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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기대감에…힘 받는 '코스피 3000' 낙관론
증권 국내증시 2024.05.21 07:20:00코스피지수가 연내 3000을 넘어설 수 있다는 증권사의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하반기께 본격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면서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이달 17일 보고서를 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경우 하반기 코스피가 310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증권사는 연준이 금리를 더 이상 인상하지 않고 동결만 하더라도 코스피가 295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내려가면 비용 부담이 줄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오를 수 있다”며 “올해는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는 첫해인데 기존에는 지수가 평균적으로 연 16%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중금리가 하락할 경우 주식시장 내에서 특히 성장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도 7일 올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을 7월로 관측하면서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업계 최고 수준인 3110으로 제시했다. 현대차증권·한화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도 금리 안정 가능성과 함께 미중 갈등의 수혜, 기업 실적 개선,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 등을 호재로 들며 하반기 코스피 최고점을 3000으로 최근 제시했다. 증권사들이 국내 증시 전망치를 대폭 올려 잡는 것은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최근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이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점도 낙관론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지난해 말에만 해도 주요 증권사 중 올해 코스피 고점을 3000 이상으로 본 회사는 대신증권 한 곳뿐이었다. 코스피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2년 6개월 동안 한 번도 3000을 넘은 적이 없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뒤 7월부터 단행할 경우 코스피의 저점이 2500선으로 높아지면서 3분기부터는 지수가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올해 코스피 고점으로 2900을 제시한 상상인증권의 김용구 연구원은 “미 경기가 하반기에 정점을 지나는 상황은 불가피하다”며 “고물가·고금리 누적 효과가 글로벌 수요 회복보다 더 클 경우 코스피 상장사의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은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연내 코스피 3000 넘을 수도”…금리인하 기대에 낙관론 확산
증권 정책 2024.05.20 17:34:06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하반기께 본격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연내 3000을 넘어설 수 있다는 증권사의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이달 17일 보고서를 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경우 하반기 코스피가 310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증권사는 연준이 금리를 더 이상 인상하지 않고 동결만 하더라도 코스피가 295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내려가면 비용 부담이 줄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오를 수 있다”며 “올해는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는 첫해인데 기존에는 지수가 평균적으로 연 16%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중금리가 하락할 경우 주식시장 내에서 특히 성장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003540)도 7일 올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을 7월로 관측하면서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업계 최고 수준인 3110으로 제시했다. 현대차증권(001500)·한화투자증권(003530)·신한투자증권도 금리 안정 가능성과 함께 미중 갈등의 수혜, 기업 실적 개선,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 등을 호재로 들며 하반기 코스피 최고점을 3000으로 최근 제시했다. 증권사들이 국내 증시 전망치를 대폭 올려 잡는 것은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최근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이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점도 낙관론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지난해 말에만 해도 주요 증권사 중 올해 코스피 고점을 3000 이상으로 본 회사는 대신증권 한 곳뿐이었다. 코스피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2년 6개월 동안 한 번도 3000을 넘은 적이 없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뒤 7월부터 단행할 경우 코스피의 저점이 2500선으로 높아지면서 3분기부터는 지수가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올해 코스피 고점으로 2900을 제시한 상상인증권(001290)의 김용구 연구원은 “미 경기가 하반기에 정점을 지나는 상황은 불가피하다”며 “고물가·고금리 누적 효과가 글로벌 수요 회복보다 더 클 경우 코스피 상장사의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은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밸류업 효과에…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84% 급증
증권 국내증시 2024.05.20 16:20:31코스피 상장 기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가스 업종이 흑자 전환하고 음식료품을 비롯한 10개 업종이 고루 실적이 개선된 덕분이다. 반면 코스닥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가량 감소했다. 20일 한국거래소는 12월 결산 코스피·코스닥 상장 법인의 2024년 1분기 실적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감사 의견 비적정, 분할·합병, 상장폐지 사유 발생 등의 이유로 일부 기업들을 제하고 코스피 상장 622개사, 코스닥 상장 1464개사가 분석 대상에 올랐다. 분석 결과 코스피 상장 법인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26조 37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4.07% 증가한 46조 8564억 원, 당기순이익은 91.78% 증가한 17조 4425억 원으로 집계됐다. 거래소가 분류한 17개 업종 중 10개 종목이 두루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전기전자·의료정밀·전기가스 등 업종이 흑자 전환했고 음식료품 업종의 영업이익이 41.99%, 비금속광물이 40.88%, 서비스업이 24.45%로 가장 크게 뛰었다. 