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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대규모 적자에 투자 보류…해운은 손익분기점도 위태
산업 기업 2022.11.28 17:41:19경기 침체로 인한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우리 수출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석유화학·해운 업계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신규 설비투자를 보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 3분기 들어 다수의 기업들이 적자를 면치 못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수요 위축 상태가 이어지며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도 수요 위축에 따른 물동량 감소의 영향으로 올해 안에 해운업의 손익분기점이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유화는 3000억 원 규모의 스티렌모노머(SM) 생산 시설 신설 투자의 보류 기간을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당초 올해 말까지였던 보류 기간을 한 차례 더 미룬 것이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최근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연말까지 투자 결정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시간을 더 두고 투자 시점을 지켜보기로 했다.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투자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한유화는 2019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3000억 원을 들여 SM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9월에는 한화솔루션이 지난해부터 1600억 원을 투자해 추진하던 여수 산업단지 내 질산유도품(DNT) 생산 시설의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도 원자재 가격 부담과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NB라텍스 증설 사업의 완공 시기를 기존(2023년 12월 31일)보다 4개월 늦추고 투자 금액도 2560억 원에서 2765억 원으로 증액한다고 공시했으며 현대오일뱅크도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3600억 원 규모로 계획했던 상압증류공정(CDU) 및 감압증류공정(VDU) 신설 투자 계획을 중단한 바 있다. 잇따른 투자 보류·철회의 직접적인 이유는 ‘업황 부진’이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수출 비중은 60%에 달해 글로벌 경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했을 뿐 아니라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이어가면서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급감하며 불황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고유가·고환율로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의 원료인 나프타 등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에 일부 석유화학 업체들은 3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기준 영업손실 4239억 원으로 2분기에 이어 적자를 냈고 대한유화도 601억 원, 여천NCC도 166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봉쇄정책이 내년 초까지 계속되고 세계 각국의 금리가 인상되면서 글로벌 수요 위축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국내 해운 업계도 시계 제로 상태다.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5일 기준 1229.90으로 전주 대비 5.9%(76.94포인트) 내렸다. 23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로 컨테이너 선적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SCFI는 올해 초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았지만 중국 춘제 연휴와 봉쇄 조치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현재 SCFI는 사상 최고치 대비 약 76% 하락한 수치로 2020년 8월 말 수준까지 후퇴했다. 문제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운임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 해운시장 조사기관 알파라이너는 “공급과잉에 따른 유휴 선박은 글로벌 컨테이너 선대의 5%에 달한다”며 “내년 선사에 인도될 선박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요 회복이 없을 경우 운임 내림세는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가을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유럽 항로를 중심으로 운임 하락이 가파르다”며 “미국·유럽 중심으로 구매력이 감소함에 따라 물동량 역시 운임과 함께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이후 ‘역대급’ 실적을 내던 HMM이 내년에는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조 6867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분기별로 보면 소폭 감소하는 추세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3년에는 코로나 시기에 생긴 운임 프리미엄이 모두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HMM의 영업적자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24일부터 화물연대 총파업까지 시작되면서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석유화학 업계의 경우 제품 특성상 탱크로리 차량으로 운송을 해야 하는데 파업 영향으로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 출하되지 못하고 있다. 해운 업계에서도 물류 마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업을 앞두고 화물을 평소보다 일찍 항만에 반입하는 등의 준비를 해뒀지만 파업이 길어질 경우 운송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방산 키운다” 현대위아, 공작기계라인 부분 전환
산업 기업 2022.11.28 17:38:55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011210)가 공작기계 공장을 방산 라인으로 부분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의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급부상한 방산 사업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내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제조 기업들이 수익성이 높은 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는 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이달 초 노조와 창원공장(사진) 내 공작기계 공장 일부 공간을 방산 부품 생산 라인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를 통해 방산 부품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위아는 국내 유일 화포 생산 업체로 K9 자주포 및 K2 전차에 탑재되는 주포를 제조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한국 방산 제품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현대위아의 방산 부품 수주도 늘고 있다. 올해 한국의 방산 수출액이 200억 달러(약 27조 원)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위아도 방산 부문을 키워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겠다는 전략이다. 방산 사업과 달리 공작기계 부문은 경기 둔화로 인해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작기계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 제조업 경기에 사업이 크게 좌우된다. 현대위아의 기계 부문은 수년간 적자를 지속했고 올해 들어 수익성 개선으로 간신히 흑자로 전환한 상태다. 현대위아는 내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만큼 신(新)성장 분야인 방산 부문 위주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재욱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근원적으로 개선하고 사업 전반의 효율성을 높여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 침체를 앞두고 다른 제조 대기업도 사업 재편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한화첨단소재 등 총 68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사모펀드 운용사인 글랜우드크레딧에 매각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대부분의 제조 기업 업황이 꺾인 데다 내년 경기 침체 우려가 상당한 만큼 기업들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데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
