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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똑똑한 AI 규제
산업IT 2024.01.21 17:40:22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다. AI가 인간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2030년까지 16조 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국내총생산(GDP)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AI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개인과 조직에게 경쟁 우위를 제공할 것이다. 또 신약 개발, 제조 및 식품 산업 발전, 기후변화 대응 등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도 AI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AI는 위험·오용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AI를 책임감 있게 활용하지 않으면 민감하고 안전이 중요한 영역에서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심각한 과제이며 현명한 규제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AI 산업의 발전을 목격하며 느낀 바에 의하면 AI에 대한 규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원칙에 기반해야 한다. 첫째, 규제는 AI 알고리즘이 아닌 AI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관련해 수립돼야 한다. 모든 AI가 동일한 수준의 위험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다. 무해한 것도 있지만 어떤 솔루션은 잘못된 정보를 전파하거나 편견이 개입된 결정을 내리게 하며 공정성을 훼손하는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각각의 AI 적용 사례는 저마다 다르기에 규제는 AI가 배포되는 맥락을 고려해야 하며 고위험군 AI 사용에 대해서는 더욱 면밀하게 규제해야 할 것이다. 실제 반도체 분야에서는 새로운 칩의 발명을 라이선스 방식으로 허가한 적이 없다. 대신 해당 제품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통제했고 이는 혁신을 촉진하고 책임감을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됐다. 둘째, AI를 만들고 배포하는 사람들에게 책임의식을 부여해야 한다. 정부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관계자들이 면책되면 안 될 것이다. AI 개발자와 배포자와 같이 관련자들의 다양한 역할을 고려하고 AI 도입·운영 상황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채용 의사 결정에 AI를 사용해 고용 차별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업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듯 말이다. 비슷한 이유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사기 행위를 조장하는 금융 알고리즘을 만들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피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AI에 대한 규제를 허가제로 시행하기보다 개방형 혁신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허가제는 규제 틀을 만들 위험이 높다. 이는 의도치 않게 비용을 증가시키고 혁신을 저해하며 소규모 기업과 오픈소스 개발자에게 불이익을 주면서 소수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AI는 소수가 아닌 다수에 의해, 다수를 위해 구축돼야 한다. 활발한 개방형 생태계는 경쟁, 혁신, 기술 개발, 보안 등에 도움이 되고 다양한 관점에서 AI 모델이 형성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안전장치다. AI를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규제는 필수불가결하다. 전 세계적으로 AI와 관련된 규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똑똑한 규제를 통해서 AI가 가진 잠재력을 안전하게 극대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여명] 포퓰리즘을 대하는 유권자의 자세
오피니언사내칼럼 2024.01.21 17:37:51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1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를 직접 찾아 “지은 지 30년 이상 된 주택은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을 시작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열광적인 반응을 기대했을지 모르지만 실상은 기대 반 무관심 반이다. 젊은 층이 많이 사는 전통적 야당 우세 지역이라서가 아니다. 일산은 1990년대 ‘천하제일 일산’이라 불리며 ’천당 아래 분당’과 함께 신도시 시대를 열었다. 30년이 흐른 지금 천하제일 일산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양한 기업들이 둥지를 틀어 ‘직주근접’을 이뤄낸 분당·판교와 달리 일산에는 이렇다 할 기업 일자리가 부족해 매일 1시간 넘게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출퇴근 환경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기업 유치는 제자리걸음이다. 여전히 ‘베드타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구가 100만 명이 넘고 조성된 지 30년 이상 된 대도시라고 보기 민망할 정도다. 그동안 고양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수많은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외쳤던 공약이 ‘기업 유치와 교통 개선’이었지만 대부분 공염불이었다. 재건축을 통해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어렵다는 게 일산신도시 현지 주민들의 정서다. 특히 이번 재건축 정책은 총선을 앞둔 시기에 나왔다. 포퓰리즘적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재건축 절차가 실제로 진행되려면 도시정비법 개정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말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법이 통과돼야 시행 가능하다는 얘기다. 