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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4.0시대] BMW 혁신의 비결은
산업 기업 2017.01.16 17:40:554차 산업혁명을 통해 산업 간 업종 경계가 무너지면서 기존에 ‘잘해왔던’ 사업에만 만족해서는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다. 세계적 완성차 업체인 BMW에서 신성장 분야인 자율주행차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디르크 비셀만(사진) 수석엔지니어는 1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모든 임직원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때로는 외부 기업과도 손을 잡는 ‘개방성’이 혁신의 비결이라고 역설했다. 조직원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것은 물론 고인 물에 갇혀 있지 않도록 유도하는 게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BMW가 조직원들의 창조적 발상을 이끌어내는 비결에 대해 비셀만 수석엔지니어는 “끊임없는 혁신 추구는 기업 정신의 근간”이라며 “BMW는 10년 전부터 자율주행 연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모든 임직원이 자신의 새로운 발상을 제시하고 개발 과정에 참여하는 데 익숙해졌다”고 설명했다. BMW는 사내 의사소통을 위한 소프트웨어도 구축해 직원들 사이의 원활한 의견 개진도 돕고 있다. 외부 기업과의 협업도 혁신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자율주행차는 비(非)자동차 업체의 다양한 시도 속에서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인텔·모빌아이와 같은 정보기술(IT) 업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핀란드 노키아의 지도사업 부문인 ‘히어(HERE)’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BMW의 히어 인수는 기존의 틀을 깨부수는 글로벌 혁신 기업 리더십의 사례로 볼 수 있다. BMW는 숙명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벤츠·아우디와 손잡고 지난 2015년 히어를 25억유로에 공동 인수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도 데이터는 자율주행차 분야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도가 정밀할수록 자율주행차의 두뇌가 더 똑똑해지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길을 잘 아는 사람이 운전을 더 잘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동시에 ‘돈 먹는 하마’로도 분류된다. 사실상 전 세계 국가로부터 지도 정보를 가져와 도로·건물·신호체계 등의 정보를 입력하는 데만 해도 수천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데다 여기에 매년 각종 정보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효용은 극대화하고 리스크는 낮추기 위해 독일 완성차 3사가 공동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각 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적과도 협력하는 실용·개방형 리더십의 모범 사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
[리더십4.0시대] "속도 빠른 美·기초과학 무장 中...4차산업혁명 승자 될 것"
산업 기업 2017.01.16 17:40:48이호수 SK주식회사 C&C사업 디지털포메이션(DT) 총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승자는 미국과 중국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중국에 대해서는 “무섭다”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이 총괄은 “실리콘밸리에 가면 미국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것이 중국인과 인도인”이라며 “알리바바·바이두·텐센트 등 중국 기업은 모두 미국에 주축을 두고 완전히 실리콘밸리 스타일로 경영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중국의 발전은 눈부셨다. 그는 “사물인터넷(IoT), 로봇, 자율주행차에 중국 기업이 진출했고 드론은 거의 100% 중국이 주도했다”며 “지난해보다 퀄리티도 훨씬 좋더라”고 말했다. 중국의 역동성의 배경에는 탄탄한 기초과학이 자리한다. 이 총괄은 “4차 산업혁명에는 기초과학 인재가 필요한데 중국은 이 분야에 매우 강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인들이 미국 주요 대학의 수학·물리·화학과에 특히 많이 진학해 박사학위까지 받고 있다며 최근 미국 캠퍼스 내 분위기도 전했다. 이 총괄은 “중국인들이 미국 대학에서 조교를 하면서 미국인들도 대학원 생활을 하려면 중국어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미국 대학원의 수학·물리·화학과가 중국인 아니면 운영이 안 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결과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같은 유교 문화권이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몸에 잘 안 맞는 옷처럼 보인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속도감도 전했다. 이 총괄은 “미 실리콘밸리의 전략은 간단하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빨리 개발한다는 것”이라며 “보통 3개월, 길어도 최대 6개월 안에 개발하고 기한을 넘기면 안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단 완제품도 아닌 조악한 것이라도 시장에 내놓으면 그것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입소문이 나면 그때 완제품을 만든다”며 “이전보다 좋은 완제품이 나오니 당연히 입소문이 더욱 확산하고 시장에 있던 기존 상품과 서비스를 빠르게 몰아낸다”고 최근 트렌드를 설명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리더십4.0시대] 이호수 "큰 덩치 아닌 빠른 물고기가 생존...좋은 아이디어는 즉각 실행을"
