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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수 끝에 ‘채권 선진국 클럽’ 편입…증시 디스카운트도 해소해야
오피니언 사설 2024.10.10 00:00:00한국이 ‘채권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하면서 국채 시장의 ‘밸류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지수 제공 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내년 11월부터 한국 국채를 WGBI에 포함시키겠다고 8일 발표했다. 이 지수에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25개 주요국이 편입돼 있었으나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가진 한국은 빠져 있었다. 정부는 외환 거래 시간 연장, 외국인투자가 등록제 폐지 등 투자 장벽을 제거하고 외국인 국채 투자 비과세 등의 투자자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에 2022년 관찰대상국 지위에 오른 후 네 번째 도전 끝에 지수 편입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전 세계의 연기금 등이 WGBI를 참고해 굴리는 자금이 2조 5000억~3조 달러(약 3362조~4035조 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70조~88조 원이 국내 채권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가들로부터 한국의 재정 건전성과 거시 경제 펀더멘털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WGBI 편입은 의미가 크다. 정부는 내년 역대 최대인 201조 원 규모의 국채 발행에 따른 금리 상승 부담을 크게 덜었다. 국채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시장 전반이 안정돼 민간 회사들도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국내에 해외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 외환시장의 안정성도 높아진다. 정부는 선진채권지수 내 안착을 위해 국가 부채와 재정지출을 지속적으로 관리해가야 한다. 정치권도 선심성 돈 뿌리기 경쟁을 자제해야 국제사회에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WGBI 편입을 계기로 채권 시장의 선진화는 본격화됐으나 우리나라의 증시 디스카운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FTSE 러셀은 이번에 한국 증시를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으나 공매도 금지를 문제 삼기도 했다. 정부는 약속대로 내년 3월 공매도 재개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금융투자소득세의 불확실성도 신속히 해소해야 할 것이다. 한국 주식이 저평가되는 이유에는 기업 경쟁력 부족 외에 정책 불확실성도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가 선진국 지수 편입을 계기로 높아진 만큼 정부 당국과 정치권은 과도한 개입을 자제하고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
한국 -9% vs 미국 +10%…개미들 '국장 탈출' 이유 있다
증권 국내증시 2024.10.09 17:45:45한국과 미국 증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올 3분기까지 한국 증시에 투자한 개인은 10% 가까운 손실을 본 반면 미국 증시에 투자한 개미는 10%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등 정책 불확실성, 미국 경제·유가 등 외생변수에 취약한 천수답 증시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경기 부양책으로 신흥국 투자 자금이 중국으로 쏠릴 가능성마저 제기돼 한국 증시의 소외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에 의뢰해 올 9월까지 국내 증시에 투자한 약 297만 명, 미국 증시에 투자한 67만 명의 계좌를 분석해보니 한국 증시에서는 -9.45%의 손실을, 미국 증시에서는 10.94%의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코스피·코스닥지수의 수익률은 처참하다. 코스피는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2655.28에서 지난달 말 기준 2593.27로 이 기간 2.34%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를 표방한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866.57에서 11.85% 감소한 763.88로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밸류업 국면에서도 소외된 만큼 코스피지수보다 더욱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미국 대표 지수는 일제히 10% 이상 급등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12.31% 증가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81%, 나스닥지수는 21.17% 상승했다. 특히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5일)가 있던 8월 한 달간 수익률도 국내 투자자는 -4.14%, 미국은 -1.03%였다. 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다른 투자자산에 투자) 청산 우려로 증시가 급락했는데 기초 체력이 약한 한국 증시가 선진국 증시 대비 더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삼성전자(005930)의 인공지능(AI) 밸류체인(가치사슬) 소외, 불확실성을 키운 금투세 유예 등을 증시 부진의 주요인으로 꼽는다. AI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빅테크의 밸류체인에 올라탄 국내 기업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000660)가 사실상 유일하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향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납품도 기대됐지만 계속해서 지연되는 실정이다.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3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면서 삼성전자를 향한 증권가의 회의도 더 커지고 있다. 대장주(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주요국 대비 큰 취약한 증시 구조로 삼성전자의 하락은 곧 지수 하락으로 연결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이 커지면서 메모리의 위상도 강화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되레 이 기회를 날리고 있다”며 “이게 한국 증시 약세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투세도 변수다. 