정부의 재건축 정책 발표가 ‘여당 국회의원을 뽑아줘야 가능한 일’로 들리는 게 아주 이상하지는 않다. 게다가 일산신도시 주민들은 국민의힘이 이웃 동네인 경기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겠다며 띄웠던 ‘메가시티’ 애드벌룬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똑똑히 지켜봤다. 정치권이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민생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선거를 앞둔 시기에 내놓는 정부 정책들에는 ‘선거용’이라는 오명이 자주 붙는다.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 최근 내놓는 각종 정책들이 선거용 포퓰리즘으로 평가절하되는 것이 억울할 수도 있는 지점이다. 하지만 과연 억울하기만 할 일인지 되돌아봐야 할 일이다. 정부 정책 중 포퓰리즘이라고 비판받는 것들은 대부분 원칙을 뒤집은 경우다. 공매도 금지, 전기료 동결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당초 공매도에 대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입장을 폈고 문재인 정부가 전기료를 제때 인상 안 해 한국전력의 적자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최근 기존 입장을 180도 바꿔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전기료를 동결했다.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고 강조했던 건전재정도 흔들리고 있다. 잇단 감세 정책에 세수 감소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야당은 더 심각하다. 이번 총선에서 지지 세력의 표만 얻어도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집 토끼’ 지키기 공약에 혈안인 모습에서는 오만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근로자·서민을 위한다”며 ‘노란봉투법’을 밀어붙였다. 이 법은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해 ‘불법 파업 조장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이 지난해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재추진하고 있다. 심지어 차액을 보전하는 대상 작물을 배추·무·고추·마늘·양파 등으로 더 확대해서 말이다. 국가 재정과 시장 혼란은 안중에도 없어 보이는 처사다.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는 ‘포퓰리스트 리더와 경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포퓰리스트가 집권하면 15년 후 포퓰리스트가 아닌 리더가 집권했을 때보다 국내총생산(GDP)이 평균 10%가량 줄었고 국가채무비율은 10%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두 눈 부릅뜨고 포퓰리즘을 걸러내야 한다. ‘안 되면 말고 식’ 공약이 판치지 않도록 준엄히 판단해야 한다. 나라의 운명이 걸린 선거다. 이미 21번의 국회의원 선거를 치른 국민의 상식을 믿는다. -
국내 첫 인공각막 이식수술…김재호 가톨릭대 명예교수 별세
사회피플 2024.01.21 17:37:061980년 9월 국내 최초로 인공각막 이식수술에 성공한 김재호 가톨릭대 안과학교실 명예교수가 20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1936년 황해도 수안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가톨릭대 의대에 들어가 1960년 1회로 졸업했다. 1961년 강남성모병원(현 서울성모병원) 최초의 안과 레지던트가 됐고 1980년 강남성모병원 개원과 함께 초대 안과과장과 진료부장을 역임했다. 1986년부터는 2년간 강남성모병원장을 맡았다. 1970년대 미국 존스홉킨스대병원 안과와 일본 도쿄대 의학부 안과에서 연구 수학 후 귀국해 수술용 현미경 사용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국내 안과계에 미세수술을 소개했다. 1978년 인공수정체(IOL) 삽입술을 시도했고 1985년에는 국내 최초로 백내장 통원수술에 성공했다. 1980년 9월 8일에는 국내 최초로 인공각막 이식수술에 성공했다. 원양어선 암모니아 폭발 사고로 실명한 정 모(당시 26세) 씨의 오른쪽 눈 각막을 인공각막으로 대체한 것이다. 당시 시기상조라고 만류하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굴절수술 분야에서 1982년 전방 방사상 각막절개술을 한국 최초로 시술해 보급했고 1991년부터는 엑시머레이저 근시교정수술을 대학병원 최초로 도입했다. 1998년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 선구자상, 2004년 미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ASCRS)의 영예의 리본상, 2013년 같은 학회의 명예의전당상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서계숙(서울대 명예교수) 씨와 딸 김혜란(상명대 강사)·김정란 씨, 사위 박상욱(서울대 교수)·장태선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23일 오전 7시 40분이다. -
[부고] 허연회씨(금호건설 홍보IR담당 상무) 모친상 외
사회피플 2024.01.21 17:35:42▲최영애씨 별세, 허선회(테트라포드 대표)·허연회(금호건설 홍보IR담당 상무)·허미라·허명신씨 모친상, 박동수씨 장모상, 김화경씨 시모상=2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3일 오전 10시 30분 (02)3410-6908 ▲이주창씨 별세, 이영웅씨(저축은행중앙회 감사실장)부친상=21일 부천성모병원 발인 23일 오전 8시 (032)340-7300 ▲이태식씨 별세, 황원희·황두형(전 연합뉴스 편집국 부국장)·황인형·황미희씨 모친상=21일 부산 수영한서병원 발인 23일 오전 7시 (051)751-1860 ▲장재선씨 별세, 장인호씨(디지털타임스 광고마케팅국장)부친상=20일 원광대병원 발인 22일 오전 9시 30분 (063)855-1734 -
[인사] 기상청
사회피플 2024.01.21 17:35:20◇기상청 △예보국 영향예보지원팀장 정혜훈 △기상서비스진흥국 기상서비스정책과장 조남산 △광주지방기상청 전주기상지청장 임덕빈 △국가기상위성센터 위성분석과장 백선균 △기상레이더센터장 김정희 △기상레이더센터 레이더운영과장 박성찬 △수도권기상청 관측과장 류수호 -
이 옷은 어떻게 세탁하지? AI가 판단합니다
