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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민연금 개혁 1순위로 해결해야"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5.24 17:36:09제22대 국회가 30일 개원을 앞둔 가운데 국내 주요 대학 경제학과 교수들의 절반가량이 국회가 1순위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국민연금 개혁’을 꼽았다. 경제학자들은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 개혁과 저출생 대응 지원 법안에 정치권이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주요대 경제학 전공 교수 32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인 16명이 연금 개혁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21대 국회가 임기 내 연금 개혁안을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22대 국회가 바통을 넘겨 받아 하루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지금의 국민연금은 후대에 세금 폭탄을 던지는 폰지 사기급”이라며 “연금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진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당장 인기를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국민연금 개혁과 구조 개혁 등을 개원 초기에 먼저 나서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개혁은 지금 안 하면 미래 세대는 절망적” “정치적으로 인기 없고 힘들지만 개혁한다면 역사적으로 한국 경제를 살린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으로 남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총선 이후 거대 야당의 독주가 아닌 여야 간 협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김성현 성균관대 퀀트응용경제학과 교수는 “각종 규제 개혁을 위한 법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협치가 없다면 이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하고 부작용도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명종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국민들의 어려움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여야 모두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토론을 하고, 협치를 통해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정 서강대 경제대학 교수의 생각도 비슷하다. 그는 “거대 야당이 탄생했지만 이로 인해 국회가 나라 경제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며 “여야가 함께 협치가 가능한 부분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협치가 가능한 분야 중 하나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부문”이라며 “이 분야에서 민간 투자 활성화 및 규제 개혁과 관련된 법적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경제학자들은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인공지능(AI) 기본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 등도 22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라고 봤다. 연금 개혁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3대 개혁’ 과제로 언급한 노동‧교육 개혁과 더불어 저출생 대응 정책, 기업 구조조정, 금융투자소득세 개선 등도 최우선 과제로 언급됐다. 안시형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21대 국회에서 거부권이 행사된 각종 법안에 대한 신속 처리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율 대응 측면에서 항상 거론되는 외환보유액은 지금으로도 충분하다는 이들이 많았다. 응답자의 78.1%(25명)는 “현재 외환보유액을 더 확대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국내 외환보유액은 4132억 달러다. -
국힘 "이재명 연금개혁?…'채 특검' 처리 꼼수"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05.24 10:09:47국민의힘은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위한 "참 나쁜 정치이자 꼼수 정치"라고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여야 합의도 없는 본회의를 강행하고 일방적인 특검법 처리를 위해 연금 개혁까지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주장한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5%' 안은 민주당의 입장일 뿐, 정부 안도 국민의힘 안도 아니다"라며 "여야 협의도 안 된 사안을 가지고, 민주당 안을 정부안으로 거짓말까지 하면서 국민을 위하는 척, 개혁하는 척하는 위선을 멈춰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미래를 위해 지속 가능한 연금 개혁안을 22대 국회에서 국민 공감 속에서 우선 처리해 나갈 핵심과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을 주장하는 데 대해 "민주당이 당력을 총결집해 신설한 독립적인 수사 기구인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이제는 못 믿겠다며 특검을 요구하고 나선 것 자체가 자기모순이자 법치 무시 행태"라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채상병특검법안은 여러 독소 조항이 있다"며 "고발 당사자인 민주당만 특검 추천 권한을 갖도록 한 것은 대통령의 공무원 임명권을 침해할 위헌 소지가 있고, 수시 언론 브리핑 조항도 정쟁으로 끌고 가려는 검은 속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대국민 전쟁 선포라고 외치며 자극적인 선동으로 정치를 오염시키지 말아달라"며 "지금은 일단 공수처 수사를 지켜 볼 때"라고 덧붙였다. -
