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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20] 하윤수 교총 회장 "포스트 코로나 대비해 'K클래스' 구축해야"
산업 IT 2020.07.01 09:21:45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온·오프라인 수업을 모두 아우르는 ‘K클래스’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하 회장은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에서 축사를 통해 “교육계는 포스트 코로나 교육을 열어가야 할 역사적 전환을 맞고 있다”며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수업은 미래 교육의 한 축이 된 것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 회장은 “원격수업 등을 포함한 K클래스 구축을 제안하며 교육계와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공적인 K클래스 구축을 위해서는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국가 차원의 표준화된 원격수업 통합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면서 “학교의 인터넷 접속 환경 향상을 위해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지원이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디지털 교육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회장은 교육계뿐 아니라 전 사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스크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 회장은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가 닥친 가운데 전 국민의 지혜와 마음을 모아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고 있다”며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 코로나19 이후 달라질 세상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그는 “서울포럼 2020이 과학·기술·교육 각계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그 물결이 합쳐져 큰 국가적 도약이 이뤄질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하 회장의 축사는 전날부터 이틀간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 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진행되는 서울포럼 2020 둘째날 강연에 앞서 진행됐다./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
[서울포럼2020] 팬데믹-금융 급속 융합…정부의 역할은
산업 IT 2020.07.01 06:59:01“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더 자주, 더 광범위하게 발생할 것입니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팬데믹을 완전히 차단할 길은 없습니다. 팬데믹을 이해하고 민간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과학기술과 정부, 민간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세계적 바이러스 학자인 네이선 울프 메타바이오타 이사회 의장은 30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개막한 ‘서울포럼 2020’ 기조강연에서 팬데믹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서울포럼은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일부 강연을 화상 연결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울프 의장은 꼭 직접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이날 오프라인 강연 자리에 섰다.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내 커리어의 대부분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해외에서 팬데믹을 연구하는 것”이라며 “이번 한국행을 고민하기는 했지만, 서울이 방역을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이 상황을 경험하고 싶어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방한 배경을 설명했다. 울프 의장은 세계가 팬데믹이 확산하기 쉬운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위험성을 상기시켰다. 그는 “과거에는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영향이 국지적이었지만 국가 간 수출입이 활발하고 해외 이동이 잦아진 지금은 그 영향력이 전 지구적”이라며 “팬데믹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간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초격차를 가질 수 있는 조건으로 울프 의장은 ‘회복 탄력성’을 제시했다. 그는 “팬데믹 대응은 단순히 보건위기 대응이 아닌 경제위기에 대한 방어로 이해해야 한다”며 “주목하는 사람은 그다지 없지만 지난 10년 동안 저와 회사(메타바이오타)는 팬데믹으로 인한 금융 리스크 노출 문제를 경고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바이러스 연구와 금융 산업은 빠르게 결합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팬데믹의 위험성을 이해하고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만들어 실제로 시판도 한 상태”라고 전했다. 울프 의장이 지난 2009년 창립한 메타바이오타는 전염병 데이터뱅크라고 불리는 곳이다. 그는 “한국은 메르스가 발생했을 당시 국가 여행자보험을 만든 첫 번째 국가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나라”라며 “해당 보험이 메타바이오타와 파트너사가 함께 제공한 것이었다.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울프 의장은 팬데믹 리스크 시스템에 과학계뿐 아니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팬데믹으로 영업을 중단했을 때 손실을 보전해주는 휴지보험이 있다”며 “문제는 보험사들이 이런 리스크를 책임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울프 의장은 이런 점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는 “정부가 일정 수준 이상의 손실을 민간과 함께 부담하는 백스톱(후방 방어벽)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래야 팬데믹 연구는 물론이고 관련 산업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울프 의장은 끝으로 팬데믹 대응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팬데믹 대응이나 백신, 심지어 마스크 쓰는 것이 정치적 이슈로 변질하고 있다”며 “보건 문제가 정치화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코로나19는 정치적 신념과 상관없이 퍼져나간다”고 일침을 가했다. 울프 의장의 발표가 끝난 후에는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과의 대담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노 이사장은 “야생에서 바이러스를 찾는 일을 주로 하셨는데 그런 일을 통해서 팬데믹의 위험성을 알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후보인지 추려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울프 의장은 이에 “바이러스가 팬데믹 가능성이 높은지 확실히 알기는 어렵지만 해당 바이러스에 변종이 많은지, 확산 가능성이 높은지 등은 연구할 수 있다”며 “20년 전에는 진짜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지역이 어딘지, 동물군에서 어떻게 바이러스가 나오는지, 바이러스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지 등을 알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그는 또 “지금은 많은 연구가 이뤄졌고 진척도가 많이 높아졌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많은 이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이사장은 이어 “저서인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에서 국제적인 면역 시스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게 지금 잘 작동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울프 의장은 “정치적 도전이 있다. 