산업기업 2024.01.21 17:35:01“코로나 19 팬데믹을 거치며 국내 모바일 세탁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 했습니다.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기존 단순 세탁의 범위를 넘어선 ‘의생활의 혁신’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습니다” 예상욱(사진) 세탁특공대 대표는 21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새로운 도약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2015년 설립된 세탁특공대는 세탁, 건조, 수선, 드라이클리닝 등 의류 세탁과 관련된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모바일 앱을 통해 세탁물 수거를 신청한 뒤 문 앞에 내놓으면 이틀 후에 세탁된 의류를 배달 받을 수 있다. 창업 당시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의 디데이에서 우승한 후 투자금 유치 받아 서비스를 론칭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은 약 420억 원으로 주요 투자사로 UTC인베스트먼트, 기업은행, KB증권, ES인베스터 등이 참여했다. 예 대표는 대학생 때부터 ‘스타트업 창업’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다. 그는 “대학생 시절부터 창업을 희망했기 때문에 졸업 전에 스타트업 합류, 창업 등에 도전했다”며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을 위해 10년 넘게 소프트웨어 개발자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이라는 추상적인 목표를 쫓던 예 대표가 세탁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모바일 전환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과거 세탁 시장은 손님이 직접 세탁소를 찾아가 옷을 맡기고, 사장님에게 원하는 서비스를 주문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예 대표는 이러한 과정을 모바일 서비스 도입을 통해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는 “고객 관점에서의 서비스 개선은 물론 세탁 공정에서도 더 나은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해 세탁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세탁특공대의 핵심 경쟁력은 인공지능(AI), 자동화 등 IT 기술을 세탁 공정에 적극 도입한 것이다. 빨래가 까다로운 이유는 옷의 종류, 오염도, 착용 기간 등에 따라 필요한 세탁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 대표는 “AI, 자동화 공정 등을 통해 사람이 세탁물에 대해 판단하는 상황을 최대한 배제했다”며 “여기에 단순 작업들은 로봇이 처리하도록 공정을 설계해 이용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높은 서비스 품질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예 대표는 이제 ‘옷’에 한정됐던 세탁의 기존 울타리를 넘어서려 하고 있다. 그는 “최근 침대·소파 방문 케어, 유모차 세탁 등 세탁소에서 다루지 않았던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물론 앞으로 의류 렌털부터 중고거래 까지 세탁특공대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버핏 서한 모두 번역…실력자 책에 투자의 길 있죠"
사회피플 2024.01.21 17:34:53본격적으로 투자 공부를 하겠다 마음먹고 몇 권이라도 책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이름이 있다. 바로 이건 번역가다. 피터 린치가 쓴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등 주식 투자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60여 권의 양서들이 그의 손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졌다. 여의도에서 20여 년간 전문 투자자로 일하다 이후 20여 년간을 번역가로 살고 있는 그는 번역 실력도 실력이지만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으로도 유명하다. ‘이건 선생님이 번역한 책은 믿고 본다’는 말이 투자자들 사이 정설로 통할 정도다. 실제로 호평을 받는 투자 양서 대부분은 이 번역가가 직접 골랐다. 그는 “품질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자 비결도 사실은 책 선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번역을 할 때 아무래도 더 집중이 됩니다. 또 좋은 책을 번역해 세상에 내놓는 일은 고통을 감내하는 보람이 있죠. 하지만 신중하게 책을 골라도 ‘아, 이게 아닌데’ 생각되는 책들도 나옵니다. 그럴 때는 정말 작가가 미워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만족도 덜 하죠. 실패를 몇 번 겪으니 더욱 신중해집니다. ‘앞으로 책을 더 잘 골라야겠다’고.” 그렇다면 좋은 책을 찾아내는 비결이 있을까. 우선 좋은 책을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 번역가는 “사람도 그렇지만 책도 유유상종의 원리가 있다”며 “책이란 서로 영향을 미치며 쓰여지기 마련이기에 좋은 책을 읽을수록 좋은 책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된다”고 했다. 아마존 서평도 많이 참고한다. “아쉽게도 한국 서점의 별점 서평은 다소 오염된 감이 있지만 아마존은 아직 덜한 편”이라면서 “특히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성껏 남기는 혹평은 나쁜 책을 골라내는 데 큰 도움을 준다”며 웃었다.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저자다. 이 번역가는 “특히 투자서의 경우 저자가 두 부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시장에서 검증받은 ‘실력자’이고 다른 하나는 ‘생계형 작가’”라며 “나는 실력자의 책만 번역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서 투자 실력을 입증한 사람은 애당초 많지 않고 그런 사람들은 아주 바빠서 책도 잘 쓰지 않는다”며 “실력자의 책은 그렇게 많지 않기에 조금만 신경 쓰면 쉽게 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런 ‘실력자’의 대표가 바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다. 이 번역가는 자타공인 ‘버핏 빠(광팬)’이자 버핏을 가장 잘 이해하는 번역가로 꼽힌다. 물론 버핏은 직접 책을 쓴 적이 한 번도 없다. 