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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비로 카드값 결제?"…경기도 공무원, 50차례 걸쳐 5400만원 횡령
사회사회일반 2025.01.31 06:51:39경기도 산하기관 공무원이 허위 출장비 청구로 수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2단독 한진희 판사는 업무상 횡령, 공전자기록 등 위작, 전자정부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9·여)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 수사결과, A씨는 2017년 2월부터 2023년 5월까지 경기도 산하 B연구소에서 지출결의와 국고보조금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2018년부터 3년간 허위 출장 내역을 기재해 출장비를 횡령했다. A씨는 실제 지급받아야 할 출장비보다 130여만원을 과다 청구하고, 주차요금 등 허위 지출 내역을 입력하는 수법으로 50여차례에 걸쳐 총 5400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자신의 업무 특성상 단독으로 지출결의를 승인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으며, 횡령한 자금은 개인 신용카드 대금 납부와 생활비로 사용했다. 한진희 판사는 "횡령 금액이 적지 않고 공전자기록 등을 위작 행사하고 기관 내부 행정관리시스템에 허위 정보를 입력한 점, 장기간 범행을 저지른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한 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는 점, 횡령한 돈을 모두 변제한 점, 공무원직에서 파면된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역세권 고밀·복합 개발 길 열린다…지역 특성 맞춘 개발 지원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1.31 06:00:00국토교통부가 철도 지하화 사업으로 발생하는 철도 부지에 대한 원활한 개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역세권 중심의 고밀 복합도시 조성을 위한 특례를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사업 진행을 지원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철도 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철도지하화 통합개발법) 시행령·시행규칙’을 이날부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법이 시행되는 시점에 맞춰 하위 법령도 공포하는 것이다. 시행령에는 우선 철도부지 개발사업의 범위를 공공주택사업·도시개발사업·역세권 개발 사업으로만 제한했던 기존 규정을 △복합환승센터 개발 △광역교통시설확충사업 △도시주거환경정비사업 △도시재생사업 △도심복합개발사업 등 16가지로 확대했다. 지역 특성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개발을 가능하게 하려는 의도다. 고밀·복합 개발을 위해 규제도 해소했다. 용적률을 기존 법령의 150%까지 완화하고 지하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인공 지반은 용적률과 건폐율 기준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도로·수도·전기·공원 등의 기반시설을 만들 때는 시·도지사가 기반비용을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시행령·시행규칙에는 재정 조달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지자체가 철도 지하화 사업에 필요한 재정을 지원할 때 사업의 파급효과와 장래 지방세 수입 증가분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사업 시행자가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 밟아야 하는 절차를 명시해 재정 운용의 투명성을 높였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사업의 제도적 기반이 강화된 만큼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권 교체시 다시 주목 받을 軍 정책 ‘여섯 가지’는[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정치통일·외교·안보 2025.01.31 06:00:0012.3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주목할 점은 대선 실시가 국군통수권자가 바뀐다는 의미가 담겼다는 것이다.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무장병력을 동원하는 등 비상계엄 사태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 군으로서는 새로운 국군통수권자 탄생으로 엄청난 변화와 쇄신의 물결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수와 진보 성향의 번갈아가면 정권을 잡을 때마다 군의 핵심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기는 했다. 하지만 이번에 바뀐 국군통수권자는 군에게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어 세대 교체를 통한 지휘부 교체를 비롯해 군의 주요 정책에 어떻게 불똥이 튈지 군이 전전긍긍 하는 모습이다. 현 정부서 중단된 ‘경항모’ 정책 가장 주목 분명한 건 정권 교체시 정책 방향 선회는 불가피해, 가장 먼저 주목 받을 군 정책으로는 문재인 정부에서 전격 선언하며 추진하려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중단된 경항공모함(3만t) 도입을 꼽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내놓고 경항공모함 확보사업 추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2033년까지 2조 6000억 여원을 투입해 3만t급 경항공모함을 국내 연구개발로 설계·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면 윤석열 정부 2년차 2023년 12월. 국방부가 발표한 ‘2024~2028년 국방중기계획’에 경항모 사업 예산안은 ‘0원’이 책정됐다. 국방중기계획에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아 사실상 중단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현 정부의 국방부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논의를 통해 사업 방향에 대해 결정하겠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 사업이 중단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다면 문재인 정부 연장선에서 경항공모함이 해상·공중·지상 전력이 함께하는 합동작전의 결정체로,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해양주권과 국익을 수호하는 국가전략자산으로 우리나라의 강한 국방력의 상징이 되도록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책정됐던 기본설계 예산 72억 원을 다시 편성해 새로운 정부 출범 직후인 기본설계 입찰공고를 내고 경항공모함 사업의 불씨를 지피는 계기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정권이 바뀌면 경항공모함 사업 주체인 해군도 태세 변환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들어 해군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지만, 한반도를 중심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미·중 패권 다툼이 더 치열해지면서 해양에서의 군사적·국가적 이익을 지킬 수 있는 항공모함은 핵심 전략자산이라는 입장을 다시 주장하고 나설 수 있다. 뛰어난 전투능력과 주변국에 대한 기선제압 효과 때문에 항공모함은 단순히 해군 차원이 아닌 국가차원의 합동전력자산으로, 바다에 항공모함1대만 띄워도 관할해역 주변에서 타국이 함부로 무력시위를 하거나 위협적 도발을 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재차 강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보사, 비상계엄 깊이 관여 ‘해편’ 불가피 다음으로 주목 받는 정책으로는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의 주역이란 오명을 쓴 국군방첩사령부와 정보사령부의 ‘개편’ 또는 ‘해편’ 여부다. 방첩사는 지난해 12월 3일 특임대 병력과 함께 헌정 사상 최초로 헌법 기관인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로 출동했다. 