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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수입가 역대 최고…1년새 2배 넘게 뛰었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9.20 18:02:20지난달 액화천연가스(LNG) 톤당 수입가격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러시아의 대(對)유럽 가스 공급 제한으로 올겨울 LNG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커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LNG 수입가격은 톤당 1194.6달러로 이전 최고치였던 올 1월의 1138.1달러를 넘어섰다. 올 8월 LNG 수입가격은 1년 전인 지난해 동기(535.0달러)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높다. 최근 1년 새 원·달러 환율이 20%가량 뛴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LNG 수입가격 관련 부담이 3배 가까이 치솟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LNG 가격 급등은 러시아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천연가스 사용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은 올겨울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로 ‘천연가스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일본과 함께 LNG 주요 소비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LNG 가격 상승은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 연결된다. 지난달 전력거래액은 8조 7790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 7607억 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반면 전기요금은 1년 새 17%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전력거래도매가격 결정의 기준이 되는 계통한계가격은 이달 16일 255원 50전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전력이 올해 30조 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는 21일로 예정된 올 4분기 전기요금 조정단가 발표 시점을 이날 오후 갑작스레 늦춘다고 공지했다.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최종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계통한계가격이 올해 말 300원대까지 올라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현대삼호重 일부 공정률 급감…현대제철 멈출땐 車·건설 직격탄
산업 기업 2022.09.20 17:50:33현대삼호중공업 하청 근로자의 집단 작업 거부와 현대제철 노조의 파업 움직임은 가뜩이나 ‘시계 제로’ 상황에 놓인 국내 산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수주 증가로 불황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조선 업계는 하청 노동자 파업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강성 노조인 금속노조를 상대해야 하는 철강 업계 역시 현대제철 노조의 파업 추이에 얼마든지 동조 파업이 벌어질 수 있어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산업계는 계속된 원·달러 환율 상승과 원자재 급등의 여파로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줄줄이 내려가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산업 현장의 잇따른 파업 움직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 하청 노동자의 작업 거부 사태는 지난 51일간 이어진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파업과 비슷하게 장기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인건비 인상안뿐 아니라 각종 안전 요구 사항 역시 높은 비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현대삼호중공업의 하청 업체들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벌써부터 현장에서는 일부 공정에 차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기본급 인상안뿐 아니라 추가 비용 인상 요소들이 많아 양측 간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청 노동자 측은 론지 2단(눈높이) 이상 작업은 국제 공인 자격증인 ‘이라타(IRATA-국제 로프 자격증)’ 소지자가 수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표면적으로는 안전 요구안이지만 현대삼호중공업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상승할 수 있는 요인이다. 실제 이라타 자격증을 보유한 인력의 일당은 30만~40만 원가량으로 자격증이 없는 인력보다 인건비가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업 거부 6일째를 맞은 이날 현장에서는 전처리(파워) 공정률이 50% 가까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측은 “교섭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 현대제철 노조의 파업은 더욱 심각하다. 노조의 요구 사항이 지나친 데다 이를 받아들일 경우 다른 그룹 계열사 노조의 투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파업이 자동차 부품 등 다른 금속노조 산하 지회들로 확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금속노조는 현대삼호중공업 하청 근로자들과 현대제철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연대 투쟁으로 확대하는 한편 국정감사 현안으로도 제기할 방침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 하청 노동자 투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역 연대 투쟁, 나아가 국정감사 현안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노조의 파업이 다른 금속노조의 연쇄 파업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양측의 대립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노조의 파업으로 공장이 멈춰서면 산업계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압연공장 침수로 냉연·열연 등의 제품 생산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파업이 시작되면 국내 철강 생산 급감에 이어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산업의 생산이 감소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주 열연 유통가격은 톤당 110만 원으로 8월 셋째 주 대비 10% 올랐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국내외적 요인으로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에 많은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노조가 힘을 앞세워 파업을 벌인다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정부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산업 현장의 파업 확산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하반기 들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하향하는 상황에서 파업은 기업 실적 회복에 치명타가 될 수 있어서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추정치가 3개 이상 존재하는 상장기업(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합산) 236곳의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0조 95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5조 7940억 원) 대비 8.67% 감소한 수치다. 3·4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583조 6092억 원으로 14.9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순이익은 38조 1264억 원으로 20.73%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
