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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행복주택 공급…금리 인상에 수요 몰리나
부동산 주택 2022.12.06 18:34:36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마지막으로 공급하는 행복주택의 입주자 모집에 나서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세 대비 저렴한 행복주택은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에 대출이자 부담을 느낀 이들 사이에서 내 집 마련의 대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6일 LH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LH는 이달 12일부터 15일까지 행복주택 8개 단지, 3835가구에 대한 청약 접수를 진행한다. 이는 올해 분기별 행복주택 신규 공급 물량 중 가장 많은 물량이다. 지역별로 보면 파주운정3 A47(882가구), 수원당수 A2(1150가구) 등 수도권 6개 단지(3437가구)와 정읍수성 A-1(98가구), 영광단주 A1(300가구) 등 지방권 2개 단지(398가구)다. 행복주택은 청년·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공공임대로,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인 저렴한 임대료로 최장 10년간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시 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맞벌이 신혼부부 120%)인 청년과 신혼부부라면 청약할 수 있다. 청년은 2억 8800만 원, 신혼부부는 3억 2500만 원 이하의 자산 요건을 함께 충족해야 한다. 올해 들어 행복주택에 대한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연이은 금리 인상과 주택 경기 침체로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저렴한 공공임대로 눈을 돌리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의 월세화 현상으로 월세 가격이 크게 뛴 것도 공공임대의 인기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LH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행복주택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3.98 대 1로 2019년 연간 평균 경쟁률인 2.24 대 1보다 크게 뛰었다. 지난달 평균 경쟁률 2.81 대 1로 청약 접수를 마감한 화성동탄2 A-54에서는 청년에 공급된 전용 45㎡ 16가구에 851명이 몰리며 53.19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월세는 오르는데 소득은 늘지 않자 ‘궁여지책’으로 행복주택을 선택하는 젊은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며 “양적인 공급 확대도 중요하지만 선호도 높은 입지에서 중형 면적의 행복주택을 공급하는 등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다이나테크, 무역의 날 ‘700만불 수출의 탑’ 수상
산업 중기·벤처 2022.12.06 15:15:48다이나테크는 해외시장 개척·수출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제59회 2022년 무역의 날’ 기념행사에서 ‘7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5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다이나테크는 올해 4분기 기준 수주액 800만달러 이상을 달성해 내년에는 ‘1000만불 수출의 탑’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 다이나테크는 반도체 후공정인 패킹공정 중 다이싱 테이프를 부착하는 공정설비를 국산화·고도화해 해외 외주반도체패키지테스트 회사들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차세대 기술인 팬아웃 웨이퍼 레벨 패키지 공정에 들어가는 열 이용 테이프와 와퍼 박리 설비 판매에 주력해 수출 증대를 이뤄냈다. 이에 경기도 수출기업인의 날에서 코트라 표창장 부문에서도 선정됐다. 공영준 다이나테크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악재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의 꾸준한 노력으로 성장을 이뤄냈다”며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는 기업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
“내년 항공업계 골디락스"…날개 펴는 유나이티드항공[서학개미 리포트]
증권 증권일반 2022.12.06 09:56:14모건스탠리가 유나이티드항공(UAL)의 목표 주가를 67달러로 제시했다.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로 상향했다. 6일 유나이티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2.6% 상승한 45.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12월 6일(88.58달러)의 절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 주가는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목표 주가 67달러까지 50%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이 항공 업계의 골디락스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전체가 시장 기대치를 넘는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중에서도 유나이티드항공의 수혜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라비 섄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지난 3년간의 불확실성 이후 2023년은 항공 업계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수익을 주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메이저 항공사의 실적이 우선 반응하고 저가 항공사는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고공 행진 중인 항공 요금도 호재다. 섄커 애널리스트는 “여행 수요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비즈니스 수요도 내년 초면 코로나19 전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라며 “해외여행도 2023년 중반까지는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견조한 항공 수요 증가세를 볼 때 경기 침체 우려에도 항공주가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대에 있다고 봤다. 섄커 애널리스트는 “항공사의 수익 궤적이 명확해지고 현금 흐름이 개선됨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 수요가 회복하면서 대표적인 항공기 제작 업체인 보잉의 주가도 반응하고 있다. 보잉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2% 상승한 185.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12월 6일의 354.09달러에 비하면 반 토막 난 가격대지만 올해 9월 30일의 121.08달러 대비 52.9% 오르며 바닥을 다지고 상승하고 있다. 보잉의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항공기 수요가 견조해서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0일 메모에서 보잉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과 목표 주가 213달러를 제시했다. 크리스틴 리와그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보잉은 공급망 안정화 측면에서 여전히 할 일이 많다”며 “최악의 구간은 지났고 항공기 수요와 인도에 대해 긍정적인 관측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
