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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똑똑해질수록 인간의 가치는 더 중요해질것 "
산업 IT 2020.07.02 06:20:03“인공지능(AI)이 내놓은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입니다. AI 시대에도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계적인 석학 스튜어트 러셀 미국 UC버클리 교수는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 특별강연에서 AI가 적용된 미래 사회에서 인간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포럼 2020’은 지난 6월 30일부터 이틀간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열렸다. 러셀 교수는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에 오지 못하고 미국에서 실시간 화상 강연을 진행했지만 현장과 랜선을 통해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한국의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대표 등 현장 청중들은 러셀 교수의 강연을 들으며 중요한 대목을 적거나 고개를 끄덕였다. 러셀 교수는 UC버클리 인공지능연구소(Center for Human-Compatible Artificial Intelligence)를 이끌고 있으며 128개국 1,400개 이상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되는 AI 분야의 교과서로 불리는 ‘인공지능: 현대적 접근방식(AIMA)’의 공동 저자로 유명하다. 러셀 교수는 먼저 AI를 적용한 확률론적 모델을 소개하며 앞으로 AI의 역할과 그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언급했다. 그는 “이 모델은 핵확산방지조약 모니터링에 효과적이었는데 2013년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당시 실제 핵실험 장소를 유사하게 추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확률론적 모델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사용할 수 있다”며 “개인과 지역 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데이터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셀 교수는 이 같은 확률론적 프로그램과 딥러닝을 통해 사람과 로봇이 인간의 언어로 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 것이며 이 경우 활용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우리의 언어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게 되면 똑똑한 개인 비서가 생기는 것이고 구글과 같은 서치 엔진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셀 교수는 강연 후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을 지낸 윤종록 한양대 특훈교수와의 대담에서 인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인사이트는 인간의 몫이며 AI 시대에는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AI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더라도 인간은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AI 시대에 AI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라는 윤 교수의 질문에 러셀 교수는 “AI는 단순한 규칙이나 반복되는 것을 큰 데이터 내에서 알아내는 것은 잘할 수 있지만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은 하지 못한다”며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이 AI가 기존 데이터를 통해 맥락을 읽고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요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AI의 역량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이 물리적이거나 반복적인 노동을 하지 않게 되는 만큼 인간적인 것에 대한 가치가 올라가고 더 많은 사람이 사람 대 사람 간의 서비스를 찾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러셀 교수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사람들은 ‘사람 그 자체’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본다”며 “동료의식이나 관계를 증진하는 가이드를 제시하는 사람, 손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 더 중요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에 기계를 통제하는 방법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기계가 언젠가 우리를 통제할 것’이라고 내다본 컴퓨터공학 및 정보공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수학자 앨런 튜링을 언급하며 “인간이 어떻게 기계를 통제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I에 고정된 임무를 부여할 때 다른 것들을 완전히 배제한다면 예기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가령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적을 부여한다면 AI 시스템이 산소도 같이 줄이고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이것은 우리가 잘못된 목적을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도 등장했다. 러셀 교수는 “AI가 인간을 대신해 모든 것을 할 경우 인간은 삶의 목적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매일 일했는데 만약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문제들이 사라진다면 일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미래의 두 로봇의 로맨스를 다룬 애니메이션 ‘월-E’를 보면 그저 크루즈에 앉아서 노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미래 인류의 모습이 이렇게 되길 기대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 목적을 어떻게 이룰지, 그리고 우리의 문명을 어떻게 더 발전시키고 자율권을 획득할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창의력 원천은 암기·암산 아닌 공감능력과 협업"