KDI "모수 개혁만하면 폰지사기…낸 만큼 받는 新연금 필요"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5.23 17:40:5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민연금 계정을 신구 계정으로 분리하고 젊은 세대용인 신연금을 ‘낸 만큼은 받는’ 형태로 바꾸지 않으면 어떤 형태의 모수개혁도 ‘폰지사기(새 투자자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 수익 지급)’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모수개혁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으로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개혁 방식이다. 신승룡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23일 KDI와 한국경제학회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주최한 ‘바람직한 국민연금 개혁 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굳이 계정을 분리하지 않아도 보험료율을 인상하고 국고를 일부 투입하면 유사한 재정 효과가 난다는 주장이 있다”며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정치적 필요에 따라 보험료율이 바뀌거나 국고 투입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포퓰리즘에 의해 약속이 파기될 때 피해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미래 세대”라며 “계정을 분리해두면 미래 세대의 연금 수급을 보장할 수 있다. 이원화는 미래 세대의 권익을 지켜줄 결정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모수 개혁 논의는 신연금 분리를 우선 전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KDI는 기존에 납부한 보험료로 조성된 기금은 ‘구연금’으로 두고 앞으로 내는 보험료는 ‘신연금’ 계정에 적립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보험료율을 15.5%로 인상해 신연금에 적립하면 기금 고갈 없이 미래 세대들에 소득대체율 40% 수준의 연금을 보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대신 구연금에 누적된 재정 부족분 609조 원은 2045년께부터 국고를 투입해 해결한다. 조동철 KDI 원장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는 현재의 수급자나 가입자를 넘어 미래 가입자의 이해까지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며 “2~3명의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부양하는 것을 상상하고 설계된 연금 구조를 채 1명도 되지 않는 자녀 세대가 부모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시대에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與, 21대 국회서 연금개혁 하자…영수회담도 가능”
정치 정치일반 2024.05.23 14:43:52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정부·여당에 21대 국회 내 연금개혁안 처리를 위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필요에 따라선 연금개혁 논의를 위한 영수회담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여당이 결단만 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연금개혁안이 처리될 수 있다”며 “아울러 이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는 말씀도 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조속한 개혁안 처리를 위해 소득대체율을 당초 제시했던 50%에서 45%로 낮추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며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 방안은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민주당의 대승적 결단에도 여전히 자신의 주장만 고집할 따름”이라며 “국정에 무한 책임을 져야할 정권이 연금개혁안이라는 국가 중대사를 무한 회피하면 안 된다. 작은 차이 때문에 국민 노후와 미래세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무책임한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만일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얼마나 긴 시간을 허송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미래세대의 부담은 그만큼 늘어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비록 여야가 서로 맞서는 상황이라도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만큼은 힘을 모으는 것이 정치의 도리이자 책무”라며 “제21대 국회가 국민연금 개혁안이란 우리사회의 오랜 숙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
보험계약 ‘2300조’ 붕괴…노후 방파제 다시 세워야
경제·금융 보험 2024.05.20 17:27:22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보유 계약 잔액 2300조 원이 붕괴됐다. 새로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은 줄어드는 반면 기존 보험을 해지하는 고객은 늘어난 탓이다. 역피라미드 인구구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국민연금 개혁과 더불어 민간보험의 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생보사의 보유 계약은 총 2295조 9286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52조 9717억 원(2.26%) 줄어 2300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생보사의 보유 계약 잔액은 2017년까지 늘어난 뒤 6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최근 6년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올 2월 생보사의 보유 계약 잔액은 두 달 사이 5조 원 가까이 축소됐다.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올해만 60조 원이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보험 가입은 감소하고 기존 보험 해지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새로 가입한 보험 계약 금액은 233조 1246억 원으로 2015년 이후 가장 적었다. 불과 1년 전에 비해 20조 원 이상 쪼그라든 것이다. 반면 지난해 해지 또는 효력 상실된 보험액은 202조 7171억 원으로 전년보다 7조 원 넘게 늘었다. 