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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반도체특별법 배터리·백신 등 '국가전략기술'로 확대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1.06.25 10:55:18당정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반도체 특별법'의 적용 대상을 코로나19 백신, 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당정청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특별법 논의가 진행중인 반도체 산업 뿐 만 아니라 타 산업 부문도 연계해 법제화를 추진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박 정책위의장은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반도체, 배터리, 백신에 대해서는 핵심 전략 기술로 정해서 세제·금융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배터리, 백신 등을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한 뒤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설비투자와 R&D에 대한 세액공제 지원을 특별법에 담겠다는 것이다. 당정이 반도체특별법을 확대하는 것은 반도체 산업을 특정해 지원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무역분쟁을 회피하는 동시에 반도체·배터리·백신 등을 '외교 무기'로 키우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민주당 반도체특위회의에서는 반도체 특별법이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 협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 의장은 "미래 선도 산업에 대한 공급망을 확보하는 노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에 대한 재정 및 세제 지원과 함께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사업화와 서비스 제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육성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당정은 코로나19로 침체된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카드 사용액 증가분 일부를 돌려주는 전국민 소비 장려금 지원을 공식화했다. 박 의장은 "소비 활성화를 통해 소상공인, 자영업자 소비자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카드 사용액 증가분을 캐시백으로 환급해주는 상생소비지원금, 당에서는 전국민 소비 장려금으로 명명되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추경 편성을 통해 코로나19 피해극복을 위한 노력과 내수경제 회복을 위한 지원책 마련에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하기로 했다"며 "이와 함께 원활한 수출을 돕기 위한 지원,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 조성에도 실질적인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캐시백 제도는 올해 3분기(7~9월) 카드 사용액이 2분기(4~6월)보다 많으면 늘어난 카드 사용액의 10%를 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안이다. 이밖에 당정은 △한규판 뉴딜 가시적 성과 창출을 위한 탄소중립기본법 등 입법 노력 △인구 감소·지역 소멸·초고령 사회 극복을 위한 대책 추진 △청년 문제 해소를 위한 일자리·주거·자산형성 등 전방위 지원책 마련 등도 함께 추진하기로 헀다. -
반도체 거물들 "지금이 투자 적기"
국제 국제일반 2021.06.23 18:10:15세계 반도체 업계의 거물들이 지금 당장 반도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으로 호황이 10년 이상 계속되기 때문에 설비 증설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잡아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2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쿄일렉트론의 히가시 데쓰로(사진) 명예회장은 “지금이 아니면 일본 반도체 업계에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에만 (반도체 산업에) 최소 1조 엔(약 10조 2,600억 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히가시 회장은 도쿄일렉트론을 세계 3위의 반도체 장비 회사로 만든 주역이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히가시 회장은 “세계적 수준의 산업을 구축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린다”며 “(투자가) 일회성에 그친다면 실패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 한국과 대만에 밀리고 최근 미국도 반도체 생산 역량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업체가 사용하는 반도체의 3분의 2가 수입산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도 반도체 투자를 강조했다. 지난 16일 겔싱어 CEO는 “사회가 점점 디지털 시대로 변하고 있다”며 “앞으로 10년은 반도체 업계의 호시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말까지 미국이나 유럽에 대규모 공장 건설 게획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진출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추가 투자를 예고한 것이다. 인텔의 새 공장은 독일 바이에른주에 세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에른주는 독일 자동차 업체 BMW의 본거지로 인텔은 이곳에서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텔은 이미 유럽에서 아일랜드에 팹을 갖고 있는데 이번에 추가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인텔은 유럽에서 최첨단 자동차 칩 제조를 통해 파운드리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
中 반도체 장비 싹쓸이…삼성·하이닉스 '비상사태'
