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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령인구 감소에도, 강남3구로 초중생 3000명 유입
사회 사회일반 2024.10.17 17:43:03경기도에 살고 있는 학부모 A 씨는 대치동으로 거처를 옮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자녀가 영재고를 준비하고 있는데 진학을 도와줄 믿을 만한 학원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저출생 여파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초등학생·중학생의 강남 쏠림 현상은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우수한 교육 인프라와 교육열, 타 지역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상위권 대학 진학률과 같은 입시 결과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17일 종로학원이 최근 3년간 서울 25개구 초중학교 전출입 규모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강남구의 초중학생 순유입 규모는 2522명으로 전국 시군구 중 1위로 집계됐다. 순유입은 ‘전입’한 학생 수에서 전학으로 빠져나간 ‘전출’을 뺀 것이다. 이 규모가 2000명을 넘은 곳은 전국에서 강남구가 유일하다. 서울 내 2위인 양천구(775명)와 비교해도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전입 규모 모두 2022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강남 3구로 범위를 넓히면 3000명이 지난해 강남으로 주소를 옮긴 셈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강남 전입은 좋은 학군을 선택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이 정도 규모는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져 강남으로 가는 학생 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학생들이 강남으로 왔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경우 강남·양천·서초·강동·노원·송파 등 6개구, 중학교는 강남·강동·서초·은평·동대문·종로·노원·송파 등 8개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출 인원이 많았다. 주목할 점은 강남 집중 현상이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전국 유초중등, 고등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교육 기본 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 기준 유초중고 학생 수는 568만 474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80만 명 선이 붕괴됐는데 1년 만에 570만 명 선도 무너졌다. 학생 수는 2006년부터 19년 연속 줄고 있다. 특히 올해 유치원생이 49만 8604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 3190명(4.4%) 줄었고 초등학생은 249만 5005명으로 10만 8924명(4.2%) 감소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만 학생 수가 13만 명 넘게 줄어든 것이다. 중학생은 133만 2850명으로 6019명(0.5%) 감소했다. 학교 수도 빠르게 줄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전국 유초중고교 수는 2만 480개교로 지난해 4월 2만 605개교보다 125개교 감소했다. 학령인구 감소세가 가팔라지면서 단성에서 공학으로 바뀌는 학교도 있다.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송곡여자중학교는 내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인구절벽에도 심화하는 강남 쏠림 현상은 사교육 열풍을 키울 수 있는 만큼 공교육 정상화 등을 통해 강남 집중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현실적으로 강남 집중 현상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강남의 한 입시 업체 대표는 “강남에 유명 학원과 강사가 몰려 있고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도 형성돼 있다"며 “어려서부터 강남으로 이사를 가는 현상은 일반고·특목고·자사고처럼 고등학교가 분리돼 있는 한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단독]서울전역 학원 28곳 늘때 서초구는 1000곳 늘었다
사회 사회일반 2024.10.17 17:38:00지난 5년간 서울 서초구 내 학원이 1000곳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28.4곳 증가했는데 이보다 30배 이상 많은 학원이 서초구에서 생긴 것이다. 17일 서울경제신문이 ‘유초중고 보충 학습 및 대학 입시 관련 학원·교습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초구 내 학원·교습소 수는 올해 초 기준 2082곳으로 2019년 대비 1006곳 늘며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성동구·구로구 등 9개의 자치구에서는 학원 수가 줄었다. 학원 강남 집중은 입시와도 맞물려 있다. 전체 일반고 졸업생 중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출신 학생은 4%에 불과하지만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합격생 10명 중 1명 이상은 강남 출신이다. 우수한 교육 인프라와 다른 지역 대비 상당히 높은 명문 대학 진학률은 ‘강남 거주=대입 성공’이라는 ‘강남 불패’ 믿음을 만들어냈다. 믿음이 공고해질수록 입시 경쟁 심화는 물론 집값 상승, 저출산, 국가 성장 잠재력 약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잠실 마이스·영동대로 지하화…굵직한 개발사업까지 '쏠림' 심화
