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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공화당, 백악관에 의회까지 접수…힘 받은 '이단아 대통령시대'
국제 정치·사회 2016.11.09 18:00:02‘아웃사이더’ 대통령의 출현은 8년 만에 정권을 잡은 미국 공화당 지형도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8일(현지시간)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의원 선거에서도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며 다수당 자리를 수성했다. 하원에서는 235석(미 동부 오후 3시 기준), 상원에서는 51석을 가져가며 대권은 물론 의회까지 장악하는 완승을 거둔 셈이다. 공화당은 당초 하원에서는 기존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대신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에 뒤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 같은 승리에도 공화당에는 162년 역사상 처음으로 당의 지원 없이 자력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관계설정이라는 까다롭고 만만치 않은 과제를 떠안게 됐다.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의 관계는 당내 주류이자 명실상부한 ‘1인자’로 꼽히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선거를 코앞에 둔 지난 1일부터 선거 당일까지 보여줬던 행보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공화당 내 대선후보 경선이 이뤄질 때도 트럼프 당선인과 사이가 좋지 못했던 라이언 의장은 10월 초 당시 후보였던 트럼프의 외설적 발언(이른바 ‘라커룸 토크’)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된 후 “상하원 선거에 집중하겠다”며 자당 대선후보를 방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라이언 의장이 완전히 트럼프에게 등을 돌렸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대선 막바지에 접어든 후 연방수사국(FBI)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e메일 재수사 등에 힘입어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라이언 의장도 태도를 바꿨다. 그는 트럼프를 “우리 당 후보”로 지칭하고 “우리는 모든 공화당 후보를 지지할 필요가 있다”며 세 결집에 나섰다. ‘적의 적은 동지’라는 판단 아래 공화당이 내세우는 미국의 보수적 가치 수호를 위해 대동단결한 모양새다. 이는 곧 앞으로 펼쳐질 백악관과 공화당의 미래를 단편적으로 예고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미국 대통령은 의회의 도움 없이 각종 정책을 밀어붙이기는 어렵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이 전략적으로 공화당의 힘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힘을 보탤 공화당 인사로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등이 꼽힌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당내 세력구도에서) 아웃사이더로 네트워크가 전혀 없기 때문에 공화당 엘리트 (의원)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우호적인 인물을 중심으로 정책 어젠다 설정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조 교수는 “라이언 하원의장 등과 앙금이 남아 있겠지만 미국 대통령은 의회의 조력이 없으면 어려운데다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이 됐기 때문에 협조하는 관계로 나갈 것”이라며 경제안보 등 여러 분야 정책 어젠다 세팅에서도 공화당 전문가를 활용하려 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염려되는 부분도 있다. 당 주류와 공감하는 많은 공화당 의원들과 트럼프 당선인이 주요 정책을 두고 마찰을 빚다 결국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교역 문제에서만큼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기업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신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세력이 다수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은 국가가 나서 이미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자는 극단적 논리를 전개해 정책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 또 아버지와 아들 부시 전 대통령 시절부터 공화당의 한 파벌을 차지해온 네오콘도 트럼프 당선인과는 생각이 다르다. 미국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세계 제1의 패권국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하는 주한·주일미군 방위비 삭감 등의 정책에서 전혀 다른 정치적 위치에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트럼프 당선]'트럼피즘' 세계로 확산되나
국제 정치·사회 2016.11.09 17:59:47아웃사이더 미국 대통령의 출현으로 글로벌 정치 무대에서 ‘트럼피즘(Trumpism)’이 번져나갈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피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보여준 것처럼 자극적인 언행을 통해 유권자들의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을 조장,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기성 정치인과 다른 방식으로 기존의 정치 문법을 깨뜨리며 미국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무려 15명의 후보가 출마한 공화당 경선에서는 당초 유력 후보로 꼽혔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을 잇따라 쓰러뜨렸다. 보수적인 공약을 내걸고 거대 자본의 지원 아래 막대한 선거자금을 모아 TV 광고를 쏟아붓는 식의 선거운동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던 것이 오히려 승리 요인이었다. 주류 미디어의 비판은 무시한 채 소셜미디어를 소통 수단으로 삼아 막말을 불사하며 자기 생각을 쏟아냈다. 트럼프의 막말에 미국 유권자들은 열광했다. 트럼프는 먼저 “멕시코 불법 이민자는 범죄자”라는 말로 백인 보수층의 지지를 결집시켰고 “나약한 오바마의 대외정책이 나라를 망쳤다”는 언급으로 노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이민자와 쓸데없는 무역협정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주장으로 블루칼라의 높은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그의 돌출 언행은 언론에 대서특필됐고 광고에 따로 돈을 들일 필요가 없었다. 