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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2020] 소피 비제 에콜42 교장은…세계적 프로그래머 겸 교수
사회 사회일반 2020.06.19 06:25:00에콜42를 이끌고 있는 소피 비제 교장은 정보기술(IT) 인재 양성소의 총책임자인 만큼 그 역시도 유명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개발자 겸 교수다. 그는 피에르마리퀴리대를 졸업해 소르본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에콜42 교장으로 부임하기 전에는 약 3년간 에피텍 코딩 아카데미 디렉터로 활동했다. 한국에도 여러 차례 방문해 혁신적 교육 모델과 관련해 강연한 바 있다. 비제 교장은 에콜42 학생들이 매일같이 연습하는 코딩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는 “코딩을 아는 것은 후대에 필수적인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코딩을 배우고 친숙해지면 직업적 통합에 분명히 자산이 되는 좋은 디지털 문화를 습득할 수 있다”며 “코딩을 배우지 않는 것은 몇 년 전에 영어를 배우지 않은 것처럼 취업 시장에서 당신을 불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발자들은 이미 취업 담당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이력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의 주장대로 프랑스는 지난 2017년 코딩을 공교육에 포함시켰다. 영국(2014년), 핀란드(2016년) 등 다른 유럽 국가보다는 다소 늦었다.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중·고등학교에서 코딩 교육과정을 도입했고 지난해부터는 초등학교까지 확장됐다. 그는 “컴퓨터 코딩은 2017년부터 프랑스 학교 프로그램의 일부가 됐다. 코딩 교육은 6세 때부터 시작된다”며 “그러다가 프랑스 학생 과정이 진행되면 예비과정에서 발전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코딩 교육은 대학교에서도 이어진다. 그는 “대학에서 코딩을 배우는 것은 교육과정에 완전히 통합돼 있으며 수학 및 기술 과목의 일부로 배우는 학문”이라며 “학생들은 간단한 프로그램 쓰는 법을 배우며 대학 말기의 시험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연습도 최소한 하나 이상 포함된다”고 밝혔다. 코딩 교육 열풍이 한국을 휩쓸자 최근 에콜42의 자기주도적 교육법을 벤치마킹한 교육기관도 들어섰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손잡고 서울 강남구 개포 디지털혁신파크에 문을 연 ‘이노베이션아카데미(42서울)’다. 무료로 운영되는 만큼 당시 입학 경쟁률은 44대1을 넘었다. 총 250여명을 선발하는 1기 교육생 모집에 1만1,118명이 신청했다. ‘한국형 에콜42’에 대한 그의 기대감은 남다르다. 그는 “6개월은 42서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기에 짧은 시간인데다 코로나 팬데믹이 거의 모든 것을 방해했다”면서도 “우리는 학생들이 얼마나 다른지, 문화적 측면이 운영·진행·결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기 위해 42서울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느 캠퍼스처럼 42서울이 학생 동아리, 행사 및 회의, 노동시장 및 기타 교육 주체와 연계해 멋지고 역동적인 커뮤니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She is... △1973년 프랑스 △1993년 피에르마리퀴리대 학사 △1998년 소르본대 박사 △2007년 ONG-TV 창립 및 운영 △2008년 IESA 멀티미디어 교육 담당 책임자 △2013년 에피텍 디렉터 △2015년 에피텍 코딩 아카데미 디렉터 △2018년 에콜42 교장 -
"올라갈 사다리 없는 학생들, 내려온 건 디지털 기술"
사회 사회일반 2020.06.19 06:20:00“학생들은 소프트웨어 개발 과제에 맞닥뜨립니다. 선생님도 없고, 강의도 없습니다. 정보를 수집하고 필터링하는 법을 배우고 어떤 데이터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무관한 것인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인지 알아내야 합니다. 그들은 토론하고 협력하고 자신이 이해하는 것을 서로 설명합니다. 집단지성을 만들어 새로운 가설을 세우는 것이죠. 실험적인 ‘시도하고 실패하기’ 방식입니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인재 교육기관으로 평가받는 프랑스 에콜42에는 교수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명 교수의 일방향적인 강의는 없다. 대신 학생들이 독립적 주체가 돼 지식을 습득하고 공유한다. 소피 비제 에콜42 교장은 이러한 교육을 ‘피어 투 피어 학습법(Peer to Peer learning)’이라고 소개했다. 에콜42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입학 전부터 동료 간의 상호학습을 시작한다. 에콜42 지원자는 매일 새롭게 주어지는 프로젝트를 다른 지원자들과 함께 코딩(Coding)으로 해결한다. 강도 높은 4주간의 합숙 기간이 끝나면 최종 1,000명이 선발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팀 단위로 진행된다. 동료와 협력해 프로젝트를 수행한 뒤에도 동료 간의 평가가 이어진다. 그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학생은 동료 평가 회의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으며 대개 다른 5명의 학생들로부터 평가를 받는다”며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다음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실패하면 주저 없이 다시 시도해 경험을 쌓게 된다”고 말했다. 에콜42의 학습법은 우리가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전통적 교육 방식과 다르다. 그는 “에콜42에 입학하면 지식은 누군가에게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 나서고 동료들과 협의하며 만들어내야 한다”며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그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제 교장은 “집단지성에 의존하는 이런 학습 방식은 교사가 설명한 것을 그대로 복사하거나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추구하고 실험하며 설명을 통해 학생들이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피어 투 피어 학습법에 근거한 혁신적 교육방법은 기업의 기대에 맞아떨어진다”고 확신했다. 에콜42 졸업생의 취업률은 100%다. 에콜42의 사례처럼 디지털 교육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단순 노동과 같은 일부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한국에서도 정부의 디지털 일자리 창출 대책인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며 이 같은 논쟁이 떠올랐다. 이에 대해 비제 교장은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개념을 빌려 “모든 산업혁명은 그들이 파괴한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면서 “슘페터의 창조파괴론에서 혁신은 장기적인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터넷의 부상이 미국의 경우 지난 1995~2010년 50만개 이하의 일자리를 없앴지만 25년 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1990년 이후 창출된 새로운 일자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2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비제 교장은 디지털 혁명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디지털 혁명은 일의 육체적인 어려움을 끝낼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가장 반복적이고 육체적이고 피곤한 일이 로봇화될 것이고 그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디지털 기술이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제 교장은 “에콜42는 나이·성별·졸업장·출신 또는 사회적 조건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우리 학생들 중에는 전통적인 제도로부터 제외된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 것은 정확히 말해 디지털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대면 방식에 기초한 에콜42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했다. 