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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상품권 할인율 15%로 확대…SOC예산 상반기 12조 집행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12.27 17:37:4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발표한 내수 경기 활성화 대책에서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로 신속 집행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한국 경제의 역성장 우려까지 제기되는 만큼 내수 회복 등을 위해 재정 투입 규모와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정치권과 한국은행 등이 재정 조기 투입의 필요성을 제기하자 경제성장률 방어 등을 위해 신속한 예산집행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25회계연도가 개시되기 전 물가 안정, 생계비 완화 목적으로 11조 6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배정할 예정이다. 회계연도 개시 전 예산 배정 규모는 2009년(11조 7000억 원) 이후 최대치다. 원칙적으로는 회계연도가 열린 뒤 사회간접자본(SOC)·복지·국방을 비롯한 각 분야에 예산을 배분한다. 그러나 기재부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는 회계연도 전에도 각 부문에 예산을 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에는 2분기에 집행했던 사업을 1분기에도 추진할 수 있어 예산집행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예산 59조 원 중 60.8% 수준인 36조 원 이상을 6월 말까지 쓰겠다고 밝힌 것 역시 예산 조기 집행 기조와 관련이 깊다. 올해 국토부는 상반기에 전체 예산 중 60.8%를 썼는데 이보다 집행률을 높이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도로·철도·공항을 비롯한 지역 SOC 예산을 12조 원 이상 쓰고 주거 취약 계층 지원을 비롯한 민생 부문 국토부 예산을 11조 7000억 원가량 투입할 계획이다. 건설형 공공주택은 내년에 7만 가구 이상 착공한다. 이 가운데 1만 9000가구 이상은 상반기 중에 공사를 시작한다. 세제 특례와 기업 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를 활용해 지방 주택 시장도 지원한다. 당정은 재건축·재개발촉진특례법 또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협업할 방침이다. 재건축촉진법은 정비사업 기간을 최장 3년 앞당기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건설 업계에서는 이 법이 통과돼야 주택 공급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건설 부문은 현재 내수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0월 건설 기성은 전달보다 4% 줄어 6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2008년 1~6월 이후 최장 기간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내수의 또 다른 약한 고리로 꼽히는 소상공인 부문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지원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노란우산 폐업공제금은 전년 동기보다 10.1% 늘어난 1조 3019억 원이 지급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98만 6487명으로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당정은 “8조 3000억 원 규모로 편성한 소상공인·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연초부터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누리상품권을 쓸 수 있는 골목형 상점가를 기존 353곳에서 550곳으로 확대한다는 방침도 내세웠다. 정부는 올해 온누리상품권 발행 예산을 올해(4조 5000억 원)보다 1조 원 높은 5조 5000억 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중견·중소기업 근로자의 국내 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휴가 지원 사업 대상자는 현재 6만 5000명에서 13만 명 이상으로 2배가량 확대한다. 지역 소비 촉진 취지에서 비수도권 대상 숙박 쿠폰 발행도 추진한다. 최 부총리는 “소상공인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해 이달 30일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예산 조기 집행 카드를 꺼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비상계엄 사태나 탄핵 정국을 제쳐놓더라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나 중국 경기 둔화와 같은 요인으로 내년도 경기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1.7%로 밝혔고 골드만삭스(1.8%), JP모건(1.7%)과 같은 해외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중후반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상반기에라도 가용 한도에서 확장재정을 추진해 경기 하강을 최대한 막으려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만 추가경정예산을 짜지 않을 경우 이 같은 내수 지원책에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에는 상반기뿐 아니라 하반기에도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산을 조기 집행할 경우 추경 또한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해 재정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 -
[속보] 韓대행, 오후 5시16분부터 권한정지…총리실, 탄핵의결서 접수
정치 정치일반 2024.12.27 17:30:49[속보] 韓대행, 오후 5시16분부터 권한정지…총리실, 탄핵의결서 접수 -
오세훈, 韓대행 탄핵안 가결에 "이재명 안중에 국민 없어"…"민주당, 탄핵 공장인가?"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12.27 17:21:08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탄핵 중독자' 이재명의 안중에 국민은 없다"며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결국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안도 가결시켰다"며 "헌법재판소 역사상 35년간 단 7건이었던 탄핵 사건, 이재명의 민주당은 올 한해에만 9건을 찍어내는 '탄핵 공장'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해 세계사에 유례없는 '대대행' 체제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무정부, 무사법, 입법유일 독재가 이재명 대표의 꿈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적 절차라는 허울을 쓰고 실질적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 '탄핵 중독자' 이재명의 반민주적 실체"라며 "탄핵 중독자 이재명의 안중에 국민은 없다. 그래서 그에게 미래도 없다"고 덧붙였다. -