거래소 측은 “영업이익이 약 6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3%, 62.19%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3.60%에서 올해 6.45%로 전반적으로 경영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올 초부터 금융 당국이 이끌어온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소정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낸 업종은 11조 7250억 원을 기록한 전기전자로 집계됐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보인다. 이어 서비스업(9조 6915억 원), 운수장비(8조 4024억 원) 순이었다. 가장 낙폭이 큰 철강금속업은 지난해보다 37.03% 쪼그라들며 영업이익이 1조 627억 원 수준에 그쳤다. 다음으로 화학과 건설업의 영업이익이 각각 24.12%, 16.36% 감소해 3조 4477억 원, 66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54개사가 적자 전환하며 적자 기업은 코스피 전체의 5분의 1 수준인 134개사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15.61%로 지난해 말 대비 2.67%포인트 늘었다. 코스닥 상장 법인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01% 감소한 2조 3312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조 1717억 원으로 11.22% 감소했고 매출은 65조 672억 원으로 3.50% 소폭 증가했다. 적자 기업의 비율이 늘고 제조업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탓이었다. 특히 올 들어 코스닥 기업의 반도체, 정보기술(IT) 부품 쏠림 현상이 크게 심화됐다. 제조 업종 전체의 영업이익은 20.11% 감소했는데 이 중에서도 섬유·의류(-76.02%), 일반 전기전자(-41.20%), 운송장비·부품(-20.33%)가 크게 줄며 부진을 이끌었다. 반면 IT 부품은 253.97%, 반도체는 66.98% 증가했다. 거래소는 “IT 하드웨어 업종의 영업이익이 2배가량 증가한 반면 제조 업종은 음식료·담배, 기계·장비 등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
거래소, 지역 순회하며 '밸류업' 설명회 개최한다
증권 국내증시 2024.05.20 13:07:33한국거래소가 28일부터 내달 28일까지 한 달간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밸류업 및 공시 지원을 위한 찾아가는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기업의 공시책임자 및 담당자를 대상으로 전국 6개 지역(경기·충청·경북·경남·전라·서울)에서 개최된다. 사전에 신청을 해야만 참석이 가능하며 코스피 상장기업 대상 5회, 코스닥 상장기업 대상 5회, 공통 대상 2회 등 총 12회에 걸쳐 진행될 계획이다. 거래소는 설명회에서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개정사항 및 공시 제도 관련 사항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상장 기업들은 교육 시간이 인정된다. 코스피 기업의 경우 의무교육 2시간이, 코스닥 기업은 불성실공시 제재 시 감경 대상 교육 2시간이 적용된다. 거래소는 상장공시 시스템 등을 통해 공시책임·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설명회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상장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고 중소 상장기업 대상 컨설팅·번역 지원 등도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금감원 “글로벌 IB, 공매도 전산화에 공감…시스템 구축 협력키로”
증권 국내증시 2024.05.20 12:00:00글로벌 투자은행(IB)이 국내 공매도 전산화 취지에 공감하면서 향후 시스템 구축 과정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금융감독원에 표명했다. 글로벌 IB들은 한국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함용일 부원장이 지난 16~17일 홍콩을 방문해 글로벌 IB 7개사와 아시아 지역 증권업 관련 협회와 면담을 가졌다고 20일 밝혔다. 함 부원장은 현재 추진 중인 공매도 전산시스템에 대해 불법 공매도를 차단하면서도 시장 거래 차질을 초래하지 않은 방안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전산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각 기관투자자들의 시스템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글로벌 IB는 공매도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요청했다. 공매도 제도 개선과 조사 과정에서 관련 규정, 업무 지침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매도 전산화 취지에 공감하면서 시스템 구축 과정에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IB는 시장 투명성 증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여러 수단을 하나의 목표로 집중시킨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장 효율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과 함께 일관성 있게 추진해 선진지수 편입 등 성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함 부원장은 홍콩 증권선물위원회 기관장과 만나 한국 공매도 제도와 시스템 개선 경과도 설명했다. 불법 공매도 중앙감시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만큼 홍콩 금융당국도 관심을 보였다. 양국은 공매도 제도 개선, 불법 공매도 조사와 관련해 협력과 공조를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했다. 현재 진행 중인 불법공매도 조사 과정에서도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자료를 징구하고 조사를 공조하는 등 효율적인 협력 방안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IB 등 주요 투자자들에 대해 적극적인 협조 등을 끌어내 공정·투명하고 매력적인 한국 금융시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글로벌 IB 불법공매도 전수조사에 대해 신속히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밸류업 순풍에 ‘KRX 보험’ 올 수익률 1위…호실적에 '버핏 효과'까지
증권 재테크 2024.05.20 06:00:00KRX 업종 지수 중 올해 상승률 1위 자리를 보험주가 차지했다. 1분기 호실적과 배당 기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글로벌 관련주 매입 소식에 최근 급등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보험주가 대표적인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들로 구성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꼽히는 만큼 주주환원책 강화 여부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을 꾀할 수 있다고 봤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보험 지수는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24.58% 올라 관련 KRX 업종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KRX300 금융과 KRX 은행, KRX 증권도 같은 기간 10~23% 상승률을 기록해 다른 업종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보험보다는 낮았다. 개별 보험주가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이들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기준 최근 일주일 간 KODEX 보험은 5.47% 상승해 레버리지(차입)·인버스(역방향)를 제외한 전체 주식형 ETF 수익률 4위를 기록했다. 편입 비중 상위 3개사인 삼성화재(000810)와 DB손해보험(005830), 삼성생명(032830)이 이 기간 급등한 영향이 컸다. 