해지 보험이 증가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생·고령화 문제도 있지만 보험 산업 성장기에 맞춰진 제도와 인식이 바뀌지 않은 탓도 크다고 지적한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보험·연금연구실장은 “미래의 고령층은 단지 질병만 관리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은퇴자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서비스도 필요하기 때문에 고령화 시대에 맞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백상논단] 정치가 바로 서야 국민이 산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4.05.20 05:30:0022대 국회가 이달 30일 출범한다. 범여당의 의석수는 국회 300석 중 108석이다.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구조다. 범더불어민주당의 의석수는 175석으로 민주당은 단독으로 예산안부터 거의 모든 법률안을 통과시킬 수 있고 합종연횡을 통해 대통령 탄핵과 헌법 개정도 논의할 수 있다. 야당이 권력 쟁취를 위해 끊임없는 정치투쟁으로 국정을 마비시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2028년 5월 29일까지 이들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제헌 헌법에서는 국회가 대통령을 뽑았지만 국회의 정치투쟁으로 정국은 혼란스러웠다. 나라가 전쟁을 하는 와중에서도 권력투쟁은 끊이지 않았다. 국회의 권력이 대통령 직선제로 약화하자 정치인들은 대통령 직선제를 독재의 상징으로 호도했다. 유신헌법 이후 대통령 간선제로 돌아갔지만 1980년대에는 대통령 직선제가 민주주의의 절대적 기준인 것처럼 사람들은 거리에 나왔다. 개헌과 호헌은 마치 선과 악의 대결처럼 보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통령 직선제가 독재 체제를 만들어낸다면서 대통령 직선제를 반대한 적도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라고 일갈했다. 대통령도 탄핵한 국회이지만 국회의원들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없애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정치인은 입장에 따라 사언에 대한 평가를 달리한다. 이런 정치인들이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리면 행정부가 흔들리고 경제는 어려움을 겪는다. 권력투쟁을 위해 인기영합주의에 매몰될 수 있는 국회의 힘을 견제할 정치제도가 없다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 구조의 흠결이다. 국회의원의 권한은 막강하지만 책임은 없다. 국회에서 힘의 균형이 사라지면 정치는 항상 국민을 실망시킨다. 22대 국회가 출범하기도 전에 야당은 민생을 파탄 낼 수 있는 특별법을 들고나왔다. 돈만 풀면 경제가 산다는 선전 선동은 잠시 국민을 속일 수 있어도 야당은 선동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수백 년 전 조선에서조차 이런 선동은 없었다. 세종대왕도 돈을 함부로 풀어서는 안 된다고 저화소에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풀린 돈으로 고물가의 고통을 받는데 파를 들고 흔든다고 물가가 낮아질 리 없다. 이런 상황에서 돈 풀자는 이야기는 조선총독부를 연상시킨다. 일본 패망 이후 조선총독부가 뿌린 돈으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마비됐다. 야당은 특별법으로 경제를 마비시키고 경제가 파탄 나면 다음 선거에 정권 심판론을 들고나올 태세다. 국회의 힘을 장악한 야당은 이런 정치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미중 무역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중동과 동유럽에서 들려오는 총소리는 우리가 외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디지털 혁명이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경쟁력을 요구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의 위기도 다가온다. 21대 국회가 내버린 국민연금 개혁도 시간을 다투는 과제다. 22대 국회가 어떤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견제받지 않은 야당의 힘은 엉뚱한 곳을 향하고 있다. 협치의 모습은 힘이 강한 쪽이 보여야 한다. 행정부와 입법부는 견원지간이 아니라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국민을 위한 최선의 대안을 모색하는 관계다. 3권분립의 원칙을 내세운 미국에서도 행정부의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맡는다. 우리나라도 현재 입법권이 한쪽으로 쏠린 상황에서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여당 국회의원이 위원장을 담당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다수의 횡포를 막기 위해 회의 진행에서 소수 의견을 존중하는 관행을 만들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이 내놓은 법률안에 대한 평가와 영향력 검토를 강화해야 한다. 특별법으로 지원금을 주는 행위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정책의 합리성과 타당성이 없고 부작용만 우려되는 정책이다. 자유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한다. 이것이 시장경제의 전제이기도 하다. 다수의 뜻이라고 해서 재산권을 유린하는 법을 만들 수 없다. 다수의 횡포를 막지 못하면 경제가 무너진다. 목적을 상실한 정치가 개혁돼야 경제가 살아난다. -
이념갈등 비용만 年 60조…정부·정치권 해결능력은 '최하 수준'
국제 국제일반 2024.05.15 17:32:47스웨덴 스톡홀름에 본부를 둔 국제민주주의선거지원연구소(International IDEA)가 이달 초 한국 총선 과정과 의미를 담은 ‘한국의 2024년 총선(The 2024 South Korean National Assembly Election)’이라는 이름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연구소는 “2024년 선거 결과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제한적인 역량밖에 발휘할 수 없었던 개혁과 입법을 위해 초당적 지지가 필요한 정책 수행 능력을 더 감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감스럽게도 이 같은 상황은 대화를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정책과 개혁 의제를 추진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사회적 갈등과 정치 이념 격차가 해소되기보다 더 확산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소의 분석은 한국의 정치 분열과 양극화가 구조 개혁과 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그 정도가 심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것이 경제에 부담을 주고 성장세를 갉아먹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쟁에 국민연금 개혁은 제22대 국회로 밀렸고 여소야대 국면을 고려하면 노동 개혁과 의료 개혁은 언제 될지 예상조차 어렵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을 단순 계산하면 연금 개혁이 5년 밀릴 경우 매년 50조 원에 가까운 추가 부담이 생긴다.