"내년 경기 충격에 선제 대응…상반기 예산집행 역대최고로"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2.06 09:30:00내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 상반기 중 예산 지출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려 잡기로 했다. 예산 총액은 정해져 있지만 집행 속도를 끌어올려 경기 충격에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최상대(사진) 기획재정부 2차관은 6일 서울 수출입은행에서 ‘재정집행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내년 초 어려운 민생 경제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이에 따라 내년에도 ‘상반기 신속 집행 기조’ 아래 적극적 재정 지출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집행 목표는 올해 목표치였던 63%보다 상향해 설정, 관리할 방침이다. 정부의 상반기 신속 집행 목표는 2018년만 해도 58%에 불과했지만 이후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매년 목표치가 상향 조정돼 올해 63%까지 상승한 바 있다. 최 차관은 “주요국의 고강도 통화 긴축 및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경제적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회 예산안 의결이 지연되면 그 후속 절차도 늦어지는 만큼 국회가 내년 예산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민 소비지출 계획’에 따르면 응답자 과반(56.2%)은 내년 소비 지출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소 폭은 올해 대비 평균 2.4%였다. 소비를 줄이는 이유로는 물가 상승(43.9%), 실직 및 소득 감소 우려(13.5%) 등이 꼽혔다. 한편 정부는 예년보다 이른 내년 설 명절 연휴 대응도 미리 준비하기로 했다. 내년에도 성수품 관리 등 물가 안정 관련 재정 사업은 별도 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집행을 중점적으로 점검·관리할 계획이다. 올해 정부가 발표한 5조 3000억 원 규모 44개 물가 안정 사업은 11월 말 기준 80.6%가 집행됐으며 연말까지 100% 집행이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올겨울 한파와 난방 비용 상승으로 취약 계층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동절기 에너지 바우처, 경로당 및 아동 시설 난방비 지원 사업의 집행을 집중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
식지않는 서비스업 경기에 긴축 강도 높아질라…S&P500 1.79%↓[데일리국제금융시장]
증권 해외증시 2022.12.06 07:10:31미국의 서비스업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가장 잘 떨어지지 않는 인플레이션 부분으로 꼽은 서비스업에서 실제 경기가 식지 않는다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긴축 강도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5일 CNBC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2.86포인트(-1.79%) 하락한 3,998.84로 다시 4000 선을 아래로 내려갔다. 다우존스는 482.78포인트(-1.40%) 내린 3만3947.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1.56포인트(1.93%) 하락한 1만1239.94에 장을 마감했다. ISM이 발표한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5를 기록해 전월 54.4에서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는 53.7로 전월보다 서비스 업황이 완화되는 것이었지만 고용 지표에 이어 서비스 지표까지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PMI는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추세에 있다는 뜻이다. 이에 미국 국채 수익률은 경기 침체가 닥칠 때까지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올랐다.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약 9bp(1bp=0.01%포인트) 상승한 3.689%를 기록했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12bp 뛰어올라 4.4%에 거래됐다. 개별 주식은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 감산 소식 에 약 6.4% 하락했고, 아마존과 넷플릭스 같은 기술주는 성장 우려로 각각 3.3%, 2.4% 하락했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투자관리 수석 부사장인 피터 에셀은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 추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여러 경제 수치가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나오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높일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암호화폐는 긴축 강화 우려에 국채 수익률과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현재 24시간 전 대비 -0.74% 하락한 1만697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는 1.6% 가량 내린 1259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유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05달러(3.81%) 하락한 배럴당 76.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지난 한 주간 3.70달러(4.85%) 상승했으나 이틀간 4.29달러(5.28%) 하락해 그간의 오름폭을 모두 되돌렸다. 이날 WTI 가격은 지난달 25일 이후 최저치다. -
애플 MR '메타버스' 구세주 될까
산업 기업 2022.12.05 18:04:34애플의 혼합현실(MR) 기기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든 게임사들이 반색하고 있다. 올해 들어 메타버스 열풍이 급격히 잦아들면서 본업인 ‘게임’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수 제기됐다. 하지만 애플이 시장에 진출하면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관련 사업을 준비해온 게임사들도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최근 배우 김아중, 이준혁 소속사 ‘에이스팩토리’ 지분 51%를 398억 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JTBC 드라마 ‘인사이더’를 공동 제작한 드라마 제작사이기도 하다. 넷마블에프앤씨는 디지털 휴먼, 버추얼 프로덕션, 블록체인 게임 등 그룹의 메타버스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넷마블에프앤씨가 투자를 결정한 것도 메타버스 사업 협업을 위해서다.넷마블에프앤씨 관계자는 “에이스팩토리 드라마에 넷마블에프앤씨의 시각특수효과(VFX) 기술을 적용하고, 디지털 휴먼을 출연시키는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에이스팩토리가 보유한 배우, 드라마 지식재산권(IP)를 넷마블에프앤씨가 제작하는 게임, 웹소설 등 콘텐츠에 적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게임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승리호’ 제작사 위지윅스튜디오를 1607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 SM엔터테인먼트, RBW에 수 백억 원을 투자한 컴투스가 대표적이다. 넥슨도 올해 상반기 ‘어벤저스’ 루소 형제가 설립한 제작사 ‘AGBO’의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이외에도 스마일게이트와 크래프톤이 자사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영화를 제작하고, 가상 아이돌을 제작해 가수로 데뷔시키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게임사들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투자하는 당장의 이유는 게임 외에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메타버스’ 시장 선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사들은 게임엔진 기술, 스토리텔링 능력 등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노하우는 이미 갖추고 있다”며 “결국 콘텐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유명 IP가 필요한데, 이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사와 손을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컴투스도 SM엔터 지분을 매집한 이유로 ‘메타버스 사업 협업’을 들었다. 