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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붉은깃발법'
사회 사회일반 2023.03.22 13:44:35빅토리아 여왕 시절인 1865년 영국에서 제정됐던 일명 ‘붉은 깃발법’이 최근 한국 사회에서 자주 언급되는 듯하다. 붉은 깃발법은 증기자동차의 등장으로 실직 위기에 처한 마부들을 보호하려는 선한 의도에서 출발했다. 1대의 자동차에 운전사와 기관원·기수를 둬야 한다는 의무 조항과 함께 시내 최고 속도를 3.2㎞/h로 제한했고 기수가 붉은 깃발을 들고 자동차 55m 앞에서 이끌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자동차가 마차보 -
[기자의 눈] 기름집 옥죄는 정부
산업 기업 2023.03.21 16:31:45“주유소 1년 운영하면 손에 쥐는 수익이 3000만 원입니다. 동네 식당이나 모텔보다 적어요.” 24일 석유 제품 도매가격 공개 심의를 앞두고 정유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전국 평균으로 공개하는 석유 제품 도매가를 지역별로 세분화하고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도매가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매가가 공개되면 경쟁이 촉발돼 기름값이 낮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유사는 물론 주유소 -
[기자의 눈] 늘어나는 미분양, 공공 매입이 능사 아니다
부동산 주택 2023.03.20 17:57:27새해 들어서도 주택 미분양 물량이 계속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 5359가구로 2012년 11월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주택 초기 분양률이 58.7%까지 하락했고 입주율도 66.6%로 낮은 편이라 미분양 물량이 연내 12만 가구 이상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대구(1만 3565가구), 경북(9221가구), 충남(8653가구) 등 공급이 많았던 지방 -
[기자의 눈] 전두환 추징금 926억, 검찰이 찾아 와야
사회 사회일반 2023.03.16 17:38:09“전우원 씨로부터 추징금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정황들이 추가로 확인될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 건 검찰의 수사 의지인 것 같습니다.”(한 법조계 관계자) 전직 대통령이었던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하루 새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자신의 가족과 지인들에 대한 폭로를 이어간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많은 사람은 폭로 내용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궁금해한다. 그리고 전두환 씨가 사망한 후 -
[기자의 눈] 공모펀드가 부활하려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15 17:56:34“요즘에는 직접투자를 하지 누가 (공모)펀드를 하나요.” 최근 펀드 상품을 취재하던 중 만난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가 기자에게 이같이 되물었다. 수익률이 저조한 데다 보수마저 부담스러운 공모펀드 시장으로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한탄이었다. 일반 종목은 물론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등 직접투자에만 익숙해진 개인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간접투자라는 공모펀드의 장점은 더 이상 매력 -
[기자의 눈] ‘사이다’ 빠진 李, ‘블랙홀’ 빠진 민주당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3.03.14 16:06:06언론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백브리핑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문구는 “…”다. 기자들이 묻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말로만 동문서답하는 일도 많다. 긁어 부스럼인 사법 리스크 언급은 피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사이다’는 사라진 모습이다.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이 대표는 당 내에서도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대표를 향해 책임과 대책을 묻는 요구가 제기되 -
[기자의 눈] 백악관에서 사라진 틱톡스타
사회 피플 2023.03.13 15:02:34“틱톡과 바이든, 이상한 조합(an odd couple).” 워싱턴포스트(WP)는 초고령 미국 대통령과 대표적인 MZ 플랫폼의 만남을 놓고 이렇게 평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래 이 ‘이상한’ 조합을 꾸준히 밀어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할 때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가짜 뉴스를 정정할 때도, 중간선거를 앞두고도 백악관은 매번 유명 틱톡커들을 불러들였다. 노령의 이미지를 희석하고 1억 명이 넘는 미국인 이용자들에게 -