부동산 주택 2024.10.15 17:35:57각종 개발사업의 쏠림 현상은 강남권으로의 인구 집중 현상을 심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가 주도하고 있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 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에서부터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개발사업’ 등 굵직한 개발사업이 대부분 강남권에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부권과 동북권에서도 ‘상암 DMC 랜드마크 사업’이나 ‘창동 차량 기지 일대 개발사업’ 등이 추진 중이지만 유찰과 실패만 반복하고 있어 개발 쏠림 현상이 지역 간 격차를 더욱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강남권 주요 개발사업 순항=15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가 강남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은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 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개발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등이다. 이 중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 공간 조성 사업은 이미 ㈜한화를 주간사로 내세운 ㈜서울스마트마이스파크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올해 안으로 협상을 마무리 짓고 내년까지 실시 협약을 마무리해 2026년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역 사거리(지하철 2호선 삼성역)~코엑스 사거리(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사이 지하에 폭 63m, 깊이 53m(지하 5층) 규모의 광역복합환승센터를 짓는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개발사업 역시 2021년 착공에 들어가 현재 토목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이다. 건축·시스템 공사 1공구는 현대건설과 계약을 완료했다. 건축·시스템 공사 2공구가 6차례나 유찰되면서 한때 시공사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공사비를 대폭 증액하면서 올 7월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지지부진했던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도 진전이 기대된다. 2008년 위례신도시의 광역교통 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계획된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와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을 잇는 14.8㎞의 경전철 노선이다. 이 사업은 그동안 민간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삽조차 뜨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시가 건설 사업비를 대폭 증액하고 사업 제안자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면서 민간사업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특히 시는 이번 공고에서 유찰될 경우 즉시 사업을 재정투자 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사업자 못 찾고 발표만 반복=그러나 서부권과 강북권 등에서 추진되는 사업들은 대체로 실패를 반복하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사업이다. 상암 DMC 랜드마크 사업은 상암동 일대에 쇼핑몰과 백화점, 아쿠아리움, 호텔 등을 갖춘 100층 이상의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다. 시는 이를 2004년부터 추진했으나 계약 해지 등을 겪으며 사업이 무산됐다. 시가 지난해 이 사업을 재추진하기 위해 용지 매각에 나섰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시는 사업 계획을 완전히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북권의 대표 사업인 창동 차량 기지 일대 개발사업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창동 차량 기지 이전이 확정되자 서울시와 노원구는 창동 차량 기지 부지에 서울 동북부를 대표할 랜드마크 시설을 유치하는 등 제2의 코엑스몰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한 이 사업은 아직 차량 기지 이전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랜드마크 조성을 추진하던 시는 이 부지에 노원서울대병원을 짓고 바이오·의료 기업들을 유치해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유치에 실패하면서 이 계획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시는 이 일대를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상태다. 창동차량기지는 2026년 2월 이전할 예정이다. ◇강남권 빼면 사업성 안 나와=이미 강남권과 여타 지역 간의 격차가 큰 상황에서 이 같은 개발 사업은 지역 간 양극화를 더욱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 문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민간사업자들의 참여가 필수인 개발사업에서 이미 각종 인프라를 탄탄하게 갖춘 강남권이 아니면 사업성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개발사업이 추진되려면 결국은 비용 대비 편익(B/C)과 같은 수익성이 어느 정도 나와줘야 한다”며 “이 계산 과정에 인구와 기존 인프라 등이 반영되다 보니 강남권으로 사업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균형발전 가중치 등을 대폭 상향하지 않는다면 강남권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강남권처럼 이미 인프라가 집중돼 있는 지역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개발될 여지가 높아 지역적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 낙후 지역에 인프라 공사를 하거나 인프라가 구축된 주요 지역으로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전자는 재정이나 수익성 등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로 후자를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강남 그린벨트 해제로 1만 가구 더 들어설듯