[마감시황] 낙폭과대 인식에 코스피·코스닥 반발 매수세 유입 상승 마감
증권 증권일반 2022.09.20 16:18:09낙폭과대 인식에 코스피와 코스닥에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양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19포인트(0.52%) 상승한 2367.85에 거래 종료했다. 지수를 끌어올린 건 기관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2834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242억 원, 778억 원을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005930)(-1.06%), SK하이닉스(000660)(-2.22%),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11%), LG화학(051910)(-0.79%), 현대차(005380)(-1.49%), 기아(000270)(-0.50%)가 하락했다. 미국 인플레이션법(IRA) 수혜주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1.26%), 삼성SDI(006400)(4.28%)는 상승했다. NAVER는 보합으로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상업서비스와 공급품, 항공사, 호텔·레스토랑·레저, 생명보험, 항공화물운송과 물류가 3~4%가량 상승했다. 반면 반도체와 반도체장비, 종이와 목재, 자동차, 기타금융, 전자제품이 1%가량 하락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은 미국 증시에서 애플, 테슬라에 대한 실적 기대감과 반도체주 반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원·달러 환율은 지수 상승으로 위험선호심리가 일시 회복하며 장중 1390원을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는 8.44포인트(1.12%) 상승한 760.35에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62억 원, 919억 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1344억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HLB(028300)(3.49%), 펄어비스(263750)(2.20%), 에코프로비엠(247540)(2.00%) 등이 2% 이상 올랐다. 반면 에코프로(086520)(-0.91%), 엘앤에프(066970)(-0.83%), 알테오젠(196170)(-0.38%) 등은 내림세를 나타냈다. 환율은 하락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원 1전 내린 1389원 5전에 거래를 마쳤다. -
'中 기준금리' LPR 동결…위안화 약세는 일단 제동
국제 경제·마켓 2022.09.20 14:53:13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지난달에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췄지만 최근 경제지표가 일부 개선된 데다 미국의 공격적 긴축을 의식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 시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9월 1년물 LPR을 3.65%, 5년물 LPR을 4.30%로 고시했다. 이는 전달과 동일한 수준이다. 인민은행은 앞서 15일 LPR의 바로미터가 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75%로 고정하며 LPR 동결을 예고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달 1년물 LPR을 0.05%포인트, 5년물 LPR을 0.15%포인트 각각 인하했다. 부동산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물 인하 폭이 컸던 것은 그만큼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더뎌 이달에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인민은행은 일단 동결을 결정했다. 이는 그만큼 중국 통화당국의 부담이 크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3연속 밟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LPR을 지금보다 낮출 경우 중국과 미국 간 통화정책 탈동조화(디커플링)가 더욱 심화하면서 자본 대량 유출, 위안화 가치와 주가 급락 등 금융시장 혼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이 일단 LPR을 동결하고 미국의 금리 조절 속도를 확인한 후에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류 페이첸 영국 넷웨스트그룹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여전히 매파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급격한 위안화 가치 하락 위험을 부담하면서 인민은행이 연속적으로 LPR을 내릴 여지는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일 약세를 보여 온 위안화 가치의 하락세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이달 15~16일 역외·역내시장에서 잇따라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달러·위안 환율은 추가 상승 없이 등락을 거듭하며 7위안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
애플 인앱결제 가격 1200원→1500원으로 인상
산업 기업 2022.09.20 14:48:39애플이 한국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의 인앱결제 가격을 올렸다. 국내 앱스토어에서는 0.99달러당 1200원이던 가격이 150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19일(현지 시각) 애플은 자사 개발자 홈페이지에 오는 10월 5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의 앱 및 앱 내 구입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자동 갱신되는 구독은 제외된다. 인상 국가는 한국과 칠레·이집트·일본·말레이시아·파키스탄·폴란드·스웨덴·베트남·유로화를 사용하는 모든 지역이다. 애플은 개발사들에 “(가격) 변경 사항이 적용되면 나의 앱의 ‘가격 및 사용 가능 여부’ 섹션이 업데이트된다”며 “앱 스토어 커넥트(App Store Connect)에서 언제든지 앱 및 앱 내 구입의 가격을 변경할 수 있다”고 했다. 자동 갱신 구독은 기존 구독자의 가격을 유지할 수도, 변동된 티어 당 가격에 따라 인상할 수도 있다. 입점 개발사가 가격을 별도로 설정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달리 애플 앱스토어는 입점 개발사들에게 앱이나 앱 내 콘텐츠 가격을 0.99달러 단위로만 책정하도록 규정한다. 0.99달러가 1티어, 1.99달러가 2티어, 2.99달러가 3티어 등으로 단위가 구성됐다. 가격 인상 전까지 애플은 한국에서 1티어에 1200원, 2티어에 2500원, 3티어에 3900원 등 단위로 인앱결제 가격을 책정하게 했다. 그러나 이번 공지로 1티어가 1500원, 2티어가 3000원, 3티어가 4400원 등으로 일괄 인상됐다. 예컨대 아이폰 이용자는 여태까지 네이버웹툰 내 콘텐츠 결제 수단인 '쿠키' 10개를 1200원에 구입할 수 있었지만, 오는 10월부터는 1500원을 내야 한다. 애플은 앱 및 앱 내 구입에 대한 가격 변동 이유를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이어지는 달러화 강세 현상을 인상 이유로 꼽는다. 실제 애플이 세금, 환율, 정부 규제 등 외부적 환경 변화에 따라 앱스토어 가격을 조정해왔다. 일례로 애플은 과거 영국에서 브렉시트가 확정되자 앱스토어 가격을 25% 올렸으며 터키가 디지털세를 새로 도입하자 7.5%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