보험 업종의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우선 고금리와 경기 침체 국면에서 1분기 상대적으로 호실적으로 기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보험사 시가총액 2위인 삼성화재와 3위 DB손해보험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삼성생명도 17일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001450)·KB손해보험 등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별도 기준 1분기 합산 당기 순이익은 2조 527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 9921억 원) 대비 26.8% 증가했다. 3년 연속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시총 1위인 삼성생명은 경제 업체들이 1분기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 이후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준비금 적립으로 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과 달리 수익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버핏 회장이 이끄는 미국 투자기업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3분기부터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상장 손해보험사 ‘처브(Chubb)’를 비밀리에 매입했다는 소식도 국내 보험주 상승세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 3월 말 기준 처브 주식 약 2600만 주, 약 67억 달러(약 9조 852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처브 지분 인수 사실을 2개 분기 넘게 비밀로 유지했다. 이는 버핏 회장이 1분기 애플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대신 은행주를 대거 매입했을 것이라는 시장의 추정과는 다른 행보였다. 상당수 투자 전문가들은 버핏 회장과 버크셔 해서웨이가 고금리 시대에 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에 투자해 안정성을 추구한 게 아니냐고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주가 앞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화답할 경우 추가 상승을 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삼성화재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주환원율을 기존 37.4%에서 2027년까지 5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내 증권사 15곳 가운데 13곳이 삼성화재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고 2곳은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오는 8월 새로운 자본정책을 발표할 예정인 DB손해보험 역시 증권사 15곳 중 11곳이 매수 의견을 보였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현금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도 검토하고 있다”며 “주주환원 정책 노선을 전향적으로 변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1분기 국내 보험사들의 호실적을 두고 산업 자체의 본질적인 수익성 개선보다는 제도 변경에 따른 일회성 환입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결과라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은 세칙 개정 등 제도 변경으로 인한 일회성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은 만큼 본질적인 이익 체력 향상과는 거리가 있다”며 “일부 보험사가 주주환원 정책이 포함된 중장기 자본 정책 계획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2분기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이복현 "다음달 공매도 일부 재개 추진"
증권 국내증시 2024.05.19 17:47:0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만나 다음 달 공매도를 일부라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지 7개월 만에 외국인투자가들의 진입장벽 제거 요구를 최대한 빨리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이 원장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콘래드다운타운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뉴욕 투자설명회(IR)’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정부와 당국이 공매도를 금지하면 안 된다는 시장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다음 달 하순 전에 공매도 재개 여부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라며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6월에 전면 재개하거나 일부라도 재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 당국은 지난해 11월 5일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그 기간을 올 6월 30일로 정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이를 추가 연장할 수 있다고 알렸다. 이 원장의 이날 발언은 당국이 다음 달 공매도 즉시 전면 재개를 결정하지 못하더라도 이후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겠다는 의미였다. 이 원장은 공매도 재개의 요건이 되는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NSDS)’ 구축과 관련해서는 “기술적 제도적 미비점이 있다면 소통하겠다”고 공언했다. 당국은 현재 공매도 잔액을 보고하는 모든 기관투자가의 주문을 이중으로 검증하는 방향으로 NSDS를 준비하고 있다.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 차단이)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다”며 “법을 개정하지 않고 시행령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와 함께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를 도입하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무조건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방안이 추상적이고 선언적인 규정에 그칠 수 있다며 법 개정을 추진하지 않기로 한 법무부 입장에 반대 의견을 낸 셈이다. 이 원장은 “정책적으로 필요하느냐의 문제이지, 법 기술적으로 합당 여부를 논할 일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원장은 한계기업 상장사의 증시 퇴출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 작업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시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증시에서 나가는 기업이 거의 없는 환경은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을 퇴출 지표로 삼을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필요할 경우 좀비기업들은 원칙에 따라 과감하게 상장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정치권 일각의 ‘횡재세’ 도입 논의와 관련해서는 “은행들이 이를 피하는 회계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행동주의펀드들의 주주 환원 압박 활동에 대해서는 “주주 이익을 잘 대변하는 활동은 도울 생각이지만 특정 세력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방안에 대해서는 “1년 반 이상 손실 인식이 이연된 상황이라 이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IR 행사에는 모건스탠리·JP모건·칼라일 등 126개 기관에서 약 200명이 참석해 한국 투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하비 슈워츠 칼라일그룹 대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등장, 세계 각국의 규제, 지정학적 위기 등 때문에 한미 협력 체계 구축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대니얼 심코위츠 모건스탠리 대표는 “한국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은 매우 중요하다”고 각각 역설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런던 IR 행사 때보다 분위기가 더 좋다”고 귀띔했다. 