한국에서 원격수업을 도입한 것과 마찬가지로 비대면 시스템으로 동료와의 학습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충격은 컸지만 오히려 에콜42의 회복력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였다”면서 “우리는 학생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원격 학습을 계속할 수 있도록 180도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가 예시로 든 대표적 변화는 ‘온라인대중공개강좌(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의 도입이다. 온라인대중공개강좌는 인터넷을 통해 대학의 강의를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이수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으로 인터넷이 보급되던 2000년대 초반 미국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교육 환경이 조성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는 “하버드나 릴 대학의 온라인대중공개강좌 제공 등 전례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협력하고 배우며 학생 공동체를 연합하는 방식을 재창조하기 위한 노력이 네트워크 전체에 생겨났다”며 “학습 매개체들은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모두 연습·협업, 그리고 미지의 문제에 대한 정면대결을 통한 기술 습득이라는 동일한 결과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
[서울포럼2020]소피 비제 "지식 전수하는 IT교육은 한계…자율학습 통해 창의성 키워야"
사회 사회일반 2020.06.19 06:10:00“기업은 필수적 기술력을 넘어 미지의 상황에 직면해 협력과 문제 해결이 가능하고 이에 적응하며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찾습니다. 바로 창의적이고 지속적인 자율학습 과정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프랑스의 민간 주도 소프트웨어 교육기관인 ‘에콜42’의 소피 비제 교장이 18일 서울경제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디지털 혁명 속의 창의 인재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이같이 밝혔다. 비제 교장은 오는 30일과 7월1일 이틀간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20’ 세션3 ‘창의인재 양성’ 강연자로 나선다. 그는 새로운 인재상이 요구되는 배경에 대해 “오는 2030년에는 일자리의 85%가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될 것”이라며 “오늘날 기업들이 추구하는 기술들은 이러한 새로운 상황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제 교장은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는 현재 공교육의 한계를 꼬집었다. 그는 “기술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기업은 적응력, 자기조직화, 문제해결력, 자율성, 창의성, 원격협업 능력을 갖춘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위해 애쓴다”면서 “하지만 거의 모든 나라의 공교육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인재를 발굴하거나 육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다수 직원이 이러한 역량을 미처 갖지 못했을 수 있다”며 “유치원부터 대학에 이르는 공교육에서 기업이 원하는 소프트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연에서 자기주도 학습을 토대로 한 에콜42의 교육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학습자들이 시도와 실패를 거듭하며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컬처엔지니어링’이 미래형 인재 육성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는 에콜42의 혁신적 교육법에 대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접근법은 많은 기업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엔지니어적 해결방식과 연결된다”고 설명했다./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그래닉 단장은 물리학부터 생물학까지 '융합연구 대가'
산업 산업일반 2020.06.17 05:30:00스티브 그래닉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은 물리학부터 생물학까지 아우르는 기초과학 융합의 대가로 꼽힌다. 지난 1978년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학사, 1982년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일본·중국·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서 연구활동을 이어왔다. 2014년까지 일리노이대 어바나 섐페인 재료공학과 석좌교수로 재직하다 2014년 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장으로 영입됐다. 그래닉 단장의 대표적인 연구 분야는 콜로이드(colloid)다. 입자들이 다른 물질 속에 고르게 퍼져 떠다니는 상태의 혼합물을 말하는 콜로이드는 나노 입자보다 생산비용이 싸기 때문에 연구성과에 따라 활용범위가 넓다. 대표적인 활용 사례로 몸속에서 배터리 없이 움직이는 ‘미세로봇’, 입자 표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에서 동력을 얻는 ‘합성입자’ 등이 있다. 콜로이드를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우유나 잉크·혈액·안개·마요네즈처럼 입자들이 용매 속에 균일하게 퍼져 떠다니는 상태의 혼합물을 말한다. 우유에는 투명한 물(용매)에 지방과 단백질·칼슘 등의 콜로이드 입자가 고르게 퍼져 둥둥 떠다닌다. 입자의 크기는 1㎚(나노미터·10억분의1m)보다 크고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보다 작다. 콜로이드 입자는 생명체를 이루는 최소 단위이며 우리 몸에도 효소와 단백질 같은 무수한 콜로이드 입자가 이동한다는 점에서 콜로이드를 통제하는 법을 알아낸다면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의학계가 체내투입 미세치료로봇에 콜로이드의 통제법을 접목하기도 한다. 그래닉 단장은 나노의학과 공학에서 차세대 유망기술로 꼽히는 능동 콜로이드 입자를 주목하고 있다. 2006년 그래닉 단장이 만든 ‘야누스 입자’라는 능동 콜로이드 입자는 지름이 1㎛ 내외인 공 모양의 입자로, 표면의 절반만 특정 물질로 덮여 있다. 입자 각각의 반쪽이 가진 전기적·화학적 특징을 활용해 콜로이드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성을 띤 물질로 입자의 반쪽을 덮을 경우 자석으로 콜로이드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2017년 ‘케미컬 소사이어티 리뷰’에 발표한 논문에서 그래닉 단장은 “콜로이드를 제대로 다루려면 집단 움직임을 알아야 한다. 사회나 국가를 파악할 때 한두 명의 행동이 아닌 집단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면서 “능동 콜로이드의 ‘자발적 움직임’을 우리 삶에 접목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은 효소부터 나노의학, 자기조립, 컴퓨터를 이용한 화학 합성, 비재래식 열기관까지 다양한 기초과학 융합 분야에서 성과를 쌓고 있다. 여러 연구의 공통목표는 화학·물리학·생물학을 결합해 인간의 환경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연구단은 최근 전기 연결 없이 손가락으로 장난감을 돌리듯 작동시켜 감염성 질환 진단을 1시간 이내로 끝낼 수 있는 진단장치를 개발한 데 이어 올 4월에는 세포 환경에 따라 결정화 현상이 달라지는 나노 입자를 이용해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항암치료법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래닉 단장은 콜로이드 등의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2009년 미국물리학회 고분자 물리 분야 최고상을, 2013년에는 미국화학회 콜로이드와 표면화학 분야 최고상을 수상했다. 그는 2015년 미국국립과학원(NAS) 회원으로, 이듬해에는 미국학술원(AAAS) 회원으로 선출됐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He is... △1953년 미국 △1978년 프린스턴대 학사 △1982년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 박사 △1985~2014년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 △2014년 울산과학기술대 자연과학부 화학과 특훈교수 △2014년~ 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장 △2009년 미국물리학회 고분자 물리 분야 최고상 △2013년 미국화학회 콜로이드와 표면화학 분야 최고상 △2015년 미국국립과학원(NAS) 회원 △2016년 미국학술원(AAAS) 회원 -