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가 사는 세계는 긴밀히 연결돼 있다. 이러한 연결 없이는 살 수 없다”며 “지금은 인류의 존재를 위해 협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 이사장은 앞으로 닥쳐올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조언을 요청했다. 울프 의장은 “기업 지도자, 정부 지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며 “실질적으로 경제적인 피해를 줄이려면 아까 말씀드린 금융적 백신이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답했다. 울프 의장은 이어 “한국은 이미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개척하고 리더십을 가질 수 있다. 메르스에 대응하면서 보험상품·보험정책을 마련했듯이 기획재정부나 다른 관련 부처에서 이러한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박윤선·이경운기자 sepys@@sedaily.com -
홍콩 특별지위 없애면 관세 폭등한다고?…다시 보는 ‘1%’의 의미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국제 경제·마켓 2020.07.01 06:02:07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을 강행하고 결국 시행에 들어가면서 미국도 특별지위 박탈에 따른 첫 조치에 나섰습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미국산 군사장비와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는 첨단기술의 홍콩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상무부도 가세했는데요.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수출 허가 예외 등 홍콩에 특혜를 주는 상무부의 규정을 중단한다”며 “추가조치도 검토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바 있지만 이들 조치는 상징적이며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추가조치인데 관세혜택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홍콩의 특별지위를 없애면 중국산과 똑같이 대우를 받게 돼 미국의 대중 보복관세인 최대 25%의 관세를 낼 수 있다는 것인데요. 홍콩의 대미 수출액이 연간 약 450억달러인데 이 경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는 영향이 적습니다. 메리 러블리 시러큐스대 경제학과 교수는 CNN에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고율의 관세를 중국에 부과한다지만 홍콩에서 만들어져 관세혜택을 받는 상품은 전체의 1%에 불과하다”며 “홍콩 경제는 제조가 아닌 금융과 물류, 서비스로 이뤄져 있어 관세를 부과해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달 초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니콜라스 라디 선임 펠로의 얘기를 소개해 드린 바 있는데 그때의 얘기와 동일합니다. 당시 라디 펠로는 홍콩의 대미 수출액은 가운데 1%인 약 4억5,000만달러만이 홍콩에서 생산돼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콩의 대미 수출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돼 홍콩을 통해 미국으로 재수출하는 것들이라는 얘기죠. 이 상품들은 이미 본토에서 미국으로 직접 수출되는 중국 상품과 같은 높은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홍콩을 거쳐 미국으로 가는 제품도 원생산국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고 합니다. 즉 특별지위 박탈에 따른 관세인상 효과는 대미 수출액의 1%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관세 부분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영향이 미미한 것이죠. 이 얘기를 다시 꺼낸 건 국제무역과 통상에서 정확한 사실을 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파급력이 크다면 주식시장과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아니라면 지나가는 이벤트에 불과하니까요. 이날 나온 군사장비 수출금지도 금액이 작습니다. 국무부가 지난해 홍콩으로 수출을 승인한 국방물자 및 서비스는 240만달러(약 28억7,000만원)이며, 이중 140만달러어치가 선적됐습니다. 의미 있는 숫자로 보기 어렵습니다. 상무부의 수출허가 예외 특혜도 그렇습니다. 미 상무부는 2018년 기준 4억3,270만달러(약 5,200억원) 규모의 홍콩 수출품에 특혜를 적용했는데요. 상무부는 기존 허가 예외에 따른 수출을 8월28일까지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경과규정을 둔 것인데 일반적이긴 하지만 당연한 것만은 아닙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경과규정을 안 주거나 아주 짧게 적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다만, 첨단기술 수출 금지에 따른 파급력은 적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콩을 거점으로 중국과 사업을 하는 업체들의 경우 홍콩에 제품이나 특정 기술을 보내는 것이 금지되기 때문인데요. 뉴욕타임스(NYT)는 “중국과 사업을 하기 위해 홍콩을 선택한 일부 다국적 기업들이 싱가포르를 포함해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놓고 보면 아직 결정적인 한방은 없습니다. 앞으로 나올 수 있는 관세카드도 맹탕이고요. 이날 다우지수는 0.85%, 미 증시의 전반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1.54% 올랐습니다. 나스닥은 1.87% 상승했죠. 이게 무슨 의미인지는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물론 홍콩에서 거론되는 홍콩 은행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은 무지막지한 보복 카드이긴 합니다. 현재 미 상원을 통과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하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을 거쳐야 합니다. 한다고 해도 시간이 걸립니다. 11월 대선도 있고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11월까지 시간을 벌어보려고 할 겁니다. 상황이 틀어지면 중간에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때까지는 미중 무역합의를 유지하며 팜벨트(중부 농업지대) 표심에 호소하려고 할 겁니다. 물론 11월 대선 후에는 상황이 급변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중국 눈치를 볼 일이 없기 때문에 초강경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에 짜증이 나 있는 상태지요. 사실 코로나19만 없었다면 손쉽게 재선에 성공했을 겁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된다고 하면 또 그 나름대로 리스크가 생깁니다. 새 민주당 정부 역시 중국에는 강하게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서울포럼2020] "말귀 알아듣는 AI, 삶의 도구될것"