특히 이날 IR에 참석한 외국인 가운데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지속성 여부와 기업 지배구조, 세제 인센티브 등을 깊게 들여다보는 투자가가 상당수 눈에 띄었다. 행사장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한 글로벌 대형 헤지펀드의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참여한 것을 보면 기업들도 프로그램에 동참하려는 의지가 보인다”며 “추가적인 세제 인센티브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
호실적에 '버핏 효과'까지…밸류업 날개다는 보험주
증권 재테크 2024.05.19 17:45:58보험 업종이 1분기 호실적과 배당 기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글로벌 관련주 매입 소식에 최근 급등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보험주가 대표적인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들로 구성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꼽히는 만큼 주주환원책 강화 여부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을 꾀할 수 있다고 봤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보험 지수는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24.58% 올라 관련 KRX 업종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KRX300 금융과 KRX 은행, KRX 증권도 같은 기간 10~23% 상승률을 기록해 다른 업종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보험보다는 낮았다. 개별 보험주가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이들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기준 최근 일주일 간 KODEX 보험은 5.47% 상승해 레버리지(차입)·인버스(역방향)를 제외한 전체 주식형 ETF 수익률 4위를 기록했다. 편입 비중 상위 3개사인 삼성화재(000810)와 DB손해보험(005830), 삼성생명(032830)이 이 기간 급등한 영향이 컸다. 보험 업종의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우선 고금리와 경기 침체 국면에서 1분기 상대적으로 호실적으로 기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보험사 시가총액 2위인 삼성화재와 3위 DB손해보험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삼성생명도 17일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001450)·KB손해보험 등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별도 기준 1분기 합산 당기 순이익은 2조 527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 9921억 원) 대비 26.8% 증가했다. 3년 연속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시총 1위인 삼성생명은 경제 업체들이 1분기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 이후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준비금 적립으로 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과 달리 수익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버핏 회장이 이끄는 미국 투자기업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3분기부터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상장 손해보험사 ‘처브(Chubb)’를 비밀리에 매입했다는 소식도 국내 보험주 상승세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 3월 말 기준 처브 주식 약 2600만 주, 약 67억 달러(약 9조 852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처브 지분 인수 사실을 2개 분기 넘게 비밀로 유지했다. 이는 버핏 회장이 1분기 애플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대신 은행주를 대거 매입했을 것이라는 시장의 추정과는 다른 행보였다. 상당수 투자 전문가들은 버핏 회장과 버크셔 해서웨이가 고금리 시대에 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에 투자해 안정성을 추구한 게 아니냐고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주가 앞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화답할 경우 추가 상승을 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삼성화재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주환원율을 기존 37.4%에서 2027년까지 5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내 증권사 15곳 가운데 13곳이 삼성화재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고 2곳은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오는 8월 새로운 자본정책을 발표할 예정인 DB손해보험 역시 증권사 15곳 중 11곳이 매수 의견을 보였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현금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도 검토하고 있다”며 “주주환원 정책 노선을 전향적으로 변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1분기 국내 보험사들의 호실적을 두고 산업 자체의 본질적인 수익성 개선보다는 제도 변경에 따른 일회성 환입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결과라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은 세칙 개정 등 제도 변경으로 인한 일회성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은 만큼 본질적인 이익 체력 향상과는 거리가 있다”며 “일부 보험사가 주주환원 정책이 포함된 중장기 자본 정책 계획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2분기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공매도·세제인센티브 궁금했던 글로벌 투자자…"당국, 시장 궁금증 풀었다"
