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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신용융자 금리 내리는 증권사들
증권 정책 2016.07.27 17:49:39기준금리 1%대의 사상 초저금리에도 수년째 높은 대출금리를 고집하던 증권사들이 뒤늦게 이자율 인하에 나서고 있다. ‘약탈금리’라고까지 불리는 증권사의 대출금리는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의 3배인 12%를 기록하기도 했다.★본지 6월22일자 19면 참조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037620)은 다음달 8일부터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현행보다 0.5%포인트씩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융자 기간 15일 이내 기준으로 기존 8.0%에서 7.5%로 낮아지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이 고객들에게 적용하는 신용융자 금리를 낮춘 것은 지난 2011년 말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이다. 미래에셋증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조치로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래에셋대우도 다음달 22일부터 신용융자 금리를 고객등급과 융자 기간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0.25%포인트씩 인하할 방침이다. 15일 이내 융자거래의 경우 대출금리가 6.25%에서 6.0%로 낮아진다. 앞서 업계 최고 수준의 대출금리를 고수해오던 키움증권(039490)은 이달 24일부터 신용융자 금리를 12.0%에서 1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키움증권이 신용융자 금리를 손본 것 역시 2011년 12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유안타증권(003470)도 11일부터 신용융자 이자율을 기존 7.5%에서 7.25%로 0.25%포인트 낮췄으며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신용융자 금리를 9.0%에서 7.4%로 1.6%포인트 인하했다. 이 밖에 NH투자증권(005940)과 삼성증권(016360)·한국투자증권·현대증권(003450)·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메리츠종금증권(008560) 등도 현재 신용융자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추세에 발맞춰 대출금리를 내리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리는 돈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얻은 시세차익으로 빌린 돈을 갚게 된다. 지난달 한은의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는 수년째 내리지 않아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왔다. 실제로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업계 최고 금리를 유지해오고 있는 키움증권은 올 1·4분기 신용융자 이자수익으로만 160억원을 벌어들였으며 미래에셋대우(143억원)와 한국투자증권(121억원), 삼성증권(119억원), 현대증권(113억원), NH투자증권(109억원) 등 대형 증권사들도 같은 기간 100억원이 넘는 이자수익을 거뒀다. 더욱이 초저금리로 은행의 예·적금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투자자들이 시세 차익을 노리고 증시로 몰리면서 최근 신용거래대금은 가파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7조4,715억원을 기록,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8월19일(7조4,730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신용융자 잔액은 이달 19일 7조3,045억원을 기록한 뒤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진 만큼 증권사들도 이제 시장금리의 변동분을 대출금리에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
"안정 수익 내는 공모주 투자가 대세"
증권 재테크 2016.07.26 18:04:41“목동 지역 고객들 사이에서는 지난해부터 공모주 투자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조주연(사진) NH투자증권(005940) 목동WMC PB는 “고객들 중에 중산층이 많다 보니 고수익보다는 안정성이 검증된 투자를 선호한다”며 “공모주 투자는 투자전략이나 성과 등이 오랜 기간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목동은 전국적으로도 공모주 청약이 많은 지역 중 하나로 장성한 자녀들에게 공모주 투자 노하우를 물려주려는 고객들도 많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조 PB가 고객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사모 주식형 공모주 펀드다. 사모형 펀드라 설정액은 많지 않지만 펀드 하나에 투자할 수 있는 최대 투자자 수 49명은 무난히 달성했다. 조 PB는 “주식형 공모주 펀드는 자산의 90%까지 공모주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배정 받을 수 있는 물량도 많아 투자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투자할 공모주 물량이 모자랄 때는 국공채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투자하면서 앞으로의 투자 기회를 노리는 방식으로 운용된다”고 말했다. 조 PB는 최근 고객들에게 투자대상을 해외로 확대하라고 권하고 있다. 국내 주식과 채권 투자만으로는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고객이 원하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조 PB는 아시아 신흥채권이나 주식형 펀드가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후에도 주요국 통화정책에 여전히 완화 기조가 남아 있어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라며 “유동성 장세가 이어진다면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자금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해외투자는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정보도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꾸준히 공부하면서 유망 지역과 상품을 선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
채권·부동산펀드 불티...증권사 '저위험+중수익 상품' 앞다퉈 개발