또 같은 날 밤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 지시로 헌정 역사상 최초로 국회에 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상계엄 및 ‘불법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또 한 번 방첩사의 ‘개편설’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12·12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내란의 주역들이 장악했던 국군보안사령부는 1991년 기무사령부로 개편된 뒤 2017년 탄핵 국면에서 계엄령을 빙자한 친위 쿠데타를 검토했다는 의혹이 드러나면서 문재인 정부 때 해편돼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바뀌었다. 이후 2022년 윤석열 정부 들어 안보지원사는 역량 강화를 위한 부대혁신 태스크포스(TF) 논의 결과 부대의 정체성과 임무 대표성을 드러내는 국군방첩사령부로 명칭을 변경하며 일부 업무의 개편이 이뤄졌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에 또다시 적극 가담하면서 부대 창설 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비상계엄의 또 다른 부역자로 지목되고 있는 정보사는 단순한 개편 수준이 아닌 ‘해편’ 논의가 불가피한 처지다. 지난해 불거진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태로 대북 휴민트(HUMINT·인적 정보)망 전멸 위기 속에 부대 최고 지휘부인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박모 여단장이 책임소재를 놓고 맞소송을 펼치며 논란에 중심에 섰다. 당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나가 “국민께 송구하다. 전반적인 정보사 혁신 등 후속 조치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돌연 외교안보 라인을 연쇄 교체해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했고 신 장관은 국가안보실장에 임명되면서 정보사 조직의 개편이나 쇄신은 물건너갔다. 심지어 징계 대상인 문상호 정보사령관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취임과 함께 오히려 측근으로 올라서 비상계엄 사태 때 방첩사 보다 더 깊숙이 관여하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 정보사는 12·3 비상계엄을 수개월 전부터 모의 설계하고 계엄 실행에 북파공작원 특수부대(HID) 요원 등 특수임무요원까지 투입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비선 실세’로 확인되면서 정보사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보사를 해편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 日 군사위협 ‘적성국’ 비판 윤석열 정부 들어 새롭게 설정된 ‘한일 (군사)협력 관계’와 문재인 정부 시절에 체결한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도 군 정책 중에 주목 받을 관심사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최근 한일 관계가 “전에 없이 불확실해졌다”고 짚고 그 불안 요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퇴장을 꼽았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인용으로 조기대선을 통한 정권교체를 기정사실화 것으로 풀이된다. 아사히는 지난 1월 16일 보도에서 윤 대통령을 악화일로이던 양국 관계를 개선시킨 ‘일등공신’으로 평가했다. 이시바 정권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전 총리가 구축한 토대 위에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려 했다. 하지만 비상계엄 선포로 윤 대통령이 체포되고, 한국의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한일관계는 전에 없는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게 아사히의 분석이다. 특히 과거사 문제가 언제든 돌출될 수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한일 역사 문제에 엄격한 자세로 접근할 수 있어 “앞으로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는) 불씨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문재인 정부의 연장선으로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한일 (군사)관계 정책을 폐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일본은 유력한 대권 후보인 이재명 대표가 과거 일본을 군사적 위협이 있는 ‘적성국’이라고 부르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규탄하는 등 ‘대일 강경파’라는 점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와 오물풍선 도발 등을 계기로 현 정부가 9·19 군사합의를 전면 효력 정지한 것에 대한 정책 변화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여전히 한반도의 평화 유지와 군사적 긴장완화 등을 위해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남북 간 완충구역 설정 및 완충 구역 내 군사훈련 중지, 비무장 지대에 근접한 감시초소(GP) 철수,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공동 유해발굴 등의 조치들이 이어져 실효성이 높은데도 현 정부가 별도의 안전장치도 마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폐지해 즉각 복구, 이행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정권 교체에 성공한다면 9·19 군사합의 복원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추진 등 경색된 남북관계에 다시 물꼬를 트기 위해 북한 관련 군 정책이 크게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해병대 현역 대장 탄생은 시기 문제일뿐 군 정책 관련 또 다른 초미에 관심사는 해병대사령관 4성 장성 탄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해병대 사령관을 4성 장군으로 진급시켜 국가를 위해 헌신할 기회를 부여해 해병대 위상을 제고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육·해·공군, 해병대 4군 체제 전환에는 무리가 있지만, 현 정권 임기 내에서 해병대 사령관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합참차장으로 보임하는 방안을 대통령실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2023년 7월 발생한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으로 해병대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논란이 일었지만, 윤 대통령의 임기를 고려하면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후임인 주일석 해병대사령관이 대장으로 진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러다 예상치도 못했던 12·3 비상계엄 사태로 정권 교체가 가시화되면서 윤석열 정부에서의 해병대사령관 4성 장성 진급이 물건너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행히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가 지난 2022년 실시된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육·해·공 3군 체제에서 해병대를 사실상 독립시키는 준 4군 체제로 개편해 해병대사령관의 4성 장성인 대장으로의 진급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정권 교체되더라도 여야 모두 해병대 위상 강화 차원에서 해병대사령관의 대장 진급을 공약으로 채택하고 있는 만큼, 시기에 문제일뿐 차기 정권에서도 해병대의 4성 장성 탄생 흐름에는 커다란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국회는 2019년 군인사법을 개정해 해병대사령관이 대장으로 진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해병대사령관이 대장으로 진급해 합참차장을 맡는 방식이다. 해병대사령관이 대장으로 보임된 건 7대 해병대 사령관 임기가 시작한 1966년 7월부터 9대 해병대 사령관 임기인 1973년 10월까지 7년 정도다. 만약 현 주일석 해병대사령관이 2026년 하반기까지 2년 임기를 마치고 대장으로 진급해 합참차장으로 보임된다면 53년 만에 해병대 현역 대장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