[오후시황] 낙폭 과대 인식에 반발 매수세 유입, 코스피 2360선대 반등
증권 증권일반 2022.09.20 14:29:55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하락을 거듭했던 코스피가 5거래일 만에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추세적 반등이라기보다는 낙폭 과대 인식에 따른 반발 매수세 유입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20일 오후 2시2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96포인트(0.55%) 오른 2368.50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7.98포인트(0.76%) 오른 2373.64로 개장해 약보합세다. 유가증권시장 매수를 주도하는 건 기관이다. 2814억 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888억 원, 1074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원 6전 내린 1390원에 출발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삼성전자(-0.89%), LG에너지솔루션(1.99%), SK하이닉스(-2.56%), 삼성SDI(4.11%), NAVER(0.00%), 기아(-0.37%), 카카오(-0.15%) 등 혼조세다. 시장은 연준의 FOMC 회의를 앞두고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도 0.75% 포인트 이상 금리 인상을 할 전망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문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영향이 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82%, 1%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18%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기관 순매수세 속에 약 0.6% 상승 중으로 5거래일 만에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며 “미국채 금리 2년물의 경우 4% 수준에 근접하고 10년물이 3.5%를 상회하는 등 금리 상승 부담과 경기 침체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단기 낙폭과대 인식에 따른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전일 미국 증시 상승 전환 영향에 코스피도 오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7.59포인트(1.01%) 상승한 759.49다. 지수는 전장보다 6.44포인트(0.86%) 오른 758.35로 시작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716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5억 원, 671억 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1.04%), 에코프로비엠(2.50%), 엘앤에프(-0.18%), HLB(3.00%), 카카오게임즈(1.10%), 펄어비스(1.47%) 등 대다수가 상승하고 있다. -
뛰는 환율에…8월 외화예금 21억弗 감소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20 12:00:00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한 달 만에 21억 달러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사모펀드의 국내 직접투자가 회수된 가운데 기업들도 원자재 구입 등을 위해 예금을 인출했기 때문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882억 7000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21억 1000만 달러 줄면서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해 11월 1030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후 증감을 반복 중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의미한다. 외화예금이 줄어든 것은 달러화 예금이 749억 달러로 전월 대비 15억 7000만 달러 감소했기 때문이다. 해외 사모펀드 등 외국인 직접투자 자금이 회수됐고 일부 기업도 수입 결제 대금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달러화 예금은 629억 6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10억 2000만 달러 줄었다. 개인 역시 환율 상승 영향으로 달러화 예금이 119억 4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5억 5000만 달러 감소했다. 달러화 예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9%로 2016년 8월(15.7%)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은 자금 일정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개인이 환율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 예금도 47억 4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4억 6000만 달러 줄었다. 일부 증권사의 해외 파생거래 관련 증거금 납입과 현물환 매도 등으로 감소한 것이다. 위안화 예금 역시 12억 6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4억 달러 줄었다. 반면 엔화는 57억 4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2억 60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예금은 2017년 11월(55억 7000만 달러)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엔화 가치가 약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영향보다는 배당금 지급 등 영향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
외환위기냐, 금융위기냐…“10월 금통위, 가장 중요하고 어렵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20 12:00:00“이번 주부터 한 달이 이코노미스트와 트레이더들에게 제일 바쁜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지낸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HOR)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달 20~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부터 다음 달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까지 앞으로 약 한 달이 한국 경제를 포함한 세계 경제에 중요한 시기라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김 전 차관은 10월 7일 한국 국제수지 발표, 10월 11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을 주요 일정으로 꼽았다. 특히 미 CPI의 전월 대비 수치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차관이 언급하지 않았지만 9월 27일 나오는 한국 기대인플레이션, 10월 5일 발표될 한국 소비자물가지수도 다음 달 금통위 전에 눈여겨봐야 할 지표다. 당장 이번 주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를 포함해 13개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결정한다. 