[서울포럼 2020] "논문 한편보다 중요한 것은 '괴짜' 양성…실패를 허용하라"
경제·금융 금융가 2020.06.17 05:2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가려내는 주요 기법 가운데 하나인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은 미국의 괴짜 과학자 캐리 멀리스가 탄생시킨 것이다. 그는 지난 1983년 극소량의 유전자만으로도 대량복제가 가능한 이 기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법을 활용해 공룡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 화석에서 추출한 DNA로 멸종한 공룡을 부활시킨다는 내용의 영화 ‘쥬라기공원’이 개봉한 1993년 멀리스는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이 괴짜 과학자가 과학계에 한 획을 긋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스티브 그래닉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은 “멀리스가 처음에 다녔던 회사는 그가 괴짜라는 이유로 그의 아이디어에 집중하지 않았다. 이후 그는 자신의 시간 중 10%를 새로운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회사로 옮겼고, PCR 개발의 성공으로 이어졌다”며 “지금과 같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시대에는 젊은 연구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연구환경을 바꿔나가야 한다. 멀리스의 사례는 현재 우리 시대에 귀중한 교훈을 준다”고 설명했다. 창의력 발휘할수 있는 환경 중요 연구 성과보다 젊은 과학자 배출 실패 용인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그래닉 단장은 오는 30일과 7월1일 양일간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20 세션1 강연에서 과학 초격차를 주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청중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한국 과학 산업의 발전 가능성과 연구개발(R&D)에 대해 높게 평가하면서도 이를 위해 한국이 과학 인재를 선제적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부터 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그래닉 단장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IBS는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냈지만, 구체적인 과학적 결과물보다 훨씬 중요하고 가치 있는 성과는 젊은 과학자들을 배출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논문이 아니라 우리의 젊은 과학자들이 미친 영향력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닉 단장은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과학 인재를 육성하고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꼽은 첫 번째 조건은 실패를 허용하는 제도다. 과학을 비롯한 전 산업군에서 젊은이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도전이 필수지만 이들이 사회적인 시선과 분위기 때문에 통상 안정적인 길을 추구한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공계 고교생들은 방정식에 정확한 숫자를 입력한 후 단숨에 정확한 답을 산출하기를 요구받고 선생님들은 정답을 기대한다. 그러나 누구도 어떻게 하면 성공할지, 어떻게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가장 잘 경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입력값은 알려주지 않는다”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젊은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고 세상에 기여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할 기회를 빼앗아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에게 독립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과학자를 리더로 키우기보다는 추종자로 남게 만드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자신보다 훨씬 아는 게 적은데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연장자에게 결정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은 대개 젊은 연구자들로부터 나왔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젊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젊은 과학자와 과학도들이 한국 과학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과학계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공부한 경력 없이는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을 한국 과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봤다. 젊은 과학 인재들이 박사 학위나 박사후과정을 위해 한국에 남기보다는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R&D 인프라가 더 강해질 때 대학과 젊은 과학자들은 다른 나라에 갈 필요없이 한국 내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미국 과학자들도 수년 전까지만 해도 과학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당연히 유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젊은 과학자들이 더 이상 유럽으로 가지 않는다. 미국의 과학 인프라가 확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韓은 리더 아닌 추종자 만들어 국내·해외 인재 흡수땐 초격차 그래닉 단장이 이처럼 후학 양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 인재 확보가 곧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이 국내 인재를 양성하고 글로벌 인재까지 흡수한다면 과학 초격차가 그리 멀리 있지 않다고 그는 내다봤다. 그래닉 단장은 “미국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약 3분의1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태생이라는 점을 주목한다면 국제경쟁력을 이해할 수 있다. 이민에 대한 미국의 개방정책은 미국 과학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 중 하나가 됐다”며 “미국 정부가 고립주의로 변모하는 현재의 시기는 한국이 해외 인재들을 영입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엄청난 기회이기도 하다. 훌륭한 인재들이 모일 때 막강한 과학 경쟁력이 확보되고 기술이 개발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
[서울포럼2020] "인류 난제, 기초과학 융합으로 풀어라"
경제·금융 금융가 2020.06.16 17:37:42“인류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뿐 아니라 여러 위험과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존재하지 않았던 과학기술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스티브 그래닉(67·사진)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장은 오는 30일과 7월1일 이틀간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20’의 세션1 강연자로 나선다. 그는 16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세계는 암 치료부터 대기 질까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해결책을 명확히 제시할 사람은 어느 나라에도 없다”며 “결국 인류의 난제는 기초과학의 융합으로 풀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면 기초과학 융합연구에 집중해온 그래닉 단장은 기초과학의 경쟁력은 국가 경제력과도 관련이 많다고 말한다. 인구 100만명당 1명꼴로 노벨상을 수상한 스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한국보다 규모가 작은 스위스는 수십년간 기초과학 연구에 투자해왔고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을 끌어모으면서 강국으로 발돋움했다”며 “싱가포르 등 주요 국가가 이 같은 전략을 시도하고 있는데 한국도 기초과학에 투자해 초격차를 노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과학기술 초격차 전략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닉 단장은“한국이 당면한 과제는 현재의 사회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과학 분야에서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네이선 울프가 세운 전염병 데이터뱅크 '메타바이오타'는