특히 기득권 정치에 실망한 시민들이 ‘아웃사이더’ 트럼프에 열광했다. 주류 언론과 여론조사기관들은 트럼프를 평가절하했으나 선거 결과는 트럼프식 선거법이 유효했음을 보여줬다. 세계화 속에서 일자리가 줄고 미국 내 계층구조에서도 아래로 밀려날 처지가 된 백인 중산층과 노동자들은 트럼프의 달콤한 선동적 포퓰리즘에 호응했다. 미국인의 불안감이 트럼피즘의 시작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근 미 탐사보도 전문지 마더존스는 “트럼피즘은 불법이민자의 지속적 유입으로 미국인이 느끼는 분노와 불안한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미국 사회에 남아 있는 인종차별주의와 애국주의가 트럼프와 만나 트럼피즘을 빚어냈고 앞으로 이는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문제는 이와 같이 포퓰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트럼피즘이 글로벌 정치로 번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 인물이 아시아의 트럼프로 주목받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욕설을 하는 등 막말을 거듭하고 있지만 필리핀 국내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유럽에서도 트럼피즘과 유사한 공격적 포퓰리즘은 정치 지형을 급변시키고 있다. 올해 초 오스트리아 1차 대선에서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극우 정당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는 “오스트리아에서 무슬림을 쫓아내야 한다”고 밝히는 등 트럼프와 같이 특정 인종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유권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세계 정치로 번져나가는 트럼피즘에 미국 정치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디온 주니어 조지타운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트럼프뿐 아니라 트럼피즘도 물리쳐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가 사용하는 공격적인 정치가 세계로 번져나가고 있다”며 “트럼피즘이 백인 우월주의와 극우주의가 활개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다”고 우려했다./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
[트럼프 당선... 앞으로 일정은] 내년 1월20일 취임...76일간의 정권 인수작업 스타트
국제 정치·사회 2016.11.09 17:58:37“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준수하고 보호하고 보전해나갈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오는 2017년 1월20일 정오(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의회의사당 앞에서 성경에 손을 얹은 채 이같이 선서하며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음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옆에는 오랜 관행대로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자녀 5명도 함께하게 된다. ‘아웃사이더’ 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미국인이 선택한 차기 대통령으로 낙점되며 최소 4년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에 영향을 미칠 권력을 손에 넣게 됐다. 미국 대통령선거는 우리나라와 달리 간선제이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투표한 결과를 바탕으로 선거인단이 12월19일 각 주도에서 대통령을 선출한다. 이후 내년 1월6일 상·하원 합동총회에서 개표를 거쳐 차기 대통령 선임에 대한 공식기록을 작성하고 그달 20일 공식 취임한다. 전임 대통령들의 선례에 비춰볼 때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다음날인 9일부터 백악관 등에서 자신을 보좌할 인사를 고르는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정권인수 과정 전체를 총괄할 인수위원회 인선을 발표하며 국무장관과 국방장관, 재무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을 선임하며 ‘권력 이양기’인 76일간의 숨 가쁜 일정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내가 당선되면 워싱턴 정계의 부패를 척결하겠다”고 한 만큼 기존의 저명 정치인보다 자신의 비전을 공유하는 이들을 재야에서 뽑아 올리는 방식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들은 미국총기협회(NRA)나 낙태반대단체 등에서 당선인과 교감하던 이들이 정계에 전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인인 백악관도 새 주인을 맞을 준비에 나선다. 원활한 정권교체를 위해 ‘백악관전환조정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당선인 본인은 물론 가족들을 위한 세부 준비에 착수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전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국방부 등으로부터 현직 대통령과 동일한 수준의 정보를 담은 일일정보 브리핑도 보고받게 된다. 한편 그는 지난 10월 “만약 내가 당선되면 취임 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공언했으며 전격적으로 이 같은 계획을 실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중국 외교부 “美 차기 정부와 안정 관계 지속 기대”
국제 정치·사회 2016.11.09 17:58:32중국 정부가 미국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 안정된 관계를 지속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자 “우리는 미국의 새 정부와 함께 중미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된 발전을 지속하도록 추진하고 양국과 전 세계인들이 행복해지도록 함께 노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루캉 대변인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양국 무역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1970년대 양국 무역액은 20여억 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 5,500여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분명히 양국 국민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면서 “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중요 회원국이며 성숙한 대국으로 많은 문제 해결에 서로를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이슈에 대해서는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건설적인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길 바라며 유관 당사자들이 함께 노력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환구시보 인터넷판은 이날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이 확정되자 논평을 내고 “트럼프의 승리가 미국 전통 정치에 큰 충격을 줬다”며 “정치적 반란이자 미국의 문화대혁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의 외교 정책은 양국 관계에 큰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병문기자 hbm@@sedaily.com -