미 연준의 FOMC 결과가 가장 중요하지만 영국중앙은행(BOE)과 일본은행(BOJ)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국 경제 펀더멘탈 불안으로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BOE 통화정책 결과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촉발할 수 있다. 일본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경우에도 강달러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외환 당국이 원·달러 환율 1400원 고지를 지키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미 연준을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의 결정에 따라 1400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외환 당국은 지난 15일과 16일 원·달러 환율을 내리기 위해 수억 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같은 실개입과 구두개입에도 환율은 1390원대를 넘나들며 1400원을 여전히 위협하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외환 당국의 대규모 달러화 매도가 1400원 상회를 막았으나 그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다음 달로 예정된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당분간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씩 올리겠다”라며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은 상태다. 그러나 9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펀더멘탈 대비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1400원을 위협하자 일각에서는 빅스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나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빅스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통위가 이번에도 빅스텝을 할 경우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기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해 올해 2분기 말 기준 187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부담이다. 불과 1년 만에 기준금리를 2%포인트 인상하면서 가구당 평균 이자 부담은 130만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다. 금리 인상에 그나마 버티던 소비마저 꺾이면서 내수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도 있다. 한은이 다음 달 금통위에서 예고대로 25bp를 올리면 외환위기, 50bp를 올리면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진단마저 나온다. 25bp 인상에 그친다면 환율이 급등해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뤄지고 다시 환율이 오르면서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50bp를 올린다면 가계 부채 부실화가 금융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한다. 김 전 차관은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 간 금리 결정 기간이 3주간 차이가 나면서 그사이에 양국 간 금리 격차가 환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은 금통위원들은 아마 올해 회의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경제학계 전반의 소식을 전하는 연재입니다. -
상반기 여전사 순익 2조 700억원…전년 比 735억 ↑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20 12:00:00올 상반기 여전사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00억 원 넘게 증가했다. 대출은 물론 할부·리스 등 고유업무의 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20일 금감원이 발표한 ‘올 상반기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131개 여전사(신용카드사 제외)가 거둔 상반기 순이익은 2조 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9965억 원) 대비 735억 원(3.7%) 증가했다. 대출 확대로 이자수익은 물론 리스·렌탈·할부금융·유가증권 수익이 모두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3조 1050억 원이던 대출 이자수익은 올 상반기 3조 8031억 원을 기록해 6981억 원 늘었다. 할부금융과 리스는 각각 101억 원, 3840억 원 늘어난 6960억 원, 2조 3711억 원이다. 리스·렌탈 비용과 유가증권 비용이 늘면서 전체적인 비용도 증가했다. 올 상반기 비용은 8조 98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조 917억 원) 보다 1조 8929억 원 늘었다. 다만 연체율도 소폭 늘어난 만큼 금감원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유도해 여전사의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올 상반기 연체율은 0.88%로 전년말(0.86%) 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6%로 전년말(1.33%)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금감원은 “올 하반기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제?금융환경 악화로 잠재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여전사의 대출성 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통해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올 상반기 여전사는 대손충당금 800억 원을 추가 적립해 3조 6285억 원을 기록했다. 총 자산은 226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207조 4000억 원) 보다 19조 5000억 원 증가했다. 여전사 고유업무 자산인 자동차 관련 리스 자산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시장 상황 등을 반영해 비상자금조달계획을 보완하는 등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
[오전시황] FOMC 앞둔 코스피, 낙폭 과대 인식에 장 초반 약 1% 상승
증권 증권일반 2022.09.20 10:02:35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코스피가 1% 가까이 상승 중이다. 매수를 주도하는 건 기관이다. 20일 오전 9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10포인트(0.98%) 오른 2378.76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7.98포인트(0.76%) 오른 2373.64로 개장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매수를 주도하는 건 기관이다. 1144억 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77억 원, 785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원 6전 내린 1390원에 출발해 장 초반 1387원 1전∼1390원에서 등락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삼성전자(0.89%), LG에너지솔루션(1.05%), SK하이닉스(0.11%), 삼성SDI(0.66%), NAVER(1.61%), 기아(0.25%), 카카오(1.61%) 등 대부분 종목이 상승하고 있다. LG화학(-0.16%)과 현대차(0.25%)는 약세다. 