산업 IT 2020.07.01 06:00:12‘서울포럼 2020’ 이틀째인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는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대 교수가 ‘인공지능의 미래’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으로 행사의 막을 연다. 러셀 교수는 앞으로 10년간 인공지능이 언어 이해와 관련해 엄청난 발전을 할 것이며, 이를 통해 교육 등 삶을 위한 도구의 역할을 함으로써 막대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어 ‘개방·융합·협력을 통한 과학기술의 차별화’를 주제로 진행되는 세션1에서는 스티브 그래닉 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통해 전 세계의 위협으로 떠오른 블랙스완이 앞으로 또다시 발생할 경우에 대한 해법을 논의한다. 유승주 유타대 의공학과 교수는 콜라겐 사례를 들어 견고한 기초과학이 혁신 기술에 발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소개한다. 정오부터는 본 행사장인 비스타홀 옆에 위치한 그랜드홀2에서 네이선 울프 메타바이오타 창립자와 함께하는 라운드테이블이 개최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를 이끄는 지희정 제넥신 대표와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 조쉬 베누고팔 한국노바티스 대표, 양승민 동아에스티 신약연구소장이 동석해 코로나19가 불러올 미래의 변화에 대한 혜안을 공유한다. 오찬 후에는 본 행사장에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혁신’을 주제로 세션2가 진행된다. 김상배 MIT기계공학부 교수가 나서 최근의 로봇 개발 트렌드인 ‘운동지능 로봇’에 대해 소개하고, 엘비스(LVIS) 창업자이기도 한 이진형 스탠퍼드대 바이오공학과 교수가 생물학·의학과 IT의 융합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에 대한 예측을 청중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이어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과 교수가 ‘혁신과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현재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한 해법으로 산학연 혁신 생태계 구축 방법론을 제시한다. 마지막 세션은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디지털 교육 혁명’을 주제로 진행된다. 전 세계 31개국에 캠퍼스를 갖춘 참여형 무료 디지털교육기관 ‘에콜42’의 교장인 소피 비제가 세션3의 첫 연사로 나서 ‘학습 혁명’을 주제로 미래 교육의 비전을 제시한다. 이어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가 자유롭게 토론하는 문화를 통해 창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던 UCLA로봇메커니즘연구소가 코로나19로 셧다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과 연구, 창의 프로세스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전체 행사의 마지막 연사인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ETRI 연구원 내에 설립된 ‘인공지능(AI) 아카데미’ 실행 전략을 소개한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압도적 과학기술이 포스트 코로나 생존 전략"
산업 기업 2020.06.30 18:10:10이종환(사진)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30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 개막식에서 “한국의 포스트 코로나 생존 전략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누구나 우리를 원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압도적인 과학기술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포럼 2020 환영사에서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며 세계 경제는 이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 부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라는 서울포럼 2020의 주제에서 엿볼 수 있듯 과학기술에 역량을 집중하면 도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만들어낼 새로운 변화의 주도권을 잡는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또 한번 비상할 것이라 믿는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각국의 ‘진짜 실력’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이번 서울포럼 2020을 통해 우리 모두 과학기술 초격차를 위해 함께 힘을 모을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
[서울포럼2020] 정세균 "과학기술은 변화 파고 헤쳐가는 힘"
정치 대통령실 2020.06.30 18:09:00“포럼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의견과 도출된 결론을 잘 분석해 국정운영의 소중한 밑거름으로 사용하겠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30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진행된 ‘서울포럼 2020’에 보낸 영상 축사를 통해 과학기술 혁신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우선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 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라는 서울포럼 주제에 대해 “매우 시기성 있고 긴박하다”며 “세계 1등이 되자는 선언을 넘어 뒤따라오는 2등이 감히 쫓아올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의 큰 격차로 앞서 간다는 대담한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정 총리는 국가 발전은 과학기술의 혁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리 사회 모든 분야의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며 “변화의 파고를 헤쳐나가는 힘은 인공지능(AI)·바이오·빅데이터 같은 과학기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기술 초격차를 국가 생존전략으로 제시한 서울포럼의 혜안에 공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정부의 투자 노력도 소개했다. 정 총리는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7월 과학기술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부활시켰고 2018년 11월 과학기술 관계장관회의를 복원시켜 과학기술이 국정 중심에 우뚝 서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연구비 지원액을 오는 2022년까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2017년 대비 두 배 확대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정 총리는 서울경제 창간 60주년에 대한 축하 메시지도 전달했다. 정 총리는 “서울포럼은 그동안 세계 경제 흐름과 동향을 조망하면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꾸준히 제시했다”며 “(서울경제가) 서민과 기업, 대한민국 경제에 희망을 주는 신문이 되기를 바라며 누구나 꼭 읽어야 하는 명품 경제지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
[서울포럼2020]전자피부, 미래기후 예측… 포스트코로나시대 핵심기술 과시