"공매도 한방 통쾌하네요"…메리츠 3인방, 개미 환호 이유가[코주부]
증권 국내증시 2022.11.28 12:57:45안녕하세요? 어려운 경제 뉴스를 쉽게 읽어주는 재테크 뉴스레터 <코주부>입니다. 이번 주 증권 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 지난 21일 메리츠금융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한 건데요. 이로써 화재와 증권은 비상장사로 전환되고 메리츠금융만 상장사로 남게 됩니다. 많은 기업들이 알짜 자회사를 상장시키려 노력하는 요즘의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행보라서 큰 주목을 받았죠. 메리츠금융그룹은 이번 조치를 통해 경영이 효율화되고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화답하듯 공시 다음날 장이 열리자마자 3사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의 경우 투자 손실이 불어날 것으로 관측되면서 일부 종목 토론방에서는 주주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공매도 한강 보낸거 통쾌 하네요” 라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메리츠 소액주주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를 뿐 아니라, 주가가 상승할 때 찍어 누르는 역할을 한다며 불만을 표시해왔다. 메리츠금융이 지금 이 시점에 자회사 편입을 결정한 이유는 뭘까요? 이번 결정은 주주들에게 진짜 이익이 될까요? 오늘 <코주부>와 함께 살펴보시죠. 화재·증권은 상폐…메리츠금융만 증시에 남는다 현재 메리츠금융지주는 화재 지분 59.5%와 증권 지분 53.4%를 보유 중입니다. 발표한 대로 주식 교환을 마치면 각사의 지분이 100%가 됩니다. 이에 따라 화재와 증권은 내년 초 상장폐지되고요. 증권과 화재 주식을 갖고 있던 주주들은 일정 비율에 따라 메리츠금융지주 주식을 갖게 되는데요. 증권 주주들은 보통주 1주당 메리츠금융지주 0.16주를, 화재 주주는 보통주 1주당 지주 1.27주를 받게 됩니다. 이 비율은 누가 맘대로 정한 건 아니고요. 최근 1개월, 1주일간 거래량과 종가 등을 고려해 계산한 비율입니다. 주주 확정 기준일은 증권이 내년 2월 3일, 화재는 다음 달 6일 예정입니다. 자회사 합병이 최종 마무리되는 시점, 즉 주식 교환 일자는 화재가 내년 2월 1일, 증권이 내년 4월 5일입니다. 합병을 원하지 않는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 완전 자회사 A회사가 B회사의 주식을 50% 이상 소유하고 있을 때 A회사를 모회사(지배 회사), B회사를 자회사(종속 회사)라고 합니다. A회사가 B회사의 주식 100%를 갖고 있을 경우엔 완전 자회사로 부릅니다. 법적으로는 별도의 회사지만 경영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모회사가 경영실적을 발표할 땐 자회사의 실적까지 포함한 재무제표(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합니다. 갑자기 회사 합친 이유? 각자 잘 살고 있던 자회사들과 다시 살림을 합친 이유, 대체 뭘까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경영 효율화와 시너지 측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세 개의 상장사에서 단일 상장사가 됐기 때문에 의사 결정 속도가 빨라집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빠른 의사 결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게다가 지금은 증권사 업황이 악화하고 있고 보험사도 내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3사 합병이 금융 업계에 닥친 이런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유리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주들의 이익이 극대화된다는 게 이번 합병의 가장 큰 결과물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회사의 실적은 모회사에 포함됩니다. 그런데 모회사뿐 아니라 자회사까지 증시에 상장돼 있다면 한 회사가 중복으로 상장돼 있는 셈인 거죠. 시장에서는 이런 ‘중복 계상(더블 카운팅)’의 문제점을 고려해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상장돼 있을 경우 모회사의 가치를 더 낮게 평가하는(디스카운트) 경향이 있습니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합병을 통해 이러한 중복 상장 이슈가 해결된다면 메리츠금융그룹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메리츠금융은 이번 합병 발표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발표했습니다. 메리츠는 최고 3년 이상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금,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최근 3년 지주(27.6%), 화재(39.7%), 금융(39.3%)의 주주환원율을 넘어서는 규모입니다. 달성 가능한 목표일까 이번 합병에 대해 시장에서는 우호적인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다만 실제 주주환원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규모로 이뤄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증권과 화재의 업황 전망이 좋지 않거든요. 배당을 적극적으로 한다 해도 수익이 줄어들면 실제 주주들이 얻는 이익은 미미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주주환원율 50%’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비중에 따라 주주들의 체감 효용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이 50% 중에 얼마를 배당하고 얼마를 자사주 매입에 쓰느냐에 따라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는 건데요. 물론 배당과 자사주 매입 모두 주주에게 좋은 일이긴 하지만 배당은 당장 내 계좌에 배당금이 꽂히는 ‘직접적’ 이익이라면 자사주 매입은 주식 유통 물량을 줄여 주가를 띄우는 ‘간접적’ 이익입니다. 만약 주주 환원이 주로 자사주 매입의 방식으로 이뤄질 경우 높은 배당률을 노리고 들어간 주주들은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이 계산해 보니 당기순이익의 10%만 배당에 투입한다면 배당수익률은 3%, 50%를 배당에 몰아줄 경우 배당수익률은 15%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코주부 뉴스레터 구독하기 이 기사는 서울경제의 재테크 뉴스레터 ‘코주부’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코인, 주식, 부동산까지 요즘 가장 핫한 재테크 소식을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코주부 레터. 아래 링크에서 구독신청하시면 이메일로 매주 월, 목요일 아침 8시에 보내드립니다.(무료!) 구독 링크와 아카이브 →https://url.kr/kojubu -
DB하이텍, 수주잔고액 11분기만에 줄었다[뒷북비즈]
