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 프렌치 프라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16 00:05:002003년 3월11일 미국 하원은 국회의사당에 있는 구내식당 메뉴 가운데 프렌치(french)라는 이름이 들어간 것을 모두 프리덤(freedom)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얼마 뒤 ‘프렌치 프라이’ ‘프렌치 토스트’가 메뉴판에서 사라지고 ‘프리덤 프라이’ ‘프리덤 토스트’가 등장했다. 당시 하원 행정위원장인 밥 네이 공화당 의원은 기자회견까지 열고 “이 조치는 프랑스가 그동안 취한 행동에 대해 의회가 강한 불만을 보여주기 위 -
[만파식적] 압하지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15 00:05:00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서 일했던 국제문제 전문가인 조슈아 키팅이 최근 ‘보이지 않는 국가들’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정부·영토·국민을 모두 갖추고 엄연히 실존하는데 세계 지도에 국경선이 나오지 않는 나라들이다. 키팅이 열거한 ‘보이지 않는 국가들’의 대표적인 사례가 압하지야(Abkhazia)다. 압하지야는 흑해의 남쪽 연안에 자리 잡은 미승인 국가로 러시아와 조지아 사이에 끼어 있다. 국제연합(UN)은 압하지야 -
[만파식적]욤 키푸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14 00:05:001973년 10월6일 발발한 제4차 중동전쟁은 ‘욤 키푸르(yom kippur) 전쟁’으로도 불린다. 6년 전 3차 전쟁에서 참혹한 패배를 맛본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은 시리아와 연합군을 결성한 뒤 유대 명절인 ‘욤 키푸르’에 군사작전을 감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대인들은 이날 금식을 하며 죄를 회개하고 용서를 구한다. 명절이기에 직장인들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지내고 군인들도 귀가해 명절을 보낸다. 작전 개시일은 욤 -
[만파식적]리무진 리버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11 00:05:00“전철 대신 리무진을 타고 호화생활을 하면서 말로만 서민과 흑인 편을 운운하는 자를 시장으로 다시 뽑아서는 안 됩니다.” 1969년 뉴욕시장 선거운동에서 민주당의 마리오 프로카치노 후보는 진보당 소속 현직시장 존 린드세이를 ‘리무진 리버럴(limousine liberal)’이라는 말로 공격했다. 린드세이와 그를 지지하는 맨해튼 부자들을 비난하는 뜻으로 이 용어를 쓴 것이다. 이후 리무진 리버럴은 고급 차를 타고 고급 요리를 -
[만파식적]베레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10 00:05:001961년 10월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주 브래그 기지의 육군 특전단을 방문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특수부대를 지휘하던 윌리엄 P 야버러 준장이 정식 군모가 아닌 녹색 베레모를 쓴 모습을 보고 “멋지다. 그린베레가 어떠냐”고 치켜세웠다. 야버러 준장은 기다렸다는 듯 “오랫동안 이 모자를 원해왔지만 금지규정 탓에 못 쓴다”고 호소했다. 백악관은 이듬해 대통령 특명으로 녹색 베레모를 공식 허용했고 그 -
[만파식적] 둥펑(東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08 00:05:00“동풍(東風)은 서풍(西風)을 압도한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주도한 마오쩌둥이 1957년 구(舊)소련 모스크바를 방문해 이 같은 연설을 했다. ‘중국이 서양을 이긴다’는 뜻이다.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탄도미사일 명칭으로 ‘동풍’을 쓴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중국어로 ‘둥펑’이라고 읽는다. 중국은 1958년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해 1960년 구소련의 SS-4미사일 설계를 기초로 사거리 2,000㎞인 미사일 시험발사 -
[만파식적] 힌두 민족주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06 20:25:211980년 창당된 인도국민당(BJP)은 1984년 총선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하원 543석 가운데 2석만 겨우 얻어낸 군소정당에 불과했다. 하지만 7년 뒤인 1991년 총선에서 119석을 얻어 제2정당으로 도약했고 1996년에는 161석을 얻어 제1정당이 됐다.인도국민당이 1885년 조직된 정당인 인도국민회의(INC)에 맞서 단시간에 인도 유력 정당으로 부상한 데는 힌두 민족주의의 영향이 크다. 극단적 힌두 근본주의인 ‘힌두트바(Hindutva)’ -