업종별로도 섬유·의복(2.35%), 운수·창고(1.77%), 기계(1.56%), 철강·금속(1.37%), 서비스업(1.25%)을 비롯한 전 업종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64%)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6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0.76%)가 일제히 올랐다. 연준의 FOMC 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펼쳐지면서 지수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경기 침체 우려가 유입되며 미 증시는 장 중 1% 가까이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낙폭에 따른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상승전환했다.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도 0.75% 포인트 이상 금리 인상을 할 전망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문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영향이 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82%, 1%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18%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날 발표한 ‘2022년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4.8%에서 5.2%로 0.4%포인트 올렸다. 이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2.7%에서 2.8%로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반면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9.2%에서 4.7%로 반 토막 수준이 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는 전일 낙폭이 과대했다는 인식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미국 증시 반등, 원·달러 환율 급등세 기대감 등에 힘입어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18포인트(1.49%) 상승한 763.09다. 지수는 전장보다 6.44포인트(0.86%) 오른 758.35로 시작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5억 원, 136억 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129억 원 매수 우위다.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1.19%), 에코프로비엠(2.00%), 엘앤에프(0.60%), HLB(1.56%), 카카오게임즈(2.19%), 펄어비스(2.02%) 등 대다수가 상승하고 있다. -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 순자산 5000억 돌파
증권 국내증시 2022.09.20 09:28:39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329750)'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이 5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종가 기준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 순자산은 5845억 원으로, 연초 이후 3776억 원 증가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강해지며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 투자 수요 증가 영향으로 ETF 순자산이 증가했다.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는 달러 표시로 발행된 잔존만기 1년 미만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환헤지를 시행하지 않아 원·달러 환율 변동과 단기 채권 성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또한 해당 ETF는 비교지수 대비 초과성과 달성을 위해 미국 국채뿐만 아니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미국 우량 투자등급 회사채와 국내 공공기관이 발행한 KP(Korea Paper, 달러표시로 발행되는 한국채권) 등에도 투자한다. ETF 비교지수는 ‘KIS US Treasury Bond 0-1Y Index’다. 해당 지수는 미국 국채(US Treasury Note) 중 잔존만기가 1개월~1년인 달러 표시 채권으로 구성된다.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는 가중평균만기(듀레이션)가 비교지수와 유사하도록 6개월 내외로 맞춰 운용한다. 채권형 ETF는 만기가 존재하지 않아 만기연장에 따른 번거로움이 없다. 정승호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매니저는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는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는 현 국면에서 유용한 상품”이라며 “원-달러 환율 변동에서 발생하는 환차익뿐만 아니라 단기채권 이자 수익도 얻을 수 있는 효율적인 투자수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연금상품으로 활용해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연금계좌에서 거래할 경우 거래세가 면제되며, 매매차익 및 월분배금에 대한 과세는 연금수령 시점에 연금소득세로 저율 분리과세 된다. 최근 정부는 연금계좌 세액공제 대상 납입한도를 소득에 관계없이 최대 900만 원으로 일괄 적용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
갤럭시Z 9월 日 출시… '애플 텃밭'서 아이폰14와 격돌
산업 IT 2022.09.20 07:00:00삼성전자(005930)가 애플 ‘텃밭’인 일본에 9월 말 갤럭시Z 폴드4·플립4를 출시하고 아이폰14와 정면승부에 나선다. 폴더블 선전으로 올 초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른 삼성전자는 아이폰14 공개일에 맞춰 BTS 콜라보 마케팅을 선보이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강 달러·엔저로 아이폰14 가격경쟁력이 낮아진 점 또한 삼성전자에게는 기회요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월 29일 일본에서 갤럭시Z 폴드4·플립4를 공식 출시한다. 전작인 갤럭시Z 폴드3·플립3는 일본에서 지난해 10월 6일 출시했다. 지난해보다 출시일을 일주일 앞당겨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4·플립4 출시를 앞두고 공격적인 현지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의 일본 내 폴더블 마케팅은 아이폰14 공개 일정에 맞춘 ‘저격’ 양상을 띄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14가 공개된 8일 ‘갤럭시 하라주쿠’에서 신제품 쇼케이스를 열었다. 하라주쿠 매장은 지하 1층, 지상 7층으로 전 세계 갤럭시 전시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에 앞서선 도쿄 등지에 ‘갤럭시 X BTS’ 체험 공간을 운영하기도 했다. 애플 ‘앞마당’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 공략에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아이폰 점유율이 50%를 넘고 샤프·소니 등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기존 지형에 균열이 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56.8%, 삼성전자13.5%, 샤프 9.2% 순이었다. 삼성전자가 샤프를 제치고 2위에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점유율은 2013년 1분기 14.1% 이후 분기 기준 10년 내 최고 수준이었다. 이 기조는 2분기에도 이어졌다. 2분기 점유율은 애플 50.8%, 삼성전자 12.2%, 샤프 11.9% 순이다. 애플 점유율이 6%포인트 대폭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일본 재상륙’ 일등 공신은 폴더블폰이다. 