[기자의눈] '금융 새판짜기' 잔칫상만 요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3.09 17:32:16“인터넷 전문 카드사요? 그냥 인터넷전문은행과 라임(Rhyme)을 맞춘 것 아닐까요. 잘 모르겠네요.” 금융위원회가 7일 개최한 후 공개한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입 촉진을 위한 간담회’ 내용 중 업계에서 ‘인터넷 전문 카드사 신설’을 건의했다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그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추가 취재를 위해 금융위에 인터넷 전문 카드사가 정확히 어떤 형태인지 물었다. 하지만 금융 당국 실 -
[기자의 눈] 번영과 풍요는 ‘자유의 확대’라더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08 18:00:39“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피었습니다.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35번이나 쓰며 자유로운 시장을 강조했다. ‘자유’는 1일 3·1절 기념사에도 8번, 지난해 8월 광복절 기념사에도 33번 등장했다. 이 정도면 윤석열 정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라 할 만하다. 그런 -
[기자의 눈] 팬 없이는 SM 인수 효과도 없다
산업 IT 2023.03.07 18:19:591조 2500억 원. 카카오(035720)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39.91%를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 투입해야 하는 금액이다. 이미 하이브(352820)는 SM엔터 지분 19.43%를 확보하는 데 약 4500억 원을 썼다. K콘텐츠의 패권을 쥐기 위해 양 사가 ‘쩐의 전쟁’에 돌입했지만 정작 엔터테인먼트 업계 일각에서는 SM엔터 인수 효과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누가 최대주주가 되든 팬이 이탈하는 ‘탈덕’ 현상이 발생할 -
[기자의 눈] 과도한 가격통제, 용수철 인상 부른다
산업 생활 2023.03.06 17:07:02‘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요즘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바로 맥주와 소주·고추장 등을 판매하는 식음료 업체들의 가격 동결 선언이다. 하지만 한 발치 떨어져 바라보면 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는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에 따라 각종 원부자재 값이 뛰었음에도 가격을 동결하겠다는 것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세워진 기업의 존재 이유와 상충되기 때문이다. ‘가격 동결 선언’이 유행 -
[기자의 눈] 부동산 PF는 왜 시한폭탄이 됐나
부동산 주택 2023.03.02 18:13:25“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합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폭탄이 터질지를 알 수가 없으니까요.” 지난해 일명 ‘레고랜드 사태’가 불을 지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설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는 모양새다. 유동성 문제를 겪었던 대형 건설사들이 자금 마련에 성공한 데 이어 분양 시장의 바로미터 격으로 여겨졌던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계약률이 85%를 기록하는 등 선방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안정펀드 -
[기자의 눈] 반도체 인력 양성, 공염불에 그치지 않으려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01 11:26:20“이렇다 할 효과가 있으면 정말 좋겠죠. 근데 그게….” 반도체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에게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 정부의 반도체 인재 양성책에 관해 물었다. 반응은 하나같이 비슷했다. 나라 차원에서 반도체 인재 육성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 자체는 환영했지만, 실효가 있을지에 대해선 대부분이 말을 흐렸다. 이유를 들어보니 큰 틀에선 두 가지로 압축됐다. 우선 업계가 원하는 인재 수급 시기와 정책 간 -
[기자의 눈] ‘스타트업 코리아’의 아이러니
산업 중기·벤처 2023.02.27 16:54:46“로톡이 ‘리걸테크’라면 야놀자는 ‘모텔테크’고 강남언니는 ‘메디컬테크’인가.” 2021년 말 법률 플랫폼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변호사 단체의 입장을 대변한 한 변호사는 이렇게 쏘아댔다. 변호사 광고 플랫폼인 로톡은 별 볼 일 없는 서비스라 ‘혁신’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도 했다. 이 특별할 것 없는 서비스가 변호사의 공공성을 해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사라져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였다. 신생 플랫폼을 바라보 -
[기자의 눈] 엔데믹이 가져올 바이오 '훈풍'
산업 바이오 2023.02.23 12:02:31중국을 마지막으로 전 세계가 걸어잠궜던 빗장을 거두면서 3년 간의 코로나19 팬데믹은 본격적인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감염병 위기는 글로벌 제약사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목 받는 계기가 됐다. 백신과 치료제의 중요성이 커지고 보건 안보 개념이 국민들에게 각인됐다. 팬데믹 기간에는 백신·개발 소식을 알리기만 하면 주가는 널뛰었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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