컴투스는 후년 초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SM 아티스트들이 입점하는 등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게임사들은 메타버스 사업에서 당장의 성과는 보여주고 못하고 있다. 예컨대 스마일게이트 가상인간 ‘한유아’와 크래프톤 ‘애나’ 모두 가수로 데뷔했지만 멜론 차트 10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컴투스 미디어사업부문은 올해 3분기 내내 적자를 기록했고, 넷마블에프앤씨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전개하면서 2020년 721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작년 276억으로 급감했다. 최근 경기 침체로 메타버스 열풍 자체가 사그라들면서 본업 '게임'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다수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출시가 내년 초로 임박했다는 소식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MR 헤드셋 전용 운영체제(OS)로 알려졌던 ‘리얼리티 OS’의 명칭을 ‘xrOS’로 변경하고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상표권 확보에 돌입했다. 애플이 과거에도 제품 출시 직전 이 같은 절차를 통해 상표권을 확보해온 만큼 업계에서는 헤드셋 출시가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소식에 넷마블과 컴투스 주가가 최근 꿈틀대기도 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름값이 확실한 애플이 메타버스에 뛰어들면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질 것”이라며 “관련 콘텐츠들을 준비해 온 회사들이 내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
올해 車 수출액 530억弗 '역대 최대'…내년 성장 지속에도 위험 요인 공존
산업 기업 2022.12.05 17:37:59올해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이 악재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인 53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국내 자동차 산업은 소폭 성장을 거두겠지만 경기 침체 여파로 수요가 일부 줄어들 가능성은 있어보인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2년 자동차산업 평가 및 2023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산업은 연초부터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공급망 차질, 반도체 수급 부족 등 연이은 악재로 빈번한 생산 차질을 겪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반도체 공급 개선으로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내수와 수출이 동반 회복세를 보였다. 내수는 친환경차와 SUV 판매가 인기를 보였지만 공급 감소로 높은 대기수요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 감소한 169만 5000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은 친환경차, SUV 등 국산차의 판매 호조와 환율 효과로 11.7% 증가한 228만 대, 수출액 또한 고가격 차량 수출 증가로 14.1% 증가한 530억 달러로 역대 최대 금액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은 각종 글로벌 악재로 반도체 및 부품 공급난이 지속되며 상반기에 차질을 겪었지만 하반기에 높은 회복을 보이며 6.9% 증가한 370만 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판매에서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올해 1~10월 누적 기준 약 525만 대를 판매해 8.1% 점유율로 1위 도요타그룹(804만 대·12.5%), 2위 폭스바겐그룹(649만 대·10%)에 이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회복되고 누적 수요가 이연되며 소폭 성장이 기대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되며 고물가·고금리가 신규 수요를 일부 제한할 전망이다. 내수는 누적된 대기수요가 해소되고 기저효과 영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가계 가처분소득 감소와 고금리가 신규 수요를 제한해 전년 대비 1.5% 증가한 172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법으로 인한 전기차 수출 차질, 러시아 수출 중단 등의 악재가 있지만 고환율이 가격경쟁력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3.1% 증가한 235만 대로 전망된다. 생산은 견조한 국내외 수요를 바탕으로 원자재와 반도체 수급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1.4% 증가한 375만 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M&A 투심 한겨울…PEF '아픈 손가락' 급증 [시그널INSIDE]
증권 국내증시 2022.12.05 16:04:20시중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에 인수합병(M&A) 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기업 경영권을 사들였던 사모펀드(PEF)가 장기 보유하다 제때 매각하지 못한 투자 기업이나 지분들이 크게 늘게 됐다. 증시 하락에 자금 경색까지 겹쳐 M&A 시장에 신규 투자자의 진입이 어렵고 대기업들도 보수적인 접근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PEF 역시 투자 기업이나 지분의 가치를 쉽사리 낮추기 어려워 인수 후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딜라이브의 경영권 매각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펀드가 2007년 총 2조 2000억 원을 투입해 인수한 딜라이브는 인터넷TV에 이어 최근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도 치여 시장점유율 및 수익이 뒷걸음질하고 있어 선뜻 인수하려는 곳이 없다. MBK와 맥쿼리 측은 2016년 신한·하나은행 등 채권단에 인수금융 자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해 딜라이브 경영권을 넘긴 상황인데 채권단 일부도 딜라이브를 저가에 매각하면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해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블TV 시장의 성장 및 수익성이 꺾이자 한때 2조 원을 호가하던 딜라이브의 몸값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이 가격에도 새 투자자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2017년 인수한 락앤락(115390)도 금리 인상과 주가 하락에 골머리를 앓는 ‘아픈 손가락’이다. 어피너티는 락앤락 지분 63.6%를 인수하면서 총 6293억 원을 투입했고 인수금융으로 3235억 원을 조달했는데 이달 중 만기가 돌아온다. 락앤락 주가는 인수 당시 가격의 3분의 1 수준인 주당 6000원대에 머물러 차환 가능한 대출액은 줄면서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은 늘어날 형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상장사 매각은 시가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 주가가 떨어진 상태에서는 더욱 힘들다”면서 “PEF는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고 싶지만 펀드에 자금을 댄 출자 기관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어피너티는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 5000원에 사들였던 투자도 회사 측과 법적 분쟁만 장기화할 뿐 10년 동안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PEF들이 매각에 난항을 겪는 기업 매물은 계속 쌓여 카무르PE는 2015년 인수한 천호엔케어 매각을 위해 최근 농심과 협상했으나 가격 이견을 좁히지 못한 바 있다. 