산업 IT 2020.07.02 06:10:33“창의력을 위해 필요한 것은 공감 능력입니다. 혁신의 시작도 공감 능력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효과적인 비대면 소통이 필요해진 가운데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 세션 3 강연자로 나선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창의력의 원천을 ‘공감력’에서 찾았다. 홍 교수는 다리가 세 개 달린 로봇 ‘스트라이더’를 비롯해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동차를 개발한 유명 로봇 공학자다. 홍 교수는 창의력에 대해 “이미 존재하지만 관계없는 것을 연결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창의력은 많이 보고 듣고 만지는 등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다”며 특히 “창의력은 즉흥적이고 우연한 만남을 통해 여럿이 함께할 때 나온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의 이 같은 철학에서 비롯된 결과물이 UCLA 산하의 로봇 연구소 ‘로멜라(RoMeLA)’다. 홍 교수는 “저희 연구소 직원들은 걸어 다니며 즉흥적으로 이야기하고 무작위적인 토론을 한다”며 “여기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대면 접촉이 어려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창의적 발상을 위해 로봇·홀로그램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소통 방식을 제안했다. 홍 교수는 지난 4개월간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연구소 문을 닫고 원격 강의 등 ‘비대면 실험’을 진행했다. 홍 교수는 “증강현실(AR) 고글을 사용해 비대면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스타트업도 있다”며 “아바타가 형성되면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한데 이는 머지않은 미래에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100% 취업률을 자랑하는 프랑스 정보기술(IT) 교육기관 ‘에콜42’의 소피 비제 교장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재를 가르는 관건은 결국 창의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비제 교장의 강연은 화상을 통해 진행됐다. 교수·교재·학비가 없는 에콜42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해결하며 창의력을 키운다. 비제 교장은 이를 “피어투피어(peer-to-peer) 학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전통적인 학습 방법은 학생들이 동시에 동일한 것을 동일한 속도로 배우는 것인데, 이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없다”며“에콜42의 교육방식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응용성, 적응성, 비판적 사고, 자신감을 기르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비제 교장은 창의적 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현재 우리는 ‘디지털 혁명의 시대’라고 불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여기서 우버·아마존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는 보건·금융·교육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적응해야 하는데 새로운 교육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제 교장은 특히 “학교에서 중시하는 역량은 암기와 계산이 아니다. 이러한 것은 인간보다 컴퓨터가 더 잘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낮다”면서 “학교에서는 어떻게 정보를 찾고 검색·확인·분류하는지 가르쳐야 하며 21세기에는 창의성, 협업, 미지의 것에 대응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콜42의 또 다른 특징은 실패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창의성 개발을 위해 필수적 요소다. 비제 교장은 “효과적 교육을 위해 ‘게임화’를 활용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레벨 0에서 시작해 프로젝트에 성공하면 경험치를 쌓는다”며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 영화 ‘해리포터’에 있는 것처럼 ‘하우스’가 있어서 하우스 간 경쟁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비제 교수는 또 “학생들은 협업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고 실패가 성공으로 가는 한 걸음이라는 것을 배운다”며 “노력을 하고 실패하고 또 노력하는 것은 우리의 본능적 학습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사진설명> 데니스 홍(왼쪽 사진) UCLA 기계공학과 교수와 소피 비제 에콜42 교장(왼쪽 사진)이 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 세션3에서 창의인재 양성과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권욱기자 -
[서울포럼 2020] "연구자들 고유영역 넘어 4차혁명 기술 연마해야"
산업 IT 2020.07.01 19:30:44우리나라가 인공지능(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연구자들이 본인의 고유 영역을 넘어선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분야를 연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일 열린 ‘서울포럼 2020’의 세션 3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디지털 교육 혁명’ 주제 발표의 세 번째 연사로 나선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연구자들은 자신이 전공하고 있는 고유 영역에만 머물지 말고 연구자 스스로가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해 새롭게 교육을 받으며 새로운 필살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최근 연구원 내에 설립된 ‘AI 아카데미’의 설립 배경과 취지, 향후 목표에 대해 발표하면서 “AI 강국 실현의 첫 번째 단추는 교육”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AI 아카데미에서는 AI 핵심기술 연구역량 및 산업 특화 AI 활용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내부 AI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연구현장 직무수행에 필요한 기술 역량과 개인별 보유기술 격차 해소를 위한 직무별 학습경로를 제공한다. AI 아카데미는 현재 2,000명의 임직원 가운데 45명에 불과한 AI 전문가를 매년 300명씩 늘려서 3년 내에 900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정으로는 부서장을 위한 ‘AI 전략’, 부서원들을 위한 기초·공통과정, 전문·심화과정 등을 두고 있다. AI로 유명한 엔비디아(NVIDIA),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콘텐츠 등을 참고해 국내 실정에 맞게 바꿨다. 