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13년 3.5% 이후 계속 하락해 올해 1.7%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인야후 사태도 여전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4일 한일 경제인회의에서 라인 사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일 관계 이대로 괜찮은가”라며 두 나라가 관세를 전면 폐지하는 것만으로 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소비자 후생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뒤집어 보면 정치권의 반일 프레임이 경제성장을 그만큼 가로막고 있다는 뜻이다. 대규모 자금 이탈 우려에도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강행하려고 하는 것이나 최소 연 2조 원 이상의 재정이 필요한 양곡관리법이나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을 밀어붙이는 것도 경제 이슈 정치화의 한 사례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현재 야당은 경제에 관심이 없다. 중장기적인 경제 발전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며 “오로지 정치 프레임으로 윤석열 정부를 몰아세워 국회와 행정부를 장악하는 것밖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세계 원전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아랍에미리트(UAE)는 몇 개 월 내 원전 4기, 30조 원 규모의 신규 발주에 나설 예정이다. 체코와 폴란드, 영국 등 잠재 수요국도 여럿이다. 소형모듈원전(SMR) 시장도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 업체 페어필드에 따르면 2030년 SMR 시장 매출 규모만 90억 달러(약 1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거대 야당이 원전을 계속 문제 삼으면 기관 입장에서는 수출 작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정치권이 협치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무조정실의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 분석’ 연구 용역을 보면 1990년부터 2022년까지 이념 갈등으로 인한 사회비용이 매년 약 60조 원에 달했다.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의 연구도 비슷하다. 센터가 지난달 내놓은 ‘갈등 및 분쟁에 관한 시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갈등 해결에 대한 ‘점수’가 출범 첫해 1.87, 지난해에는 1.59에 그쳤다. 집권 2년 차만 놓고 보면 △이명박 정부 2.67 △박근혜 정부 2.64 △문재인 정부 2.34 등이다. 현재 정치권의 갈등 해결 수준은 최하이며 이것이 사회 갈등을 넘어 경제에도 영향을 주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경제의 정치화를 막고 경제성장 기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야당도 정부와 여당에 협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야당이 솔선수범해 경제 이슈에서 정부와 공조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수권 정당이 되려면 노동·연금 개혁이나 최저임금 등에서 과감성을 보여야 한다. 경제정책에서 계속 반대만 하면 향후 권력 창출에도 불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연금연구회 “국민연금, 모든 세대가 수용토록 새 판에서 다시 논의”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5.13 17:42:30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등으로 구성된 연금연구회가 “22대 국회 구성과 함께 새 판에서 국민연금 개혁을 다시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21대 연금 개혁 논의가 시민 숙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소득보장론으로 기운 뒤 합의안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정안정론을 지지하는 학자들로 구성된 연금연구회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현재 국민연금의 문제가 무엇인지, 바람직한 방향이 어디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가서 새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수 십년 미래를 그리는 작업이니 서두르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 21대 국회에서 여야 양측 안 사이에서 절충된 안이 통과하는 것보다 차기 국회에서 재정안정에 충실한 방향의 개혁을 하자는 주장이다. 앞서 여야는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소득대체율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5%를, 국민의힘은 43%를 주장하고 있다. 연금연구회는 “현 상황에서 소득대체율을 올리면 우리의 자녀 또 그들의 자녀 세대의 희생이 불보듯 뻔하다”며 “미래세대에게 일방적인 피해를 주는 결정을 그들의 동의 없이 내리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연금 개혁은 특정 세대나 집단의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며 “모든 구성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형평성에 근거해 한정된 자원을 나누는 것이 연금 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금연구회는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에서 시민 숙의공론화 과정을 주도했던 공론화위원회에게 “외부 전문가들이 지적한 문제에 대해 어떠한 답도 못하고 있다”며 “공론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그 결론이 가지는 정당성의 훼손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연금연구회는 공론화 과정에서 청년 세대가 과소대표 되고 있고 학습 내용이 소득보장론 측에 기울어져 있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