산업 IT 2020.06.30 17:15:35‘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열린 ‘서울포럼 2020’에서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상반기 시상식도 함께 개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지난 1997년 4월 첫 수상자를 시작으로 23년간 매월 세계적인 연구로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린 과학인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30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과 강상욱 과기정통부 미래인재정책국 국장,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수상에 앞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과학기술이 결정한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축하했다. 노 이사장도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길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올해 수상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전자피부 기술과 나노와트 수준의 전력만으로 구동되는 단일칩 개발,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의 체내충전 기술 등 시대를 앞서는 연구성과로 주목을 받았다. 이날 상을 받은 과학기술인들은 모두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 가족과 동료 연구자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뜻을 전했다. 1월 수상자인 김도환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생체 촉각 세포를 모사한 초고감도 이온트로닉 전자피부 기술을 개발한 점을 인정받았다. 초고감도 이온트로닉 전자피부 기술은 몸에 부착하거나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전자기기 상용화는 물론 전자기기와의 상호작용을 돕는 스마트 인터페이스 기술 선점의 토대를 마련했다. 김 교수는 “지난 8년간 전자피부 연구에 매진하게 해준 아내와 딸, 고생한 연구진, 학생들에게 감사하고 좋은 연구자와 교육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2월에 상을 받은 심재윤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국내 최초로 나노와트 수준의 전력만 있으면 작동하는 무선 사물인터넷(IoT)용 플랫폼을 단일칩으로 구현, 헬스케어와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IoT 융합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 교수가 개발한 것은 나노·바이오 센서와 루프 안테나, 초소형 박막 배터리 등을 하나의 칩으로 구동하는 ‘단일칩 컴퓨팅 시스템’이다. 특히 이 시스템은 인체에 삽입할 수 있는 것으로 해당 기술 중에는 가장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 교수는 “연구활동을 하면서 지치지 않고 연구하게 응원해준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고 연구동료로서 저를 믿고 도와준 제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3월의 영예는 황대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에게 돌아갔다. 황 교수는 최근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조기발병 위암(만 45세 미만 사람에 발생)의 유전단백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진단·치료법 개발을 위한 지식을 제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황 교수는 “사실 이 연구는 50명이 넘는 연구자가 공동 연구자에 표기될 만큼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며 “(코로나19로) 참석하지 못한 부모님과 아내, 저희 딸들, 학생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4월에는 김상우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 교수는 의료현장의 초음파와 정전기를 이용해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집하고 이를 다시 몸속의 소자에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사용하는 초음파를 이용해 발전소자에 마찰전기를 일으켜 의료기기를 구동하는 원격 에너지 충전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한 소자를 제작했다. 김 교수는 “2016년 영국에서 한국에 왔을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고 2년 뒤 어머니께서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다. 저에게 절실한 연구였고 수상으로 이어졌다”며 연구 배경과 소감을 설명했다. 5월 수상자인 전헌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무질서한 광모드의 속성을 규명하고 차세대 레이저로 주목받는 ‘무작위 레이저(random laser)’ 제어 기술을 개발해 나노 광학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 교수는 “연구를 시작하면서 이런 상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경사스러운 일까지 귀착이 돼서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추천해주신 학과와 선정해주신 많은 관계자께 감사 드린다”고 강조했다. 6월 이달의 과기인상은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가 품었다. 예 교수는 기후모델 실험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하는 미래 기후를 예측하고, 열대지역의 강수량 구조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론을 제시했다. 예 교수는 지구온난화에서 열대 기후의 세밀한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기 순환의 구조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후학계에 제시하고 관련 논문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019년 3월호에 발표했다. 예 교수는 “매달 과기인 상이 발표될 때마다 받아보고 싶었는데 이제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돼 기쁘다”며 “더욱더 열심히 연구해서 정책입안자, 대중들에게 기후변화가 어떻게 나아갈지 알리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올해 11주년을 맞은 서울포럼에서도 네이선 울프 메타바이오타 이사회 의장이 기조강연을 맞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의 세상을 전망해 국내 과학기술계에 화두를 던졌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코로나가 쏘아올린 공…"3~5년내 인류 미래 바뀐다"
사회 사회일반 2020.06.30 17:15:3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지금의 상황이 평균 50년 혹은 그 이상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그런 종류의 사건인 것은 분명합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코로나19를 통해 전 세계가 전염병의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래에 또다시 발생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대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 겁니다. 앞으로 3~5년 동안 세계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는 바뀌게 될 것입니다.” 세계적인 바이러스 학자이면서 전염병 분석 기업 메타바이오타 창립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네이선 울프(사진)가 30일부터 7월1일까지 이틀간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 서울에서 열릴 ‘서울포럼 2020’ 개막 기조강연자로 나선다. 그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유행병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정기적으로 발생할 것이며 기업과 정부가 전염병 리스크에 상시 대응하는 체제가 일반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울프 의장은 코로나19를 ‘팬데믹의 분수령이 될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9·11 테러, 소니 해킹에 의한 사이버 위협 등과 같은 사건들이 테러리즘에 대해 광범위한 인식을 갖게 했다면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정부와 주주, 금융기관 및 신용평가기관은 기업이 전염병 위험에 노출될 경우의 대응 계획과 기업휴지보험(재난이나 사고로 인한 휴업 손실을 보장하는 보험)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가 막 시작하는 단계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울프는 “많은 국가에서 팬데믹은 시작됐을 뿐이며, 특히 건강관리 시스템과 팬데믹 대비에 격차가 존재하는 지역에서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미국에서는 여름 내내 장기적인 완화와 사회적 거리두기(정부 의지와 개인 선택의 조합)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울프는 또 “나는 팬데믹에 대한 회복력을 크게 세 가지 일반적 영역으로 나눠 생각한다. 