산업 기업 2021.06.23 18:00:49중국이 전 세계에서 반도체 장비를 쓸어 담으며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반도체 굴기’를 막겠다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자립 의지를 꺾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첨단 반도체는 생산하지 못해도 ‘쇼티지(공급 부족)’ 상태인 자동차 반도체 등에서 헤게모니를 쥐려는 행보로도 보인다. 이에 따라 신규 팹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도 장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전(前)공정, 후(後)공정 가리지 않고 생산 라인에 필요한 장비를 입도선매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칩 생산을 위해 장비 10대가 필요해도 5~6대를 추가로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평소 구매하던 장비 대수보다 2배 이상 되는 주문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주요 장비 업체들의 1분기 국가별 매출 순위에서도 중국이 단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미국 업체 램리서치의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의 32%가 중국에서 나왔다. 물론 여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 등 비(非)중국 업체의 매출이 포함됐지만 중국 토종 업체들의 장비 구매도 상당히 늘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를 대표하는 SMIC의 경우 미국 제재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와도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공장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장비 확보다. 생산 라인은 제조사들이 갖추지만 각 라인 공정에 필요한 장비들은 장비 회사들이 공급한다. 특히 전공정에 필요한 장비의 60~70%는 미국·일본 회사들이 주도권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도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평택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대규모 반도체 장비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주 미국에서 장비 수급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만 "중국이 반도체 장비를 싹쓸이해 수급을 못하는 상황은 아니며 장비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
용인시, 반도체 로봇 분야 국내 판매 1위 로봇앤드디자인 유치
사회 전국 2021.06.22 19:52:16용인시는 22일 처인구 고림동 919번지 일원에 반도체 로봇 분야 국내 판매 1위 기업인 (주)로봇앤드디자인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1999년 설립 이후 반도체 생산용 로봇 국산화를 위한 연구 개발에 매진해 200여 종 이상의 로봇을 개발했으며, 50개의 기술 특허를 보유한 강소 기업이다. 이들은 웨이퍼 위에 회로를 새기는 전공정(Front end)부터 마무리 과정인 후공정(Back end)까지 각 공정에 필요한 로봇들을 출시했으며, 반도체 산업 외에도 교육·서비스·의료 분야 등 다양한 로봇도 생산하고 있다. 로봇앤드디자인은 25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로봇 생산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며, 추후 성남 판교에 있는 본사까지 이전키로 했다. 이와 관련, 시는 지난 21일 공장등록처리를 완료했다. 애초 이 기업은 타 지자체로 이전을 검토 중이었으나 시가 관련법 해석을 비롯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해 용인에 둥지를 틀기로 했다. 시는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올해 말에는 매출액 400억원 달성과 100여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유수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용인에 속속 둥지를 틀고 있어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K-반도체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열 기자 yjyun@@sedaily.com -
삼성-TSMC, 반도체 패키징 '다층·이종접합' 놓고 진검승부
산업 기업 2021.06.18 18:32:31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TSMC 등 반도체 주요 기업의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칩 크기가 작아지고 전자 기기 기능이 고도화하면서 속도를 올리거나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패키징 기술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기술 선점을 위한 국내 생태계 구축과 투자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세계적인 반도체 학술대회 ‘2021 VLSI 포럼’에서 회사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로드맵을 밝혔다.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발표에서 “현존 최신 기술인 HBM2E는 8단으로 쌓았지만 향후 출시될 HBM3 제품 이후 16단 이상으로 쌓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HBM은 차세대 메모리 장치다. 각종 정보를 처리하고 전달하는 D램을 얇게 깎아서 실리콘 관통전극(TSV)을 활용해 쌓아올린 장치다. CPU 바로 옆에 위치해 이전보다 칩 간 거리가 가까워지고, 대역폭이 수십 배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정보 처리 속도 개선은 물론 전력까지 절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이번 VLSI 포럼에서 자사 2.5D 패키징 기술 ‘아이큐브’,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한 칩을 수직으로 쌓는 3D 패키징 기술 ‘X-큐브’를 소개했다. 그는 2.5D, 3D 패키징을 넘어 두 가지 솔루션을 합친 3.5D 기술까지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칩 기업들의 패키징 기술 확보 움직임도 눈에 띈다. 미국 인텔은 시스템온칩(SoC) 각 영역을 타일처럼 따로 만들어 결합하는 패키징 방식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이 기술로 만든 ‘레이크 필드’ 프로세서가 삼성전자 노트북 PC ‘갤럭시북’에 탑재된 사례도 있다.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이자 뛰어난 패키징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TSMC는 일본에 패키징 연구개발(R&D) 센터를 만들며 기술 선점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패키징은 각종 충격으로부터 칩을 보호하고 메인 보드와 신호를 원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포장하는 공정이다. 그러나 전자 기기 제조사들은 칩 성능 개선과 실장 면적 축소까지 가능한 패키징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클라우드·인공지능(AI) 시대 진입으로 인한 데이터 폭증과 전자 기기 소형화를 동시에 만족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해진 것이다. 일례로 애플워치6를 만든 애플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메모리·센서 등을 하나로 묶은 패키징 혁신을 시도해 종전보다 면적을 37%나 줄였다. 반도체 회사들은 이러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패키징 기술 차별화에 앞다퉈 뛰어들며 매출 증대를 노리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물인터넷, 디바이스 크기 소형화로 패키징과 칩 쌓기(스태킹) 기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첨단 패키징 기법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기능 개선과 동시에 따라오는 발열 문제를 극복해야 하고, 무엇보다 고급 기술을 적용할 때의 비용 증가가 큰 문제다. 