산업 기업 2022.11.28 06:30:00DB하이텍(000990)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수주 잔액 증가세가 시장 수요 부진으로 11분기만에 꺾였다. 이미 시황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메모리에 이어 그나마 성장세를 보였던 파운드리 시장 둔화까지 한국 반도체 업계에 충격을 주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이 잇따라 투자 축소, 운영비 삭감 등을 발표하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005930)가 시스템반도체 분야 투자 확대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 여부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27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DB하이텍의 3분기 수주 잔액은 총 1억 523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1억 2232만 달러)보다 13.97%나 감소한 수치다. DB하이텍의 수주잔액이 감소한 건 코로나19 발생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한 2020년 1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3분기 DB하이텍의 수주 상황은 잔액뿐 아니라 잔량도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DB하이텍의 3분기 수주 잔량은 전 분기보다 13.96% 감소한 12만 6446장을 기록했다. 앞서 2분기 DB하이텍의 수주 잔량 웨이퍼는 14만 6968장으로 회사 월간 전체 8인치 웨이퍼 생산 능력(3분기 기준 13만 8000장)을 웃돈 바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서 수주 잔량과 잔액은 고객사의 칩 위탁 생산 주문을 받고도 납품하지 못한 반도체의 양과 금액을 뜻한다. 수주 잔액 오름세가 꺾였다는 것은 고객사의 반도체 수요가 예전보다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DB하이텍의 수주 잔액이 3분기부터 급격히 감소한 것은 올 하반기 들어 정보기술(IT) 시장 전체가 침체기에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DB하이텍 관계자는 1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으로 전자·IT 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파운드리 업계도 영향권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현우 NH투자증원 연구원은 “8인치 파운드리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는 내년 이후 평균 단가 상승 흐름이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 시장 둔화 현상은 DB하이텍을 넘어 이미 세계적 업체들을 모조리 덮치고 있다.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는 최근 내년 수요 약세를 예측해 올해 설비투자 예산을 10% 감축하기로 했다. 세계 파운드리 순위 3위를 기록 중인 대만의 UMC도 올해 설비 투자액을 기존 계획보다 약 17% 줄인 30억 달러(약 4조 원)로 조정했다. 세계 4위인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는 연간 운영 비용 2억 달러(약 2600억 원)를 절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가운데 파운드리 2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아직 감산, 설비투자 감축 등을 발표하지 않은 점을 들어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또 다른 ‘치킨게임’에 돌입한 게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세계적으로 생산 축소 흐름에 들어간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홀로 “감산은 없다”고 밝히며 사실상 치킨게임 전략을 선언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셸(Shell) 퍼스트’ 슬로건 아래 중장기 투자를 계속 이어간다는 기조다. 경기 평택, 미국 테일러 부지 등에 1년에 1개씩 공장을 건립해 고객사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첨단 반도체 생산 주문에 언제든 대응하기로 했다. 심상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2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투자자 포럼 행사에서 “향후 파운드리 수요가 높기 때문에 생산 공장(팹)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2027년까지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017년 대비 3.4배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번주 추천주] 경기침체 우려에도 삼성SDI·엘앤에프 등 2차전지 수혜 기대 여전
증권 증권일반 2022.11.28 06:30:00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도 전기차 전환에 따른 2차전지 업체들의 수혜 기대감은 계속되고 있다.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엘앤에프(066970)가 이번 주 추천 종목으로 재차 꼽혔다. 내년 실적 개선이 가시화한 건설장비 부품업체 진성티이씨(036890)도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평가됐다. 27일 하나증권은 LG화학, 엘앤에프, 삼천리(004690)를 이번 주 추천주로 꼽았다. LG화학과 엘앤에프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전 세계적인 전기차 전환 움직임과 꾸준히 증가하는 2차전지 수요에 따른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LG화학은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내재화함으로써 수직계열화를 이뤄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경쟁사 중 수직계열화 작업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인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하나증권은 LG화학이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탑티어 경쟁력을 지켜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엘앤에프는 테슬라의 2차전지 소재 협력사로 수혜가 기대된다. 테슬라 수요가 꾸준한 만큼 2차전지 양극재 시장 내 점유율 상승도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북미와 유럽 시장 진출 소식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도시가스 업체 삼천리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 수혜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삼천리 주가는 지난해 말 9만 800원에서 지난 25일 38만 9500원으로 4배 넘게 뛰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겨울을 맞아 천연가스 가격이 재차 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SK증권은 삼화콘덴서와 농심(004370), 에스엠(041510)을 추천했다. 삼화콘덴서는 긍정적인 내년 실적 전망이 추천 사유로 꼽혔다. 재고를 빠듯하게 유지하는 만큼 4분기 가동률 및 실적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고 한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황 회복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 매력도 긍정적이다. 농심도 꾸준한 수익성 개선이 추천 사유로 꼽혔다. 농심은 올 3분기 연결 매출 81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73억 원으로 6.2% 감소했다. 그러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을 보면 132억 원으로 전 분기인 2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올 4분기에는 수익성이 한번 더 개선되며 연결 영업이익 345억 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에스엠은 엔데믹 효과로 인한 주요 종속회사의 합산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음반과 음원 호조, 오프라인 활동 확대에 따른 콘서트 및 기획상품(MD) 매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은 진성티이씨와 삼성전기(009150)를 추천했다. 진성티이씨는 건설중장비 부품 업체로 미국의 인프라 부양 정책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 완화에 따른 글로벌 건설기계 수요 증가의 수혜가 기대된다. 미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집행함에 따라 최대 수혜 기업은 글로벌 1위 건설기계 업체인 캐터필라인데, 진성티이씨가 최대 협력사로 직접적 수혜를 기대해 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는 중국 스마트폰 수요 둔화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됐고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전자(005930)와 삼성SDI를 추천했다. 삼성전자 주가의 결정적 변수는 메모리 업황인데, 4분기 재고자산 피크아웃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주요 추천 사유로 꼽았다. 업황 반등의 초입 구간으로 매수할 만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미국과 유럽의 중국산 배제 전략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미국과 유럽 완성차 업체와 접촉 중으로 내년 중 수주 모멘텀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