다만 반세기 이상 발행해온 버크셔해서웨이 주주 서한과 매년 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의 발언들이 투자자들 사이에 ‘복음’처럼 떠돈다. 한국 온라인 서점에서 ‘버핏’으로 검색되는 책만 수천 종이지만 원전이 되는 1차 자료는 모두 같은 셈이다. 같은 자료가 토대이니 ‘그 밥에 그 나물’이 아닐까 싶지만 이 번역가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가 버핏에 대해 하지 않은 이야기는 아직 많다는 것이다. 그는 “주주 서한을 모두 번역해 가지고 있는데 그 양만 해도 200자 원고지 기준 9000매가 넘는다”고 말했다. 통상 단행본 책 한 권이 1000매 정도라는 걸 감안하면 엄청난 양이다. 내용도 결코 단순하지 않다. “버핏은 메시지를 아주 정교하고 명료하게 표현하는 사람이지만 쉬운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얄팍하지 않고 회계나 보험처럼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며 깊이 생각해야 실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중요히 하기에 상당히 어렵죠. 버핏을 오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도 다른 글을 번역할 때보다 2배는 더 공을 들이죠.” 이미 버핏과 관련된 서적 10여 종을 출간한 번역가가 다시 한번 버핏을 꺼내든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출간된 ‘투자도 인생도 버핏처럼’에 대해 “버핏에 관한 책은 많지만 초심자가 읽기에는 대부분 조금 어렵다”며 “문턱을 낮춰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한 일종의 ‘초보용 버핏 가이드’”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버핏은 투자뿐 아니라 삶의 지혜라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만한 말을 많이 했다”며 “투자와 인생 두 가지를 다 쉽고 균형 있게 전달하려고 한 책”이라고 말했다. 버핏이 강조하는 개념인 ‘능력 범위(circle of competence)’를 자주 생각한다는 그는 공저와 협업을 자주하는 번역가이기도 하다. 이번 책도 앞서 ‘찰리 멍거 바이블’ 등을 공저한 버핏 전문가이자 기자인 김재현 박사와 함께 썼다. “제가 항상 생각하는 건 독자들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것입니다. 저도 과거 투자자였으니 투자의 본질 정도는 말해줄 수 있겠지만 지금 독자가 실감나게 읽을 만한 투자 사례는 현업 투자자가 더 잘 알겠죠. 또 번역은 제 능력 범위지만 글을 쉽게 풀어내는 작업 등은 더 뛰어난 사람도 많을 겁니다. 제가 가지지 않은 밑천, 저보다 풍부한 경험치를 가진 사람과 함께 일반인도 읽기 쉬운 품질 높은 책을 쓰는 것, 그게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제 목표가 될 것입니다.” -
[양형의 기술]가해자 아내의 허위 증언에 폭행 피해자서 한 순간 성희롱범으로
사회사회일반 2024.01.21 17:33:08지난 2022년 4월 23일 오후 11시께 서울 영등포구 노상. A씨는 퇴근 후 직장 동료와 함께 술을 마시고 귀가 중 본인 옆으로 위험하게 지나가던 차량에 놀라 욕설을 했다. 당시 근처를 지나던 B씨는 A씨가 자신에게 욕설을 했다고 오해해 말다툼을 벌였고, 결국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위험하게 차를 몬 운전자에게 욕을 한 것”이라는 A씨의 해명에도 B씨의 공격은 계속됐다. B씨는 인근에 있던 친구 2명을 불러내 A씨를 집단 폭행했다. 그 결과 A씨는 안면 등에 큰 부상을 입었다. 검찰은 B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중국 국적인 B씨의 지인 2명을 수배했다. 사건이 종결되는가 싶었지만 재판 과정에서 B씨는 돌연 “A씨가 자신의 아내를 성희롱해 벌어진 일”이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술에 취한 A씨가 본인과 함께 귀가 중인 아내에게 “술이나 한 잔 하자, 조용한데 가서 즐기자”며 성희롱을 했고, 남편으로서 참을 수 없어 폭행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현장에 있던 B씨 아내의 증언도 나오면서 A씨는 피해자에서 한 순간에 성희롱범으로 몰렸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B씨의 감형은 물론 A씨가 형사 입건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1심 재판부는 B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형은 그대로 확정됐으나 검찰은 “아내가 성희롱을 당했다”는 B씨 측 주장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만일 A씨의 성희롱이 사실이라면 경찰 수사부터 증언이 나왔어야 했다. 특히 1심 판결에 불복하는 항소도 하지 않았다. 검찰은 B씨에게 특수상해죄 전과가 있었던 점, 부부 간의 진술이 묘하게 다른 점에서 위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추가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A씨와 B씨 일행이 스쳐 지나간 시간은 단 3~4초에 불과했다. 그만큼 A씨가 그 짧은 시간에 B씨 아내가 진술한 내용을 다 말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검찰이 이 부분을 재차 묻자 B씨 아내는 “‘그냥 술 먹으러 가자’고 짧게 말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B씨와 그의 아내가 등에 아이를 업은 채 나란히 걸어가 주변에서 부부라는 점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것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당시 목격자를 찾아내 수차례 설득한 끝에 “A씨가 성희롱을 한 사실은 없고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욕을 했을 뿐인데, 폭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남편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B씨 아내를 불구속 기소했다. 형사 사건과 관련해 법정에서 허위 진술을 할 경우 위증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법정에서 타인에게 거짓 증언을 하도록 할 경우 위증교사죄로 처벌된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남부지검 공판부 박윤상(변호사시험 4회) 검사는 “과거 B씨의 전과를 살펴본 결과 과거 특수상해죄로 기소됐을 당시 피해자가 폭행을 유발했다는 사실로 재판에서 정상 참작을 받은 전력도 드러났다”며 “당시 피해자가 폭행을 유발한 경우 감형된다는 사실을 학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는 해당 기사로 인해 피해자가 2차 가해 등 아픔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익명 처리하는 한편 사건 내용도 실제와는 조금 다르게 각색해 담았습니다. -