증권 재테크 2016.07.26 17:59:14#올 들어 국내 채권형 펀드인 ‘삼성코리아단기채권’에는 7,561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또 다른 채권형 펀드인 ‘한화단기국공채’와 ‘한국투자e단기채’에도 각각 6,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저금리 시대에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이들 세 펀드에만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이들 펀드는 1년 미만의 단기 채권에 주로 투자해 안정성을 갖춘데다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9일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로 모집한 ‘하나그랜드티마크부동산펀드1호’는 판매 시작 1시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이 펀드는 서울 명동 소재 호텔에서 발생하는 임대료를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지급하는 상품으로 5% 안팎의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1%대에 머물고 주식 시장마저 박스권에 갇히면서 단 1%포인트라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처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1,0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은 평상시에는 6개월에서 1년 미만의 은행권 예·적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에 머물러 있다가도 위험성은 낮추고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이 출시되면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수익률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부동산 관련 펀드와 랩어카운트 신상품을 준비하거나 헤지펀드 출범을 서두르는 등 맞춤형 자산 관리에 혈투를 벌이고 있다. 다만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자의 수익률 눈높이가 낮아진 동시에 안정성 있는 상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시장에서는 적정 수익률이 기준금리(1.25%) 수준에 성장률(2.7%)과 물가상승률(0.8%)을 더한 4% 중후반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서 채권형 펀드로의 이동이 대표적이다. 서울경제신문이 KG제로인에 의뢰해 올 초 이후 공모형 펀드(ETF 제외)의 자금 유출입과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25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에는 4조6,610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반면 주식형 펀드에서는 3조7,53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채권형 펀드는 최근 1년(2.94%), 2년(6.7%) 수익률에서도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4.10%, -2.54%)을 압도했다. 이석형 현대증권 상품기획부장은 “2014년 하반기부터 한은이 계단식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시중 금리를 웃도는 채권형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공모 대비 사모펀드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수익률을 좇아 움직이는 자금과 관련이 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사모펀드의 순자산총액은 228조9,040억원으로 공모펀드(227조9,212억원)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박스권 장세에 공모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해지자 다양한 자산에 각종 투자기법을 활용하는 사모펀드로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다. 랩어카운트 등 맞춤형 자산 관리 상품도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5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잔액은 81조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조원(13.2%) 증가했다.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이면서 기준금리 이상의 추가 수익을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 수준 높은 투자자문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난 결과다. 다만 최근 가입액이 다소 준 것은 3월 비과세 혜택이 부여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일부 이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저위험·중수익 투자처인 부동산 투자로도 돈이 몰리고 있다. 삼성증권이 홈플러스 인수금융의 대출채권을 기초로 지난해 11월 발행한 파생결합증권(DLS)은 지난달 공모금액 450억원이 모두 팔려나갔고 미래에셋증권이 출시한 ‘베트남 랜드마크72 자산유동화(ABS)증권’은 예비청약 이틀 만에 모집액 2,500억원을 다 채웠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는 투자자들이 기대수익률을 조금 낮추더라도 안정성을 갖춘 상품에 눈길을 줄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ABS 상품이나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도 이런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증권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한 헤지펀드 출범을 위한 작업이 대표적이다. 최근 금융 당국은 운용사뿐 아니라 증권사도 사모펀드(인하우스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NH투자증권·교보증권·토러스증권 등 3~4곳이 겸업 신청서를 내고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르면 이달 말 3,0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며 교보증권은 10월을 목표로 채권 중심의 일반사모펀드와 멀티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를 선보인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
저금리에도 예·적금 263조↑...거꾸로 도는 투자시계