2024년 사업용 태양광 3.2GW 신규 보급…공장부지 설치 64% 증가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1.31 06:00:00지난해 국내 설치된 사업용 태양광 발전소의 설치 용량이 3년 만에 3GW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신규 설치 용량이 3GW를 웃돈 것은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용 태양광 신규 보급 용량은 3.16GW로 2023년 2.9GW에 비해 9%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보급된 사업용 태양광 누적 용량은 총 27.1GW다. 사업용 태양광 신규 보급 용량은 2019년 3.4GW로 처음 3GW대에 진입했다. 이후 2020년(4.1GW)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3.9GW, 2022년 2.7GW로 감소했다. 2023년부터는 증가추세로 전환한 뒤 지난해에는 다시 3GW대에 진입했다. 사업용 태양광 보급 용량이 늘어난 것은 공장 부지 내 설치 사례가 증가한 덕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공장 부지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는 지난해 0.809GW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지난해 7월 발표한 산업단지 태양광 활성화 방안과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2023년 kW당 157달러였던 태양광 모듈 가격은 지난해 74달러까지 떨어졌다. 공장부지 외에 농지(전·답)에 설치된 사업용 태양광 발전소는 총 1.015GW였다. 지역별로는 전남에 설치된 사업용 태양광 발전소가 0.542GW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경북 0.538GW, 충남 0.521GW, 경기 0.370GW 순이었다. 정경록 산업부 재생에너지정책관은 “올해도 산단과 주차장 등 태양광 우수 입지를 발굴하고 영농형 태양광 표준모델을 수립하는 등 보급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韓, FDA 신약 허가 한중일 중 꼴찌… R&D 투자도 밀려
산업산업일반 2025.01.31 06:00:00한국이 한국·중국·일본 3개국 중 최근 3년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 실적에서 가장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신약 개발 현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연구개발(R&D) 비용에서도 중국에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 업계의 R&D 확대를 위해 각사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3년간(2022~2024년) FDA 신약 허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본 8개, 중국 4개, 한국 3개로 한국의 신약 허가 건수가 가장 적었다. 2022년에는 한국 1개, 중국 0개, 일본 2개였고 2023년에는 한국 0개, 중국 2개, 일본 5개였다. 지난해는 한국 2개, 중국 2개, 일본 1개였다. 기초과학이 발달한 일본은 전통적인 제약 강국으로 꼽히지만 중국이 최근 신흥 제약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중국의 신약 허가는 0건에 그쳤지만 2023년에는 준시 바이오사이언스의 PD-1 항체 치료제 ‘록토르지’와 이바이브바이오텍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라이즈뉴타’가 FDA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는 베이진의 ‘테빔브라’가 중국 면역항암제 가운데 처음으로 FDA 허가를 받았다. 엑스커버리홀딩스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엔사코브’도 FDA 허가를 받았다. 특히 시장 규모가 큰 항암제에서 중국이 빅파마와 협업 없이 신약을 단독 개발해 FDA 허가를 받았다는데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2022년 한미약품과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스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FDA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는 휴젤의 보툴리늄 톡신 ‘레티보’, 유한양행과 J&J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FDA 허가를 받았다.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와는 별도로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에서 2023년 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허가를 받았다. FDA에서 11년간 바이오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CMC) 심사관으로 근무한 박준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상임컨설턴트는 생물보안법 등 미국이 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약진이 큰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우려 기업’으로 지정한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이다. 박 상임컨설턴트는 “FDA가 중국 업체를 더 까다롭게 심사하는 측면이 있다”며 “FDA 허가를 위한 마지막 단계인 실사 때 FDA가 중국에 더 숙련된 전문인력을 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박 상임컨설턴트는 한국 기업들이 신약개발 전주기에 걸쳐 내외부적으로 협업하는 전문 역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FDA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임상 설계, 독성 평가 등 연구개발 측면뿐만 아니라 상업적 성공 가능성 등 총체적인 전문 역량이 필요하다”며 “국내 대형 제약사들도 이러한 역량이 덜 축적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내부 조직 역량이 무르익지 않아 FDA 등 외부와 소통하는 데도 문제가 발생한다. 박 상임컨설턴트는 “임상시험수탁(CRO), 위탁생산(CMO) 업체에 맡기더라도 외부 업체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내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FDA 등 규제기관과 소통할 수 있는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의 경우 FDA에서 경험을 쌓고 다시 자국으로 돌아가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측면에서도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주요 국가별 파이프라인 현황을 보면 미국은 1만 1200개를 보유해 전체의 49.1%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비율이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면 중국은 2023년 23.6%(5033개)에서 6개월 만에 26.7%(6098개)로 급증했다. 한국도 2023년 13.7%(2917개)에서 14.2%(3233개)로 상승해 3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빠른 발전 속도를 고려했을 때 한국과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중국이 지금 당장은 한국과 비슷한 숫자로 FDA 허가를 받았더라도 개수나 모달리티 측면에서 압도적”이라며 “ADC 등 신규 모달리티로의 확장 움직임도 활발하고 외부 유망 물질을 기술도입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전략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도 제약바이오 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만큼 중국이 앞으로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R&D 비용은 여전히 글로벌 수준에서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R&D 투자를 점점 늘리는 추세라지만 절대적 규모 측면에서는 여전히 열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전세계 R&D 투자 상위 50개 제약사 중 국내 제약사는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24곳, 일본 7곳, 중국 8곳이 포함된 것과 비교된다. 최근 3년간 식약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이력이 있는 국내 제약사들은 2023년 매출의 15.8%을 R&D에 투자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17.3% 증가했지만 매출의 20%를 R&D에 투자하는 글로벌 빅파마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정 원장은 “국내 빅5 제약사도 글로벌 수준에서 보면 8~90위권에 불과하다”며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수준까지 성장할 때까지는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이통사 품에 안긴 유료방송, 시너지 부재 '속앓이'