한덕수, 탄핵안 가결에 "국회 결정 존중…직무 정지하겠다"
정치 정치일반 2024.12.27 17:15:32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7일 본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더 이상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보태지 않기 위하여 관련법에 따라 직무를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국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겠다”며 이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한 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에 대해 합의를 촉구하는 자신의 요청에 야당이 탄핵으로 답했다고 지적했다. 한 대행은 “야당이 합리적 반론 대신 이번 정부 들어 29번째 탄핵안으로 답했다”며 “개인의 거취를 떠나 이 나라의 다음 세대를 위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은 안정된 국정운영에 전념하되 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원칙에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한 대행은 “우리 헌정사에는 여야 합의 없이 임명된 헌법재판관이 아직 한 분도 안 계신다”며 “헌정사의 전례를 뛰어넘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기 위해서는 법률과 제도가 다 규정하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정치적 슬기, 다시 말해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저는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합의를 못 할 테니 그냥 임명하라’는 말씀은 우리 정치 문화에서 더 이상 토론과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만들라는 말씀”이라며 “깊은 숙고 끝에 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번 비상계엄을 겪으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얼마나 놀라고 실망하셨는지 절절하게 느끼고 있다”며 “헌법재판관 충원이 얼마나 시급한 사안인지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 대행은 “헌법재판관 충원 못지않게 충원하는 과정도 중요하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과 여야에 간곡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헌법과 법률, 그리고 우리 헌정사의 전례를 소중히 여기며 소통을 통한 합의로 이견을 좁혀가야 한다”고 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00명 중 192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92표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표결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한 권한대행 탄핵안의 의결 정족수는 대통령 탄핵과 같은 '재적의원 3분의 2(200석) 이상'이 아닌 총리 탄핵과 같은 '재적 과반(151석)'이라고 결정했다.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던 국민의힘은 의원 대부분은 이번 표결에 불참했다. -
민의의 전당…국회
정치 정치일반 2024.12.27 17:11:59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의 의결정족수를 재적 과반(151석) 이상으로 정하고 투표 개시를 선언하자 의장석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12.27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의 의결정족수를 재적 과반(151석) 이상으로 정하고 투표 개시를 선언하자 의장석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12.27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의 의결정족수를 재적 과반(151석) 이상으로 정하고 투표 개시를 선언하자 의장석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12.27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의 의결정족수를 재적 과반(151석) 이상으로 정하고 투표 개시를 선언하자 의장석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12.27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의 의결정족수를 재적 과반(151석) 이상으로 정하고 투표 개시를 선언하자 의장석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12.27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의 의결정족수를 재적 과반(151석) 이상으로 정하고 투표가 진행되자 의장석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한 뒤 개표가 시작되자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12.27 -
방치돼 살아남은 미륵처럼…"역설 보여주는 게 우리의 역할"
문화·스포츠 문화 2024.12.27 17:08:45경기도 포천의 한 낡은 창고. 더 이상 영업하지 않는 가구점의 간판이 매달려 있는 이 창고는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다시 태어났다. 전기난로를 켜지 않으면 한겨울 추위를 막을 수 없는 열악해 보이는 이 공간에서 약 10팀의 예술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작업 활동을 한다. 예술가들은 흰색 테이프로 구획을 구분해 각자의 영역을 표시하고 조각·회화·미디어 등 각자 제도권 예술계가 ‘예술’이라 불러줄 만한 작품을 시도하고 다듬고 있다. 현재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거꾸로 사는 돌’ 전시를 열고 있는 이끼바위쿠르르의 작업실도 이 창고의 2층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다. 세상에 없던 팀, 3인조 작가 밴드 “여기가 강북에서 강남 가는 것보다 가까워요.” 이달 13일 이곳 작업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이끼바위쿠르르의 멤버 조지은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차를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서울에 있던 작업실은 임대료가 너무 비싸 없애버렸다”며 “심리적으로는 멀지만 강남에서 차가 막혀 헤매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강북에서 이곳까지 오는 시간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거꾸로 사는 돌’은 생태에 뒤덮인 채 시간을 버텨내며 스스로를 지키고 있는 돌과 장소에 주목하는 전시다. 