증권 종목·투자전략 2016.07.24 18:14:43최근 5년 동안 기준금리가 반 토막 났지만 1,0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 가운데 예적금의 비중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을 뺀 실질금리가 사실상 제로임에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은행으로 역주행한 것이다. 24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지난 2011년 5월 3%에서 올 7월 1.25%로 떨어지는 동안 예적금은 263조원 늘어난 반면 투자자예탁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등 자본시장 대기성 투자자금은 38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부동자금 중 예적금과 현금의 비중은 5년 전 65%에서 올해 75%로 10%포인트 늘었지만 대기성 투자자금은 17%에서 15%로 오히려 2%포인트 줄었다. 예적금과 장롱 속 현찰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부동자금도 같은 기간 630조6,799억원에서 958조9,940억원으로 328조3,141억원(52%) 증가했다. 자본시장에 직접 들어온 자금으로 분류되는 펀드 설정액은 5년간 164조원(54%) 늘었지만 부동자금 대비 펀드 설정액은 5년 전 48.02%에서 올 5월 48.70%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은행 이자가 쥐꼬리 만한데도 시중 부동자금은 은행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뭘까. 서울경제신문이 은행·금융투자 업계 자산관리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전문가의 42%는 저금리임에도 시중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지 않는 첫째 이유로 ‘고객들이 원금손실 위험을 우려한다’는 점을 꼽았다. ‘상품정보 부족(20%)’이 뒤를 이었다. 김경록 미래에셋증권 은퇴연구소장은 “사상 초유의 저금리·저성장 문턱을 막 넘어서다 보니 이런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라며 “초유의 저금리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려면 금융투자 자산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
손실 트라우마·박스피에 갇힌 투자심리...수익률 갈증 임계점에
증권 종목·투자전략 2016.07.24 18:13:521,000조원에 이르는 시중 여유자금이 실질금리 0%에 불과한 은행권에 맴돌고 있다는 것은 수익을 좇는 돈의 속성상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돈은 단 0.1%포인트라도 수익이 더 생기는 곳으로 이동하기 마련인데도 최근 몇 년간 부동자금의 은행권 역주행은 가속화했다. 왜 이런 일이 빚어질까. 김영익 서강대 경제과 교수는 심리적 측면에서 ‘손실의 트라우마’를 꼽았다. 김 교수는 “국민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비롯해 주기적으로 투자자산의 가치 급락을 경험했다”며 “이제 학습효과가 생겨 원금을 잃을 수 있는 투자를 극히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최근 몇 년간 이어졌던 경기둔화와 고령화가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인 구조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자본시장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우선 주식과 펀드 손실이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금융투자 업계는 지난 2007년부터 2년간 공격적으로 주식형 펀드 캠페인을 펼쳤다. 하지만 고작 1년 뒤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금융투자자산 가치가 급락해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국민들이 ‘펀드 열풍’이 가져온 참혹한 후폭풍을 학습하면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던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5년간 1,800~2,100포인트 내에서만 움직이며 ‘박스피’에 갇힌 것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5년 전 1,200조원대였던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현재도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수익률로 따지면 지루한 공방 끝에 결국 5년간 5% 내외의 수익률을 내는 시장으로 인식돼버린 것이다. 사실상 예적금 수익률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김재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년째 박스권에 갇힌 증시는 아무리 저금리 시대라고 해도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며 “공모펀드의 경우 몇 년을 투자해도 수익률이 제로나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 보니 국민들이 투자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저금리·저성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시중자금이 지금처럼 예적금 중심으로 묶여 있게 되면 국민들의 행복한 노후는 먼 나라 얘기가 될 수밖에 없다. 시중에 넘쳐나는 부동자금이 최근 부동산으로 지나치게 몰리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 과열을 두고 버블 논란이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에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들의 저금리 체감도가 확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하된데다 추가 인하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상승률이 상반기(0.9%)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여 올 하반기에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2012년 3·4분기 이후 4년 만이다. 2000년 이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였던 적은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던 2004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8년,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던 2011년 등 세 차례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평균 시가배당률이 1.74%로 기준금리는 물론 1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1.698%)도 넘어선 만큼 투자 매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분석부장은 “그나마 실질금리가 플러스였기에 국민들이 예적금에 만족해온 측면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다면 은행 이자에서 벗어나 고수익을 찾는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금을 지킬 수 있는 은행권 상품만으로는 수익률 갈증이 임계점에 이른다는 의미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 속도 탓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로서는 현재와 같은 안전자산 중심의 자산운용이 이어진다면 미래의 재앙이 될 것”이라며 “자본시장으로 시중자금을 유인할 획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며 적어도 배당펀드 같은 배당 관련 투자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세제혜택을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
초저금리에도 은행에 뭉칫돈 몰렸다 왜?