부동산 정책·제도 2024.10.13 18:17:23정부가 8·8 부동산 대책에서 공식화한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도 향후 강남권 인구 증가를 부추길 요인으로 지목된다. 서울 강북 그린벨트가 대부분 산이어서 그린벨트 해제가 강남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11월 5만 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 조성을 위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의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앞서 정부가 8·8 대책에서 서울 집값 상승세를 잡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2025년까지 총 8만 가구 규모의 수도권 신규 택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정부가 연말 그린벨트 해제 등으로 공급할 서울 택지는 약 1만 가구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그린벨트가 대규모 해제되는 것은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이뤄진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그린벨트 해제 지역이 강남권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에는 19개 자치구 외곽에 총 149㎢의 땅이 그린벨트로 지정돼 있다. 서울 전체 면적의 약 25%에 달하지만 평지는 서초구(23.89㎢)와 강남구(6.09㎢) 등 강남권에 몰려 있다. 이명박 정부 때 그린벨트 해제로 공급한 보금자리주택도 △강남구 세곡동(6500가구), 수서동(4300가구) △서초구 우면동(3300가구), 내곡동(4600가구) △강동구 고덕·강일(1만 1800가구) 등 강남권 위주였다. 국토교통부가 8·8 대책 발표 당일 투기 거래 방지를 위해 송파구 방이동(1.54㎢)과 오금동(0.14㎢), 마천동(0.96㎢) 일대 그린벨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도 강남권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무엇보다도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의 당위성을 서울 집값 억제에서 찾고 있는 만큼 수요가 몰리는 강남권에 신규 택지를 공급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송파구 그린벨트는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과 인접해 있어 무주택자들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과 인근 위성도시까지 ‘서울 대도시권’으로 개념을 넓혔을 때 개발의 흐름은 항상 남쪽으로 이어졌다”며 “대도시권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강남에 대한 각종 수요가 많은 만큼 신규 택지 지정도 강남권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올해 서울의대 신입생 강남3구 출신 24%…5년내 최다
사회 사회일반 2024.10.13 06:00:00올해 서울대 의대에 입학한 신입생 10명 중 2명 이상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통계만 놓고 보면 입학생 수도, 비율도 최고치다.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공한 ‘2020~2024학년도 연도별 강남 3구 출신 신입생 비율’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의대 신입생 중 강남 3구 출신 비율은 23.81%(33명)다. 전국 39개 의대의 강남 3구 출신 비율(13.29%)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2020학년도 21.7%(30명)였던 비율은 2021학년도 18.12%(25명)로 잠시 떨어졌다 2022학년도(18.64%, 26명)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2023학년도에는 20.86%(29명)로 20%를 다시 넘었고 올해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강남 3구 학생 쏠림은 특정 학과에만 적용되는 현상은 아니다. 올해 서울대 전체 신입생 중 강남 3구 출신 비율은 13.11%로, 역시 5년내 가장 높았다. 강남 3구 학생의 입시경쟁력이 그만큼 강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국내 최고 교육 인프라와 교육열이 배경에 있는 만큼, 특정 지역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한 분석과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문수 의원은 “대한민국은 대학 서열과 전공 서열이 중첩돼 작동하는 사회”라며 “의대 쏠림, 지역 쏠림, 계층 쏠림에 대한 국가 차원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서열과 쏠림, 그로 인한 지나친 경쟁은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
강남3구, 서울시 재산세 44% 차지…"공동과세 비율 더 높여야"
사회 사회일반 2024.10.10 17:49:58인구와 일자리가 강남에만 몰리는 현상은 서울의 25개 기초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세수 덕에 생활 인프라와 복지 혜택 확충을 위한 재원 마련에 여유가 있는 반면 나머지 22개 자치구는 정부와 서울시의 지원 없이는 살림을 꾸려가기조차 빠듯한 실정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재산세 수입에서 강남 3구가 차지하는 비중(재산세 공동과세 전)은 2014년 39.4%에서 2019년 42.6%, 2023년 44.3%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강남 3구에 인구와 일자리가 몰려 집값이 나 홀로 상승하는 것과 달리 강남에 인구를 빼앗긴 나머지 구의 집값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재산세 수입이 가장 많은 강남구의 경우 그 규모가 7469억 원에 달하는 반면 가장 적은 강북구는 289억 원으로 강남구의 3.9%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강남 3구의 재정자립도는 다른 구를 압도한다. 올해 강남의 재정자립도는 56.1%에 이르며 서초구·송파구도 53.2%, 31.9%로 높은 편이다. 