산업 산업일반 2020.06.15 06:20:00메타바이오타는 전염병 데이터 뱅크라고 불린다. 수백 개의 데이터 소스에서 지역 수준으로 관리·수집 및 구조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총 2,400개 이상의 과거 전염병 발생 사례와 400개 이상의 데이터 소스를 구조화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축한 유행병 모델은 세계적인 규모로 작동하며 질병이 어떻게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장소에서 장소로 퍼지는지를 추정한다. 또한 이동통제 등 각종 시나리오에 따른 전염병 영향을 예측하는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메타바이오타의 이사회 의장인 네이선 울프는 이러한 예측이 더욱 정확해지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국제적 협력과 정보 공유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염병 네트워크 구축이 세계 각국 정부의 과제라면 다음과 같은 민간과 개인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울프는 “민간 영역에서 기업은 전염병을 이해하고 공급망 붕괴에 대비한 비상계획과 같은 보험 및 완화 전략에 투자해야 한다. 개인적 차원에서 위험판단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중에서도 개인의 위험판단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위험판단능력이란 간단하게 설명하면 대중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고 적합하게 해석할 수 있게 만들자는 개념이다. 팬데믹 예방을 위해서는 대중의 위험판단능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박윤선기자 -
[서울포럼 2020] 네이선 울프는…UCLA 종신교수직 버리고 '바이러스 헌터'로
부동산 정책·제도 2020.06.15 06:20:0021세기에도 우리는 치명적인 질병이 도대체 어디에서 시작됐고 어떻게 퍼졌는지 모른다. 과학과 문명이 아무리 발달했어도 바이러스만큼은 여전히 정복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인 탓이다. 네이선 울프는 그 암흑의 영역을 가시화하기 위해 전 세계를 무대로 연구를 펼치는 바이러스 학자다. 울프에게는 바이러스 학자보다 ‘바이러스 헌터’라는 이름이 더 어울린다. 바이러스 연구를 위해 미국 유명 대학인 UCLA의 종신 교수직을 버리고 중앙아프리카의 열대우림과 사냥터, 동남아시아의 야생동물 시장까지 세계 전역을 돌며 잠재적 파괴력을 지닌 바이러스의 기원과 전염 요인을 분석했다. 그의 이런 모습을 두고 학계에서는 ‘행동파 연구자’로 부른다. 울프의 꿈이 원래부터 바이러스 학자였던 것은 아니다. 울프는 하버드대 대학원에 진학해 원시 학자가 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1990년대 우간다에서 침팬지를 연구하면서 동물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퍼지는 방식에 매료돼 면역학 및 전염병으로 연구 방향을 바꿨다. 연구를 위해서는 아프리카·동남아 등 새로운 바이러스가 자주 발견되는 곳으로 가야 했다. 울프는 이들 지역에서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사냥꾼들을 만나며 그들이 사냥하는 동물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사냥꾼들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신종 바이러스가 어떻게 인간에게 전염되고 세계로 퍼져나가는지 연구했다. 특히 그가 10년 가까이 매달린 카메룬 사냥꾼 연구에서는 7,000개의 샘플을 수집하는 성과를 냈다. 이 외에도 울프의 연구팀은 중국과 말레이시아, 콩고, 라오스 및 마다가스카르에서 이러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울프는 바이러스의 발생 순간을 포착하고 그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창립한 것이 전염병의 조기 발견과 억제를 막는 비영리 연구소인 ‘글로벌 바이러스 예보(Global Viral)’다. 세계 곳곳에 질병 모니터링 네트워크를 구축해 향후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 데이터를 만들고 이에 대응하는 것이 목표다. 울프는 2008년 전염병 위험관리 솔루션 기업인 메타바이오타를 창립해 바이러스 연구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울프는 스탠퍼드대 인간생물학과 초빙교수이며 스탠퍼드대에서 학사 학위를, 하버드대에서 면역학과 감염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혜자로 뽑혔으며 2005년에는 권위 있는 미국 국립보건원 원장 선구자상을 수상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에서 젊은 글로벌 리더로,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는 떠오르는 탐험가로 선정됐다. 2011년에는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혔다.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는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가 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인류 미래, 앞으로 5년이 골든타임"
산업 산업일반 2020.06.15 06:10:00“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지금의 상황이 평균 50년 혹은 그 이상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그런 종류의 사건인 것은 분명합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코로나19를 통해 전 세계가 전염병의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래에 또다시 발생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대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 겁니다. 앞으로 3~5년 동안 세계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는 바뀌게 될 것입니다.” 전염병 전문가 네이선 울프는 올해 서울포럼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사다. 평생을 바이러스 연구와 전염병 예방에 헌신한 그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이 상황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앞으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혜안이 담긴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강연에 앞서 진행한 e메일 인터뷰에서 엿본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그의 평가는 냉혹했다. 울프는 “나는 팬데믹에 대한 회복력을 크게 세 가지 일반적 영역으로 나눠 생각한다. 즉 정부의 대비, 민간 부문의 대비, 개인적 대비다. 