[여명]나라 곳간 생각 않고 ‘돈풀기 잔치’할 때인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12 18:00:52궁내대신 렐드레살이 걸리버를 찾아와 나라 속사정을 털어놓는다. “다른 나라 사람에게 번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 나라는 두 개의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적의 침략에 항상 노출돼 있고 내부적으로는 격렬한 당쟁과 정쟁에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답니다. 구파 트라멕산 정당 사람들은 높은 구두 굽을 신고 신파 슬라멕산 사람들은 낮은 굽을 신는답니다. 양당 사람들은 적대감이 너무나 커 함께 식사하거나 술을 마시지도 않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지도 않지요.” 아일랜드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가 18세기에 쓴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소인국 ‘릴리풋(Lilliput)’ 이야기다. 궁내대신이 한숨을 지으며 걸리버에게 말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민 전부가 이 당과 저 당으로 나뉘어 큰 소동을 벌일 것 같습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민생 지원과 연금 개혁, 기업 규제 혁신 등을 놓고 칼날을 겨누고 있다. ‘우리 방안이 최고선(善)’이라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대화와 타협은 찾아보기 어렵다. 민주당은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법을 22대 국회 개원 직후 발의해 처리하겠다고 공식화했다. 13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재정 악화를 이유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자 국회 과반 의석을 앞세워 정부의 예산 편성권마저 무용지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헌법이 규정한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제소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총선 공약인 만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여야 공방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기초연금 40만 원을 앞세워 야당의 돈 뿌리기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태세다. 65세 이상 중 소득 하위 70%가 받는 기초연금은 1인 가구에 최대 33만 4810원, 부부 가구에는 53만 5680원을 준다. 올해 기초연금 예산은 24조 원인데 월 40만 원으로 올리면 연간 최소 30조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개혁 방안도 여야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다음 국회로 넘어간다. 양당은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데 의견을 같이했지만 소득대체율을 놓고서는 국민의힘 43%, 민주당 45%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소득대체율이 높을수록 가입자가 받는 연금액이 많아지지만 연금재정에는 그만큼 부담이 된다. 여야는 앞으로도 민생 살리기 명분으로 곳간 풀기 경쟁을 이어갈 게 뻔하다. 신선놀음(돈 뿌리기)에 도끼 자루(재정) 썩는 줄 모른다는 얘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나라 살림은 구멍이 숭숭 뚫리고 있다. 올 1분기(1~3월) 관리재정수지는 75조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월별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올해 전망하는 관리재정수지 적자(91조 6000억 원)의 80%를 3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국가 채무는 1092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0%에 근접했고 정부가 내년에 갚아야 할 국채만 100조 원을 넘는다. 재정 상황이 엄중한데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재정 건전성 고수 방침, 추경 거부 등 반(反)민생 정책을 전면 폐기하라”며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현실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묻지 마 돈 풀기’ 경쟁이 아니라 여야가 명확한 재정준칙을 마련해 나라 곳간을 튼튼하게 만드는 일이다. 앞으로 저출생·고령화로 재정지출을 늘려야 할 부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작 필요한 곳에 재원을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지출 내용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재정준칙은 관리재정수지 적자 한도를 GDP 대비 3% 내로 관리하되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하면 2%내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박근혜·문재인 정부 때도 재정준칙 도입에 나섰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려 실패하고 말았다. 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이 한국 경제 신용 등급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재정 건전성이다. 곳간이 텅텅 비면 국가는 무너진다. 아르헨티나가 그 수렁에서 허덕이고 있다. 높은 굽, 낮은 굽으로 나뉘어 싸움질할 만큼 우리 상황이 녹록지 않다. 여야는 민생을 빙자한 돈 뿌리기 경쟁을 거두고 객관적인 재정준칙부터 만들어야 한다. -
