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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혁명] 자율주행차로 은행 온 할아버지 '로봇 행원'과 상담 후 보험 들다
산업 기업 2016.01.11 17:58:4780대 고령의 김정환 할아버지는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하다. 그러나 너싱 로봇 덕택에 혼자 화장실을 가거나 목욕을 하는 등 집안에서는 큰 불편 없이 지내고 있다. 오늘 김 할아버지는 외출할 일이 생겼다. 그는 스마트폰에 장착된 인공지능 도우미인 '김비서'를 통해 자동차를 집 앞으로 불렀다. 필요할 때마다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에서 자율주행차를 빌려 이용한다. 운전을 하기가 벅찬 김 할아버지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김 할아버지는 "A은행 상암동 지점으로 가자"고 말하자 자동차가 알아서 움직인다. "오늘 기분이 어떠세요"라는 인공지능 비서의 질문에 김 할아버지가 "조금 처진다"고 답하자 평소 그가 좋아하는 '소녀시대'의 '라이언하트'가 흘러나온다. 김비서가 자동차 운영소프트웨어(OS)에 무선으로 접속해 오디오를 가동시킨 것이다. 김 할아버지가 은행에 들어서자 휴머노이드 행원이 다가선다. 한눈에 단골 고객임을 알아본 행원은 그의 취향에 맞게 목소리를 바꾼다. 소녀시대 태연 목소리로. 김 할아버지가 "보험을 하나 가입할까 하는데…"라고 말하자 행원은 그동안 김 할아버지의 재산과 소득·가족관계 등을 고려해 적합한 상품 3개를 권유하고 상품별 특징을 설명해준다. 김 할아버지는 그중 마음에 드는 상품 하나를 골라 가입하고 다시 김비서를 시켜 차를 불러 집으로 향했다. ● 2018년부터 스마트카 시대 본격화 테슬라 호출 기능 '모델T' 개발 등 눈앞 구글·애플 IT공룡까지 가세 격전 예고 로봇과 함께 사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지난 수십년간 축적된 로봇 관련 주요 기술이 상용화 가능한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이 확산되고 있다. 산업용 로봇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교통수단, 군사, 개인서비스, 의료, 교육 등 각 분야에서 실생활에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현재 로봇 개발 속도를 보면 김 할아버지의 예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년 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의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하드웨어 제어기술은 이미 오래전에 상당 수준까지 올라온데다 '오감기관'과 '뇌'를 담당할 센서 및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이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주요 로봇 기술들이 융합하면서 완결된 로봇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군사 목적 등으로 추진해온 로봇 개발을 이제는 민간 기업들이 상용화 목적으로 주도하면서 영화에서나 가능할법했던 로봇들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고 있다. 가히 '팍스 로보티카(Pax Robotica)'의 시대가 임박했다. 테슬라는 최근 '호출' 기능을 추가한 차량 소프트웨어를 내놓았다. 자동차키를 누르면 테슬라의 '모델T'가 스르르 굴러나와 현관 앞에 서서 차 주인을 기다린다. 테슬라는 이미 자동차선변경 등 부분 자율주행 기능을 도입한 상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는 앞서 오는 2018년까지 자율주행차 개발 완료를 선언한 바 있다. 로봇 빅뱅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카다. 포드사가 지난 1920년대 '모델T'를 대량생산하며 현대소비사회를 열었듯이 자율주행 스마트카는 로봇문명을 여는 주력부대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뿐만 아니라 구글·애플·바이두 등 정보기술(IT) 공룡들까지 시장 선점을 위해 격전을 벌이는 분야다 올해 세계 최대 가전쇼 CES와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는 주요 자동차 및 IT업체들이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2년부터 최근까지 15개가 넘는 로봇 관련 기업을 인수한 구글은 이미 약 200만㎞에 달하는 시험 주행을 마쳤으며 영국 정부와 규제 개선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애플은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타이탄 프로젝트'를 극도의 보안 속에서 가동하고 있다. ● 공장에서 나온 로봇, 집·매장으로 음성인식·빅데이터 처리 기술 진일보 사람과 대화·서비스 로봇 속속 상용화 현대·기아차도 2020년까지 고도 자율주행차량을 개발하고 203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차량을 내놓는다는 목표 아래 투자비를 쏟고 있다. 자율주행차량과 관련한 기술 수준은 상당 수준에 올라와 있다. 오히려 보험·법령 등의 사회제도가 못 따라가는 상황이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CES 2016 기조연설에서 "자동차 산업은 향후 5~10년 내 지난 50년보다 더 극적인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장 먼저 로봇이 도입된 곳은 산업 현장이었다. 효율을 높이기 위한 공장 자동화 로봇은 꾸준히 발전하며 미국·일본·한국 등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등 공신이었다. 그런데 이제 로봇이 공장 밖을 나와 우리 생활 곁에 전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미지, 음성인식 기술의 발달과 빅데이터 처리를 통한 스스로 배우는 기술(머신러닝)이 진일보하면서 인간과 소통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들이 속속 상용화되고 있다. 