산적한 과제들은 칩 제조사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최시영 사장은 “이종접합 패키징 비용을 낮추기 위해 공정에 필요한 소재 크기를 축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패키징 디자인 업체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TSMC가 일본에 패키징 센터를 설립하면서 아사히·히타치 등 20개 일본 회사와 협력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알려진 점도 시사점이 크다. 따라서 국내 대기업이 패키징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국가 차원의 후공정 생태계 육성도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국내 후공정 업계의 매출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은 3% 수준인 데다 첨단 패키징용 기판과 소재 공급은 해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균형 잡힌 생태계 구축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
美 상원 ‘반도체 투자 25% 세액 공제’ 초당적 법안 발의
국제 정치·사회 2021.06.18 15:25:40미국 상원이 자국 반도체 부문 투자에 세액 25%를 공제해주는 법안을 발의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여당인 민주당 소속 론 와이든 상원 금융위원장과 공화당 마이크 크레이포 의원 등 미국 양당 소속 상원 의원들이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양당이 공동으로 초당적 법안을 내놓은 것이다. 법안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며 반도체 제조 장비 및 설비에 투자하는 업체들은 25%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와이든 위원장은 이날 "외국 정부가 제조업체들을 계속 끌어들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것은 우리 경제의 위험을 높이고 미국 노동자들이 좋은 보수를 받는 일자리를 사라지게 한다"고 주장했다. 법안에 참여한 민주당 상원의원 데비 스태브노우도 성명을 통해 "새로운 법안은 미국 제조업체들이 국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돕는 추가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서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법안 발의에 나선 의원들은 전 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미국의 점유율이 떨어졌고 미국과 해외의 생산 비용 차이는 외국의 보조금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세액 공제가 시행되면 미국 업체뿐 아니라 애리조나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대만 TSMC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앞서 지난주 미 상원은 반도체·통신 장비의 생산 및 연구에 520억 달러(약 58조8,000억원)를 지원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또 지난달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정부 지원금으로 미국에서 7∼10개의 반도체 공장이 추가로 건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
“미국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강화, 기회로 활용해야”
산업 기업 2021.06.18 11:00:00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와 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우리나라는 이를 경쟁력 확보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구자열)는 18일 ‘미국의 공급망 강화전략 주요내용 및 전망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웨비나에서는 백악관이 지난 8일 발간한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 미국의 제조업 활성화 및 광범위한 성장 촉진’보고서에 담긴 반도체·배터리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의 공급망 구축 전략의 주요내용과 시사점, 기업의 대응방안을 집중 점검했다. 웨비나에 참여한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55%지만 반도체 제조업의 시장 점유율은 12%에 불과해 미국은 국내 반도체 제조 생태계 강화와 함께 동맹국과의 기술협력을 통한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반도체 제조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한국과의 협력이 확대되고 이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양국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현정 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실장은 “미국의 이번 보고서는 핵심 산업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첨단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개입을 정당화하는데 활용될 것”이라며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등의 분야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미국의 공급망 강화에 꼭 필요한 파트너로 우리 기업들은 미국의 공급망 강화 전략을 북미시장 및 경쟁력 확보의 기회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재 조달의 높은 대중국 의존도가 해소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왔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배터리 공급망 중에서 미드스트림(원자재 가공 및 셀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특히 광물을 배터리 등급 소재로 가공하는 정제과정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일부 광물의 경우 미국 내 매장량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가공 및 정제분야에 있어 중국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으로 인해 중국으로 수출, 가공 후 다시 수입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가공·정제 능력 부족이 향후 다운스트림(팩 및 전기차 생산, 재활용)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어 미국은 업스트림(원자재 채굴) 지배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외교적 노력을 증대시킬 것”이라며 “이는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조달 리스크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무역협회는 미국이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는 반도체, 전기차용 배터리, 의약품, 희토류 등 핵심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 보고서를 차례로 발간할 예정이다. 오는 23일에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공동으로 웨비나를 개최하고 미국 반도체, 배터리 산업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한미 산업 간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