증권 국내증시 2024.05.19 14:58:40“한국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참여한 걸 보면 기업들도 밸류업에 동참하려는 의지가 보입니다. 앞으로 기업 참여를 얼마나 더 끌어낼 수 있을지 세제 감면 등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궁금하네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투자설명회(IR)에서 만난 글로벌 대형 헤지펀드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IR 내내 자리를 뜨지 않고 밸류업 관련 발표뿐만 아니라 국내 은행·증권·보험사 대표단이 참여한 패널 토론까지 유심히 지켜봤다. 이날 IR에 참석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민관 합동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속 가능성이나 정책 변화 등에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꼽히는 기업 지배구조 문제는 물론이고 법인세 감면 등 밸류업 관련 세제 인센티브까지 한국 자본시장 현안을 깊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번 뉴욕 IR에 참여한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한국 투자 담당자들이 밸류업은 물론이고 공매도가 어떻게 될지 많은 질문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을 집중 설명하면서 밸류업 세일즈에 나섰다. 먼저 세제 등 인센티브와 관련해 이 원장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는 밸류업 세제 이슈는 지난주(5월 둘째 주) 장관급 논의가 있었다”며 “배당 소득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와 밸류업 참여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방안 등을 정부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기업 지배구조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상속세 전체를 바꾸긴 어렵겠지만 기업의 가업 승계와 관련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상법이나 자본시장법상 거버넌스 문제도 있어 소액주주 보호나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상법 개정안은 22대 국회가 출범하기 전에 공청회 등을 열고 정책 방향을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상법 개정은 실효성 등을 이유로 주무 부처인 법무부가 유보적인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IR 직후 기자들과 만나 “주주 충실 의무는 무조건 도입돼야 한다”며 “실효적이지 않고 해석만으로도 가능했다면 이렇게까지 이슈화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법 기술적으로 합당한지 여부를 논할 사안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오는 6월 말 종료되는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와 관련해서는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원장은 “밸류업을 하겠다는 정부와 당국이 공매도를 금지하면 안 된다는 시장 인식에 공감한다”며 “6월 하순 이전에 공매도 재개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거래소의 공매도 집중관리시스템도 시행령 개정만으로 할 수 있도록 검토해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개인적으로는 6월에 공매도를 재개하거나 안 되면 일부라도 하는 것이 욕심”이라고 덧붙였다. 밸류업과 별개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한계기업 퇴출 필요성도 언급됐다. 증시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상장사 수가 많아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시가총액은 7경 원 수준으로 한국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를 합친 전체 시가총액(약 2600억 원) 대비 27배 크다. 다만 상장사 수는 5649개사 대 2572개사로 두 배 차이에 불과하다. 시총 규모가 비슷한 대만보다 상장사 수가 40% 많다. 그만큼 시총이 작고 거래량도 없는 한계기업이나 좀비기업 등이 많아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막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세조종 등 각종 불공정 행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 당국은 유가증권시장의 상장폐지 기간을 최장 4년에서 2년으로, 코스닥은 상폐 절차를 3심제에서 2심제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주요 선진국 증시에서 진입과 퇴출 비율이 60~70%이고, 미국은 100%를 넘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바람직한 수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상장사 퇴출을 원칙대로 신속하고 과감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인 달튼인베스트먼트의 임성윤 파트너는 “당국이 시장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듯 하다”라며 “공매도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이슈나 기업의 가업 승계까지 궁금했던 부분 대부분을 들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
밸류업 선두로 나선 K금융…진옥동 “발행주식 줄이겠다”
증권 국내증시 2024.05.19 12:00:00정부가 올해 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여력이 큰 금융주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은행 증권 등 국내 금융사들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6일(현지시간) 뉴욕 IR에서 “당분간 현금 배당을 적정하게 유지하면서 자사주 소각을 통해 발행 주식량을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년 동안 덩치를 키우기 위해 순이익을 늘리는 과정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하고 주주환원율도 떨어진 것을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주주환원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진 회장은 “신한의 발행 주식량이 경쟁사 대비 125~160% 정도 많다”며 “앞으로 재무 정책은 ROE 10%를 목표로 하면서 손실 흡수 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발행 주식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KB금융지주도 지속 가능한 펀더멘탈 강화, 일관성 있는 중장기적 자본 관리 정책, 주주환원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수단 활용 등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았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지속적으로 ROE 10%를 내기 위해 펀더멘탈을 관리하면서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며 “명목 성장률 정도로 성장하면서 수익이 창출된다면 가급적 많은 부문을 주주들에게 환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올해 2월 주주환원 3개년 계획을 내놓은 미래에셋증권도 배당 이외에도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단기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해 주가를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도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통해 성장 원동력을 계속 키워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진출과 함께 모험자본을 제공할 수 있도록 투자 역량과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한 연금시장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지속적인 수익을 내면서 주가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증권사는 몸집을 키워야 받을 수 있는 라이센스가 있기 때문에 그동안 배당보다는 자기자본 늘리는 데 신경을 썼던 것이 사실”이라며 “많은 투자자 기대를 봤을 때 배당 성향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 조달 등 건전성 측면에서 은행이 PBR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PBR이 높은 은행은 자본시장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증자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때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당국이 건전성 보장을 전제로 금융사들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사를 비즈니스 파트너로 고려하겠지만 투자 대상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