이미 고액 자산가들은 국내 증시를 떠나 부동산이나 해외 증시로 자산을 대거 이동하는 상황인데 올 4분기 들어서도 아직 시행 유예나 폐지가 명확하지 않은 금투세가 자금 이탈을 더 부추기는 양상이다. 실제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51조 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데 예탁금 규모가 가장 많았던 7월 대비 약 6조 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증시가 막판 스퍼트를 내는 것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허탈감을 낳게 한다. 밸류업에도 꿈쩍하지 않는 한국 증시와는 확연히 대비되는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내수 경제 활성화가 한국 기업의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소위 낙수 효과보다는 수급 쏠림 현상으로 한국 증시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 대형 증권사 임원은 “외국인투자가가 연일 한국 주식을 팔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아 한국 증시에 대한 투심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며 “(금투세 시행 유예 등의 결정은) 이미 실기했지만 그래도 불확실한 세금 문제를 빨리 풀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
3개월 새 시총 20% 증발…개미들 한 달여간 삼성그룹 ETF 2600억 '줍줍'
증권 국내증시 2024.10.09 17:42:18개인 투자자들이 시가총액이 연고점 대비 20% 넘게 빠진 삼성그룹의 주요 종목들로 구성돼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장 중 한때 5만 원대까지 떨어지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역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한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다른 계열사들의 주가가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보는 것이다. 대다수 전문가 역시 삼성그룹의 주가가 실적 대비 과도하게 떨어져 있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신중한 투자를 권고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한 달여간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삼성전기(009150) 등 삼성그룹 기업들에 투자하는 ‘KODEX 삼성그룹’, ‘TIGER 삼성그룹펀데멘털’ 등 5개의 삼성그룹 관련 ETF 총 260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8월과 7월 각각 440억 원어치와 3845억 원어치를 팔아 치웠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혼자서 그룹 시총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추락이 뼈아팠다. 삼성그룹의 시총이 연고점을 찍은 지난 7월 11일 이후 약 3개월 새 외국인과 기관이 약 13조 7600억 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주가가 30% 넘게 급락했다. 삼성물산(028260)도 덩달아 흔들리고 있다. 금리 인하로 인한 건설주 훈풍은 물론 지분율이 40%가 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주가 급등세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3개월 새 10% 넘게 빠지며 코스피 지수보다 못한 성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협업 빈도가 높은 삼성전기는 전자기기(IT) 수요 둔화 전망도 더해지며 3개월 새 주가가 20% 넘게 빠졌다. 올 하반기 최대 이벤트로 주목 받던 밸류업 지수 발표도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탄탄한 실적과 높은 주주환원율을 바탕으로 올 들어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던 삼성그룹 내 보험, 증권 업종들은 삼성화재(000810)를 제외하고 편입이 불발됐을 뿐만 아니라 발표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탓에 주가 상승세가 둔화됐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15개 삼성그룹 기업 중 8개가 최근 한 달 새 영업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올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국내 증권사들이 집계한 평균 영업이익 전망치 13조 5441억 원보다 30% 넘게 적은 9조 1000억 원이라고 밝히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삼성하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한 믿음이 자리 잡아 있었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브랜드 신뢰도가 많이 깨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염승환 LS증권 연구원도 “결국에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나 TSMC 등 타 경쟁사에 뒤처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거나 개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음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줘야만 반등이 가능하다"며 “지금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향후에는 더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삼성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선진국지수 편입커녕…신흥국 비중도 줄 판
