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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설익은 규제철폐의 후폭풍
부동산 분양 2025.03.14 07:00:00“정부에서 집 사라고 규제를 풀어줬다는 신호로 읽힐 가능성이 크죠.”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 등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것에 대한 한 부동산 전문가의 평가다. 집값이 꿈틀대자 서울시는 총 두 차례의 자료를 통해 “토허제 해제에 따른 급등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이달 말 집계가 끝나기도 전에 6개 -
[기자의 눈] 잠자는 법 위에 나는 사기꾼
사회 사회일반 2025.03.12 18:11:19연 146% 수익. 사기 혐의로 입건된 한 온라인 유사 수신 업체가 피해자들을 끌어모으며 약속한 이율이다. 연일 신문 사회 면을 장식하는 다른 사기 업체들도 대부분 비슷한 수익을 내세운다. 댓글 창은 ‘속는 게 바보’라며 혀를 끌끌 차는 글들로 도배된다. 기자도 한 업체의 허위 유튜브 광고를 직접 시청하기 전까지는 비슷한 생각이었다. 이웃집 아주머니처럼 평범한 인상의 한 중년 여성이 직접 계좌를 보여주며 수익을 인증 -
[기자의 눈] 민주당에 필요한 우원식의 침착함
정치 정치일반 2025.03.10 18:03:17지난해 12월 4일 자정이 조금 지났을 무렵.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의 해제를 요구하기 위해 여야 국회의원들이 속속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본회의를 열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우원식 국회의장은 쉽사리 개회 선언을 하지 않았다. 헬기를 타고 국회 경내로 넘어온 계엄군이 본회의장이 있는 본청까지 진입한 상황이었다. 우 의장의 개회 선언이 지연되자 일부 의원들은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럼 -
홈플러스 사태의 교훈 [기자의눈]
산업 생활 2025.03.05 18:11:03“대형마트에서 기업회생을 신청한 전례는 아예 없는데다 시기적으로도 안 좋은 때에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대형마트 업계는 당황하는 분위기다. 홈플러스의 외형이 매년 쪼그라들고 영업적자가 심화하던 상황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기업회생을 신청하고 절차를 개시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여기다 홈플러스가 연중 최대 행사인 ‘홈플런’( -
미국에도 '관시'가 있다 [기자의 눈]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3.04 17:44:07“알고 보니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가드레일 조항을 담당하는 미국 측 직원과 친분이 있는 사이였습니다. 편히 연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더군요.” 조 바이든 정부 당시 IRA 세부 조항을 한국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하도록 협상에 나섰던 한 관료의 회상이다. 상대측과 라포(감정적 교류)가 형성돼 있어 대화가 수월했다는 이야기다. 아는 사이라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일사천리로 해결되지는 않았겠지만 -
금감원장 탓만은 아니다 [기자의 눈]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3.03 18:01:59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밀려드는 인사 청탁에 한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여권 유력 정치인들은 물론 정권 핵심 인사들도 “그 사람 좀 잘 봐달라”며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우리금융을 여느 공기업처럼 보고 자기 지분을 챙기려는 행태가 이번에도 반복된 것이다. 다만 임 회장은 이전 회장들과 달리 외부 청탁에 확실히 선을 그었다. 우리금융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임원은 “전직 회장들은 각종 청탁을 들어주 -
[기자의 눈] K바이오 블록버스터 또 나오려면
문화·스포츠 헬스 2025.02.27 17:45:55“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로 환자들의 삶이 바뀌었습니다.” 지난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장 질환 학회 ‘2025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학회(ECCO)’에서 현지 의료진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주주들의 충성도가 높은 국내 대형 바이오 기업으로만 여겼던 셀트리온(068270)이 유럽에서 보여준 영향력은 기대를 뛰어넘었다. 램시마SC 관련 발표가 있을 때마다 발표장은 청중으로 가득 찼다. 애브비·일라이릴리 -
"기자 너도 중국 간첩이지?" [기자의 눈]
사회 사회일반 2025.02.26 18:10:06“장형임 기자, 너도 중국 간첩이니? 이름이 영 한국인 같지 않네.” 지난주 본지가 보도한 ‘도 넘은 혐중 음모론’ 기사에서 최다 추천을 받았던 댓글 중 하나다. 일부 유명인·헌법재판관을 화교 출신이라고 몰아가는 등 반중 정서가 고조되는 상황을 지적한 기사에 대한 가장 인기 있는 평가가 ‘기자 중국인설’이었다. 중국 여행 한번 가본 적 없는 입장에서 실소가 나왔지만 그만큼 뿌리 깊은 혐오의 논리를 보며 웃음의 끝 -
[기자의눈] '광물 전쟁' 소외된 K배터리