AI·골디락스·금리에 S&P도 최고치…"추가 상승 여력"
국제국제일반 2024.01.21 17:32:55미국 3대 주가지수 중 다우존스에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 열풍과 미국 골디락스(경제가 과열되지도, 냉각되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 기대감, 금리 안정세 등 3대 호재에 따른 것으로,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분위기다. 2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S&P500은 1.23% 오른 4839.81에 장을 마쳐 사상 처음으로 4800선을 돌파했다. 지수는 2022년 1월 3일 사상 최고점(4796.56)을 찍은 후 그해 3월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2022년 10월 고점 대비 25% 넘게 급락했지만 이번에 2년 만에 새 기록을 썼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1.05% 상승한 3만 7863.80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미 지난해 12월에 2022년 초의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상승세를 지속하며 이날도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나스닥은 1.7% 올라 2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S&P500 상승은 AI 호황에 따른 반도체·기술주가 급등한 덕분이다. 이달 18일 TSMC는 강력한 AI 수요를 이유로 올해 매출 증가율이 최대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AI용 첨단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엔비디아가 4.17% 올랐고 AMD·퀄컴이 각각 7.11%, 4.59% 상승했다. S&P500 기업 가운데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 우버, 힐튼, 맥도날드 등 41개 기업이 무더기 신고가를 기록했다. 특히 메타는 2022년 11월 저점 대비 네 배 이상 폭등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이 커진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9일 미시간대의 소비자신뢰지수 1월 수치는 78.8로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같은 조사에서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향후 1년간 기대 인플레이션도 2.9%를 나타내며 3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며 증시 향방을 좌우했던 미 국채금리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넷은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3.75%에서 4.25% 사이에 안착했다”며 “투자자들이 성장주와 기술주, AI 관련 주식을 보유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로서는 미국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가 S&P500이 신고점을 경신한 14번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1년 후 주가가 오른 적은 13번이나 됐다. 평균 상승률은 13%에 달했다. UBS의 데이비드 레프코비츠는 “올 6월 S&P500 목표치를 4900, 12월 5000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자문사 스트라테가스의 니컬러스 본색은 “다만 매그니피센트7(애플·MS·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이 계속 시장을 주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당장 이번 주부터 주요 경제지표, 기업 실적 발표가 몰려 있어 주가 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속보치가 나온다. 또 이번 주 테슬라·IBM·인텔·ASML이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다만 이 같은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JP모건의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자스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실적 전망이 부진한 점을 들며 연말 S&P 500이 지금보다 12% 넘게 하락한 42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소다. 월가의 저명 인사인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고문은 시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너무 높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
강철보다 200배 강한데 두께는 0.2㎚…‘꿈의 신소재’ 노리는 스타트업
산업중기·벤처 2024.01.21 17:32:16‘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 나노셀룰로스 등 중요 신소재 상용화에 국내 스타트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가벼우면서 높은 강도의 성질을 가진 소재 특성상 반도체, 2차전지, 가전 등 핵심 산업 분야에 두루 활용될 것을 보이기 때문이다. 21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그래핀스퀘어와 케이비엘러먼트가 그래핀 상용화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 그래핀은 0.2㎚(나노미터) 두께로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이지만 강철보다 200배나 더 강하고 구리 대비 100배 이상의 높은 전기전도도를 지녔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실리콘 대체 소재로, 2차전지 분야에선 배터리 성능을 개선해주는 물질로 연구·개발(R&D)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2012년 설립된 그래핀스퀘어는 화학기상증착법(구리 등 촉매 기판을 고온에서 탄소가스와 반응시켜 금속 표면에 증착, 생산하는 방식)을 이용한 대면적 그래핀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그래핀 라디에이터는 미국 시사 전문지인 타임지가 뽑은 올해 최고 발명에 선정되며 전 세계의 관심을 이끌었다. 