증권 국내증시 2024.10.09 17:33:08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서는 선진국지수 편입은커녕 신흥국에서의 비중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시가총액과 편입 종목 수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11월 정기 리뷰에서 MSCI 한국지수에 현대로템을 편입하고 KT와 셀트리온제약을 편출할 가능성을 점쳤다. MSCI는 2·5·8·11월 분기마다 편출입 종목을 선정하는데 지난해 11월부터는 정기 변경 때마다 구성 종목 수가 감소해왔다. 편입 종목 수는 지난해 11월에는 1개 종목이, 올해 2월에는 4개, 5월에는 1개 종목이 줄었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시장을 밑도는 수익률을 보여온 여파였다. MSCI는 시가총액과 유동성 크기를 고려해 종목을 선정한다. 올 8월에는 LS일렉트릭을 새로 편입하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편출해 겨우 종목 수 감소를 면했다. 구성 종목의 수가 줄어들면 한국이 속해 있는 MSCI 신흥국지수에서 비중이 감소하며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한국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9월 11.95%에서 올해 같은 달 11.67%로 줄었다. 한국의 국가별 비중 순위도 2019년 2위에서 3위로, 올해 4위로 추락했다. 한편 MSCI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재분류에 대해서는 매년 6월 결과를 발표한다. MSCI는 2008년 한국을 선진국지수 편입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으나 다음 해인 2009년에는 역외외환시장부재, 외국인투자가의 등록의무 등 조건을 지적하며 편입 유보 결정을 내렸다. 2014년 6월에는 지적 사항에 대한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아예 관찰 대상에서도 제외했다. 현재 한국은 경제나 시장 규모 면에서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요건을 모두 만족한 상태다. 하지만 MSCI는 올 6월 평가에서 투자자등록제도 개선, 영문 공시 및 외환시장 개방, 배당 제도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보수적인 진단을 내렸다. 앞서 금융 당국은 올 상반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영문 공시를 활성화하고 배당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MSCI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이번 평가와 마찬가지로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
韓국채 '밸류업'…80조 뭉칫돈 들어온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10.09 17:12:37한국이 네 번째 도전 끝에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해 채권 선진국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WGBI에 들어가게 되면서 내년부터 약 80조 원 규모의 해외 투자 자금이 국내에 유입돼 정부 재정 운용과 외환시장, 금리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지수 제공 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 시간) “한국을 내년 11월부터 WGBI에 편입할 계획”이라며 “한국 정부가 제3자 외환 거래 허용과 거래 시간 연장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 편입 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자회사인 FTSE 러셀은 미국과 영국·독일·일본 등 선진국 국채로 구성된 WGBI를 운용한다. 지수 비중은 미국(40.4%), 일본(10.2%), 중국(9.7%) 등의 순으로 한국은 2.22%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WGBI대로 채권에 투자하는 자금이 전 세계적으로 약 2조 5000억~3조 달러(약 3362조 5000억~4035조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80조 원대의 외국인 자금이 단계적으로 국내 국채 시장에 흘러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국채 수요가 증가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하고 달러화 유입에 원·달러 환율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국채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으며 국고채 금리에 연동된 회사채와 금융채 금리도 연쇄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022년 9월부터 WGBI의 문을 두드려왔다. 대통령실은 “정부 차원의 강력한 제도 개선 및 소통 노력과 함께 건전재정 기조를 비롯한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평가가 이뤄낸 쾌거”라고 밝혔다. 이날 FTSE 러셀은 ‘선진 시장’으로 분류된 한국의 주식시장 지위를 유지했다. 당초 거론됐던 ‘관찰 대상국 지정’은 피했다. -
[투자의 창] 밸류업 지수 '투자욕구 자극'이 핵심
증권 국내증시 2024.10.08 17:43:10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4일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발표한 지 약 7개월 만에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다. 거래소는 시장 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 평가, 자본 효율성 등을 두루 살피며 상장사 100곳을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으로 엄선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아울러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한 선물과 상장지수펀드(ETF)도 곧 시장에 내놓아 국내 증시에 고질적인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상장기업 저평가 현상)’를 해소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실제 다수의 자산 운용사들은 올 11월을 목표로 관련 상품들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상품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번 밸류업 지수 발표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기존의 국내 대표지수와 비교해 특별히 다른 점이 크게 없다는 평도 있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방법론과 괴리가 크다는 목소리도 들려 온다. 