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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자금도 부족한데 주주환원?"…밸류업 성패, 기업 참여율이 가른다
증권 국내증시 2024.04.28 07:30:00“주주 환원 정책을 열심히 하는 기업들의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 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증시에서는 호재가 있어야 주가가 상승하는 건데, 주가를 올리기 위해 주주 환원 정책을 하라는 것은 너무 큰 부담입니다.”(A기업 재무담당자) “기업 규모, 산업 특성에 따라 적절한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줘야 합니다. 기업마다 여력이 모두 다른데 동일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을 때 결국 대기업의 방식을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지적이 잇따를텐데 감당하기가 쉽지 않아보입니다.”(B기업 IR담당자) 최근 한국거래소가 주관한 밸류업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26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처럼 말했습니다. 이들이 강조하고 싶은 말은 소수의 대기업 이외에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치만 모든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압박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고려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밸류업, 하반기→다음달 시행…기업들 참여 여부가 관건 다음달부터 상장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에 대한 투자지표 공시가 시작됩니다. 당초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대폭 일정을 앞당긴 것입니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총선 참패에 이어 고금리 기조 지속,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가 침체 양상을 보이자 정부가 밸류업 고삐를 바짝 죄는 차원에서 기업공시부터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실제 기업들이 얼마나 동참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단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밸류업의 시행 시기를 앞당김과 동시에 최대한 많은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시장 대표 기업의 조기 참여를 위한 전략적 지원도 추진합니다.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시장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실시할 예정”이라며 “준비된 기업부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적으로 공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거래소가 마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개요, 현황 진단, 목표 설정, 계획 수립, 이행 평가, 소통 등 총 6단계로 구성돼 있습니다. 거래소 측은 투자지표 공시에 대해서는 PBR, 주가수익비율(PER), 자기자본이익률(ROE), 자기자본비용(COE), 배당성향과 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지표 등을 지표로 설정했습니다. 지표 분석의 방식은 시계열 분석, 산업 평균 분석, 경쟁사 분석 등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연구개발 자금으로 주주환원 할 판…산업 특성 고려돼야” 이같은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동참하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기업들은 좀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거래소 측에 지속적인 건의를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시가 총액 상위 기업들이 동참하는 과정에서 각종 목표 투자 지표를 공시하게 되면 이게 밸류업의 표준이 돼 다른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금융 당국과 거래소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을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밸류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이런 지표 분석을 연 1회 공시하거나 홈페이지에 공표하면 됩니다. 거래소 측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사회를 중심으로 수립·이행하도록 했습니다.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이사회 역할을 강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제성은 부과하지 않았지만 △자율성 △중장기적 관점 △각 기업에 적합한 계획을 밸류업의 기본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사회 중심의 계획 수립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코스닥 상장사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 중심으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회의 자료를 준비해야 하고 이러한 자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백 오피스’ 부분이 수준 높게 갖춰져야 한다”며 “코스닥 상장사들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밸류업에 대한 압박이 심해질 경우 이를 위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컨설팅을 받는 기업도 생겨날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재계 “목표 투자 지표 못 지키면 소송당해…불필요한 리스크 요인” 재계에서는 목표 투자 지표 등의 공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목표 PBR을 공시한 후 달성하지 못했을 때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과 투자자들로부터 피소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는 PBR 등 각종 투자 지표 대신에 성장 전략 등 정성적 지표를 공시해도 되고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축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여전히 위험 요소가 남아있는 것입니다. 밸류업 자문단은 최근 거래소에 기업들이 목표 PBR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피소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자문단이 이런 의견을 전달한 데는 기업이 PBR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투자자들이 이를 허위 공시로 판단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데 따른 것입니다. 기업들로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면서 불필요한 소송 리스크를 져야 하는 점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물론 밸류업이 실행됐을 때 예상보다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결코 쉽지 않아보입니다. 목표 투자 지표 공시에 부담을 느끼고 기업 성장 전략 등을 공유하는 방향이 될 수도 있는데요. 사실상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 IR을 강화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투자 지표를 공시하는 것에 대해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성장 전략이나 매출 등을 공시하는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업들의 이런 점을 고려해 당국과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 경영 관행·문화로 정착되도록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지원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거래소는 공시 담당 임직원 교육을 위해 밸류업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중소기업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도 지원합니다. 6월부터는 공시 교육, 영문 번역 및 컨설팅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며 9월까지 밸류업 지수 개발을 끝내 연말께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