[이슈&와치] "연금개혁 더는 못 늦춰…보험료율 인상 등 가능한 것부터 해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5.09 16:37:32김상균 국회 연금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장이 9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21대 국회에서 모수 개혁부터 합의한 뒤 22대 국회에서 구조 개혁을 논의하자”고 밝혔다. 2022년 7월 국회 연금특위가 출범한 후 1년 10개월 동안 공청회와 자문위원회, 시민참여형 공론화위를 거쳐 인상 보험료율은 합의점을 찾았으니 이번 국회 임기 내에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보자는 것이다. 모수 개혁은 국민연금제도의 틀은 유지하고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가입 기간 평균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연금 수급 개시 연령 등을 조정해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작업을 뜻한다. 여야는 공론화위가 끝난 뒤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에서 대체율은 합의하지 못한 채 보험료율(13%)에서만 의견 일치를 봤다. 양측 간 소득대체율 2%포인트 차이가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정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1대 국회에서 최대한 개혁 작업을 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생산연령인구가 정점을 찍고 있는 지금이 연금 개혁의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오랜 시간과 예산을 들여 협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여기서 멈춘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보험료율을 올리는 데는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했으니 21대 국회에서도 개혁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도 전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21대 국회 임기가 남아 있다”며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이 때문에 여야가 합의를 이룬 보험료부터라도 먼저 인상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198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올리지 못한 현행 보험료율(9%)로는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연금재정을 지탱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 소득대체율인 40%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지 균형 보험료율’은 19.8%다. 지금은 필요한 비용의 절반도 내지 않는 적자 구조인 셈이다. 연금제도가 성숙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 연금 보험료율은 18.2%, 소득대체율은 42.3%다. 인구구조를 고려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험료를 내는 경제활동인구가 앞으로 계속 줄어들기 때문에 보험료율 인상은 빠를수록 좋다”며 “소득대체율이 43~45% 수준이면 개혁을 1년 미루는 것보다는 지금 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여야 안의 평균인 소득대체율 44%에서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보험료율을 올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인상해서 시간을 벌고 5~10년 뒤 추가 개혁을 하면 된다”며 “이번에 그냥 지나가면 5년 뒤에는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금재정은 이미 비상이다. 가입자들이 내는 보험료 수입과 수급자들이 타가는 연금 지출을 비교한 보험료 수지는 2027년부터 적자로 전환될 예정이다. 한동안은 기금 운용수익이 적자를 메우지만 2041년부터는 이마저도 부족해 기금을 헐어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후 기금은 2055년께 고갈된다. 저출생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갈 시점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추산에 따르면 연금 개혁이 5년 늦어지면 감당해야 하는 잠재적인 비용이 약 260조 원 더 늘어난다. 연간 약 52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제22대 원 구성 작업과 관련 일정을 고려하면 이달 말까지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 21대 국회에서 연금 개혁에 참여했던 특위 위원 13명 중 7명이 22대 국회에 진입하지 못했다. 특히 논의를 주도해온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모두 22대 국회에서 배지를 달지 못했다. 22대의 경우 사실상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연금 개혁의 경우 사안이 중대한 만큼 서두르지 않고 22대 국회에서 논의하되 자신의 임기 내 개혁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고 했지만 할 수 있는 부분은 먼저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 개혁은 시간이 돈이다. KDI 자료를 단순 계산하면 연금 개혁이 1년 늦어지면 50조 원 규모의 자금이 더 필요하다”며 “최대한 시간을 단축해야 하며 할 수 있는 부분부터 마무리하는 전략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연금특위 공론위원장 "연금개혁안, 21대 국회서 통과될 것"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05.09 14:36:49김상균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장이 9일 여야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인상하자는 의견에 접근한 것을 두고 “연금 역사에 길이 남을 쾌거”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연금개혁안 합의) 불발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43%와 45% 사이에서 소득대체율이 타결된다면 이는 두 번째 금자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임기 종료까지 20일을 앞둔 21대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주호영 연금특위 위원장이 7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협상 불발을 선언한 것을 두고 “협상의 결과 보고가 아니라 중간보고라고 본다”며 “협상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기자회견”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보험료율·소득대체율 등 수치를 바꾸는 모수개혁에 합의한 뒤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개혁은 현재 우리 국민 수준에서는 너무 어려운 주제”라며 “모수개혁을 몇 차례 더 하고 국민들이 모수개혁에 대한 이해가 됐을 때 구조개혁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조금씩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섞어서 하는 방법은 괜찮다”고 덧붙였다. 앞서 주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연금특위는 사실상 21대 활동을 종료하게 되는 상황황이 됐다”고 발표했다. 주 위원장은 합의가 불발된 이유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보는 성과가 있었지만 최종 소득대체율 2%P 차이 때문에 입법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