전시장에서는 이끼바위쿠르르가 전국 70여 곳의 장소에서 미륵 조각상을 찾아다니며 발견한 풍경을 산수화처럼 표현한 영상과 설치, 평면 작업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미술관 앞을 지나가는 이들은 이 같은 전시의 내용보다도 먼저 ‘이끼바위쿠르르가 뭐야’라고 말하며 고개를 갸웃거릴 가능성이 높다. 이끼바위쿠르르는 조지은·고결·김중원 세 명의 예술가로 구성된 시각 연구 밴드다. 통상 예술계에서 여러 명의 예술가들이 함께 한가지 목적의 작업을 할 때 이들을 ‘작가 집단’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끼바위쿠르르는 자신들을 스스로 ‘밴드’라고 부른다. 고결은 “사실 작가 집단이라는 단어가 어렵게 느껴졌고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공연에 가깝다고 생각해 2021년 팀을 결성하면서 밴드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제도권이 부여한 정체성 대신 스스로 정체성을 만들어낸 작가들인 셈이다. ‘이끼바위쿠르르’라는 이름도 독특하다. 아무도 쉽게 정착할 수 없는 곳에 가장 먼저 터를 잡고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존재가 바로 이끼다. 이끼바위쿠르르는 땅과 공기 사이의 좁은 경계에서 주변 환경에 따라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이끼의 모습을 작업 태도에 반영한다. 그들은 농부·해녀·학자 등 여러 사람들과 만나며 그들의 삶의 방식을 통해 식물·자연현상·인류·생태학을 배운다. ‘닥치는 대로’ 만들며 이야기하는 ‘공동체’ 그렇다면 이들은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할까. 기자의 질문에 조지은은 “닥치는 대로”라고 대답했다. 아무렇게나 내뱉은 대답 같지만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조지은은 이끼바위쿠르르를 결성하기 이전 ‘이주’를 주제로 하는 또 다른 팀에서 활동했다. 그러다 주제를 한정하지 않는 공동체 기반의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그룹을 꾸리기로 결심한다. 그러다 만난 이들이 고결·김중원이다. 두 사람은 모두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 조지은은 “학술적 경험이 꼭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른 활동이나 일상이 자연스럽게 미술과 결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두 사람과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두 사람도 이 같은 제안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 고결은 “우리의 모든 작업에는 또 다른 동료들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이 포함된다”며 “모든 작품은 우리 셋 안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동료들에게 도움을 받고 함께 교류하면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끼바위쿠르르는 인터뷰 내내 ‘공동체’와 ‘동료’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함께 일군 작업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끼바위쿠르르는 이끼처럼 주변과 어우러지는 대상이라면 무엇이든 연구한다. 해체된 이주 노동자들의 공동체를 이야기하는 ‘땅탑(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23)’,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 동원된 광산의 풍경을 담은 ‘열대 이야기(카셀 도큐멘타 15)’, 해녀 공동체가 건재한 하도의 해녀합창단을 보여주는 ‘해녀 이야기(카셀 도큐멘타 15)’ 등은 소재는 제각각 다르지만 모두 ‘공동체’를 이야기하는 이끼바위쿠르르의 대표작이다. 폐허에 남겨졌지만 살아남은 미륵 이끼바위쿠르르가 최근 1년간 공부한 대상은 ‘미륵’이다. 세 사람은 올 2월부터 전국 70여 곳의 장소를 돌아다니며 개발되지 않은 곳에 방치돼 남아 있는 미륵의 자료를 모았다. 작업은 마치 ‘수다’처럼 시작됐다. 고결은 “조지은이 단톡방에서 우연히 본 미륵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물꼬를 텄고, 각자 미륵에 대해 알아보면서 ‘채집’이 진행됐다”며 “모든 작업이 그렇게 일상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발견한 전국의 수많은 미륵은 대개 서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 어딘가에 버려져 있었다. 미륵은 동아시아 전통에서 미래를 상징하는 부처로 동학·불교·무교 등 다양한 종교의 영향을 받아 우리와 어우러져 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미륵은 사찰 주변에서 잊혀지거나 마을 어귀와 들판에 버려진 돌이 됐다. 조지은은 “잘 만든 미륵은 대부분 박물관에 있다”며 “우리가 찾아간 미륵은 관리가 거의 되지 않는 것들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막상 그들이 찾아가 만난 미륵은 현실 속에 존재를 드러내지 않은 채 풍경 속에 녹아들어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조지은은 “폐허가 된 곳에 미륵이 주로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런 장소를 폐허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곳은 야생이었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찾지 않는 폐허에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된 것이다. 그는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폐허기 때문에 야생이 만들어졌고, 미륵이 생명력 있게 보존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질까. 조지은은 “작업을 시작할 무렵 환경이나 여러 가지 상황이 안 좋았다. 모든 게 다 돈으로만 환산되고 그 돈으로 환산되는 것을 취득하지 못한 나를 어디에 놓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최근 주말에 (탄핵) 집회도 나가야 하고 마음이 뒤숭숭하다”며 “방치되고 버려졌지만 오히려 생명력을 갖는 미륵을 보면서 이렇게 엉망진창인 세상에서 어떻게 나를 방치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제도권 미술을 통해 내 얘기를 한다면 그게 미술” 이쯤되면 세 사람이 생태나 환경에 대한 윤리적 이야기를 하는 예술가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작품이 어떤 메시지를 만들어 사람들을 계도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한다. 조지은은 “미륵을 통해 우리가 포함된 풍경이 얼마나 생태적이지 않은 풍경인가를 다시 보게 되겠지만 생태 자체가 주제는 아니다”라며 “예술은 정답을 얘기하는 게 아니고 예술가의 할 일은 모순에 대한 고민을 꺼내고 그 고민을 우리가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을 처음 접하면 ‘이 작품이 왜 미술이지’라며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이러한 작업도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조지은은 “미술 제도를 통해 얘기하면 예술인 것”이라는 현답을 내놓았다. 제도권 미술계가 전시를 하고 그들이 꺼내 놓은 이야기에 대해 고민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미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면 이끼바위쿠르르는 동시대 어떤 예술가보다도 예술가라고 불려야 마땅하다. 그들은 독일 카셀에서 5년마다 열리는 현대미술제 ‘도큐멘타 15’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한국 팀이다. 2021년 결성돼 업력이 짧지만 2023년 제14회 광주비엔날레(2023),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2023), 식민지역사박물관(2023), 해머미술관(2024), 비엔나 제체시온(2024) 등 권위 있는 전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