홍콩ELS 1.6兆 배상에도… 5대금융 1분기 선방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4.04.28 05:30:00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가 올해 1분기 5조 원에 못 미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홍콩H지수 ELS손실 관련 비용 1조 6000억 원 가량을 반영하면서 순이익이 1조 원 가량 줄었다. 다만 ELS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고금리 기조 속 이자 마진과 기업 대출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영업이익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지주들은 ELS 배상에도 견고한 실적을 토대로 주주환원을 강화하며 '밸류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올 1분기 합계 순이익은 4조8803억 원이었다. 역대 최대인 지난해 1분기(5조8097억 원)에 비해 15.9%(9294억 원) 감소했다. 역대 최대인 지난해 1분기(5조 8462억 원) 대비 16.5%(9659억 원) 감소했다. 지주별로는 신한금융이 1조 3215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KB(1조 491억 원), 하나(1조 340억 원), 우리(8245억 원), 농협(6512억 원) 순이었다. 5대 금융의 순이익 규모가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홍콩 ELS 투자자에 대한 손실 배상용 충당부채 적립액이 대거 반영됐기 때문이다. 각 지주사의 이사회가 배상 계획을 확정하면 대규모 충당부채로 반영돼 그만큼 순이익이 줄게 된다. 홍콩 ELS 판매 잔액이 7조 6695억 원으로 가장 많은 KB금융(105560)이 8620억 원을 ELS 충당부채로 인식하면서 순이익 감소 폭이 30.5%로 컸다. 충당부채가 3416억 원으로 두 번째로 컸던 농협금융의 순이익 감소 폭은 31.5%에 달했다. 충당부채가 각각 2740억 원, 1799억 원이었던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순이익이 같은 기간 4.8%, 6.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전체에 걸쳐 예상되는 배상 비용을 1분기에 거의 대부분 반영했다”며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환산 손실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 1분기 5대 금융지주의 실적에 대해 대규모 충당금과 민생 금융 지원 비용 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고 보고 있다. 금융지주의 핵심 먹거리인 이자이익으로 비용을 상쇄했다. 특히 기업대출이 실적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 금융 당국의 엄격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이자 마진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기업대출에서 활로를 찾은 것이다. 은행권의 대표적인 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상승세를 탄 점도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5대 은행의 1분기 NIM은 전년 동기 대비 0.02~0.06%씩 올랐다. 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들이 약진해 비이자이익도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카드, IB, 축적형 수수료 등이 고르게 개선되면서 수수료 이익이 같은 기간 15.2% 늘어난 5128억 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1분기 그룹 당기순이익 중 비은행 부분 기여도가 77%로 전년(44%)보다 큰 33%포인트나 뛰었다. 신한금융도 같은 기간 비은행 부문 기여도가 37.5%로 직전 분기보다 3.5%포인트 올랐다. 농협의 경우 농협은행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비은행 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40.3%까지 확대됐다. 우리금융은 이자이익의 부진(0.9% 감소)을 비이자이익이 5.7% 증가하며 만회했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이어가며 ‘밸류업’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1분기 주당 배당금 540원과 함께 2·3분기 중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의했다. 신탁계약 방식을 통해 6개월 동안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으로 취득한 후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주당 600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연초에 발표한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은 2분기 내 매입 완료해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올 1분기 배당금을 주당 180원으로 결정했다. KB금융은 앞서 분기별 3000억 원씩 균등 배당 지급하고 향후 배당총액을 유지 또는 상향하는 내용의 배당정책을 공개했다. -
"코스피 2600선 유지"…美 FOMC·밸류업 발표 주목 [다음주 증시 전망]
증권 정책 2024.04.27 08:00:00미국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중동 갈등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커지면서 이번주 코스피 지수는 2650선을 기준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미국 인공지능(AI)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한국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다음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다음달 2일 공개되는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주목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장 대비 27.71포인트(1.05%) 상승한 2,656.3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22.32포인트(0.85%) 오른 2650.94로 출발해 상승 폭을 확대했다. 이번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 코스피 지수는 전날 급락장을 거친 뒤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4727억 원, 684억 원을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5610억 원을 순매도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2일 FOMC 회의 등의 결과에 따라 채권 금리 등락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는데 이는 외국인 선물 매매로 이어져 코스피 지수의 널뛰기 장세를 야기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코스피가 다시 2600선을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해 12월부터 충분히 매파적인 스탠스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증시 부진과 달리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업종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특히 AI 시대에 메모리컴퓨팅이 더 각광받을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HBM이 뜨면서 프로세서가 교체돼야 같이 업그레이드되는 칩 정도로 여겨졌던 메모리의 위상이 높아진 데다 전력 소모 감소, 연산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프로세서 기능을 일부 수행하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이 갈수록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현재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20%가량 남아 있는 상황으로 목표주가는 10만 원에 준하는 수준”이라며 “엔비디아의 HBM 3E 인증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 4분기에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HBM 3E 공급이 가능해진다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12만 원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다음주 발표될 기업 밸류업 계획 가이드라인도 주목하고 있다. 