中부동산 지원책 훈풍…뜨거워지는 철강 ETF
증권 국내증시 2022.11.27 18:10:40올해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던 철강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에서 부동산 경기 회복과 함께 철강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다. 금융투자업계는 내년 상반기 철강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철강 ETF에 관심 가질 만하다고 조언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TIGER 200 철강소재 ETF(13.74%), KBSTAR 200철강소재 ETF(13.14%), KODEX 철강 ETF(13.19%) 등은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들은 올해 6월 1일부터 8월 말까지 각각 9.61%, 9.6%, 7.95%씩 떨어졌으나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철강 ETF가 반등한 데에는 침체된 중국 부동산 경기가 활력을 되찾으면서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1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부동산 개발기업들의 은행 대출 상환 기한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고, 채권에 대한 상환 기간도 연장되거나 협상으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25일에는 지급준비율(지준율)도 낮춰 시중에 5000억 위안(약 93조 원) 규모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부동산 지원 정책이 강화되면서 경기 연착륙을 위한 우호적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안정화 정책 의지에 부동산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철광석 가격 역시 이달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5일 중국 칭다오항 수입 기준 철광석 현물 가격은 톤 당 99.6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톤 당 79.5달러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25% 넘게 오른 셈이다. 특히 이번 주 중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사상 최다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철강 가격은 3.5% 상승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제로 코로나 완화' 기대감이 다소 약화됐지만 부동산 경기부양 기대감은 지속되고 있어 중국 철강 가격은 과거보다 확실히 견조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 효과 등으로 철강 수요 반등이 본격화하는 시점은 내년 1~2분기로 예상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이후 제로코로나 정책이 현실화하고 내년 1분기 이후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기조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철강 수요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동절기 비수기 돌입,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 등의 변수에 따라 조정폭이 나타날 수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 본부장은 "중국 방역 당국이 '정밀 방역'으로 전환하면서 과거 상하이 락다운 같은 전면 재봉쇄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약간의 주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DB하이텍 수주액 감소…韓파운드리도 비상
산업 기업 2022.11.27 17:59:40DB하이텍(000990)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수주 잔액 증가세가 시장 수요 부진으로 11분기만에 꺾였다. 이미 시황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메모리에 이어 그나마 성장세를 보였던 파운드리 시장 둔화까지 한국 반도체 업계에 충격을 주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이 잇따라 투자 축소, 운영비 삭감 등을 발표하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005930)가 시스템반도체 분야 투자 확대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 여부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27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DB하이텍의 3분기 수주 잔액은 총 1억 523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1억 2232만 달러)보다 13.97%나 감소한 수치다. DB하이텍의 수주잔액이 감소한 건 코로나19 발생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한 2020년 1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3분기 DB하이텍의 수주 상황은 잔액뿐 아니라 잔량도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DB하이텍의 3분기 수주 잔량은 전 분기보다 13.96% 감소한 12만 6446장을 기록했다. 앞서 2분기 DB하이텍의 수주 잔량 웨이퍼는 14만 6968장으로 회사 월간 전체 8인치 웨이퍼 생산 능력(3분기 기준 13만 8000장)을 웃돈 바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서 수주 잔량과 잔액은 고객사의 칩 위탁 생산 주문을 받고도 납품하지 못한 반도체의 양과 금액을 뜻한다. 수주 잔액 오름세가 꺾였다는 것은 고객사의 반도체 수요가 예전보다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DB하이텍의 수주 잔액이 3분기부터 급격히 감소한 것은 올 하반기 들어 정보기술(IT) 시장 전체가 침체기에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DB하이텍 관계자는 1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으로 전자·IT 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파운드리 업계도 영향권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현우 NH투자증원 연구원은 “8인치 파운드리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는 내년 이후 평균 단가 상승 흐름이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 시장 둔화 현상은 DB하이텍을 넘어 이미 세계적 업체들을 모조리 덮치고 있다.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는 최근 내년 수요 약세를 예측해 올해 설비투자 예산을 10% 감축하기로 했다. 세계 파운드리 순위 3위를 기록 중인 대만의 UMC도 올해 설비 투자액을 기존 계획보다 약 17% 줄인 30억 달러(약 4조 원)로 조정했다. 