보다 효과적인 수업을 위해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교육장도 따로 만들었다. 김 원장은 “내년에는 콘텐츠들의 정착이 예상되고 있는데 이미 주변 정부 출연기관들의 이용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출연연 50여개뿐 아니라 군 관련 교육기관에 교육시스템 이용을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아카데미의 콘텐츠가 플랫폼화에 성공하면 기업뿐 아니라 대국민 서비스로 확장시킬 기대를 갖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 같은 기대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그는 “올 초에 KT·현대중공업·한양대·KAIST와 함께 ‘AI 원팀’을 만들어 이런 교육프로그램들을 공유하기로 했다”며 “최근에 LG유플러스·LG전자가 합류했다”고도 덧붙였다. 대중에 공개한 오픈 플랫폼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김 원장은 “ETRI가 개발해 오픈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4개로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다운로드 건수만 해도 2,600만건이 넘는다”고 말했다./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코로나19, 종식 후 잊혀지겠지만…제2의 코로나 막아야 진정한 성공”
산업 IT 2020.07.01 19:20:51“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멀어진 서로 간의 거리는 3년 안에 가까워지고 7년이 지나면 사람들이 코로나19가 발생했다는 사실조차 잊게 될 것입니다.” 네이선 울프 메타바이오타 이사회 의장은 1일 서울포럼 2020 부대행사로 열린 ‘라운드테이블-네이선 울프 의장과 함께하는 지식의 성찬’에 참석해 “코로나19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9·11테러처럼 한때 지나간 사건 정도에 그치겠지만 또 다른 팬데믹을 막지 못하면 결국 실패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와 그 이후의 세계 전망’을 주제로 열린 이날 라운드테이블에는 전일 행사의 기조강연을 맡은 울프 의장을 비롯해 지희정 제넥신 사장과 조쉬 베누고팔 한국노바티스 사장,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 양승민 동아에스티 신약연구소장 등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를 이끄는 리더들이 참석해 두 시간 넘게 열띤 토론을 펼쳤다. 참석자들은 정확한 시기는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결국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업체 메디사피엔스를 이끄는 강 대표는 “전 세계 자금과 인재들이 모두 코로나19와 관련한 백신·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어 사태가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베누고팔 대표 역시 “코로나19도 끝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울프 의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조기 종식의 해법으로 가장 큰 기대를 받는 백신 개발 시기를 가늠해보기도 했다. DNA 백신개발 업체 제넥신을 이끄는 지 대표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관련해 16개의 백신 파이프라인이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125개 백신 후보 물질이 전 임상 단계에 있다”며 “백신 개발 성공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베누고팔 대표는 “학계와 제약사·정부가 뛰어들어 DNA 백신, 단백질 백신 등 여러 종류의 백신을 시험하고 있지만 개발에 40년이 걸린 에볼라의 경우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2년 안에 백신을 개발하려는 것은 무척 대담한 도전이며 2년에 가깝게라도 간다면 아주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코로나19 2차 유행, 다른 종류의 팬데믹 발생에 대비해 인류가 준비해야 할 예방조치를 모색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지 대표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노력과 정부 지원을 통해 백신은 물론 진단기기와 치료제 등 모든 분야에서 코로나19와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예방 방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연구소장은 “치료제든, 백신이든 신종 바이러스와 관련한 신약은 국내 제약사 한 곳의 자금력만으로는 개발에 성공하기 쉽지 않다”며 “개발 속도와 자금 면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제약사들이 연합해 개발해서 수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울프 의장은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가 동시에 팬데믹을 일으키거나 팬데믹 규모의 인플루엔자가 퍼질 수도 있고 어쩌면 상상하지 못할 다른 재앙적인 상황이 다가올 수도 있다”며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경제 분야에서 팬데믹 충격을 줄이기 위해 관련 보험 정비 등 ‘팬데믹 컨틴전시플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가 AI 기술 발전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강 대표는 “코로나19를 미리 진단한 AI 기반 데이터 분석기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울프 의장은 “예측을 통해 확산을 미리 막는 것이 최선이기는 하지만 발생하지 않은 사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예측 기술이 자금과 인재 확보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주요 예방조치 마련에 투자되는 비용 모두가 이런 고민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
[서울포럼2020] 이두희가 창의 교육에 대치동 언급한 까닭은