김창준 전 美하원의원 “트럼프 대통령 당선, 한국 큰 손해 없어”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6.11.09 17:58:17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예측한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공화)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큰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달 초 발간한 저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비하라’에서 트럼프가 유동표를 끌어모으며 근소한 차이로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 대화할 의향이 있다거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모든 자유역협정(FTA) 재검토 등 거침없는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당장 세상이 바뀔 것처럼 위기의식을 느끼지는 않아도 된다”고 김 전 의원은 말한다. 그는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이며 공화당 정책은 단 한번도 한국을 배반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개인의 의견은 둘째 치더라도 공화당 소속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당론과 반하는 정책을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는 것이 김 전 의원의 주장이다. 또 트럼프와 공화당이 융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트럼프가 주한미군 부담금이나 한미 FTA를 이야기한다고 해서 한미동맹을 그만두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하는 것은 공화당이며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이를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FTA는 공화당의 정책이며 미국 입장에서 한국과의 FTA를 재검토할 이유는 없다. 중국 등과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겠다는 차원에서 한국을 끼워 넣은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방위비 역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이 언급되는 것이지 한국을 특정해 하는 말이 아니라고 그는 밝혔다. 주한미군 철수의 경우 트럼프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발언한 것이며 그가 대통령이 되고 한국 상황을 더 자세히 파악한다면 입장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트럼프와 트럼프 현상에 대한 공부가 전혀 돼 있지 않은데다 설마 그가 대통령이 되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 언론이 마치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처럼 과장 보도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 그는 이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책을 썼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992년 한국계·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내리 3선을 지냈다. 현재 김창준정경아카데미 이사장, 대통령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USKI)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
[트럼프 당선]하락 출발 방산주 상한가 속출...신재생에너지 급락
증권 국내증시 2016.11.09 17:58:15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됐던 방산 업종이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정유·금 관련 종목도 때아닌 ‘트럼프 호재’를 맞았다. 반면 최근 한 달 넘게 상승세를 보였던 신재생에너지 등 ‘힐러리 수혜주’는 급락세를 보였다. 9일 코스닥에 상장된 방산업체 가운데 전자전시스템 업체인 빅텍(065450)과 방산설비업체인 스페코(013810)는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두 회사는 장 초반 힐러리 클린턴 당선 가능성에 소폭 하락세를 보였으나 오전11시부터 주요 지역에서 트럼프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를 급반전했다. 또 다른 방위산업 관련 화학제품 업체인 퍼스텍(010820) 역시 이날 상한가인 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화테크윈(012450)·LIG넥스원(079550)·한국항공우주(047810) 등 주요 방산업체 역시 이날 상승 마감했다. 방산주는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업종 중 하나다. 트럼프는 그간 미국의 동맹국 국방비 지출 감소와 주한미군 비중 축소 등을 강조해왔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방산업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금 관련주도 상승세다. 트럼프는 현재 금리 수준이 낮다는 점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향후 미국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금과 구리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엘컴텍(037950)은 상한가에 장을 마감했으며 대표 금 수혜주인 고려아연(010130)도 0.94% 상승한 48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힐러리 수혜주로 꼽히던 종목들의 주가는 일제히 폭락했다. OCI(010060)·한화케미칼(009830)·동국S&C(100130)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종목은 모두 10% 이상 하락했고 전기차 수혜주 일진머티리얼즈(020150)도 8.47%나 급락하며 장을 마쳤다. 모회사 회장이 힐러리 후보와 인연을 맺으면서 ‘힐러리 테마주’로 분류된 인디에프(014990)는 이날 30%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인프라 확대를 강조해 건설주 역시 한동안 수혜가 예상된다. 또한 중동 국가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강조하며 화석에너지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 예상돼 정유주도 주요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