경제·금융 경제동향 2016.07.24 10:40:51올해 상반기 은행의 정기예금 수신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562조9,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3조9,000억원 늘었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 2014년 상반기(15조2,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은행의 정기예금은 2014년 하반기 2조1,000억원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에는 14조6,000억원 급감했다. 그러다 작년 하반기 6조4,000억원 늘면서 증가세로 바뀌었고 올해 들어 증가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정기예금은 가계나 기업 등이 일정 기간 은행에 돈을 넣어둔 뒤 이자를 받기로 약정하는 저축성 예금이다. 한국은행은 은행들이 대출 증가로 상승한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비율)을 낮추려고 정기예금 유치에 노력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자선 건전성을 위해 예대율을 100%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정기예금이 급감한 것은 정부 정책 영향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말 은행의 예대율 산정 시 대출금에서 정책자금 대출을 제외하는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했고 작년 상반기에는 은행이 가계부채 개선을 위한 안심전환대출 채권을 한국주택금융공사에 양도하는 정책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예대율에 여유가 생긴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신경을 덜 쓰면서 정기예금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뒤 대출이 크게 늘고 예대율이 올라가자 은행들이 다시 정기예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수시입출식 예금보다 안정성이 높은 정기예금을 유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가계나 기업의 현실적 판단도 정기예금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가 1%대인 초저금리 시대에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가계나 기업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을 일단 정기예금으로 은행에 넣어두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지난 5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53%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기예금이 수시입출식 예금 등 다른 상품보다 이자가 조금이라도 높으므로 정기예금을 찾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저축성예금 가운데 단기성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수시입출식 예금의 수요가 아직 더 크다. 지난 6월 말 은행의 수시입출식(실세요구불예금 포함) 예금 잔액은 535조2,000억 원으로 올해 상반기에 22조5,000억 원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수시입출식 예금 증가액은 정기예금보다 61.9% 많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
이달들어 3대 단기부동자금 22조↑·주식 투자자금 3조↓
증권 재테크 2016.07.20 17:59:27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시장의 투자자금은 여전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며 머니마켓펀드(MMF)에 잠시 자금을 넣어두거나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반면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려는 자금은 감소세다. 결국 증시 주변 3대 단기부동자금인 MMF, 환매조건부채권(RP), 개인종합관리계좌(CMA)는 이달 들어 22조1,606억원이 늘었지만 주식 투자 자금인 예탁금과 주식형펀드는 3조5,471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 18일 기준 MMF 잔액은 127조385억원으로 사상 처음 127조원을 넘어섰다. MMF는 단기금융상품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은행간자금거래(콜), 단기채권 등에 주로 투자해 하루를 맡겨도 수익이 나고 수시입출금이 가능해 투자 대기성 자금들이 몰려든다. 최근 수익률은 1개월 평균 0.1%, 3개월 0.34%, 연초 대비 0.76%로 저금리 시장에 눈치를 보는 자금들이 몰렸다. 최근 수익을 올리고 있는 공모대기자금 4조~5조원도 공모가 끝나면 바로 MMF로 계좌이체가 된다. 이진영 NH아문디자산운용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시장의 방향성이 잡힐 때까지 MMF 등 단기 상품에 자금을 잠시 맡겨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금 긴 호흡을 하는 자금은 채권 등으로 쏠리지만 이도 단기채권에 국한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9일 현재 국내채권형펀드에는 이달에만 6,01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유입된 자금 대부분이 단기채권펀드에 몰렸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투자자금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8일 기준 22조9,306억원으로 이달 들어 지난달 말보다 9,400억원이 줄었다. 주식시장이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코스피 수익률은 2.76%,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인 기준금리(1.25%)+기대성장률(2.5%)+물가상승률(1%)인 4.75%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경기에 대한 의구심이 커서 MMF의 설정액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형펀드 역시 국내 채권시장이 3·4분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자금을 계속 끌어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수현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되지 않고 있으며 브렉시트로 되레 연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