산업 생활 2020.07.01 18:50:19“해법에 이르는 다양한 길이 있지만 자율권이 없으면 여러 가지 경로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결국 자유가 있어야 다양한 솔루션을 생각하게 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찾을 수 있어요.”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의 세 번째 세션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디지털 교육 혁명’ 패널 토론에 참석한 소피 비제 에콜42 교장은 이같이 밝혔다. 프랑스에서 온라인을 통해 주제발표에 나섰던 비제 교장은 패널 토론 시간에 다시 한 번 대형 스크린으로 토론에 나서 “본인이 스스로 선택한 길에서 실패를 느끼고 실패를 통해 다음 단계를 갈 수 있는 힘을 기른다”며 “창의성을 기르기 위한 교육의 시작은 스스로 실패하게 하고 또 그 과정에서 동료들과 토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동료들과의 소통을 통해 창의성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스티브 잡스는 창의성은 즉흥적인 회의와 무작위로 이뤄지는 토론에서 비롯된다고 했다”며 “각자 연구실에 앉아 몰두하기보다는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발상들이 떠오르고 그 발상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말해도 사람들이 비판하지 않을 것이라는 흥미로운 토론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며 “아울러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도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자퇴 후 민간 코딩교육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는 창의성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교수법과 교수진의 냉정한 평가가 시작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제일 잘하는 집단은 대치동 학원가인데 대치동은 잔인한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면서 “교수들은 아주 안전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시대에 맞는 교육법이 도입돼야 창의성 있는 교육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로봇 모빌리티 핵심은 AI 아닌 운동지능"
산업 IT 2020.07.01 18:30:51“로봇 모빌리티에서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AI)이 아니라 운동지능입니다. 미래 로봇 개발의 키워드도 여기에 있습니다.” 1일 ‘서울포럼 2020’ 세션2 강연자로 나선 김상배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기계공학부 교수는 인명구조, 환자 지원 등 물리적 활동이 필수인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운동지능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능력은 사람 입장에서는 쉽지만 로봇에서 구현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세돌을 이기는 AI가 나오는 시대에도 이족보행 로봇이 탄생하기 힘든 이유다. 김 교수는 “사람보다 바둑과 체스를 잘 두는 로봇은 지금도 많이 있다”며 “하지만 실생활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로봇은 ‘알파고’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로봇 개발의 목적은 사람이 하는 일을 로봇이 대신하도록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운동지능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세돌을 이길 수 있는 바둑 실력이 아니라 피넛버터를 빵에 발라주는 기능이 있는 로봇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운동지능은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운동지능을 갖춘 로봇이 탄생하기 전에는 로봇을 조작하는 인간의 기술이 AI 영역에서 중요하다는 설명도 나왔다. 김 교수는 “로봇이 사람처럼 일할 수 있는 시대는 아직 머나먼 이야기”라며 “로봇의 신체능력을 사람이 보조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그래닉 IBS 단장 "K방역 성공한 한국, 지금이 기초과학 강국 도약 기회"
산업 IT 2020.07.01 17:42:45“과거에는 한국의 과학인재들이 한국을 떠나 미국·유럽에서 연구했는데 중앙·지방정부의 지원으로 연구환경이 좋아지면서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한국으로 역유입되고 있습니다. 기초과학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한국의 기초과학 연구 여건이 현재보다 더 개선된다면 한국은 과학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할 것입니다.”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의 세션1 강연자로 나선 스티브 그래닉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장은 “‘K방역’이라 불리는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공의 토대는 기초과학에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과학기술 강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래닉 단장은 한국이 기초과학 경쟁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한국의 과학 인재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한국으로 역유입된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부의 대학 지원으로 연구환경이 이전보다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그는 “한국이 기초과학을 연구하고 공부하기 좋은 곳이라고 알려지면서 교수뿐 아니라 젊은 인재들도 한국에 와서 공부하기 시작했다”며 “정부도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과학기술특화대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닉 단장은 이어 과학 인재 양성으로 과학 강국으로 발돋움한 스위스와 싱가포르의 모델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초과학의 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인구 600만명의 싱가포르는 단기간에 전 세계적인 연구 중심의 대학을 만들었고 많은 인재가 싱가포르로 몰리게 했다”며 “인구 900만명의 스위스도 유수 대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는 2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래닉 단장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방식에서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성항법시스템(GPS)을 기반으로 한 휴대폰 위치추적과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 등 두 가지를 한국의 코로나19 극복법으로 꼽았다. 