"류허 中부총리, 차세대 반도체굴기 사령탑으로 임명"
국제 정치·사회 2021.06.17 20:40:59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의 반도체 관련 정책 수립을 주도할 인물에 자신의 경제 책사인 류허 국무원 부총리를 낙점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차세대 반도체 개발과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주도할 총괄 사령관으로 류 부총리를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류 부총리는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경제 책사로 불리는 인물로 중국의 경제·금융 개혁을 주도해왔다. 미중 무역전쟁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부터 대미 무역협상 대표를 맡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참모 중 한 명을 반도체 총괄로 임명한 것은 이 계획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2018년부터 중국의 기술개혁 태스크포스(TF)를 이끌어 온 류 부총리는 중국 자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와 최첨단 미세공정에 들어가는 장비 개발 등도 총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약 1조달러(약 1,131조원)의 지원금을 책정했으며 이중 상당 부분을 차세대 반도체 투자에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IC와이즈의 애널리스트인 구원쥔은 "중국은 세계에서 반도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인 만큼 공급망 보안이 중요하다"며 "어느 나라든 공급망 전체를 통제할 순 없지만, 한 나라의 노력은 한 기업보다 확실히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부총리는 지난달 중국 과학계와의 간담회에서 "중국에 기술과 혁신은 단순한 성장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는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
[기자의 눈] 반도체·배터리는 달라야 한다
산업 기업 2021.06.17 17:58:4520년 전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질 핵심 산업이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꼽았다. 당시 삼성·LG 등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해온 액정표시장치(LCD) 제조 기술력을 차곡차곡 쌓아 노트북, 모니터, 대형 TV 시장을 장악하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국가적 기대’는 2010년 초반까지도 강력했다. 2011년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기록한 수출 성과는 332억 달러로, 같은 시기 반도체는 501억 달러를 수출했다. 두 산업 간 격차는 이듬해 더욱 줄어들어 디스플레이는 367억 달러, 반도체는 504억 달러를 수출했다. 간극은 137억 달러에 불과했다. 그 후로 10년이 지났다. 반도체로 벌어들인 외화는 디스플레이의 그것보다 5배 이상 많다.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된 코로나19 시대에 반도체는 ‘산업의 쌀’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여전히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지만 사람들은 차세대 먹거리로 배터리를 꼽는 일이 잦아졌다. 무엇이 두 산업의 희비를 가르게 된 것일까. 여러 요인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취재 현장에서 만난 업계 종사자들은 “기술 국외 유출이 빚어낸 결과”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일부 기술을 제외하면 중국이 한국을 바짝 따라잡아, 더는 ‘기술 노하우만 뽑아내고 해고할’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들린다. 올해부터 정부는 반도체와 조선·자동차 등 12개 분야의 71개 기술을 국가 핵심 기술로 확대 지정하고 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과거보다 강력한 보호 조치를 마련했다. “국외 이직 이후의 처벌은 사후약방문”이라거나 “엔지니어의 재취업과 창업 지원 없는 미봉책”이라는 비판도 일부 나오지만 대부분은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벽이 보수됐다고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지속적인 정책 모니터링은 물론 기업과 함께 인재 유출의 원인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과거는 무한 반복될 것이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
세계 반도체시장 성장률 또 상향 조정…"24% 성장" 관측 나와
산업 산업일반 2021.06.17 16:36:27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올해 매출이 기존에 관측했던 규모 이상으로 커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1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시장의 작년 대비 성장률을 기존 19%에서 24%로 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기존 12%에서 19%로 한차례 조정한 데 이어 두 번째 상향 조정이다. IC인사이츠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비트단위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로직 반도체와 아날로그 반도체 제품군 전망이 예상보다 나아져 전체 반도체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는 작년 대비 2% 오르고, 반도체 제품별 출하량은 21% 늘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을 쥔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매출이 32% 늘며 전체 시장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분석됐다. D램 반도체는 비트단위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41% 늘 것으로 예상됐다. IC인사이츠는 D램 공급 부족 상황으로 가격 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매출은 22%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해 2분기 안정화되고, 하반기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외로 올해 로직 반도체 매출은 24%, 아날로그 반도체 매출은 25% 증가할 것이라고 IC인사이츠는 분석했다. 앞서 글로벌 반도체 수급 동향 조사기관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이달 초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증가율을 기존 10%에서 19%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올해 시장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진입했다는 시장 조사기관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며 “견조한 반도체 수요와 함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