[트럼프 당선] "자금시장 단기 혼란 불가피"…은행권 리스크 관리 고삐죈다
경제·금융 금융정책 2016.11.09 17:55:34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되며 전세계 금융 시장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국내 은행권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리스크 관리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 시장의 혼돈으로 단기 조달 금리 등이 일시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측했지만 현재 국내 은행들의 단기 조달 비중이 매우 낮은데다 이번 사태가 ‘신용 위기’가 아닌 정치적 이벤트라는 점에서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주요 5대 은행들의 자금 담당 임원 및 자금부장들의 의견을 긴급 취합한 결과 은행들은 트럼프 당선이 금융권의 외화 유동성이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공약이 국내 실물경기의 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는 금융 시장의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최근 전세계 금융 시장에서 한국 금융기관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진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A은행 자금담당 부장은 “경상수지 흑자와 탄탄한 재정, 금융기관의 안정성 측면에서 한국 은행들이 유럽계 은행들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자금 시장에서 한국물의 스프레드가 경쟁 국가들보다 낮은 상황인 만큼 트럼프 당선에 따른 은행권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B은행의 자금담당 본부장 역시 “최근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에 충분히 여유를 쌓은 상황”이라며 “특히 국내 은행의 단기 자금 조달 비중이 매우 낮아 향후 3개월간의 자금 리스크는 완벽히 대비해놓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6억5,000만달러의 글로벌 채권을 발행했으며 우리은행 또한 지난 9월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해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외화 유동성 비율 역시 감독 규제 기준(85%)을 웃도는 100% 이상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그간 은행권에서 “너무 깐깐하다”는 불만이 나올 만큼 외화 유동성을 철저히 관리해왔다. 은행들은 다만 전세계를 지배하는 불확실성이 금융 시장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모르는 만큼 자금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C은행 자금담당 임원은 “트럼프의 각종 급진적 공약에 대한 공포감이 과도하게 금융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며 “특히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공약 등으로 실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떨어질 경우 금융 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장들도 이날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발표를 앞두고 금융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 회의를 가지는 등 오전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은행장들은 외화 유동성을 비롯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상황이나 기업의 우발채무, 가계대출 등 미국 대선 결과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 시장 위험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점검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회의 직후 “정부는 물론 은행들도 위기 상황에 맞는 컨틴전시플랜이 있다”며 “컨틴전시플랜을 재점검해 혹시라도 위기가 오면 차질 없이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오후4시 김영기 부원장보 주재로 시중은행 외환 담당 부행장들을 호출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클 수 있으니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쌓아놓을 것을 은행들에 권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당시에도 환율에 큰 파동은 없었다”며 “당분간 불안정하기는 하겠지만 국내 은행권에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홍우·강동효·김보리기자 seoulbird@@sedaily.com -
트럼프 쇼크 두산밥캣 공모주 청약 미달
증권 IB&Deal 2016.11.09 17:55:11수요예측 실패 이후 가까스로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했던 두산밥캣이 결국 공모주 청약 참패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9일 두산밥캣은 일반 공모주 청약 결과 0.29대1의 경쟁률로 공모주 청약이 미달됐다. 헝셩그룹(0.77대1)과 모두투어리츠(0.98대1), 화승엔터프라이즈(0.43대1)에 이어 올 들어 네 번째 청약 미달이다. 하필 미국 대통령 선거일을 공모주 청약 마감일로 잡으며 도널드 트럼프 당선에 직격탄을 맞았다. 두산밥캣은 북미지역 중소형 건설장비 1위 기업이라 미 대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자들의 청약 취소에 망연자실했다. 공모 청약 결과 0.2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증거금은 256억원에 그쳤다. 지난 2012년 10월 0.26대1을 기록한 CJ헬로비전 이후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미달된 공모주는 주관사들이 떠안게 되며 한국투자증권은 874억원의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두산밥캣과 함께 화승엔터까지 올해만 미달 기업 두 곳을 주관하며 대형 IPO 주관사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청약 첫날 0.3%의 경쟁률이었지만 이날 오전까지도 증권사별로 0.