김성주 "21대 국회 연금개혁 무산, 尹 책임"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05.08 12:10:42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대통령과 여당은 처음부터 개혁 의지가 없었다”며 21대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안 합의가 불발된 원인을 윤석열 대통령 탓으로 돌렸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21대 국회의 연금개혁이 무산된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는 글을 남겼다. 김 의원은 “야당은 무산을 이야기한 적이 없고 22대 국회로 넘기자고 한 적도 없다”면서 “소득대체율 2% 차이를 두고 무산시킨 것은 처음부터 연금 개혁 의지가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과 정부는 국민이 선택한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 다수안이 개악이라고 했는데 13%-43% 안은 개악이 아니고 개선이냐”며 “처음부터 수치가 전혀 중요하지 않았고, 여당은 연금 개혁을 무산시키겠다는 방침에 따라 시간을 끌면서 지연시키려고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여야 영수 회담에서 ‘22대 국회로 넘기자'라고 한 것은 그냥 한 말이 아니다”라며 “심각한 노후 빈곤을 방치하고서 미래 세대의 부담을 얘기하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금 연금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과 여당은 심각한 노후 빈곤은 외면한 채 미래 세대 부담을 거론하면서 국민연금의 약화를 초래하고 노후 빈곤을 방치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김 의원과 주호영 연금특위 위원장, 여당 간사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금특위의 여야 협상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여야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소득대체율 인상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
[김대일 칼럼]포퓰리즘 유감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4.05.07 05:30:00신생아 1명당 1억 원을 지급하는 부영식 출산지원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3%가 출산에 동기부여가 된다는 응답을 했다. 언론에서는 마치 저출산을 극복할 새로운 단서가 나온 것마냥 대서특필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1억 원을 싫다고 할 사람이 있을 리 없는데 아까운 예산을 들여 굳이 이런 설문조사까지 해야 했나 싶다. 이미 출산 수당은 실효성이 없다고 잘 알려져 있는데도 말이다. 작년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3만 명이다. 1억 원 지원금으로 출생아 수가 1만 명 증가한다면 총 지출액은 1조 원이 아니라 24조 원이 된다. 지원 없이 태어났을 23만 명에게도 모두 지급되기 때문에 그만큼 지출 대비 효과성이 낮다. 이미 매년 3조 원 이상 지출되고 있는 아동·양육·부모수당이 실효성 없는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런데 부영은 왜 1억 원을 준다고 했을까? 사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런 장려금은 근로자가 기업에 애착을 갖고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 유인이 되므로 기업의 생산성과 이윤이 늘어나고, 외부적으로는 근로자에 대한 애정과 복지가 충만한 기업으로 인식되는 이미지 개선 효과도 높다. 출산이 늘지 않아도 사기업은 이런 순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지만, 정부의 지원금은 그런 효과가 없다. 저출산의 원인은 이미 잘 파악되어 있다. 육아도 힘들지만, 학교에 보내면 돌봄도 끊기고 사교육비도 많이 들며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은 바늘구멍이다. 일자리도 없는데 집값은 천정부지라 결혼을 안 하고 아이도 안 낳는다. 게다가 청년층에게는 연금 고갈로 인한 세금부담 폭탄도 예상되니 출산 여력은 더 없어진다. 당연히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면 어머니의 경력단절 해소, 교육개혁, 노동개혁, 연금개혁, 부동산시장개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업에게 육아휴직을 강제한 것 이외에는 퍼주기식 아동·육아·부모 수당이 정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사실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여 발상의 전환만 한다면 큰 비용 안 들이고도 효과를 실감할 정책도 많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 분양순위를 올려 주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 큰 비용 안 드는 발상의 전환이다. 미국의 한 소도시에서는 스쿨버스 몇 대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모든 학생을 순차적으로 등교시키는데 초등학생을 가장 이른 7시에 등교시킨다. 왜 그렇게 하냐고 물었더니 그래야 부모가 제 시간에 출근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녹색어머니회라며 어머니들을 동원하는 우리와 잘 비교된다. 이런 진지한 고민 없이 이미 실효성이 없다고 알려진 퍼주기 정책으로 세금만 써대며 출산율 반전을 기대하는 정부는 참 염치도 없다. 총선에서 대승한 야당은 1인당 25만 원 지급을 내세워 경제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 국책연구기관에서도 실효성 없다고 평가했듯이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그러나 기본소득, 소득주도성장론, 안심소득이 그랬듯이 이런 포퓰리즘 주장은 그 진위와 무관하게 끊임없이 나온다.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국민연금 개혁안을 시민대표단에게 투표시킨 것도 그렇다. 말이 시민대표단이지 연금을 받을 사람들을 주 대상으로 하여 더 내지만 똑 같이 받을지, 더 내고 더 받을지를 물었다는 자체가 합리적 정책보다는 포퓰리즘에 영합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정치인들이 눈앞의 표를 목적으로 기본소득이나 1인당 25만 원과 같은 포퓰리즘에 매달리는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국민연금이나 저출산과 같이 국가경제와 청년층의 미래가 달린 문제에도 퍼주기식 포퓰리즘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원인과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골치 아픈 개혁을 추진하는 것보다는 퍼주기가 생색도 나고 가장 쉽기 때문일까? 