특히 갤럭시Z 폴드3·플립3의 깔끔한 디자인이 일본 소비자들에게 소구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이 아이폰 공화국이 된 배경에도 디자인에 민감한 소비 성향이 있었다”며 “갤럭시Z 플립3 디자인이 호평받았던 만큼 전작 기조를 이어간 갤럭시Z 플립4도 인기가 많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본 아이폰14 시리즈 가격이 크게 인상된 점도 삼성전자에게는 기회다.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 달러 표시 가격은 동결했지만 극심한 강 달러·엔저에 엔화 표시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었다. 실제 아이폰14 시리즈의 일본 내 공식 판매 가격은 전작 출시 시점보다 2만1000~3만3000엔 가량 올랐다. 반면 갤럭시Z 폴드4·플립4 일본 출하가는 각각 1만 엔가량 인상되는 데 그쳤다고 한다. 특별한 변화 없이 한·미·일 삼국 간 환율만으로 가격 경쟁력이 늘어난 셈이다. 삼성전자는 ‘역대급’ 물량공세도 준비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 생산량을 지난해 대비 2~3배 가량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갤럭시Z 폴드3·플립3가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초도 물량 부족으로 품귀현상을 빚은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은 것이다. 넉넉한 공급은 가파른 글로벌 판매량 증가로 돌아오고 있다. 일본에 앞서 갤럭시Z 폴드4·플립4가 출시된 유럽에서는 초기 출하량이 전작보다 2배 늘어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은 타격이 적은 편”이라며 “갤럭시와 폴더블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서라도 선진국 점유율이 중요한 만큼 삼성전자가 그 어느 때보다도 일본 시장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
'나쁜 원低' 덫에 걸린 기업…위안·엔화 동반하락에 수출효과 사라져
산업 산업일반 2022.09.19 18:03:07원화 값이 1400원 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수출 기업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의 제품 가격 경쟁력 확보로 이어져 수출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최근의 환율 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가격이 뛴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부담을 동반한 ‘나쁜 원저’로 수출 기업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위안화와 엔화 등 수출 경쟁국들의 통화 역시 달러 대비 약세를 이어가면서 수출 기업들은 제품 경쟁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나쁜 원저’의 덫에 걸린 대표적인 업종이 석유화학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납사)를 기초 원료로 사용해 제품을 만든다. 하지만 원화 가격이 떨어지면 나프타의 수입 가격이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다. 보통 환율이 오르면 제품 가격도 따라 올라 나프타 원료 가격의 상승분을 상쇄시킬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감소해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제품 가격에 제때 반영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수요가 낮아 가동률이 떨어질 때는 고환율에 대한 이득을 보기 어렵다”며 “가동률이 낮아 제품 가격은 올리지 못하는 반면 나프타 등 원료를 비싸게 사와야 하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해외투자 확대로 외화부채를 많이 보유한 배터리 업계도 ‘나쁜 원저’에 울상이다. 배터리 업체들은 달러로 자금을 조달해 북미 지역에 공장을 짓고 있는데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달러 빚도 급증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외화부채는 4조 2493억 원으로 지난해(3조 4119억 원)보다 24.5% 늘었고 삼성SDI의 외화 단기차입금도 6개월 새 8357억 원에서 9674억 원으로 15.7% 증가했다. 해외 신규 투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배터리 3사는 현재 북미 지역에 배터리 공장의 신·증설을 추진 중이다. 환율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이들 기업은 당초 계획한 해외투자액을 늘려야만 한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올 하반기 미국 애리조나에 1조 7000억 원 규모의 공장 투자 계획을 세웠지만 비용 상승 여파로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철강 업계는 ‘나쁜 원저’ 탓에 모처럼 찾아온 원자재 가격 하락의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제품의 원료인 철광석은 주로 달러로 결제하는데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가격 하락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올 초 122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은 이달 중순 96달러로 20%가량 빠졌다. 하지만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190원대에서 1400원대까지 20% 가까이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넋 놓고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철강 업계는 환율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철강 수요 악화에 중국의 철강 재고까지 더해지며 제품 가격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8월 말 철강 재고는 연초 대비 41% 증가하며 철강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불황의 긴 터널을 뚫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로 호황을 맞은 조선사들도 높아진 라이선스 비용 때문에 근심이 늘고 있다. LNG 운반선 건조 기술은 한국 조선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LNG 화물창 등 핵심 기술은 해외 기업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화물창은 프랑스의 GTT사에 선박 건조 때마다 선가의 5%가량을 기술료로 지급해야 한다. 3월 원·달러 환율이 1205원일 때 120억 원 정도 내던 기술료는 현재 150억 원 가까이 불어났다. 앞으로도 문제다. LNG 운반선 수주는 계속 늘고 있는데 환율 상승 때문에 앉아서 떼이는 돈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한국의 수출 규모가 커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이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국가의 통화도 약세여서 가격 경쟁력에 큰 도움이 안 되고 있다”며 “원자재 비용 부담이 큰 만큼 원재료를 미리 구매하는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킹달러에 임상비용 쑥…신약개발 발목잡나