코로나19는 세 범주 모두에서 세계가 대비를 갖추지 못했음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어 “국제적 협력에서 일부 성공한 사례가 있었지만 한참 미흡하다”며 “팬데믹은 반드시 국가 간 전파가 일어나므로 진정한 국제협력을 수반하지 않는 시스템은 반쪽짜리”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가 막 시작하는 단계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울프는 “많은 국가에서 팬데믹은 시작됐을 뿐이며, 특히 건강관리 시스템과 팬데믹 대비에 격차가 존재하는 지역에서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미국에서는 여름 내내 장기적인 완화와 사회적 거리두기(정부 의지와 개인 선택의 조합)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의 분석처럼 현재 코로나19는 전 세계에서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잠시 주춤하던 확산세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다시 확대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됐다. 11일(현지시간)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중남미 30여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50만3,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인도에서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7만6,583명으로 하루 만에 1만명 가까이 늘었고 미국의 확진자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협력 없이 한 국가의 노력으로 전염병을 막을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사태의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울프는 현 상황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코로나19가 더 많은 국가들이 전염병과 관련한 국제협력에 관심을 갖게 했다”며 “현재 글로벌보건안보구상(Global Health Security Agenda·GHSA)에는 67개국이 가입해 있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국가들이 GHSA에 가입하고 전염병 예방을 위한 자금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국제적인 협력, 정부의 대응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그는 저서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에서 백신을 확보하고 치료약을 개발하며 행동방식을 수정하는 정도로 팬데믹에 대응해서는 안 되며 그 이상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가 외치는 ‘그 이상의 대책’이란 확산하기 전에 바이러스를 미리 발견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 즉 팬데믹의 예측이다. 울프가 연구실을 떠나 세계 각국의 오지를 돌며 바이러스를 수집하고 다녔던 이유이자 2008년 그가 설립한 메타바이오타의 목표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인 전염병 모니터링 네트워크를 구축해 발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고 한발 앞서 대응하는 것이다. 울프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 및 치명률(CFR)과 같은 중요한 개념을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이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는 개인의 위험판단능력을 향상시켰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보호장비(PPE)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알게 됐다”고 평했다. 이어 “예측하기 어렵고 대응하기는 더 어려웠던 허리케인을 예로 들어보면 허리케인에 대한 보도는 수십 년 동안 극적으로 개선됐고 국가와 개인의 대응도 더욱 체계화됐다”며 “나는 전염병에 관한 저널리즘이 개선돼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개인과 정부·언론이 서로 신뢰관계를 맺고 전염병에 대응할 때 우리는 새로운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프는 오는 30일 서울포럼 2020 강단에 선다. 그는 바이러스의 기원과 전염 요인부터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전망과 글로벌 협력방안, 그리고 팬데믹으로 인한 인류의 미래와 바이오 테크놀러지의 역할 등을 강연할 예정이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He is... △1970년 미국 △1992년 스탠퍼드대 인간생물학 학사 △1998년 하버드대 면역학 및 감염증 박사 △2002~2006년 존스홉킨스대 조교수 △2006~2008년 UCLA 교수 △2008~2016년 메타바이오타 설립 및 CEO △2016년~ 메타바이오타 이사회 의장 △2011년 타임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선정 -
[서울포럼 2020] 네이선 울프 "정부·기업 위기관리 수립에…유행병 데이터가 핵심 될 것"
산업 산업일반 2020.06.15 06:00:00“9·11 테러 이후 테러리즘이나 사이버 위협과 같은 새로운 리스크가 등장했듯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다양한 종류의 사회적 적응이 일어날 것이고 기업에는 위험 평가와 완화 계획 수립, 그리고 유행병 보험이 필수가 될 것입니다.” 세계적인 바이러스 학자이면서 전염병 분석 기업 메타바이오타 창립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네이선 울프(사진)가 오는 30일부터 7월1일까지 이틀간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 서울에서 열릴 ‘서울포럼 2020’ 개막 기조강연자로 나선다. 그는 14일 서울경제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유행병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정기적으로 발생할 것이며 기업과 정부가 전염병 리스크에 상시 대응하는 체제가 일반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울프 의장은 코로나19를 ‘팬데믹의 분수령이 될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9·11 테러, 소니 해킹에 의한 사이버 위협 등과 같은 사건들이 테러리즘에 대해 광범위한 인식을 갖게 했다면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정부와 주주, 금융기관 및 신용평가기관은 기업이 전염병 위험에 노출될 경우의 대응 계획과 기업휴지보험(재난이나 사고로 인한 휴업 손실을 보장하는 보험)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울프 의장은 기업에 사이버 위협이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를 만들어냈다면 코로나19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새로운 위기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업별로 구체적인 위험 평가와 팬데믹 발생 시 대응 매뉴얼 수립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유행병에 대한 보험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프 의장은 “전염병 위험을 완화·관리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강력한 데이터와 분석 도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SSF 대학생 기자단이 뛴다…"시야 넓히는 기회 되겠죠"
산업 산업일반 2020.06.11 06:00:00“과학·경제·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주제가 인상적이어서 지원했습니다. 시야를 넓히고 싶었거든요. 대학생 신분으로 포럼에 참여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제가 쓴 기사를 보고 한 명이라도 ‘이 포럼에 참석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서울경제가 주최하는 ‘서울포럼 2020’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SSF(Seoul Economic Daily Seoul Forum) 대학생 기자단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SSF 기자단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을 전후해 7주간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을 펼친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달 4일부터 20일까지 SSF 기자단 지원을 받아 기자·기획·디자인·영상 부문에서 각각 3명, 3명, 2명, 2명 등 총 10명의 대학생을 선발했다. 기자 부문에는 고은솔·백예진·홍효진씨, 기획 부문에는 장유진·최민경·한주희씨, 디자인 부문에는 박선영·서채연씨, 영상 부문에는 배하영·서주희씨가 선발됐다. 발대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이달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번 모집에는 전 부문을 합쳐 총 124명이 지원해 선발 경쟁률은 약 12대1에 달했다. 지원자 평가 항목에는 지원 동기, 활동 경력, 향후 포부 등이 포함됐다. SSF 기자단은 포럼 시작 이전에는 포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을 공유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홍보 기사를 작성한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홍보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것도 이들의 업무다. 세부적인 사전 홍보 내용은 지난 포럼 리뷰, 이번 포럼 주제 소개, 연사 소개, 세션 소개 및 홍보 콘텐츠 기획·제작 등이다. 