지난해 페퍼에 이어 지보(Jibo)는 올해 소셜 로봇업계의 기대주다. MIT 출신 과학자가 개발한 가정용 인공지능 로봇 지보에는 LG유플러스와 삼성벤처투자도 투자했다. 집안을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사진촬영, 화상전화도 연결해주는 지보는 올해 초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1,000달러 이하로 책정돼 대중성을 높였다. 집안뿐만이 아니다. 매장 등 서비스 현장에서 '알바' 로봇들이 벌써 취직을 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나가사키에서는 직원의 90%가 로봇인 호텔이 개장했다. 체크인부터 가방 배달까지 로봇 호텔리어가 처리해주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똑똑한 로봇을 기치로 내건 '에리카'는 뛰어난 미모로 손님들을 끌어들인다는 '상업적인' 계산이 깔린 휴머노이드다. 조만간 상담창구와 안내데스크에서 손님(특히 남자 고객들)을 맞게 될 예정이다. ● 인공지능 로봇 보급 어디까지 스마트폰처럼 '로봇 대중화'도 급물살 '범용 AI' 개발이 로봇혁명의 목표될 듯 로봇이 모든 기술과 산업을 융합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의료용 로봇의 개발과 상업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웨어러블 로봇은 고령자의 보행을 돕고, 너싱 로봇과 반려 로봇은 실버세대뿐만 아니라 1인 가구 속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또 교육용 로봇은 외국어 교육 현장에 이미 보조 교사 노릇을 하고 있으며 향후 인공지능과 결합되면 '원어민 교사'를 수입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올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는 각 분야에 특화된 로봇뿐 아니라 범용 로봇, 범용 AI 개발이 궁극적인 로봇 혁명의 소구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미디어연구소 산하 로봇연구단장인 오용환 박사는 "스마트폰이 이렇게 빨리 보급될 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로봇의 보급도 급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용성 있는 첨단 로봇 기술을 확보했느냐가 국가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
[로봇 혁명] 미·중·일 로봇생태계 선점… 한국 서비스로봇 특화 서둘러야
산업 기업 2016.01.11 17:50:11평소에는 세그웨이처럼 타고 다니다 '로봇' 모드를 선택하면 마치 애완동물처럼 주인을 졸졸 따라다니는 로봇이 된다. 주인이 장을 보고 나면 물건을 담아 집까지 나르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공장에서는 적재적소로 부품을 빠르게 나르는 산업용 로봇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중국 로봇 업체 나인봇이 개발한 '세그웨이 로봇'이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세계가전박람회(CES) 2016' 현장에서 나인봇 전시관은 세그웨이 로봇을 보려는 참관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나인봇은 샤오미가 투자한 로봇 개발 업체로 이번에 인텔과 협업해 세그웨이 로봇을 선보였다. 올해 CES에서 중국은 이미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드론뿐 아니라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로봇을 출품해 관람객들과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가전제품과 휴대폰 등에 이어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도 선진국 못지않은 기술력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중국의 '로봇 굴기(굴起)'는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2014년 6월 '세계 1위 로봇 강국으로의 도약'을 천명한 뒤 중국 정부는 로봇 집중 육성 계획을 세워 오는 2020년까지 세계 로봇 시장 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지원을 늘리고 있다. 로봇 전문가들은 향후 세계 로봇 시장을 미국과 중국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과 큰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정보기술(IT) 분야 대기업이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다 벤처기업 창업이 활발한 미국과 중국이 로봇 생태계를 틀어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국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조업 부흥에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첨단제조 파트너십'을 추진하면서 2013년에만 관련 분야에 22억달러를 투입할 정도로 로봇과 혁신적 제조공정 구축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 사격을 받으면서 미국과 중국 대기업들은 로봇 관련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15개의 로봇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이들 기업이 개발한 센서 등 동작 관련 기술에 음성·이미지 인식 기반 감지 기술과 빅데이터를 접목할 경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AI 로봇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알리바바는 자회사의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의 물류 배송을 위해 드론을 활용하기로 한 데 이어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로봇 회사에도 투자했다. AI 로봇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상용화 