 됐다. 러시아는 두 차례의 전쟁으로 오스만 제국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병합한다.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해온 서유럽 열강들에 비상이 걸렸다. 서유럽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오스만 제국이 크림전쟁을 일으켜 반도를 되찾는다. 플로렌스 나이 -
[만파식적] 베르쉬르메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08 17:59:161944년 6월 6일 오전 5시 30분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해안 마을인 베르쉬르메르에 우렁찬 포성이 울렸다. 역사적인 노르망디상륙작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두 시간가량의 집중포화로 독일군 진지는 쑥대밭이 됐고 7시 25분에는 영국 제50보병사단의 본격적인 상륙이 개시됐다. 날씨는 변덕스러웠고 독일군의 저항도 컸지만 영국군은 더욱 거세게 몰아쳐 이튿날 승전고를 울렸다. 이 전투에서 영국군 1,000여 명이 희생 -
[만파식적] 콘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07 17:42:415세기 영국에 상륙한 앵글로색슨족은 중동부 지역에 거점을 마련한 뒤 서쪽과 남쪽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들의 공세에 원주민이던 켈트족은 구석으로 몰렸다. 서쪽 웨일스, 북쪽 스코틀랜드, 바다 건너 아일랜드, 서남쪽 콘월 등으로 흩어졌다. 이들은 연맹을 만들어 지금도 축제를 함께 즐기지만 처지는 제각각이다. 아일랜드는 영국에서 독립했고 스코틀랜드·웨일스는 자치를 누리고 있다. 이에 비해 콘월은 여전히 잉글랜드 -
[만파식적] 훙멍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06 17:43:22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발표 석 달 후인 지난 2019년 8월 9일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전략을 발표한다. 안드로이드를 대체하는 자체 운영체제(OS) ‘훙멍(鴻蒙)’을 개발해 자사 기기에 탑재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의 제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선언임과 동시에 글로벌 OS 시장의 변혁을 예고하는 전략이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훙멍의 점유율이 오는 2024년 8.7%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훙멍은 고대 중국 -
[만파식적] 테라파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03 19:13:462013년 4월 한국을 방문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주머니에 한 손을 넣고 악수했던 장면이 논란을 빚었다. ‘무례하다’와 ‘문화적 차이다’라는 견해가 맞서면서 정작 그의 방한 목적은 주목을 끌지 못했다. 테라파워 회장이란 직함으로 방한했던 게이츠는 박 대통령에게 “원자력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안전한 에너지 공급원”이라며 4세대 원자로 개발을 위해 한 -
[만파식적] BNO 여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6.02 18:43:51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는 1997년 7월 1일이 다가오자 홍콩 시민들의 두려움은 커져만 갔다. 영국 정부는 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반환 이전의 영국령 홍콩 출생자에게 영국 해외 국민(BNO·British National Overseas) 여권을 발급해주기로 했다. 1997년 말 BNO 여권 신청 접수를 마감한 결과 홍콩 인구 750만 명 중 72%가량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BNO 여권을 보유하면 캐나다·호주 등 영연방 국가에 무비자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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