이날 증시에서는 수혜주인 KB금융(105560)(9.67%), 신한지주(055550)(7.47%), 하나금융지주(086790)(6.01%) 등 금융주가 주주환원책 강화 발표와 맞물려 상승 마감했다. 거래소는 이날 다음달 2일 밸류업 2차 세미나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밸류업 정책은 당초 올 하반기 시행 예정이었으나 증시 부진과 맞물려 다음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거래소가 마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개요, 현황 진단, 목표 설정, 계획 수립, 이행 평가, 소통 등 총 6단계로 구성돼 있다. 거래소 측은 투자지표 공시에 대해서는 PBR, 주가수익비율(PER), 자기자본이익률(ROE), 자기자본비용(COE), 배당성향과 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지표 등을 지표로 설정했다. 지표 분석의 방식은 시계열 분석, 산업 평균 분석, 경쟁사 분석 등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밸류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이런 지표 분석을 연 1회 공시하거나 홈페이지에 공표하면 된다. 거래소 측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사회를 중심으로 수립·이행하도록 했다.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이사회 역할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강제성은 부과하지 않았지만 △자율성 △중장기적 관점 △각 기업에 적합한 계획을 밸류업의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
[동십자각] 기록적인 금값이 달갑지 않은 이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26 17:53:14금은 유서 깊은 자산이지만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니다. 일단 ‘안전자산’인 만큼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다. ‘텐베거(10배 수익)’의 꿈을 꾸는 주식 투자자에게 금은 ‘재미없는’ 투자처인 셈이다. 반대편의 안전추구형들도 금을 맹종하지는 않는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주지 않아서다. 요즘처럼 예금이자만 연 3~4%인 고금리 환경이라면 금이 인기 없는 게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지금 금값은 랠리 중이다. 6개월간 30%, 올해만 15% 오르며 역사상 최고가를 스무 번이나 갈아치웠다. 가격도 가격인데, 금 투자 상식이 대부분 무너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묘한 현상이다. 일례로 금 선물은 통상 달러로 표시되기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금 구매력이 떨어져 가격이 하락한다. 그래서 달러와 금값은 반대로 움직인다는데 요즘 금값은 달러와 나란히 달린다. 또 금은 미국 국채 수익률과도 역(逆) 상관관계에 있다는 게 통념이다. 이자가 없는 금은 실질금리(명목금리-인플레이션)가 사실상 기회비용인 만큼 금리가 오르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4.5%를 웃도는 지금도 금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금의 위상이 여느 때보다 높아진 셈이다. 과거와 무엇이 달라진 걸까. 금의 혼란스러운 랠리를 해석하는 전문가들은 “오늘날 세계에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너무 많아졌다”고 말한다. 위험에는 중동 분쟁 같은 지정학적 갈등도 있지만 각국 정부의 헛발질도 한몫하고 있다. 이런 리스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금의 안전함이 돋보인다는 주장이다. 단적인 예로 미국의 물가와 금리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는데 그 배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예측을 최소 세 번 이상 크게 틀린 실수가 자리하고 있다. 연준은 2021년 하반기까지 ‘고물가가 일시적’이라고 고집부리다 허겁지겁 금리를 올렸고 올 2월까지도 ‘곧 물가가 안정된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물가는 여전히 높다. 이런 맥락에서 인플레이션 헤지가 목표인 금의 랠리는 마치 ‘연준이 또 틀릴 것’이라고 외치는 듯하다. 선거의 해를 맞아 막대한 돈이 드는 공약과 정책을 남발하는 현상 역시 마찬가지다. 빚투성이 정부의 채권은 더 이상 안전자산이 될 수 없다. 금에 대한 열광에서 국가 불신까지 읽는 건 과한 해석일 수 있다. 하지만 가뜩이나 불확실성이 가득한 세계에서 확실한 위험만큼은 피하고 보는 게 투자자들의 생리다. 우리 정부가 ‘코리아 밸류업’을 목표로 한다면 이런 투자자들의 심리도 생각해볼 일이다. -
ELS 배상에 1.6조 썼지만…순익은 1조만 줄어 4.9조 '선방'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4.04.26 17:34:52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가 올 1분기 5조 원에 못 미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비용으로 1조 6000억 원가량을 반영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순이익이 총 1조 원가량 줄었다. 다만 ELS 충당금 일회성 악재 규모에 순이익 감소는 적은 편이어서 시장에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 마진과 기업대출이 실적을 방어한 효자 노릇을 했다. 금융지주들은 올 1분기 ELS 손실 배상을 실적에 대거 반영하고도 견고한 실적을 낸 만큼 앞으로 주주 환원을 강화해 ‘밸류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26일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과 전날 실적을 내놓은 KB금융(105560) 등 5대 금융지주의 올 1분기 총 순이익은 4조 88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5조 8462억 원) 대비 16.5%(9659억 원) 감소했다. 지주별로는 신한금융이 1조 3215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KB(1조 491억 원), 하나(1조 340억 원), 우리(8245억 원), 농협(6512억 원) 순이었다. 5대 금융의 이익이 1조 원 가까이 줄어든 주요 원인은 홍콩 ELS 손실 배상 비용이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각 지주사의 이사회가 배상 계획을 확정하면 대규모 충당부채로 반영돼 그만큼 순이익이 줄게 된다. 홍콩 ELS 판매 잔액이 7조 6695억 원으로 가장 많은 KB금융이 8620억 원을 ELS 충당부채로 인식하면서 순이익 감소 폭이 30.5%로 컸다. 충당부채가 3416억 원으로 두 번째로 컸던 농협금융의 순이익 감소 폭은 31.5%에 달했다. 충당부채가 각각 2740억 원, 1799억 원이었던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순이익이 같은 기간 4.8%, 6.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전체에 걸쳐 예상되는 배상 비용을 1분기에 거의 대부분 반영했다”며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환산 손실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 1분기 5대 금융지주의 실적에 대해 대규모 충당금과 민생 금융 지원 비용 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고 보고 있다. 금융지주의 핵심 먹거리인 이자이익으로 비용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업대출이 실적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 금융 당국의 엄격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이자 마진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기업대출에서 활로를 찾은 것이다. 신한금융이 대표적이다. 신한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은 2조 81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은행권의 대표적인 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상승세를 탄 점도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5대 은행의 1분기 NIM은 전년 동기 대비 0.02~0.06%씩 올랐다. 올 1분기 실적의 또 다른 특징은 지난해와 달리 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들이 약진해 비이자이익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은 카드, IB, 축적형 수수료 등이 고르게 개선되면서 수수료 이익이 같은 기간 15.2% 늘어난 5128억 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1분기 그룹 당기순이익 중 비은행 부분 기여도가 77%로 전년(44%)보다 큰 33%포인트나 뛰었다. 