산업 기업 2025.02.25 17:46:11“한국이 독자적으로 배터리 원자재를 수급할 수 있는 지역은 이제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외교의 영역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앞으로도 난망합니다.” 배터리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의 군사·재정 지원에 대한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밀어붙이고 있는 광물 협정을 놓고 이같이 말했다. 협정문 초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자원 수입은 미국이 100% 지분을 보유하는 기금에 투입된다. 협정 -
[기자의 눈] 지방 부동산 정책의 딜레마
부동산 정책·제도 2025.02.20 18:44:55“망할 건설사는 망할 때가 됐죠. 또 살려주면 시공사 신용보강에 기대 무리하게 개발을 추진하는 기이한 관행은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건설·개발 업계에서 이 같은 양심선언이 부쩍 자주 들린다. 4~5년 전 저금리 기조에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산업이 급성장했을 때 건설사·디벨로퍼들은 너도나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쳤다. 현재의 연이은 건설사 도산은 일차적으로는 급등한 공사비 때문이지만 -
[기자의눈] AI 경찰이 국민 안전에 닿으려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2.19 18:01:06하늘을 나는 경찰차는 어린이 사생 대회의 단골 소재다. 국민 입장에서는 유능한 경찰이 현장을 누비며 범죄자를 신속히 검거하는 모습이 당연하다. 치안이 특정 집단이 아닌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안전을 맡고 있는 경찰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기술을 수사나 행정 등 각종 업무에 녹여내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분위기다. 경찰도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 사람의 힘으로 닿지 않는 안전 사각지대까지 -
[기자의눈] 이시바의 ‘포장의 기술’
국제 국제일반 2025.02.13 17:35:4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폭탄’이 약 4주 뒤면 전 세계에 무차별적으로 떨어진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각국이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유독 자신감을 보이는 한 나라가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미국 측에 관세 조치 면제를 정식으로 건의하고 협상에 돌입했다. 다른 나라들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는 가운데에서도 자신들만 관세 전쟁에서 빼달라고 당당히 요구한 것 -
[기자의눈] AI G3, 규제 불확실성 해소부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2.12 18:14:09“정부가 파리에서 인공지능(AI)기본법을 알렸다는데 규제 리스크만 보이지 뭐가 좋은 것인지 체감이 안 돼요.”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파리 AI 행동 정상회의’ 개최 1주일 전인 4일 “세계 두 번째로 제정한 AI기본법 공유 등 우리나라의 선도적 AI 정책을 공유·제안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의 ‘선도적 AI 정책’이라는 표현을 두고 정보기술(IT) 업계는 공감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AI기본법이 국내 -
[기자의눈] 킬러 콘텐츠 없는 지역관광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2.11 17:42:11“그나마 유명 디저트 가게의 대기 시간이 서울보다 짧은 점이 제주도를 찾는 이유라고 할 수 있어요.” 최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지인은 기자에게 해외가 아닌 제주도를 찾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서울에도 있는 유명 식당, 베이커리를 제주도까지 가서 가느냐는 질문에 제주도 여행에서 몇 안 되는 장점이라고 답했다. 다른 지인도 역시 서울에서는 오픈런을 해도 사기 힘든 명품을 제주도에서는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 -
산으로 가는 추경열차 [기자의 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2.10 17:49:25“저는 낙관적인 얘기는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3일 2024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에 대해 기획재정부 백브리핑이 열렸다. 이날 발표된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당초 전망했던 0.5%에서 급감해 0.1%에 그쳤다. 12·3 비상계엄이 경제에 미친 영향을 수치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이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낙관할 수 없다는 표현을 반복했다. 행여 정부의 입장이 잘못 해석될까 우려해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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