산업 기업 2017.01.16 17:40:00지금까지 산업 생태계에서는 큰 물고기(대기업)가 작은 고기(중소기업)를 잡아먹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덩치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이호수(사진) SK주식회사 C&C사업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총괄은 지난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빠른 물고기가 느린 고기를 잡아먹는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산업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이 총괄은 IBM의 인공지능(AI) 왓슨 연구소에서 20년간 근무한 자타 공인 우리나라 최고의 AI 전문가다. 1980년대 AI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었던 ‘AI 겨울’부터 지난해 3월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으로 AI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최고조에 이를 때까지 AI의 흥망성쇠를 몸소 겪어왔다. 그는 현재 SK에서 AI·클라우드 등 신기술 및 관련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그의 눈으로 본 4차 산업혁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이 총괄은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걱정하지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1900년대 초반 미국 일리노이에서 포클레인이 처음 발명됐을 때도 삽으로 땅을 파던 인부들이 반대했다”며 “하지만 2층밖에 못 짓던 건물을 10층 이상 올릴 수 있게 됐고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 총괄은 “1·2·3차 산업혁명 때도 비슷한 우려가 있었지만 대부분 훨씬 많은 일자리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 총괄은 의학 분야를 예로 들었다. 그는 “암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IBM의 왓슨이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의 길병원 등 세계 각지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앞으로 10~20년 후 암은 지금의 감기 정도로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이 되고 동네 암 의원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총괄은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은 “속도”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아도 피드백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즉각 반응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신제품이 나오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으며 이에 맞추지 못하는 기업은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결국 살아남지 못한다. 이 총괄은 “우리나라에 ‘빨리빨리’ 문화가 있다고 하지만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서만 힘을 발휘하고 시작점에서는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새로운 제품을 만든다고 하면 우선 6개월간 컨설팅을 받고 3개월간 경쟁사를 벤치마킹하는 등 총 1년여를 계획을 짜는 데 허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온 신제품은 시장에서 이미 퇴물이다. 이 총괄은 “실패하지 않게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고 하면 이미 늦다”며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무조건 착수부터 하라”고 제언했다. ‘계획은 짧게, 실행은 빨리(short planning, execution fast)’ 정신이다. 그는 “당연히 실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쟁자보다 먼저, 효과적으로 실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먼저 실패하는(fail fast)’ 자세도 주문했다. 이 총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갖춰야 할 리더십으로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와의 협업을 꼽았다. 그는 “네트워크가 전 세계에 깔려 더 이상 국내와 해외의 구분이 없다”며 “우리 국민이 세계 최고의 제품을 살 수 있게 됐으므로 세계적 기업과 협업하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와의 협력을 늘리면 해외에 제품을 팔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된다. 이 총괄은 “한국 기업에는 ‘NIH(Not Invented Here·우리가 만들지 않은 것)’를 배척한다는 정서가 있는데 이를 고집하다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리더가 조직을 운영할 때도 협업을 잘하는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 기업은 비즈니스 성적이 좋더라도 동료들과 얼마나 협력을 잘하느냐를 최우선순위로 두고 그 사람을 패스트트랙(고속승진 코스)에 올린다”고 소개했다. 이 총괄은 현장에 권한을 줘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리더들이 (실패했을 경우 자신이 책임질 일이) 두려워 못하는데 해법은 4차 산업혁명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워듣는 수준이 아닌 정확한 분석이 있다면 확신이 설 것이고 과감한 결단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속도감과 협업, 권한 이양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덕목을 한국인들이 머리로는 실천하려는데 가슴이 안 하고 있다”며 “더 늦추면 4차 산업혁명에서 게임 오버”라고 단언했다. /이연선·이태규기자 bluedash@@sedaily.com ◇He is... △1975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197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석사 △1985년 노스웨스턴대 컴퓨터공학박사 △1977~1981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1985~2005년 미국 IBM 왓슨연구소 연구원 겸 관리자 △2005~2008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부사장 △2008~2013년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부사장 △2014~2015년 수펙스추구협의회 정보통신기술(ICT)·성장추진단 사장 △2015년~ SK㈜ C&C사업 DT 총괄(사장) -