이 두 기술은 애초에 코로나19 상황을 예측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기술이 위기대응에 시기적절하게 쓰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닉 단장은 “GPS 기술은 100여년 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밝혀낸 것이 바탕이 됐다”며 “당시 사람들이 한 물리학자의 아이디어를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의 아이디어 덕에 현재의 우리는 위치와 상관없이 시간을 정확하게 공유할 수 있게 됐고, 나아가 코로나19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도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괴짜 과학자가 개발한 PCR 기술도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했다”며 “이 기술은 수십 년 후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주요 기술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는 응용과학에 비해 리스크도 크고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도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인류에게 혜택을 준다고 봤다. 그래닉 단장은 “기초과학은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주는 응용과학보다 리스크도 높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겨진다”며 “하지만 위치추적과 PCR 기술처럼 인류는 여러 방식으로 이미 존재하는 기초과학 연구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19보다 더 위협적인 블랙스완(확률은 낮지만 현실화하면 파장이 매우 큰 사건)이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 당장은 유용성이 없어 보이는 기초과학 연구가 위기의 순간에 방패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확보한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유일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래닉 단장은 “기초과학 연구가 필요한 것은 미래를 위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다가올 미래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한국도 강대국의 연구와 투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의 코로나19 대응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모범사례로 꼽히면서 강대국들이 작은 나라인 한국을 배우고, 한국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계기로 세계의 인재들도 한국에 주목하고 있는데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로 더 많은 인재가 한국으로 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초격차 이루려면 문제해결 위한 '주도적 R&D' 필요"
산업 IT 2020.07.01 17:42:01“한국의 기술과 시민의식이 이 정도인지에 대해 전 세계가 놀랐습니다.” 1일 ‘서울포럼 2020’ 둘째날 행사 중 세션2 ‘연구개발(R&D) 혁신’ 패널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 대유행을 막아낸 ‘K방역’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날 토론은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김진형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기계공학부 교수와 이진형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이원재 요즈마그룹 아시아 총괄대표 등 국내외 최고의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이 패널로 나와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한국이 기술로 ‘초격차’를 이룰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패널토론에서 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그 나라의 문화와 실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에서 (하루에) 몇천 명씩 늘어나는 감염자를 없앤 것은 우리나라뿐이었고 다른 나라가 보기에는 깜짝 놀랄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성장동력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도 “그동안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말하면서도 안일하게 대응했지만 코로나19로 민첩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한국은 이런) 글로벌 시장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이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초격차’로 국가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연구개발(R&D)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수학을 잘하는 것보다 그 수학으로 문제를 잘 푸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방역을 잘한 것이 초격차, 앞으로 먹고살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라며 “연구는 체계에 맞춰 심사받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한국에서 이공계열 인재들이 대거 의대로 진학한 현실을 거론하며 “비대면 의료기술은 초보 단계의 의료혁신”이라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의료인력을 국가의 역량으로 해석하고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실장은 이 같은 조언에 대해 “정부가 R&D에서 거미줄 같은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하는 ‘알키미스트(연금술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며 “이런 제도가 (지속적으로) 도입되면 노벨상도 가까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K사이언스, 논문 스펙에 갇혔다"