칼라일 회장 “韓 다녀오고 제네시스로 다 바꿔”
증권 국내증시 2024.05.19 12:00:00뉴욕 투자설명회(IR)는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싱가포르, 런던에 이어 세 번째로 추진하는 행사다. 올해 밸류업 발표 이후 첫 IR일 뿐만 아니라 그간 노하우가 쌓인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당초 200명 규모로 준비했으나 예상보다 많은 270명이 지원하면서 인원 선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번 뉴욕 IR에선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칼라일그룹의 하비 슈와츠 대표는 축사에서 지난해 10월 한국투자증권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경험을 언급했다. 슈와츠 대표는 “한국에서 현대 제네시스를 처음 타보고 뉴욕으로 돌아와 그동안 타던 벤츠를 모두 팔고 제네시스로 바꿨다”며 “한국 경제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슈와츠 대표는 뉴욕 사무실로 출퇴근할 때 제네시스를 이용한다고 한다. 김의환 주(駐)뉴욕 총영사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게 금융 규제 완화 필요성을 당부했다. 김 총영사는 “한국은 여러 가지 규제와 정치적 요인이 기업과 금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금융기관들이 최대한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금융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을 발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서울시는 금융 경쟁력과 함께 인적자본, 경제·문화 브랜드 파워 등을 내세웠다. 부산시도 해양과 디지털 금융 생태계 조성 현황과 함께 세제 혜택과 각종 지원 서비스를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미래에셋증권 뉴욕법인의 한 직원은 “아직 서울에 가본 적 없는데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K팝에서 시작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문화를 넘어 금융·경제 전반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한계가 분명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뉴욕 현지의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만 따로 떼어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아직 아시아 투자에서 일부분으로 여기는 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날 세션 진행 과정에서 주제가 집중되지 않고 패널들이 각자 준비한 발언만 내놓다 보니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플로어에서 “너무 형식적(Too Formal)”이라는 말이 나왔고, 일부 참석자들은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국내 금융사들이 글로벌 투자자들과 네트워킹할 좋은 계기가 된 건 분명하다는 평가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는 “정부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이후 이뤄진 행사이기 때문에 시의적절한 이벤트가 됐다”며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에 놀랐고 한국에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
이복현 “밸류업 하면서 공매도 금지 안 된다는 인식에 공감…6월 중 결론”
증권 국내증시 2024.05.19 12:00:00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밸류업을 하자는 정부와 당국이 공매도를 금지하면 안 된다는 시장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며 “6월 하순 전에 공매도 재개 여부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6월 말로 예정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종료되기 전에 재개 여부나 재개하지 못한다면 이후 일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겠다는 취지다. 이 원장은 미국 뉴욕 현지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해 “불법 공매도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 제도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며 “공매도를 금지하게 된 기울어진 운동장과 불법 공매도 등에 대한 이슈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보완할지 기관이나 국내외 투자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공매도 잔고를 보고하는 모든 기관 투자자가 주문 전 무차입 공매도 여부를 자체 확인하는 동시에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인 ‘NSDS’로 모든 주문을 재검증하는 이중 검증시스템을 장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원장은 IR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부분 기관 투자자들이 공매도가 정상화된다는 전제로 부담을 감수하겠다고 하는 만큼 (불법 공매도 차단이)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다”며 “법을 개정하지 않고 시행령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6월에 전면 재개하거나 일부라도 재개하고 싶다”며 “만약 기술적 제도적 미비점이 있다면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상법상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는 무조건 도입돼야 한다고 했다. 법무부는 해당 방안이 추상적이고 선언적인 규정에 그칠 수 있다며 법 개정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실효성이 없고 해석만으로 가능하다면 이렇게까지 중요한 이슈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필요하냐 아니냐의 문제이지 법 기술적으로 합당 여부를 논할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서는 총자산 대비 투자 규모가 크지 않고 양호한 자본비율로 손실흡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건설업이나 지역별 균형발전 문제로 적절하게 관리하겠으나 확실한 것은 부동산이 다운 사이클이라는 것”이라며 “고금리로 인한 구조조정 필요성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되는 만큼 빨리 정리해야겠다는 문제 의식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당국은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 신속한 정리를 요구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PF 대책으로 시행사 연쇄 부도 우려 등이 제기되자 이 원장은 “1년 반 이상 손실 인식이 이연된 상태이기 때문에 사업성 없는 사업장을 현 상태로 두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업장별 분석과 건설사나 대주단 영향 분석 결과 시스템에 리스크가 없고 결국엔 이해관계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헐값에 팔라고 강요한다는 것은 시장 