13억 CEO 연봉, 1억으로 확 깎았던 그 회사의 최후
산업 기업 2017.01.16 17:39:54지난 2015년 4월 미국의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회사인 ‘그래비티 페이먼츠’의 수장인 댄 프라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직원 120명의 연봉을 최저 7만달러(약 8,400만원)로 올리면서 110만달러(약 13억1,500만원)였던 자신의 연봉을 직원들 수준으로 삭감하는 파격을 단행했다. 직원 연봉을 올리면 행복 수준이 높아져 결국 회사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이 회사의 결정은 세계적인 화제로 떠올랐지만 ‘곧 망할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시장경제원리에 역행해 지속성장이 어렵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2013년 1,310만달러 수준이었던 이 회사의 매출은 3년 새 128% 뛰었다. 지난해에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CEO에게 테슬라 전기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CEO들의 리더십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임원과 직원의 거리를 줄이거나 없애고 기업 가치를 임직원은 물론 사회와 공유하는 CEO가 늘고 있다. 임직원에 대한 동기 부여, 사회공헌 확대가 회사의 지속성장을 이끄는 궁극적 리더십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최근 기자와 만난 대기업 계열사의 CEO는 신년 경영목표에 대해 “지금까지 해오던 익숙한 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이제 한 기업의 수장인 CEO조차 DNA부터 통째로 바꿔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룹 내에서 신성장사업을 맡고 있는 그는 “외국 기업이 하는 방식을 모방해 사업모델을 설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룹에서 투자 계획 승인을 받은 뒤 성과를 내면 되는 시대는 갔다”며 “그보다 조직원들의 일하는 문화와 생각을 바꾸고 여기에서 창의성을 이끌어내라는 게 요즘 CEO들에게 주어지는 숙제”라고 강조했다. ‘수익을 추구한다’는 대전제에는 변함이 없지만 수익을 어떤 방식(HOW)으로 달성해 이를 누구와 나누느냐(SHARE)를 두고 기존과 전혀 다른 리더십 문법이 필요해진 것이다. 김성희 김성희CEO리더십연구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CEO는 창의성과 통찰력을 갖춘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향하는 리더십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험은 대기업 밖에서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1위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는 올해 초 임원제를 아예 폐지하는 강수를 뒀다. 이에 따라 신입 직원부터 임원(이사)까지 모두 직책을 떼고 ‘님’으로 호칭을 통일하게 된다.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 임원은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위에서 군림하지 말고 현장에서 수평적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을 이끌라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의도가 반영된 조치다. 네이버는 저(低) 연차 직원이더라도 뚜렷한 성과를 냈다면 임원들이나 꿈꿀 수 있었던 법인 차량 및 운전기사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콜마는 ‘가정이 편해야 회사가 잘된다’는 철학으로 잘 알려졌다. 이른바 ‘유기농 경영’으로 알려진 윤동한 회장의 경영방식은 유기퇴비로 작물을 키우면 작물의 자생력이 커져 화학비료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신념에 따라 직원의 가정과 재교육을 중시한다.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를 내기 시작한 우아한형제들의 작은 시도도 눈에 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0년 ‘배달의 민족’을 론칭한 회사다. 우아한형제들은 퇴근 시간이 되면 상사에게 보고 없이 그냥 퇴근하고 휴가를 쓸 때도 휴가사유를 상사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 ‘개발자가 개발만 잘하고,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잘하면 회사는 망한다’ 등 회사 내부규율도 주목 받았다. 모두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고 수평적 업무협조를 통해 최대한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시도라는 것디 회사 측 설명이다. 여행박사는 자율책임제도 아래 주식을 직원 수대로 나눴다. 여행박사는 출퇴근 시간이 없고 사장 결재가 없다. 직원들은 1년마다 대표를 직접 뽑았다. 벤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원이 나보다 더 많이 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직원의 장점을 빨리 파악해서 적합한 업무를 맡기고 그들의 고충을 해결해주는 것이 CEO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