그래핀으로 열을 내는 기술은 △자동차 부품 △반도체 공정부품 △의료기기 등 산업 전반에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벤처투자, 에코프로파트너스 등 국내 주요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이 그래핀스퀘어에 투자한 것도 향후 그래핀 소재 적용을 염두에 둔 결정이란 분석이다. 케이비엘러먼트도 비산화 그래핀 분산 기술을 활용해 2차전지 열폭주를 늦출 수 있는 방염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식물 섬유를 나노 단위까지 쪼갠 일종의 바이오 플라스틱인 나노셀룰로스를 상용화하기 위한 스타트업의 행보도 주목된다. 에이엔폴리는 커피 찌꺼기나 왕겨 등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나노셀룰로스를 개발해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플라스틱, 배터리, 의료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신소재로 글로벌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추세에 따라 수요가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선보이는 친환경 신소재는 나노셀룰로스에 그치지 않는다. 더데이원랩은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대체 소재 ‘리타치’를 개발했다. 리타치는 토양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잘 분해되고 분해 후에는 미세플라스틱이 남지 않는다. 기존 친환경 소재가 특정 조건에서만 분해돼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
"트럼프 재집권 땐 관세 조사부터 지시할 것"
국제정치·사회 2024.01.21 17:31:39“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무역확장법 232조나 슈퍼 301조(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다른 국가들의 부당 관세에 대한 조사를 지시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참모였던 켈리 앤 쇼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DC에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재집권 시 관세를 전면에 내세운 미국의 무역정책이 부활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같은 수입 제품에 미국이 2%의 관세를 매길 때 일부 국가는 20%까지 부과한다”면서 “이는 공정하지 않다. 트럼프는 수년 동안 이 문제에 관해 같은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미국의 보호무역 장벽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 공화당의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승기를 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트럼프발(發) 무역 전쟁이 집권 1기 중국을 넘어 아시아·유럽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경제정책 분야에서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를 고수했던 만큼 집권 2기에 이런 경향은 더 짙어질 수 있다. 낮은 관세와 개방된 경제를 자랑했던 미국은 트럼프 1기를 기점으로 급속히 보호무역으로 전환했고 조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엄격한 수출통제, 세계무역기구(WTO) 무력화 등이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의 WTO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고 반도체와 전기차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라는 초당적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쇼 전 부위원장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중국 관계에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미국의 통화정책도 미 대선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집권 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와 그의 참모진은 집권 1기 때의 잘못된 베팅을 두 배로 늘리려 하고 있다”면서 미 대선 결과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요동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기업 짓누른 상속세…4년만에 '3배' 폭증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01.21 17:31:15국내 상속세 결정세액 규모가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별세 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최근 5년간 세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세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이 국세청의 ‘2023년 국세 통계 연보’를 분석한 결과 2022년 피상속인 34만 8519명이 남긴 재산 96조 506억 원 중 상속인들이 부담해야 할 결정세액은 19조 2603억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속세 실효세율은 20.05%를 기록해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다만 2022년의 경우 삼성전자 오너 일가의 상속세 결정세액 12조 원을 빼면 전체 규모와 실효세율이 낮아진다. 문제는 이를 감안해도 상속세 규모가 매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2조 5197억 원이던 상속세 결정세액은 △2019년 2조 7709억 원 △2020년 4조 2294억 원 △2021년 4조 9131억 원 등으로 불어났다. 2022년은 삼성의 수치를 제외해도 7조 2000억 원을 웃돈다. 2018년 대비 약 2.88배, 2001년과 비교할 경우 18배 많다. 재계에서는 기업인 사망과 가업승계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상속세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유족이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만 6조 원이다. 현재 OCI그룹과 한미약품 그룹 통합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영권 분쟁도 상속세 마련 문제가 발단이 됐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의 상속세는 징벌적 성격이 강하다”면서 “대통령실에서도 과도한 할증 과세로 보는 측면이 있는 만큼 전면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성유진 "올 꿈의 무대 첫승…세계 15위내 들것"