가격이 원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오르지 않는 이상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는 사업장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속도 조절을 할지언정 지금 상황에서 이해관계자의 경제적 이익을 만족시키기 위해 시간을 줄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 일회성인 만큼 은행이나 금융지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원장은 “ELS 리스크는 이미 드러났고 일회성이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이미 손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금감원과 한국거래소는 한계기업 퇴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자산이나 수익은 동일한데 중복이나 쪼개기 상장으로 발행주식 수가 늘어난다면 밸류 다운 요인인 만큼 당국과 협의해 보완할 것”이라며 “상장 기업 가운데 퇴출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좀비기업들도 있는데 필요하면 원칙에 따라서 과감하게 퇴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도 “시장에 들어오는 기업 수에 비해 나가는 수는 현저히 적거나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밸류업과 관련된 것은 아니고 어떻게 할지 기관끼리 내부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코넥스 갈 바에 코스닥 가지" 올해 신규 상장 고작 1건
증권 종목·투자전략 2024.05.19 10:37:45벤처·중소기업 전용 증권시장인 코넥스(KONEX) 시장에서 상장한 기업이 올해 단 1곳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안팎에서는 코넥스 시장의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6일 기준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세븐브로이맥주’ 1개사다. 수제맥주 업체인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해 12월 신규 상장 신청한 뒤 절차를 거쳐 1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현재까지 코넥스 시장에 새로 입성한 기업은 없다. 지난해 같은 기간 4개 기업이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한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코넥스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2013년 7월 개설한 중소기업 전용 증권시장이다. 연도별 코넥스 신규상장 기업 수는 2013년 45개사, 2014년 34개사, 2015년 49개사, 2016년 50개사로 늘었으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21년 7개사까지 줄었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14개사가 상장돼 명맥을 유지했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스팩 제외)은 27개사로 지난해 동기(27개)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스피 신규 상장사(리츠·우선주 제외)는 에이피알과 HD현대마린솔루션 2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0개)에 비해 늘었다. 이 같은 코넥스 시장의 부진은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기업 상장 특례)’ 등으로 코스닥 진입 요건이 완화되면서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에 바로 상장하는 경우가 늘어난 데다, 코스닥과 비교해 자금 조달 매력이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 시장 상장 문턱이 계속 낮아지고, 코스닥 시장이 코넥스 시장 대비 신규 자금 유입 효과가 확실하다는 인식에 기업들도 코스닥 시장으로 바로 가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에 코스닥 시장이 코넥스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코넥스 상장 비용 지원이 끊긴 것도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코넥스시장 활성화 지원사업 지원금’을 올해부터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2020년부터 도입됐던 지원사업은 코넥스에 상장하는 기업의 비용을 50% 지원하는 정책이다. 올해 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2억 2400만 원으로 지난해 (24억 7000만 원)보다 10% 감소하는 등 유동성도 위축되고 있다.이에 따라 코넥스 시장을 코스닥 시장과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코스닥 상장 문턱이 더 낮아질 수 있어 코스닥과 코넥스를 나눠서 유지할 실익이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코넥스와 코스닥 시장을 통합해 관리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거래소는 코넥스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1000억 원 규모의 ‘1차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를 결성해 코넥스 상장사와 코넥스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에 자금을 지원했다. 현재 ‘2차 코넥스 자금 지원 펀드’도 결성 중이며 규모는 작년과 같은 1000억 원 수준이다. 해당 펀드는 일부 출자자(LP) 모집이 되지 않아 한 차례 펀드 결성이 미뤄졌으며 현재 자금 집행을 위한 투자 대상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앞서 펀드를 통한 자금 지원을 받았던 업체 중 코넥스 상장을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2차 펀드 결성이 조금 지연되고 있으나LP모집 완료 후 해당 펀드가 결성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코넥스 시장 상황에 대해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코넥스의 독립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활성화 방안을 찾을지 아니면 코스닥 전체 구조에서 볼 지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국내주식 반짝 매수한 개미…해외투자는 더 늘렸다
증권 국내증시 2024.05.17 17:36:44이달 들어 개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량 매도하며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외화증권 보관 금액은 늘어 해외 증시로 투자하는 양상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 약화, 유동적인 금융투자소득세 이슈 등 불안감 속에 개미들이 대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나오면서 유럽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증시가 매력적이라고 평하면서도 전쟁 등의 변수를 경계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주식 2조 668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다만 이날에는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나며 주식 754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미의 투자 자금은 유럽과 미국으로 흘러 들어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5일 기준 프랑스 주식 보관 금액은 2억 6625만 달러(3607억 1550만 원)로 지난달 30일 대비 2.69% 증가했다. 영국 주식 보관 금액도 약 3주 동안 1.99% 증가했다. 