칸서스자산운용이 산업은행 출자를 받아 보유 중인 KDB생명도 2년 전부터 매각하려 했지만 새 주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와 JKL파트너스 역시 하반기 GS ITM 매각을 추진하다 시장 악화에 내년으로 연기했다. PEF 운영사인 H&Q코리아는 내년 펀드 만기가 돌아올 11번가의 투자 회수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H&Q코리아는 2018년 국민연금·MG새마을금고 등과 5000억 원을 11번가에 투입했지만 기업공개(IPO)가 요원해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11번가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지분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e커머스 업계의 경쟁이 날로 거세지며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아 11번가의 매각 또는 신규 투자자 확보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앵커PE와 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 등 해외 유수의 PEF들도 새벽 배송으로 유명한 컬리에 수천억 원을 투자했지만 내년 초 컬리의 IPO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자금 회수보다는 추가 투자를 고려해야 할 처지가 됐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에 800억 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 JKL파트너스도 항공 업계 정상화가 늦어지며 상반기 티웨이항공의 유상증자에 217억 원을 추가 투입하는 등 부담이 커지고 있다. -
[이번주 증시 전망] 12월 FOMC 앞두고 박스피 전망…경기 둔화 신호도 우려 요인
증권 국내증시 2022.12.05 07:30:00이번 주 국내 증시는 이달 중순 예정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피벗(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최근 미국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기준선을 밑도는 등 경기 둔화 신호가 포착되며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밴드로 2420~2540선을 제시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주 대비 3.53포인트(0.14%) 내린 2434.3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 코스피 지수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완화 기대감과 연준 금리인상 속도 조절 등 호재가 이어지며 장중 한때 25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2일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커지며 1.84% 하락한 2430선에 안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일 ISM 제조업지수 수축 국면 진입으로 경기 악화 우려가 부각되는 와중에 미국 고용지표(비농업부문, 실업률) 발표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유입돼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후퇴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7904억 원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은 각각 173억 원, 7276억 원을 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었다. 연일 박스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증시도 숨고르기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 발언으로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나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30개월 만에 기준선 50을 하회한 가운데 한국 11월 수출 금액도 519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 감소해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420~2540선을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미국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지 않는다면 당분간 연준 정책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한국 수출이 부진한 점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 또한 “명망 높은 경제 지표 중 하나가 침체를 공식화한 상황이기에 고물가 정점 통과 기대감만 믿고 반등해온 주식시장도 스스로를 돌아볼 공산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고금리 여파로 낙폭과대가 컸던 대형 성장주 유형과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국내 소비재 및 산업재 등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최근 1개월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상승폭이 제한됐던 업종은 유통, 방산, 조선, 하드웨어, 화학 등으로 분석된다. 서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와중에는 실적 전망이 이미 하향된 업종을 보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고 했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005930), 아모레퍼시픽(090430), LG화학(051910) 등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추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불황에 견딜 수 있는 펀더멘탈(기초 체력)을 갖춘 것과 시장 상황 악화 등 악재가 이미 경기에 선행된 점이 높게 평가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반영됐다. 실제로 최근 베이징, 광저우 등 중국 대도시에서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완화했다는 소식에 아모레퍼시픽 주가도 7%가량 뛰어올랐다. LG화학의 경우 양극재 등 첨단소재 부문이 저평가돼있는 것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가 기대되는 점이 긍정적이다. 한편 이번 주 주요 이벤트로는 6일 미국 11월 ISM제조업지수 발표, 7일 중국 11월 수출입 지표 발표 및 유로존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발표, 9일 중국 11월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 미국 11월 생산자물가 지수 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
[사설] 역성장 전망까지…리세션 극복 위한 정교한 정책조합 짜라