서경골프골프일반 2024.01.21 17:29:51아홉 살 때 어머니를 따라간 골프 연습장에서 처음 골프채를 잡은 성유진(24)은 2013년 불과 열세 살의 나이에 국가상비군에 발탁될 정도로 성장세가 눈부셨다. “어렸을 때 ‘커서 뭐 할 거야?’ 그러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갈 거예요’라고 했어요. LPGA 투어는 모든 골프 선수들의 꿈 아닌가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3승을 쌓은 성유진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5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시작되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으로 LPGA 투어에 공식 데뷔한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프로필에 당당히 ‘LPGA 선수’라는 설명을 추가한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꿈꿨던 투어에서 뛰게 돼 설레기도 하고 첫 도전이라 무섭기도 하다. 하지만 두근거림이 더 큰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9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성유진은 3년 동안 우승이 없었다. 데뷔 첫해 신인상 랭킹 14위, 상금 랭킹 85위에 머물러 시드전에 끌려가기도 했다. 그는 “그때는 ‘나는 평생 우승을 못하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사실 마음을 일찍 접었었다”고 털어놓으며 “그런데 2022년에 처음 우승했을 때는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굉장히 많이 느꼈다”고 돌아봤다. 꿈의 무대를 향한 첫걸음은 하와이에서 시작됐다. 2022년 롯데 오픈에서 KLPGA 투어 데뷔 첫 승을 따낸 성유진은 우승 특전으로 지난해 4월 하와이에서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2라운드 공동 선두, 3라운드 단독 선두에 올랐던 그는 4라운드에서 연장 승부 끝에 교포 선수 그레이스 김(호주)에게 트로피를 내줬다. “그전까지는 한국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은데 해외를 어떻게 가겠느냐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롯데 챔피언십에서 경기를 하면서 ‘나도 해외에서 먹히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때 미국 진출을 결심하게 됐죠.” 자신감이 붙은 성유진은 첫 승을 거둔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해 5월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통산 2승째를 올렸다. 또 시즌 중이던 지난해 10월 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 스테이지2를 공동 4위로 통과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11월 S-OIL 챔피언십까지 제패했다. 12월에는 Q 시리즈 최종전에서 공동 7위에 올라 LPGA 투어 풀시드를 얻었다. 성유진은 “한국에서도 시드전을 2018년과 2019년에 두 번 쳐봤다. Q 시리즈도 시드전과 마찬가지로 큰 실수만 안 나오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한 타 한 타 정말 소중하게 쳤다. 다행히 목표로 했던 풀시드를 얻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올 시즌 성유진은 우승과 세계 랭킹 15위 내 진입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일단은 LPGA 투어에서 1승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어떤 대회도 좋겠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잘하고 싶다”고 밝힌 그는 “만약 우승을 몇 번 하면 세계 15위 안에 드는 것도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올여름 열릴 파리 올림픽 여자골프의 엔트리는 6월 25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 따라 정해진다. 나라별 상위 2명이 올림픽에 나가는데 세계 15위 이내 선수가 많은 나라에는 최대 4장까지 출전권이 주어진다. 성유진이 15위를 목표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성유진의 세계 랭킹은 67위. LPGA 투어 대회에서 얻은 성적에는 큰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기 때문에 6월까지 15위 내 진입은 불가능한 미션이 아니다. 성유진은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미국 무대 안착과 파리행 티켓을 향한 그의 전력질주가 시작됐다. -
[로펌 전국시대]부동산·형사 전문성 ‘선봉’…의뢰인 신뢰 ‘최우선’ 가치