배당 성향과 수익률이 제시되지 않은 점과 기업가치 평가 정상화 독려 차원에서 중요 지표로 여겨지던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저평가 기업들이 배제된 점이 아쉽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밸류업 지수 편입 기준에는 시장에서 그동안 고민했던 요소들이 대부분 반영이 됐다고 생각한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 엇갈린 평가는 앞으로 거래소가 지수를 운용하면서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문제다. PBR, 자기자본이익율(ROE), 주주환원 등의 적용 수준은 금번 지수 내 포함된 기업들과 앞으로 포함될 수 있는 기업들의 향후 상대적 성과 수준에 의해 계속 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대적으로 더 나은 기업은 지수 편입 유지에 성공하고 열위한 기업은 편출되고 그 자리에는 또 다른 우수한 기업들이 들어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단계에서는 기업들로부터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에 대한 의지를 이끌어 내고 투자자들에게 해당 지수에 대한 투자 욕구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더 주력해야 한다. 밸류업 지수 흥행 여부는 결국 기업과 투자자들의 참여도에 달렸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가 지난 7월 언급한 주주환원촉진 세제 시행 방안과 같이 기업의 밸류업 참여를 독려할 수 있도록 관련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ESG평가에서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기업에 대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기업평가 방식에서 밸류업 지수가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연기금 등 대표 기관투자가들이 밸류업 지수를 벤치마크 대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모부동산집합투자기구에 대한 조세특례법 적용처럼 밸류업 지수 펀드에도 9.9%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하거나 전용 투자 계좌를 지정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ETF와 달리 기초 지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모펀드를 적극 활용한다면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기업은 물론 향후 편입이 유망한 기업들까지 선제적으로 투자해 더 나은 투자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만큼 공모펀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소각 안하고 자금 조달용으로 쓴다…자사주 교환사채 발행 두 배 증가
증권 국내증시 2024.10.08 06:02:41올 들어 상장사가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과 자사주 공시 강화 등으로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자 이를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교환사채 발행이 급부상한 것이다. 정부의 자사주 대책 시행이 연기된 만큼 추가적인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 발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자사주를 담보로 발행한 교환사채 규모는 581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82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 1~3분기 발행된 교환사채 가운데 자사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45.7%로 지난해 연간 기준 비중 29.9% 대비 크게 늘어난 상태다. 교환사채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나 다른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을 말한다. 과거 교환사채 발행은 주로 자회사 주식을 담보로 이뤄졌으나 올 들어 자사주 활용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호텔신라(1328억 원)와 농심(1385억 원) 등 주요 기업이 사상 처음으로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자화전자(375억 원), 씨에스윈드(446억 원)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도 같은 방식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자사주를 기초로 한 교환사채 발행이 늘어나는 건 주주 환원을 위해 자사주 소각을 유도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사주 공시 강화에 나서면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보다는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교환사채는 대부분 표면이자율이 0%라 발행회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신주를 발행하지만 교환사채는 이미 발행돼 있는 자사주나 다른 회사 주식을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율도 희석되지 않는다. 기관투자가들도 사실상 이자 수익이 없더라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향후 주가가 올랐을 때 주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투자하고 있다. 다만 기업이 보유 중인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 환원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교환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설비 투자,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수 있지만 주가 상승으로 교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돼 유통되면 주가 하락 요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정부의 자사주 제도 개선 개선안 입법 절차가 다소 지연되면서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한 후 소각 등 처리 계획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며 자사주 처분 시 주식 가치 희석 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에코프로 등 주요 기업들은 최근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교환사채는 대다수가 0%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이자 비용 절감 효과가 크고 만기에 자사주를 지급하기에 지분율 하락 우려가 없어 발행이 늘고 있다”며 “다만 일부에서는 정부 자사주 공시 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
[사설] “이사 충실 의무 주주 포함”…투자 발목 잡는 과도 개입 없어야
