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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의 적은 마트가 아니다 [기자의 눈]
산업 생활 2023.12.20 17:33:59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과 젊은 소비자 무리로 붐비는 서울 구도심의 한 전통시장.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인들이 퇴근하고 없을 한밤중인데 가게마다 불이 밝다. 새로 생긴 음식점을 중심으로 고객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최근 몇 년 새 달라진 풍경이다. 예비 창업자들 사이에서도 전통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고유한 역사성이 상권별 특성으로도 이어지면서 ‘성공 공식’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자영업자들과 -
[기자의 눈] 흠집내기 급급한 인사청문회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12.19 17:48:54미국 대선이 10개월 남짓 남은 지금, 정부는 내부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둔 통상 전략을 짜고 있다고 한다. 4년 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준 조지아·미시간·네바다·애리조나 등 주요 경합주(州)의 민심이 이번에는 트럼프에게로 기울었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럴 법도 하다. 간접선거 형태인 미국 대선에서 박빙 지역에서의 우세는 사실상 승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
[기자의눈]'소비자 편익' 잊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산업 IT 2023.12.18 17:33:51“고객별로 좋은 상품을 추천하려면 다양한 개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표준 API로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최근 플랫폼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표준 API 때문에 서비스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제대로 된 비교·추천 서비스가 나올 수 없다는 토로였다.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보험 업계와 핀테크 업계 간 표준 API를 둘러싼 갈등이 -
[기자의 눈] '재판 독립성' 다양성 확보에 있다
사회 사회일반 2023.12.14 17:52:34대법원은 과반 찬성으로 주요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정치·사회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건에서 어느 쪽이던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려면 특정 성향의 대법관이 다수를 차지할수록 유리한 구조다. 이 때문에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이 임명될 때마다 어떤 인물이 임명되느냐보다 보수와 진보 성향 중 어느 쪽이 다수를 차지하느냐에 더 관심이 쏠린다. 사법 선진국인 미국도 마찬가지다. 종신제를 택하는 미국 연방대법 -
[기자의 눈] 제2 중동붐, K중기가 이끌려면
산업 중기·벤처 2023.12.13 17:50:20“직원 1명만 현지에 파견해도 최소 연 2억 원의 비용이 듭니다. 아랍에미리트(UAE) 300만 여성 중 최소 4만 명 이상에게는 화장품을 팔아야 겨우 인건비를 만회하는 셈입니다.” 최근 두바이 출장 중에 만난 A 씨가 UAE 현지 진출 성과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중동 시장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믿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최종 결실을 거두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속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현지에서 만난 중 -
[기자의 눈] 잊혀진 백신 주권
산업 기업 2023.12.12 17:48:11“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백신을 요청하던 상황을 모두 잊은 것 같습니다. 한국의 바이오 산업은 이제 시작 단계라는 점을 냉정하게 인지해야 합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업계의 숙원이던 건축물 세액공제가 결국 좌초됐다. 정부는 세수 감소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아쉽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왔다. 글로벌 기업을 추격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간절 -
[기자의 눈] MZ오너 시대, 사라진 '복심'
산업 기업 2023.12.11 17:48:25삼성의 이학수, 롯데의 이인원.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녔던 그룹의 2인자들이다. 오너 일가의 복심으로 불리며 오너 못지않은 권력을 가졌던 이들은 부정적인 이미지도 많지만 샐러리맨 신화의 정점이기도 하다. 이들이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하나둘 그룹을 떠나고 있다. 특히 올해 오너가의 전면 부상과 함께 2인자의 용퇴가 두드러졌다. ‘44년 LG맨’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을 시작으로 7년이 넘게 -
[기자의눈]사기꾼 배불리는 '전세 대책'