신한금융도 같은 기간 비은행 부문 기여도가 37.5%로 직전 분기보다 3.5%포인트 올랐다. 농협의 경우 농협은행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비은행 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40.3%까지 확대됐다. 우리금융은 이자이익의 부진(0.9% 감소)을 비이자이익이 5.7% 증가하며 만회했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며 밸류업 기조에 시동을 다시 걸고 있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이날 1분기 주당 배당금 540원과 함께 2·3분기 중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의했다. 신탁계약 방식을 통해 6개월 동안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으로 취득한 후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주당 600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연초에 발표한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은 2분기 내 매입 완료해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올 1분기 배당금을 주당 180원으로 결정했다. KB금융은 앞서 분기별 3000억 원씩 균등 배당 지급하고 향후 배당총액을 유지 또는 상향하는 내용의 배당정책을 공개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 연중 이뤄지기 때문에 주당배당금(DPS)은 향후 분기마다 꾸준히 상승할 예정”이라며 “안정적인 DPS 상승을 통해 배당락 영향을 줄이고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주주 환원 가시성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
코스피, 1% 대 반등…"밸류업 모멘텀 유효"[마감 시황]
증권 국내증시 2024.04.26 16:29:32밸류업 모멘텀이 아직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오며 26일 주식 시장에선 반도체주와 금융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기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2650대를 회복했고 코스닥은 강보합으로 장을 마무리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71포인트(1.05%) 상승한 2656.33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22.32포인트(0.85%) 오른 2650.94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웠다. 이번 주 내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온 코스피는 주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도 전날 급락장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순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각각 4727억원, 684억원 순매수하며 하루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개인은 561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앞서 시장 예상치를 밑돈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대폭 상승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번졌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호실적에 전날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는 오름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7%를 기록했으나 미국 빅테크 호실적과 저가 매수세 유입이 국내 반도체 업종 강세로 이어졌다"며 "밸류업 모멘텀이 유효한 가운데 금융업도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005930)(0.52%), SK하이닉스(000660)(4.22%), 한미반도체(042700)(0.51%) 등 반도체주가 올랐다. 아울러 KB금융(105560)이 1분기 실적 호조와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 발표에 9.67% 올랐으며, 신한지주(055550)(7.47%), 하나금융지주(086790)(6.01%), 삼성생명(032830)(2.78%) 등 금융주도 상승했다. 다음 달 2일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를 앞두고 기대감이 유입되며 금융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0.13%),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28%), 셀트리온(068270)(-0.45%), 현대차(005380)(-0.20%) 등은 내렸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업(3.22%), 의료정밀(2.03%), 전기전자(1.18%) 등이 올랐으며 의약품(-0.67%), 음식료품(0.43%) 등은 내렸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3.56포인트(0.42%) 오른 856.8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6.74포인트(0.79%) 오른 860.00으로 출발한 뒤 장중 오름폭을 1% 넘게 키웠다 줄였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802억원, 261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998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상단을 제한했다.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비엠(247540)(0.85%), HLB(028300)(0.46%), 리노공업(058470)(1.00%), 이오테크닉스(039030)(5.04%) 등이 올랐다. 에코프로(086520)(-1.94%), 셀트리온제약(068760)(-0.88%), HPSP(403870)(-3.97%) 등은 하락했다.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10조560억원, 7조9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3원 오른 1375.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은행이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엔·달러 환율이 1달러당 156엔을 돌파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이에 연동해 1378.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 폭은 제한됐다. -
거래소 "다음달 2일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 공개"
증권 국내증시 2024.04.26 13:56:19한국거래소가 내달 2일 열릴 예정인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공개한다. 거래소는 26일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에서 진행된 ‘기업 밸류업을 위한 성장기업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거래소는 다음 달 열릴 2차 세미나에서 제정안을 토대로 마지막으로 의견을 수렴한 뒤 5월 중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이후 준비가 된 기업들부터 기업가치 제고 계획 자율공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이 주재한 이날 밸류업 간담회에는 △고영(098460) △리노공업(058470) △메가스터디교육(215200) △알테오젠(196170)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이오테크닉스(039030) △클래시스(214150) △푸른저축은행(007330) △HK이노엔(195940) △HLB(028300) 등 코스닥 상장 중소기업 10곳이 참여했다. 회의에서 기업들은 밸류업 이행 역량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거래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상장사 특성을 고려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 시 다양한 성장성 지표가 활용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공시 위반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밸류업 계획 수립 이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때 기업들이 짊어질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거래소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시 영문 번역 서비스와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공시책임자·담당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거래소 측은 지역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