방산주 열풍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독일의 주식 보관 금액은 무려 25.22% 증가한 1억 7525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주식 보관 금액 역시 74억 669만 달러(105조 409억 원)로 같은 기간 6.66% 증가했다. 그간 소외받던 유럽 증시는 최근 상승 곡선을 그리며 순항하고 있다. 이달 10일(현지 시간)에는 영국·프랑스·독일의 증시 대표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럽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유럽중앙은행(ECB)의 올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증시가) 기대를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가치도 충분하다. 유럽 주식시장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미국에 비해 낮다. 선행 PER이 낮을수록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김환 NH투자증권(005940) 수석 연구원은 “유럽 주식시장은 선행 PER이 14배 수준으로 과거 평균 수준인데 반해 미국은 20배로 과거 평균 수준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변수를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유럽 증시가 향후 중국 경제 상황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끝나지 않는 전쟁 역시 위험 요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길어지는 전쟁 탓에 유가 상승 불안감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
작년 상장 기술특례기업 97%가 매출 추정치 미달…"IR 의무화로 정보 접근성 높여야"[시그널]
증권 국내증시 2024.05.17 17:28:47지난해 기술성 특례 전형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총 32곳(12월 결산 법인 기준)이다. 이 가운데 증권 신고서를 통해 밝힌 2023년 매출 추정치를 달성한 기업은 제이오(418550)(추정치 1058억 원, 실제 매출 1145억 원) 단 1곳뿐이다. 증시에 특례 입학한 새내기주의 97%가 공수표를 날린 셈이다. 매출이 추정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 곳도 12곳이나 됐다. 줄기세포 치료제 기업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지난해 매출 47억 원을 예상했으나 실제 매출은 3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반도체 장비 부품 기업 마이크로투나노(424980)의 매출은 94억 원으로 추정치(401억 원)의 23.3%, 사이버 보안 기업 시큐레터(418250)의 매출은 26억 원으로 추정치(57억 원)의 45.3%였다. 특히 시큐레터는 해당 사업연도 회계 부정 의혹으로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 8개월 만에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흑자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적자를 기록한 곳도 9곳이었다. 대표적으로 ‘파두(440110) 사태’라는 신조어를 만든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파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억 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이라 봤지만 58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기대했던 컨텍(451760)과 마이크로투나노도 공히 100억 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밸류업 추진과 맞물려 상장폐지 기준을 다시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기술특례는 당장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이 자본시장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렇더라도 경영 성과가 수년간 지지부진하고 정보공개도 불투명한 경우 페널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에서 상장 심사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상장이 쉬워지면 폐지도 쉬워지는 ‘다산다사(多産多死)’가 이뤄져야 좀비기업의 양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밸류업 추진으로 앞으로 적극적으로 기업을 홍보할 플랫폼이 마련된다”며 “이런 장을 제대로 활용할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에는 투자자 유치에도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특례 상장 업체의 어닝쇼크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구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꼽고 있다. 실적이 부진했던 기업들은 매출 및 손익이 직전 사업연도 대비 30% 이상 변동돼 공시 의무가 발생한 경우에만 짤막하게 그 이유를 한두 줄로 설명할 뿐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기술특례를 통한 신규 상장기업에 일정 기간 기업설명회(IR)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원래대로면 상장할 수 없었을 기업이 특례를 통해 증시에 입성한 만큼 상장 후 일정 기간 정보공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 업계의 한 임원은 “중소·벤처기업일수록 업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단 한 건의 수주·개발 상황이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IR 횟수를 늘리고 내용을 질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의 경우 신규 상장일로부터 2년간 연 1회 이상 IR을 개최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어겨도 처벌 조항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해 파두 사태가 불거졌을 때 많은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던 것도 회사의 IR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어닝쇼크의 원인을 파악할 수 없었던 탓이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 독립 리서치 업체 밸류파인더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시가총액 5000억 원 미만 중소형 기업들 중 IR 개최 공시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기업의 비율은 88.9%에 달했다. 이들 기업의 IR은 일반적으로 참석 대상을 기관투자가,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국한하기 때문에 언론인, 일반 투자자의 접근은 더욱 제한된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연구 자료에 따르면 5000억 원 기업이 IR를 개최하면 연간 440억~500억 원의 기업가치 증가 효과가 있다”며 “이는 연간 IR 예산 평균인 1억 4000만 원을 훨씬 상회하는 효과라는 점에서 모든 상장사의 IR 의무화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일수록 정보공개에 열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사례로 확인되고 있다. 2015년 기술특례로 상장한 원자 현미경 업체 파크시스템스(140860)는 2016년 4월부터 이달 초까지 IR을 총 59회, 연평균 약 6.5회 진행했다. 17일 주가는 공모가(9000원) 대비 18배 가까이 오른 16만 8900원이었다. 바이오 벤처기업 알테오젠(196170)(연평균 IR 4.2회) 역시 이날 18만 9600원으로 거래를 마쳐 공모가(2만 6000원)보다 주가가 7배 이상 올랐다. 투자자와의 신뢰 관계가 두터워 일시적으로 실적이 악화하더라도 주가의 부정적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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