[2017 다포스포럼 17일 개막] "결국 사람이 중요"...다보스포럼 화두는 '소통·책임의 리더십'
경제·금융 경제동향 2017.01.15 17:45:55세계 각국의 정상과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관료 등 정·관·재계의 리더들의 모임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꼽은 올해의 화두는 리더십이다. 4차 산업혁명 등 변혁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빠른 환경 변화에서 양극화와 빈부격차 확대 등 자본주의의 본질적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데는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에서 막을 올리는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포럼 회장도 지난 11일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 사람”이라며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를 소개했다. 올해 47회째인 다보스포럼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 세계 50여개국 정상과 글로벌 대표 기업인 1,200여명, 시민단체 지도자 300여명 등 각계각층의 리더 3,000여명이 참석한다. 시 주석은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이름을 올린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등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다보스로 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조현상 효성 사장 등 재벌 3세 등이 참석한다. 다보스포럼이 ‘세계위험보고서’를 통해 꼽은 올해 기업경영의 가장 큰 위협요인은 실업 문제였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135개국 경영인 1만3,340명에게 실시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30여개 위험요인 중 실업 문제를 우려한 응답비중은 36.6%에 달했다.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로 고용 기회가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빈부격차 확대로 사회불안이 더욱 가중되면서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저성장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실업 문제에 이어 △에너지 가격 쇼크(30.1%) △재정위기(30.0%) △정부실패(28.7%) △사회불안 심화(23.8%) 등의 순으로 응답 비중이 높았다. 현대경제연구원도 15일 보고서를 통해 다보스포럼이 뽑은 올해의 주요 이슈 다섯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 이슈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기술결합이 속도를 더하면서 벌어지는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다.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두에 선 보호무역주의 강화, 여기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불확실성도 크게 높아졌다. 세계 경제가 저성장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곳곳에서 포퓰리즘도 창궐하고 있다. 기후변화도 테러, 난민 위기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우려된다. 다보스포럼은 이 같은 도전과제를 이겨내는 것이 올해 각 분야 리더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슈바프 회장은 심화하는 빈부격차에 대한 반감을 등에 업은 포퓰리즘을 경계했다. 그는 “경제성장 없이는 사회의 발전이 없고, 사회의 발전 없이는 경제성장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책임을 지지 않는 리더들이 대중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한다. 경제정책에도 사회적 책임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DPA통신도 이번 다보스 포럼의 화두가 ‘포퓰리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보스포럼은 이 같은 글로벌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 분야의 14개의 ‘제도 계획안(System Initiatives)’을 제시한다. /다보스=연유진기자, 김상훈·이경운기자 ksh25th@@sedaily.com -
2017 다보스, 4차 산업혁명 '리더십' 필요하다는데... 갈 길 먼 한국
경제·금융 정책 2017.01.15 11:00:002017년 다보스 포럼이 4차 산업혁명 등 올해 세계 경제의 급격한 변화를 이겨내는 성공 열쇠를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으로 꼽은 가운데 우리나라도 대처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2017년 다보스 포럼의 중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해 다보스 포럼은 4차 산업혁명 대비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포퓰리즘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를 해소하기 위한 대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핵심의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세계 각국 정·재계 인사 약 3,0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보스 포럼은 클라우스 슈밥이 세계가 직면한 문제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1971년 창립한 국제포럼이다. 다보스 포럼은 리더십이 필요한 4대 핵심 과제로는 △글로벌 경제 활성화 △더욱 포괄적인 시장 시스템 구성 △4차 산업혁명 대비 △국제협력 재강화 등이다. 또 세계 정치·경제·사회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는 리스크로는 기상이변을 택했다. 