권성동, 우 의장 격렬 항의에 의장석 뛰어오르는 박찬대
정치 정치일반 2024.12.27 17:07:42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의 의결정족수를 재적 과반(151석) 이상으로 정하고 투표 개시를 선언하자 의장석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12.27 -
[속보] 與, 韓대행 탄핵소추에 권한쟁의심판·효력정지가처분 신청
정치 정치일반 2024.12.27 17:07:00[속보] 與, 韓대행 탄핵소추에 권한쟁의심판·효력정지가처분 신청 -
예금보호한도 1억 상향 등 민생법안 39건 처리…대법관 임명동의안도 통과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12.27 17:00:00국회가 27일 본회의에서 예금자 보호 한도를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하는 예금자보호법과 대부업자의 자기자본 요건을 강화하는 대부업법 등 민생 법안 39건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예금자보호법·대부업법 등 정무위원회 소관 16건, 외교통일위원회 소관 2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관 21건 등 총 39개의 법안을 상정해 처리했다. 예금자보호법은 2001년 5000만 원으로 정해진 후 20년 넘게 고정돼 있는 예금자 보호 한도를 1억 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대부업법은 대부업자의 자기자본 요건을 1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하고 대부 계약 과정에서 성착취 추심, 인신매매, 폭행, 협박 등 행위가 있거나 대부 이자율이 법정 최고 이자율의 3배를 넘어갈 경우 계약을 원천 무효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배당 기준일 전 배당 금액을 확정하도록 해 장기 배당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개정안은 상장사가 사업연도 개시일부터 3·6·9월의 ‘말일부터 45일 이내’의 이사회 결의로써 분기 배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최초로 사업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법인이 직전 반기보고서 또는 분기보고서를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제출하도록 했다. 반·분기보고서 공백으로 투자자의 판단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반도체·2차전지 등 국가핵심기술 유출 시 벌금을 15억 원에서 최대 65억 원까지 확대한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통과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의 본회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110여 개 민생 법안의 ‘쪼개기 상정’을 진행 중이다. 대부업법·예금자보호법 등은 전날 통과될 예정이었지만 이날 본회의에 상정됐다. 민주당은 “회기 내에 전부 본회의에 상정될 것”이라고 밝혀 연말에도 일부 민생 법안들이 빛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퇴임한 김상환 대법관의 뒤를 이을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 동의안도 가결됐다. 마 후보자는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회 선출 몫인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선출 결의를 한다면 임명권자가 임명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마 후보자는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대통령도 내란죄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대법관 인사청문회에 이어 동의안 표결에도 불참했다. -
[속보] 한덕수, 탄핵소추안 가결에 "거취 떠나 다음 세대 위해 안타까워"
정치 정치일반 2024.12.27 16:49:25 -
[속보] 與 "韓권한대행 탄핵소추 표결 원천무효"…"투표 불성립"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12.27 16:44:23[속보] 與 "韓권한대행 탄핵소추 표결 원천무효"…"투표 불성립" -
"최상목 부총리도 헌법재판관 임명 안하면 내각 총사퇴 수준의 국무위원 탄핵"
정치 정치일반 2024.12.27 16:43:25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임명 문제와 관련해 개인 의견을 전제로 “그 상황이 된다면 여러 명의 국무위원을 함께 탄핵시켜야 된다”며 “사실상 내각 총사퇴 수준의 국무위원 탄핵에 들어가야 된다”고 발언했다. 장 의원은 27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최 부총리도 안한다 그러면 계속 줄탄핵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고 답하면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무정부 상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추가 질문에 “내각 총사퇴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먼저 나왔던 이야기”라며 “다만 국무회의가 붕괴되기 때문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누가 되더라도 여러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튿날인 지난 4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정국 수습 방안 중 하나로 내각 총사퇴를 제시한 것을 거론한 발언이다. 장 의원은 “최 부총리는 계엄선포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했던 국무위원 중 한 명이었다”며 “최 부총리가 내란의 공범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국무위원 서열 3위인 최 부총리가 한 권한대행의 대행 역할을 맡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진행자가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해 국가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주장을 전하면서 의견을 묻자 장 의원은 “본말이 전도됐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을 누가 하느냐가 관건이 아니라 지금 대통령이 탄핵된 상태, 대통령이 계엄선포한 상태, 대통령이 내란죄를 범한 상태가 코리아 리스크”라고 반박했다. -