오피니언 사설 2022.12.05 00:00:01수출과 내수 동반 부진으로 경기가 4분기에 하강하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진입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일 내놓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증가세를 보이던 민간 소비가 4분기부터 고금리·고물가로 위축되고 있다. 부채 상환 부담 증가 및 기업 자금 시장 경색 등으로 가계와 기업의 경제 심리는 얼어붙고 있다. 수출은 10월 이후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제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3.6% 하락한 110.5였다. 이는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현대경제연구원은 4분기나 내년 상반기에 경제가 역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를 짓눌러온 물가 상승세는 올해 7월 정점을 기록한 후 다소 완화되고 있다. 물가가 진정될수록 통화 당국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릴 이유도 줄어든다. 점차 경제 문제의 초점이 물가에서 침체로 옮아갈 가능성이 커진다. 저ㄴ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세계 경제의 키워드가 인플레이션이었다면 내년에는 리세션(침체)이 될 것”이라며 “키워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물가가 잡히지 않는 상태에서 침체가 본격화하는 것을 경계한 언급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의 고삐를 놓지 않으면서도 불황 극복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두고 정교한 정책 조합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건전 재정을 유지하되 취약 계층 등 필요한 곳을 핀셋 지원하는 일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또 법인세 인하, K칩스법, 전략산업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등으로 기업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노동·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이 글로벌 정글에서 마음껏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
전광우 이사장 "내년 R의 공포 현실화…에너지 인프라 투자로 침체 폭 줄여야"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2.04 17:28:53“올해 세계 경제의 키워드가 ‘I(inflation·인플레이션)’였다면 내년 키워드는 ‘R(Recession·침체)이 될 것입니다. 물가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침체가 본격화하면 그게 바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죠. 내년 경제 키워드가 ‘S(스태그플레이션)’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세계 각국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겁니다.” 전광우(73·사진)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2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앞으로 경기 침체가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특히 “내년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지 않으려면 ‘선택적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재정 운용의 폭이 크지 않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에너지 인프라 투자 등에는 재정을 투입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 급격히 소진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노동·규제 개혁 등을 통해 탈(脫)중국 자금을 국내로 흡수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 경제의 최후 보루로서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는 한편 약화되고 있는 경제 성장을 되살리기 위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한 것이다. 15년간 세계은행 금융 담당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뒤 우리금융그룹 부회장, 딜로이트코리아 회장 등을 거쳐 2008년 초대 금융위원장으로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주도했고 역대 최장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타이틀 등도 보유한 전 이사장에게 혼란과 격변의 시기에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물어봤다. 인터뷰 날 11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됐다. 전년 동월 대비 5.0% 올라 10월(5.7%)에 비해 떨어졌다. 최근 원·달러 환율도 가파른 하락세다. 때마침 전날에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2월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 불안감이 조금 누그러질 만한 분위기지만 전 이사장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과거 경험을 되돌아보면 위기 국면은 불안했던 시장이 안정을 찾다가 다시 악화하는 사이클이 반복된다”며 “실제로 2008년 10월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로 외환시장의 불안이 잦아드는 듯했지만 이듬해 3월 원·달러 환율이 1570원을 넘어섰다”고 회상했다. 이어 “최근 위기의 원인인 코로나19 이후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긴장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고 그 여파가 금융뿐 아니라 실물 부문까지 퍼지고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전 이사장은 내년 경제를 흔들 요인으로 고물가 외에도 중국의 경제 둔화와 북한의 도발,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그는 특히 “개인적으로 중국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라고 몇 년 전부터 말해왔다“며 “세계은행에서 일하며 개혁 초기 중국, 고도 성장기의 중국을 모두 지켜봤다. 이제는 중국이 성장 모멘텀이 떨어지는 변곡점을 지나고 있음을 강하게 느낀다”고 했다. 전 이사장은 “중국은 우리 수출의 4분의 1, 홍콩까지 합치면 30%에 이른다”며 “우리로서는 (무역정책 등의) 전략적 수정이 필요하고, 나아가 중국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경제와 안보가 분리되는 게 아니라 같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부자가 되기 전에 고령화 문제를 안은 현대 사회의 최초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고령화 문제와 맞물려 중국 지방정부의 심각한 부채, 이미 터지고 있는 부동산 버블 등은 모두 수습이 쉽지 않은 문제들이다. 전 이사장은 “시진핑 3연임 이후 지도부 구성 자체가 반시장·반기업적인 당 중심의 사람들로 채워져 소위 국가자본주의로 유턴하고 있다”며 “중국도 고도 성장이 저물고 저성장이 고착될 수 있는 만큼 우리 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머리를 짜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맥락에서 비생산적 정쟁을 이어가는 정치권이 국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리스크라고 꼬집었다. 전 이사장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정부가 위기 극복을 위해 정책 대응에 속도감 있게 나설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여소야대 지형으로 정부의 국정 동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컨트롤할 수 없는 대외 위험 요인이 가득한데 내부적으로도 위기 극복을 위한 협조 체계가 구축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말로 옮기기도 부끄러운 이슈에 대한 불필요한 정쟁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물연대 파업을 부추기는 듯한 야당의 움직임도 비판했다. 전 이사장은 “국익 앞에서는 정쟁을 멈추고 똘똘 뭉치는 미국을 배워야 한다”며 미국 상원이 찬성 85표 대 반대 15표로 철도파업금지법을 통과시킨 점을 언급했다. 