영향력 측면에서는 대량살상무기를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들의 융합으로 기술 발전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다보스 포럼은 ‘4차 산업혁명의 이해’를 핵심 의제로 전 세계에 4차 산업혁명의 화두를 던진 바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물인터넷, 모바일, 인공지능 등의 기술 결합의 지수적 상장을 달성하면서 기술적 역량이 빠르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경제 성장의 둔화, 불확실성의 증폭, 포퓰리즘, 기후변화 대응 등을 우리 경제가 올해 맞닥뜨려야 할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정 연구위원은 “경제 구조적 문제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확산, 4차 산업혁명 본격화 등에 대한 준비뿐만 아니라 국내 경기 안정화에도 주력해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기업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
윤종규 KB금융 회장 "미래금융 승자독식…퍼스트 무버 돼야"
경제·금융 금융가 2017.01.08 17:58:51윤종규(사진) KB금융그룹 회장이 “승자 독식의 원칙이 적용되는 미래 금융에 대해서는 반드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6일 경기 고양 KB금융 일산연수원에서 윤 회장과 각 계열사 대표이사 및 경영진이 참여한 ‘2017년 그룹 경영진 워크숍’ 행사를 개최했다. KB금융은 이날 워크숍의 화두를 ‘디지털금융’으로 삼고 제4차 산업혁명의 파고에서 금융의 생존전략은 무엇이며 디지털 금융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와 방향성을 설정했다. 특히 각계의 디지털금융 전문가들이 주제발표를 하고 이를 KB금융그룹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내부 경영진과 외부 패널 간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경쟁사인 현대카드의 최고경영자(CEO) 정태영 부회장을 초청해 현대카드의 혁신DNA에 대한 강연도 진행했다. 여기에는 ‘경쟁사이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는 윤 회장의 혁신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날 워크숍에서 윤 회장은 KB의 2017년 전략과제 ‘코드(CODE) 2017’로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 제공 △그룹 종합경쟁력 1위 달성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금융 선도 △역동적 비즈 플랫폼 구현을 꼽았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21일 막내리는 인문학 프로젝트 '고인돌'] 즐기며 배우는 인문학 강좌...사고력·상상력이 커졌어요
사회 사회일반 2016.12.15 17:29:46지난 5월25일 막을 올린 시민과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프로젝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이 8개월의 대장정을 마치고 오는 21일 막을 내린다. ‘고인돌’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는 대중강연사업으로 올해 4회째다. 문학·역사·철학 등 인문학의 본령에 대한 학자적 연구에 머물지 않고 일상의 삶과 연계한 생활 속 인문학, 실천하는 인문학이라는 확장성에 목표를 두고 있다. 고전문학이 스크린과 만나 영화라는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고 과학기술 혁명이 오늘날 경제적 번영을 이뤘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미래의 발전 방향을 잡아나가는 데 인문학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청소년과 성인 등으로 구분해 각각 20개씩 모두 40개의 주제로 프로그램이 개설됐다. 조선의 과학사, 그리스 고대 희극과 비극, 예술체험과 상상력, 중세 서양문화사 등 새로운 주제로 강좌를 개설하고 현대미술사, 조선시대 풍속화, 중세 서양사 등 심화과정을 개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고인돌 프로젝트에 참가한 수강생은 1만3,000여명으로 지난해(1만3,240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계층별로는 중·고등학생 7,500여명(58%), 성인 5,500여명(42%)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학교로 찾아가는 강좌를 대폭 늘려 31개 서울 시내 중고등학교가 신청해 33강좌(100회차)가 열렸다. 올해 청소년 대상 강좌의 특징은 전국 중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전문가와 만나는 진로체험 및 실습을 통한 교실 밖 지식 배우기를 제공했다. 자칫 지루하기 쉬운 일방적인 강의식 교육 대신 학생들이 직접 자화상을 그리거나, 이야기를 지어내 소설을 쓰거나 신문을 읽고 요약을 하는 등 사고력 강화와 예술적 상상력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6월 서울 강동구에 있는 신명중학교 독서반 학생 30여명을 대상으로 한 강좌 ‘손으로 생각하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도서관 서가에 꽂힌 시집을 읽고 생각나는 이미지를 도화지에 그리고 오려 붙이거나 소리를 듣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선으로 그리는 작업 등 정규 교과 과정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예술적 체험을 하면서 학생들은 강의 내내 즐거워했다. 올해 처음 강사로 나선 백지희 가천대 교수는 “주입식 강의를 하면 학생들은 암기 등 지식습득을 위해 수동적인 태도를 유지하게 된다”면서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리거나 오리는 등 간단한 예술 체험만으로도 학생들은 자기 생각을 형상화하고 친구들과 교감하는 능동적인 자세로 바뀐다. 