농협금융 새 회장에 ‘정책통’ 이찬우 前 금감원 수석부원장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12.27 16:38:32이찬우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내정됐다. 비상계엄과 탄핵 여파로 안갯속이었던 차기 회장 선임이 현 회장 임기 종료를 4일 앞두고 극적으로 완료됐다. 일각에서 현재 정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내부 출신 인사가 선임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지만 기존 관례대로 경제 관료 출신이 차기 회장에 오르게 됐다. 이 전 수석부원장은 취업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내년 2월까지는 이재호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회장 직무 대행을 맡아 이끌어갈 예정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 전 수석부원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 임추위는 “면접 결과 1순위 후보자(이 전 수석부원장)가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 대상으로 즉시 선임이 제한된다”면서 “내년 1월 24일 진행되는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에서 승인받는 경우 2월 3일 최종 후보자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석준 현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는 이달 31일 종료되는 만큼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 절차가 끝날 때까지는 이 부사장이 농협금융 회장직을 대행한다. 이 전 수석부원장은 1966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종합정책과장, 부총리실 비서실장, 미래사회정책국장, 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경남도청 경제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전형적인 경제 관료로 문재인 정부의 집권 초기 때 기재부 차관보로서 경제정책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기도 해 ‘정책통’으로 통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함께 일하며 좋은 호흡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2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동생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현 정부와 차기 정권 변화를 모두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농협금융지주는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차기 회장 인선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는 회장 인사를 결정할 때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원활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해왔다. 실제 초대 신충식 회장과 6대 손병환 회장(내부 출신)을 제외한 모든 회장이 경제 관료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접어들면서 기존 구상을 전면 재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하마평에 올랐던 유력 관료 출신들이 회장 후보직 제안을 고사하면서 차기 회장 인선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추위는 이달 20일 회의를 열고 NH농협은행을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자를 추천했다. 하지만 차기 회장 최종 후보 추천은 한 주 연기했다. 이 차기 회장 후보자는 내년 1월 2일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를 접수한 후 24일 최종 심사를 거쳐 통과되면 2월 3일 임추위가 최종 후보로 선정하고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차기 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자는 기재부 내에서도 엘리트로 꼽히는 인물이었다”며 “최근 농협금융에 불거진 내부통제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사로 회복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고 말했다. -
韓대행,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권한대행은 최상목 부총리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12.27 16:36:58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석 앞으로 몰려나와 “원천 무효” “의장 사퇴”를 외치며 거세게 반발했다. 탄핵소추안은 재적 300인 중 재석 192인, 찬성 192표로 만장일치 통과됐다.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맡게 된다. -
김상욱 국힘 의원 "한덕수 대행 탄핵에 힘 싣겠다"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12.27 16:32:31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을 놓고 여당 내 균열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이 탄핵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으나 김상욱(사진) 의원이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다. 27일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헌법재판소를 정상적으로 9명 구성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한덕수 권한대행이 반드시 최우선으로 해결했어야 할 국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있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은 것은 탄핵 사유로 충분하다"며 "본회의에 참석해 탄핵에 힘을 실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여야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공석인 헌법재판관 3명의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직무유기를 이유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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