오피니언 사설 2024.10.08 00:05:00정부 일각과 야당에서 상법상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시키는 방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이 같은 입법을 추진할 경우 기업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법 개정 논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월과 8월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점이 밸류업의 걸림돌”이라고 언급하면서 본격화했다. 주무 부처인 법무부는 반대로 기울어져 있지만 기획재정부가 중립적 입장이어서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된다. 이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4일 증시 부양 관련 토론회를 열고 금융투자세 시행 문제에서 여권에 ‘유예’ 등으로 양보하는 대신 상법 개정을 얻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박주민·민병덕 의원 등이 이미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현행 상법 382조는 ‘이사는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수정해 주주를 충실 의무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연방 의회에서 제정된 모범회사법은 이사의 의무 부담 대상을 주주가 아닌 ‘회사’로 한정했다. 캘리포니아·델라웨어 등 극소수 주는 자체 주법으로 주주를 이사의 의무 부담 대상에 포함했지만 나머지 대다수 주들은 모범회사법을 따르고 있다. 독일·일본·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들도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가 아닌 회사로 규정했다. 세계적 추세와 달리 우리 정부의 일부 부처와 야당은 국내 증시 부양, 소액 주주 보호를 내세워 상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 개정이 이뤄지면 기업 경영진은 단기 손실을 주장하는 일부 주주들로부터 배임죄 소송 위협에 시달리게 된다. 그 결과 대규모 자본을 장기간 쏟아붓는 초격차 기술 개발, 인프라 투자, 인수·합병 등이 어렵게 돼 ‘기업 가치 훼손-증시 추락-주주 피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글로벌 정글에서 생존 경쟁을 벌이는 우리 기업들의 투자 발목을 잡는 과도한 개입이 없도록 상법 개정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진정한 증시 부양과 투자자 보호는 연구·투자 규제를 풀어 기업의 본원적 가치를 높이는 것임을 되새겨야 한다. -
소각 대신 자금 조달로…자사주 교환사채 발행 두 배 증가
증권 국내증시 2024.10.07 17:29:57올 들어 상장사가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과 자사주 공시 강화 등으로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자 이를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교환사채 발행이 급부상한 것이다. 정부의 자사주 대책 시행이 연기된 만큼 추가적인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 발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자사주를 담보로 발행한 교환사채 규모는 581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82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 1~3분기 발행된 교환사채 가운데 자사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45.7%로 지난해 연간 기준 비중 29.9% 대비 크게 늘어난 상태다. 교환사채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나 다른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을 말한다. 과거 교환사채 발행은 주로 자회사 주식을 담보로 이뤄졌으나 올 들어 자사주 활용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호텔신라(1328억 원)와 농심(1385억 원) 등 주요 기업이 사상 처음으로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자화전자(375억 원), 씨에스윈드(446억 원)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도 같은 방식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자사주를 기초로 한 교환사채 발행이 늘어나는 건 주주 환원을 위해 자사주 소각을 유도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사주 공시 강화에 나서면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보다는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교환사채는 대부분 표면이자율이 0%라 발행회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신주를 발행하지만 교환사채는 이미 발행돼 있는 자사주나 다른 회사 주식을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율도 희석되지 않는다. 기관투자가들도 사실상 이자 수익이 없더라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향후 주가가 올랐을 때 주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투자하고 있다. 다만 기업이 보유 중인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 환원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교환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설비 투자,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수 있지만 주가 상승으로 교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돼 유통되면 주가 하락 요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정부의 자사주 제도 개선 개선안 입법 절차가 다소 지연되면서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한 후 소각 등 처리 계획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며 자사주 처분 시 주식 가치 희석 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에코프로 등 주요 기업들은 최근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교환사채는 대다수가 0%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이자 비용 절감 효과가 크고 만기에 자사주를 지급하기에 지분율 하락 우려가 없어 발행이 늘고 있다”며 “다만 일부에서는 정부 자사주 공시 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
금투협회장, 아일랜드서 전세계에 '밸류업·디딤펀드' 소개한다