"日 닮아가는 韓 경제...반면교사 삼아야"
산업 기업 2016.07.20 16:52:11조동철(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삼성그룹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일본의 과거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조 위원은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한국 경제’를 주제로 삼성 사장단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조 위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이다. 이날 강연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과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 다뤄졌다. 조 위원은 “인구가 줄어들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최근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은 20년 전 일본 경제와 소름 끼칠 정도로 비슷하게 닮아 있다”며 “우리는 일본의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일본의 과거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가 마주한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전했다. 일본은 지난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도 초반까지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장기 불황이 이어졌으며 고령화, 청년들의 무기력증, 저금리 등의 후유증이 나타났다. 이는 현재 한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들과 비슷하다. 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나온 정유성 삼성SDS 사장은 “일본과 우리 경제가 같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은 주지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글로벌 경제 상황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최근 삼성이 처한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인 ARM홀딩스를 인수하며 사물인터넷(IoT) 강화에 나섰고 도시바가 3차원(3D)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보다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겠다고 공언하는 등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자영업 대출 170조 돌파 "저금리에 돌려막기 급증"
경제·금융 은행 2016.07.06 17:44:58국내 주요 은행의 소호(자영업자)대출 잔액이 올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17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과 가계 대출 관리에 신경 쓰는 사이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던 소호대출 시장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계속되는 불경기로 자영업자 수가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출의 질 또한 안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서울경제신문이 올 상반기 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소호대출 잔액을 집계한 결과 170조4,724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163조2,755억원 대비 7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빠른 증가 추이다. 지난해의 경우 사상 첫 1%대 기준금리에 따른 유동자금 증가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 따른 정부의 유동성 지원 등의 영향으로 연간 증가액만 22조7,634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이 같은 소호대출 증가 추이가 계속되는 저금리에 따라 이른바 ‘빚으로 빚을 막는’ 일부 한계기업 행태를 닮아간다는 데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 및 원리금 상환액이 가처분소득보다 많은 한계가구가 자영업자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20.4%로 임금근로자(12.7%)의 2배 수준이다. 즉 자영업자 5명 중 1명은 수입으로 대출금 상환도 버거운 상황인 셈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 대출 증가는 신규 창업 등에 따른 투자용도보다는 운영자금 확보나 대출금 돌려막기용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자영업자 수 자체가 줄고 있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집계된 국내 자영업자 수는 545만 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55만명 대비 10만명가량 줄었다. 창업 시장에 신규 진출하는 이보다 불황으로 폐업을 택하는 이들이 훨씬 많은 셈이다.