세계 4위인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는 연간 운영 비용 2억 달러(약 2600억 원)를 절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가운데 파운드리 2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아직 감산, 설비투자 감축 등을 발표하지 않은 점을 들어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또 다른 ‘치킨게임’에 돌입한 게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세계적으로 생산 축소 흐름에 들어간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홀로 “감산은 없다”고 밝히며 사실상 치킨게임 전략을 선언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셸(Shell) 퍼스트’ 슬로건 아래 중장기 투자를 계속 이어간다는 기조다. 경기 평택, 미국 테일러 부지 등에 1년에 1개씩 공장을 건립해 고객사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첨단 반도체 생산 주문에 언제든 대응하기로 했다. 심상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2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투자자 포럼 행사에서 “향후 파운드리 수요가 높기 때문에 생산 공장(팹)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2027년까지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017년 대비 3.4배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
'베트남 넘버2' 바이든급 예우…원전·자원 파트너로 '깐부' 맺는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1.27 17:59:07미중 갈등 격화로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흐름이 거세지면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직접 주재한 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아세안을 미국·중국과 함께 3대 주력시장으로 분류했다. 최근 정부가 우리 수출의 57%가 몰려 있는 3대 주력시장 가운데 가장 주목하는 곳은 아세안이다. 인구 6억 명이 넘는 노동력에 기반한 생산 기지와 거대 내수 시장은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우리로서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특히 이들 아세안 국가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베트남이다. ‘차이나 엑소더스’의 대체 기지 역할뿐 아니라 희토류 등 각종 천연자원도 풍부해 우리 경제 안보의 중요한 협력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 달 방한하는 베트남 권력서열 2위인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국내 기업인들 간의 회동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여는 것도 양국 관계의 질적 도약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정상회담과 공식만찬이 열렸던 곳이다.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의 교역 규모는 국교 수립 첫해인 1992년 4억 9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806억 9500만 달러로 160배 넘게 급증했다. 현재 한국은 베트남의 수입 국가 중 중국에 이은 2위이자 수출국 가운데서도 미국·중국에 이어 3위 국가다. 한국 입장에서도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수출 3위에 해당하는 중요 교역국 중 하나다. 특히 지난해 2.6%의 경제 성장을 달성했던 베트남은 올해 7%의 고속 성장을 이뤄내며 중국(3.2%)의 성장 속도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0년간 양국의 경제 협력 관계는 베트남의 저임금 노동력을 토대로 한 생산 기지 진출 위주의 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베트남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앞으로 양국 관계는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강화하는 ‘상호 호혜적 관계’로 새롭게 수립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박진 외교부 장관의 베트남 방문 당시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원전 수출과 공급망 협력이다. 우선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량(2200만 톤)을 자랑하는 자원 부국이다. 2차전지·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희토류와 광물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이번 베트남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공급망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베트남은 앞서 지난해 요소수 부족 사태 당시에도 요소 60만 ℓ를 우리 정부에 지원하기도 했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전략실장은 “베트남도 자국 내 희토류 자원의 공급망 구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국가주석 방한을 통해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원전도 또 다른 협력 기대 분야다. 특히 베트남의 급속한 산업화로 전력 수요가 치솟고 있는 만큼 원전 강국인 우리나라가 진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역시 앞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체코와 폴란드 등 동유럽 외에 베트남과도 원전 수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삼성·현대차·LG·SK·롯데·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이 베트남 내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인 만큼 베트남이 원전 도입에 나설 경우 한국형 원전의 수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ICT와 환경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양국의 협력 단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양국 관계는 한국이 베트남의 산업화를 지원한다는 성격이 짙었다면 이제는 베트남 경제도 일정 궤도에 오른 만큼 협력 분야를 다각화하겠다는 의미”라며 “이른바 ‘전략적 국제 분업 관계’가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베트남의 협력 강화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목했다. 특히 세계적인 탈중국 흐름 속에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시장이 대체재가 될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진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베트남은 노동력 위주의 산업 구조에서 탈피해 제조업 선진화를 고민할텐데 한국이 이를 이끌 수 있다”면서 “한국도 이 과정에서 성장 동력을 다시금 마련할 수 있는 만큼 푹 주석의 방한이 좋은 시기에 이뤄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
명품·가전매장 오픈런 사라진 '블프'…온라인 매출은 12조 역대 최대