산업IT 2025.01.31 05:30:00이동통신사들의 유료방송 자회사들이 실적 부진과 미래 성장 가능성 축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새로운 활로 모색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몇몇 업체들의 경우 대규모 영업권 손실을 기록하면서 모회사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이통 3사 유료방송 자회사들의 영업권 손상차손 규모가 3262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권은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인수 기업의 순자산 공정가치를 제외한 경영권 프리미엄 성격의 무형자산이다. 해당 기업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비용 절감 효과와 사업적 시너지,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책정된다. 유료방송을 인수한 이통 3사 중 영업권 손상차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LG유플러스(032640)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말 LG헬로비전(옛 CJ헬로)의 지분 50%를 약 8000억 원에 인수했는데, 이중 영업권 가치만 5313억 5800만 원에 달했다. LG헬로비전은 피인수 직후부터 매년 대규모 영업권 손상을 기록했다. 그동안 LG헬로비전이 인수했던 지역 케이블TV 업체들에 대한 대규모 영업권 손상을 인식한 것이 LG유플러스의 영업권 손상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LG헬로비전 자체의 영업권 규모는 2019년 말 4900억 원 수준에서 2024년 3분기 말 기준 245억 원 규모로 급감했다. KT(030200)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053210)도 비슷한 상황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21년 9월 HCN 인수 당시 영업권을 약 2500억 원 수준으로 책정했는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300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3년 4개월 만에 1200억 원 규모의 영업권 손상이 발생했다. SK텔레콤(017670)도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2020년 4월 케이블TV 업체인 티브로드를 8621억 원에 합병하며 유료방송 사업을 확대했으나 충분한 미디어 사업 경쟁력 강화 효과를 누리진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인수와 함께 금융권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공개를 추진했지만 최근 성장성이 둔화하면서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아울러 티브로드의 기존 주주였던 태광과 투자자인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지분 24.8%를 1조 1500억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같은 유료방송의 가치 하락은 OTT에 밀려 경쟁력이 약화한 탓이다. 주력 사업인 케이블TV는 가입자 수가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2020년 1324만 명에서 지난해 6월 기준 1222만 명으로 100만 명 이상 감소했다. 반면 OTT 사용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티빙 등 주요 5개 OTT 앱 설치자는 2019년 701만 명을 기록한 이후 2023년 4월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유료방송의 또 다른 수입원인 TV홈쇼핑 송출수수료도 줄어들고 있어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TV홈쇼핑사들은 시청자 수 감소로 방송 매출이 감소하자 e커머스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시너지를 노리고 유료방송사를 인수했으나 OTT라는 변수로 인해 효과가 반감됐고, e커머스의 급성장으로 인해 업황이 나빠진 TV홈쇼핑도 기댈 곳이 못된다"면서 “인공지능(AI) 기술 접목으로 IPTV의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과 함께 이용요금 규제 완화 등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미디어·콘텐츠 산업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망·실종 급증에…해수부, 해양 인명사고 저감TF 구성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1.31 05:30:00지난해 해양사고로 인한 사망·실종자수가 165명으로 잠정 집계돼 세월호사고가 있었던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 연속 감소하면서 두 자릿수에 그치다가 크게 반등한 것이라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3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사고로 인한 사망·실종자수가 16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75.5% 증가한 것이다. 연도별 사망·실종자를 보면 △2014년 467명 △2015년 100명 △2016년 118명 △2017년 145명 △2018년 102명 △2019년 98명 △2020년 126명 △2021년 120명 △2022년 99명 △2023년 94명 등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을 제외하면 많아도 150명을 넘기지 않다가 지난해 165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것이다. 전복·침몰 등 대형사고가 지난해 10건(62명 사망·실종)으로 전년(2건, 13명 사망·실종) 대비 급증한 게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1월 승선원 27명 중 5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9명의 행방을 찾을 수 없게 한 129t급 선망 어선 '135금성호' 침몰이 대표적이다. 이에 해수부는 빈발하는 대형 해양사고와 안전사고를 줄이고자 1년간 ‘인명피해 저감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이달 20일 첫 실무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다음 달 초 강도형 장관 주재로 전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일반선박 △어선 △여객선 △조사 등 4개 분과별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안전사고(374건) 중 어구·줄 작업 중 사고(293건)가 78%를 차지하는 만큼 맞춤형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해수부는 연안·국제 여객선의 대형 인명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주요 설비결함 안전관리 실태 점검에도 나설 방침이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 등 새로운 위해요인 역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올 상반기 중에 국고여객선을 대상으로 전기차 화재 대응 장비를 보급하며 하반기부터는 풍랑경보 예고제를 도입하고 어선 안전 검사 대상과 항목도 확대한다. -
“가족들과 화투치고, 혼자선 술 마셨다”…설 명절 편의점 매출 뜯어보니