단계에서 주춤하고 있는 일본도 지난해 1월 아베 신조 정부가 '로봇 신전략'을 발표하고 로봇 분야에 재정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지난해 로봇 예산(160억엔) 중 72%를 도입 실증, 시장화 기술 개발에 배정하는 등 상용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발맞춰 혼다·도요타·닛산 등 자동차 업체는 물론 소니·도시바·캐논·소프트뱅크 등 IT 기업들이 AI와 로봇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책에 힘입어 국내 로봇 산업 규모가 생산액 기준으로 2009년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14년 2조6,000억원으로 성장했지만 로봇 기업의 93.4%가 중소기업이어서 투자 확대와 해외 진출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로봇 산업은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를 사업화로 연결해 시장을 조기 선점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의 지난해 로봇 보급·확산 사업 예산은 전체 예산(1,605억원)의 10.4%(167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최근 들어 대기업들이 로봇 비즈니스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의 소셜 로봇 기업인 '지보'에 200억원을 투자했고 SK텔레콤은 KT의 교육용 로봇을 생산한 아이리버를 인수했다. 네이버도 지난해 9월 향후 5년간 로봇·무인자동차·스마트홈 등 미래성장 분야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밖에 한화테크윈과 현대로템 등은 의료 로봇과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강인구 퓨처로봇 해외사업부 이사는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로봇 시장 규모나 개발 속도가 뒤처지기는 하지만 가정용이나 음식점 등 서비스업 중심의 특화 로봇을 중점적으로 개발해나간다면 해외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과 민간 업체의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한동훈·이종혁기자 도쿄=성행경기자 saint@@sed.co.kr -
[로봇혁명] '소프트뱅크 연합군' 영역 확대 잰걸음
산업 기업 2016.01.11 17:48:44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강국인 일본에서 최근 급부상한 업체가 소프트뱅크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6월부터 감정 인식 로봇인 '페퍼'를 일반인에게 판매하고 있다. 페퍼는 매달 1,000대가량이 생산되자마자 매진될 정도로 인기다. 지난해에만 1만대가량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原宿)에 위치한 소프트뱅크 오모테산도점에서 만난 페퍼는 기대 이상으로 영리했다. 휴대폰을 구입하기 위해 내방하는 고객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어떤 휴대폰을 구입하려고 하느냐"는 페퍼의 물음에 고객이 "아이폰"이라고 답하면 "좋은 제품이다. 매장에 다양한 제품이 있으니 잘 골라보라"고 말하는 식이다. 페퍼는 카메라와 마이크로폰을 통해 사람의 몸짓과 목소리를 읽어내 감정을 인식하고 대화한다. 머리와 손에 달린 터치센서를 통해 사람과의 접촉을 즐긴다. 시즌에 맞춰 크리스마스 캐럴 등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춘다. 게이코 스즈키(鈴木希衣子) 부점장은 "개인이 구입하기도 하지만 은행·음식점과 노인요양시설 등 법인용으로도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페퍼의 대당 가격은 19만8,000엔(한화 약 200만원). 제조 비용보다 낮게 책정된 가격이다. 밑지고 파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단기간 내 보급을 늘린 뒤 이용요금과 애플리케이션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휴대폰처럼 페퍼 구매자는 월정액의 이용요금을 내야 하고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앱을 구입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로봇 사업을 위해 2012년 페퍼를 개발한 프랑스의 로봇 개발 회사인 알데바란을 1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아이폰을 만드는 대만 폭스콘과 함께 조인트벤처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홀딩스를 설립했다. 인공지능 로봇 비즈니스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일본과 중국·대만의 유력 정보기술(IT) 업체가 동맹을 맺은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최근에는 미국 IBM과도 제휴를 맺고 페퍼의 두뇌로 IBM의 학습용 컴퓨터인 '왓슨'을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페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올해부터 미국과 유럽 등 해외 판매도 시작할 예정이다. 김문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사업단 연구위원은 "소프트뱅크나 구글이 무서운 것은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기업 인수합병(M&A)이나 투자에 과감하게 베팅하는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서비스용 로봇은 구조적으로 플랫폼을 선점한 업체가 나중에 큰돈을 벌게 돼 있다"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성행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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