국제 경제·마켓 2022.11.27 17:54:23미국 최대 쇼핑 축제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은 25일(현지 시간) 오전 8시 실리콘밸리 남쪽의 대표 쇼핑몰 길로이 프리미엄 아웃렛. 미국의 대표 의류 브랜드인 아베크롬비는 대기줄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이전과 달리 문을 열자마자 가장 빨리 입장하기 위해 ‘오픈런’을 하는 진풍경은 사라졌다. 매장 직원은 “지난해보다는 훨씬 사람이 많았지만 팬데믹 이전에 비해서는 열기가 확실히 줄었다”며 “특히 큰 쇼핑백을 꽉 채워 사가는 고객들보다는 한두 제품 위주로 구매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팬데믹 전까지만 해도 매년 새벽부터 오픈런을 했다는 키릴라 씨는 “매년 전투적으로 쇼핑을 했는데 이번에는 ‘굿딜’이 아니면 사지 말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70% 이상 할인하는 곳만 돌았다”며 “할인 품목은 늘어났지만 그전에 가격을 올려서 그런지 할인 폭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제 식사를 하러 간다는 그녀와 남편의 손에는 작은 쇼핑백이 세 개 들려 있었다. 반면 평소 대비 큰 폭의 할인을 내건 일부 매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대 60%의 할인을 내건 고급 스포츠웨어 브랜드 룰루레몬은 새벽 3시부터 쇼핑객이 몰렸다. 한 시간을 기다려 매장에 들어왔다는 데이나 씨는 “오전 11시밖에 안됐는데도 이미 원하는 사이즈는 나가고 큰 사이즈들만 남아 있었다”며 “아쉬운 대로 반바지형 레깅스와 상의를 건졌다”고 전했다. 유명 가방 브랜드 코치,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신발 브랜드 크록스 매장 앞에도 한 시간 가까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같은 시간 실리콘밸리 북쪽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프리미엄 아웃렛에도 브랜드별로 온도 차가 극명했다. 브랜드의 선호도뿐만 아니라 판매 제품의 가격대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후에 아웃렛을 방문한 박선영 씨는 “코치와 마이클코어스·나이키 매장은 두 시간까지 대기줄이 있었는데 디올·프라다 같은 명품 매장은 10분도 채 기다릴 필요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며 “브루넬로쿠치넬리 등 몇몇 고가 브랜드 매장은 아예 줄이 없어 한산했다”고 전했다. 특히 개점과 동시에 TV 등 할인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사러 전자제품 유통 체인 베스트바이 지점으로 오픈런을 하는 풍경은 드물어졌다는 평가다. 경기 침체 신호로 인해 가격대가 높은 상품에 지갑을 여는 일이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비대면으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즐기는 이들은 소폭이나마 늘었다.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전자 상거래 매출은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91억 2000만 달러(약 12조 2000억 원)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이 전체 비대면 쇼핑 중 53%에 달했다. 갭과 제이크루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미키 드렉슬러 알렉스 밀 CEO는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블랙프라이데이는 이제 클리셰가 된 것 같다”며 “더 이상 블랙프라이데이 하루 할인 행사가 그렇게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도 “대형 쇼핑몰에 매장 밖까지 고객들이 줄을 서는 광경이 확연히 줄었다”며 “블랙프라이데이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전했다. -
실리콘밸리 해고의 계절…원하지 않는 귀향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국제 경제·마켓 2022.11.27 17:38:44‘어떻게 오랫동안 테라노스의 비밀이 지켜질 수 있었는가.’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의 사기극을 세상에 알린 존 캐리루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에게는 궁금증이 있었다. 한 방울의 혈액만으로 200여 가지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며 7억 2400만 달러(약 9700억 원)의 투자금을 모았지만 이 기술은 몇 년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었다. 캐리루 기자는 핵심 엔지니어들이 창업자 홈스와 2인자였던 서니 발와니에게 직언을 하지 못한 기업 문화에서 원인을 찾았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수십 명의 인도인들에게 해고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단순히 월급을 못 받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대부분 미국에 H-1B 비자로 체류하고 있었고 고용 지속 여부에 따라 미국에서의 신분이 보장됐기 때문이었다.” 자신들에 반박하는 이들을 거침없이 해고하는 홈스와 발와니를 상대로 직언을 한다는 건 해고와 동시에 미국을 떠나야 하는 리스크를 감수한다는 의미였다. 실리콘밸리 빅테크의 경우 기업마다 12~15%에 달하는 이들이 H-1B 비자로 일을 시작한다. 외국인이 미국에서 일할 기회를 주는 수단이지만 고용주가 해고하면 언제든 떠나야 하기 때문에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미국 정부는 연간 최대 8만 5000명(박사 학위 소지자 2만 명 포함)이라는 상한선을 뒀다. 신청자들의 국적별로 쿼터가 있어 가장 많은 인원이 미국에서 일하는 인도의 경우 경쟁률이 10 대 1 이상 높은 해도 있다. H-1B 비자의 경쟁률을 뚫는다고 해도 끝이 아니다. 최대 6년 안에 영주권을 획득해 안정적인 체류 상태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에서 해고되고 이로부터 60일 이내에 운 좋게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높은 연봉을 받고 빅테크에서 일하는 실리콘밸리 사람들도 저마다 영주권을 얻기까지 막연한 불안감을 얻고 살아간다. 해마다 상한선을 늘리거나 보다 안정적인 근로자 비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정치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들에게 유독 가혹한 올 연말이 왔다. 팬데믹 이후 덩치를 키운 빅테크가 경기 침체로 인해 인력 감축을 시작하면서다. 가장 큰 충격은 메타의 대규모 정리 해고였다. 미국 내 H-1B 비자의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조차 직원 전체의 13%에 달하는 1만 1000여 명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메타의 경우 약 15%에 달하는 인원이 H-1B 소지자로 여겨지고 있다. 일부는 이제 막 H-1B 비자를 발급 받아 미국 땅을 밟자마자 채용 취소 소식을 듣기도 했다. 저커버그 메타 CEO는 H-1B 비자를 소지한 이들에게 미국에 체류할 수 있는 기한을 늘리는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예정된 채용 동결은 뼈아프다. 아마존도 1만여 명을 해고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트위터는 이미 3700여 명을 해고했다. 포브스는 출국 위기에 놓인 빅테크 근로자들이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인도 테크 기업에서는 본국으로 유입되는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십여 년 전 중국 인재들이 대거 떠났을 때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는 저마다 실력만 있다면 인종·국적 측면에서 소수자라도 기회가 주어지는 개방성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인재들이 이곳에서 일할 기회는 요원해진다. 기업들이 앞다퉈 채용을 동결하는 경기 침체기에는 미국에 남기 위해 일방적으로 불리한 고용 계약에 놓이는 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조직 문화의 수평성과 다양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가 ‘새로운 트위터 2.0에서 일하기 싫은 이들은 떠나라’고 최후통첩을 했을 때도 H-1B 비자 소지자라는 이유로 남은 이들은 예스맨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고용주가 불리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엄격하게 제한한 H-1B 비자가 빅테크의 경쟁력까지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
[다음 주 증시전망] ‘눈치보기 장세’ 산타랠리 기대감과 경기 침체 우려 상존