현재 미 상원이 공화당 50석, 민주당 48석, 무소속 2석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하면 초당적 협력으로 법안이 통과된 것이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그는 “노조들이 걸핏하면 띠 두르고 삭발하고 나서면 어느 해외투자가가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겠느냐”며 “국익을 위해 야당도 협조할 것은 협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 이사장은 그러면서 “대통령도 ‘야전사령관’으로서 경제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통제하기 힘든 여러 대외 요인이 얽혀 현재 위기가 촉발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위기의 근원을 외부로만 돌리고 마는 모습을 어느 국민이 원하겠느냐. 대통령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같이 뛰며 정책 집행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외 기관에서 내년 한국 경제가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심지어 노무라증권은 -0.7%의 역성장을 점쳤다. 전 이사장은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약화가 굉장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선택적 재정 확대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정부가) 채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재생에너지 전환의 연착륙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이사장은 “현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는 옳은 방향이지만 내년 성장 둔화의 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정 투자도 필요하다”며 “탄소 중립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에너지 인프라 구축은 정부가 적극 나설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도 SK도 RE100을 선언하지 않았느냐”며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은 국가뿐 아니라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약속이다. 아울러 중국의 정치·경제적 불안으로 글로벌 자본이 ‘차이나 런’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를 국내로 끌어들이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해외투자가를 더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법인세를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추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한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이 27.5%(지방세 포함)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3.1%)보다 높고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4단계 누진세율이라는 복잡한 과세 체계를 가지고 있다. 전 이사장은 “법 정비를 통해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등 경영의 불안정을 최소화해 한국의 투자 매력을 높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 사태를 언급하면서 “(트러스 총리가 제안한) 법인세 인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정책의 타이밍, 정책의 조합이 중요하다는 게 영국 사태의 교훈”이라며 “우리의 과도한 법인세율은 지금이라도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추는 게 맞다”고 짚었다. 그는 이 같은 전반적인 개혁이 글로벌 공급망 개편 흐름의 와중에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묘수라고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미국은 여러 인센티브를 주며 해외 기업을 유치하고 자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도 결국 생존을 위해 미국 투자를 늘리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법인세 인하, 노동 개혁 등 국내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대폭적인 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 기업마저 ‘탈한국’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결국 한국 산업의 공동화로 이어져 고용시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미래 세대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He is… △1949년 서울 △1973년 서울대 경제학 학사 △1977년 미국 인디애나대 경제학 석사 △1981년 미 인디애나대 경영학 박사 △1982~1986년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영학 교수 △1986~2000년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2000~2001년 국제금융센터 원장 △2001~2004년 우리금융그룹 부회장 △2004~2008년 딜로이트코리아 회장 △2007~2008년 외교통상부 국제금융대사 △2008~2009년 금융위원장 △2009~2013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2013~2018년 연세대 경제대학원 석좌교수 △2019년~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사진=오승현 기자 story@@sedaily.com, 정리=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
[서학개미 리포트] ‘미국판 올리브영’ 얼타뷰티, 실적성장세에 주가 탄탄대로
증권 국내증시 2022.12.04 17:02:15미국 최대 화장품 유통업체 얼타뷰티(ULTA)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하며 주가도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얼타뷰티가 미국 소비자의 소비여력 둔화 우려에도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미국판 올리브영으로 알려진 얼타뷰티는 올해 3분기 매출 23억 4000만 달러(약 3조 466억 원), 주당순이익(EPS) 5.34달러를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17.2%, 35.5%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매출 22억 1000만 달러(약 2조 8774억 원), EPS 4.15달러의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데이브 킴벨 얼타뷰티 최고경영자(CEO)는 “저렴한 가격부터 고급 력셔리 제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유일한 화장품 유통업체”라며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모든 소득 수준에서 고객 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얼타뷰티가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주가도 고공 행진 중이다. 2일(현지 시간) 얼타뷰티는 장중 한때 477.92달러를 기록,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얼타뷰티는 장 후반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471.33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 14%가량 상승한 수치다. 월가는 연말까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실적 예상치도 상향 조정했다. CNBC에 따르면 얼타뷰티는 올해 매출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 200억 원), EPS 최대 22.9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얼타뷰티의 오프라인 매장 고객수가 처음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며 연간 매출과 EPS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며 “엔데믹 이후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 온라인 채널 경쟁력이 높아진 것 등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Z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얼타뷰티에 대해 긍정적인 접근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최대 화장품 유통업체인 올리브영 역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CJ그룹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382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556억 원으로 집계됐다. -