산업생활 2025.01.31 05:30:00설 연휴 기간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며 공항 내 편의점 매출이 지난해 설 연휴 대비 약 3배 뛰었다. 국내에서는 입지별로 화투, 주류, 도시락 등의 매출이 급증하며 가족·친지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과 홀로 명절을 쇠는 이들의 풍경이 대조를 이뤘다. “해외여행객으로 바글바글”…공항 편의점 매출 3배 뛰며 특수 31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설 연휴였던 25~28일 인천·김포·김해·제주국제공항 등 주요 공항의 편의점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대비 168.1% 늘었다.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인천공항 내 CU 점포 전체 매출은 3배(239.9%) 이상 뛰어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김포국제공항(118.6%), 제주국제공항(82.7%), 김해국제공항(53.3%) 매출도 늘었다. 해외 여행객들이 공항 편의점에서 많이 찾은 것은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난해 설 연휴 대비 관련 매출이 576.9% 급증했다. 국내선 가족·친지들과 화투치고, 관광지 찾아 국내에서 가족과 함께 설 연휴를 보낸 사람들은 편의점에서 화투를 많이 구매했다. CU에 따르면 27~29일 3일간 주택가 인근 편의점에선 전주 같은 요일 대비 화투와 카드 매출이 645.2% 뛰었다. 모처럼 가족들을 만나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상품을 많이 찾은 영향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화투와 카드는 연휴 때 유독 판매가 급증하는 대표적인 상품”이라며 “주택가 인근 점포에서는 명절 기간 화투 발주량을 평소 대비 11배 가량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뱃돈을 넣는 봉투와 아동용 완구류 매출도 평소보다 각각 474.2%, 328.2% 증가했다. 최근 명절에 가족 단위로 가는 여행이 과거보다 부쩍 늘면서 관광지 인근 편의점도 매출 호조를 보였다. 관광지 인근 점포의 경우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토이캔디 매출이 398.1% 올랐고 휴대하면서 먹기 쉬운 간식류의 수요도 높아져 핫바와 젤리의 매출도 각각 205.7%, 198.5% 올랐다. ‘혼명족’은 위스키·소주·도시락으로 설 연휴 즐겨 같은 기간 원룸촌 편의점에서는 주류 중에서도 위스키 매출이 257.2% 늘었다. 위스키에 넣어 마시는 얼음 매출도 197.8%가량 뛰었다. 귀성하지 않고 홀로 명절을 보내는 이들(혼명족)이 많이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원룸촌 인근 편의점 도시락도 평소 대비 97.5% 더 잘 팔렸다. 인건비와 원재료 상승 등으로 연휴 기간 문을 닫는 식당이 늘면서 빈 자리를 편의점이 대신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명절 연휴 원룸촌 인근 편의점 CU의 도시락 발주량과 판매량은 일반 주택가 대비 20~30% 더 높았다. 공장 근로자들이 모인 산업지대 편의점에서도 소주(189.5%), 냉장안주류(146.5%)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올 연휴 편의점 효자템은…휴게소 ‘커피’, 터미널 ‘보조배터리’, 유흥가 ‘숙취해소제’ 휴게소 내 편의점에선 커피와 과자가 인기를 끌었다. 평상시보다 차량 유동량이 늘면서 운전자들이 졸음을 깨기 위해 커피 음료를 평소보다 388% 더 많이 구매한 것이다. 이와 함께 생수, 차음료, 에너지음료 등의 매출도 평소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차 안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과자류(294.6%) 매출도 3배 이상 늘었다. 연휴 기간 귀성객이 몰리는 터미널에서는 충전케이블, 보조배터리 등의 휴대폰용품의 매출이 평소보다 약 9배로(782.3%) 뛰었고 특히 장거리 이동 중에 동영상 시청할 때 필요한 이어폰(324.2%)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긴 연휴로 유흥가 편의점도 명절 기간 매출 호황을 이루며 주류를 먹기 전후 주로 먹는 숙취해소제(320.8%)와 아이스크림(319.7%)이 인기를 끌었다. 이종대 BGF리테일 영업기획팀장은 “CU는 명절 기간 입지별 다채로운 수요에 맞춰 인기 상품의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구비했다”며 “특히 올해 설날은 긴 연휴로 인해 입지별 인기 상품의 매출 상승세가 예년보다 더 도드라졌다”고 말했다. -
통상압력 낮추고 중동 의존도 완화…美 천연가스 최대 700만톤 들여온다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1.31 05:30:00정부가 연간 최대 700만 톤가량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추가로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 서부 해안에 터미널을 신축하는 조건으로 카타르산 수입 물량을 순차적으로 미국산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후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가능성이 거론돼왔지만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방안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0일 “카타르와 맺었던 천연가스 장기 계약이 지난해 말부터 만기 도래하고 있다”며 “이 물량을 미국산 LNG로 대체하면 여러모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수입 중인 미국산 LNG는 남부 루이지애나주에서 나오는데 이동 경로가 멀어 물류비용이 높다”며 “미국 정부가 서부 해안이나 알래스카에 터미널을 구축하면 한국이 대량으로 미국산 LNG를 들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카타르에너지와 492만 톤 규모의 가스 도입 장기 계약을 종료했다. 내년에는 210만 톤의 계약이 추가로 끝난다. 이들 물량만 700만 톤이 넘는다. 정부는 미국과의 장기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해당 물량의 수입처를 재배정하고 있다. 최대 물량인 700만 톤은 지난해 미국산 수입 LNG 톤당 가격(548달러)을 적용할 경우 38억 5145만 달러(약 5조 5576억 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르면 하반기 또는 연말을 전후해 해당 방안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정부 “카타르산서 순차적 대체”…대미흑자 38.5억弗 상쇄 효과 정부가 대미 무역흑자를 줄일 카드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선택한 것은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화석연료 경제 부활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LNG를 원유와 함께 미국의 핵심 수출품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에너지를 100%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대미 무역 수지의 균형을 맞추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노선에도 부합하는 미국산 에너지의 수입 확대는 놓칠 수 없는 대책이다. 1990년대 맺었던 카타르와의 장기 LNG 도입 계약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종료된 것도 호재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자동차·반도체 등 대미 무역흑자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미 정부의 통상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결국 협상이란 건 큰 틀에서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것”이라며 “수입선에 변화를 줘 바꿔 미국산 에너지를 대규모로 사들인 뒤 우리도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美 에너지 수입, 트럼프 1기 때도 효과…관건은 수입 규모 LNG와 원유 등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는 트럼프 집권 1기 시절에도 효과를 거둔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트럼프 1기 직전인 2016년만 해도 미국산 LNG와 원유가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2%(30만 1279톤), 0.1%(2만 8146톤)에 불과했다. 