정책 실효성을 사후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우리 공직자들의 세상에서는 퍼주기 정책을 도입했다고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손쉽고 생색나는 퍼주기 정책으로 세금을 펑펑 쓰는 것을 굳이 마다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전례 없는 경제성장을 이룩한 국가로 칭송되던 대한민국의 앞길에 어느새 포퓰리즘으로 점철된 내리막길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런 줄도 모른 채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국민만 불쌍하다. -
아직 결론 안났는데…연금특위 “5박7일 유럽 출장서 합의”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5.05 20:44:37연금 개혁 논의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5박 7일 일정으로 해외 출장을 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금 개혁에 성공한 국가들의 사례를 살펴보고 함께 있는 시간동안 밀도있는 논의를 거쳐 합의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출장을 다녀오면 21대 국회 임기가 약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아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외유성 출장이 될 뿐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국회 연금특위 관계자에 따르면 주호영 연금특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를 맡은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8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영국·스웨덴·네덜란드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출장에는 연금 특위 공론화위원회에서 활동한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도 함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과 연금정책국 공무원 1~2명도 동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 특위는 21대 국회 임기(29일)가 종료되기 전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출장지에서 여야 간사는 물론 민간전문가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합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유 의원은 “출장 계획이 있었던 것은 맞다. 일정대로 출발하는 지는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유럽에 연금개혁 성공 사례가 많기 때문에 직접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진행한 시민 숙의 공론화 과정에서는 시민 대표단 500명 중 56%가 소득보장론으로 불리는 1안을 선택했다.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자는 내용이다. 다만 정부와 일부 학자들 중심으로 1안대로 개혁을 진행할 경우 되레 국민연금 재정안정성이 악화된다는 지적을 제기하면서 여야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연금 특위는 이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협상 당사자간 밀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위 관계자는 “합의가 된 부분도 있고 논의가 더 필요한 영역도 있다”며 “연금개혁의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었으면 출장을 가겠느냐”며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
안철수 "국회 연금개혁안은 '개악'…첫 단추부터 잘못"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05.05 13:08:4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소득보장안'을 다수안으로 투표한 것에 대해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졌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연금특위 공론조사에서 제시한 두 개편안에 대해 "기금 고갈 시기를 7∼8년 늦추는 차이 외에는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연금개혁 목적이 실종된 개악(改惡)안"이라고 지적했다. 공론조사 1안인 이른바 '소득보장안'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동시에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올리는 안이고, 2안 '재정안정안'은 보험료율을 12%로 올리면서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는 안이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보고한 재정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소진 시점(현행 2055년)은 1안에선 6년 늘어난 2061년, 2안에선 7년 늘어난 2062년으로 계산됐다. 안 의원은 "투표한 안들은 '소득보장안 vs 재정안정안'이 아닌 '피장파장안'일 뿐"이라며 "다수안과 소수안 모두 작은 차이일 뿐이며, '연금제도를 파탄 낼 안'을 '소득보장안'으로 둔갑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0만 명이 태어났던 베이비붐 세대의 연금을 20·30 세대와 20만 명 이하로 태어나는 저출산 미래세대가 감당할 수 없다"며 "국민연금의 빚 폭탄을 20·30 세대에게 떠넘겨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미래세대를 위해 '스웨덴식 확정기여형' 제도로의 전환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스웨덴식 확정기여형 연금제도는 개인이 부담한 보험료에 일정 수준의 이자를 추가한 금액만큼 연금으로 받는 '낸 만큼 돌려받는' 연금 제도다. 또한 안 의원은 "공무원·교원 등 특수직 연금과 국민연금을 일원화하는 동일연금제를 제안한다"며 "특수직역연금에 계속 혈세만 쏟아붓는 방식은 지속할 수 있지 않다. 국민연금 개혁과 특수직역연금 개혁은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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