부동산 정책·제도 2020.07.01 17:41:11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 초격차를 확보하려면 가장 먼저 논문 스펙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국내외 정계·과학계 리더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불확실성이 일상화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과학기술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을 이루려면 연구자들이 연구실을 박차고 나와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열린 ‘서울포럼 2020’ 둘째 날 행사에서 국내외 리더들은 한국 과학기술계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는 세계 1위”라며 “반면 결과물은 한참 뒤져 있다. 과학기술 상업화는 세계 43위, 부가가치 창출은 20위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이 같은 현상은 논문을 중시하는 경직적인 이공계의 현실 때문이라는 것이 석학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한국 이공계 박사의 약 80%가 학계나 연구소에 소속돼 논문 작성에 매달린다. 심지어는 연구 뒤 논문만 발간하고 특허를 내지 않아 다른 나라 기업이 그 연구 결과를 독식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논문의 90%는 연구자가 스펙을 쌓기 위한 ‘논문을 위한 논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에 대한 꾸준한 투자뿐 아니라 혁신을 통해 기초과학을 산업화로 연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승주 유타대 의공학과 및 약학과 교수는 “연구자들 스스로 연구과제를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지 상상력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특별강연자로 나선 ‘인공지능(AI)의 아버지’ 스튜어트 러셀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교수는 “AI 시대에도 전문가의 역할은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러셀 교수는 “데이터가 아무리 축적돼도 맥락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서울포럼 2020에는 국내외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청중이 참여해 행사를 풍성하게 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책상 앞에서 혁신 찾는 연구자들, 현장으로 나가라"
산업 IT 2020.07.01 17:40:30“한국에서 혁신이 왜 안 되는 것일까요? 말로만 해서 그렇습니다. 책상 앞에만 앉아 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 세션2 강연자로 나선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기술혁신을 위해서는 산업현장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대학에 갇혀 있는 연구자들이 진짜 산업이 벌어지고 있는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세션2 강연을 함께 이끌어간 이진형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미래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혁신의 키워드로 엔지니어링 플랫폼 개발을 제시했다. 국가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투자 수치만 놓고 보면 한국은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실상을 파헤쳐보면 전혀 딴판이라는 게 박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R&D 투자현황 관련 통계를 제시하며 “한국 기업의 투자가 인풋(input)은 훌륭하나 아웃풋(output)은 그렇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R&D 집중도는 세계 1위인 반면 상업화는 43위, 상업적 부가가치 창출은 20위”라며 “다른 국가에 비해 아웃풋이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연구실에 갇혀 있는 국내 R&D 투자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어 “한국 이공계 박사의 80% 정도는 대학 연구소에 있는데, 다들 앉아서 논문만 쓴다”며 “현장·시장·산업과 연결되지 않은, 말뿐인 혁신을 해서 다람쥐 쳇바퀴를 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공계 박사들 앉아서 논문만 써 시장·산업 등과 연결되지 않아 신성장 위해선 현장 공감이 중요 제대로 된 기술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 회복을 통해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 교수는 “혁신은 중요하고, 기업가 정신은 더 중요하다. 이 두 개는 절대 분리가 안 되는 한 몸”이라며 “두 개가 연결돼야 진정한 기술혁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정년이 보장되는 안전한 일자리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현재의 교육·채용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등장했다. 박 교수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공무원과 공기업에서 일하려는 20~30대 젊은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혁신은 상업화와 시장, 고객, 돈, 그리고 무엇보다 기업가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미래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오 산업의 혁신과 관련해서는 기존에 없는 엔지니어링 플랫폼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뇌의 작동원리와 같이 미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 신체의 문제를 다루는 바이오 산업의 경우 기존 정보기술(IT) 산업과 같은 성공 방정식이 없어서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국내 굴지의 바이오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영 방식은 바이오 기업들의 모델이 될 수 없다”며 “산업의 특성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K방역’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의 바이오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이어 “결국 바이오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력”이라며 “단순히 병을 낫게 하는 약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병으로 인한 인간의 생체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가정신 지녀야 ‘혁신’ 가능 젊은이들 도전 시스템 조성해야 엔지니어링 플랫폼 개발은 이 교수가 실제 뇌 질환 영역에서 집중하는 것이다. 그가 세운 스타트업 ‘엘비스(LVIS)’에서 만든 뇌 진단 플랫폼은 기계의 전기회로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인간의 뇌에 접근해 특정 질환이 발생했을 때 문제가 생기는 영역을 파악해 치료에 도움을 주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가 진단도, 치료도 하지 못한 뇌 질환의 경우 전기회로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회복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며 “바이오 기업들도 신약개발이라는 보물찾기를 이제 그만하고 병의 원인을 분석하는 엔지니어링 플랫폼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서울포럼의 주제인 ‘초격차’에 관해서도 이 교수는 혁신기술의 영속성을 강조했다. 영원한 1등을 보장하는 기술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기술개발에 끊임없이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초격차는 달성하는 것 자체도 어렵지만 더 큰 문제는 초격차 기술개발 그 이후에 있다”며 “‘어떠한 성공도, 어떠한 실패도 끝이 아니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계속 나아가는 게 초격차 전략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이경운·이희조기자 cloud@@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과학계 협업·소통으로 초격차 이뤄야"