美 GDP·물가 충격 버틴 코스피…2650대 회복[오전시황]
증권 국내증시 2024.04.26 10:10:31코스피가 26일 미국 1분기 GDP와 물가 충격에도 불구하고 장 초반 반도체주와 금융주 강세에 힘입어 2650대를 회복했다. 이날 오전 9시 31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24.10포인트(0.92%) 오른 2652.72다. 지수는 전장보다 22.32포인트(0.85%) 오른 2650.94로 출발해 상승 중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751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513억원, 232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내린 1373.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간밤 뉴욕 증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번지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1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1.6%로 시장 예상치(2.4%)를 하회했다. 이 가운데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3.4% 올라 최근 1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6.30bp(1bp=0.01%포인트) 올라 4.7090%을 기록했다. 이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98% 내렸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46%, 0.64% 하락했다. 다만 엔비디아(3.71%), AMD(1.33%), 브로드컴(2.99%) 등 대형 기술주가 오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1.96%)는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2% 넘게 내렸던 MS는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올랐으며, 알파벳 주가도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과 첫 배당 발표에 시간 외 거래에서 11% 이상 급등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전날 낙폭과대 인식으로 인한 저가 매수세 유입, 인공지능(AI) 수요 확인 및 MS, 알파벳 시간 외 상승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며 "밸류업 관련주도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 방안이 제기되는 등 여야간 합의 가능성이 부각됐다는 점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005930)(1.18%), SK하이닉스(000660)(3.69%) 등 반도체주가 오르고 있다. KB금융(105560)(6.78%), 신한지주(055550)(4.94%), 하나금융지주(086790)(5.12%) 등 금융주도 상승 중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0.67%), LG화학(051910)(-0.40%), 현대차(005380)(-1.4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26%) 등은 하락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업(2.00%), 의료정밀(1.47%), 기계(0.81%) 등이 오르고 있으며 화학(-0.35%), 의약품(-0.28%) 등은 하락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8.87포인트(1.04%) 오른 862.13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6.74포인트(0.79%) 오른 860.00으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웠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175억원, 38억원 순매수하며 지수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외국인은 109억원 순매도 중이다.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비엠(247540)(0.21%)을 비롯해 HLB(028300)(1.55%), 알테오젠(196170)(8.41%), 셀트리온제약(068760)(0.66%) 등 바이오주가 오르고 있다. 에코프로(086520)(-0.56%), HPSP(403870)(-1.36%), 신성델타테크(065350)(-1.56%) 등은 하락 중이다. -
금투세 유예 방안에 이복현 “비겁한 결정”…향후 방향은
증권 국내증시 2024.04.26 09:09:05내년 시행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대신 유예하는 방안이 거론되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비겁한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총선 참패로 정부가 폐지를 고수하기 힘들어졌다는 관측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원장은 25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자본시장 환경이 달라지면서 금투세 도입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더 커졌다”며 “금투세를 폐지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금투세 시행을 공약으로 내건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정부·여당의 금투세 폐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원장은 “금투세 도입 당시와 현재 자본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지면서 해외투자가 늘었을 뿐 아니라 대체투자 자산이 많은 상황에서 배당 등 소득에 대한 지나친 부담은 유동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투세의 부정적 영향이 더 클 뿐만 아니라 밸류업과도 전면 상충한다는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 의견을 바탕으로 정부 내 의견을 다시 조율해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원장은 최근 중재안으로 거론되는 금투세 유예 방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는 “금투세 유예는 과하게 얘기하면 비겁한 결정”이라며 “지금처럼 밸류업이 현안일 때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려면 배당 등 자본소득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해야 할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22대 국회도 밸류업을 민생 정책으로 보고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패널로 참여한 투자자들도 금투세 시행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유동성 이탈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금감원은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 등과 함께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 시스템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기관투자가들의 자체 전산 시스템을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 차단하고 여기에서 걸러내지 못한 무차입 공매도는 거래소에 구축될 예정인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NSDS)’으로 상시 분석해 자동 탐지하기로 했다. 사전에 실시간으로 적발할 경우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라 매매 거래 속도에 영향을 주는 만큼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후 적발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시스템 구축과 함께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단기간 내 마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 6월 말로 예정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연장 여부도 전산 시스템 구축 등 제도 개선과 맞물려 있다. 공매도 재개 시점과 관련해 이 원장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배경과 이유·명분이 충분히 해소됐는지, 전산화 방안이 얼마나 빠르게 마련될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단정해 말할 수는 없다”며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시장과 투자자 의견을 들을 것을 약속하겠다”고 했다. 이날 투자자들이 요구한 불법 공매도와 관련한 추가적인 대책 마련도 언급됐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불법 공매도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10년 이상 자본시장에 발을 못 붙이도록 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마련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사후적 적발에 공감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본인 거취와 관련해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등 현안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원장은 “금감원이 가장 먼저 시장에 대응하고 집행하는 역할도 있기 때문에 지금 (내가) 빠지면 현안 대응이 흔들릴 수 있다”며 “임기를 마치지 않겠다는 건 아니지만 올해 3~4분기 정도면 후임자가 오더라도 무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공직으로 갈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