하지만 1기 집권 마지막 해인 2021년 미국산 LNG의 수입 비중은 18.5%(847만 7771톤), 미국 원유 수입 비중은 12.1%(1562만 6223톤)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12.2%)은 호주(24.6%), 카타르(19.2%), 말레이시아(13.2%)에 이어 한국이 네 번째로 많은 천연가스를 수입한 나라다. 원유는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더불어 전통적인 원유 대량 도입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라크를 제치고 한국의 2대 원유 도입국이 됐다. 전직 통상 고위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에도 초기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지시하며 한국 자동차에 수입 쿼터 부과를 검토하는 등 강력하게 나왔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큰 틀에서 보면 당시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기 시작한 것이 주효했다”고 되짚었다. 관건은 수입 규모다. 내년까지 카타르와 종료되는 LNG 장기 계약 물량은 연간 702만 톤이다. 지난해 미국산 수입 LNG 톤당 가격(548달러) 적용 시 38억 5145만 달러로 무역흑자의 7% 수준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LNG의 경우 전체 물량에서 미국산 비중이 10%대인데 더 올릴 여력이 충분하다”며 “중동의 경우 LNG 가격 변동성이 너무 컸는데 미국산으로 바꾸면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의 통상 압력을 완화할 수 있는 최대 카드라고 본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은 127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5%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미 무역 수지도 557억 달러로 역대 최고다. 韓·美·日 3개국, LNG 수출 터미널 공동 건설 나설까 미국 서부 해안의 LNG 수출 터미널 공동 건설도 협상 카드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산 LNG의 최대 수요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다. 문제는 현재 미국의 LNG 수출 터미널이 남부인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LNG선이 파나마운하를 거쳐 태평양으로 진입하는 것이 최단 거리지만 대형 선박이 통과하지 못해 아메리카 대륙을 돌아와야 한다. 이 때문에 미국 내 파이프라인 건설과 함께 서부 해안이나 알래스카에 수출 터미널이 생기면 대규모 수입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는 미국의 이익과도 맞아떨어진다. 한일 양국이 대규모 장기 계약을 앞세워 트럼프 행정부에 서부 해안의 LNG 터미널 건설을 관철시키거나 3국의 가스 기업들이 공동투자해 터미널을 짓는 방안도 거론된다. 해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산 LNG는 북미의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헨리허브 가격’에 연동돼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유가연동제 방식을 따르는 중동산 LNG보다 더 저렴하다”며 “운송 거리만 줄일 수 있다면 미국산 LNG 수입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도 이득”이라고 말했다. -
"여성은 왜 화장실 앞서 긴 줄 서야 하나"…일본과 한국 여성 고민 같네
국제국제일반 2025.01.31 05:30:00‘여성은 왜 화장실 앞서 긴 줄을 서야 하나’ 아사히신문은 30일 일본 여성 화장실 변기 수가 남성용 변기 수보다 현저하게 적어 여성들이 줄을 서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정은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행정서사 모모세 마나미(60)씨는 2년 6개월간 일본 전역 706곳의 공공화장실을 조사한 결과 남성용 변기 수가 여성용의 1.76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모모세씨는 "2022년 7월 JR구라시키역에서 여성용 화장실 대기 줄을 보고 실태 조사를 시작했다"며 "조사 결과 90% 이상의 화장실에서 남성용 변기 수가 여성용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다. JR하치오지역의 경우 여성용 개인칸이 6개인데 반해 남성용은 소변기 10개와 개인칸 7개로 총 17개였다. 여성용의 2.83배에 달하는 수치다. JR동일본 관계자는 "남성 이용객이 많아 남성 화장실을 더 많이 설치했다"며 "2002년부터 이용객 수와 성비, 피크시간대 집중률 등을 고려해 필요 수량을 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화장실연구소 가토 아츠시 대표는 "여성용 변기 수가 공공교통기관 주요 역사에서 부족한 실정"이라며 "남녀 간 소요시간 차이를 고려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성이 지난 2016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여성 응답자의 44%가 '화장실 대기 줄'에 불만을 표했다. 남성(31.3%)보다 12.7%p 높았다. 대규모 상업시설의 경우 여성 불만족도가 47.6%로 남성(15.5%)의 3배를 넘었다. 일부 기관은 개선에 나서고 있다. 중일본고속도로는 2012년부터 '대기시간 2분 이내' 목표를 수립했다. 하기시는 2011년 공공시설 화장실 남녀 변기 비율을 1 대 2로 조정했다. 해외의 경우 국제적십자가 정한 '스피어 기준'은 최소 필요 변기 수 남녀 비율을 1 대 3으로 규정한다. 대만은 2010년 법률로 학교·역사는 1 대 5, 사무실은 1 대 3으로 정했다. 미국 일부 주와 캐나다는 여성 이용시간을 고려한 '화장실 평등법'을 제정했다. 교토대 이토 기미오 명예교수는 "표면적 평등이 실질적 공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대표적 사례"라며 "다양한 시설이 평균적 남성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
[해외칼럼] 기이한 ‘미국 우선주의’ 약속
오피니언사외칼럼 2025.01.31 05:30:00최근 열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필자는 도널드 트럼프 2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지난 1기에 비해 다양해졌고 불안감이 어느 정도 잦아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다수의 참석자들이 여전히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회의에 참석한 다수의 국가 지도자들은 트럼프와의 거래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필자와 대화를 나눈 사람들은 하나같이 트럼프 세계관의 한 가지 핵심적인 측면, 즉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게 이용만 당하는 ‘봉’이라는 인식에 의아해했다.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우리는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무부 장관으로 낙점된 마르코 루비오는 그의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은 최근 수 십년 동안 지나치리만큼 ‘세계 질서’를 국익보다 우선시했다며 트럼프의 앵무새 노릇을 했다.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은 이렇게 그려진 미국의 모습을 낮설어한다. 미국은 국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정기적으로 무력을 동원해 국익을 챙긴 전력을 갖고 있다.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의 반대와 수 백만 명이 참여한 세계 도처의 반대 시위에도 미국은 이라크 침공을 강행했다. 또 가장 가까운 우방국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이란, 쿠바와 베네주엘라에 일방적 제재를 가했다. 2009년 이래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보호무역 조치를 남발한 나라로 꼽힌다. 나머지 국가들은 세계의 슈퍼파워임을 자처하는 미국이 국익에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거의 모든 이슈에 대해 자국에 특별히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는 등 초강대국의 지위에 걸맞게 행동한다고 생각한다. 