산업 바이오 2022.09.19 17:51:53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면서 국내 제약 업계의 글로벌 임상 비용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임상 비용 증가로 인해 신약개발 출시가 늦춰지는 것은 물론 기술수출도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서 국내 제약 업계의 글로벌 임상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글로벌 임상의 경우 대부분 달러로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제약 업계가 느끼는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 1190원 선이었으나 이날 오후 2시 기준 1월 대비 16% 상승하며 1390원을 기록했다. 환율로 인한 지출 부담이 올해만 16%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신약 출시를 목표로 다국가 임상을 진행 중인 기업들이 부담이 더욱 크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 공동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1차 치료제 단독 요법 용도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현재 전 세계 10여 개 국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인 만큼 고환율에 따른 부담도 클 것으로 예측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수출에 따른 환차익도 있겠지만 고환율에 따라 임상 비용이 늘어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LG화학도 2건의 대형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곧 시작해 비용 측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화학은 임상 승인이 날 경우 미국과 유럽의 고요산혈증 동반 성인 통풍 환자 26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달러화 초강세가 지속될 경우 임상 비용은 당초 예상 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은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D119031166M’에 대해 이달 중 미국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일동제약은 NASH 치료제에 대해 미국 임상 1상을 내년에 끝마치는 것을 내부 타임라인으로 설정했다. 이후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의를 통해 기술수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임상 환자 모집 등 비용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 탓에 임상 시험이 지연돼 신약 출시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며 “해외 법인 직원들이 많은 기업의 경우 현지 인건비 증가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경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제약 업계의 글로벌 임상 비용 상승은 우려할만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장기적으로 신약 출시는 물론 기술수출 일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화 가치 하락 이미 위험 수위…순식간에 ‘IMF 위기’ 수준 맞을 수도” [청론직설]
경제·금융 정책 2022.09.19 17:31:23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바짝 다가서면서 외환시장에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국제금융학회장인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원화 가치 하락은 이미 위험 수준”이라며 “정부와 통화 당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1997년의 외환 위기에 버금가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관심이 높아진 한미 통화 스와프에 대해서는 이솝의 ‘여우와 신 포도’ 우화를 예로 들며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질타했다. 성 교수는 “정부는 ‘미국이 한미 통화 스와프를 안 해줄 것’이라는 지레짐작으로 자포자기하는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면서 “한미 동맹의 상호 이익을 강조하면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 ‘앞으로 0.25%포인트씩만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식의 통화 당국 메시지가 환율 급등을 자초한 큰 패착이었다”라며 아쉬워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전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뚜렷하다. 실업률과 물가 상승이 같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에서 기본적으로 복합적 위기라고 본다. 우리나라도 국내 위기와 해외 요소가 같이 있다는 점에서 복합적인 경제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할 수 있겠다. -국내 복합 위기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한국의 복합 위기는 세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째는 금융과 실물, 둘째는 물가와 경기, 셋째는 해외 요인과 국내 요인이다. 위기의 정도는 1997년이나 2008년의 상황보다 아직 조금 덜하지만 순식간에 그 정도 수준까지 진행될 수도 있다. 통화가치 하락 폭이 1997년 외환위기 때의 4분의 1이고 2008년도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의 2분의 1 수준이다. 당시 하락 폭은 최악 상황 기준이기에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원화 가치 하락은 이미 위험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현 위기 상황에 특이점이 있다면. △특히 어려운 점은 우리나라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이 증대되면서 외화를 확보해 위기 국면을 완화해줘야 되는데 현재 그 메커니즘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요인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해외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 둘째는 우리가 특정 품목을 제외하고는 국제 경쟁력이 좀 많이 약화돼 있었는데 그 특정 품목에 해당하는 부분의 경기가 최근 가라앉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이 순간 가장 시급히 취해야 할 정책 조치는 뭔가. △인플레이션 관리와 외환시장의 안정적 유지가 제일 중요하고 다급하다. 지금처럼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올라가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한국 경제는 감당하지 못할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금리 인상과 원화 가치 급락을 유발해 외국에서 돈을 빌려 사업하는 기업들과 빚을 내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길 수도 있다. 외환 위기 당시 정부의 시의적절한 조치가 결여된 탓에 누가 어떤 타격을 받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원화 가치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 △외환시장이 이렇게 어렵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통화 당국의 부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다. 글로벌 경제가 격동하는 상황인데 앞으로 0.25%포인트씩밖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엄청난 패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외국투자가들이 한국의 경제 환경은 향후 그만큼밖에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잘못된 인식이 심어지면 우리나라의 통화가치는 더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금리 정책이 요구되는가. △금리는 상황에 따라 0.25%포인트씩 올릴 수도 있고 0.50%포인트 인상의 빅스텝이나 0.75%포인트 인상의 자이언트스텝, 1.0%포인트 인상의 울트라스텝을 밟을 수도 있다. 