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한 정부정책의 ‘풍선효과’로 되레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액은 크게 늘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가계 운영비로 쓰는 자영업자들은 2월 시행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다 까다로운 대출 심사를 거쳐야 하며 원금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실제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 1·4분기 가계부채 증가액 중 15조원가량이 2금융권을 통해 이뤄졌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은행들이 자영업자 대출의 경우 음식점 등 경기민감 업종에 대해서는 보다 심사를 강화하는 반면 부동산 등 담보가 확실한 쪽에는 서로 돈을 빌려주려 하는 등 자영업자 대출 시장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대기업 구조조정 등에 수조원의 돈을 쏟아붓는 사이 대출 돌려막기로 연명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생존은 점점 벼랑 끝으로 몰리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40대 가장, 초저금리에도 눈물 흘리는 그 사연
경제·금융 경제동향 2016.07.04 17:36:42사상 초유의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은행 빚을 갚지 못해 개인 채무조정에 나서는 사람들은 되레 늘어나고 있다. 금리 부담보다 당장 수입 감소가 원인으로 저소득층, 40대의 부담이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지난 1·4분기 2만4,600여명이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했다. 이는 2013년 4·4분기(2만5,000명) 이후 가장 많다. 지난해 3·4분기 2만1,900명까지 줄었던 분기별 채무조정 신청자 수는 최근 2분기 연속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복위의 채무조정은 3개월 이상 금융기관 채무를 연체하고 있는 채무자에게 이자 감면은 물론 원금까지 조정해주는 ‘개인워크아웃’과 연체기간이 한 달 이상, 90일 미만인 채무자에게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프리 워크아웃’으로 구분된다. 문제는 채무조정을 신청한 사람들 대부분이 저소득층이라는 점이다. 신복위에 따르면 올 1·4분기 기준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중 월소득이 150만원 이하인 경우가 전체의 73.5%를 차지했다. 반면 월소득이 200만~300만원인 신청자는 7.7%, 300만원을 넘는 신청자는 2.0%에 불과했다. 부채 규모를 놓고 보더라도 전체 신청자의 절반 가까이(49.0%)가 2,000만원 이하의 적은 부채에도 불구하고 원금은 물론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34.9%로 가장 많고 30대가 30.4%를 차지하는 등 가계의 주 소득원인 30~40대 가장이 대부분이었다. 30~40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채무 부담이 늘어난 것은 경기 침체로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청자 대부분의 채무가 많지 않고 시중금리마저 바닥 수준이지만 빚을 갚을 원천인 소득이 더 크게 쪼그라들었다는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로 소득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은 이자 부담이 줄어든 것을 피부로 느끼기가 힘들다”며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경기 부양책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법원의 개인파산 신청보다 신복위의 채무조정 신청이 더 가파르게 늘어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은에 따르면 1·4분기 신복위 워크아웃과 법원의 개인파산을 포함한 채무조정 신청 중 워크아웃 비중은 40.7%로 1년 전보다 2.3%포인트 늘었다. 법원에 신청하는 개인파산은 주로 개인사업을 통해 막대한 빚을 지게 된 경우를 포함해 채무 원금의 일부를 조정하는 것으로는 회생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대부분이다. 반면 신복위에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개인사업자라기보다는 직장이 불안전한 저소득층이 많다. 금융업계 고위관계자는 “채무 자체가 많지 않지만 변호사 비용조차 감당하기 힘든 취약계층일수록 법원보다는 신복위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전체 채무조정 중 워크아웃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취약계층의 부담이 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
[초저금리의 그늘]쥐꼬리 이자에 고령층 빚내 수익부동산 투자…'노후 쪽박' 우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16.07.04 17:36:39초저금리의 그늘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쥐꼬리만 한 이자수입에 목마른 고령층은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가계부채 뇌관도 타들어간다. 가계부채 중에서 발화성이 가장 높은 비은행 다중채무자대출은 1년 새 17조원(15%)이나 늘었다.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저축은행 등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는 이들이 급증한 것이다. 은행에서 빌린 원리금이 처분가능소득의 40%를 넘고 실물자산을 모두 처분하고도 빚을 다 갚지 못하는 ‘고위험군’도 54만가구에 육박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고령층의 담보대출 용도에서 거주주택이 아닌 부동산을 마련하는 데 쓴 비용의 비율은 24.1%에 달했다. 이 비율은 지난 2010년만 해도 15.2%에 불과했다. 2011년(21.5%)과 2012년(22.2%) 고개를 들었지만 다시 10%대 후반으로 잠잠해졌다. 그러나 사상 최저금리 행진은 고령층의 부동산 투자에 불을 댕겼다. 