신원 공개를 거부한 한 외국 지도자는 팔자에게 “우리는 다른 국가들의 요구보다 훨씬 많은 미국의 요청과 희망 사항을 전폭적으로 수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은 자신의 국가적 특권과 행동의 자유를 늘 보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더 나은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아낌없이 노력해왔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으로 국제 무대에 완전히 진입하기 전까지만 해도 강대국 사이의 분쟁, 민족주의와 보호주의는 국제사회의 낮 익은 민낯이었다. 글로벌 협력은 극히 드물었고 부국이 빈곤국에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사례는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었다. 1945년 이후 세계는 공개 시장을 구축했고 수 십억 인구가 빈곤과 질병에서 벗어났다. 국제기구들이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면서 강대국 사이의 전쟁은 역사책 속으로 사라졌다. 미국은 이런 거대한 변화의 핵심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패전국에 보상금을 청구하기는커녕 오히려 전쟁 복구 자금을 제공했다. 미국의 경제 문호를 개방해 전쟁보다 평화 속에서 모두가 더 많은 이익을 누리고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려 시도했다. 이처럼 눈부신 미국의 비전은 성공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누린 국가가 바로 미국이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80년 동안 미국은 경제, 첨단 기술, 군사력과 정치적 파워를 한 손에 움켜쥔 글로벌 지도국의 지위를 유지했다. 사실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과 기타 다른 부유국 사이의 간극은 실질적으로 확대됐다. 세계 인구의 약 4%를 지닌 미국은 오늘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40년 전인 도널드 레이건 시대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미래의 여러 신기술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배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정도는 트럼프의 성에 차지 않는다. 그는 외국에서 더 많은 것을 짜내려 한다. 2017년 파나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파나마 정부가 미국 해군에 지나치게 많은 운하 통행료를 부과한다고 불평했다. 당시 파나마가 운하 사용료로 미 해군에 부과한 액수는 연 100만 달러였다. 그해 국방 예산의 0.0002%에도 못미치는 액수다. 그러나 트럼프는 빈곤한 중앙아메리카 국가를 쥐고 흔들어 할인 혜택을 받길 원했다. 이처럼 트럼프는 관계보다 거래를 우선시한다. 대부분의 우방국, 동맹국과 파트너를 위협해 트럼프가 이런 식의 할인 혜택을 성공적으로 받아내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는 지난 수 십년 동안 미국의 대외 정책을 통해 창출한 선의를 잃고 말 것이다. 이같은 선의는 지구촌의 여러 국가들로 하여금 러시아와 중국을 멀리하고 미국과 동맹을 맺길 원하게 만든 동력이었다. 게다가 트럼프가 풀어놓은 민족주의와 보호주의는 시간의 경과와 함께-우리가 이전에 알았던 그 어떤 세계보다 더욱 안정적이고 평화로우며 번창하고 자유로운-미국이 창조한 세계를 크게 손상시키거나 심지어 완전히 파괴하고 말 것이다. -
이중고 패션업계…해외 다변화·신사업 올인
산업생활 2025.01.31 05:30:00주요 패션 기업들이 부진했던 지난해 실적을 딛고 동남아·유럽 등으로 진출을 확대하는 한편 신사업을 통해 활로를 찾을 전망이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작년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둔 패션 대기업들은 2023년에 비해 대부분 매출액이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F&F는 지난해 연결기준 1조 905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3.7% 감소했을 전망이다. 같은 기간 한섬(020000)(1조 4945억 원)과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1조 3197억 원) 역시 연간 매출이 각각 2.2%, 2.6% 하락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22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2조 510억 원으로 집계돼 직전 년도보다 2.3% 줄었다고 공시했다. LF(093050)의 경우 작년 1조 9696억 원의 매출로 3.6%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본업인 패션 사업은 부진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패션업계는 지난해 국내와 해외 모두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 시장에선 소비 심리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며 발목을 잡았다. 예상을 빗나간 날씨도 악영향을 미쳤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탓에 간절기 제품 및 겨울 아우터류의 초반 판매가 위축된 현상이 대표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의류·신발 소비지출은 11만 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소비지출에서 의류·신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역대 최저치였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의류 판매는 특히 소비 심리의 영향이 크다”면서 “지난해처럼 가격이 낮은 SPA(제조유통일원화) 브랜드에 수요가 쏠리는 현상은 보통 패션 시장 전반에 좋지 않은 신호”라고 설명했다. 해외 사업은 중국 경기 침체의 타격을 받았다. 특히 한국을 오가며 물건을 거래하는 중국 보따리상 ‘다이궁’의 거래 규모가 크게 줄었다. 증권가에선 F&F가 운영중인 MLB 브랜드의 경우 2021년 3000억 원까지 늘었던 면세 매출액이 지난해 1300억 원 수준까지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 시장도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패션의류 수출액이 22억 92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8.4% 줄었다고 집계했다. 2021년 26억 22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다. 겹악재를 맞닥뜨린 패션업계는 해외 진출국 다변화와 신사업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신규 시장을 추가로 개척하는 한편 라이프스타일 분야 진출을 검토하기로 했다. LF는 ‘헤지스’와 ‘마에스트로’를 고급 브랜드로 내세워 베트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섬은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해 현지 인지도를 쌓은 자체 브랜드 ‘시스템’과 ‘타임’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인수한 ‘어뮤즈’나 자체 브랜드 ‘비디비치’를 중심으로 뷰티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패션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면서 “국내 시장이 인구 감소와 소비 여력 축소에 직면한 점을 고려하면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대만 1위 '이 은행'… 사무소 앞세워 韓 은행시장 노크