[만파식적]파킨슨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03 22:51:061980년대 후반 인기영화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에 주인공으로 출연해 큰 사랑을 받은 마이클 제이 폭스. 1990년대 말까지 영화·드라마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약하던 그가 갑자기 스크린에서 사라졌다. 인기가 하늘로 치솟던 시기에 돌연 모습을 감추자 온갖 낭설이 퍼졌다. 사망설까지 있었다. 얼마 후 그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전해졌다. 갓 30세이던 1991년 확진을 받았는데 이를 알리지 않은 채 10년 -
[만파식적]킨들버거 함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02 00:05:00“1930년대 대공황은 왜 그렇게 광범위한 지역을 강타했는가. 왜 그토록 심각했고 오랫동안 지속됐으며 결국 2차대전으로 이어졌는가. 1차대전 후 패권국이 된 미국이 옛 패권국 영국이 했던 역할을 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역사가인 찰스 킨들버거는 그의 저서 ‘대공황의 세계 1929-1939’에서 세계적 혼란을 초래한 원인을 리더십 공백에서 찾았다. 힘 있는 나라가 패권국의 역할을 제대로 -
[만파식적] 태화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01 00:05:00자장율사는 신라 27대 선덕여왕 때 활동했던 승려다. 당나라로 건너가 8년간 유학하고 불법에 필요한 여러 자료를 가지고 돌아와 불교정책의 총책임자인 국통(國統)에 임명됐다. 신라의 여러 절을 세우며 불교 중흥의 전기를 마련했다.‘삼국유사’와 불교 설화에 따르면 자장율사 일행은 귀국하면서 중국 오대산 인근 태화지(太和池)에서 문수보살을 만난다. 문수보살은 석가모니의 진신(眞身)사리 100개와 붉은 가사 1벌 등을 주 -
[만파식적] 만국우편연합(UPU)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9.30 00:01:501831년 독일 북동부 포메라니아 재단사 집안에서 여덟째 아이로 태어난 하인리히 폰 슈테판은 어려서부터 편지와 우편에 관심이 많았다. 김나지움을 졸업한 후 군복무를 마친 그는 우편 관련 업무로 경력을 쌓기 시작한다. 1855년 독일과 오스트리아 간 우편업무의 필요성이 커지자 이를 위한 준비작업에 참여해 소포·우편체계의 기본 틀을 제안했다. 그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두 지역 간 요금체계가 정해졌고, 이를 계기로 그는 -
[만파식적]마녀사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9.27 00:05:00‘마녀 혐의로 기소된 자는 우선 악마의 흔적을 찾아내기 위해 전신의 체모를 깎는다. 자백하지 않으면 손발을 묶어 물속에 던져 가라앉으면 무죄, 떠오르면 유죄. 불로 달군 쇠 판 위를 걷게 해 죽으면 무죄, 살아나면 마녀다.’ 15세기 교황으로부터 마녀재판권을 받은 한 이단심문관이 쓴 ‘마녀의 망치’라는 책에 나오는 마녀 감별법이다. 이 책은 나중에 교황청이 출판을 금지했지만 유럽에 널리 퍼져 마녀사냥에 활용됐다. -
[만파식적]옥토버페스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9.26 00:05:00지난주 토요일 낮12시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뮌헨시장이 나무망치로 맥주통을 두드린 뒤 첫 번째 통의 꼭지를 개봉했다. 시장이 ‘맥주통이 열렸다’는 의미의 “오차프트 이스”를 외침으로써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개시를 알렸다. 축포 열두 발이 발사되면서 1만여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로 맥주가 쉴 새 없이 제공됐다. 옥토버페스트는 ‘10월 축제’라는 뜻을 갖고 있다.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부터 10월 첫 -
[만파식적]토머스 쿡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9.25 00:05:001841년 빅토리아 여왕 시절 인쇄업자이자 전도사인 토머스 쿡은 금주 캠페인을 널리 알리겠다며 이색적인 여행상품을 만들었다.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불특정 일반인을 대상으로 여행객을 모아 금주 집회가 열리는 러프버러로 보내는 것이었다. 쿡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아홉 량의 전세열차에 사람 570명을 태워 왕복 30마일을 오가는 단체여행을 성사시켰다. 당시 대중에게 광고된 최초 유람 열차의 가격은 1인당 1실링이 -
[만파식적]트로피사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9.24 00:05:00‘세실’은 짐바브웨 황게국립공원에 살던 우두머리 사자다. 커다란 체구와 풍성한 갈기는 위엄이 넘쳐 관광객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6마리의 암사자를 거느린 채 남부러울 것 없이 살던 그였지만 2015년 7월 공원 밖으로 나가는 순간 비극이 시작됐다. 짐바브웨는 국립공원 내에서는 사냥을 금지한다. 사냥 가이드가 코끼리고기로 유혹해 세실이 공원 밖으로 나오도록 유인했고 현장에서 기다리던 미국인 치과의사는 방아쇠를 당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