이 중 콘텐츠 기획·제작은 개별 미션이 아닌 팀 미션으로 진행된다. SSF 기자단이 복수의 팀으로 나뉘어 홍보 콘텐츠 경쟁을 벌이는 형태다. 이들은 선발된 후 블로그에 “Since 2020, 서울포럼은 계속된다” 등 과거 포럼에 관한 기사를 설명문, 카드뉴스 등 여러 형태로 작성해 게시했다. 이들의 블로그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서울포럼 2020에 미래가 있다!” 등 포럼 전반을 소개하는 기사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본격적으로 포럼이 시작되면 SSF 기자단은 포럼 내용을 바탕으로 기사를 쓰고 홍보용 사진을 촬영한다. 포럼이 진행되는 양일간 이들은 행사의 구체적인 면면을 기록하고 각종 플랫폼을 통해 독자에게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포럼이 종료된 후 활동 소감문을 공유해 사후 홍보 활동을 하고 나면 이들의 임무는 끝난다. 마지막 미션에 대한 평가까지 이뤄진 뒤 우수 활동자로 선정된 자에게는 6개월의 본지 인턴십 기회가 제공된다. 이 외에도 홍보 활동에 성실하게 참여한 모든 기자단원은 활동 증명서를 받게 된다. SSF 기자단으로 활동 중인 고은솔씨는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며 시야를 넓히고 싶던 차에 SSF 기자단이라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면서 “열심히 기사를 작성해 한 명이라도 더 포럼에 참여하게 되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종환 서울경제 대표이사 부회장은 3일 온라인 발대식에서 SSF 기자단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것을 축하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좋은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온·오프 결합한 '하이브리드 포럼'…관람객 200여명 랜선으로 소통
산업 산업일반 2020.06.11 05:55:00올해 11회째를 맞은 ‘서울포럼’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한 웹비나를 기본 형태로 하면서도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면서 최소한의 관중이 오프라인 현장에 참석해 국내외 석학·전문가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장 참가 제한으로 직접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관중들의 아쉬움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랜선 포럼’을 통해 달래준다. 랜선 참가자들은 강연과 토론을 관람한 뒤 연사들에게 직접 질문도 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돼 정부 당국의 방역 지침이 강화될 경우 무관중 온라인 포럼 형태로 진행하는 등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보스턴·LA·파리 라이브로 연결해 강연·토론 진행=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불러온 ‘새로운 일상(New normal·뉴노멀)’ 시대를 맞아 공론장 역할을 해온 각종 포럼·콘퍼런스·세미나의 형식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이전에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오프라인 행사의 보완적인 성격이 강했던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언택트) 시대에서는 온라인 포럼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매년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와 트렌드를 제시하고 실행 방안을 논의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공론장으로 자리매김한 ‘서울포럼’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연사·관중이 현장에 직접 참석하는 일반적인 형식과 함께 국내외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행사 현장과 소통하는 비대면 랜선 포럼 형식이 결합한 형태로 진행된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출입국 제한으로 대부분의 해외 연사들이 방한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강연 및 토론을 진행하지만 일부 연사는 한국을 직접 찾는다. 바이러스 전문가이자 ‘바이러스 폭풍’의 저자로 잘 알려진 네이선 울프 메타바이오타 창립자는 개막식 현장에서 신종 감염병 억제 방안와 백신·치료제 개발 동향을 소개한 뒤 감염병 퇴치를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을 강조한다. 촉망받는 젊은 재미 과학자인 유승주 유타대 의공학 및 약학과 교수도 방한해 기초연구 활성화와 과학기술 초격차 전략에 대해 강연한다. 자가격리 등의 문제로 방한하지 못하는 해외 석학·전문가들은 온라인을 통해 국내외 관중들과 만난다. ‘인공지능의 대가’로 불리는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산학협력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이끄는 칼 코스터 MIT 기업협력 총괄전무는 미국 보스턴에서,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인 데니스 홍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엔젤레스캠퍼스(UCLA) 기계공학과 교수는 미국 LA에서, 대안적 소프트웨어 교육기관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에콜42’의 소피 비제 교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연결된다.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로 코로나19 대비=‘서울포럼’의 세션 행사는 매년 500명 안팎의 관중이 참석해 열띤 토론과 질의·응답이 진행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관중들의 오프라인 행사 참석을 최소화하는 대신 비대면 형식을 적극 활용한다. 200여명의 랜선 참가자를 무대 양쪽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에 영상으로 띄워 연사들이 현장 참가자와 함께 볼 수 있도록 하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장 참가자들도 행사장에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계, 손 소독제 등을 비치해 입장부터 철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자리 배치 역시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2m 간격을 유지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산발적인 집단 감염이 확산돼 2차 대유행이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방역 지침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전환할 경우 랜선 참가자 위주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2세션 사회자로 참석하는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석학과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장소와 참석자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면 ‘서울포럼’이 지닌 공론장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서울포럼 2020’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가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과학기술의 역할을 재확인하고 기초연구 활성화와 기술 격차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포럼 2020’ 개막식과 세션 행사는 실시간 생중계된다. 유튜브 서울경제 채널과 네이버TV ‘서울경제 썸’ 채널을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다. 글로벌 포럼인 만큼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며 동시통역 서비스가 제공된다./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스튜어트 러셀 교수는… '인공지능·인간의 관계' 선구자