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두산밥캣이 미달을 기록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청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트럼프가 인프라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두산밥캣의 북미 시장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가 두산밥캣의 실적에 직결되는 북미지역 인프라 투자 부문에서 구체적인 공약을 내세우지 못했다는 점이 향후 두산밥캣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영대 한국투자증권 강남서초중앙지점장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자 청약을 취소하는 투자자까지 생겨났다”며 “전략적으로 청약 일정을 잡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다만 두산밥캣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리먼사태 이후 1조6,000억원을 밑돌았던 매출이 지난해 4조원대로 회복했다”며 “연 7% 이상의 중소형 건설장비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공모가(3만원)보다 높은 3만8,000원의 목표주가는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두산밥캣은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한편 두산밥캣 최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전날보다 6.83%(510원) 하락하며 6,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
[트럼프 당선]'e메일 스캔들' 악재에...결국 무릎꿇은 힐러리
국제 정치·사회 2016.11.09 17:53:06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 자리를 예약한 듯 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지난 2008년 민주당 경선 패배에 이어 대선에서 두 번째 고배를 마셨다. 선거전 초반까지도 절대적 우위가 예상됐던 클린턴은 이후 트럼프의 추격 위기에도 대선 레이스에서 시종 트럼프에 앞섰지만 ‘e메일 스캔들’을 비롯한 온갖 악재에 결국 발목이 잡혔다. 그가 국무장관 재직 시절 사설 e메일 서버로 기밀이 포함된 공무를 처리한 e메일 스캔들은 초반부터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심어놓는 동시에 그의 도덕성과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특히 대선을 11일 앞둔 지난달 28일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e메일 스캔들 재수사 선언은 결정타였다. FBI는 결국 무혐의 처분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지만 재수사 발표 이후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은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트럼프는 마지막 유세에서까지 “힐러리를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집중 포화를 퍼부으며 막판 역전의 발판을 다진 것으로 분석된다. 건강 문제도 악재로 작용했다. 올 9·11 추모행사에서 폐렴과 탈수로 휘청이며 차량에 실려나간 그의 모습은 2012년 뇌진탕 증세를 보이며 한 달여간 업무를 중단했던 사실과 맞물려 ‘건강이상설’을 증폭시켰다.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유권자들의 절반가량은 클린턴이 제공한 건강정보를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밖에 돈과 연루된 부패설도 클린턴의 패배 요인이 됐다. 국무장관 퇴임 후 고액 강연료와 월가와의 커넥션 의혹을 트럼프 진영이 물고 늘어지면서 가뜩이나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에 휩싸인 유권자들은 결국 클린턴에게 등을 돌렸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
[미 대선 이모저모]加·뉴질랜드 이민국 웹사이트 마비
국제 정치·사회 2016.11.09 17:52:54미국 대통령선거는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어느 때보다 많은 화젯거리를 낳았다. 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쪽으로 판세가 기울면서 캐나다·뉴질랜드 이민국 웹사이트가 마비되고 트럼프 승리에 판돈을 걸었던 도박사들은 배당금 150배의 ‘잭팟’을 터뜨렸다. ◇“미국서 살 수 없어”…이민 사이트 마비=트럼프 승리가 가시화된 9일 새벽 캐나다 이민국(CIC)이 운영하는 공식 웹사이트는 접속이 쉽지 않았다. 이곳에 접속을 시도하면 한참 동안 페이지를 로딩하는 상태에 머물거나 접속불가가 된다. 아울러 뉴질랜드의 이민과 학생비자 업무를 담당하는 공식 웹사이트 ‘뉴질랜드 나우’의 접속자 수도 치솟았다. 이러한 현상은 트럼프의 당선에 절망해 미국을 떠나고 싶다는 사람들이 각국 이민 사이트에 몰려 벌어진 일로 보인다. ◇트럼프 덕에 150배 잭팟…도박 사이트 판돈 최대=치열한 선거전 속에서 트럼프의 승리에 판돈을 걸었던 도박사들은 한몫을 단단히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레드브룩스는 대선 초기 트럼프에게 200파운드를 걸었던 도박사 2명이 150배인 3만파운드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박 사이트에서 클린턴의 당선 확률은 80%이며 트럼프의 당선 확률은 20%선에 불과했다. 이번 미 대선에서 도박 사이트들은 사상 최대의 판돈이 몰리며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 CNN머니에 따르면 개표 직전까지 영국 도박 사이트들에 접수된 판돈은 1억3,000만파운드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판돈이 최종적으로 1억5,000만파운드를 넘어 정치행사로는 최고 기록을 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엉망진창 여론조사…그나마 LA타임스(LAT)만 ‘으쓱’=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후 영국처럼 여론조사 무용론은 미국에서도 고개를 들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가 클린턴의 당선 확률을 각각 91%, 84%로 전망하고 대부분의 여론조사 역시 클린턴이 3%포인트 내외로 앞서고 있다고 발표하는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이 클린턴의 낙승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주요 매체 중 LAT만 체면치레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트럼프의 지지율을 타 매체보다 높게 보도했던 LAT는 대선 하루 전인 지난 7일에도 트럼프 지지율이 48.2%로 클린턴에게 5.6%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LAT는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시된 8일 밤 “대선 기간 우리는 ‘아웃라이어’였지만 결과적으로 흐름을 제대로 반영한 유일한 곳이었다”고 자평했다. /연유진·변재현기자 economicus@@sedaily.com -
[트럼프 당선]'글로벌 정치 1번지' 美國, 反세계화·포퓰리즘에 점령 당했다