증권 IB&Deal 2022.11.27 14:53:49국내 증시가 눈치보기 장세에 직면했다. 내년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한미 통화정책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27일 코스피는 지난 25일 2437.86으로 마감했다. 한 주간 등락률은 0.27% 하락이다. 지수가 오를수록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제자리 걸음을 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이달 2조 8000억 원 넘게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가도 7200억 원 이상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3조 5000억 원을 팔아치웠다. 투자자들의 이목은 통화 정책에 집중돼 있다. 한미 통화당국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다. 그러나 통화정책 전환 신호를 보인 건 아니다. 내년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한국은행은 5%대에 이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4·5·7·8·10·11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외환 위험 완화, 자금·신용시장 경색, 경기 침체 우려 등을 고려해 인상 폭은 지난달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서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좁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4일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직전보다 0.25%포인트 높은 연 3.25%까지 올려놨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의 경우 전망치(2.1%)를 상당 폭 하회하는 1.7%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과반이 넘는 참석자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의 둔화가 곧 적절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연준이 다음 달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보다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했다. 그러나 복수의 위원들은 “목표(2%의 물가상승률)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은 과거 전망한 것보다 다소 높을 것”이라며 최종 금리 상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내년 3월 미국 기준금리가 연 5.25%에 도달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연준 위원들은 경기침체 확률을 50%로 전망해 증시 상단을 제한했다. 실질 가계지출 부진, 전 세계 전망 악화, 긴축적인 금융 여건을 하방 위험으로 지목하면서 연준이 의사록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강조한 건 올해 처음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 FOMC 의사록에서 긴축 감속 시그널이 확인됐고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이 절반 수준으로 제기됐다”며 “전 세계 증시는 미국 실질금리 오름세가 제한되는 상황을 기회 삼아 반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얼마나 지속할지는 지표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28일부터 12월 2일까지)는 한 해 마지막 12월이 시작되면서 성탄절 전후 소비 증가에 따른 ‘산타 랠리 기대감’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시기다. 산타 랠리는 12월 25일 성탄절 전후부터 연말과 연초에 소비가 늘어 기업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증시가 오르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말 소비 개선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강한 수준은 아니다. 주중 발표되는 수출입 동향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증권의 박 연구원은 “최근 주가 반등이 산타 랠리로 이어지려면 11월 고용지표와 FOMC 전에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에서 안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단기 반등 이후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며 “이달 국내 수출도 감소세를 보여 코스피 회복이나 환율 하향 안정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성향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공개 발언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도 예정돼 있어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연준 통화정책의 방향도 가늠할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FOMC에서 0.50%포인트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이나 최종금리 수준 상향 조정을 강조한 파월 의장과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발언이 예정돼 있어 관련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연준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 가격변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추가 상승을 위해선 금융시장의 위험선호가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며 “다음 달 미 연준 FOMC 전까지 고용과 물가 등 경제지표에서 연준 정책의 실마리를 얻으려는 눈치 보기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변동 폭을 2370∼2490으로 예상했다. -
금융·경제전문가 58% “1년 내 금융위기 가능성” 경고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1.27 12:00:00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의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 악화’를 첫손에 꼽았다. 또 전문가 10명 중 6명은 향후 1년 내에 금융 시스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은 금융 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1순위 리스크 요인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 위험 증가(27.8%)’를 골랐다.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 부담 증가(16.7%)’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및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13.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위험 순위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집계 조사에서는 ‘가계부채(69.4)’와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 악화(62.5%)’가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응답자의 58.3%는 향후 1년 이내 금융 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이는 5월 조사(26.9%)와 비교해 6개월 만에 두 배 넘게 급증한 수치다. 중기(1~3년) 시계에서 금융 시스템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충격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도 같은 기간 32.9%에서 40.3%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금융 취약성이 큰 곳으로 저축은행·증권사·캐피털사 등 비은행업권을 지목했다. 높은 취약차주 비중에 따른 자산 부실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우려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조사 결과대로 기업어음(CP)을 중심으로 단기자금시장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단기자금시장의 바로미터 격인 CP 금리는 45일째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중 최고치 경신 행진을 하면서 연 5.50%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자금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금융 당국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을 요구했다.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 관리와 더불어 금융 시스템 내 잠재 리스크를 선제 파악하기 위한 금융 당국의 스트레스테스트 강화를 주문했고 가계부채와 경기 침체 등을 감안한 금리 인상 속도 조절도 언급했다. 자금시장 불안이 진정되지 않자 경제·금융 당국도 28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선다.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시적이고 미시적인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