KB증권, 1분기 영업이익 2533억원…전년比 4.11%↓
증권 증권일반 2024.04.25 18:54:33KB증권이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5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1% 감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 4601억 원으로 19.9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09% 증가한 1989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한 1291억 원을 기록했다. IB수수료 수익도 805억 원으로 33.5% 증가했다. 금융상품수수료 수익은 17.7% 늘어난 146억 원을 기록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개인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확대되고 리테일 채권 등 금융상품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KB증권 측은 WM(자산관리) 부문에서 국내·해외BK(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세가 지속되고 WM 개인법인 자산 성장세 유지와 퇴직연금, 채권, 중개형 ISA 등 WM자산 상품군 중심으로 핵심 고객 기반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IB(투자은행)부문에서는 고유가·고물가·고환율 등 시장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선제적 영업을 통해 시장을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ECM(주식자본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와 대한전선 등 대형 유상증자 딜(Deal) 수행과 함께 우진엔텍 기업공개(IPO)를 시작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 케이뱅크 등IPO를 통해 연내 업계 1위 탈환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또 M&A·인수금융 부문에서는 로젠그룹, 인제니코 등 해외 인수금융 확대를 추진해왔으며 기관영업부분은 주요 기관 최상위 등급 획득에 따른 주식거래중개 점유율(M/S) 1위와 시장 선도 지위 공고화, 고객 커버리지 확대 및 서비스 차별화로 글로벌 비즈(Biz) 성장 모멘텀을 강화했다고 KB증권은 설명했다. -
이복현 “금투세 유예는 비겁…공매도 재개 시점 미정”
증권 국내증시 2024.04.25 17:43:22내년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대신 유예하는 방안이 거론되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비겁한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전산 시스템 구축과 법 개정 등 절차를 감안하면 재개 시점을 단정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 원장은 25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자본시장 환경이 달라지면서 금투세 도입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더 커졌다”며 “금투세를 폐지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금투세 시행을 공약으로 내건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정부·여당의 금투세 폐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원장은 “금투세 도입 당시와 현재 자본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지면서 해외투자가 늘었을 뿐 아니라 대체투자 자산이 많은 상황에서 배당 등 소득에 대한 지나친 부담은 유동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투세의 부정적 영향이 더 클 뿐만 아니라 밸류업과도 전면 상충한다는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 의견을 바탕으로 정부 내 의견을 다시 조율해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원장은 최근 중재안으로 거론되는 금투세 유예 방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는 “금투세 유예는 과하게 얘기하면 비겁한 결정”이라며 “지금처럼 밸류업이 현안일 때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려면 배당 등 자본소득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해야 할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22대 국회도 밸류업을 민생 정책으로 보고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패널로 참여한 투자자들도 금투세 시행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유동성 이탈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금감원은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 등과 함께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 시스템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기관투자가들의 자체 전산 시스템을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 차단하고 여기에서 걸러내지 못한 무차입 공매도는 거래소에 구축될 예정인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NSDS)’으로 상시 분석해 자동 탐지하기로 했다. 사전에 실시간으로 적발할 경우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라 매매 거래 속도에 영향을 주는 만큼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후 적발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시스템 구축과 함께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단기간 내 마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 6월 말로 예정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연장 여부도 전산 시스템 구축 등 제도 개선과 맞물려 있다. 공매도 재개 시점과 관련해 이 원장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배경과 이유·명분이 충분히 해소됐는지, 전산화 방안이 얼마나 빠르게 마련될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단정해 말할 수는 없다”며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시장과 투자자 의견을 들을 것을 약속하겠다”고 했다. 이날 투자자들이 요구한 불법 공매도와 관련한 추가적인 대책 마련도 언급됐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불법 공매도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10년 이상 자본시장에 발을 못 붙이도록 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마련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사후적 적발에 공감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본인 거취와 관련해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등 현안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원장은 “금감원이 가장 먼저 시장에 대응하고 집행하는 역할도 있기 때문에 지금 (내가) 빠지면 현안 대응이 흔들릴 수 있다”며 “임기를 마치지 않겠다는 건 아니지만 올해 3~4분기 정도면 후임자가 오더라도 무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공직으로 갈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