사회사회일반 2024.01.21 17:29:22“의뢰인들이 부동산·금융·형사 소송·자문 등을 언제나 믿고 맡길 수 있는 법무법인(로펌)으로 성장하는 게 리움이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근간에는 오랜 기간 해당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성과 고객 중심의 맞춤형 법률서비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보근 법무법인 리움 대표 변호사는 19일 서울경제와 만나 향후 성장 키워드로 ‘선택과 집중’을 제시했다. 인력 확보나 업무 영역 확대와 같은 무조건적인 ‘몸집 키우기’에 집중하기보다는 전문성 강화 등 내실 다지기로 의뢰인의 신뢰를 얻는 데 한 발 더 다가선다는 얘기다. 이는 정 대표가 향후 롤 모델(Role Model)로 미국 법무법인(로펌)인 와치텔(Watchtell)을 꼽은 이유이기도 하다. 와치텔은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 기업을 주로 대리하는 미국 로펌이다. 경쟁 로펌들이 대형화 경쟁을 하는 사이 소수의 파트너 변호사를 중심으로 특정 분야에 집중, 변호사 1인 수익에서 글로벌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대표 변호사는 “2000년 중반 만해도 대형·중소형 로펌 사이의 변호사 수 차이는 수 십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더 커졌다”며 “영역을 확대하고, 인력 늘리기에 치중하는 소모적 경쟁보다는 전문성을 지닌 부동산·금융·형사 소송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성을 최고 경쟁력으로 ‘고객에 따른, 고객을 위한, 고객에 대한’ 맞춤형 법률 서비스를 구현해 의뢰인들의 신뢰를 쌓아나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설립 이후 리움 성장을 이끈 원동력이기도 하다. 의뢰인과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지향점은 리움이라는 법무법인명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로펌 로고에도 그대로 쓰이는 리(利)에는 ‘최고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에게 이로움을 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또 ‘편리하다’ 뜻도 포함된다. 공간이라는 의미를 표현하고자, ‘리’에 ‘움’을 결합시켰다. 차별화된 법률서비스로 의뢰인의 신뢰를 추구하는 목표는 그동안 맡은 사건에서도 고스란히 구현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성범죄 혐의로 기소됐다가 누명을 벗은 남성 A씨의 사건이다. A씨는 사건 초기 국내 대형 로펌에 사건을 맡겼으나 결국 피의자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의 담당 변호사는 물론 주변에서도 ‘합의’만을 강조했다. 억울한 건 두 번째 문제로, 우선 합의해 선처를 구해야 하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해당 사건을 넘겨 받은 김은정 리움 파트너 변호사의 생각을 달랐다. 검찰 출신인 그는 의뢰인의 진심 어린 진술 등을 믿고 증거 하나하나를 다시 조사했다. 결국 김 파트너 변호사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무죄를 이끌어냈다. 고객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진실 규명에 나선 게 승소의 주요 요인이 된 셈이었다. 이는 형사 소송 외에 부동산·금융 부문에서도 마찬가지.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부동산 시장이 다소 경직된 상황에서도 대형 딜을 연이어 성사시켰다. 실제로 리움은 한 경기도 이천의 한 아파트 시행 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과정에서 1150억원의 조달을 성공시켰다. 경기도 광주와 여주 물류센터 개발 사업에서 각각 540억원, 57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곳도 리움이다. 정 대표 변호사는 “설립된 지 3년 된 신생 로펌인 리움은 향후 ‘백화점’식으로 분야를 확장할 계획은 없다”며 “우수 인재 확보도 현재 주력하고 있는 부동산·금융 자문과 관련 소송, 형사 소송 등 분야에서 추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0~40대 변호사들이 중심이 되는 젊은 로펌으로 무조건적인 수임 늘리기보다는 소송·자문 과정에서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추구한다”며 “전문성·친밀함은 기본으로 의뢰인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소송·자문에 임하는 로펌으로 육성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레벨스, NFT 플랫폼 수익화 '시동'
문화·스포츠문화 2024.01.21 17:28:51연예 기획사 하이브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합작법인인 ‘레벨스’가 자사의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모먼티카의 본격 수익화에 나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레벨스는 모먼티카 내에 신규 재화 ‘레몬’을 도입하고 NFT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했다. ‘레몬’은 모먼티카 내에서 레벨스가 판매하는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전자적 지급 수단이다. 모먼티카 내의 아티스트 사진·영상 NFT인 ‘테이크’ 구매 등에 활용되게 된다. 이는 하이브의 팬 플랫폼 위버스의 재화 ‘젤리’와 유사한 형태다. 위버스가 젤리를 통해 플랫폼 내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듯 레벨스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체 수익화의 본격적 시작에 들어간 것이다. 모먼티카는 앱 내 재화 도입에 이어 NFT의 경매 등 개인 간 거래도 준비 중이다. 최근 NFT 시장 규모와 거래량이 축소하며 업계 전망에 대한 불확실한 의견이 늘어나는 상황에서의 수익화 모델 도입이라 업계에서는 주목 중이다. 특히 팬데믹 초중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엔데믹 이후 업계 구조조정과 사업 철수 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다만 최근 NFT와 연관성이 큰 가상화폐 시장이 비트코인 ETF 도입과 함께 다시 살아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위기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NFT는 주요 고객층인 10~20대가 경제력을 확보하면 실물시장을 대체하고 대세가 될 것”이라며 “최근 대형 기획사 역시 콘텐츠를 블록체인을 통해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모먼티카는 하이브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스테이씨·아뽀끼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NFT를 제공 중으로, 향후 라인업과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레벨스 관계자는 “모먼티카의 자체 재화 도입 목표는 사용자 편의성 증대”라며 “경매 기능도 구체화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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