산업 IT 2020.07.01 17:32:50“과학기술 인프라만 보면 한국은 세계 3위권입니다. 평가 기준 대부분에서 상위권이지만 유독 민관 소통, 그중에서도 산학연 소통이 취약하다고 나옵니다. 앞으로 한국 과학계의 초격차 전략의 답은 결국 ‘협업과 소통’입니다.”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의 첫 번째 세션 ‘개방·융합·협력을 통한 과학기술의 차별화’ 패널 토론에 참석한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책기획관은 “디지털뉴딜이든 아니면 다음 시대를 대비하는 과학기술 정책이든 앞으로 가장 신경 쓰고 집중해야 할 부분은 소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패널 토론에는 세계적 바이러스 학자인 네이선 울프 메타바이오타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김승환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류 정책기획관, 박한수 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 겸 지놈앤컴퍼니 대표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들은 과학기술 초격차를 위한 열린 자세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울프 의장은 “팬데믹 연구에 있어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파하는지를 보려면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합쳐져 과거에는 몰랐던 바이러스의 이동을 파악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과학기술계를 선도하는 집단의 우선순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 대표는 “다들 어떤 방향으로 연구하고 집중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데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들은 명확한 우선순위가 있고, 이미 공개돼 있다”며 “간단한 구글 검색으로 이들 정보를 알 수 있는데 이를 간과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유승주 유타대 교수 "바이오 신기술 튼튼한 기초과학 토대로 발전"
산업 IT 2020.07.01 17:32:32“세상을 뒤집어놓은 ‘유전자 가위’ 기술만 해도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생명과학을 기본으로 박테리아와 면역 시스템에 대한 탄탄한 연구가 먼저 있었습니다. 제가 개발하고 있는 ‘콜라겐’ 부문에도 바로 기초과학을 발판으로 기술과 산업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유승주(사진) 유타대 의공학과 및 약학과 교수는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에서 콜라겐 접합물질의 개발과정을 소개하면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교수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섬유 단백질인 콜라겐을 재생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고 바이오텍 기업 ‘3헬릭스’를 창립해 질병 진단과 치료에 응용하고 있다. 콜라겐은 3중 나선형 구조로 돼 있는 단백질 섬유다. 건설 자재에 비유하면 강철이 꼬여 있는 케이블 같은 형태로 신체를 지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유 교수는 이 콜라겐이 붕괴하는 열화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며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암·노화 등의 현상은 콜라겐이 붕괴되는 것과 관계가 깊다”면서 “콜라겐의 붕괴과정을 알고 반대로 리모델링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혁신적인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유전자 염색체 DNA에서 이뤄온 기초과학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2중 나선형 구조인 DNA와 3주 나선형 구조인 콜라겐 섬유의 유사한 구조를 보고 DNA가 풀리고 결합하는 방식에서 단순한 아이디어를 얻어 해법을 발견했다”며 “논문을 발표했을 때 모든 학자들이 간단한 방법인데 그동안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라는 찬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에 활용되는 DNA를 증폭시키는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을 응용해 콜라겐에 작용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며 “제가 학사 때 화학을 공부한 후 고분자과학·물질과학을 전공하고, 지금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진 것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바이오 기술은 튼튼한 기초과학의 토대에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바이오 기술이 이미 나와 있고 유전자 DNA 혹은 유전자의 부산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며 “그다음 단계는 복잡한 단계로, 분자를 조합해 새로운 엔지니어링이 된 세포나 조직·기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과학이 있기 때문에 진짜 새로운 기술이 나올 수 있고, 혹 새로운 기술을 만들지 못한다 하더라도 기초과학은 여러분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며 “견고한 기초과학과 실험정신이 결합되면 바이오산업 발전에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창의력의 시작은 바로 사람을 헤아리는 공감 능력"