문제는 0.25%포인트씩 외에 모든 가능성을 닫은 것처럼 이야기해 금리 정책의 대응 능력을 스스로 반감시켜서는 곤란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을 제대로 보지 않고 우리가 0.25%포인트씩 안정적으로 가겠다고 밝히는 것은 해외 상황에 따라 매우 위험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도 있다. -한미 통화 스와프에 대한 관점은. △현재 통화 당국과 행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는 문제가 있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기 때문에 통화 스와프를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단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솝우화에서 여우가 너무 높이 달린 포도를 따먹기 어려우니까 ‘저 포도는 실 거야’라며 돌아서는 것과 뭐가 다른가. 한미 통화 스와프는 절대로 불가능한 이슈가 아니다. 우리 정부는 한미 동맹의 상호 이익을 강조하면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에 점수를 얼마나 줄 수 있겠나.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에 대해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일단 ‘B학점’은 줄 수 있겠다. 그러나 정책이 실제 현실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고 그래서 현재 국내 경제가 어려운 국면에 처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물가 급등을 대외 여건과 지난 정부의 탓으로 일부 돌릴 수 있겠지만 내년이 되면 경제적 난관의 모든 책임을 현 정부가 떠안아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잘 짜인 경제정책이 왜 현실화하지 못하는 걸까. △경제정책을 기존 관료 중심으로 실행하다 보니 기존의 것들을 그냥 유지하려는 관료 특유의 성향이 작동하는 듯하다. 말로는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그 문제가 변경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경직된 관료주의 시스템 탓이 크다. 실제로 지금 부동산 관련 세금, 노동시장 문제 등에서 바뀐 게 거의 없다. 좀 더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지닌 경제 전문가들과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실행할 것을 권하고 싶다.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 수행 지지율이 경제정책과 관련돼 있다고 보는가. △매우 상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낮은 핵심적 이유는 물가 상승, 외환시장 불안 등 각종 경제지표와 경제 상황에 대한 관리가 충분하지 못한 탓이 크다. 미국에서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기가 상당히 낮은 것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부도 경제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이 정면 충돌하는 와중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일반적인 무역에서는 확고하게 중국과의 자유무역을 지향해야 하지만 하이테크놀로지와 관련된 분야에서는 미국 네트워크에 들어가 한미 협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다. 그 과정에서 우리 국익과 밀접하게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의 보조금 혜택에서 한국 전기차가 배제된 것은 아쉽다. △이 역시 우리가 ‘신 포도 우화’의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미국이 자국 이익 우선 정책을 펴고 있으므로 한국 기업들을 미국 기업들과 같은 호혜 관계로 대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은 실현하기 어렵고 어차피 되지도 않는 일이라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도움이 절실한 부분은 절박감을 갖고 요청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왜 미국에도 도움이 되는지 적극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국익을 제대로 지킬 수 있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병폐를 꼽는다면.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그러지 않아도 경직적이었는데 지난 정부 때 경직성이 더욱 강화돼 성과 평가에 따라 고용주가 어떤 조치를 취하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 그러다 보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채용이 감소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했다. 임금과 고용 체계 개혁이 필요하다. 국회 입법을 통해 생산 성과에 임금·고용이 탄력적으로 연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다음으로 바로잡아야 할 병폐는 뭔가. △세금 부담이 경제 흐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소득 흐름이 원만하지 않은데 지난 정부의 정책 실패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세금까지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소비 여력이 크게 저하됐다. 새 정부가 전반적인 세금 부담을 어느 정도 해소해줘야 하는데 이 문제가 충분히 해결되지 않았다. -경제 복합 위기로 기업들의 부담이 매우 큰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고통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노동 비용 상승 부담까지 안고 있다. 근로자들은 임금 상승을 체감하지 못하지만 기업들의 중압감이 커진 것은 주52시간 근로제 시행 등으로 단위 임금이 올랐기 때문이다. 정부가 법인세 인하를 비롯해 기업들의 여타 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을 깊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경제 복합 위기 속에 정치의 역할이 아쉽다. △1997년 외환 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정치는 갈등만 일으키고 제대로 정책 대응을 하지 못해 위기를 막아내지 못했다. 지금도 당시 상황과 비슷하다. 경제가 복합 위기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여야는 정치적 이해득실만 셈하며 갈등을 키우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시장 원리에 충실한 개혁을 통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여야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 ◆He is…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구로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경제팀 연구위원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거쳐 2007년부터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해왔다. 연세대에서 경제학부장·언더우드국제대학장 등을 지낸 뒤 현재 교무처장을 맡고 있다. 2015년에는 45세 이전에 가장 뛰어난 연구 실적을 보인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한국경제학회 청람상을 받았다. 한국경제학회 감사를 지냈으며 이달 초 한국국제금융학회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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