반면 강북 3구(노원·도봉·강북)의 재정자립도는 10%대에 불과하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조정교부금을 받지 않는 구가 강남구”라며 “재정 여력이 풍부하다 보니 정부나 서울시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각종 복지나 개발 정책을 추진할 수 있고 이는 강남·북 격차를 더 심화시킨다”고 했다. 실제 저출생 정책을 보면 강남구는 첫 아이 출산 시 소득 기준과 관계없이 출산양육지원금 200만 원, 산후건강관리비 최대 50만 원 등 250만 원을 자체 지급하는 등 다른 구에 비해 2~3배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2022년 보건복지부에서 첫만남 이용권 바우처(200만 원)를 도입하면서 대부분의 서울시 자치구들이 출산양육지원금을 중단한 반면 강남구는 오히려 늘린 것이다. 이런 정책은 강남구 인구 증가에 단단히 한몫했다는 평가다. 수서로봇거점지구 첨단 기업을 유치하는 강남의 사업도 이런 튼튼한 재정 때문에 가능하다. 최근 집값 상승이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이뤄져 이런 격차는 앞으로도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강북 지역의 한 구청장은 “최근 재산세 세수 증가가 지지부진하고 재정 악화로 정부와 서울시 지원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내년은 올해보다 살림이 더 빠듯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는 강남·북 재정 격차 해소를 위한 재산세 공동과세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동과세는 각 자치구가 거둬들이는 재산세의 절반을 서울시가 걷었다가 다시 각 구에 균등하게 나눠주는 제도로 오세훈 서울시장 첫 임기 당시인 2008년 도입됐다. 재산세의 50%는 각 자치구가 거둬들이는 만큼 가져가고 나머지 50%는 한데 모아 N분의 1을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재산세 격차가 더 벌어지자 공동과세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논의가 서울시의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재산세 공동과세 비율을 올리려면 법률 개정이 필요하고 강남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됐던 2008년에는 자기 지역에서 걷힌 재산세를 다른 구와 나눠 가져야 할 자치구가 3곳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공동과세로 손해를 보는 곳이 7곳으로 늘었다. 재산세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사업성 낮은 강북에 재건축·재개발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서울시는 집값 낮은 지역의 재건축 시 용적률을 더 높여주고 기부채납을 줄여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재건축發 2차 빅뱅 '강남특별시'
사회 사회일반 2024.10.10 17:48:54저출생과 인구 감소라는 우리 사회의 거대한 구조 변화와 달리 서울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만은 인구와 기업·일자리가 몰리는 기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교육과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강남은 서울 인구가 900만 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인구 증가 ‘역주행’을 하고 있다. 1980년 ‘강남 8학군’이 형성되면서 본격적인 강남 빅뱅이 이뤄진 후 40여 년이 흘렀지만 재건축·재개발 붐을 타고 ‘제2의 강남 집중’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속화되는 강남 쏠림은 과거 인구 확장기와 달리 인구 축소기에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강남·북 균형발전에 대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강남 3구의 인구(주민등록 기준)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161만 8450명으로 2022년 이후 2년 연속 증가했다. 강남 3구의 인구는 2019년 165만 명대에서 2022년 159만 명대로 주저앉았다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강남 3구 가운데서도 강남과 서초 인구가 최근 2~3년 새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이다. 2016년 서울의 총인구가 1000만 명 아래로 떨어진 뒤 지속적으로 감소해 930만 명대까지 추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사업성이 높은 강남 3구의 주거정비사업이 다른 지역보다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강남 3구의 재건축·재개발로 인한 입주 물량은 총 3만 1239가구로 서울 전체(11만 7365가구)의 약 30%를 차지했다. 강동구를 포함한 이른바 ‘강남 4구’까지 확대하면 서울 전체의 45%에 달한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강남권이 다른 곳보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성이 좋은 만큼 일반분양 물량이 많고, 이는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주거·교육 인프라가 몰리면서 서울의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기술(IT), 문화예술 분야 사업체의 3분의 1은 강남 3구에 쏠려 있다. 앞으로 메이플자이 반포주공1단지, 잠실주공5단지 등의 대규모 재건축이 진행되고 서초와 강남 등의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제2의 강남 집중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강남 3구의 집중화를 통한 성장 모델이 한계에 부딪힌 만큼 강북은 물론 지방 거점도시 육성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강남 집중은 강남·북 격차는 물론 서울과 지방 간 격차 확대를 불러와 우리나라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린다”며 “서울 강북과의 균형 발전과 함께 주요 지방도시에 재정적 독립과 자율성을 부여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제2의 도시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자리 3분의1 밀집·대체불가 학군 "월세 400만원도 불사"