기준금리가 연 1.50%로 인하된 지난해 이 비율은 전년 대비 5.4%포인트 수직 상승해 24.1%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고령층은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부동산 투자비중을 낮추고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 기존 집을 줄이거나 도심에서 주변으로 집을 옮기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초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이자수입이 쪼그라든 노인들은 집을 담보로 저금리 대출을 받아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패턴이 강해졌다.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집을 담보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24.2%)들이 내 집 마련(26.7%)이나 사업자금 마련(27.7%)을 위해 담보대출을 받는 이들처럼 많아진 것이다. 초저금리 현상이 낳은 일종의 ‘역주행’이다. 부동산경기가 가라앉을 경우 일정한 수입이 없는 노후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다주택자의 금융부채 규모는 143조4,000억원으로 2014년보다 17조2,000억원 늘었다. 한은은 이처럼 저금리로 고령층이 자산시장으로 쏠리는 현상 때문에 가계부채 총량이 30조~50조원은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분양가상한제, 투기과열지구 폐지 등 규제 완화와 맞물려 최대 5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부동산 시장으로 몰린 셈이다. 1,200조원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자리 잡은 취약계층의 문제도 곪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비은행 금융기관의 다중채무다. 올 3월 말 기준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3건 이상의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의 대출 규모는 128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조7,000억원(14.9%) 급증했다. 증가 속도가 전체 가계부채 증가율(11.4%)을 훌쩍 앞지른다. 부실위험이 큰 ‘고위험군’도 20가구 중 1가구에 달했다.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처분가능소득의 40%를 넘을 만큼 빚에 허덕이면서 실물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부채를 다 갚지 못하는 가구는 지난해 기준 54만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가구(1,072만가구)의 5%였다. 전문가들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실제로 담보인정비율이 80~90% 가까이 되는데 금융당국은 이에 대한 현황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스트레스테스트도 돼 있는 게 없다”며 “대부분 이자만 내는 대출인 점을 감안하면 외부 쇼크가 오면 다 무너지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
[생생재테크] 저금리 시대에 대처하는 자세
경제·금융 재테크 2016.07.03 13:02:38유유정 신한PWM분당중앙센터 PB팀장 1994년 처음 은행에 입행했을 당시 우리나라 예금 금리는 약 8~9%였다. 1억원을 은행에 맡기면 1년 후 800만~900만원을 벌 수 있었다. 당시엔 초봉이 연 1,100만원 정도였으니 1억원 남짓한 목돈이 있으면 일하지 않고도 웬만한 직장인만큼 만큼 은행이자로 생활할 수 있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10억원이 있다 한들 현재 이율 1.5%로 1년 후 받을 수 있는 이자는 1,500만원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가진 돈이 10배가 늘었는데도 돈이 돈을 버는 능력은 22년 전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초저금리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비가 오면 우산을 써서 옷이 젖는 걸 방지하고,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외출을 자제하는 것처럼 초저금리라는 환경이 만성화된 우리 시대에는 이 시대에 맞는 대처법이 필요하다. 첫째, 위험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위험한 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추구하란 얘기가 아니다. 위험이 없으면 수익도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내가 감내할 수 있는 위험을 정한 후에 그에 맞는 수익을 기대하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A-급 이상의 회사채는 신용도가 우수하면서 은행예금보다 약 1~2% 정도 더 이자를 준다. 또 CB(전환사채)는 이자 뿐만 아니라 주식으로 전환시 매매차익도 노릴 수 있어 상당히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주식시장에 대해 공부를 하자.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주식시장. 종목도 많고 투기꾼도 많고 사기꾼도 많은 시장이지만 가격이 움직이는 시장이기에 분명 기회도 있는 시장이다. 섣불리 들어갔다가는 쫄딱 원금을 날릴 수 있는 위험도 있지만 잘 만 활용한다면 돈이 돈을 벌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당주식 같은 게 대표적이다. 또 공모주 펀드를 활용해 보자. 안전하게 채권으로 운용하다가 공모주가 있을 때 들어갔다 나오는 전략이므로 큰 위험 없이 연 3~5%는 추구할 수 있다. 셋째, 비과세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자. 그 중 대표적인 상품이 저축성보험이다. 거치식 보험은 1인당 2억원까지 10년 거치, 적립식 보험은 5년납 이상 적립하고 5년 이상 거치하면 금액에 상관없이 비과세된다. 돈이 돈을 벌게하는 일, 이제는 내 노력과 관심이 있어야만 제대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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