즉 정부의 대비, 민간 부문의 대비, 개인적 대비다. 코로나19는 세 범주 모두에서 세계가 대비를 갖추지 못했음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어 “국제적 협력에서 일부 성공한 사례가 있었지만 한참 미흡하다”며 “팬데믹은 반드시 국가 간 전파가 일어나므로 진정한 국제협력을 수반하지 않는 시스템은 반쪽짜리”라고 지적했다. 그의 분석처럼 현재 코로나19는 전 세계에서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제협력 없이 한 국가의 노력으로 전염병을 막을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사태의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울프는 현 상황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코로나19가 더 많은 국가들이 전염병과 관련한 국제협력에 관심을 갖게 했다”며 “현재 글로벌보건안보구상(Global Health Security Agenda·GHSA)에는 67개국이 가입해 있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국가들이 GHSA에 가입하고 전염병 예방을 위한 자금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프 의장은 기업에 사이버 위협이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를 만들어냈다면 코로나19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새로운 위기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업별로 구체적인 위험 평가와 팬데믹 발생 시 대응 매뉴얼 수립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유행병에 대한 보험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프 의장은 “전염병 위험을 완화·관리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강력한 데이터와 분석 도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국제적인 협력, 정부의 대응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그는 저서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에서 백신을 확보하고 치료약을 개발하며 행동방식을 수정하는 정도로 팬데믹에 대응해서는 안 되며 그 이상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가 외치는 ‘그 이상의 대책’이란 확산하기 전에 바이러스를 미리 발견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 즉 팬데믹의 예측이다. 울프가 연구실을 떠나 세계 각국의 오지를 돌며 바이러스를 수집하고 다녔던 이유이자 2008년 그가 설립한 메타바이오타의 목표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인 전염병 모니터링 네트워크를 구축해 발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고 한발 앞서 대응하는 것이다. 울프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 및 치명률(CFR)과 같은 중요한 개념을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이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는 개인의 위험판단능력을 향상시켰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보호장비(PPE)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알게 됐다”고 평했다. 이어 “예측하기 어렵고 대응하기는 더 어려웠던 허리케인을 예로 들어보면 허리케인에 대한 보도는 수십 년 동안 극적으로 개선됐고 국가와 개인의 대응도 더욱 체계화됐다”며 “나는 전염병에 관한 저널리즘이 개선돼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개인과 정부·언론이 서로 신뢰관계를 맺고 전염병에 대응할 때 우리는 새로운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1세기에도 우리는 치명적인 질병이 도대체 어디에서 시작됐고 어떻게 퍼졌는지 모른다. 과학과 문명이 아무리 발달했어도 바이러스만큼은 여전히 정복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인 탓이다. 네이선 울프는 그 암흑의 영역을 가시화하기 위해 전 세계를 무대로 연구를 펼치는 바이러스 학자다. 울프에게는 바이러스 학자보다 ‘바이러스 헌터’라는 이름이 더 어울린다. 바이러스 연구를 위해 미국 유명 대학인 UCLA의 종신 교수직을 버리고 중앙아프리카의 열대우림과 사냥터, 동남아시아의 야생동물 시장까지 세계 전역을 돌며 잠재적 파괴력을 지닌 바이러스의 기원과 전염 요인을 분석했다. 그의 이런 모습을 두고 학계에서는 ‘행동파 연구자’로 부른다. 울프의 꿈이 원래부터 바이러스 학자였던 것은 아니다. 울프는 하버드대 대학원에 진학해 원시 학자가 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1990년대 우간다에서 침팬지를 연구하면서 동물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퍼지는 방식에 매료돼 면역학 및 전염병으로 연구 방향을 바꿨다. 연구를 위해서는 아프리카·동남아 등 새로운 바이러스가 자주 발견되는 곳으로 가야 했다. 울프는 이들 지역에서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사냥꾼들을 만나며 그들이 사냥하는 동물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사냥꾼들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신종 바이러스가 어떻게 인간에게 전염되고 세계로 퍼져나가는지 연구했다. 특히 그가 10년 가까이 매달린 카메룬 사냥꾼 연구에서는 7,000개의 샘플을 수집하는 성과를 냈다. 이 외에도 울프의 연구팀은 중국과 말레이시아, 콩고, 라오스 및 마다가스카르에서 이러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울프는 바이러스의 발생 순간을 포착하고 그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창립한 것이 전염병의 조기 발견과 억제를 막는 비영리 연구소인 ‘글로벌 바이러스 예보(Global Viral)’다. 세계 곳곳에 질병 모니터링 네트워크를 구축해 향후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 데이터를 만들고 이에 대응하는 것이 목표다. 울프는 2008년 전염병 위험관리 솔루션 기업인 메타바이오타를 창립해 바이러스 연구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울프는 스탠퍼드대 인간생물학과 초빙교수이며 스탠퍼드대에서 학사 학위를, 하버드대에서 면역학과 감염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혜자로 뽑혔으며 2005년에는 권위 있는 미국 국립보건원 원장 선구자상을 수상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에서 젊은 글로벌 리더로,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는 떠오르는 탐험가로 선정됐다. 2011년에는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혔다.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는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가 있다. 메타바이오타는 전염병 데이터 뱅크라고 불린다. 수백 개의 데이터 소스에서 지역 수준으로 관리·수집 및 구조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총 2,400개 이상의 과거 전염병 발생 사례와 400개 이상의 데이터 소스를 구조화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축한 유행병 모델은 세계적인 규모로 작동하며 질병이 어떻게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장소에서 장소로 퍼지는지를 추정한다. 또한 이동통제 등 각종 시나리오에 따른 전염병 영향을 예측하는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메타바이오타의 이사회 의장인 네이선 울프는 이러한 예측이 더욱 정확해지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국제적 협력과 정보 공유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염병 네트워크 구축이 세계 각국 정부의 과제라면 다음과 같은 민간과 개인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울프는 “민간 영역에서 기업은 전염병을 이해하고 공급망 붕괴에 대비한 비상계획과 같은 보험 및 완화 전략에 투자해야 한다. 개인적 차원에서 위험판단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중에서도 개인의 위험판단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위험판단능력이란 간단하게 설명하면 대중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고 적합하게 해석할 수 있게 만들자는 개념이다. 팬데믹 예방을 위해서는 대중의 위험판단능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