ELS 여파에…KB금융 순익 간신히 1兆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4.04.25 16:42:07KB금융(105560)지주의 올 1분기 순이익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5%나 급락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8000억 원 이상을 ELS 배상 비용으로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년 만에 탈환했던 ‘리딩금융’ 타이틀도 신한금융에 다시 반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 타격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초로 ‘분기 균등 배당’을 도입해 주주 환원을 확대하며 본격 ‘밸류업’에 시동을 걸었다. KB금융은 25일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 491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조 5087억 원)보다 30.5% 줄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조 1400억 원에서 2조 3554억 원으로 10.1% 늘었지만 ELS 손실보상액 8620억 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해 영업 외 손실(9480억 원)이 큰 폭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손실보상을 비롯해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조 5929억 원을 기록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올해 전체로 예상되는 ELS 손실을 1분기 충당부채로 반영했기 때문에 2분기 이후에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경상적 수준으로는 견조한 이익 체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KB금융의 이자이익은 개선됐다. 1분기 그룹 순이자마진은(NIM)은 2.11%로 직전 분기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카드의 조달 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증가, 정기예금 등 예부적금 비용률 하락 영향으로 1분기 그룹 이자이익(3조 1515억 원)도 1년 전(2조 8239억 원)보다 11.6% 늘었다. 1분기 비이자이익은 전년보다 18.7% 감소한 1조 2605억 원에 그쳤다. 순수수료 이익(9901억 원)은 증권 매매 수수료와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 등을 중심으로 8.3% 늘었지만 시장금리와 환율 변동에 따라 유가증권·파생상품·외환 관련 실적이 나빠지면서 기타 영업이익(2704억 원)이 57.5%나 급감한 탓이다. 인건비와 임차료 등 판매관리 비용 절감 추세도 이어졌다. 50%를 웃돌던 비용 효율성 지표인 CIR(Cost-to-Income Ratio)은 36.9%로 떨어졌다.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해 말(41%)보다도 4%포인트가량 내리며 하향 안정화하는 추세다. KB금융의 1분기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전년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중점 관리 섹터에 대한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0.38%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계열사별로는 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이 3895억 원으로 1년 전(9315억 원)보다 58.2%나 급감했고 라이프생명도 같은 기간 1241억 원에서 1034억 원으로 줄었다. 이 외 비은행 계열사들은 대체적으로 선전했다. KB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98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406억 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의 1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2922억 원으로 전년 동기(2538억 원) 대비 15.1% 증가했고 KB국민카드의 순이익도 1391억 원으로 같은 기간 69.6% 급증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업계 최초로 새로운 주주 환원 정책인 ‘배당 총액 기준 분기 균등 배당’을 도입하고 1분기 주당 현금 배당금을 784원으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균등 배당은 연초 미리 최소 배당 총액을 정해놓고 이에 맞춰 각 분기에 똑같이 현금 배당을 실행하는 것이다. 올해 현금 배당 총액은 1조 2000억 원으로 결정됐다. 만약 이익이 전망보다 늘어날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가로 병행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매년 이익 규모에 따라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면 배당 총액이 동일하더라도 주당 배당금은 자연 상승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주 환원 정책을 일관되게 시행함으로써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개미들, 이복현 향해 "금투세 폐지하고 공매도 재개 미루라"
증권 정책 2024.04.25 15:10:30개인투자자들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즉시 폐지하고 공매도 재개를 전산화 시스템 완비 때까지 미뤄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금투세를 폐지하겠다는 정부 입장엔 변함이 없고 유예는 비겁한 결정”이라면서도 공매도 재개 시점은 단정해서 말하지 않았다. 개인 투자자들은 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2차 토론회에서 행사를 주재한 이 원장을 향해 내년 시행 예정인 금투세를 올해 안에는 폐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촉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증시 개장식과 민생토론회에서 “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여당이 총선에서 대패한 탓에 현재는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야는 대신 이를 폐지하기보다 유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금투세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올해 안에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며 “선진국 수준의 금융 환경을 만든 뒤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채널 ‘전인구 경제연구소’를 운영하는 전인구씨는 “금투세가 시행되면 이탈 자본이 많아져 유동성이 감소하고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며 “지금은 오히려 이탈 자금을 국내 증시로 돌리게 제도를 개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차문현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부사장도 “금투세가 있으면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해외로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들 모두 금투세 제도가 과세 수입 측면에서 부정적 효과가 크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도 상충된다며 반대한다”며 “정부가 의견을 다시 조율해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와 함께 전산화 시스템이 완비될 때까지 공매도 재개를 미뤄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소액주주플랫폼 ‘액트’ 운영사의 이상목 대표는 “전산 시스템이 완비되기 전 공매도 재개는 불가능하다”며 “전산 시스템 완비에 집중해 달라”고 요구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기관투자가의 자체 전산을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고 중앙 시스템으로 모든 주문을 재검증하는 전산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원장은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공매도 전산화 방안이 얼마나 빨리 마련될 수 있는지, 법 개정이 필요한지 등을 검토 중”이라며 “현 단계에서 단정적으로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만 말했다. 송기명 한국거래소 주식시장부장은 “공매도 전산화로 일부 거래가 위축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장기적으로 투자자 신뢰 회복과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