증권 정책 2024.10.07 10:24:27서유석(사진) 금융투자협회장이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국제자산운용협회(IIFA) 연차총회에 참석해 주요국에 한국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과 디딤펀드 도입 현황 등을 소개한다. 7일 금투협은 서 회장이 이날부터 11일까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제37차 IIFA 연차총회에 참석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의 자본시장 상황을 설명한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밸류업 정책,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장클래스 거래 제도 도입, 장기 연금투자를 위한 자산배분펀드 디딤펀드 출시 등의 노력을 해외 관계자들에게 직접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IFA는 아시아·미주·유럽·아프리카를 아우르는 39개국 41개 기관으로 구성된 국제 자산운용 업계 대표 단체다. 1987년 창립 이래 회원국 간 펀드 관련 정책 공조, 정보 공유, 업계 의견 대변 등 글로벌 펀드 산업 발전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금투협은 IIFA와 국제증권업협회(ICSA)의 정회원이다. 서 회장은 지난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ICSA 연차총회에도 참석한 바 있다. 금투협은 이번 행사에 주요국 펀드 산업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미국 대선과 금리 인상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펀드 규제 동향, 지속 가능성과 책임 투자, 인구 변화에 따른 투자 행태 변화, 자산운용의 디지털화 등의 주제에 대한 발표·토론도 계획돼 있다. 이번 연차총회에서는 차기 이사회와 사무국 선출, 주요 워킹 그룹 위원회 구성, 차기 연차총회 개최지 결정 등에 대한 투표도 진행될 예정이다. -
흥국증권 “SK, 밸류업에 동참해야”…목표가 하향
증권 국내증시 2024.10.07 09:05:55흥국증권은 SK에 대해 당초 예상보다 올해 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되 목표주가는 종전 21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낮췄다. 박종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7일 “일부 자회사를 제외한 전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견조한 실적 모멘텀은 지속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SK텔레콤(017670), SK스퀘어의 외형 증가에도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 SK네트워크 등은 외형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7.8% 감소한 31조 6000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4.5% 줄어든 1조 7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SK이노베이션의 정제마진 하락과 배터리 부문 영업손실, SK E&S의 마진 축소 등 영향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최근 주가 반등에도 12개월 선행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5.1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로 매력은 높다”며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보다 구체적 계획과 함께 리밸런싱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모형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
[이번주 추천주] 밸류업 지수에서 빠졌지만…'주주가치 제고' KB금융 주목
증권 증권일반 2024.10.06 17:21:4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연이어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다수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000660)를 추천주로 제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에 있어서 여전히 독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사들은 이밖에 미국의 생물보안법의 수혜가 예상되는 제약업종도 투자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SK하이닉스를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6일 모건스텐리가 목표가를 절반 이상 낮추면서 15만 원대까지 추락했지만, 마이크론의 호실적 발표로 단숨에 17만 원선까지 회복했다. HBM 공급 과잉 우려가 누그러들자 시장은 안도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의 수요가 “엄청나다”고 발언한 것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지난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최근 12단 제품도 D램 3사(삼성전자·마이크론)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이번 3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던 2018년 3분기의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도 추천주로 꼽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2021년 이후 ‘2차전지주 랠리’를 불러왔듯이 생물보안법이 ‘바이오주 랠리’를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법안이 제정될 때 산업의 판도가 바뀐다”며 “특히 셀트리온은 짐펜트라가 미국에서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 등재되면서 향후 매출 증가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미국의 생물보안법은 이르면 연말 내 초당적 지지로 상원을 통과해 대통령 서명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기업 ISC(095340)를 투자 유망 업종에 새로 이름 올렸다. ISC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신경망처리장치(NPU) 반도체 테스트 소켓을 출시했다. NPU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비해 전력 효율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전력 비용을 줄이기 위해 AI 주문형반도체(ASIC) 도입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 하나증권은 KB금융(105560)과 HK이노엔(195940)을 추천주로 꼽았다. KB금융은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는 빠졌지만, 시장은 지수 편입보다는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KB금융은 이달 중 밸류업 공시를 할 계획이다. HK이노엔의 경우 핵심 제품인 ‘케이캡(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 등의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