“걸림돌이나 디딤돌이나 같은 돌... 중요한 것은 생각의 전환”
산업 IT 2020.06.30 17:14:10“로봇이 망가지지 않으면 배울 수 없습니다. 즉 실패를 두려워하면 도전할 수 없습니다. 또 긍정은 언제나 길을 찾게 합니다. ‘잘 될 거야’ 같은 자기 최면이 아니라 조그만 일에서라도 긍정적인 면을 찾는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문제 해결의 자세, 삶의 자세를 의미합니다.” 30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의 부대행사 ‘유스포럼’에서 강연을 맡은 데니스 홍 미국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그의 로봇 개발 과정을 소개하며 과학자가 가져야 할 자세 및 정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유스포럼’에는 한국 과학의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참여한 만큼 이들이 앞으로 어떤 자세를 가지고 과학기술 개발 등에 임해야 하는지 팁을 얻을 수 있는 자리였다. 홍 교수는 “발의 걸림돌이나 발의 디딤돌이나 다 같은 돌이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뿐”이라며 “생각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ULCA 산하 로봇연구소 ‘로멜라(RoMeLa)’를 설립한 세계적 로봇공학 박사인 홍 교수는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이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를 개발했다. 여러 성과를 바탕으로 2007년 미국국립과학재단(NSF) 젊은 과학자상을 필두로 수상을 이어왔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2017~2019년 로멜라에서 선보인 로봇을 소개하며 그가 어떻게 고정관념을 깨고, 어떻게 새로운 도전을 이어왔는지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사람 모양을 한 로봇을 계속해서 만들어왔는데 어린이의 눈으로 내가 아는 로봇에 대한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바라보기로 했다”며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로봇은 아직 불안정한 측면이 많은데 ‘왜 로봇이 꼭 두 발로 걸어야 하지?’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고민 끝에 그는 사람처럼 생기지 않은 이족보행 로봇이지만 안정적으로 걸어가는 ‘NABi(나비)’를 개발했으며, 다리가 팔의 역할을 하고 팔이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ALPHRED(알프레드)’, 로봇을 움직이게끔 하는 동력장치인 ‘BEAR(베어)’를 개발했다. 홍 교수는 강연 말미에 다시 한번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그는 “개발을 바탕으로 더욱 진화된 나비2와 알프레드-2도 선보였다”며 “‘알프레드-2’를 공식적인 자리에 선보이기 이틀 전에 주저앉아버리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로봇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韓도 美처럼 '민간형 뉴스페이스' 필요"
산업 IT 2020.06.30 17:12:51국내 우주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외 사례처럼 민간 주도의 새로운 서비스 창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30일 열린 제2회 서경 우주포럼에서는 국내와 미국·일본의 우주 산업 전문가들이 각국의 ‘뉴 스페이스’ 산업현황과 향후 도전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달 화물수송 업체인 아스트로보틱(Astrobotic)의 댄 헨드릭슨 부사장은 미국의 우주 산업 트렌드를 소개하며 “미국의 많은 민간기업이 우주 산업을 서비스로 전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스트로보틱과 같은 많은 미국의 우주 산업 관련 기업은 달 탐사를 더 많이 하기 위한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으며 우주 자원 활용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우주정책 전문가인 유리 다카야 도쿄대 초빙연구원은 뉴 스페이스 강화를 위한 일본 정부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했다. 다카야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현재 일본 정부는 뉴 스페이스 개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민간기업에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S매칭, 민간기업과 우주 산업 전문가를 이어주는 S엑스퍼트, 차세대 뉴 스페이스 기업가를 양성하는 공모전 S부스터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의 뉴 스페이스 산업은 현재 내수시장 의존도가 90% 이상인 만큼 미국과 유럽보다 시장 규모가 작아 국제시장으로의 진출이 도전과제”라고 말했다. 강경인 한국연구재단 우주기술단장은 국내 뉴 스페이스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외 사례처럼 민간 주도의 새로운 서비스 창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 단장은 “미국에서 오랜 기간 지속돼온 프로그램들을 보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없는 뉴 스페이스 개발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국내 수요는 급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참여기업의 수와 수익성은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관련 산업의 성장이 답보하는 악순환을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해외 의존도가 높은 기술이나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체계들이 마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
"우주 데이터 활용한 '하류 가치사슬' 키워야 혁신 이룬다"
경제·금융 금융가 2020.06.30 17:11:16‘한국판 뉴 스페이스(New Space)’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우주개발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제언이 ‘서울포럼 2020’에서 나왔다. 