산업 IT 2020.07.01 16:44:24“사람은 느끼고 생각하고 그를 바탕으로 행동합니다. 느끼는 게 공감이고 생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게 창의라면 행동하는 게 혁신입니다. 결국 혁신과 창의를 만드는 출발은 공감입니다.”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에서 데니스 홍(사진)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시작은 ‘공감’이라고 강조했다. UCLA 산하 로봇 연구소 로멜라(RoMeLa)를 설립해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홍 교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동차 개발 프로젝트의 경험에서 창의 프로세스를 설명했다. 그는 “2007년 무인 자동차를 개발한 뒤 시각장애인도 운전할 수 있는 차를 만들려고 나섰는데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창의적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면서 “2박 3일 동안 시각장애인과 생활해본 뒤 이들도 똑같이 자유와 독립을 만끽할 권리가 있다는 공감을 하고 나서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도 공감을 위한 소통의 기회와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4개월 간 집에 갇혀 있으면서 비대면 소통에서 창의 프로세스를 고민했는데 결국 문제 해결의 시작은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기술적 제약 등 비대면이라도 창의성을 계속 발휘하기 위해서는 공감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과거 공장처럼 지식을 표준화하는 학습은 이제 필요없다"
산업 IT 2020.07.01 16:11:59“졸업까지 1년이 걸리든 6년이 걸리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기 상황에 맞는 자기만의 속도로 스스로 공부하는 게 에콜42의 교육입니다.”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에서 소피 비제(사진) 에콜42 교장은 4차산업혁명에 맞는 ICT 전문가를 키우기 위해서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에는 과거 공장처럼 지식을 표준화하는 학습은 불필요하다”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창의성, 헙엽, 적응력 등이 필요한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에콜42는 이런 새로운 시대 인재를 기르기 위해 설립된 전세계 최고의 디지털 교육기관이다.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학비도 전혀없다. 특히 가르치는 교사나 선생님이 없이 학생끼리 만들어가는 참여형 피어투피어(peer-to-peer) 학습을 기반으로 한다. 비제 교장은 “새로운 교육 기관인 만큼 선발 과정도 전통적이 기준이 아니다”라며 “누구나 지원받아 4주간 집중 선발과정을 거쳐 프로그래밍 언어를 기본으로 동료와 함께 학습하는 법을 테스트한다”고 말했다. 에콜42는 100% 프로젝트 기반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더불어 다양한 문화에서 만난 사람들과 협업하는 것 자체도 새 시대 학습에 도움이 된다. 비제 교장은 “우리가 걷기를 배울 때 어떤 스케줄과 계획이 있지 않듯 자연스로운 몰입이 중요하다”면서 “개인에 목표를 부여하지 않고 각자에게 맞는 속도에 맞춘 자기 주도학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에콜42의 교육 프로그램은 전세계에서 환영받고 있다. 비제 교장은 “2020년 현재 한국을 포함한 17개국에 23개 캠퍼스가 있다”면서 “교수가 필요 없이 확장 가능한 프로그램이다보니 내년이면 전세계에서 1만5,000명의 학생이 배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혁신하려면 '논문' 아닌 '현장' 중요…기업가 정신 갖춰야"
산업 IT 2020.07.01 15:07:52“한국에서 혁신이 왜 안 되는 걸까요? 말로만 해서 그렇습니다. 책상 앞에만 앉아 있어서 그런 겁니다.”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과 교수가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에 강연자로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기술 혁신을 위해서는 산업 현장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현장, 시장, 산업과 연결되지 않은, 말뿐인 혁신을 해서 다람쥐 쳇바퀴를 돈 것”이라고 현 산업계를 비판했다. 그간 한국 산업이 현장에서 동떨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연구개발(R&D) 투자 현황 관련 통계를 제시하며 한국 기업의 R&D 투자가 ‘인풋(input)’은 훌륭하나 ‘아웃풋(output)’은 그렇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한국의 R&D 집중도(R&D intensity)는 세계 1위인 반면 상업화는 43위, 상업적 부가가치 창출은 20위”라며 “다른 국가에 비해 아웃풋이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된 데는 산업 현장보다 논문을 중시하는 이공계의 현실이 크게 작용해왔다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 이공계 박사 80% 정도는 대학 연구소에 있는데 다들 앉아서 논문만 쓴다”며 “이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대로 된 기술 혁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혁신이 가능한 생태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상업화, 시장, 고객, 돈, 그리고 기업가가 있어야 혁신이 가능하다”면서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혁신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도 여러번 강조했다. 그는 “혁신은 중요하고 기업가 정신은 더 중요하다. 이 두 개는 절대 분리가 안 되는 한 몸”이라며 “두 개가 연결돼야 진정한 기술 혁신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기업가 정신이 잘 발휘된 예로 산업혁명 당시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를 지원한 기업가 매튜 볼턴을 꼽기도 했다. 박 교수는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 시작은 녹록지 않았지만 볼턴이 여기에 투자를 했다”며 “와트가 산업혁명의 선구자로 기록돼 있는데 그 저변에는 볼턴의 기업가 정신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국의 고용 상황을 지적하며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고도 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고용 구조는 정확하게 양극화돼 있다”며 “대기업에서 일부를 고용하고 80% 이상을 영세기업들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쟁력을 가지고 고용을 해줄 중간 계층의 기업이 거의 없다”면서 “고용 구조는 산업 구조와 관련되므로 기업을 키우는 게 국가가 사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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