中 지방정부 부채 '뇌관'되나…내년에만 680조 만기
국제 국제일반 2022.11.27 08:00:00중국 지방정부의 부채가 금융혼란의 ‘뇌관’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의 세수 대비 부채 비율은 2019년 83%에 불과했지만 올해 9월 말 현재 118%로 급등했다. 팬데믹 기간 중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돈으로 경기부양에 나선 반면 부동산 경기 침체로 관련 세수가 감소한 탓이다. 당장 대규모 지방채 만기가 눈앞에 닥친 상황이다. 지방정부 총 부채의 40%에 해당하는 15조 위안(2772조원)의 지방채 만기가 향후 5년 안에 도래한다. 특히 내년이 문제다. 1년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3조 7000억위안(684조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10월 열린 전국대표대회에서 일부 지방 대표가 향후 수년 내 부채를 기한 내에 상환하는 것이 힘들 수 있다고 경고했고 컨틴전시플랜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중국 중앙정부는 정보기술(IT) 허브인 선전에 부채 상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기금을 마련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중앙정부가 처음으로 지방정부 부채 위험에 대한 우려를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전은 재정개혁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온 것으로, 향후 다른 지방으로도 관련 조치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지방정부에 실제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다만 만기 도래하는 부채의 롤오버(연장)를 위해서는 신규 지방채를 찍어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지방정부의 신규 투자가 위축되고 성장세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딩 슈앙은 “지방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레버리지를 일으켜 인프라 투자 등 경기부양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가 되도록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며 대신 지방정부가 부채를 발행해 경기를 부양하도록 했는데, 이 같은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SC는 지방정부 부채까지 포함하면 중국의 올해 재정적자가 GDP의 7.3%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
전쟁에 웃은 에너지 업체에…영국·독일·핀란드 "횡재세 걷겠다" [Weekly 월드]
국제 정치·사회 2022.11.27 07:00:00유럽 주요국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에너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횡재세(windfall tax)’를 부과하고 나섰다. 영국, 이탈리아 등이 이미 횡재세 도입을 선언한 가운데 미국, 독일 등 도입을 저울질하는 국가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횡재세를 도입해 기업들의 2022~2023년 초과이익의 30%가량을 환수할 방침이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이익의 20% 이상을 번 에너지 기업이 대상이다. 10여개 업체가 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정부는 이 같은 횡재세를 통해 10억~30억 유로(약 1조4000억~4조 원)을 더 걷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독일에 앞서 이미 횡재세 도입을 결정한 국가들도 여럿이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미니 예산안’을 철회한 영국은 내년부터 에너지 기업에 부과하는 세율을 25%에서 35%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횡재세 세수는 내년 140억 파운드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정부도 내년 7월까지 횡재세를 영국과 동일하게 35%로 인상하기로 했다. 오스트리아도 지난 주 석유·가스 회사에 최고 40%에 달하는 횡재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들 정부는 세금을 더 걷어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와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핀란드는 에너지 기업의 초과 수익에 1년간 한시적으로 횡재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니카 사리코 핀란드 재무장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연초 전기 등 에너지에 대한 추가적인 임시 세제를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관련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전쟁 중 역사적인 이익을 얻은 회사는 임원들과 주주들의 욕심을 넘어 행동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들의 이익은 횡재”라며 에너지 가격 인하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초과 이익분에 대해 가산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내 진보 성향 의원들은 올해 초 2015~2019년 원유 평균 가격과 현재 평균 가격 차의 50%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다만 최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 만큼 횡재세의 실제 도입 여부는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횡재세 부과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경우가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6월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이 유럽 경제학자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횡재세 부과에 동의했다. 반대는 17%에 그쳤다. 횡재세로 거둬들인 세수를 저소득층과 중소기업 지원 등에 투입하면 에너지 양극화 해소,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상 업종이 자의적으로 정해지고 사실상 관련 기업을 죽이는 조치라는 반론도 있다. -
美 아마존, 인도 음식배달 중단…글로벌 구조조정 나서나
산업 생활 2022.11.26 14:35:27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인도에서 음식 배달 사업을 접기로 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글로벌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전날 아마존은 인도 남부 벵갈루루에서 시험적으로 운영하던 음식 배달 사업 '아마존 푸드'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성명을 통해 “운영계획을 검토한 끝에 아마존 푸드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현재 고객과 파트너들을 위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 24일 아마존의 온라인 학습 서비스 '아마존 아카데미'의 인도 서비스도 종료한다고 밝혔다. 아마존 아카데미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 초 출시됐다. 이처럼 아마존이 인도에서 신사업을 철수하는 것에 대해 현지 언론은 인도 내 사업 부진과 아마존 본사의 실적 부진 등이 겹치면서 전 세계적 경기 침체를 우려해 글로벌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아마존은 지난 3분기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않고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가 총액이 31개월 만에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만 명을 감원하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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