국내에서도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정책은 여전히 10년 전에 멈춰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한국판 스페이스X의 탄생을 위해 실패를 용인하는 제도와 정부 차원의 파격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30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서울포럼 2020 부대행사로 열린 ‘제2회 서경 우주포럼’에서는 ‘뉴 스페이스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열띤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패널리스트로 나선 이창진 건국대 교수는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방향에 대해 “우주발사체와 위성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 확보와 같은 상류 가치사슬에 집중했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각국은 물론 민간기업들까지 우주개발에 앞다퉈 나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는 것이 이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는 여태껏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며 “우주 데이터를 활용한 하류 가치사슬에 중점을 두지 않으면 우주혁신을 이뤄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데만 급급해 우주 데이터 활용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뉴 스페이스 시대의 본질을 놓치는 일이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강점인 정보통신(IT)·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들이 우주 데이터와 결합된다면 한국이 우주개발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우주 기업의 도전과 혁신 없이는 한국식 뉴 스페이스도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뉴 스페이스의 대명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송경민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은 “스페이스X가 첫 민간 유인우주선을 발사하기까지 실험 과정에서 세 차례의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며 “만약 첫 번째 폭발 사고 때 정부가 실험을 금지했다면 지금의 스페이스X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민간 우주 기업의 혁신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실패를 용인하는 제도, 축적 가능한 기술력, 재투자가 가능한 수익구조 등이 마련된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원과 함께 과감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했다. 류장수 AP위성 대표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는 민간이 적극 나서야 하는데 기술사용료 등 규제가 과도한 측면이 존재한다”며 “뉴 스페이스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광본 서울경제 선임기자 역시 “우리나라는 정부가 주도하던 ‘올드 스페이스’에서 ‘뉴 스페이스’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위성과 로켓 등 민간 우주 생태계를 조성하고 범부처를 아우를 수 있도록 총리실 직속 우주처(청) 신설과 국가우주위원회의 대통령 직속 격상 등 새로운 우주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우주 산업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우주인력 양성과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뉴 스페이스 생태계가 조성된 상태다. 발제자로 나선 댄 헨드릭슨 아스트로보틱 부사장은 “달 화물 수송 업체인 자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기관인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일하면서 시장에 나사가 우리 프로그램을 신뢰한다는 메시지를 알렸기 때문”이라며 “한국 역시 항공우주연구원 등 공공기관이 민간 우주 기업과 함께 우주 서비스를 확장한다면 산업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유리 다카야 일본 도쿄대 초빙연구원도 “올드 스페이스에서 정부와 과학자 등이 전통 우주 개념에만 집중했다면 뉴 스페이스 시대에서는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본도 해외 유수의 우주 대학 졸업자들이 일본으로 유입되면서 본격적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게 됐다”고 말해 우주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부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낙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과장은 “민간이 우주 산업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고 기술개발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별도 법령을 제정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우주 분야는 사업도 중요하지만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싱크탱크로서 국가 우주정책센터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뉴 스페이스의 진화를 위해서는 전체 자원이 뉴 스페이스에 집중돼 대형 산업으로 성공해야 한다”며 “전반적인 정책과 기술개발 로드맵도 만들어 하반기에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윤·이재명기자 lucy@@sedaily.com -
"우주산업화의 길 활짝…과도한 규제 없애야"
산업 IT 2020.06.30 17:05:1330일 ‘제2회 서경 우주포럼’ 참석자들은 ‘뉴 스페이스 시대’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규제혁신’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민간 우주 기업의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과감한 규제 철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혁신적인 우주개발과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을 통해 이제껏 추진해왔던 방식과는 다른 우주개발을 지향하고 우리나라에 적합한 우주산업화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류장수 AP위성 대표는 “높은 기술사용료 등 우주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가 있다”며 조속한 시정을 요청했고 송경민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 역시 “자신이 개발한 기술에 대해서는 기술료를 면제해주는 식으로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기업의 어려움을 청취한 조낙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과장은 “공공 부문의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며 ‘뉴 스페이스 리더 양성 사업’ 등 정책 계획을 소개했다. 이어 “뉴 스페이스를 진흥하기 위해 우주 분야의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중요하다”며 언론의 역할에 기대를 걸기도 했다. 고광본 서울경제 선임기자는 “우주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메이드 인 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우주 거버넌스 체계를 아우를 수 있는 ‘우주청’ 설립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전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열린 만큼 마스크를 착용한 전 참석자가 발열 체크를 마치고 입장했다. 좌석 간 거리를 둬 방역지침도 준수했다. 한편 이날 강연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최초의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매끄럽게 이어져 호평을 받았다. 댄 헨드릭슨 아스트로보틱 부사장과 유리 다카야 도쿄대 초빙연구원의 발표는 화상으로 20여분간 진행됐지만 단 한 번의 끊김도 발생하지 않아 참석자들의 주목도를 높였다./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신약개발 금광 캐려면 '뇌 속의 블랙박스' 찾아야"