산업 IT 2020.06.11 05:50:00스튜어트 러셀(58) 교수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부 교수이자 UC버클리 인공지능연구소(Center for Human-Compatible Artificial Intelligence)를 이끄는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는 1982년 옥스퍼드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UC버클리 교수로 임명됐다. AI의 이해와 활용, AI의 미래와 인간과의 관계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전문가로서, 인공지능진보협회 (AAAI)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ACM 칼 칼 스트롬 교육자상, 세계기술상, AAAI 교육자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지금까지 AI의 다양한 주제로 1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러셀 교수는 “물리학자가 될 생각이었지만, 정보를 이해하는 것이 우주를 이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 같았다”며 AI의 무한한 세계에 빠지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러셀 교수는 유엔의 연구지원을 받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진·기후 등을 예측해 공익에 기여하는 베이시안로직(Bayesian Logic)의 공동창립자이자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 등과 함께 미국 퓨처오브라이프연구소의 과학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이 밖에도 UC 샌프란시스코 신경외과 부교수, AI와 로봇공학 세계경제포럼(WEF) 부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러셀 교수가 AI가 개인의 투자, 재무관리에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내용으로 한 강연은 단순히 첨단기술을 결제시스템에 접목했던 좁은 범위의 핀테크를 AI의 결합을 통해 활용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셀 교수는 AI 분야의 교과서로 불리는 ‘인공지능: 현대적 접근방식(AIMA)’의 저자로 유명하다. 그는 구글 연구팀 디렉터인 피터 노빅 교수와 함께 AIMA를 저술했고 이 책은 14개 언어로 번역돼 128개국 1,400개 이상의 대학에서 교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책은 논리학, 확률, 연속수학과 지각, 추론, 학습, 동작, 그리고 초소형 전자기기부터 로봇 행성 탐사 차량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괄하는 AI의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중 책을 관통하는 주제인 지능적 에이전트라는 개념을 깊게 파헤치며, AI의 여러 분야를 현대적 접근방식으로 조합한다. 지난 50년간의 AI 연구를 담아낸 이 책은 AI에 관해 가장 포괄적이고 통찰력 있는 책으로 꼽힌다. 러셀 교수는 31세에 노빅 교수와 함께 이 책을 쓰기 시작해 18개월 만에 완성했다. 1995년에 초판이 나왔으며, 최근 네 번째 개정판이 나왔다. 러셀 교수는 “몇 달 전에 우리는 네 번째 개정판을 끝냈는데 책의 25%만을 새롭게 썼음에도 불구하고 약 2년 동안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며 “지금 우리 생활이 그때보다 훨씬 더 바쁘고 조금 더 늙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의 관심사는 AI 무기의 위협과 AI의 장기적 미래, 그리고 인류와의 관계 등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인간과 함께하는 AI: 인공지능과 통제의 문제’를 출간해 이 문제를 다뤘다. 책은 ‘어떻게 우리가 우리 자신보다 더 지능적인 기계를 통제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서울포럼 2020] "범용AI 가치 수천조弗…韓, 음성인식 같은 언어분야 도전해야"
산업 IT 2020.06.11 05:45:01세계적인 인공지능(AI) 전문가 스튜어트 러셀 교수는 어떤 과학기술 분야보다도 AI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AI를 통해 전염병을 미리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들을 살리는 데도 AI가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셀 교수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포스트코로나 국가생존전략 : 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서울포럼 2020’에서 특별 강연을 맡아 AI 기술의 효과적인 활용 방안과 접근 방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만들어질 새로운 질서와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러셀 교수는 10일 서울경제와 진행한 e메일 인터뷰에서 방한해 한국의 AI 전문가들과 토론을 펼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내 각 대학의 출장금지 탓에 러셀 교수는 실시간 화상 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AI가 만들어낼 미래 산업의 모델을 제시한다. 라이브로 연결되는 러셀 교수는 특히 한국의 대학생 등과 온라인을 통해 이뤄질 활발한 질의응답과 토론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상황에서 AI의 역할을 강조했다. “AI는 많은 정보를 융합해 어떤 의사도 쉽게 인지할 수 없는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AI는 또 언제 어디서 격리할 것인지, 누구를 테스트할 것인지, 언제 무엇을 다시 열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을 어떻게 조정할지 등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러셀 교수는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를 토대로 AI와 공공보건 간 상호교류가 더 나은 상태에서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AI 시스템은 중환자실에 머무는 위독한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러셀 교수는 지적했다. AI 시스템은 중환자실 환자들의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데이터를 해석하고,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환자의 상태가 더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문제 해결 계획을 제안하거나 실행해 결국 환자들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물론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거나,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등 문제점도 함께 지적되기 때문이다. 머신러닝 시스템은 인종이나 성별에 따라 인간이 의도하지 않은 차별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러셀 교수가 바라보는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미래는 낙관적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로봇처럼 함께 일하는 인간에게 필요한 것을 정확히 수행하거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인간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스스로 목숨을 바치는 등 AI가 인간에게 유익한 존재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러셀 교수는 “AI의 발전으로 대규모 구조적 실업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면서도 “이것은 우리 경제와 문화가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게 되는 상황에서 인간은 ‘사람 대 사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인간의 욕구와 잠재력에 대해 상대적으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사람 대 사람 간 서비스에 종사해야 할 것”이라며 “예술·음악·문학·대화·건축·음식과 같이 타인에게 영감을 주고, 그것을 감상하고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할 수 있는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AI가 가져올 경제적인 효과를 주목한다. 러셀 교수는 “우리가 인간의 지능에 버금가거나 이를 뛰어넘는 범용 AI를 만들 수 있다면 물질적 혜택은 엄청날 것”이라며 “이 같은 발명의 가치는 현재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몇 배인 수천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음성 인식 분야에서 AI의 발전에 주목한다. 이를 통해 새로우면서도 중요한 응용기술 영역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텍스트를 읽고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AI 시스템이 생겨난다면 AI가 인간의 모든 활동과 관계를 이해하는 ‘유용한 조력자’로 바뀔 수 있다. 