사회 사회일반 2024.10.10 17:48:14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서초구),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서초구), GS리테일 역삼동 사옥(강남구). 롯데그룹 계열사 잠실동 제2롯데월드 사옥(송파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들 대기업 사옥의 공통점은 모두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억대 연봉과 우수한 복지 혜택을 앞세우며 인재를 빨아들이는 대기업들이 이곳에 터를 잡으면서 매력적인 일자리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형성됐고 고급 일자리를 찾아 나선 샐러리맨들도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몰렸다. 설계 변경 문제로 완공 시기가 불투명해졌지만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삼성동에 들어설 예정인 데다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까지 모여들고 있어 전통적인 학군 메리트까지 더해 강남 집중 현상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0일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서울에 등록된 118만 25개 사업체 가운데 21.4%인 25만 2517개가 강남 3구에 있으며 서울 사업체 종사자 579만 5425명 중 29.4%인 170만 4580명이 강남 3구 소재 사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 10명 중 3명꼴로 강남 3구에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 낙후된 주거 환경 때문에 인구 유출에 시달리고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강북 3구의 사업체와 일자리는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 3개 자치구의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는 각각 9만 4492개와 28만 6675명으로 비중이 8%와 4.9%에 그쳤다. 회사 규모나 일자리 질에서도 강남 3구와 노도강의 격차는 극명히 갈린다. 1000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린 대기업 보유 현황을 보면 337개 사업체 중 30.3%인 102개가 강남 3구에 집중됐지만 노도강은 9개뿐이었다. 고급 일자리 업종으로 분류되는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60만 5708개 사업체 가운데 43.2%인 26만 1599개가 강남 3구에 있다. 반면 노도강은 1.3%인 8059개에 그쳤다. 강남 3구의 일자리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앞서면서 사람들은 이곳으로 몰렸다. 강남구 인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열 달 만에 54만 1130명에서 55만 8508명으로 1만 7378명 증가했다. 서울 인구가 쪼그라드는 상황에서도 강남구 인구는 역주행하면서 올 8월 강서구를 제치고 처음으로 송파구에 이어 25개 자치구 중 2위에 올랐다. 강남구가 자치구 인구 2위를 기록한 것은 1992년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처음이다. 강남 3구와 인접한 강동구 인구도 8월 은평구를 제치고 6위로 뛰어올랐고 지난달 또 증가세를 이어갔다. 강남구에 있는 회사에 다니면서 송파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월세가 400만 원이나 돼 비싸지만 출퇴근길 시간이나 교통을 고려하면 강남 주변을 벗어나기 힘들었다”며 “지방에서 올라와 형편이 빠듯하지만 대출을 더 받고서라도 직장 근처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3구의 일자리 집중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 일대에 굴지의 기업들이 포진해 있고 교통·편의시설·공유오피스 등 각종 인프라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1층에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를 열고 테헤란로 일대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기로 했다. 강남구도 글로벌 스타트업 기업설명회(IR) 활성화 지원 사업과 스타트업 해외 테스트베드 지원 사업을 벌이며 젊은 기업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테헤란로는 국내 벤처투자자 67%가 집중돼 ‘테헤란밸리(테헤란로와 미국 실리콘밸리를 결합한 명칭)’로 불린다. 일자리와 함께 교육도 강남 3구 쏠림을 부채질하는 원인이다. 지난해 자치구의 사설 학원 수에서 강남구(2500개), 서초구(1193개), 송파구(1110개)가 1위부터 3위까지 차지했다. 강남 3구 소재 학원 수는 4803개로 서울시 내 전체(1만 4414개)의 33.3%에 달했다. 일자리와 교육 수요가 늘면서 서울 안팎에서 강남 쏠림은 더 강해지고 있다. 정부의 시군구별 이동자 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7월까지 서울 내 이동, 서울 밖 이동에서 모두 순유입을 기록한 자치구는 서울에서 강남구가 유일했다. 서울 내 이동 순유입은 7722명, 서울 밖 이동 순유입은 4171명을 기록했다. 이미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서울 밖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 강남 입성 욕구가 높다는 의미다. 이처럼 일자리가 인구 유·출입의 핵심 역할을 하면서 주민 이탈에 시름하는 자치구들은 대기업 본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노원구는 월계동에서 진행되는 4조 5000억 원 규모의 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을 통해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이전에 합의했다. 노원구는 “광운대역 일대가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새로운 경제 중심지가 되고 노원에 거주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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