경제·금융은행 2025.01.31 05:30:00대만 최대 금융그룹인 푸본파이낸셜홀딩스의 계열사인 푸본은행이 사무소 설립을 통해 한국 은행업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푸본은행이 지난해 12월 제출한 사무소 개설 신청서를 이달 초 공식 수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무소 개설 신청서는 접수 후 30일 이내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푸본은행의 신청서는 지난해 12월 9일 접수돼 이달 2일 수리 완료한 건”이라고 말했다. 푸본파이낸셜홀딩스(푸본금융)는 은행·보험·증권 등 여러 계열사를 보유한 대만 1위 금융그룹으로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1511억 6000만 대만달러(약 6조 3500억 원)를 기록했다. 자산 규모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약 494조 원에 달한다. 푸본은행은 서울 여의도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인력은 소장을 포함해 최대 5인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사무소는 신규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단계로 현지 시장조사 및 정보수집 역할은 수행할 수 있지만 정식 영업 행위는 불가능하다. 푸본금융은 자회사인 푸본생명이 2015년 현대라이프(현 푸본현대생명)에 2200억 원을 투자해 48%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한국 금융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18년 현대라이프의 3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되면서 사명을 푸본현대생명으로 변경했다. 이날 기준 푸본생명은 푸본현대생명 지분의 83%를 보유하고 있다. 푸본금융은 국내 주요 금융사와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2019년에는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4.0%를 인수하고 푸본 관계자 한 명을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파견해 경영 활동에도 참여했다. 2022년에는 현대카드의 기존 재무적투자자(FI)였던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24.0% 중 19.98%를 푸본은행과 푸본생명이 9.99%씩 인수했다. 푸본금융은 현대카드의 3대 주주다. 푸본은행의 이번 사무소 개설은 리테일 금융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무소를 향후 은행 지점으로 전환하고 리테일 금융 서비스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 수신·대출 등 리테일 영업을 하고 있는 중국계 은행은 중국은행과 공상은행 두 곳이 있다. -
美 추락 여객기에 대회 마친 피겨 선수들 탑승…러 챔피언 출신도 참변
국제정치·사회 2025.01.31 04:30:00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서 29일(현지시간) 추락한 소형 여객기에 전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 통신, 러시아 국영 언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피겨스케이팅협회는 성명을 내고 이날 추락한 아메리칸항공 5342편에 협회 소속 선수들 여러 명이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협회는 사고 여객기에 협회에 소속된 선수들, 코치들과 이들의 가족들도 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캔자스에서 열린 피겨 선수권 대회와 함께 열린 청소년 스케이터를 위한 캠프에 참가한 뒤 워싱턴DC로 돌아오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챔피언 출신인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도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부부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피겨 코치로 활동해왔다. 러시아 국영 언론은 특히 이들의 아들인 막심 나우모프도 같은 여객기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막심은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캔자스주 위치토시에서 열린 미국 피겨 선수권 대회에 출전했으며 이들 부부는 아들의 경기를 지켜본 뒤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외에도 옛 소련 국가대표 출신인 인나 볼얀스카야가 코치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한 뒤 여객기에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스 쇼플러 미국 피겨스케이팅협회 홍보담당자는 “말할 수 없는 비극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캔자스 위치토시에서 출발해 워싱턴DC로 향하던 사고 여객기는 오후 8시48분 워싱턴 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33번 활주로에 착륙하려고 접근하던 중 미 육군 블랙 호크 헬리콥터와 공중충돌해 공항 근처 포토맥강으로 추락했다. 여객기의 기종은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르디어사 CRJ700, 군 헬리콥터는 미국 시코르스키사가 개발한 UH-60이며, 각각 64명(승객 60명·승무원 4명), 군인 3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소방 당국은 30일(현지시간)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지구생명체, 외계에서 왔다?…45억 년 전 소행성서 찾은 '획기적 발견' 뭐길래
산업IT 2025.01.31 03:30:0045억 년 전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는 소행성 ‘베누’(Bennu)에서 다양한 아미노산과 DNA의 주요 성분들, 소금 흔적 등이 발견되면서 지구상의 생명이 우주에서 기원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은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실린 관련 논문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2020년 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베누 표면에서 채취한 돌과 먼지 샘플 등을 분석한 결과, 33종의 아미노산을 비롯한 수천 개의 유기분자화합물이 나왔다. 연구진이 찾아낸 33종의 아미노산 중 14종은 단백질 합성에 쓰일수 있는 종류였다. 나머지 19종의 경우 다수가 희귀하거나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종류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누에서 채취한 샘플에는 DNA와 RNA 등 핵산을 구성하는 5가지 염기인 아데닌, 구아닌, 사이토신, 티민, 우라실이 모두 들어있었으며 질소와 암모니아도 풍부했다. 논문 수석저자인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소속 과학자 대니얼 글래빈 박사는 “이런 유기분자는 운석에서도 발견된 바 있지만, 베누 샘플은 운석과 달리 아주 깨끗하며 대기진입 중 가열되거나 토양 오염에 노출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시리스-렉스는 지구에서 약 3억3300만㎞ 떨어진 베누의 표면에서 121.6g의 샘플을 채취, 2023년 9월 지구로 귀환했는데 이 과정에서 샘플을 밀봉해 지구 대기와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다. 글래빈은 “베누와 같은 소행성들이 우주의 거대한 화학공장처럼 활동하며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의 여러 천체에 생명체의 원재료를 배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하기에 매우 흥미롭다”고 전했다. 수십억 년 전 생명을 구성하는 기본 원소를 지닌 소행성이나 소행성의 파편이 지구에 떨어져 생명체 탄생에 도움을 줬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CNN은 이와 별개로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같은날 게재된 또 다른 논문에는 베누의 샘플에서 물이 증발하고 남은 소금과 탄산나트륨 등의 미네랄을 찾아냈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우주 탄생 초기 태양계 외곽에 물과 암모니아가 풍부한 직경 100㎞ 이상의 소행성이 있었고 그 내부에서 다양한 유기분자가 생겨났으나 이후 충돌 등으로 파괴돼 오늘날의 베누가 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 베누는 여러 천체의 잔해가 뭉쳐진 ‘돌무더기’(rubble pile) 소행성이다. 이번 발견과 관련, 니키 폭스 NASA 과학임무국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두 편의 논문에 실린 연구결과를 전하며 “이건 획기적인 과학적 발견”이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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