산업 IT 2020.06.30 17:03:47“치매와 같은 중추신경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식은 아직까지는 ‘보물찾기’에 가깝습니다. 수많은 후보물질을 일일이 실험하며 약효를 확인하는데, 중추신경계 약물은 다른 질환과 비교했을 때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는 20년에 약 하나 개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야의 확장이 필요합니다.” 이진형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30일 ‘서울포럼 2020’ 부대행사로 열린 ‘라운드테이블-이진형 교수와 함께하는 지식의 성찬’에 참석해 “전자공학으로 뇌를 분석해 회로와 같은 시스템을 찾아내면 약물이 몰려 있을 만한 ‘금광’을 찾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뇌 회로 분석을 통한 치료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생물학·의학과 초격차’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라운드테이블에는 이 교수를 비롯해 김봉철 뉴라클사이언스 대표,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대표, 오세웅 유한양행 연구소장, 정구민 SK바이오팜 신약연구소장이 참석했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예정된 시간을 30분 이상 넘기며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최근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따내고 미국 시장에 출시한 SK바이오팜의 정 소장은 “중추신경질환의 경우 정량적인 진단 도구가 부족한 편”이라며 “기존의 의약품 개발 방식으로는 약을 개발하면서도 제대로 작용하는지, 어떤 환자에게 약효가 더 잘 드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역시 일반적인 중추신경계 약물뿐 아니라 디지털치료제 등 바이오산업 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보고자 하는데, 바이오산업의 영역이 너무 넓어 어떤 분야를 택해야 할지 회사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바이오산업 구조가 점차 ‘승자독식’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새로운 것들을 포함한 여러 선택지가 존재하는 시대에는 대담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화두 중 하나인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대해서도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초격차가 있는 기술은 하루아침에 탄생하는 것이 아닌 만큼 좋은 파트너를 찾아 함께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았다. 바이오벤처와의 협업으로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을 얀센에 1조원이 넘는 금액에 기술수출한 유한양행의 오 연구소장은 “중추신경계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진 회사와 손잡고 중추신경계 약물 분야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집중했던 대사질환·항암제와 다른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만큼 오픈이노베이션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신테카바이오의 김 대표는 “5세대(5G) 이동통신, AI의 발달 등으로 전자공학의 영역이라 생각했던 분야를 신약 개발에 접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인 김 대표는 “전기공학과 뇌를 접목해 뇌 속의 블랙박스를 찾아가는 개념이 새롭다”며 “다양한 학문의 융합은 시대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추신경계 약물의 경우 많은 제약사가 도전했지만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출발선이 같은 만큼 우리나라에도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라클사이언스의 김 대표는 이에 “치매 치료제만 해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수많은 임상시험이 전부 실패했다”며 “새로운 메커니즘의 치료제가 필요한 시기가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라클사이언스는 면역을 강화해 신경 미세 환경의 개선을 촉진시켜 알츠하이머를 개선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교수는 “SK바이오팜의 신약이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미국에서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며 국내 바이오 연구자와 바이오벤처가 더욱 과감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돈이 적게 들고 리스크가 없으면서 초격차 기술도 낼 수 있는 해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빛으로 콩보다 작은 구슬을 집는 법 아시나요?"
산업 IT 2020.06.30 17:02:43‘서울포럼 2020’ 부대행사인 ‘유스 포럼’의 특별 세션에서는 ‘2020 페임랩 국제대회’ 진출자들의 발표가 진행됐다. 페임랩 국제대회는 지난 2005년 영국 첼트넘 과학 페스티벌에서 시작된 과학 소통 경연 대회다. 포항공과대 물리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에 다니는 부가연씨는 5월 ‘페임랩 코리아’ 대상자로 선정돼 올 하반기 영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부씨는 대상을 수상한 ‘작은 것들을 위한 빛 집게’를 주제로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물리학과 생물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했다. 부씨는 젓가락으로 콩을 집는 것을 예로 들어 빛으로 콩보다 작은 구슬을 집어들 수 있는 원리를 참석자들에게 전했다. 페임랩 코리아 최우수상 수상자이자 단국대 과학교육과에 재학 중인 안민혁씨는 ‘프루스트 현상’을 한 편의 모노드라마로 쉽게 풀어냈다. 프루스트 현상이란 특정한 냄새를 통해 무의식 속에 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을 지칭한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음악을 통해 프루스트 현상을 이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마지막 발표는 우수상을 수상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교육강사 김준연씨가 맡았다. 경북대에서 생물교육을 전공한 김씨는 일상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이해주는 유튜브 채널 ‘수상한 생선’을 운영하는 등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직접 제작한 딱따구리 소품으로 ‘생태적 지위와 경쟁 배제의 원리’를 설명해냈다. 이어 생태계를 살아가는 생물들의 모습에서 우리 삶의 방향을 찾는 방법까지 제시하며 과학이 어렵지 않고 일상과 이어질 수 있음을 제시했다./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한국, 훌륭한 로봇·논문 많지만 새로운 것 보긴 어려워"
산업 IT 2020.06.30 16:34:12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로 한국 로봇 기술계에서 창의적인 기술을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30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 서울에서 개막한 ‘서울포럼 2020’의 부대행사로 열린 ‘유스 포럼(Youth Forum)’에서 참가자들과 질의응답 시간 중 데니스 홍 교수는 “한국에 저보다 똑똑하고 연구 잘하는 분들은 많지만 새로운 것을 보기는 어렵다”며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한 번 실패하면 일어나기 어려운 분위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답변은 유스포럼에 참석한 한 10대 참석자가 “로봇 학자 입장에서 한국과 미국의 차이는 무엇이라 보나”는 질문을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홍 교수는 “연구자 입장에서 정부에서 프로젝트를 받았는데 실패하게 되면 다음 프로젝트를 받기 어려워진다”며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잃게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홍 교수는 참석자들에게 어려움 속에서도 길을 찾는 ‘긍정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기회를 주는 미국의 연구 환경이 ‘긍정의 힘’, 실패 후에도 끊임없이 도전해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임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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