거래소, 한국 자본시장 컨퍼런스 개최…밸류업지수 활용 논의
증권 증권일반 2024.10.06 13:53:54한국거래소가 내달 4∼5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한국 자본시장 컨퍼런스(Korea Capital Market Conference) 2024’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증권사, 상장기업, 정부 당국 등이 참여하며 한국 자본시장의 도전과제와 기회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컨퍼런스는 밸류업 프로그램, 한국증시 제도개선, ETP(상장지수상품) 시장 발전방향,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파생상품시장의 미래 등 5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먼저 4일 예정된 밸류업 프로그램 세션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전략을 주제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연계한 ETP 활용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밸류업 기업 홍보 부스 운영, 기관투자자와의 1:1 미팅 등도 진행된다. 한국증시 제도개선 세션에서는 국내 주식시장 매력도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한다. ETP 시장 발전 방향 세션에서는 국내 ETP 발행사와 시장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간담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5일 ESG 공시 세션에서는 한국 자본시장의 ESG 공시 현황과 향후 추진 방안을 논의하며 파생상품시장의 미래 세션에서는 국내외 파생상품시장의 트렌드를 공유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본격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의 모멘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국내외 기관투자자, 증권사, 유관기관, 상장기업, 정부 당국 등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참여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신청은 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 가능하다. -
코스닥 종목 75% 이상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
증권 국내증시 2024.10.06 11:09:54코스닥 상장 10개 중 7개가 넘는 종목이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증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타고 올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코스닥 지수는 올해 11.2% 하락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추진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기준 코스닥 종목 1673개 중 75.4%인 1263개가 지난해 말 종가 대비 하락했다. 이 가운데 수익률이 마이너스 10%대인 종목이 278개에 달했고 20%대가 무려 310개, 30%대가 233개에 육박했다. 주가가 50% 넘게 떨어진 종목도 115개를 기록했다. 이로써 엠에프엠코리아(323230)(-93.9%), CNH(023460)(-87.8%), 현대사료(016790)(-80.7%), 클리노믹스(352770)(-75.5%), 엑스플러스(373200)(-71.2%) 등은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로 전락했다. 국내 증시가 고꾸라지는 사이 글로벌 증시는 우상향했다. 같은 기간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 H지수(HSCEI)는 41.40% 올랐고, 대만 가권지수(24.3%), 일본 닛케이225지수(15.4%) 등도 올랐다. 기술주 중심인 미국 나스닥 지수는 20.5% 상승했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21.26% 올랐다.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지수는 코스피(-3.2%), 브라질 BOVESPA(-1.7%), 프랑스 CAC40(-0.02%) 등에 불과했다. 5개 중 2개를 한국이 차지한 셈이다. 특히 주요 국가들 중 코스닥(-11.2%)보다 수익률이 낮은 지수는 러시아 RTS 지수(-14.8%)뿐이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코스닥150 내에 양호한 성장성을 가진 중소형주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우량 중소형주의 비중이 줄고 있다”며 “공교롭게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방식은 2017년부터 점차 증가하는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퀄리타스반도체(432720)(-69.5%), 큐라티스(348080)(-59.3%), 에이텀(355690)(-55.1%), 그린리소스(402490)(-51.9%), 아이엠(101390)(-45.9%), 파두(440110)(-30.3%) 등 지난해 기술 특례로 상장한 종목도 상당수가 하락세를 기록했다. 기업 저평가와 별개로 주요국 시장에 비해 상장사는 많지만 이른바 ‘좀비기업’ 퇴출에는 소극적인 고질적 관행들이 코스닥 지수의 발목을 잡는 주요 요인으로도 거론된다. -
와타나베 부인을 생각하며 [양석준의 마켓인사이드]