고인돌과 같은 프로그램에서 시·소설 등 문학작품과 예술기법을 연계한 체험 교육을 활성화한다면 교과과정에서 부족한 창의력 교육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인 강좌에서도 글쓰기·미술체험 등 직접 참가하는 강좌가 인기를 끌었다. 9월 정독도서관에서 열린 최옥정 작가의 ‘2라운드 인생 글쓰기’에는 50여명의 중장년층이 몰려 강좌 개설 이틀 만에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정년퇴직 후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중년 남성, 소설가를 꿈꾸는 전업주부, 수녀원에서 중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수녀님 등 참가한 목적은 달랐지만 글쓰기를 배우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만은 하나였다. 쓰기와 퇴고를 반복하면서 5주가 지난 후 수강생들은 수필 한 편은 너끈히 써낼 정도에 이르렀으며 적극적인 참가 덕분에 강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 이은자 사무관은 “고인돌은 시민들의 높은 지적 수준을 만족하게 해주는 공공도서관의 고품격 인문학 강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면서 “공공도서관이 시민들의 지식 허브이자 평생교육의 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참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인문학을 즐겁게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고인돌을 키워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
[고인돌] 인문학에 숨은 심리학 코드 읽기
문화·스포츠 문화 2016.08.10 16:57:10“꿈에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흔히 키가 크려나 보다라고 해석을 하죠.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일이 꿈에 나타난다고 풀이를 하죠. 서양의 정신분석학적 해석으로 꿈은 성취되어야 할 소원 즉, 과거의 억압이 꿈으로 표출된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억압된 무의식이 꿈으로 나타난다는 의미죠. 그렇다면 예술과 문학은 무의식과 의식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아볼까요” 10일 오전 송파도서관 아트홀에는 박홍순(사진) 작가의 ‘미술관에서 만난 심리학’ 첫 강의를 듣기 위해 10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심리학을 예술과 문학으로 풀어내는 이번 강좌에는 한여름 무더위가 무색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최근 치유와 힐링을 위한 심리학이 주목을 끌고 있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기도 했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고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4년째다. 총 4강으로 이루어진 이번 강좌의 첫 강의 주제는 ‘마음의 주인은 누구인가’로 무의식과 의식에 대한 개념설명에 이어 미술과 문학에서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에 대해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 작가는 슈빈트의 ‘죄수의 꿈(1836)’을 찬찬히 감상하면서 작가가 의도하는 인간의 무의식이 어떻게 묘사되어있는지를 풀어나갔다. “감옥에 갇힌 죄수가 쇠창살로 들어오는 빛을 보면서 상상을 하는 것이죠. 난쟁이가 무등을 타고 실톱으로 쇠창살을 자르고 여신이 공중부양을 한 채 음료를 따르는 장면에서 우리는 나가고 싶다는 죄수의 간절한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그러나 난쟁이의 등장은 현실적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뜻하며, 오른쪽 창살에 매달린 채 망을 보는 난쟁이를 통해 작가는 죄수의 불안한 마음을 그리고 있어요. 이성의 세계에서 허용되는 의식적인 행위 외에 외부의 시선이나 금기사항 등 사회적인 제도와 규범이라는 틀에 자신을 가둬놓으면 억압된 감정이 무의식의 세계로 가라앉게 되죠.” 인류역사에서 감성 대신 이성이 우위에 오른 시점부터 인간의 억압된 정서는 무의식 세계에 저장된다는 것. 박 작가는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과 ‘정신분석 강의’에 등장하는 무의식의 개념을 살펴보고 에른스트의 ‘아기 예수 체벌(1929)’ 델보의 ‘잠자는 비너스(1944)’ 다빈치의 ‘세례자 요한(1513)’ 달리의 ‘기억의 고집(1931)’ 등 미술작품과 카프카의 ‘변신’ 등 문학작품에 인간의 억압이 어떻게 묘사되어있는지를 설명해 나갔다. 그는 “요즈음 인기영합적인 심리학은 처세의 도구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강좌는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프로이트등 정신분석의 토양을 바탕으로 이해하고 미술과 문학을 동반자로 삼아 작품 속에 숨겨진 심리학의 코드를 풀어볼 것”이라며 “나의 내면 깊숙이 내재된 심리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이를 통해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라며 강좌의 의미를 설명했다. 8월 한 달간 진행하는 이번 강좌는 1강 ‘마음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2강. ‘왜 불안하고 우울한가?’ 3강. ‘남자와 여자는 왜 다른가?’ 4강. ‘우리는 왜 지배하고, 복종하는가?’ 등으로 구성됐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는 고인돌 강좌의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인문학적 소양도 함께 키워 지식의 균형 잡아야"