국제 정치·사회 2016.11.09 17:52:47“내 마음속에 품고 있던 생각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도널드 트럼프가 해서 놀라웠다. 트럼프가 말하는 세계가 내가 보고 싶은 미국의 모습이다. 어쨌든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6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미 연방수사국(FBI)의 ‘e메일 재수사’ 족쇄에서 풀려나며 지지율이 다시 상승세를 보일 때 트럼프 지지자들을 인터뷰하고 이 같은 공통된 발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의 e메일 재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트럼프 인기의 근원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필두로 한 그의 포퓰리즘적 메시지와 반(反)세계화를 기치로 한 고립주의 노선이었던 것이다. 테러가 확산하는 와중에 이민 증가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 유출 등으로 박탈감이 컸던 미 유권자들의 ‘마음의 소리’를 트럼프가 탁월하게 집어내 파고들면서 백악관행 열쇠까지 쥐게 된 셈이다. 차기 미 대통령 당선인인 트럼프는 부동산 재벌과 TV 리얼리티 쇼 진행으로 유명세를 얻었지만 지난해 그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전에 뛰어들 때 모두가 ‘농담’으로 여길 만큼 정치와는 무관한 삶을 살았다. 트럼프 자신조차 온갖 기행에 여성 편력을 보이며 선출직 정치인은 ‘쇼핑 리스트’에 없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하지만 TV쇼에서 대중이 원하는 것을 말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선보인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은 물론 정치 9단인 클린턴과의 선거전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자극적 막말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한 트럼프는 불법 체류자와 이민 문제의 해결책으로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그 비용은 멕시코 정부에 대도록 하겠다”고 선언을 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정치인들조차 외교관계와 미국 내 히스패닉 유권자들을 의식해 결코 입에 담기 어려웠던 불량 발언을 트럼프가 무딘(?) 정치감각으로 내뱉었지만 여전히 미국 인구에서 다수인 백인, 특히 중산층 백인 남성들이 트럼프를 오히려 ‘정직한 정치인’으로 여기며 열광했다.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실업과 가계 부채 증가 등 경제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떠안은 백인 남성들이 트럼프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자리 잡는 것을 확인한 트럼프는 무슬림 입국 금지와 취임 직후 불법 체류자 즉각 추방 등 반(反)이민 공약 등 자극적 막말을 쏟아내며 정치·경제적으로 피해의식과 박탈감이 큰 유권자들을 끌어들였다. CNN은 8일 출구 조사 결과 응답자의 38%가 “변화를 원한다”고 답했다고 전해 이번 선거의 최우선 선택 기준이 “미국에 변화를 가져올 후보인지 아닌지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가 국경 장벽과 함께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확실히 높이겠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대선 승리의 최대 요인이 된 ‘러스트벨트(쇠락한 미 공업지역)’에 속하는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클린턴을 제쳤다. 트럼프는 지난달 22일 펜실베이니아주 게티즈버그 유세에서 ‘취임 100일 구상’을 밝히면서 일성으로 “집권 첫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철수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의 재협상을 선언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상무장관과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불공정하게 미국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외국의 불공정무역을 조사하도록 명령하겠다”고 약속했다. 미 경제전문채널인 CNBC방송은 “트럼프가 국경 장벽 설치와 감세 등 직설적 공약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최대의 인기 비결은 노동자 계층에 빼앗긴 부와 일자리를 찾아오겠다는 ‘일자리 이슈’에 대한 그의 약속들”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재임 중 매년 4%대의 경제성장을 하고 10년 안에 2,50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
당혹한 세계…中 "양국 관계에 불확실성 가져올 것"
국제 정치·사회 2016.11.09 17:48:22‘세계의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자 세계는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하다. 각국 정부는 트럼프 당선 축하 외에 구체적인 논평을 내놓기를 꺼리는 등 향후 트럼프가 끌고 갈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할지 당황하는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글로벌 리더인 미국과의 관계가 불확실성의 영역으로 들어선 것이다. 9일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중국은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의 새로운 정부와 협력하기를 바란다”며 “중국과 미국, 나아가 전 세계의 시민들을 위해 양국이 건강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트럼프가 대선 유세 기간에 내놓았던 보호무역주의 공약을 짚으며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중국은 경제 및 통상에서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관영 신화통신 등은 “트럼프의 승리는 미국 정치 엘리트의 패배”라며 미국의 민주주의가 실패했다고 직접 꼬집었다. 일본은 향후 미일관계가 흔들릴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트럼프 당선인과 손잡고 세계가 직면한 과제에 함께 대응하고 싶다”며 축사를 보냈지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트럼프가) 후보자 시절 내놓은 발언 하나하나에 대해 정부가 논평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당장 일본에서는 트럼프가 앞장서 반대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엎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스가 장관은 “대통령 당선인이 TPP를 반대하더라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 입장에서 외교 정책과 동맹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시사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상태”라며 미일동맹이 흔들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민주주의의 