증권 국내증시 2024.10.05 08:30:00와타나베 부인은 누구인가. 금리가 낮은 엔화를 금리가 높은 외화로 교환해 외화예금이나 해외유가증권 등에 투자하는 일본 거주자들을 풍자하는 용어다. 특히 2022년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는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한 데 반해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오래 유지했기 때문에 거주자인 와타나베 부인뿐만 아니라 비거주자인 글로벌 투자자까지 나서서 엔화를 차입해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소위 엔 캐리트레이드에 몰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미국의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전환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엔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의 청산 가능성에 주목하기도 했다.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 행태는 그들의 입장에서 볼 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역사적으로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일본 금리가 급락하면서 더 이상 자국 내에서는 금융수익을 확보하기가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초저금리가 고착화된 것은 버블 경제의 붕괴로 성장 동력이 사라진 데 따른 것이며 자연스럽게 해외투자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었다.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 행태가 장기화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국제금융시장에서 일본 엔화는 안전자산으로 등극했다.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칠 때 엔화가 오히려 강세로 반전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사실 와타나베 부인으로서는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일본으로 자금을 환수하려는 동기가 생길 수밖에 없으니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엔화 강세를 조장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 이는 근본적으로 일본이 전통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국으로서 그동안 해외투자의 결과 어마어마한 대외금융자산이 축적된 데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경상수지 흑자의 대부분이 무역수지에서 소득수지로 전환되기까지 했다. 무역수지는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흑자폭이 꾸준히 감소되다가 대략 2010년 전후 적자로 돌아섰다. 그 자리에 막대한 대외투자로 인한 배당과 이자소득이 들어섰고 이를 메꾸고도 남는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와타나베 부인이 국제수지 구조 변화에 일조를 한 셈이다. 이제 우리나라 상황을 보자. 그 어느 때보다 해외증권투자가 붐이다. 소위 ‘국장’에 대한 불신이 개인 주식투자자들 사이에 만연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세계경제의 블록화가 강화된 여건에서 해외 직간접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었다. 국민연금 등도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해외투자가 불가피해졌다. 대외금융자산의 축적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투자 결과를 나타내는 대외금융자산이 외국인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결과인 대외금융부채를 크게 초과하고 있다. 현재 순(net) 대외금융자산이 외환보유액의 두 배나 되고 5년 후에는 지금의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불과 수 년 전만해도 외환보유액을 제외하면 국제투자포지션이 순부채 상태를 면치 못했는데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글로벌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라 우리도 일본처럼 경상수지를 소득수지 흑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시기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까지 한다. 우리나라가 수출주도경제인 점을 생각하면 무역수지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다행히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무역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내고 있고 당초 전망을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로 이어지고 있다. 돌이켜 보면 불과 2년 전만 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무역수지가 대폭 감소한 상황에서 다행히 대외투자자금의 배당과 이자소득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할 수 있었다. 일본의 모양새를 닮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여건이 앞으로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동안의 환율 상승은 미국 경제의 호조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달러화 가치가 독보적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은 맞지만 우리나라 거주자들의 해외투자가 적잖이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최근 미 연준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전환하면서 환율 상승이 일부 되돌려지고 있으나 그간의 해외투자 추세는 국제금융시장에 큰 불안요인이 없는 한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그럼 만약에 국제금융시장에 큰 위기가 닥친다면 우리 해외투자자금이 어떻게 움직일까. 일본처럼 통화가 강세로 전환되지는 못할지라도 해외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환류될 수 있을까. 사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해외투자자금의 상당 규모가 환류되기는 했었다. 그에 비추어 본다면 그때보다 개인의 해외투자 비중이 확대된 지금 환류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일본과 비교해볼 때 자본시장 발전 정도가 차이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돌아 온 와타나베 부인은 밸류업을 이루어낸 일본 주식시장에서 투자대안을 찾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지금과 같은 국내 자본시장의 구조적 디스카운트가 지속된다면 과연 국내로 돌아온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으로 자산을 재배분하는 데 혹여 주저하지나 않을지. 조속히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밸류업이 실현되기를 열망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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