사회 사회일반 2016.06.02 19:19:02최근 ‘알파고 충격’과 취업난으로 인해 이공계 선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프라임 사업(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사업) 등으로 대학에서도 인문계 학과 정원을 줄이고 이공계 정원을 늘리고 있어 이공계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경쟁률이 높아지는 이공계 진학을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도 함께 키워 지식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오용순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연구소장은 “최근 대학이 선호하는 인재는 자기 주도적 탐구능력과 사회 전반의 지적 호기심을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라며 “특히 독서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심화시키고 진로 설계와 연결하는 활동이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아직 독서가 습관화되지 않은 경우라면 무조건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자신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사고를 확장해갈 수 있는 융합형 도서를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공계열 학문이 사회·정치·경제·문화를 통해 어떤 형태로 구현되고 있는지 이해해 통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어 독서 호감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왕조실록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이나 ‘세계 명작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은 각각 우리 역사와 세계 명작 속에 담긴 과학적 원리를 풀어낸 도서로 과학이라는 소재를 재미있는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돕는다. 학년이 올라 어느 정도 독해력이 향상됐다면 고전이나 인문도서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진화론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담은 ‘종의 기원’, 다양한 물리학 이론을 접할 수 있는 ‘부분과 전체’ 등은 대학생들에게도 권장되는 대표 과학 고전이다. 또 ‘학문의 즐거움’이나 ‘철학과 굴뚝청소부’ 등과 같은 인문도서는 깊이 있는 인문 소양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입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체계적인 진로 탐색 독서와 기록도 중요하다. 실제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상위권 대학 상당수는 독서를 포함한 비교과 활동과 자기소개서 등을 비중 있게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독서활동은 학생의 인성, 가치관, 지적 호기심뿐 아니라 전공 적합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라는 것이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진로 탐색을 위한 독서로는 관련 인물에 관한 도서를 읽는 것을 전문가들은 추천하고 있다. 수학자들의 치열한 열정을 그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외과의사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나는 외과의사다’ 등의 도서는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게 한다. 또 독서 기록은 단순히 느낀 점을 서술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책을 읽은 후 생각이나 행동의 변화, 다른 책이나 활동으로의 연결로 확장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오 소장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꾸준히 책을 읽고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며 “관련 분야 도서는 물론 진로 탐색이나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된 책이라면 활동 내용을 기록해 독서 경쟁력을 스스로 쌓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기자의 눈]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 무버 된 현대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03 17:47:00지난 2014년 10월 찾은 파리 모터쇼는 그야말로 '친환경차의 향연'이었다. 폭스바겐은 2ℓ에 100km를 가는 콘셉트카 'XL스포트'를 선보였고, 슈퍼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도 순수 전기 모드로 50km를 갈 수 있는 '아스테리온 LPI'를 선보였다. 포르쉐 역시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등을 전시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반면 우리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의 부스를 방문하고는 크게 실망했다. 당시 현대차는 유럽 전략 차종인 'i20'를 대표 모델로 내세웠다. 친환경차나 기술력을 뽐내기보다는 유럽에서 한대라도 더 파는게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현대차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는 모터쇼 미디어 컨퍼런스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인 친환경 운동가 데이비드 드 로스 차일드를 사회자로 내세웠다. 또 신차인 아이오닉 3종(하이브리드·전기차·PHEV)을 소개하기보다는 향후 달라질 자동차 산업의 미래, 이동의 자유로 인해 달라질 우리의 삶, 그리고 자동차 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관해 이야기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는 물론 정의선 부회장까지 직접 영상으로 출연해 '프로젝트 아이오닉'을 소개하고 자동차 업계에 화두를 던졌다. 현대차의 전시장이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슈퍼카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수많은 미디어가 현대차 부스를 찾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폭스바겐이나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을 최대한 빨리 분석해 비슷한 차를 싸게 만들어 판매하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였다. 하지만 글로벌 800만대 판매, 세계 5위 업체로 올라선 이후에는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한가지 모델에 3종의 친환경차를 양산한 '아이오닉'이 대표적이다. 기아차 역시 세계 최초로 소형 SUV 하이브리드차 '니로'를 통해 자동차 상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는 단순히 값싸고 품질 좋은 차를 만들던 현대차가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던 모터쇼였다. /제네바=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