부동산 분양 2023.12.07 17:58:54“결국 국민들의 세금이 전세사기범 뱃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전세사기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한 피해자의 말이다. 정부가 세금으로 피해자들에게 금융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범죄 수익 환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전세사기뿐만이 아니다.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악성 임대인들의 사고 뒤처리에도 나랏돈이 쓰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10월 집 -
[기자의 눈] '소녀 마약사범'의 공범들
사회 사회일반 2023.12.06 16:15:42“(약) 사실 건가요. 내일 바로 택배 가능해요.” 기자가 취재를 위해 여중생 행세를 하며 ‘마약성 식욕억제제 대리 구매’ 익명 채팅방을 만든 지 10일이 지났다. 불법 거래 취재는 끝이 났지만 다이어트 약인 ‘디에타민(나비약)’을 팔겠다는 사람들의 연락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된 디에타민은 심각한 비만 환자에 한해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 단기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내성은 물론 불안감이 -
[기자의 눈] 투자는 ‘엑시트’에서 출발한다
증권 IB&Deal 2023.12.05 17:49:1810여 년간 투자은행(IB) 업계에 몸담아온 한 운용역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의 투자 전략을 묻자 “자금 회수가 곧 투자의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마치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는 오랜 난제처럼 들릴 수 있지만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을 돌아보면 설득력이 상당하다. 고금리로 침체된 M&A 시장에서 투자금 회수를 뜻하는 ‘엑시트(exit)’는 단연 화두였다. 긴축 장기화로 메마른 시장 유동성은 투자자는 물론 -
[기자의 눈]위기의 '예술 꽃 씨앗학교'
문화·스포츠 헬스 2023.11.29 17:51:21요즘 대부분의 매스컴은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종일 국영수만 공부하게 하는 것처럼 보도한다. 실제로는 어떨까. 많은 학부모들은 주말이면 자녀와 함께 미술관에 가고 다양한 체육 활동에 참여한다. 부모들은 자녀가 예술 교육을 통해 문화적 감수성을 키우기를 바라며 성인이 돼도 하나 이상의 악기와 스포츠를 취미로 갖고 자신들보다는 여유와 교양이 넘치는 삶을 살기를 기대한다. 교육 서비스 공급자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학 -
[기자의 눈]기업 탓만 하는 정부 물가정책
산업 생활 2023.11.27 17:38:52“우리도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가 멀다 하고 원부자재 가격이 비싸지는 데다 인건비·전기요금 등 기타 비용까지 오르고 있지만 정작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가 잡기’에 나선 정부는 연일 식품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기업들은 내년 실적을 생각하면 연내에 가격을 인상해야 하지만 정부가 앞 -
[기자의 눈] 고금리에도 체질 개선은 뒷전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11.23 17:41:18“대출 없는 자영업자가 어디 있냐, 내 몸 갈아서 버티는 거지.” 경기도의 한 중소도시에서 5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친구가 얼마 전 한탄했다. 고금리·고물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데 주 고객층이 비용에 민감해 가격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간신히 이자만 내며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기준금리가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연 3.50%인 상황이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고금리가 점차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조사 -
[기자의눈] 금융권 '블프', 꼼수 없어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11.22 17:42:38최근 거리에 내걸린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 포스터를 보면서 연말이 다가왔음을 실감했다. 80% 할인, 1+1 등의 문구가 올 한 해 고물가로 힘겨웠던 마음을 달랜다. 할인율에 혹해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은 물건들이 수두룩하게 쌓였다. 일부 기업들은 이런 심리를 이용해 할인 전에 먼저 가격을 올렸다가 비난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달 말부터 전국 숙박시설에서 3만 원을 깎아주는 숙박페스타가 시작되자 -
[기자의 눈] 10만 소액주주 무시한 '파두'
증권 국내증시 2023.11.21 15:37:58“고객이 통화 중입니다. 다음에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21일 새벽 1시 파두(440110)의 분기 보고서에 명시된 유일한 회사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돌아온 신호음이다. 전날도 그 전날도 파두는 계속 통화 중이었는데 혹시나 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첫 조(兆) 단위 ‘대어’로 관심을 모았던 파두의 실적 쇼크는 ‘파두 사태’라는 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자본시장에 충격을 줬다. 파두는 공모 과정에서 올해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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