발원지인 유럽 각국에서는 정치적 이해에 따라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대표는 “어떠한 정치 변화가 있더라도 EU와 미국의 관계는 깊어졌다”며 트럼프 취임이 양국 외교 관계에 변화를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고 느끼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치인들이 트럼프에 대해 대놓고 반감을 표현했던 독일과 프랑스는 당혹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과 미국은 인종·성·정치적 믿음과 관계 없이 민주적 가치와 자유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러한 가치 위에서 미국의 미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한다”면서도 “이번 미 대선으로 불확실성의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를 통해 민심이 심상치 않음을 경험한 영국은 당시의 충격을 상기시켰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무역·국방 등에서 양국 간 관계를 증진할 수 있도록 트럼프 당선인과 협력하기를 고대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브렉시트를 앞장서 이끈 나이절 패라지 영국 독립당 당수는 “정치가 사람들에게 거부당하고 있으며 언론은 현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2016년은 두 가지의 커다란 정치적 혁명이 일어난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브렉시트와 미 대선을 같은 선상에서 해석했다. 인디펜던트도 “트럼프는 미 대선이 브렉시트 투표처럼 기성 정치와 구조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며 “이 예측이 현실이 됐다”고 평가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트럼프 당선..초토화된 금융시장]금값·엔화 치솟고 페소화 폭락..."외환시장 피바다 되고 있다"
국제 경제·마켓 2016.11.09 17:47:38‘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메가톤급 태풍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예상치 못한 쇼크로 불안에 빠진 시장 투자자들이 금과 일본 엔화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늘렸고 미국 달러화 대비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외환시장도 출렁거렸다. 가장 크게 요동친 것은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수요다. 미 대선 결과가 발표된 9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한때 전 거래일 대비 4.24% 급등한 온스당 1,328.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미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9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며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통신은 6월 글로벌 금융시장을 패닉에 빠지게 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사태 때도 안전자산인 금값이 폭등했다며 이번 미 대선의 후폭풍이 당시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금 외에 또 다른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늘어 가치가 급등했다. 9일 영국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3.33% 오른 달러당 101.58엔에 거래됐다. 이 역시 미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9월 이후 엔화 가치가 가장 높아진 것이다. 외환시장에서 엔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스위스 프랑화도 가치가 뛰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프랑화는 전 거래일 대비 약 2% 가치가 급등한 달러당 0.9579프랑에 거래됐다. 블룸버그는 당분간 외환시장에서 두 통화의 가치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안전자산 수요 증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미 투자회사 더프라이빗클라이언트그룹의 마크 위트킨스 투자매니저는 “트럼트의 공약과 정책 불확실성이 크다”며 “불안해 하는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토 유지로 노무라 외환전문애널리스트도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긴다면 일본 엔화의 가치는 분명히 올라갈 것”이라며 “당분간 엔화 약세 모멘텀이 나타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승리 소식에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영국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12% 이상 급락한 달러당 20.7039페소에 거래됐다. 이는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외환전문거래업체 오안다(OANDA)의 크래그 얼램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백악관행으로 외환시장이 피바다가 되고 있다”며 “특히 멕시코 페소화 상황은 최악”이라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앞서 노무라증권은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페소화 가치가 달러당 21~29페소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통화가치 하락뿐 아니라 멕시코 경제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는 당장 미국과 멕시코가 포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백지화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국내 생산품 중 80%를 미국에 수출하는 멕시코는 중국·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로 무역 규모가 큰 미국의 경제 파트너다. 1994년 NAFTA 협상 발효 이후 멕시코와 미국 간 무역 교역량은 연간 평균 5,000억달러(약 572조5,000억 원)에 이른다./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
[트럼프 당선]확률 9%·출구조사 초박빙이었지만..."트럼프, 모든 예상 뒤집어"