인간의 언어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AI가 교육에 적용되면 교육 시스템도 완전히 바뀔 수 있다. 그는 “온라인 교육이 객관식 문항과 미리 정해진 텍스트에서 벗어나 AI가 학습자를 대화에 참여시키고, 문제를 이해하고 답변하며, 학습 내용파악을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형 설명을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셀 교수는 한국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은 로봇공학,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공학에 매우 강하다”면서도 “음성 인식과 같은 언어 분야의 AI 발전은 엄청난 경제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한국도 확실히 집중해볼 만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인간이 인간보다 더 강력해질 AI 시스템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러셀 교수는 “AI 시스템을 인간에게 반드시 유익하게 그리고 인간을 존중하게 만들고 목표를 명시할 필요가 없도록 설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인간이 목표를 잘못 지정했는데 AI의 성능이 매우 좋은 상황이라면, 결과가 극히 나쁠 수도 있고 심지어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튜어트 러셀(58) 교수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부 교수이자 UC버클리 인공지능연구소(Center for Human-Compatible Artificial Intelligence)를 이끄는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는 1982년 옥스퍼드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UC버클리 교수로 임명됐다. AI의 이해와 활용, AI의 미래와 인간과의 관계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전문가로서, 인공지능진보협회 (AAAI)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ACM 칼 칼 스트롬 교육자상, 세계기술상, AAAI 교육자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지금까지 AI의 다양한 주제로 1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러셀 교수는 “물리학자가 될 생각이었지만, 정보를 이해하는 것이 우주를 이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 같았다”며 AI의 무한한 세계에 빠지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러셀 교수는 유엔의 연구지원을 받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진·기후 등을 예측해 공익에 기여하는 베이시안로직(Bayesian Logic)의 공동창립자이자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 등과 함께 미국 퓨처오브라이프연구소의 과학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이 밖에도 UC 샌프란시스코 신경외과 부교수, AI와 로봇공학 세계경제포럼(WEF) 부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러셀 교수가 AI가 개인의 투자, 재무관리에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내용으로 한 강연은 단순히 첨단기술을 결제시스템에 접목했던 좁은 범위의 핀테크를 AI의 결합을 통해 활용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셀 교수는 AI 분야의 교과서로 불리는 ‘인공지능: 현대적 접근방식(AIMA)’의 저자로 유명하다. 그는 구글 연구팀 디렉터인 피터 노빅 교수와 함께 AIMA를 저술했고 이 책은 14개 언어로 번역돼 128개국 1,400개 이상의 대학에서 교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책은 논리학, 확률, 연속수학과 지각, 추론, 학습, 동작, 그리고 초소형 전자기기부터 로봇 행성 탐사 차량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괄하는 AI의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중 책을 관통하는 주제인 지능적 에이전트라는 개념을 깊게 파헤치며, AI의 여러 분야를 현대적 접근방식으로 조합한다. 지난 50년간의 AI 연구를 담아낸 이 책은 AI에 관해 가장 포괄적이고 통찰력 있는 책으로 꼽힌다. 러셀 교수는 31세에 노빅 교수와 함께 이 책을 쓰기 시작해 18개월 만에 완성했다. 1995년에 초판이 나왔으며, 최근 네 번째 개정판이 나왔다. 러셀 교수는 “몇 달 전에 우리는 네 번째 개정판을 끝냈는데 책의 25%만을 새롭게 썼음에도 불구하고 약 2년 동안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며 “지금 우리 생활이 그때보다 훨씬 더 바쁘고 조금 더 늙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의 관심사는 AI 무기의 위협과 AI의 장기적 미래, 그리고 인류와의 관계 등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인간과 함께하는 AI: 인공지능과 통제의 문제’를 출간해 이 문제를 다뤘다. 책은 ‘어떻게 우리가 우리 자신보다 더 지능적인 기계를 통제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He is... △1962년 영국 △1982년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 학사 △1986년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 박사 △1996~ 미국 UC버클리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과 교수 △1997 국제인공지능학회(AAAI) 펠로 △2003 미국컴퓨터학회 펠로 △2008~2011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의대(UCSF) 신경외과 겸임교수 △2011 미국과학진흥회의 펠로 △2016~ UC버클리 인공지능연구소장 △2018 옥스퍼드 와담칼리지 명예 펠로 -
[서울포럼 2020]스튜어트 러셀 "AI로 신산업 창출하는 기업·국가만 생존할 것"
산업 IT 2020.06.11 05:40:38“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과학기술은 질병은 물론 전쟁·기후변화 등 전 세계가 직면한 주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인공지능(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튜어트 러셀 미국 UC버클리 전기공학·컴퓨터과학과 교수는 10일 서울경제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과학기술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직면할 난제를 해결할 유일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러셀 교수는 AI의 빠른 발전속도는 새로운 응용기술 영역을 열 것이고 이 영역을 이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 기업과 국가만 생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셀 교수는 코로나 사태 이후 과학기술이 감염병에 대한 세계적인 감시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방 비용은 예방에 실패했을 때 드는 비용보다 훨씬 적다”며 “코로나19 이후 인류가 직면한 주요 위험인 유행병은 물론 기후변화, 핵 전쟁, 소행성 충돌 등을 막기 위한 이성적 논의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의 미래에 대해 러셀 교수는 긍정적이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되지만 러셀 교수는 AI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주장한다. 러셀 교수는 “자율주행차나 실시간 통역 같은 AI 응용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음성인식 등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분야에서 AI의 발전은 새로운 영역을 열 수 있다”며 “한국이 특히 이 분야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열리는 서울경제의 ‘서울포럼 2020’에서 러셀 교수는 특별강연을 한다. UC버클리 인공지능연구소를 창립한 러셀 교수는 14개 언어로 번역돼 128개국, 1,400개 이상 대학에서 AI 분야의 대표 교과서로 사용되는 ‘인공지능:현대적 접근방식’의 공동저자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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