머크, ESG 경영 일환 국내 반도체 인력 교육 진행
산업 기업 2021.06.17 15:33:56한국머크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프로그램 일환으로 경기도 내 기술계 고등학교 및 대학교 학생들에게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 교육을 지원한다고 17일 밝혔다. 한국머크는 한국복지대학교와 안중고등학교 재학생에게 화학적기계연마(CMP) 및 박막 공정 등 반도체 공정 관련 지식을 교육한다. 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과정 이론 및 제조 현장 교육도 4회에 걸쳐 실시할 예정이다. 첫 교육은 16일 한국복지대학교 AI반도체융합학과 재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올 하반기에는 안중고등학교 전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다. 향후 교육을 확대할 학교도 협의 중이다. 경기도는 머크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인재육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머크는 국내 학계와도 협력한다. 회사는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와 함께 오는 8월 5일 ‘2021 KIDS 어린이 스쿨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에게 디스플레이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는 프로그램이다. 김우규 한국머크 대표는 “머크의 일렉트로닉스 비즈니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허브인 경기도에 있는 한국 고객사를 계속 지원할 계획”이라며 “경기도 안산 지역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제공한 디지털 교육을 포함해 인재육성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예정””라고 밝혔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
반도체장비 전용부품.. 빠른 통관 가능해진다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1.06.17 14:58:40정부가 ‘K반도체’ 육성을 위해 반도체 장비 전용 부품의 경우 안전인증면제 확인절차 없이 출고 및 통관이 가능토록 했다. 지난해 기준 안전인증을 면제받은 전기용품은 총 3,961개이며, 이 중 반도체 장비 부품이 1,269건으로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반도체 장비 전용부품을 안전인증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17일 밝혔다. 안전인증 대상 반도체 부품은 한국제품안전관리원을 통해 ‘안전인증 면제 확인’을 받으면 별도 인증을 받지 않고도 제품을 출고하거나 수입할 수 있다. 문제는 납품 건별로 안전인증 면제를 신청해야 하는데다 면제확인을 받는데 최대 5일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절차를 기업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반도체 장비 부품은 산업 특성상 소량, 다품종 수요가 많은데다 수시로 발주 및 수급이 이뤄지다 보니 안정인증 면제를 위한 행정절차를 수차례 반복해야 되기 때문이다. 실제 한 반도체 장비 부품업체의 경우 지난해 총 448건의 인증면제를 신청하기도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365일, 24시간 돌아가는 반도체 라인 특성상 안전인증 면제에 걸리는 5일도 기업에게는 부담”이라며 “이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행정을 통해 전기용품 안전인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
송영길 "반도체 지원조건, 1·2차 벤더와 연관 중소기업 상생하도록 정비"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1.06.16 10:25:16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1·2차 벤더산업은 물론, 연관 중소업체들도 상생할 수 있도록 반도체 대기업 지원조건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 연단에 올라 "특히 ‘반도체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는 21세기 IT산업의 쌀이자 한국 경제의 기둥"이라며 "수출 비중이 전체의 20%에 달하고 9년 연속 수출 품목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제1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중 반도체 전쟁 속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의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지난달 13일 발표된 K-반도체 벨트 전략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밑그림을 가장 잘 그린 정책이라는 찬사를 보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당은 법적?제도적 개선 사항들을 꼼꼼하게 점검하겠다"며 "정부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은 국회가 채워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
"007 작전 하듯 반도체·배터리 두뇌 빼가" 전세계 '韓 인력' 쟁탈전
산업 기업 2021.06.15 18:14:28지난 2017년 설립된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는 유럽 내에서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맹아’ 대우를 받는다.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의 글로벌 전기차 전략 핵심 파트너로서 빠르게 기술을 축적해나가고 있다. 유럽연합(EU) 차원의 지원도 뒤따른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 같은 노스볼트의 급성장 배경에 한국 연구개발(R&D) 인력이 있다고 의심한다. 실제 노스볼트는 지난해 자사 홈페이지에 “30명 이상의 한국인과 일본인 기술자들이 일하며 배터리 연구팀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가 기술 유출 논란이 일자 뒤늦게 이를 삭제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최첨단 반도체, 친환경 자율주행차 등 분야를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산업 재편의 빅뱅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별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최근에는 국가 대항전 성격이 강해졌다. 미국이 반도체·배터리·의약품·희토류 등 4대 품목에 대한 공급망 강화에 나선 것처럼 일본과 중국·EU도 정책 역량을 쏟아부어 미래 산업 기술 선점에 뛰어들었다. 