"美·中 나뉘면 세계 실질소득 5% 감소…韓이 최대 피해"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2.04 12:00:00세계 3개 경제권역인 미국·유럽·중국이 동반 부진을 겪는 가운데 신흥국도 어려움에 빠지면서 내년 세계경제 회복 흐름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두 진영으로 나뉘는 분절화(fragmentation)가 발생하면서 한국이 최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일 한은 조사국은 ‘내년도 세계경제의 특징 및 리스크 요인’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인플레이션 급등, 이에 대한 정책 대응으로 세계경제 성장 흐름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 전망에서 세계경제의 하방 요인을 반영해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2%로 큰 폭의 하향 조정을 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성장률도 2.1%에서 1.7%로 내리면서 잠재 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최근 세계 3개 경제권인 미국·유럽·중국에서 발생한 충격이 지속되면서 주요국 경기가 동반 위축된 가운데 회복 흐름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국 통화 긴축 강화 및 경기 위축은 주변국 금리 인상 압력과 수출 둔화 요인으로 작용하며 경기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흥국 경제도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경기 하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달러화 강세와 투자 증가세 둔화 역시 세계 교역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한은은 내년 세계경제 주요 리스크 요인 중 첫 번째로 분절화를 꼽았다. 미중 무역 갈등에서 촉발한 분절화 조짐이 최근 본격화하면서 성장·교역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경제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분절화할 경우 세계 실질소득이 최대 5% 안팎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제시했다. 특히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미중과의 교역이 모두 활발한 국가일수록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가 봉쇄 정책과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나 질적 성장 기조 강화, 중국 당국의 정책 여력 약화 등을 감안하면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 주요 신흥국도 경상수지 적자국을 중심으로 위험이 감지된다. 특히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과 강달러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신흥국 경기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실증 분석 결과 유동성 증가율이 1%포인트 감소하면 신흥국 성장률은 0.1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국 긴축 속도 조절이나 중국 방역 정책 완화 움직임은 내년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 상방 리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공조 노력을 기대하기 어려워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현대硏 “수출·내수 동반 침체…본격적인 경기 하강 국면”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2.04 11:00:00경제성장률 둔화 추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본격적인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소비 위축에 설비 투자 등이 부진하고 수출 경기마저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어려운 국면을 지나고 있다는 것이다. 당국의 정책 목표를 ‘물가 안정’에서 ‘불황 극복’으로 전환해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2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자료를 통해 “4분기 현재 한국 경제는 수출이 침체되고 내수 활력이 크게 약화되는 국면에 있다”고 밝혔다. 수출이 2개월 연속 감소 중인 가운데 내수에서는 설비 투자가 정체되고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소비 시장은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가계 구매력 감소에 미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고금리로 인한 부채 상환 부담에 자금시장 경색, 대내외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가계·기업의 심리는 냉각된 상태다. 수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최대 수출 시장인 대중(對中)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다만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추세적 하락이 예상된다. 연구원은 내년엔 수출에 이어 내수도 본격적으로 침체되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외 여건에 따라 중립적 시나리오인 ‘U’자형 경기 추세를 보일 경우 경기 하강 국면이 지속되다가 내년 중 반등 전환점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경기 침체가 2024년까지 지속되는 비관적 시나리오인 ‘L’자형 경기 추세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경기 방향성을 좌우할 요인으로는 가장 먼저 세계 경제 불황에 따른 수출 침체를 꼽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세계 성장률을 2.2%로 2013~2019년 연평균 증가율 3.4%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교역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만큼 수출 경기가 지속 침체할 가능성도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국 방역 등 국지적 리스크, 고금리에 따른 내수 시장 위축 등도 내년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수출과 내수의 동반 침체 국면에서 신속하게 탈출하려면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물가 안정’에서 ‘불황 극복’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 심리의 급격한 냉각에 대응해 소비·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건설업 불황 가능성이 대비해 주택 공급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전방 산업인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방지에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
방역과 민심 모두 놓쳐…커지는 ‘시진핑 리스크’