[책] 나를 '멘탈 갑'으로 만들어주는 인문학
문화·스포츠 문화 2016.02.26 17:27:16인문학에도 '교조주의'가 있을까. 물론 있다. 역사, 철학, 문학, 그리고 종교를 포괄하는 인문학은 텍스트의 성격에 따라 어떤 절대적인 가치를 제시한다고 여겨진다. 니체 등 철학자들의 서적, 공자가 읊었다는 '논어'나 종교 관계 바이블·불경이 그렇다. 하지만 이런 인문학 텍스트들은 원래 그 텍스트가 쓰여진 당시의 현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편으로서 나온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무시하고 과거의 텍스트를 지금 무비판적으로, 즉 교조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고전이라는 것은 현대의 개인들에게는 쉽지 않는 무게로 다가온다. 최근 인문학이 부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실생활에서의 쓰임에는 의문부호가 붙는 이유다. 즉 현실과의 괴리 때문이다. 새 책 '멘탈 갑이 되는 관점의 인문학'은 인문학의 근거로 하되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멘탈을 키우라고 피력한다. 인문학 텍스트가 쓰여질 때의 고민을 이 인문학이 어떻게 해결 했는가를 기준으로 삼아 현재의 문제 해결방안을 구해보자는 것이다. 저자들은 '인생 밀착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나에게 필요한 관점, 내 몸과 마음을 더욱 건강하게 하고 키우는 관점, 우리 스스로 건강하게 생각할 힘을 기르는 관점을 말한다. 이를 위해 △건강한 초점 △과감한 축소 △마음근육 훈련 △자아의 진화 등 4가지 명제에 대해 설명한다. "누군가는 새가 울지 않으면 베어 버렸고, 누군가는 어르고 달랬다. 그러나 나는 기다렸다."(P.145) 일본 중세 전국시대를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말이다. 이 말을 들으면 당연히 직장생활에서는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다만 누구는 왜 베었는지(오다 노부나가), 어르고 달랬는지(도요토미 히데요시)까지를 알아야 이 경구의 진정한 의미를 체득할 수 있다. 공동저자인 천영준은 연세대 기술경영연구센터 책임연구원으로 과학기술정책 및 경영전략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또 김나영은 서울경제신문 기자로 전통문화의 디지털과 글로벌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인문학의 현실 적용이라는 점에서 최적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1만3,500원. /최수문기자 chsm@@sed.co.kr -
정부, "창의성 있는 퍼스트 무버 더 많아져야" 신산업 규제개선 발벗고 나선다
사회 사회일반 2016.01.12 17:28:56서울대 재학생들이 창업한 온라인 자동차 경매업체 '헤이딜러'는 지난해 말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올 초 폐업을 선언했다. 온라인 경매업체도 자동차관리법상 3,300㎡ 이상의 주차장을 갖추도록 규제가 신설됐기 때문이다. 헤이딜러 측은 온라인 업체도 오프라인 사업체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면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폐업 이유를 밝혔고 이로 인해 정부가 청년 스타트업 육성을 가로막는 규제장벽을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무인 렌터카 서비스업체인 '그린카'는 경찰청에서 운전면허 자격정보를 원활하게 제공하지 않아 사업 확장이 어렵다. 무인 렌터카서비스는 사전에 온라인을 통해 운전면허 정보를 등록한 고객들이 10분 단위로 차량을 자유롭게 빌리는 서비스이다. 하지만 경찰청에서 운전면허 정지상태 등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지 않아 면허 정지자에게 차량을 대여할 위험성이 있다. 이용호 그린카 대표는 "정부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면허의 유효성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사업 확장에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자율주행차·드론 등 새로운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 개선에 적극 나선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온라인 자동차경매업체 '헤이딜러'와 '첫차옥션', 온라인 버스서비스업체 '콜버스랩'과 '위즈돔', 모바일 택시업체 '카카오'와 '우버 코리아' 등 12개 교통·물류업체 대표와 조찬 간담회를 열고 규제개혁을 약속했다. 강 장관은 "시장에 대한 사전적 규제를 최소화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업체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창의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들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통·물류업계 대표들은 공공 분야에서의 드론 사용확대, 자율주행차량 기술규제 완화, 택시미터기를 스마트폰앱 미터기로 대체 허용, 전세버스 공동구매 플랫폼 허용 등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관련 규정을 검토해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폐업을 선언한 헤이딜러와 관련해서는 "과잉규제가 분명하므로 신속히 입법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강동효기자 kdhy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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