이복현 “금투세 유예는 비겁한 결정…다른 공직 생각 없어”
증권 국내증시 2024.04.25 12:38:18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5일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 폐지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유예는 비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거취와 관련해선 “다른 공직을 맡을 생각이 없다”며 내각 이동설을 일축했다. 이 원장은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금투세를 폐지하겠다는 정부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개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이 모두 금투세 제도가 과세 수입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크고, 기업 밸류업과도 상충된다며 반대하기 때문에 정부 내에서 의견 다시 조율해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투세 유예는 과하게 얘기하면 비겁한 결정”이라며 “지금처럼 밸류업이 현안일 때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정책을 어떻게 할지 종합적으로 생각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투세를 도입할 당시와 현재 금융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폐지 필요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금투세 도입 논의) 당시가 석기시대라면 지금은 철기시대라고 할 만큼 달라졌다”며 “해외 투자를 많이 할 뿐만 아니라 대체 투자 자산이 많아진 상황에서 배당 등 소득에 지나친 부담을 주면 전체 유동성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공매도 재개 시점과 관련해서는 구체화하지 않았다. 그는 “불법 공매도 조사를 지금 단계에서 정리해서 알려야 할 부분이 있다”며 “본질적으로 전면 금지하기까지 배경과 이유에 대해 명분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산화 방안이 얼마나 빨리 마련될지 기술적으로 충분한지 법 개정이 필요한지 등 내부적으로 금융위 중심으로 검토 중이어서 지금 단계에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주제나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거취와 관련해선 각종 현안 처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임기를 마치지 않겠다는 건 아니지만 올해 3~4분기 정도면 후임이 오더라도 무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공직으로 갈 생각은 없다”며 “이 자리를 마무리하는 것이 공적 역할로 기여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
배당 세제 개편 목소리 커져…밸류업 공시는 코스닥까지 참여 독려
증권 국내증시 2024.04.25 06:00:00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한 후 밸류업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재정 당국은 내년도 예산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밸류업 프로그램 인센티브인 세제 혜택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한국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배당소득 이중과세를 해소하고 장기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당초 하반기부터 실행하기로 한 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준비된 기업 중심으로 다음 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한국 증시가 중동 위기와 고금리 기조의 여파로 부진을 면치 못하자 증시 활성화를 위한 총력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정부도 배당 관련 세제 개편을 검토하는 등 밸류업 추가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본지 4월 23일자 20면 참조 거래소는 26일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거래소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10조 원, 2조 원 이상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뿐만 아니라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도 참여 요청에 나서는 것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다음 달 중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를 앞당겨 준비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밸류업 공시를 다음 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 차원에서 준비한 정책이다. 여당이 총선에서 대패한 후 밸류업 프로그램이 좌초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인센티브로 세제 혜택을 위한 세법 개정 추진 의사도 재차 강조했다. 세제 지원에 대해 보다 구체화된 방안도 내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진행한 한 간담회에서 “배당 확대 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분리과세하겠다”며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노력을 늘린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 세액 공제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정부가 배당 제도 개편 속도를 내는 것은 금융투자 업계뿐만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배당소득 이중과세 해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23일 정부에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정책 개선 과제’를 전달하고 배당 제도 합리화 방안을 제안했다. 금융소득 2000만 원 이하 개인주주 배당에 대해 세액공제 제도를 신설하고 2000만 원이 넘을 경우 법인세 실효세율 기준으로 세액공제 비율을 다르게 적용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기업이 법인세를 내고 남은 이익 일부를 배당할 경우 주주는 소득세를 추가로 납부해 이중과세 문제가 발생한다. 국내 배당 관련 세제가 해외보다 누진적인 성격이 강해 대주주가 배당소득세에 부담을 느끼고 이로 인해 배당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의 장기 투자를 유도할 방안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자본시장에 투자한 분들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1년 미만 보유한 주식 등으로 얻은 자본소득에 대해서는 개인 일반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로 종합과세한다. 다만 1년 이상 보유한 경우 규모에 따라서 0~20%로 분리과세해 장기 투자에 대한 혜택을 제공한다. 영국은 투자 손실에 대해 무제한 이월 공제를 하고 있다. 프랑스도 주식을 2~8년 보유하면 50%, 8년 이상이면 65%로 추가 공제를 제공하는 등 장기 투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장기 투자에 대한 혜택이 미비한 상태다. 증권거래세 인하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당시 증권거래세를 점진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는데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고 증권거래세도 계속 부과한다면 투자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해 증권거래세는 코스닥 기준 0.18%인데 홍콩 등 다른 국가 대비 높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국은 아예 증권거래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장기 투자한 부문에 대해서는 세율을 낮추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개인투자자가 단타를 하지 않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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