국제 정치·사회 2022.12.04 09:15:59“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저지른 최악의 실수” 지난 5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투자계 전설로 꼽히는 조지 소로스는 중국 정부의 고강도 방역 정책 ‘제로 코로나’를 이 같이 혹평했다. 확진자 수 감소에 집착해 봉쇄와 격리로 일관한 제로 코로나가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로스의 평가 이후 반년여 만에 제로 코로나는 실제로 집권 10년을 맞은 시 주석에 커다란 정치적 위기를 안기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반(反) 방역 시위가 번질 정도로 민심은 시진핑 정부로부터 돌아섰기 때문이다. 성난 민심에 놀란 시진핑 정부는 뒤늦게 방역 규제를 풀고 있지만 상황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방역 완화에 대한 대비가 부실한 상태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은 자칫 확진자나 중증 환자·사망자 수가 걷잡을 수없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올 겨울 중국이 제로 코로나의 거센 역풍에 휩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철옹성' 제로 코로나 결국 균열 지난 1일, 중국의 방역 사령탑인 쑨춘란 부총리는 방역 전문가 8명과의 좌담회에서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약해지고 있어 예방·통제 조치를 더욱 최적화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방역 총 책임자의 입에서 ‘오미크론의 병원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가 알고 있는 사실, 즉 오미크론 변이가 전염성은 높되 중증화 진행 정도는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을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인정한 최초의 순간이다. 홍콩 명보는 “쑨 부총리는 중국 정부가 방역 고삐를 조이면서도 경제 활력을 되살릴 수 있다며 금과옥조처럼 여겼던 ‘다이나믹 제로 코로나’라는 표현도 쏙 뺐다”고 전했다. 3월 코로나 19 확산을 막겠다며 경제 수도인 상하이 도시를 봉쇄해버릴 정도로 ‘질식 방역’을 펼쳐온 중국으로서는 매우 큰 각도의 태세 전환이었다. 지난달 말부터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번진 ‘백지 시위’, 즉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철옹성 같던 제로 코로나에 균열을 내버린 것이다. 이후 중국 정부는 빠른 속도로 방역 규제를 풀어나갔다. 수도 베이징과 광저우·충칭은 통제 구역을 최소화하고 확진자를 시설이 아닌 집에서 자가 격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베이징과 광저우의 경우 코로나19 검사를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신속항원 검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시 주석 스스로도 방역 완화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1일 베이징에서 방중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과 회담하며 방역 봉쇄 규정에 대한 완화가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성난 민심에 그가 결국 ‘백기’를 든 모양새다. 장쩌민 장례 계기로 ‘국가 전복’ 일어날라 이런 흐름은 제로 코로나가 결국 보건 문제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측면에서 지속해 온 정책이었음을 시진핑 정부가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정부가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방역을 부분적으로 완화할 수는 있으나 제로 코로나를 폐지할 뜻은 없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9년 톈안먼 사태를 연상케 하는 반대 시위가 펼쳐지자 중국 정부로서도 제로 코로나를 고집할 동력을 잃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의 제로 코로나는 보건 위기를 정치 위기로 변화시켰다”고 꼬집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오는 6일로 예정돼 있는 장쩌민 전 주석의 장례식이 중국 전역의 ‘반 시진핑’ 동력이 응집되는 장이 되는 것을 차단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블룸버그 통신은 “장쩌민의 사망은 제로 코로나 정책과 경기 침체를 초래한 시진핑에 대한 불만을 자극할 수 있다” 지적했다. “제로 코로나 폐지 시 200만명 사망”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고자 방역을 확 풀어버리면 오히려 재앙과 같은 코로나 재확산을 겪을 수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제로 코로나의 결과로 중국 인구 대부분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올해는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공존,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 처음으로 맞는 겨울이다. SCMP는 “코로나 19 같은 호흡기 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확진자나 사망자 급증 사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며 “과학자들은 백신 접종과 기존 감염 등으로 (코로나 19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진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사정은 이와 정반대다. 중국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확진자를 집에나 검역 시설에 격리하는 방식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중국민들의 집단 면역 생성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발병 4년째를 맞은 현재 단계에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핵심 요소로 면역을 꼽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전염병학과 주오펑 장 교수는 “코로나 확산과 중증화 여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이 아닌 인구의 면역 지형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낮은 접종률도 중국의 면역 수준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SCMP는 “현재 중국 인구 90% 이상이 2차 접종을 마쳤지만 부스터샷(3차) 접종률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확진 시 중증으로 갈 수 있는 노인 접종률이 낮다. 11월11일 현재 80세 이상 인구의 40%만이 부스터샷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국무원이 전날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팬데믹 기간 미국에서 100만명이 넘게 사망한 반면, 자국 사망자 수는 5000여명에 그친다는 점을 줄곧 강조하며 이를 제로 코로나가 서방의 방역 대책보다 우월하다는 증거로 내세운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가 사라진다면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할 수 있다. 저우자퉁 중국 광사 좡족 자치구 질병통제센터장은 ‘상하이 예방의학저널’에 게재된 논문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홍콩처럼 즉각 완화되는 경우, 중국 본토 확진자 수가 2억3천300만명으로 늘고, 사망자도 200만 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네이처 의학’에 실린 미중 연구진의 합동 분석에서도 백신 접종률 높이기나 의료체계 확충 등 ‘안전 장치’ 없이는 사망자 수가 15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중환자실 입원 수요가 수용 가능치의 15배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영국의 정보분석업체 에어피니티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분석치에서 제로코로나 폐기 시 중국의 사망자 수가 130만∼2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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