기술 선점의 핵심은 인력 확보다. 기존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융합 흐름이 뚜렷해진 점도 인력 쟁탈전의 배경으로 꼽힌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우수한 R&D 인력들이 집중 영입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은 인재 쟁탈전이 격화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있다.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고액 연봉을 미끼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의 고급 인력 스카우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국가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평균 연봉은 약 20만 달러(약 2억 2,3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업체는 어학 교육비, 주택 보조금, 자녀 교육비 지원 등 파격 조건으로 유혹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업체 간 연봉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연차가 낮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해외로 이직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는 인력 빼가기가 더 치열하고 노골적이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은 수년 전부터 한국 반도체 인력 빼가기에 혈안이 돼 있다. 최근 한 헤드헌팅 업체는 중국에서 근무할 D램 전문가를 물색하면서 ‘S사(삼성전자), H사(SK하이닉스) 관련 근무자’를 우대 조건으로 내세웠다. 중국 칩 설계 업체인 유니SOC는 경력 직원 채용 조건에 아예 ‘삼성전자·SK하이닉스 근무 경력을 우대한다’고 못 박았다. 최근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면서 국내 인력 유출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최근 삼성전자 미국법인 파운드리 부문에서 일하던 하오 홍을 파운드리 서비스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눈에 보이는 인력 채용도 활발하지만 최근에는 공식적인 채용보다 ‘007 작전’하듯 소리 소문도 없이 사람을 빼가는 경우가 더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탈원전 정책에서 비롯된 국내 원전 전문가들의 해외 유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 원전이 각광받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인력 유출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원자력 산업 인력은 2016년 3만 7,232명에서 2019년 3만 5,469명으로 1,763명 줄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한 후 한전기술 등에서 인력 유출이 두드러졌다”며 “2018년부터 2년간 100여 명이 연봉 2배 정도를 받고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넘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R&D를 총괄하던 임원이 현대모비스 등을 거쳐 중국 헝다그룹으로 옮기기도 했다. 중국 부동산 재벌인 헝다그룹은 전기차 시장에도 진출해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인력들이 대거 헝다그룹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산업 분야의 인력 엑소더스가 벌어지면서 자칫 국내 액정표시장치(LCD) 인력들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로 유출돼 LCD 분야에서의 추격을 허용했던 과거 사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인 BOE는 2000년대 들어 한국 기업 인수와 인력 확보로 경쟁력을 키워 현재 글로벌 LCD 1위에 올라 있다. 이 때문에 산업계에서는 핵심 산업 인재를 파격적으로 우대해줄 수 있는 국가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제조업 분야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술 경쟁이 개별 기업 간에 벌어지는 사안이었다면 이제는 국가가 직접 나서서 경쟁하는 흐름으로 바뀌었다”며 “핵심 인재를 육성만 할 게 아니라 국가가 이들을 관리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세종=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
[사설] 마이크론·TSMC 협공… 반도체 지원 골든타임 지켜라
오피니언 사설 2021.06.15 00:05:00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인 대만의 TSMC와 메모리 3대 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론이 공격적 투자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TSMC는 구마모토현에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 생산 등을 위한 대규모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 120억 달러(약 13조 4,000억 원)를 들여 5개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한 데 이어 일본과의 협력도 강화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2년 전 비메모리를 키우겠다며 133조 원을 투자하는 10년 계획을 발표했지만 TSMC가 더욱 집요하게 파상 공세를 벌이는 형국이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의 공격이 예사롭지 않다. 마이크론은 11일 “일본과 협력해 5세대 D램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2일 세계 최초로 4세대 D램 양산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차세대 D램을 일본과 함께 개발하겠다고 한 것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 양산 방침도 발표했다. 메모리의 양대 산맥인 D램과 낸드의 최첨단 경쟁에서 마이크론이 치고 나오면서 20년 가까이 지켜온 한국의 메모리 최강국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이런 판국에 세계를 누비며 반도체 전쟁을 지휘하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야 할 삼성전자 최고경영자는 감옥에 갇혀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거듭 촉구한 것은 반도체 전쟁의 긴박한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당정이 연구개발(R&D) 투자 및 시설 투자 비용 가운데 각각 최대 50%, 20%까지 세액 공제를 해주겠다는 내용 등을 담은 반도체특별법 제정도 점차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우리 기업들이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서둘러 세제 혜택, 규제 철폐 등 과감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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