국제 정치·사회 2016.11.09 17:47:309%. 미국 CNN방송이 마지막으로 예측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률이다. 이 예상은 보기 좋게 뒤집어졌다. 8일 밤(현지시간) 판세를 가를 핵심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인 오하이오·플로리다뿐 아니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길 것으로 보였던 선거구에서 트럼프가 선전하자 대선정국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 8일 오후7시30분(한국시각 9일 오전9시 30분) 미국 주요 3개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인 오하이오의 투표가 끝나고 출구조사가 발표됐지만 양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고작 3%포인트 차의 초박빙이었다. 오후8시부터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를 포함해 11개 경합주의 출구조사가 차례차례 나왔지만 5~7%포인트 차로 클린턴이 크게 앞선 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하고 모든 곳은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초경합 판세라는 보도만 반복됐다. 클린턴 캠프가 자체적으로 승리를 예상했던 미시간·위스콘신까지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이때부터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백악관 티켓을 거머쥐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 사이 개표가 진행된 주에서는 반전에 반전이 거듭됐다. 오하이오에서는 개표 결과가 추가될 때마다 클린턴과 트럼프가 역전을 반복했으며 플로리다의 경우 87% 개표 상황까지 양 후보가 똑같이 48.5%를 득표했다. 오후10시를 넘어가며 판세가 트럼프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오하이오에서 10%포인트 이상 클린턴을 앞서나간 트럼프는 플로리다에서도 1~2%포인트의 미세한 리드를 지켰다. 클린턴의 우세가 예상됐던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도 트럼프가 치고 나갔다. 개표 방송을 진행하던 스콜 펠리 CBS 기자는 “CBS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한 번도 클린턴을 이긴 적이 없었다”며 “매우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오후10시25분 마침내 ‘미 대선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오하이오에서 트럼프가 이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오후11시 트럼프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했으며 박빙이었던 플로리다도 가져갈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가 예상한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수직 상승해 95%까지 치고 올라가자 트럼프 캠프 행사장인 뉴욕주 힐튼호텔에 모여 있던 트럼프 지지자들은 환성을 지르며 “트럼프”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힐튼호텔에서 불과 3㎞ 떨어진 제이컵재비츠 컨벤션센터에 있던 클린턴 지지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개표 현황을 바라봤다. 몇몇은 눈물을 훔치며 부둥켜안기도 했다. 날짜를 넘긴 9일 1시30분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를 가져가며 승리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이로써 트럼프는 동부 주요 경합주인 오하이오·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클린턴 지지자들은 패색이 짙어지자 속속 행사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존 포데스타 클린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은 급히 제이컵재비츠 컨벤션센터를 찾아 “아직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며 “오늘 밤 클린턴이 패배 연설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탈하는 지지자들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트럼프당선]비상걸린 정부...회의...회의...회의
경제·금융 경제동향 2016.11.09 17:43:38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는 시장뿐만 아니라 정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정부는 9일 오전부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지만 긴박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오후 들어 트럼프의 우세가 굳어지자 정부도 다급하게 움직였다. 한국은행은 트럼프 승리로 기울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이주열 총재 주재로 오후 2시 예정에 없던 긴급회의를 열었다. 한은은 “앞으로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금융·무역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관련 분석과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정보다 30분 앞당겨 오후 4시에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의 분위기는 더 심각해졌다. 그동안의 불확실성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정부 당국자들의 표정도 무거워졌다. 회의를 주재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왔던 만큼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성향이 고조되면서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의 국내 상황과 결합하면 우리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 경제부총리는 트럼프 후보자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제조업 부흥과 인프라 투자확대 등을 통한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우선 목표로 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외정책은 현재보다 보호무역주의 성향과 주요국에 대한 환율 관련 압박 강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금융당국은 시장 충격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5시 긴급 금융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외환시장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컨티전시플랜(비상대응 방안)을 재점검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는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최상의 긴장감을 갖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정곤기자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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